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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지아는 생각에 잠겨 있었기에 깜짝 놀라 바로 그네에서 뛰어내렸다.

그녀는 경직한 자세로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아름다운 미간을 찌푸렸다.

“나한테서 떨어져.”

남자는 멀리하기는커녕 오히려 지아를 향해 다가갔고, 심지어 무심한 듯 그녀를 훑어보았다.

“형수님과 같은 미녀와 결혼을 하다니, 우리 형은 정말 복이 많다니까. 나 같으면 그런 형수님을 애지중지하게 여겼을 텐데, 어떻게 배신을 할 수 있겠어?”

지아는 더욱 세게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이유민은 요 며칠간 줄곧 기회를 엿보았지만, 지아와 심예지가 줄곧 방에만 틀어박혀 있었기에 오늘 가까스로 기회가 생겼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만만하게 지아에게 접근했다.

“형수님 지금 모르는 척하는 거야? 전에 우리 형이 당신과 이혼한 후 백채원과 결혼한 사실,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데. 나야 당연히 당신 같은 여자들 마음 이해하지. 자신의 남편이 다시 돌아오기만 하면 더 이상 잘못을 따지고 싶지 않겠지? 하지만 형수님도 마음속으로 매우 달갑지 않았을 텐데. ‘밖에서 다른 여자와 아이까지 낳았으면서 왜 계속 날 사랑하는 척 했을까?’ 하고 말이야”

이유민의 말은 마치 칼처럼 지아의 심장을 찔렀다.

지아는 지금 좀 멍해서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녀는 심지어 이유민이 그녀가 기억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도윤이 없는 틈을 타서 이런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까지 했다.

그가 호의를 품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말들은 여전히 지아를 아프게 했다.

“닥쳐!”

“형수님, 왜 또 화를 내고 그래? 사실대로 말해주지, 이도윤은 이미 이 세상에서 사라졌어. 그렇지 않으면 왜 요 며칠 줄곧 소식이 없었겠어? 지금 자신의 처지를 잘 생각해 봐. 심예지 그 여자가 형수님을 언제까지 보호할 수 있을 것 같아?”

이유민은 계속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

“그래, 인정해. 심씨 집안은 확실히 돈과 권력이 있다는 것을. 하지만 20여 년 전, 심예지는 이미 그 집안에서 쫓겨나 더 이상 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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