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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지아는 씻고 나니 온몸이 편안해졌고, 마음도 서서히 맑아져 이미 결심한 뒤였다.

뒤돌아보니 도윤이 작은 노인처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물고기 덫을 짜느라 바빴다. 떠나기 전에 건빵과 물 두 병, 과일 몇 개를 가져왔는데 원래 의도는 샘물 좀 마시고 야생 과일을 따서 먹으며 가능한 한 빨리 여길 떠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폭우와 갑작스러운 지아의 등장으로 모든 계획에 차질이 생겼고, 내일도 비가 올 것 같자 도윤은 서둘러 물고기 덫을 뜨고 낚시 준비를 했다.

지아는 어느새 도윤이 만든 대나무 침대에 앉아 새하얀 두 다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피곤하지 않아?”

지아가 물었다.

어떻게 피곤하지 않을 수 있겠나, 그는 밤새 잠도 못 자고 오늘도 하루 종일 바빴으며, 불 옆이 엄청나게 더워서 이마와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곧 끝나. 저기 강에 사는 물고기들은 살이 통통해. 비가 멈춘 뒤 물가에 내려가면 내일 생선을 먹을 수 있을 거야.”

말하며 도윤은 지아의 다리에서 시선을 떼고 물고기 바구니를 챙겨 어둑어둑한 밤 속으로 들어갔다.

돌아왔을 때 그의 머리와 몸에는 물방울이 맺혀 있었는데, 찬물로 샤워를 한 게 분명했다.

지아가 돌아보자 남자의 모습은 갓 목욕을 마친 인어처럼 보였고, 잘 다듬어진 복근을 따라 물방울이 신비로운 곳으로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었다.

젖은 머리카락 몇 가닥이 늘어져 있었는데 전에 있던 매서움은 사라지고 부드러움이 보였다.

남자 아이돌 리더처럼 허리 몇 번 흔들면 여자들이 미칠 것 같았다.

지아는 문득 얼마 전 봤던 영상 속에서 마스크와 모자를 쓴 남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몸을 흔들자 그 밑에 여자들이 수만 개의 댓글을 달며 난리를 부리던 게 떠올랐다.

도윤의 몸은 일부러 헬스클럽에서 단련한 근육과는 달리 온몸에 난 상처가 야성미를 더했다.

어느새 도윤은 지아에게 다가가 그녀의 양옆에 손을 지탱했다.

앉아 있는 지아 위로 도윤이 살짝 몸을 숙이자 그의 몸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그녀를 감쌌다.

“뭘 보고 있는 거야?”

지아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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