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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안 돼!”

심예지는 가슴이 찢어지는 목소리로 외쳤다.

‘이거 다 내 잘못이야. 그때 이남수와 얽매이지만 않았어도 멀쩡한 아이들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

오빠는 오빠 같지 않았고, 여동생은 또 동생 같지 않았다.

도윤은 한다면 하는 사람이었기에 정말 이예린의 두 손과 두 다리를 못쓰게 만들어 그녀를 불구로 만들었다.

심예지가 이예린의 곁에 있는 것은 마치 전에 주지 못한 사랑을 다시 메우기 위한 것 같았다.

그녀는 매일 상냥하게 이예린을 위해 세수를 해주고 머리를 빗어주며 밥을 먹여 주었다.

어릴 때 이예린이 받지 못한 사랑을 전부 보충한 셈이었다. 그러나 이예린은 사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었다. 그녀에게 있어 사는 것과 죽는 것은 별 차이가 없었으니까.

인생에서 뜻밖에 만난 소시후가 준 그 따뜻함을 제외하고, 이예린은 이미 인간의 냉담함과 추악함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심예지의 보살핌을 받자, 이예린은 좀 적응하지 못했다.

예전에 그녀를 미워한 사람은 어머니였고, 그녀를 다정하게 대한 사람은 오빠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도윤은 그녀를 극도로 싫어했지만 오히려 심예지가 아주 부드럽게 그녀를 챙겨주었다. 매일 이예린과 함께 먹고 함께 자며 심지어 그녀의 몸을 닦아주기도 했다.

처음에 이예린은 말을 하지 않았다. 마치 아픔도 모르고 웃을 줄도 모르는 인형 같았다.

3일 뒤, 이예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유가 뭐죠?”

그녀가 갑자기 입을 열자, 심예지는 깜짝 놀랐지만 곧이어 무척 기뻐했다.

“예린아, 지금 엄마랑 얘기하는 거야?”

그 기쁨에 찬 표정을 보며 이예린은 더욱 이해하지 못했다.

“왜 날 챙겨주시는 거죠? 전에 내가 엄청 밉지 않았나요?”

“난...”

영문 몰라 하는 아이의 눈빛에 심예지는 더욱 마음이 아팠다.

‘이 세상에 딸인 자신에게 잘해준다고 엄마한테 이유를 물어보는 아이가 어딨어?’

이예린은 두 손과 두 다리가 모두 못쓰게 됐지만, 그녀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것은 이예린이 전에 이보다 더 아픈 상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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