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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지아는 대나무 침대에 손을 올린 채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속검은 도윤이 일부러 침대를 1.2미터 정도로밖에 만들지 않았는데 어디로 도망가겠나.

곧 지아의 손바닥이 대나무 침대 가장자리에 닿았다.

어젯밤엔 욱하는 마음에 한 말이었다. 강욱의 신분으로 자신을 만졌을 때도 지아는 역겨움을 느낀 적이 없었다.

인간은 화가 나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날카로운 말로 상처를 입히는 경향이 있었고 지아는 다시 그 말을 할 리가 없었다.

“홧김에 한 말이야.”

자신의 마음을 분명하게 알게 된 지아는 어제와 같은 담대함이 없었다.

도윤은 야생 표범처럼 침대에 무릎을 꿇고 조금씩 앞으로 기어갔다.

곧 지아는 그가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에 완전히 둘러싸였고 두 손으로 겨우 온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도윤의 입술이 지아의 가늘고 하얀 목에 닿자 지아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며 불리한 상황에 부닥쳤다.

얇은 입술이 떨어지는 순간, 지아는 부드러운 도윤의 말을 들었다.

“이러면 어때, 역겨워? 역겹다면 그만할게.”

남자는 그녀가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사람의 마음과 본성을 다스리는 데 있어 도윤은 확실히 달인이었다.

지아는 섬세하게 피어난 꽃처럼 폭우 속에서 가볍게 흔들리며 몸을 떨었다.

도윤의 입술이 천천히 위로 올라가는데 부드러우면서도 진득한 느낌에 지아의 호흡이 점점 더 거칠어지고 가슴이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급격하게 오르락내리락했다.

얇은 입술이 지아의 머리카락에 닿았고, 이로 비녀를 물어 부드럽게 빼내자 지아의 수천 가닥 검은 머리카락이 아래로 떨어졌다.

도윤은 지아가 머리를 풀어 헤친 모습이 좋았다. 나른하면서 매혹적이었다.

비녀를 만지작거리던 그가 귓가에 입술을 갖다 댔다.

“지아야, 넌 이런 모습일 때가 가장 아름다워.”

이렇게 말하며 도윤은 비녀의 끝으로 지아의 피붓결을 따라 스쳐 지나갔는데 시원한 촉감이 쇄골을 지나 계속 내려가다가 단추 앞에서 멈췄다.

마치 금기의 게임을 하는 것처럼 도윤은 부드럽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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