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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화

하용은 지아를 본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이내 침착해졌다.

손이 이미 나갔으니, 갑자기 거두는 건 오히려 더 수상해 보일 터였다. 그는 즉시 마음을 가다듬고, 자연스럽게 손을 윤화연의 어깨에 올렸다.

“화연아, 이분이 바네사 선생님이야.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의술이 뛰어나지.”

윤화연은 눈을 반짝이며 정순영을 바라보았다.

“제가 뭐라고 했죠? 이분은 정말 신의님이세요!”

하용은 자연스럽게 지아에게 말했다.

“바네사 씨, 여긴 제 여동생 윤화연 씨입니다. 제 동생이 말하는 신의가 바네사 씨일 줄은 몰랐어요.”

윤화연도 사람들 앞에서는 하용과 연인 관계로 불리는 것이 그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빠, 신의님이랑 아는 사이였어요?”

“응.”

지아는 놀라움을 감추고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하용 씨, 정말 인연이네요.”

지아는 자신이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이 하용의 여동생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씨 가문이 양녀를 입양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녀가 드물게 외출한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하용은 오히려 지아가 일부러 윤화연에게 접근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밖이 추우니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해요.”

“좋아요.”

지아는 윤화연의 손에 이끌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

윤화연의 체질은 차가운 편이라 체온이 보통 사람보다 낮았다. 이런 날씨에 잠시만 있어도 그녀의 손은 금세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워졌다.

같은 여자로서 지아는 그녀에게 연민을 느꼈고, 하용의 여동생이라는 이유로 태도를 바꾸지는 않았다.

윤화연은 정순영에게 차를 준비해 달라고 부탁하며 매우 친절하게 대했다. 그녀는 하용과 지아 사이의 갈등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하용과 지아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서로의 과거를 언급하지 않았다.

방에 들어서자, 하용은 윤화연의 외투를 벗겨 옷걸이에 걸고, 따뜻한 손난로를 그녀에게 건넸다. 그러면서 가볍게 타박했다.

“밖이 춥니 앞으로는 되도록 나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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