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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도윤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것은 아니다.

지아가 팔꿈치로 그를 쿡쿡 찍으며 그의 귓가에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 무서워?”

도윤은 손이 닿는 대로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무섭고 저렇게 말하는 것도 좋아.”

그는 사람들 앞에서 지아과 친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조금도 꺼려 하지 않았다.

지아는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지만 도윤은 오히려 개의치 않았다.

주위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은 채 도윤은 뼈마디가 뚜렷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당겼다.

“어린애도 아닌데 왜 이렇게 수줍음이 많아?”

지아는 줄곧 이쪽 면에서 낯가죽이 얇은 편이었다.

예전에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 몰래 사랑을 했었다.

지금처럼 이렇게 대놓고 애정행각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몸에 베인 듯이 익숙하지 않았다.

한대경은 나오자마자 달콤하게 귓속말을 하고 있는 부부를 보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도윤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지아는 이내 수줍어하는 모습이었다.

한대경은 잠자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었다.

이때 배신혁이 그의 옆으로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떠봤는데, 소수연 씨가 아니었습니다.”

한대경은 담배를 입에 물고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확실해?”

“네, 제가 여러 방면으로 떠봤지만 이상한 점이 없었습니다.”

배신혁은 한숨을 쉬었다.

“저도 맞았으면 하는데, 정말로 소수연 씨가 아닙니다.”

라이터 소리가 나고 한대경은 담배를 두 모금 빨고 니코틴이 폐관을 따라 한 바퀴 굴리도록 내버려둔 후 천천히 내뱉었다.

“그럼, 그 여자는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소수연은 마치 나비가 되어 날아간 ‘향비’처럼 어젯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반드시 찾아내고 말 거야! 이미 온천을 봉쇄하라고 시켰어.”

한대경은 손에 쥔 담배를 버리고 연회장으로 향했다.

오늘에는 지아에게도 자리가 마련되었고 그 자리는 바로 도윤의 옆자리였다.

점심은 별다른 행사 없이 자유롭게 식사했기에 분위기는 평소처럼 엄숙하지 않았다.

도윤은 누구에게나 쌀쌀맞게 대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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