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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슬픈 분위기가 다시 엄습하자 김민아는 노발대발했다.

“그럼 죽은 사람은 왜 백채원 그 년이 아닌 거지?

“운명이야 다 그렇지. 아마도 내 아기가 나를 너무 그리워서 그런 것일지도. 너무 슬퍼하지 마. 내가 먼저 간다고 생각하고, 너는 조급해하지 말고 뒤에서 천천히 와.”

소지아는 지금의 분위기를 깨기 위해 농담을 했다.

“내가 죽으면 너도 자주 묘지에 와서 나랑 같이 있어줘. 미리 투자한다고 생각해. 내가 네 꿈에 나타나서 로또 당첨 번호 같은 거 알려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네가 죽으면 나한테 그 많은 돈 다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알려줘. 이렇게 생각하면 훨씬 낫지 않니?”

김민아는 눈물을 흘리다 웃었다.

“그럼 내가 너에게 아주 좋은 묘지 하나 찾아 주어야겠군. 네 후손들을 보살피려면... 참, 너 아이가 없다는 것을 깜박했네. 그렇지 않으면 너 몇 년 더 살아. 내가 아이를 낳으면 너 양자로 삼으면 되니까.”

소지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좋아.”

저녁의 동창회에 소지아는 모처럼 꼼꼼하게 치장했다. 단발머리인 그녀는 예전의 앳된 모습을 벗고 웃지 않을 때는 마치 하얀 장미처럼 요염하고 고급스러웠다.

김민아의 말을 빌리자면, 그녀는 말을 하지 않고 여기에 서 있으면 무척 아름다운 예술품처럼 보였다.

호텔로 가는 길에 김민아가 물었다.

“지아야,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이야? 세계 일주 여행 갈래? 어차피 지금 우리는 시간도 부족하지 않고 돈도 부족하지 않잖아.”

소지아는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차창 밖으로 쏜살같이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마음은 평온했다.

“나는 자선기금회를 하나 설립하고 싶어. 이 세상에는 아직도 나와 마찬가지로 불치병에 빠진 환자들이 많잖아. 그리고 산간지대의 학교에 다닐 방법이 없는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고.”

김민아는 말을 하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는 슬프기만 했다. 거액을 가진 소지아는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지만 유독 자신을 구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불행을 다른 사람에게 탓하지 않고 오히려 낯선 사람에게 앞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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