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21화

작가: 김나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12-09 19:00:00
이도윤은 소지아의 표정을 살피며 계속 말했다.

“네 어머니가 아픈 것에 대해 알고 있는 거야?”

“응,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골수를 기증할 생각이 없어.”

“아주 잘 생각했어. 사실 나도 네가 더 이상 그 여자와 얽히는 것을 원하지 않거든. 요 며칠, 백정일은 많은 정력을 들였지만 줄곧 그녀의 골수와 일치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어. 그리고 지금 너만 골수 검사를 하지 않았고.”

“백씨 집안이 날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아?”

“틀림없을 거야. 나는 백정일의 성격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거든. 이렇게 말하면 넌 기분이 나쁠 수 있겠지만, 그는 네 어머니를 확실히 사랑하고 있어. 네 어머니를 살릴 수만 있다면 그는 모든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도윤은 두 손을 들어 지아의 어깨에 올려놓으며 설득했다.

“지아야, 우리 사이에 많은 오해가 있지. 나는 전에 너를 아프게 했지만, 지금 널 보호하려는 마음은 진심이야. 네 아버지는, 내가 사람을 더 파견하여 찾을 테니까 넌 순순히 이곳에서 한동안 휴식하는 게 어때? 내가 모든 일을 다 처리하면 널 데리러 올게.”

이때 바깥의 잔디밭에서 헬리콥터 프로펠러 소리가 나더니 어느새 도윤을 재촉하는 의미가 더해졌다.

지아는 도윤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알겠어.”

도윤은 지아의 머리를 안으며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지아야, 나에게 시간을 좀 줘. 내가 모든 일을 다 조사할게. 난 우리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장담해.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너에게 줄 수 있단 말이야.”

한동안 지아는 어떻게 대답해야 도윤을 화나게 하지 않을지 몰랐다.

도윤은 주머니에서 반지 두개를 만져냈는데 그것은 바로 그와 지아의 결혼반지였다.

그는 지아의 손가락을 잡고 그녀에게 끼워줬는데, 진지한 모습은 그때와 똑같았다.

지아는 이런 남자가 어떻게 변심할 수 있는지 정말 납득할 수가 없었다.

지윤의 존재는 바로 도윤이 바람을 피운 증거였다.

반지가 지아의 야윈 손가락에 끼워졌지만, 전보다 많이 컸다.

그녀는 살이 많이 빠졌고 손가락까지 가늘어졌다.

지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322화

    이도윤의 예상대로 결국 백정일이 찾아왔다.그때 납치를 당했을 때, 백씨 집안의 사람들은 대부분 백채원을 선택했지만, 유독 백정일만이 선택을 하지 않았다.그래서 소지아도 전화를 끊지 않고 담담하게 인사했다.“네.”“역시 살아있구나!”백정일의 목소리는 매우 흥분되었다. 지아가 전에 사람을 시켜 곰돌이 시계를 보냈기에 그는 그녀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처음에 백정일은 그냥 시도해 보자는 생각으로 지아의 번호에 전화를 걸었을 뿐인데, 그녀가 정말 받을 줄은 몰랐다.“아저씨, 제가 살아있다고 해서 아저씨 아내에게 반드시 골수를 기증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백정일이 입을 열기도 전에 지아는 그를 분명하게 거절했다.“지아야, 너와 얘기 좀 하고 싶은데.”“이건 안 될 것 같아요.”지아는 나른하게 벤치에 누워 품속에 코코넛을 안고 편안하게 바닷바람을 쐬고 있었다. 마치 따뜻한 손이 가볍게 그녀의 볼을 어루만지는 것 같았다.‘이것 좀 봐, 바닷바람조차도 내 어머니보다 부드럽군.’“지아야, 나는 네가 채원이, 그리고 우리 집안에 대해 편견이 있다는 거 잘 알고 있어. 너희들의 일은, 나도 웃어른으로서 뭐라 하기 어렵지.”지아는 바로 그의 말을 끊었다.“뭐라 말씀하기 어려운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저도 아저씨의 평가나 사과가 필요 없으니까요.”“지아야,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네 마음속의 원망을 지울 수 없다는 거 잘 알아. 하지만 나는 단지 너에게 네 어머니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 최근 몇 년 동안 그녀는 돌아와서 널 보고 싶지 않는 게 아니라, 내 신분이 특수하기 때문에 귀국하기가 불편한 거야. 네 어머니는 정말 너를 매우 그리워하고 있다고!”지아는 백정일과 이 문제로 다투기가 귀찮았다.그는 정말 자신이 바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변진희가 귀국할 수 없다 하더라도 전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았을까?그때 변진희는 외국으로 간지 얼마 되지 않아 지아는 소계훈을 재촉하여 그녀의 번호를 찾아 전화

    최신 업데이트 : 2023-12-09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323화

    백정일은 끊임없이 말하며 조금의 거짓말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그 자신까지 감동을 받았는데, 결국 소지아가 이렇게 말을 하자, 그는 바로 말문이 막혔다.그리고 계속 하려던 말도 전부 목구멍에 걸렸다.“지아야, 이 말들은 모두 아저씨의 진심이고, 조금의 거짓도 없어.”“알아요, 그래서 전화를 끊지 않았어요.”백정일은 백씨 집안 중 유일한 정직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아는 비꼬지 않고 그의 말을 끝까지 들었다.“지아야, 내가 이걸 말하는 것을 깜박했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골수를 기증하는 것은 신체에 아무런 영향도 없을 거야. 열흘 정도면 완치될 수 있다고. 신장을 바꾸는 것처럼 사람에게 엄청난 후유증을 가져다주는 게 아니야.”“아저씨, 저도 의대를 나와서 이 정도는 다 알아요.”“그럼…….”“저는 기증하고 싶지 않아요.”백정일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냥 기증하라는 게 아니야. 조건을 말해봐, 네가 얼마를 원하든 모두 줄 수 있어.”“이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있죠. 예를 들면 모성애라든가. 아저씨,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저는 인내심을 가지고 아저씨의 말을 끊지 않았어요. 변진희 여사가 날 죽이는 것을 선택한 순간, 우리 모녀의 인연은 이미 끊어졌어요.”“지아야, 혈연관계는 끊을 수 없는 거야.”“예전에 그녀는 끊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지금은 저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죠. 저 지금 또 다른 일이 있으니 먼저 끊을게요.”백정일은 맞은편에서 전화를 끊은 것을 듣고 다시 전화를 했지만 이미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지아는 양산 밑에 나른하게 누워 바닷바람이 자신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도록 내버려 두었다.이곳의 온도는 A시보다 훨씬 높았으니 적도와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그녀는 일부 원시 식물을 통해 여기의 경위도를 판단하려고 했지만, 이 섬은 이도윤이 몇 년이란 시간을 들여 만들어졌기에 전부 인공의 흔적이었다.흔히 볼 수 있는 이끼와 특징을 알아볼 수 없는 원시 식물을 제외하고는 거의 위치를 알아낼

    최신 업데이트 : 2023-12-10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324화

    소지아의 얼굴은 티가 날 정도로 통통해졌고, 안색도 많이 좋아졌다.위조차도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시간은 마치 이 섬에서 멈춘 것 같았다.섬에는 많은 하인들이 있었는데, 지아에게 밥을 해 주는 셰프만 해도 십여 명이 있었고, 원예사 20명, 잡일 및 기타 하인은 수십 명이 있었으며 심지어 의사 한 명까지 있었다.그들은 대부분 이씨 집안 본가와 그들의 신혼집에서 일을 하던 하인들이었다.이도윤이 지아를 사랑할 때는 정말 끔찍하게 그녀를 아꼈다. 지아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이 하인들은 마치 어른처럼 그녀를 돌보고 있었다.사실 지아는 섬에서 전혀 심심하지 않았다. 이곳에는 많은 닭과 오리가 있었고, 지아는 최근 토끼의 새끼를 봐주고, 닭장에 가서 달걀을 줍고 또 새끼 양의 털을 다듬는 데 열중했다.심지어 전에 지아는 찜해둔 양 한 마리가 있었는데, 구워서 먹으려다 그 양이 하루 종일 그녀의 뒤를 따르며 울부짖는 것을 보고 지아도 그런 마음을 접었다.섬에서 매일 이런 동물들과 함께 지내니, 정말 너무 행복했다. 돼지조차도 행복하게 자유자재로 뛰어다니며 산비탈에서 뒹굴고 있었다.가끔 지아는 바구니를 들고 채소밭에 가서 채소를 따거나 과수원에 가서 과일을 고르기도 했다.여긴 열대지방이라 망고나 파인애플, 바나나와 같은 과일이 다 잘 익었다.돈을 마구 쓰기 좋아한 도윤은 뜻밖에도 이곳에 사시사철 채소와 과일을 심을 수 있는 구역을 만들었다.이 섬에서 지아는 충분히 자급자족할 수 있었다.도윤은 또 특별히 그녀에게 책으로 가득한 작은 집을 하나 지어주었는데, 그 속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책들이 있었다. 의학에 관한 책에서 외국 소설까지. 심지어 요즘 한국에서 잘 팔리고 있는 로맨스 만화까지 있었다.옆방은 화실이었고 안에는 화구가 가득 놓여 있었다.그리고 그 옆에는 무용실과 피아노 룸이었다.도윤은 거의 모든 것을 다 고려했고, 여기서 지아는 매일 충실하게 지냈다.그녀의 평온한 생활과 달리, A시는 완전히 혼란스러움에 빠졌다.백씨 집안 쪽. 변진

    최신 업데이트 : 2023-12-10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325화

    그건 그냥 소지아가 아무렇게나 한 말인 줄 알았는데, 후에 그녀는 정말 의대에 붙었다.변진희는 그때 그저 어린아이가 막말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많은 아이들이 커서 선생님이 되고 싶다거나 우주 비행사 또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는 것처럼 말이다.지금 지아의 진지한 얼굴을 생각하면 변진희의 마음은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그녀는 침대에 누워 자기도 모르게 전에 잊혀졌던 많은 추억을 회상했다.변진희는 의외로 이 아이를 갖게 되었고, 임신부터 출생까지 그녀는 이 아이에 대해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지아의 생김새는 변진희를 닮지도, 또 소계훈을 닮지도 않았기에 그녀는 더욱 친근감을 느끼지 못했다.지아를 낳은 다음, 소계훈은 그녀의 휴식을 방해할까 봐 아이를 산후조리원에게 맡겼다.지아는 변진희의 젖을 한 입도 먹지 못했고, 어릴 때부터 분유를 먹으며 자랐다.다행히도 그 아이는 줄곧 건강해서 어렸을 때도 거의 아프지 않았다.오히려 변진희는 장기간의 우울증으로 큰 병과 작은 병이 끊이지 않았고, 마음 속은 온통 옛사랑에 대한 그리움이었다.그 아이가 언제 이가 났는지, 또 언제 처음으로 엄마를 불렀는지에 대해 변진희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다.심지어 지아가 걸음을 배우고 비틀거리며 자신의 앞으로 뛰어왔을 때, 변진희의 첫 반응은 그녀를 안는 것이 아니라 밀어내는 것이었다.자신은 분명히 이렇게 싸늘했지만, 그 아이는 여전히 바보처럼 어릴 때부터 변진희에게 달라붙었다.“엄마, 엄마가 만든 곰돌이 과자 먹고 싶어요.”“엄마, 나 커서 엄마에게 밥 해줄게요.”“엄마, 학교 운동회가 곧 열리는데, 오실 거예요?”“엄마, 슬퍼하지 마세요. 곧 나을 거예요. 제가 커서 의사가 되면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거예요.”“엄마, 물 마셔요. 의사 아저씨가 뜨거운 물을 많이 마시면 더 빨리 나을 수 있다고 하셨어요. 빨리 마셔요. 다 마시면 제가 또 따라줄게요.”“엄마, 난 엄마를 이렇게 사랑하는데, 엄마는 왜 날 사랑하려 하지 않는 거예요?”“아! 알았다,

    최신 업데이트 : 2023-12-10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326화

    백채원은 발로 걷어차고도 속이 후련하지가 않아 줄곧 변진희를 저주하면서 소지아에 대한 불만까지 전부 그녀에게 발산했다.변진희의 안색은 점점 창백해졌고, 이마에도 촘촘한 땀이 맺혔다. 그녀는 정말 더 이상 말할 힘이 없었고, 머리는 점점 드리워졌다.백채원은 발끝으로 변진희를 걷어찼다. “뭐야, 죽은 척하지 마요…….”이때 문이 열리더니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재빨리 달려온 백정일이 이 장면을 보았다.“지금 뭐하는 거야?” 백정일은 큰소리로 호통쳤고, 마치 화가 난 사자 같았다.백채원은 깜짝 놀라 어쩔 바를 몰랐고, 얼른 입을 열었다.“아빠, 이 여자는 일부러 넘어져서 아빠의 관심을 받으려는 거예요. 절대 속지 마세요. 그녀는 정말…….”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정일은 이미 변진희를 부축했고, 그녀는 고개를 들자 수많은 피가 코에서 흘러나왔다.그리고 순식간에 변진희의 옷을 빨갛게 물들였다.백채원도 깜짝 놀랐다. 그녀는 변진희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런 자질구레한 수단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끊임없이 피를 흘리는 변진희를 보면서, 백채원은 자신이 사고 쳤다는 것을 깨달았다.백정일은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의사 불러!”백채원은 그제야 반응하더니 얼른 벨을 눌렀다.그리고 의사는 간호사를 데리고 재빨리 달려와 긴급 치료를 진행했다.백채원은 그 죽어가는 여자를 보면서 비록 마음속으로 아무런 감정도 없었지만, 만약 변진희가 죽는다면 자신이 제일 큰 죄인이 될 것이고 백정일은 기필코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변진희는 죽을 수 있지만 내 손에 죽어서는 안 돼.’“아빠, 제 설명 좀 들어봐요, 난 정말 아무것도 안 했어요.”찰싹.백정일은 백채원의 얼굴에 뺨을 날렸다.“진희에게 무슨 일 생기면, 나 너 절대 가만 안 둬! 빨리 꺼져!”변진희는 최근 몇 년간 백채원을 무척 아꼈고, 백정일은 이 모든 것을 눈여겨보았다. 비록 친자식은 아니지만 변진희는 친어머니보다 더 부드러웠으며 백채원을 무척 사랑했다.그러나

    최신 업데이트 : 2023-12-10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327화

    백채원은 억울함을 다시 삼켰다. 언제부턴가 이도윤은 그녀와 말 한마디도 하려 하지 않았다.“도윤 씨, 내 얼굴 안 보여요?”도윤은 그제야 눈을 들어 백채원의 새빨개진 두 볼을 바라보았는데, 심지어 손가락 자국까지 보였다.“누가 때렸지?”“우리 아빠.”“그럼 어쩔 수 없지.” 도윤은 자리에 앉아 서류를 펼쳤다.그는 백정일을 찾아가서 따질 순 없었다.백씨 집안과 그런 관계가 없어도 도윤은 백정일을 존중한다.백채원은 그가 무관심한 것을 보고 재빨리 달려왔다.“만약 소지아가 다쳤다면, 당신은 여전히 이렇게 냉담할 수 있는 거예요?”도윤은 원래 백채원에게 그녀는 지아와 비길 자격이 없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죽은 전림을 생각하자 결국 이 말을 삼켰다.“진봉더러 병원에 데려다주라고 할게.”“난 당신 약혼녀잖아요!”백채원은 도윤의 이런 태도에 대해 매우 불만스러워했다. 비록 전에 그는 종래로 자신과 친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매너가 있었고 자신을 존중했다.그러나 지금, 도윤은 그녀에게 최소한의 예의조차 차리고 싶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넘쳐나고 있었다.“약혼식에 안 왔잖아.”도윤이 귀띔했다.“그래서요, 이제 와서 발뺌할 거예요? 전림 씨에게 우리를 평생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거 잊지 마요! 전림 씨가 아니었으면 당신은 벌써 죽었을 거예요.”백채원은 이 말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예를 들어, 그녀는 지아의 웨딩드레스를 원했지만, 도윤이 안 된다고 했을 때, 전림의 죽음을 언급했다.백채원은 블린시트를 원했고, 그것은 원래 지아에게 주는 서프라이즈였지만, 결국 그 말 한 마디에 도윤은 고통을 참으며 그녀에게 그 집을 주었다.심지어 도윤이 몇 년간 준비한 병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입찰, 등록, 토지징용, 건설로부터 무수한 정력을 썼는데, 지아가 아이를 낳으면 그녀에게 선물로 주려 했다.지아의 마음씨가 착하다는 것을 알고, 도윤은 심지어 특별히 병을 볼 돈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자선 기금을 만들었다.그는 지아가 이 사

    최신 업데이트 : 2023-12-11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328화

    이도윤과 전림은 사촌 형제였기에, 두 사람은 생긴 게 약간 비슷했다.어릴 때부터 전림은 백채원을 좋아했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은 도윤이었고, 세 사람 사이의 감정은 확실히 복잡했다.후에 백채원의 생일에 도윤은 가지 않았지만 전림은 참석했다.그녀는 술을 마신 후 전림을 도윤으로 여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를 가졌다.그때 전림은 무척 기뻤고, 백채원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으며 심지어 그녀와 결혼할 준비까지 했다.그는 전에 도윤의 앞에서 이런 생활을 끝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 임무를 완수하면 도윤은 그를 집으로 보내겠다고 약속했다.전림은 백채원과 아이에게 따뜻한 집을 주고 싶었다.그러나 신은 사람을 놀리는 것을 좋아했다. 마지막 임무에서 전림은 목숨을 잃었고, 죽기 전에 백채원을 도윤에게 맡겼다.사실 전림은 백채원이 처음부터 그를 사랑한 적이 없다는 것을 몰랐다. 그날 밤 술에 취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백채원은 아이를 지울 작정이었는데, 바로 이때 전림이 죽었던 것이다.도윤은 그녀 앞에 나타나 그것은 전림의 유일한 아이였기에 반드시 남겨야 한다고 간청했다.아이를 남기는 조건은 바로 도윤이 자신과 결혼하는 것이었다.처음에 백채원은 지금처럼 날뛰지 않았고 그녀는 무척 불안했다.그러나 백채원은 도윤이 정말 동의할 줄은 전혀 몰랐는데, 그는 그녀에게 좀 더 기다리라고 했다.그때 지아도 임신했기 때문에 도윤은 비록 지아를 냉담하게 대하기 시작했지만, 그녀가 임신했을 때 이혼으로 타격을 주고 싶지 않았다.이 아이는 도윤과 지아가 모두 무척 바란 아이였기에, 그 후 도윤은 그저 지아를 무시했고, 백채원에게만 신경을 썼다.도윤은 백채원이 원하는 것을 모두 주었고, 지아를 슬프게 해도 그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백채원은 욕심이 점점 커지더니 결국 지아를 건드리려 했다.도윤은 전림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번마다 방임했다.그 후 백채원은 모든 것을 편안하게 누리

    최신 업데이트 : 2023-12-11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329화

    병원.긴급치료를 거쳐 변진희는 마침내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전보다 더욱 불쌍하고 허약해 보였다.백정일은 링거를 맞지 않은 그녀의 손을 잡았고, 짧은 시간에 많이 야윈 여자를 보면서 마음은 더욱 아팠다.“진희야, 미안하다. 다 내가 아이를 잘 가르치지 못해서 그래.”백정일은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만, 분명히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변진희도 이렇게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변진희는 힘없이 웃었다.“괜찮아, 나 지금 별일 없잖아. 채원이 탓하지 마. 그녀는 아직 어려서 그래.”“이미 두 아이의 엄마인데, 어리긴 뭐가 어려? 내 딸이 어떤 사람인지 난 잘 알고 있어. 그녀는 시종 그녀 어머니 일 때문에 당신에게 화풀이를 하는 거야.”변진희는 오히려 백정일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사실 나도 다 이해해. 그녀는 그렇게 어렸을 때 엄마를 잃었으니 나를 미워하는 것도 당연하지. 난 그녀를 원망하지 않아.”“가끔 나는 당신이 채원이를 좀 원망했으면 좋겠는데. 그럼 나도 마음이 좀 편해질 수 있거든. 앞으로 그녀더러 오라고 하지 않을게. 당신 제발 몸조심해. 골수는 내가 반드시 찾을 테니까.”변진희도 의사에게서 아직 적합한 골수를 찾지 못했다는 것을 전해 들었고, 그녀는 자신을 비웃었다.“난 이 일생동안 아무런 아쉬움도 없어. 당신은 나를 이렇게 잘 대해주었으니 나는 아주 행복해. 이제 죽어도…….”백정일은 얼른 그녀의 입을 막았다.“허튼소리, 지금 기술이 이렇게 발달한데, 당신을 구할 방법이 꼭 있을 거야.”“나는 단 한 가지 소원밖에 없어. 그 아이를 만나서 직접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응급치료를 받는 동안, 변진희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그중 대부분이 지아에 관한 것이었고, 거의 모두 그녀 어릴 적의 모습이었다.“내가 그녀에게 너무 많은 것을 빚졌어.”백정일은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안심해. 내가 꼭 지아를 찾아줄게.”날이 점점 어두워지자 도윤은 비로

    최신 업데이트 : 2023-12-11

최신 챕터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70화

    지아는 처음부터 심씨 가문의 두 삼촌 얼굴이 어디서 본 듯 낯익다고 느꼈다. 그런데 심규철이 나타난 순간,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한대경이 심규철과 아주 닮았기 때문이었는데, 심지어 다른 두 삼촌의 얼굴에서도 미세하게 비슷한 인상을 느낄 수 있었다.“왜?”“저, 저분... 자녀가 몇 명 있어요?” “한 명뿐이야. 월이랑 약혼했다던 장후, 너도 어제 봤잖아.”“아, 네...”‘세상에는 닮은 사람이 정말 많구나. 소시월도 나랑 닮았지만 혈연관계는 아니잖아.’ 하지만 지아는 왠지 불안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한대경 역시 어릴 때부터 C국의 빈민가에 버려졌고, 친부모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더욱 의심이 들었다. “심장후 씨가 아버지를 닮지 않은 건, 어머니를 닮았기 때문일까요?”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분은 오래전에 돌아가셔서 나도 기억이 거의 없어.”“그나저나 참 한결같은 분이셔.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재혼하지 않으셨으니까.지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묻지 않았지만, 그녀의 눈빛은 더욱 복잡해졌다.반면, 도윤은 심씨 가문과의 재회에 겉으로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아는 도윤의 마음을 몇 번이고 헤아릴 수 있었다. ‘가족의 울타리가 그리웠을 거야.’심예지는 눈물을 닦으며 도윤의 손을 잡아 앞으로 이끌었다.“네 셋째 삼촌이셔.” 도윤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삼촌, 안녕하세요.”강춘옥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이제라도 돌아와서 다행이구나. 이젠 여기가 네 집이니 다 잊고 살으렴.”“그리고 오늘은 소씨 가문 어르신의 장례식이니 더는 지난 이야기를 하지 말자꾸나.”“네, 엄마.”심예지가 나지막이 대답하자 강춘옥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는지 흐느끼듯 대답했다. “그래...”강춘옥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도윤아, 방금 와서 피곤할 텐데 뒤뜰에서 잠시 쉬고 오너라.”“괜찮습니다. 소씨 가문과 심씨 가문은 원래 인연이 깊었으니, 소씨 가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9화

    도윤은 향을 올리고 나서 조용히 심예지의 곁을 지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심씨 가문 사람들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 심예지가 여기에 나타난 것을 보고 지아보다 더 놀란 듯했다. 특히 강춘옥이 오랜만에 눈앞에 나타난 딸을 보고 휘청거리며 다가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망할 X, 네가 여긴 왜 와?!”심예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어머니의 그늘진 얼굴을 마주했고, 세월이 자신의 어머니를 노쇠하게 만든 것에 마음이 아렸다.그 순간, 심예지는 자신이 허망한 세월을 보내며 부모 곁에서 효도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내가... 정말 어리석었구나.’“엄마...”“나를 엄마라고 부르지도 마. 나는 너 같은 딸은 낳은 적 없으니까!” “그만하세요, 엄마. 예지가 지금이라도 돌아왔는데 아직도 화가 나세요?”심예지의 큰오빠가 서둘러 중재에 나섰다.“맞아요, 이제 그만하세요. 예지도 아주 힘들었을 거예요.”둘째 오빠도 거들며 말했다.“그리고... 네가 도윤이니? A국에서 네 소식을 듣긴 했지만, 이렇게 만나는 건 처음이구나. 나를 삼촌이라고 부르면 된단다.”소씨 가문의 장례식었지만, 어느새 심씨 가문의 화해의 장처럼 분위기가 흘러갔다. “작은삼촌, 큰삼촌, 안녕하십니까.”도윤은 비록 말수가 적었지만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두 사람은 도윤이 마음에 드는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참 착하구나. 돌아와 줘서 고맙다. 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서 널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몰라. 네 어머니와의 일 때문에 나도 별수 없었다만, 이렇게 돌아왔으니 된 거야.” 강춘옥은 여전히 굳은 얼굴로 말했다.“흥, 난 저런 불효녀를 절대 용서할 생각이 없어!” “네 외할머니는 마음이 약하신 분이야. 괜찮으니까 이제 ‘외할머니’라고 부르면 돼.”도윤은 어릴 때부터 사랑이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탓에 혈육의 정을 갈망해 왔다. 게다가 도윤은 심씨 가문과 많은 인연이 없었지만, 심씨 가문이 자신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저 자기 어머니에게 상처받아서 이런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8화

    지아는 처음에 그저 시하의 다리 치료를 위해 왔을 뿐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이제 소씨 가문은 정말 끝장나겠구나!’지아의 손끝에 살짝 닿는 감촉이 느껴졌다. 내려다보니 무무가 조심스레 지아의 손끝을 꼭 잡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 엄마는 괜찮아.” 하지만 세상은 무심했다.소영수가 생전 Z국의 거물로 이름을 날린 만큼, 그의 장례식은 당연히 떠들썩했다. 불과 하루 밤낮 사이에 수많은 조문객이 줄을 이었으니 말이다.지아는 시하의 휠체어 옆에 서 있었다. 평범한 얼굴 덕분에 모두 지아를 그저 시하를 돌보는 고용인쯤으로 생각했다.소영수는 Z국에서 이름난 인물들이었기에,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 중에는 거물급 인사도 수두룩했다. 하지만 지아는 이곳에서 도윤과 심예지를 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도윤은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고 서 있었는데, 넥타이조차도 깊은 먹색이었다. 그의 옆에는 검은 우산 모양의 드레스와 반쯤 가린 진주 베일을 쓴 심예지가 함께였다.두 사람이 등장하자마자, 장내의 시선이 일제히 그들을 향했다. “저 여자가 바로 심씨 가문의 못난 딸이라지? 들었어? 어릴 적 소꿉친구를 마다하고 기어코 이씨 가문에 시집갔다더라? 근데 남편은 저 여자를 눈곱만큼도 사랑하지 않았대.” “남자는 원래 그렇잖아. 아무리 여자의 집안이 좋아도, 밖의 여우 같은 여자가 더 끌리는 법이니까. 그나저나, 심예지도 참 멍청하다. 자기 집안에 걸맞은 남자를 얼마든지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왜 한 남자한테만 매달린 걸까?” “그러니까! 자살 소동까지 벌였을 때, 심씨 가문 사람들이 찾아와서 그렇게 이혼시키려 했는데, 끝까지 버티면서 이씨 가문에 남겠다고 했대. 그 일로 심씨 가문과도 등을 졌으니, 남은 게 없잖아! 딱히 잘난 것도 없는데 말이지.” “누가 아니래? 시댁에선 좋은 대접을 받지도 못하고, 친정과도 연락을 끊었잖아. 바보라고 해야 할지, 순애보라고 해야 할지... 그런데 이제야 돌아왔네? 철이 든 건가? 늦었지만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7화

    시월도 소영수의 침상에 엎드린 채 흐느꼈다.“할아버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지 그러셨어요... 저희가 마지막 모습을 뵐 수 있었을 텐데요...” “아가씨,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어르신께서는 너무 갑작스럽게 가셨고,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아마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게 큰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시하가 억지로 눈물을 삼키며 이를 악물었다.“집사님, 소식을 철저히 숨겼는데, 어떻게 할아버지께서 알게 되신 거죠? 대체 누굽니까? 누가 전화를 한 겁니까?”“이미 번호를 추적해 봤는데, 해외에서 걸려 온 가상번호였습니다. 발신자의 신원은커녕 구체적인 IP 주소조차 찾을 수 없었어요. 아무래도 처음부터 철저히 준비한 모양입니다.” 양준철의 두 주먹은 떨리듯 꽉 쥐어졌고, 붉게 충혈된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그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기만 하면, 그놈을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뼈까지 갈아버려서 죽어서도 편히 잠들지 못하게 할 거라고요!” 40년 전만 해도 양준철의 수법은 세상을 공포에 떨게 했다. 양준철은 어릴 때부터 거리에서 생계를 이어갔고,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이든 저질렀다. 소영수가 양준철을 부하로 삼은 것도 그의 잔혹함을 높이 샀기 때문이었는데, 사람들은 양준철의 이름만 들어도 겁에 질릴 정도였다.하지만 그런 양준철이 지켜야 할 은인이 눈앞에서 허망하게 떠나버렸다. 이는 양준철에게 있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오빠, 지금은 큰 오빠가 없으니까 오빠가 결단을 내려야 해. 할아버지 장례는 어떻게 할 거야?” 시하는 피눈물을 머금은 듯 입술을 깨물며 입을 열었다.“입관하고 조용히 묻어 드리자. 최소한... 할아버지께서 편히 잠들도록 해드려야지. 양 집사님, 장례를 준비해 주세요.” “알겠습니다.”시하는 소영수의 시신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할아버지, 평생을 할머니 곁에 가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이제야 소원을 이루셨네요.”“하지만 이렇게 급히 떠나시다니... 다 제 잘못입니다.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6화

    시월이 방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 “오빠, 괜찮아?” 멀찍이 떨어져 있던 지아가 차분하게 말했다.“아가씨, 멀리 떨어지세요. 감정 상태가 아주 불안정한 것 같아요. 아가씨까지 다칠 수도 있어요.”“우리 오빠가 왜 이렇게까지 된 거예요?” 장덕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방금 어르신의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아직 비행기 사고로 연락이 안 되고, 시언 도련님은 이제 막 수술을 마친 터라, 지금 집안을 돌볼 수 있는 사람은 시하 도련님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소식을 전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할아버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예요?”시월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할아버지가 왜요?” “집안에 닥친 변고를 들으신 순간 심장 발작으로...” “거짓말! 그 따위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집어치우라고!!” 시하는 옆에 있던 신발을 장덕수에게 집어 던졌고, 깜짝 놀란 장덕수는 급히 몸을 움직였다. “다 끝났어요, 시하 도련님도 미쳐버리셨다고요!” 지아가 침착하게 말했다.“두 분은 나가 있으세요. 시하 오빠는 제가 돌볼게요. 지금은 큰 충격을 받아서 안정할 시간이 필요해요.”“안 됩니다, 소 선생님, 그건 너무 위험해요. 도련님이 정신을 잃고 선생님을 다치게 할지도 모릅니다.”“괜찮아요. 시하 오빠의 다리 상태를 모르시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를 해칠 수 없을 거예요.” 지아가 무무를 불러 문을 잠그자, 방 안에는 차가운 공기만이 남았고, 피리 소리가 은은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문밖에서는 장덕수가 안절부절못하며 한숨을 내쉬었다.“이걸 어쩌죠... 도련님께선 원래도 심신이 불안정하셨는데, 이번 일로 완전히 무너지신 모양입니다. 이 와중에 어르신까지...”“본가로 갑시다!”목소리의 주인공은 시언이었다. 모두 고개를 돌리자, 휠체어에 앉은 그의 모습이 보였다.흉터를 감싼 붕대가 여기저기 엉성하게 드러났지만, 시언의 표정만큼은 이전과 다르게 단단하고 결의에 차 있었다. “오빠...”시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5화

    그 순간, 지아의 말에 시하의 눈빛이 굳어졌다.“그러니까... 아직 우리 가문에 스파이가 있다는 거야?”“잘 생각해 보세요. 소명담의 부검 결과가 나왔잖아요. 그 사람이 죽은 건 불과 몇 년 전이에요. 즉, 심세호가 그 사람의 신분을 사용한 것도 몇 년 안 되는 일이라는 뜻이죠.”“하지만 소씨 가문의 불행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잖아요. 족히 십여 년은 되었다고요! 내부에서 도와주는 자가 없었다면, 그 사람이 이렇게 순조롭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겠어요?”지아의 지적에 시하는 마침내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지아야, 네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 “물론 오빠를 탓할 수는 없어요. 소씨 가문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원래 당사자는 상황을 제대로 살필 수 없는 법이잖아요.”“상대는 십 년, 아니 그 이상의 시간을 들여 판을 짰을 거예요. 혼자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 거란 뜻이죠.” 시하의 얼굴에 깊은 걱정이 스쳤다.“그럼 큰형이 더 위험하다는 말이잖아?”조경숙이 끌려간 것도 끝이 아닐 수 있었으며, 어쩌면 그게 시작일 지도 모를 일이었다. “안 돼, 큰형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해. 지금 저렇게 나서는 건 누군가의 함정에 빠져드는 것일 뿐이라고!” 시하는 안절부절못하며 목소리를 높였다.“형한테 당장 알려야겠어. 그리고 이 일은 할아버지께 비밀로 해야 해. 요즘 들어 할아버지의 건강이 많이 나빠지셨어. 이 사실을 알게 되시면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실 거야.” 지아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시하를 달래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문밖에서 갑자기 노크 소리가 울렸다. “누구야?!”시하의 얼굴에는 불안이 그대로 드러났는데, 극도의 긴장 속에서 작은 소리조차 불길하게 들리는 듯했다.“도련님, 큰일 났습니다!”또 장덕수의 목소리가 들리자, 시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설마가 사람을 잡는다더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제가 먼저 나가 볼게요.”지아가 시하의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4화

    시월이 고개를 끄덕였다.“오빠, 절대 오빠를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오빠도 건강을 잘 챙겨야 해요.” “그래.”시후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나는 아버지 일부터 정리할게. 월아, 집안을 부탁해.” “오빠, 걱정하지 마세요. 집안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떠나기 전, 시후는 문득 걸음을 멈추고 덧붙였다.“그리고 월아, 소 선생님도 우리 사람이야. 무슨 일이든 소 선생님께 털어놓고 도움을 받도록 해.” “네, 알겠어요.”사람들 앞에서의 시월은 언제나 순종적이고 단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문이 닫히는 순간, 그녀의 표정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시월의 얼굴은 감출 수 없는 분노로 가득해졌다. “죽일 X! 그 X이 뭔데 나랑 같이 소씨 가문을 관리한다는 거야?” 심장후는 그런 시월의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됐어, 우리 계획은 이미 반이나 성공했잖아. 이제 소씨 가문은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할 거야. 이미 도마 위에 올라간 생선이나 다름없으니, 더 이상 발버둥칠 여력도 없을 거라고.” “그래도 분하단 말이야. 지금이야말로 소씨 가문을 접수하기 가장 좋은 기회인데...” “소시후도 너를 걱정해서 그러는 걸 거야. 네가 혼란에 휩싸일까 봐 두려운 거지. 여태 기다렸는데, 이제 와서 조급해할 거 없어. 조금만 진정해 봐.” 시월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다리를 꼬며 담배를 꺼내 들었는데, 심장후는 서둘러 그녀에게 불을 붙여 주었다. 빨간 입술 사이로 한 줄기 연기가 피어오르고, 시월의 얼굴은 어느새 차분함을 되찾았다. “소씨 가문의 인간들 따위는 두렵지 않아. 이제 남은 건 그 노친네 하나뿐이야. 그 인간만 죽으면 소씨 가문은 완전히 끝장날 거라고. 한 명은 팔 하나를 잃었고, 하나는 절름발이가 됐잖아? 이제 별거 아닌 잡것들만 남았어.”“하지만 그 노친네는 만만치 않은 상대잖아.” “그래봤자 그 노친네의 시대는 가고, 우리의 시대가 왔어. 늙은 데다가 병까지 든 노친네가 무슨 힘을 쓰겠어? 내가 불쏘시개 하나만 더 던지면, 불길은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3화

    시후도 맞장구쳤다.“역시 우리 월이가 생각이 깊구나.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야.” “왜요, 오빠?”“상대의 목표는 우리 부모님뿐만이 아니야. 우리는 연이어 위기에 처했고, 이제 남은 건 너 하나뿐이야. 그 사람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월아, 앞으로는 외출할 때 늘 경호원을 대동하고, 출발 전에 차량도 철저히 점거해야 해. 그리고 당분간은 모든 공개 활동을 중단하도록 해.” 시월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큰오빠, 저는 우리 소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요. 우리 가문은 대대로 이어져 왔고, 아빠도 많은 걸 바치셨잖아요. 아빠가 심혈을 기울인 모든 게 물거품이 되는 건 싫어요. 지금은 저만이 가문을 책임질 수 있는데,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복잡해질까 봐 걱정된다고요!”“네 마음은 잘 알겠어. 하지만 지금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아. 월아, 넌 우리 가문의 마지막 희망이야. 오빠들이 너를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잖아. 게다가 아버지도 떠나시기 전에 시간을 벌 수 있는 준비를 해두셨을 테니까, 당분간은 집에만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어디든 나가면 안 돼, 알겠지?” 시후가 시월의 어깨를 두드리며 다정하게 말했다.“너 자신을 꼭 돌봐야 해. 오빠들은 너까지 잃고 싶지 않아.” “형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월이를 꼭 지킬 겁니다.” “그래.”시후가 고개를 돌려 심장후를 바라보았다.“장후야, 우리가 이 사건과 연관 있는 심세호라는 사람을 찾아냈는데, 혹시 심씨 가문의 사람일까?” 심장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형님께서 말씀하시는 심세호가 저희 할아버지의 사생아인지는 모르겠네요. 저희 아버지에게 큰아버지 이전에 사생아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사람은 할아버지를 무대에서나 볼 수 있는 하찮은 술집 여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었어요.”“하지만 그 술집 여자와 사생아 모두 우리 심씨 가문에서는 인정받지 못했죠. 제 아버지조차 그 사람과 왕래가 거의 없었으니, 우리 같은 후손들은 더 말할 것도 없죠.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2화

    지아는 새로 등장한 인물이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낯선 얼굴이었지만, 소시월과의 관계는 아주 가까워 보였다. 지아의 의문을 눈치챘는지, 시후가 차분히 설명했다.“심씨 가문의 장남, 심장후예요. 월이의 약혼자이기도 하죠.” ‘심씨 가문?’지아는 순간 이 세상이 참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돌고 돌아 같은 곳으로 되돌아온 셈이었으니 말이다. 도윤의 어머니인 심예지 역시 심씨 가문의 사람이었으나, 과거의 그녀는 사랑을 택하며 심씨 가문과의 인연을 끊었다. 그런 심씨 가문의 후계자가 소시월의 약혼녀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다.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지자, 심장후가 자연스럽게 지아를 바라보았다. “이분은...?”시월이 눈물을 훔치며 소개했다.“내가 얘기했던 뛰어난 의술을 갖춘 소 선생님이셔. 우리 시하 오빠가 마음에 두고 있는 분이기도 하지.” 지아가 심장후의 손을 잡아끌며 지아 쪽으로 향했다.“소 선생님, 제 약혼자예요.” “안녕하세요.”지아가 무심한 듯 담담하게 인사했다. “소 선생님, 반갑습니다. 젊은 나이에 그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졌다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지아는 고개를 끄덕일 뿐, 더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심장후 역시 지아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시후에게 걱정스러운 눈길을 돌렸다.“소 대표님께서는...” 지아의 눈빛이 경계심으로 살짝 굳어지자, 시월이 급히 설명했다.“미안해, 오빠, 내가 이야기했어. 장후 오빠랑 전화하면서 울음을 참지 못하는 바람에...” 시후는 이런 일을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시월과 장후의 사이를 알기에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원래 올해 두 가문이 결혼 문제를 상의할 계획이었으나, 지금 같은 상황에선 모든 것이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괜찮아, 장후도 우리 소씨 가문의 사람인 셈이니까.” 이미 온 사람을 돌려보낼 수도 없었으니, 시후는 애써 평정심을 유지했다.하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그의 손끝은 마음속의 혼란을 드러내고 있었다. “우리 아버지께서 타신 비행기가 폭발했어. 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