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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1화

목적을 가지고 접근했었던 사기꾼 소수연은 그렇게 아이러니하게도 진심으로 한대경의 병을 치료해 주고자 약까지 준비해 놓고 떠났다.

좀 더 모질게 굴었다면 한대경은 이렇게 망설일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눈만 감으면 지아의 얼굴이 떠오르게 된 한대경은 점점 이성을 놓아가고 있었다.

‘빌어먹을! 대체 어디로 숨은 거야!’

그날 밤, 지아는 캄캄한 하늘을 보면서 초조해졌다.

내일 무슨 일이 생겨 떠나지 못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었다.

도윤은 지아의 그러한 생각을 한눈에 꿰뚫어 보았다.

이윽고 도윤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지아를 안심시켜 주었다.

“지아야,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하늘이 무너진다고 하더라도 난 너 데리고 갈 거야. 무조건.”

그 어떠한 19금 장면도 없이 도윤은 지아를 꼭 끌어안았다.

온몸이 포근해지자 지아는 서서히 졸음이 밀려와 눈을 감고 잠들었다.

날이 밝기도 전에 지아는 도윤의 볼 뽀뽀에 게슴츠레 눈을 떴다.

“지아야, 일어나. 같이 집으로 가자.”

“집?”

지아는 눈을 번쩍 뜨더니 순간 졸음이 사라지면서 펄쩍펄쩍 뛰었다.

“자, 집에 가자.”

도윤은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덧붙였다.

“괜찮아.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내 손 꼭 잡고 가기만 하면 돼. 진환이가 모든 걸준비해 놓았거든.”

지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재빨리 씻고 준비하고 나서 도윤과 함께 떠났다.

집을 나섰을 때 마침 동쪽 해안선을 타고 해가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지아는 서둘러 차에 올라 공항으로 향했다.

하지만 마음은 이내 불안했고 눈꺼풀마저 자꾸 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아는 불안하게 도윤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도윤아, 나 무서워.”

“괜찮아, 나 여기 있잖아.”

도윤은 불안해하는 지아를 품으로 끌어안았다.

따뜻한 몸으로 불안해하는 지아를 녹여주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그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넌 꼭 날 믿어야 해. 조금 더 자면 공항에 도착할거야.”

지아는 눈을 감았고 귀청을 찢을 듯한 폭발음이 또다시 머릿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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