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김민아도 이러고 싶지 않았지만, 방금 이도윤의 반응을 보면, 그는 분명히 백채원을 편애했다.한 감정에서 사랑받지 않는 사람이 바로 패자였다. 그의 말이 소지아의 마음을 쿡쿡 찔렀지만, 소지아는 지금 조금의 상처도 받을 수 없었다.전에는 도망치려던 소지아는 이번에 떠나려 하지 않고 담담하게 김민아에게 말했다.“너 다른 치마 하나 더 있지? 나 옷 갈아입게 같이 좀 가자. 연회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니 지금 퇴장하면 너무 예의가 없지.”김민아는 좀 의외라고 느꼈다. 소지아가 뜻밖에도 정신을 차렸다니!화장실에 가면서 김민아는 여전히 중얼거렸다.“이도윤 그 거지 같은 놈 왜 이렇게 뻔뻔해? 내가 정말 그 자식의 코를 납작하게 해줬어야 했는데. 너무 쓰레기야!”소지아는 어쩔 수 없이 웃었다.“너도 참.”“지아야, 너 정말 계속 남아서 그와 그 여우 하하 호호 ‘헤헤’ 하는 거 보려고? 결국 네 마음속에 이도윤이 아직 남아 있다면 괴로운 건 너야.”“네가 말했잖아, 언젠가는 내려놓아야 한다고. 게다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이도윤인데, 내가 왜 숨어야 해?”소지아는 김민아가 건네준 옷을 받고 드레싱 룸으로 갔다.“네 말이 맞아. 하루라도 더 살아있는 한, 나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하지.”그녀는 김민아가 준비한 원피스가 이렇게 빨갛고 노출될 줄은 몰랐다. 이는 그녀의 섹시한 몸매를 전부 드러냈다.김민아는 그녀를 보고 침을 삼켰다.“이야, 나는 C컵과 A컵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네. 이 옷은 네가 입어야 해!”그녀는 소지아를 위해 빨간색 립스틱을 발라주었다. 이 옷을 다른 사람이 입는다면 아마 클럽의 마담처럼 보이지만 오직 소지아의 기질만이 이 옷과 딱 들어맞아 마치 그녀를 위해 만든 것과 같았다.“가자.”소지아는 하이힐을 신고 들어갔고, 단발머리를 한 그녀는 더욱 세련되고 멋있어 보였다.그녀가 입장할 때, 전 테이블의 사람들의 눈빛은 모두 그녀에게 떨어졌고, 여금청은 또 질투의 콧방귀를 뀌었다.“저렇게까지 차려고 입다
사람들은 소문 듣기를 좋아했는데, 그때 소지아는 앞날이 창창한 길을 포기하고 결혼했고, 이렇게 그녀의 결혼 대상도 A대의 수수께끼가 되었다.임건우와 같은 우아하고 존귀한 선배가 그녀에게 유난히 친절한 것을 보고 자연히 모두의 추측을 불러일으켰다.이도윤이 입을 열지 않아도 그 강렬한 압박감은 끊임없이 그녀를 향해 엄습했다.소지아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우아하게 입술을 닦았다.“그렇게 궁금해?”“당연하지, 지아야, 우리 애태우지 말고. 내 친구가 죽기 전에 나에게 ‘해적왕'의 결말과 네 결혼 상대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단 말이야.”“맞아, 나도 알고 싶어하는 동창이 있어.”소지아는 한 바퀴 둘러보며 입가에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내 결혼 상대는...”말을 하려고 할 때 그녀의 눈빛은 이도윤의 얼굴에 1초 동안 멈추었다.그 잘생긴 얼굴은 여전히 아무런 표정도 없었고, 약간의 파동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의 오른손 엄지손가락과 검지는 천천히 손등을 매만지고 있었다.그와 몇 년 동안 함께 지내면서 소지아는 이것이 그가 불안할 때 나타내는 행동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약간이라도 언급하기를 원하지 않았다.소지아는 아픈 마음을 무시하고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결혼 상대라기보다는 이젠 전남편이라고 부르는 게 좋을 것 같아.”입을 열지 않던 백채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네? 그러니까 전 남편이 누구라는 거에요?”백채원은 더는 말하지 않았고 마치 웃긴 일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소지아는 말머리를 돌렸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백채원 씨는 알아야죠?”백채원이 반응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양기범은 놀란 얼굴로 말했다.“지아야, 너 이혼했어?”“그래, 이혼했다. 근데 정확히 말하면 남편을 잃은 거야. 얼마 전에 죽었거든.”긴장된 분위기에 술잔을 든 김민아는 술 한 모금을 마시자마자 소지아의 이 말을 듣고 술을 내뿜었고 억지로 입가의 웃음을 참았다.그녀는 맞은편 뚱뚱한 동창의 얼굴에 뿌린 술을 닦으면서 웃음을 참았다.
백채원은 그제야 자신이 김민아에 말장난에 걸려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만약 김민아와 논쟁한다면 모두에게 자신이 그 내연녀라고 밝히는 게 아니겠는가? 동시에 소지아가 바로 이도윤의 전처라는 것을 설명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아니, 그녀는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백채원은 바삐 안색을 누그러뜨리고 은근히 김민아를 노려보았다.“내가 언제 화를 냈다고 그래요? 다만 이런 장소에서 그런 것들을 말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아서 그런 거죠.”김민아는 개의치 않고 오히려 더욱 날뛰었다.“그 불여우는 지아의 남편과 침대 위에서 뒹구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데, 내가 왜 그런 것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거죠? 백채원 씨가 이렇게까지 나선다는 건 설마 당신도 유부남을 꼬신 그런 부류는 아니겠죠?”“김민아 씨.” 이도윤의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특히 그 칠흑 같은 눈은 더욱 무서웠다.김민아는 약간 수렴하는 듯하며 비아냥거렸다.“하긴, 백채원 씨는 이 대표님과 같은 돈 많은 남편이 있으니 어찌 다른 남자의 이불 속에 들어갈 수 있겠어요. 다른 여자가 당신의 남자를 채가야 하겠죠.”이 말이 나오자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김민아와 백채원의 대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것은 지금 은근히 백채원을 욕하고 있었다.양기범은 오히려 이 둘의 대화에서 예민하게 한 가지 일을 발견했는데, 이도윤과 같은 큰 인물이 어떻게 김민아의 이름을 알고 있었을까?반면 소지아는 다른 사람들처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고, 다만 김민아의 대담함에 감탄하기만 했다. 이도윤에게도 욕을 하다니.그녀는 이도윤의 성격에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 어떤 누구라도 눈에 거슬리는 존재는 봐주지 않았다.그래서 소지아는 바로 화제를 돌렸다.“아무튼 그 사람은 죽었고 다 지난 일이야. 모두들 이제 더 이상은 묻지 마. 배신한 남자는 언급할 가치조차 없으니까.”소지아는 한마디로 이 일을 매듭지었다. 모두들 더 이상 묻기가 좀 그랬고, 김민아는 하마터면 박수를 치며 좋
임건우의 이 말은 일방적으로 이도윤을 향해 선전포고를 한 것이기에 소지아는 긴장했다. 그녀는 이도윤의 소유욕을 알고 있었다.설사 그들이 이미 이혼했다고 하더라도 그가 말한 바와 같이 그는 소지아가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임건우가 이런 자리에서 말한 이상, 자신이 거절하면 그의 체면을 깎는 것이 아니겠는가? 모두 같은 대학을 졸업했으니 그는 남의 우스갯소리로 될 수도 있었다.일시에 소지아는 진퇴양난에 빠졌다.김민아는 소지아의 처지를 알고 빙그레 웃으며 그녀를 대신해 말했다.“물론 괜찮죠. 전 남친을 잊는 가장 좋은 방법이 새 애인을 찾는 거니까요. 선배는 재능도 있고 잘생겼으니 두 사람이 만나는 것에 대해 전 찬성해요. 지아는 그 남자에게 심하게 상처를 받아서 나도 누군가가 자아의 마음속의 그 상처를 달랠 수 있기를 바라요.”이 말은 흡사 소지아와 임건우를 한데 묶은 것 같았고 소지아는 얼른 반박했다.“민아야.”김민아는 전혀 그녀의 경고를 마음속에 두지 않았고, 머릿속은 모두 이도윤에게 복수하는 것이었다.“뭘 부끄러워해, 이혼했는데 설마 혼자 늙을 작정이야? 선배는 사람이 좋아서 그 찌질한 남자와는 달라. 선배 요즘 시간 있어요? 내가 우리 지아와 함께 여수에 가고 싶은데, 여자애 둘이 다니는 것은 그리 안전하지 않잖아요...”“너희들을 보호한다는 명분 하에 같이 갈 수 있다면, 그럼 내게는 영광이지.” 임건우가 소지아를 보는 눈빛은 너무 그윽해서 애정이 넘쳐날 것 같았다.김민아는 그때 특별히 이도윤의 그 새파란 얼굴을 보았는데,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이도윤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런 언론도 발표하지 않고 온몸에서 끊임없이 발산되는 냉기만이 그의 존재감을 일깨워주었다.양기범은 나서서 화제를 돌렸다.“지아가 다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참 기쁘고. 그리고 오늘 이 대표님을 볼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해요. 대표님과 누나에게 한 잔 올리며 두 분의 사랑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백채원은 축복
소지아는 손을 뻗어 술병을 가져갔다.“그래, 뭐라 해도 두 분께 한 잔 올려야죠.”동시에 두 손이 그녀의 앞을 막았는데, 바로 임건우와 김민아였다.“안 돼, 이 술은 마실 수 없어.”소지아는 간청하듯 김민아를 바라보았다.“나 조금만 마실게. 괜찮아.”찬란한 불빛 아래 김민아는 소지아의 눈빛에 결연함을 보고 묵묵히 손을 놓았다.소지아는 자신에게 와인 한 잔을 따랐다. 임건우는 말을 하려다 멈추었고, 소지아가 술잔을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두 사람 앞으로 걸어가는 것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두 분, 제가 술 한잔 올릴게요. 두 분 검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영원하시길 바랍니다. 난 원 샷 할 테니, 두 분은 알아서 마셔요. 이 술은 내가 미리 축하드리는 의미로 드리는 겁니다. 난 두 분의 약혼식에는 못 갈 거 같으니까.”소지아는 스스로 술을 한 잔 가득 따르고 이도윤과 백채원의 표정은 보지도 않고 고개를 들어 술을 권하러 온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전부 마셨다.이도윤은 그녀의 주량을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와인 한 잔은 그녀를 취하게 하기에 충분했다.백채원은 일어나서 술잔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소지아 씨 축복해 줘서 고마워요. 당신 말처럼 나와 도윤 씨는 영원히 잘 살 거예요.”그녀는 약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고 자신도 같은 분량의 술을 따른 다음 마시기 시작했다.“그만!”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는데, 임건우와 이도윤이었다.임건우는 소지아에게서 술잔을 빼앗았고, 아직 절반의 술이 남았다. 그는 침착하게 이도윤에게 말했다.“지아는 위가 좋지 않으니 나머지 술은 내가 대신 마시죠.”입을 열지 않던 이도윤은 입꼬리를 치켜세우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당신이 뭔 데? 당신이 이 술을 대신 마실 자격이라도 있는 건가?”테이블의 사람들은 모두 살의가 찬 한기를 느꼈다. 모두들 이도윤이 다른 사람이 술을 대신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이라 생각하며 다른 방면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약간 난감한
백채원은 이도윤의 차가운 옆모습을 보았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소지아와의 관계를 폭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게다가 두 사람은 이미 이혼까지 했다. 다만 임건우가 그녀를 대신해서 술을 마신다고 하니 이도윤이 화를 내다니?백채원은 소지아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보아하니 이혼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녀는 여전히 이도윤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이었다.임건우의 처지는 난처해졌고, 이때 장내의 모든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고 아무도 감히 이도윤을 건드리지 못했다.그도 이도윤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스스로 물러나 소지아를 포기하란 뜻이었다.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도윤의 이런 협박에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겠지만, 임건우의 머릿속에는 모두 소지아의 미소로 가득했다. 예전에 그는 소지아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그는 소지아를 깊이 사랑했다.그때의 그녀는 아침 햇살처럼 아름답고 생기발랄했다.애석하게도 그때 그는 졸업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또 출국해서 연수해야 했기 때문에 이 감정을 마음속에 묻어둘 수밖에 없었다. 그가 귀국한 후, 그는 그녀가 이미 휴학을 하고 시집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시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그때의 밝은 모습이 사라지고 없었다.나날이 시들어 가는 나무처럼 남에게 영양분을 뽑혀 점차 죽음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았다.그는 이제서야 그녀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았고, 설령 그녀와 잠시 잠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그저 행복했다.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그는 규칙을 따르는 남자로 컸으니 지금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위해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갔고, 임건우는 그의 협박을 무시하고 검은 눈동자는 맑고 확고했다.“내가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이 대표님이 결정할 일 아니죠. 이 대표님의 약혼녀는 아직 곁에 있으니 지금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은 백채원 아가씨죠. 지아가 날 받아들이든 말든 난 영원히 지아를 잘 보호할 거예요. 절대로 전남편처럼 지아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 거라고요.”말이 끝나자 그는 고개를 들어 소지아가 남긴 술을 단숨에 다 마
그의 성격으로 여동생이 죽었지만 소씨 집안은 파산당했을 뿐, 아직 다른 사람은 죽지 않았으니, 그녀는 이미 그에게 감사해야 한다.그러나 임건우는 운이 이렇게 좋지 않을 것이다. 소지아는 고개를 저었다.“그렇지 않아요, 선배, 이 일에 끼어들지 말았어야 했어요.”임건우는 바삐 나오느라 그녀의 외투도 챙기지 못했기에 그는 자신의 외투를 벗고 소지아의 몸에 걸친 다음 두 손으로 그녀의 두 어깨를 잡았다.“지아야, 나는 그 사람이 너한테 많은 상처를 줬다는 것을 알고 있어. 나도 네가 날 받아들일 것이라 기대하지 않아. 난 단지 남은 시간 동안 너와 함께 있고 싶어서 그래. 그러니 내가 너를 돌볼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안 될까? 친구로서라도.”그의 애원에 소지아의 마음은 복잡했다. 임건우가 자신에게 친절할수록 그녀는 그의 발목을 잡으면 안 됐다.“선배, 호의는 알겠지만 그 사람은...”소지아는 말을 다 하지 못했지만 여광은 이미 검은 그림자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저승사자처럼 냉담한 표정으로 그녀와 그를 주시하는 것을 보았다.이도윤은 소지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이리와.”소지아는 남자의 소유욕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많아지며 심지어 이혼 전보다 더욱 심해졌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건우는 얼른 그녀를 뒤로 감싸며 경계하는 눈빛으로 이도윤을 바라보았다.“이 대표님, 당신들은 이미 이혼했으니 더 이상 지아에게 이러지 마세요.”이도윤은 임건우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고, 그윽하고 새까만 두 눈은 소지아의 외투에 떨어지며 다시 한번 말했다.“그 옷 벗고, 이리와.”그는 주인처럼 명령을 내렸고, 임건우가 없었으면 소지아는 당장 몸을 돌려 떠났을 것이다. 그러나 방금 연회장에서 그가 한 협박을 생각하면,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이도윤은 확실히 그런 짓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눈빛의 굴욕을 감추고 임건우의 옷을 벗었다.“선배, 내가 상관하지 말라고 했잖아요.”임건우는 이해하지 못했다.“너희는 이미 이혼했어!”소지아는 대답하지 않고 옷
임건우가 떠난 후에야 소지아는 이도윤의 손에서 벗어났고 담담하게 말했다.“나한테 무슨 일 있겠어? 난 아주 건강해.”며칠의 휴식을 거쳐, 소지아의 안색은 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보기에 곧 죽어가는 사람 같지 않았다. 이도윤도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하긴, 넌 줄곧 아주 건강했지.”소지아는 마음속으로 싸늘하게 웃으며 설명하지 않고 몸에 걸친 옷을 벗었다.“이 대표도 안심해. 나는 계약을 준수하고 재혼하지 않을 테니까.”두 사람의 이혼 합의서는 그가 고심하여 작성한 것이기에, 비록 그녀에게 많은 물질적인 보상을 했지만, 동시에 재혼할 수 없다는 이 조항은 거의 그녀의 모든 희망을 깨버렸다.재혼하면 그녀는 그에게 10배의 위자료를 배상해야 했다.즉 20조였다.소지아가 깔끔하게 계약에 사인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신에게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녀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방금 마신 술이 위에서 뒤섞이더니 한바탕 또 뼈를 찌르는 통증에 그녀는 만신창이가 되었고, 소지아는 고통을 참으며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그러나 손목이 다시 이 남자에게 꽉 잡혔는데, 바로 방금 임건우가 잡은 곳이었다.“이 대표, 당신 약혼녀가 아직도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데, 설마 내가 당신의 전처라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고 싶은 거야?”이도윤은 그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마디만 했다.“더러우니까 깨끗이 씻어.”소지아는 자신이 환자가 아니라 병이 있는 사람은 오히려 그라고 느꼈다.두 사람은 이혼했지만, 이도윤은 자신에 대한 소유욕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많아져서, 심지어 일종의 변태적인 지경에 이르렀다.그녀는 강제로 엘리베이터로 끌려갔고, 입을 열어 말을 하려고 했지만, 엘리베이터는 5층에서 멈추더니 술에 취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비집고 들어왔다.이도윤은 눈썹을 찌푸렸지만, 긴 다리는 묵묵히 한걸음 물러나 소지아를 구석으로 몰아넣었다. 그의 훤칠한 그림자는 마치 벽처럼 소리 없이 그녀와 다른 사람들을 갈라놓았다.소지아는 빳빳한 양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