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예지는 지아에게 자신과 같은 스타일의 예복을 골라주었다. 그녀가 입은 하엽색과 달리, 달빛처럼 하얀 드레스에 주얼리는 진주, 그리고 또 이씨 가문 며느리를 상징하는 팔찌까지 매치해 무척 우아했다.그리고 처음으로 여주인의 신분으로 이씨 가문 만찬에 참가한 임수경은 마치 주얼리를 홍보하는 모델처럼 차려입었는데, 행여나 사람들이 그녀에게 돈이 많다는 것을 모를까 봐 팔찌와 목걸이를 줄줄이 달아 자신의 재력을 과시했다.이씨 가문은 아직 정식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소문은 이미 널리 퍼졌다.심예지는 버림받은 후, 줄곧 이씨 가문에서 휴양하고 있었는데, 지금 어르신은 연세가 있어서 자신의 아들을 그리워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그럼 임수경은 이 집안 진정한 며느리와 다름없었고, 심예지는 비록 명분이 있는 이씨 가문의 며느리였지만 결국 이 싸움에서 지고 말았다.심예지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홀에는 이미 각종 사람들이 모였다.임수경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아부를 받고 있었다. 비록 최근 몇 년간 어르신은 그녀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임수경은 밖에서 여전히 자신을 이씨 가문 사모님이라고 사칭했다.다만 전에 사람들은 모두 뒤에서 그녀를 남의 가정이나 파괴하는 내연녀라고 비웃었다.이제 진정한 사모님으로 ‘승진하니’ 임수경은 그야말로 갖은 위세를 부렸다. 심지어 전에 그녀가 꼴 보기 싫던 사람들도 모두 진심으로 탄복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고생을 했으니 이제 결국 출세를 한 셈이었다.“이 부인, 대체 그동안 관리를 어떻게 했대? 어쩜 이렇게 젊은 거지? 우리는 다리미로 다려도 주름이 사라지지 않잖아, 호호호.”임수경은 기분이 좋아 싱글벙글 입을 다물지 못했다.“장 부인, 겸손하긴. 왜 말을 그렇게 과장하게 하는 거야? 사실 나도 그냥 항상 유쾌함을 유지하고 또 자주 운동을 해서 그래. 그럼 자연히 혈색이 좋아질 거야. 난 얼굴에 손대는 거 제일 싫다니깐. 주사 같은 거 많이 맞으면 얼굴이 굳어지잖아.”“그래, 우리 이 부인은 원래 미모가 타고난 데다 이 선생님의
시간은 마치 이 순간 멈춘 것 같았다. 정말 이토록 아름다운 사람이 존재하다니.하나는 봄꽃처럼 부드러웠고, 하나는 가을의 달빛처럼 차갑지만 고귀했다.샴페인을 들고 있던 이남수는 손가락에 힘을 주더니 이 순간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느꼈다.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 여자가 바로 내가 아는 그 심예지라고?’머릿속에는 심예지가 물건을 부수며 울부짖는 소리, 가지 말라고 떼를 쓰며 임수경에게 온갖 욕설을 퍼붓는 장면이 나타났다.지금의 심예지는 도도하고 차가웠고, 마치 하늘의 여신처럼 여유롭게 사람들을 바라보았지만 유독 그에게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 마치 자신과 그녀는 이미 남이 된 것 같았고, 심예지의 눈빛은 무척 낯설었다.그리고 이유민은 거의 지아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는 이 여자가 아주 예쁘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뜻밖에도 간단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이토록 아름다울 줄은 정말 몰랐다. 마치 여신 비너스처럼 도도하게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는 그 모습은 왠지 모르게 남자의 소유욕을 불러일으켰다.어르신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며느리가 등장하는 순간, 모두의 눈길을 끌었다.지금의 심예지는 모두들이 생각하는 그 미친 여자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특히 어르신 곁에 서 있으니 마치 자신이야말로 이씨 가문의 며느리라고 선고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사모님이라고 사칭하던 임수경은 어르신의 곁에 다가가지도 못했다.임수경은 화려하게 차려입었고 심지어 손가락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다듬었지만 심예지가 등장하자, 재벌 집 큰 아가씨의 타고난 카리스마는 순식간에 그녀의 모든 것을 깔아뭉갰다.심예지를 마주하니, 가장 비싼 예복을 입고 몸에 여러 가지 주얼리를 차고 있던 임수경은 마치 지나치게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와 같았다.어르신이 나타나자, 모두들 순간 입을 다물었다.임수경은 이남수가 심예지를 보자마자 넋을 잃은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질투에 이를 갈았다.자신이 바로 이씨 가문의 사모님이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 임수경은
이유민인 것을 보고 지아는 고개를 들어 차갑게 그를 쳐다보았다.“무슨 일이지?”남자는 오늘 새하얀 양복을 입었는데, 잘생긴 외모까지 더하니 남들은 그를 성격이 훈훈한 재벌 집 도련님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직 지아만이 이유민의 얼굴 아래에 감춰진 마음이 얼마나 악랄한 지를 알고 있었다.“왜 이렇게 쌀쌀맞게 굴어? 지금 형수님 관심하고 있잖아.”“앞으로 또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한다면, 네 턱을 부수겠다고 했을 텐데?”이유민은 저도 모르게 자신의 손목을 만졌다.“형수님은 차분해 보이지만 꽤 성질이 있어. 그런데 나도 너무 궁금한 게 있는데, 형수님은 침대에서도 이런 반전 매력이 있는 거야?”말이 떨어지자, 지아는 컵에 든 뜨거운 물을 이유민의 얼굴을 향해 뿌렸다.비록 그녀는 큰 소란을 피우지 않았지만, 그들 몇 사람은 이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줄곧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그렇게 물을 뿌리자마자, 사람들은 즉시 의론을 하기 시작했고, 임수경은 안색이 크게 변하더니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지아야, 이게 지금 무슨 짓이야? 내 아들이 뭘 어쨌길래 사람들 보는 앞에서 그를 난처하게 하는 거지?”임수경은 전에 날뛰는 모습을 감추더니 억울한 기색을 드러냈다.“엄마, 형수님 탓하지 마세요. 형수님의 안색이 좀 이상한 것 같아서 걱정되는 마음에 관심을 좀 했는데, 형수님이 무슨 오해를 한 것 같아요.”지아는 원래 위가 아팠는데, 이 사람들이 또 쇼를 하자 그녀는 위가 더 아팠다.“거짓말!”“그게 관심이 아니라면 뭐지? 설마 내가 또 무슨 다른 말을 했나?”이유민 역시 억울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아가 자신이 한 말을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뻔뻔했지만, 지아는 여전히 이씨 집안의 체면을 고려해야 했다.지아는 마침내 윗물이 맑지 않으면 아랫물도 흐리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유민은 임수경의 수단을 그대로 배웠고, 일부러 연약한 모습을 보여 사람들의 동정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임수경은 즉시 울며 하소연하
지아는 아파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심예지는 원래 앉아서 임수경이 쇼하는 것을 지켜보려고 했는데, 이 모자가 뜻밖에도 지아를 괴롭힐 줄은 몰랐다.보아하니 그들은 이 기회를 틈타 지아 등 사람을 쫓아내려는 것 같았다.“이남수, 그렇게 사과받길 좋아한다면 앞으로 네 무덤 위에 사과나무 하나 심지 그래?”이남수는 불쾌해하며 심예지를 바라보았다.“당신과 상관없는 일이니 입 다물어.”심예지는 지아를 뒤로 감싸더니 이남수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너나 입 닥쳐, 이 미친 X자식아!”순간 이남수와 임수경, 그리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멍해졌다.이때, 유독 어르신이 간단하게 목청을 가다듬었다.“며늘아가, 사람들 보는 앞에서 말조심해. 네 시어머니는 속이 좁아서 오늘 저녁 무덤에서 나와 널 때릴 것 같구나.”사실 전에 심예지는 화가 날 때 임수경을 욕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응석받이로 자란 아가씨였기에 욕을 해도 더러운 말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더욱 용맹해졌고 무슨 말이든 밖으로 내뱉을 수 있었다.“이남수, 네 코에 달린 그 두 구멍은 대체 뭐 하는데 쓰이는 거지? 호흡 전용? 눈이 없으면 그래도 머리가 있어야 할 거 아니야. 내 며느리는 멀쩡하게 여기에 앉아서 그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고, 이 녀석이 먼저 와서 건드렸는데. 아무도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듣지 못한 상황에서 넌 네 아들의 편을 들다니. 내 며느리는 미치지도 바보도 아닌데, 왜 사람들이 지켜보는 이런 자리에서 물을 뿌렸을까?”심예지의 말에 이남수는 매우 뻘쭘해져서 눈썹을 찌푸렸다. ‘하늘의 달은 무슨, 이 여자의 성질은 분명히 예전보다 더 거칠어졌는데!’“유민이가 무슨 말을 하겠어? 그저 간단하게 관심을 했겠지. 심예지, 나도 네가 나를 미워한다는 거 알고 있지만 우리가 돌아왔다고 해서 아무도 당신들의 자리를 빼앗지 않을 거야. 네 아들은 영원히 이 집안의 도련님이니 당신들 굳이 수경과 유민이를 상대할 필요가 없어.”지아는 심하게 아픈
임수경은 울먹이며 말했다.“여보, 난 오빠가 언니와 이혼한 후, 내가 유민이를 잘 키우고 가정을 잘 꾸려나가기만 하면 언젠가는 아버님께서 날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러나 이렇게 오래 지났는데도 아버님은 여전히 우리를 남이라 여기시다니, 우리 그냥 가자. 여기는 우리가 있을 자리가 아니야.”심예지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이남수는 이미 임수경의 말에 자극을 받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유민을 부축하며 입을 뗐다.“당신이 왜 가? 떠나야 할 사람은 이 사람들이야!”이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바로 후회하기 시작했다. 심예지가 요 몇 년 동안 고생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사실 이남수는 그녀를 쫓아내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심예지가 원한다면 여기에서 남은 인생을 보내도 그는 상관이 없었다.그러나 화가 치밀어 오르자, 이남수는 자신이 이런 말을 내뱉을 줄은 정말 몰랐다.상처를 주는 말을 내뱉기만 하면, 이는 날카로운 칼이 되어 남의 가슴을 쿡 찌를 것이다. 심지어 그 칼을 뽑아도 피가 끊임없이 흘러 사람을 고통스럽게 할 것이다.하지만 이남수는 이미 습관이 되었기에 설령 자신이 좀 과분했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는 사과할 수가 없었다. 그는 머리를 굴리더니 나중에 심예지에게 보상을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어르신은 또 한 번 그의 말에 화가 나서 숨이 넘어갈 뻔했다.“난 아직 죽지 않았으니 아직 네가 이래라저래라 할 차례가 아니야. 여긴 원래 우리 며늘 아가의 집인데, 지금 어디로 내쫓으려는 게야?”“아버님, 화 좀 푸세요.”심예지는 심지어 침착하게 어르신에게 물을 따라주며 그를 위로했다. 그녀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더니 차갑게 비웃었다.“그 사람은 아마 제가 이미 심씨 집안과 관계 끊은 것을 잊었을 거예요.”이 말은 마치 뺨처럼 이남수의 얼굴을 호되게 내리쳤고, 과거의 기억이 엄습했다.그렇다, 당시 심예지가 손목을 베고 나서 심씨 집안은 그녀를 데리고 떠나려고 했지만 그녀는 기어코 떠나려 하지 않았다.그래서 심씨 집안은 그녀로
도윤이 죽었단 말에 이남수는 깜짝 놀라서 이유민을 바라보았다.“그게 무슨 소리야?”“아버지, 형은 공장 폭발 사건에 휘말려 행방불명이 되었어요. 아마 세상을 떠났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요.”이유민은 담담한 말투로 놀라운 말을 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입을 쩍 벌렸다. 비록 도윤은 줄곧 A국에 있었지만 아무도 감히 그의 신분과 지위를 의심하지 못했다.지금 그가 죽었다면 모든 재산과 상속권은 이유민에게 넘어갈 것이다. 이렇게 보면 어르신이 임수경 모자를 집안으로 불러들인 이유가 이것 때문일지도 모른다.이남수는 요 며칠 그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지만 시종 누군가 일부러 꾸며낸 기사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멀쩡한 아이가 어떻게 죽을 수 있지?’그러나 이유민까지 이렇게 말하자, 이남수는 불안해졌다.“아직 명확한 증거가 없는데, 넌 무슨 근거로 도윤이 이미 죽었다고 말하는 거지?”“아버지, 며칠 전 폐기 공장이 폭발했다는 뉴스 보셨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형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요?”이유민은 오히려 되물었다.이남수는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고 표정은 더욱 차가웠다.어르신은 심예지의 위로에 점차 냉정을 되찾더니 다시 휠체어에 앉아 담담하게 이유민과 임수경을 바라보았다.“다들 그만 좀 떠들어. 네 형수님한테 사과해, 그럼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하마.”이유민은 눈을 반쯤 뜨더니 왜 상황이 자신의 예상을 벗어났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러나 임수경은 오히려 이 기회를 틈타 따지기 시작했다.“아버님, 분명히 지아가 유민이에게 물을 뿌렸는데, 왜 오히려 유민이더러 사과하라고 하시는 거죠?”“그게 궁금해? 내가 지아와 함께 지낸 적이 있었는데, 난 이 아이가 얼마나 착하고 훌륭한 사람인지 알아서 그런다. 그리고 네 아들은 정말 음험하고 교활하지!”임수정은 요 며칠 위세를 부리는 것에 습관이 되어 그들이 이미 이씨 집안을 손에 넣었다고 생각했다.지금 어르신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의 아들을 비난하니 임수경은 참을 수
“아버지, 보는 사람도 이렇게 많은데, 그만하세요. 괜히 남의 웃음거리로 되겠어요.”이유민은 즉시 입을 열어 그를 제지했다.“할아버지, 저를 이토록 무시하시는 이상, 저도 엄마와 이곳에 남아 방해가 되고 싶지 않네요. 하지만 앞으로 절대로 후회하시지 않았으면 해요. 엄마, 가요.”너무나도 뻔한 협박이었다.이남수는 두 사람의 손을 잡아당겼다.“오늘 내가 있으니 절대로 너희들이 쫓겨나게 하지 않을 거야. 아버지, 이 일은 이 아이 때문에 일어났는데, 유민이에게 사과하는 게 무슨 어려운 일인가요?”“사과해야 할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이 선생님의 아들인 것 같은데요.” 사람들 속에서 온화한 목소리가 울렸다.지아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보았는데, 바로 전에 공항에서 한 번 만난 적이 있는 임건우였다.그의 옆에 서 있던 소녀는 그의 손을 잡아당기고 있었는데, 이런 집안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임건우는 두려워하지 않고 침착하게 걸어왔다. 그는 의사였기에 가장 먼저 지아의 몸을 걱정했다.“괜찮은 거야?”그해 겨울에 지아와 헤어진 후, 그들은 거의 2년 동안 만나지 못했다.‘지아의 상태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네. 종양은 아마 통제됐을 거야.’그러나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 후 5년은 여전히 위험했기에 지아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건우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지아는 강제로 정신을 차렸다.“괜찮아요. 관심해 줘서 고마워요.”“넌 여전히 강한 척하길 좋아하는구나. 끝나면 얼른 병원에 가 봐.” 건우는 부드럽게 일깨워 주었다.두 사람의 대화에 이유민은 또다시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이분은……. 형수님, 우리 형이 떠난 지 며칠 됐다고 벌써 다른 남자를 찾은 거야?”건우는 기질이 온화하고 부드러웠고, 천천히 대답했다.“안녕하세요, 초면이니 자기소개부터 할게요. 난 의사이고 이미 약혼한 사람이 있어요. 오늘은 미래 내 아내가 될 사람과 함께 어르신의 생신을 축하해 드리러 왔으니 말을 똑바로 했으면 좋겠네요. 어린
이유민은 누군가 이 장면을 찍을 줄은 꿈에도 몰랐고 심지어 이씨 가문의 위엄까지 무시하고 직접 영상을 폭로하여 그를 난처하게 할 줄은 더욱 몰랐다.이유민을 짝사랑하던 현장의 소녀들도 저마다 충격을 받았다. 점잖아 보이는 사람이 뜻밖에도 이런 짐승이었다니.심예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망설임 없이 샴페인 한 병을 들더니 이유민의 머리를 찧었다.요 며칠 그들 모자는 온갖 방법을 다 써서 그녀를 자극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결국 이유민의 말 한마디 때문에 심예지는 철저히 이성을 잃었다.“사생아 주제에 감히 그딴 말을 지껄여, 죽여버릴 거야!”이유민의 머리는 맞아서 피가 한 방울 한 방울 흘러내렸다.임수경도 더 이상 연기할 겨를이 없었고 같은 방법으로 심예지의 머리를 내리치려 했지만 집사가 제때에 막았다.“여보, 우리 아들은 단지 농담 한 마디 했을 뿐, 설령 그가 틀렸다 하더라도 언니는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잖아! 유민이를 죽여버리다니. 이 집은 우리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구나. 유민아, 엄마랑 같이 가자!”“그래, 꺼지려면 빨리 꺼져! 알짱거리지 말고.” 어르신은 호통을 쳤고, 자신이 가서 이유민의 머리를 찧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다.“전에 너희들을 인정하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그런 줄 알아! 너처럼 심술이 나쁜 사람은 우리 집안의 자손이 될 자격이 전혀 없다.”이 말을 듣자 이유민은 고개를 번쩍 들더니 눈빛은 마치 어두운 구석의 뱀처럼 원망으로 가득 찼다.“할아버지, 그 말씀 진심이세요?”이유민의 머리에는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었다. 새빨간 피가 이마를 따라 흘러내리자, 그의 얼굴을 더욱 음험하게 돋보이게 했다.“오늘 모두들 여기에 모인 이상, 나도 솔직하게 말하겠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내 증인으로 됐으면 하구나. 나 이정진이 오늘 여기서 선포하는데, 이유민, 넌 평생 우리 집안으로 들어올 생각하지 마라. 기왕 가려고 하는 이상, 그래, 그 소원을 들어주마. 오 집사, 그들의 물건을 잘 싸서 전부 밖으로 던져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