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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화

Author: 최한울
비명과 절규 속에서 임서준은 간신히 바닥을 짚고 일어섰다.

머리는 깨질 듯이 아프고 공기 속에 악취가 잔뜩 뒤섞여 있었다.

질서정연했던 거리는 꽉 막혀버렸고 귀청이 째질 듯한 경적만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쾅.

트럭 한 대가 임서준의 바로 옆으로 쏜살같이 지나갔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는 어안이 벙벙해지고 심장이 쿵쾅댔다.

제어를 잃은 트럭은 난간에 들이받고 그대로 전복되었다.

안에 실은 화물이 바닥에 모조리 쏟아졌고 기사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차 문을 열고 겨우 나왔다.

두개골이 찌그러들어서 다 죽었어야 할 기사인데 어쩐 일인지 재빨리 무너진 차에서 기어 나와 피로 물든 손으로 바닥을 짚고 일어났다.

정상인이라면 이런 사고를 당하고 진작 죽었을 텐데...

설마 그는 좀비?

임서준은 입이 바짝 말랐다.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는데 2032년 11월 13일 16시 22분.

어느덧 3일이 지나고 지구 종말을 8분 앞뒀다.

그런데 임서준은 왜 부영로에 안 있고 무려 3일이나 실종된 걸까?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간신히 기억을 더듬으니 지구 종말 당일의 참혹한 현장과 이 현실이 서서히 겹쳤다.

반지를 얻은 후 왜 여기에 나타났고 시간은 왜 3일이나 뛰어넘은 건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이제 그의 원계획이 철저히 무너졌다.

반드시 전우가 있는 구역으로 달려가야 한다. 지금 안정우가 좀비로 변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2시간 8분이다.

하지만 시 중심에서 그가 있는 구역까지 차로 가도 한참 걸린다.

끼익.

별안간 바닥을 기던 좀비가 괴성을 지르며 임서준에게 덮쳐들었다.

분노를 표출하며 그를 힘껏 걷어차려고 할 때 임서준은 니킥의 표준 자세로 좀비의 두개골을 정확하게 반으로 갈랐다.

딱딱한 신발 바닥은 좀비의 머리를 순식간에 쪼개버렸다.

[띠! 좀비를 격살했습니다.]

[종말 플레이어 모드가 미리 작동되었습니다!]

[구원자 모드가 작동되었습니다.]

시야 한가운데 눈 부신 빛 한 줄기가 번쩍였다.

...

[종말 플레이어 정보창]

이름: 임서준 (각성자 0급 / 플레이어 레벨 0급)

능력치:

- 파워: 12 (10+2).

- 민첩도: 12 (10+2).

- 체질: 12 (10+2).

- 의지력: 14 (12+2).

- 장비: 종말의 경계(특수).

각성자 고유 능력: 에너지 폭발 (단시간 안에 체내의 에너지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연속 사용하면 허약한 상태에 빠짐.)

각성 0 단계 특성: 전체 능력치 +2 (일반인의 각종 한계 최대치는 10이고 처음 각성하면 전체 능력치을 최대치로 끌어올임.)

구원자 모드: 추가 특수 스킬 [심판의 눈] 획득 기능 (최초 미션 완료 후 개방)

...

“미션 카운트다운에 들어섰다고?”

임서준은 놀란 기색이 역력하고 숨소리까지 가빠졌다.

원래 플레이어 모드는 종말이 시작된 이후에 나타나는데 왜 지금 일어난 건지 이해가 안 됐다.

그뿐만 아니라 전생에 갈망했던 각성자의 천부적 재능도 모조리 나타났다.

이렇게 되면 에너지 노드에 갈 시간을 절약하는 셈이다.

한편 구원자 모드는 전생에 들어본 적이 없었다.

반지 때문에 일어난 변화인가?

임서준은 그 반지를 가져갈 때 이상했던 점을 되새기더니 덜컥 겁이 났다.

검은색 틈에서 분명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머리를 푹 숙이고 사색에 잠겼다...

그 순간 거대한 파워가 제시음이 울리면서 그의 체내에 들어오고 근육이 딱딱하게 얼어붙었으며 180의 신장까지 2센티 더 늘어났다.

임서준은 깊은숨을 몰아쉬며 오른손의 근육이 팽팽해지더니 주먹을 휘둘렀다.

허리를 비틀면서 힘이 폭발하고 손목을 가볍게 휘날려서 두꺼운 차 문을 쪼개버렸다.

쾅.

차가 진동을 일으켰고 금속으로 다져진 차 문은 순식간에 찌그러졌다. 수 톤에 달하는 세단 바퀴가 검은 타이어 자국을 내면서 반 미터 밖으로 끌려나갔다.

임서준은 방금 내뿜은 주먹의 위력을 빤히 쳐다보며 충격에 휩싸였다.

이게 바로 각성자의 파워일까?

그는 희열에 도취했다.

이제부터 임서준은 지구 종말에서 버텨낼 수 있는 자본이 생겼다.

오른쪽 다리를 힘껏 내딛자 콘크리트 바닥에 금이 갔다.

깃털처럼 가벼운 몸으로 차 꼭대기에 뛰어오르니 차가 움푹 파였다.

그는 높은 곳에 서서 앞으로 나아갈 노선을 관찰했다.

가까운 곳에서 체력이 약한 일반인들이 하나둘씩 좀비로 변해갔다.

이성을 잃고 오직 식욕만 폭발한 좀비가 되어 무릇 생명체라면 미친 듯이 물어뜯었다.

임서준은 강력화된 의지와 명석한 두뇌로 단 몇 초 사이에 전진 노선을 구상했다.

윤제 대로, 시티 스퀘어, 화성 고속도로, 화인 아파트까지, 이것들은 안정우에게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였다.

지금 그가 있는 윤제 대로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수백 대의 차들이 연쇄 추돌 사고를 내서 길이 꽉 막혔지만 이 혼잡한 구역을 뚫고 나가야만 차를 몰고 안정우에게 달려갈 수 있다.

그냥 걸어가려면 두 시간 안에 절대 도착할 수가 없다.

‘정우야, 꼭 버텨야 해!’

이제 더는 망설일 여유가 없다.

임서준은 두 다리를 움츠리고 다시 한번 벤틀리 차 꼭대기로 뛰어올랐다.

차체가 흔들리자 기사를 물어뜯던 좀비들이 사람 냄새를 맡고 동작을 멈췄다.

좀비들은 오른손으로 살덩이를 꼭 잡고 재빨리 차 꼭대기로 기어 올라왔다.

임서준은 그런 좀비들을 신경 쓸 겨를 없이 두 다리에 다시 힘을 가했다.

막강한 체력으로 힘껏 뛰어오르자 짧디짧은 몇십 초 안에 그는 무려 이 차를 폐차로 만들었다.

가까운 곳에서 한 중년 남자가 놀란 표정으로 임서준을 쳐다봤다.

끔찍한 점프는 영화 속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임서준은 문득 뒤에 수십 명의 좀비가 미친 듯이 쫓아오는 것도 잊은 듯싶었다.

“살려주세요!”

남자는 마지막 동아줄이라도 잡은 것처럼 온 힘을 다해 소리쳤다.

임서준이 살짝 고개를 돌리자 그 남자는 얼굴에 희열을 띄었다.

“살... 살려주세요!”

그 남자는 이제 곧 쓰러질 것처럼 겨우 앞으로 달려갔다.

‘이런 데 시간 낭비할 순 없는데...’

임서준은 미간을 구겼다.

좀비가 너무 많고 바이러스가 폭발하기까지 6분밖에 안 남았다.

지금 나타난 좀비들은 대부분 체력이 약하거나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이다.

바이러스가 정식 폭발하면 윤제시 60% 인구가 좀비로 변할 것이다.

나머지 10%는 시한폭탄처럼 속속들이 좀비로 변한다.

현재 윤제시 인구만 해도 족히 3백만 명이다.

임서준이 선비도 아니고 한 명씩 다 구해줄 순 없다.

둘은 결국 스쳐 지나갔다.

그 남자는 희망에서 절망으로 변해버리고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체력은 거의 소모했고 두 다리에 힘이 풀렸다.

하지만 멈추기만 하면 좀비에게 먹혀버린다.

절망에 휩싸인 남자가 도망치던 와중에 품에 꼭 껴안은 인형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딸에게 줄 생일선물이었는데 임서준은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그 인형을 흘겨볼 뿐이었다.

노선이 살짝 빗겨나가자 임서준은 그 남자에게 덮쳐드는 좀비를 향해 주먹을 휘날렸다.

오른쪽 주먹은 날렵한 검이 되어 좀비를 풍비박산 내버렸다.

거대한 충격이 좀비의 가슴을 뚫고 커다란 구멍을 냈다.

다시 주먹을 빼낸 후 임서준은 좀비의 척추를 무기로 사용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는 골격이 매우 탄탄했다.

지구 종말에 물자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에서는 이런 무기가 아주 현명한 선택이다.

팔을 확 부러트리니 새하얀 뼈가 또각 소리를 내며 두 동강이 났다.

그는 오른쪽의 좀비도 가차 없이 내리 찔렀다.

뒤에 있던 남자는 이제 죽을 줄 알았는데 임서준이 도와주자 감격에 겨웠다.

양 무리에 들어선 호랑이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실력을 보여주니 그 남자는 마치 괴물이라도 본 듯 입이 바짝 말랐다.

먼 곳의 인파는 날려오는 좀비에 제압을 당해서 바닥에 잔뜩 널브러졌다.

나름 인생 경력이 풍부한 그 남자는 별안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망했어! 이번 생은 망했어. 하지만 이 사람과 함께라면 살아남을 수 있을 거야! 이 사람은 우리 딸을 구할 수 있어!’

그 남자는 갑자기 무릎을 꿇고 좀비와 싸우는 임서준을 향해 애원 조로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저희 딸 좀 살려주세요. 애가 아직 학교에 있어요.”

임서준의 표정이 순간 싸늘해졌다. 지금 코앞의 좀비들을 해결하는 게 그의 최선인데 딸까지 구해달라고?

그럼 안정우는 대체 누가 구할 건데?

임서준은 좀비들을 다 처리한 후 매정하게 자리를 떠났다.

“뛰어! 그리고 살아남아! 뭐든 본인 하기 나름이야!”

중년 남자는 그의 말을 듣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무리 지어 달려오는 좀비들을 바라보며 그는 마지못해 인형을 줍고 다시 도망쳤다.

...

도시 중심, 시티 스퀘어.

임서준은 피투성이가 된 채 머리에서도 피가 뚝뚝 떨어졌다.

그는 어느 한 아파트 옥상에 서서 백화점을 묵묵히 내려다봤다.

이제 곧 지구 종말이 들이닥치고 전 세계가 발칵 뒤집힐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정신적 충격으로 아주 잠깐 실신하기도 한다.

길을 떠날 때 이런 영향을 받는 건 실로 위험한 일이니 아무리 조급해도 일단 피해있어야 한다.

...

건물 앞의 주차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차 안에 숨은 사람들은 감칠맛 나는 캔 음식과도 같았다.

좀비는 차 문이 닫혀서 공격할 수 없지만 차창은 쉽게 격파할 수 있다.

오직 식욕만 남은 좀비들은 고통도 못 느끼고 머리로 차창을 부수기 시작했다.

몇 초 후 마침내 창문이 박살 나고 좀비들이 벌떼처럼 쳐들어와 캔 음식을 만끽했다.

...

백화점 1층.

철문 뒤에 숨은 사람들은 문 앞의 세단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은백색의 차 주위에 좀비가 잔뜩 들러붙었다.

그들은 차 안으로 긴 손을 내뻗었고 안에 있는 정장 차림의 예쁜 여자가 절망에 휩싸인 비명을 질렀다.

천장에 손을 얹고 새하얀 다리로 가까운 좀비부터 마구 쳐냈지만, 제아무리 하이힐로 찔러보아도 좀비들은 끄떡없었다.

“살려줘요! 제발!”

치마 속에 속옷이 훤히 드러났지만 그녀는 이런 것 따위 신경 쓸 겨를 없이 그저 문밖의 사람들을 향해 비명을 질렀다.

“문 열지 마! 절대 열면 안 돼!”

경비원들이 철문을 열려고 하자 누군가가 큰소리로 외쳤다.

“이 문 열면 우리도 좀비를 감당할 수 없어. 다 죽일 셈이야?”

문과 가장 멀리 떨어진 덩치 큰 체구의 사내가 마치 원수를 대하듯 경호원을 째려봤다.

평상시라면 선뜻 미녀를 도와줬겠지만 좀비들 앞에선 일단 본인부터 살고 봐야 한다.

눈물, 포식, 비명, 그리고 정적이 흘렀다.

난간 안의 사람들은 그녀가 갈기갈기 찢기는 걸 지켜볼 뿐 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

경호봉을 든 경비원도 제자리에 서서 두 다리가 벌벌 떨렸다.

건장한 체구의 헬스 코치들도 고개를 푹 숙이고 시선을 피했다.

결국 모두가 침묵했다.

두려움과 비극으로 뒤덮인 이 상황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다행이라 여겼다.

제때 백화점에 달려와서 몸을 피했고 또한 철문을 꽉 닫은 걸 천만다행이라 여겼다.

이곳은 안전할 뿐만 아니라 식량도 충족하니까.

...

임서준은 옥상에서 이 모든 걸 묵묵히 지켜봤다.

본인 안전이 우선인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는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선뜻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고 애석할 건 없다.

지구 종말 앞에서 자신부터 보호하는 게 우선이니까.

딱히 누가 누굴 질책할 자격이 없다.

그가 걱정되는 건 건물 안의 사람들이다.

백화점에 이미 3만여 명이 들어갔으니 인파가 밀집되었다.

10초 후 지구 종말을 맞닥뜨리면 정전은 물론이고 체내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거의 동시에 폭발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이곳은 전생의 비극을 재연하게 될 것이고 지옥으로 변해버릴 것이다.

윙.

10초가 순삭하고 귀청이 째질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잔인하고 난폭한 소리가 모든 이의 귓가에 윙윙 울렸다.

[지구 종말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종말 게임에 오신 여러분들, 환영합니다.]

[이 게임에서 모두 최선을 다해 살아남으시길 바랍니다!]

아무런 조짐도 없이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광풍이 휘몰아치며 천지가 뒤흔들렸다.

보이지 않는 정신적 충격이 매 사람을 저격했다.

잔혹한 정신 충격은 단단한 망치가 되어 사람들의 영혼 깊은 곳까지 세게 두드렸다.

잠깐의 실신과 무수한 공포가 모든 이를 두려움에 휩싸이게 했다.

사람들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공포가 차올랐다.

전 세계가 동시에 이변이 발생했다. 병상이든 길거리든 곳곳에 머물던 사람들이 전부 제자리에 꼿꼿이 서 있었다.

1초 후 좀비 바이러스가 폭발했다.

마치 영혼을 쏙 빼놓은 듯 좀비로 변신했고 모두의 두 눈이 끔찍하게 튀어나왔다.

온몸의 피부가 썩어빠지고 시뻘건 근육이 훤히 드러났다.

눈알이 뽑혀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그 시각 비좁은 백화점 안에서 당황한 사람들은 문을 꽉 닫고 있다가 하나둘씩 떨어져 나갔다.

탁!

불현듯 백화점 안의 조명이 꺼지고 어둠 속에 시뻘건 눈동자들이 득실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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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 괴물이다!”꽃집 주인의 비명에 좀비들은 더욱 광포해져 문 앞에 쌓인 진열대를 마구 들이받기 시작했다.멘탈이 진정으로 무너진 듯, 꽃집 주인은 뚱뚱한 체형과는 어울리지 않는 속도로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딸칵.방문이 안쪽에서 잠기더니 문 뒤로 무거운 물건을 끌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문을 막으려는 모양이었다.온주아는 잠시 멍해져 있다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그러나 오른손은 무의식적으로 임서준의 팔을 움켜쥐더니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2층의 닫힌 문을 향해 애처로운 시선을 던졌다.그녀는 꽃집 주인이 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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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서준은 미칠 듯한 희열에 사로잡혔고 머리끝까지 피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이 밀려왔다.1등급 초능력 식물과 2등급은 단순히 이름 한 글자 차이일 뿐이었지만 효과는 천지 차이가 났다.전생에서 무려 3년 동안, 그는 채팅창에서 단 한 번뿐인 2급 초능력 식물의 희미한 정보를 목격했을 뿐이었다.그 한 줄의 정보는 동부 전투 구역의 수십 명의 2계단 각성자들을 광적인 쟁탈전으로 몰아넣었다.결국 한 명의 2급 최정상급 각성자가 자신의 팀원 수천 명을 죽음으로 내몬 끝에야 얻을 수 있었다.어째서 이런 곳에 2급 초능력 식물이 존재하는

  • 지구 종말의 생존 법칙   28 화

    종말 사태 전 가치로 계산한다면 초능력 식물 한 그루가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건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니다.그뿐만 아니라, 임서준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바로 그 추가 속성이었다.‘독성 저항치 +20%?’이건 뜻밖의 행운이었다.임서준은 초능력 식물이 특수 효과까지 가지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독성 저항치라는 이 추가 저항은 실로 실용적었다.이 저항치는 단순히 좀비화 시간을 늦추는 게 아니라, 저항력에 따라 일정량의 독소를 아예 무효화시키는 능력이었다.좀비에게 살짝 스치거나 긁히는 정도의 상처라면 임서준은 그냥

  • 지구 종말의 생존 법칙   27 화

    이 여자는 고마운 줄 모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갈수록 억지를 부리고 있었다.또 소란을 피운다면, 임서준은 망설이지 않고 그녀를 한 방에 차려던 참이었다.멀리 있는 좀비들이 이미 소리를 듣고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가게 입구가 좁아서 짧은 시간 안에 초능력 식물을 찾지 못한다면...시간만 끌다가 대량의 좀비를 불러오게 되면 그조차도 상당한 골칫거리가 될 터였다.지폐가 바닥에 떨어지자 뚱뚱한 꽃집 주인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재빨리 땅에 떨어진 돈을 주웠다.그녀는 도끼를 든 온주아를 힐끔 쳐다보더니 돈을 주머니에 쑤셔 넣은

  • 지구 종말의 생존 법칙   26 화

    “옆차기!”임서준은 힘을 모아 몸을 돌리며 가까운 좀비를 걷어찼다.표준적인 군사 격투 기술의 발차기였다.쿵!입에 피와 살점을 가득 문 좀비가 막 반응하려는 순간, 포탄처럼 셔터 쪽으로 날려가살점이 철판에 부딪히는 소리가 귀를 찔렀다.멀리서 배회하던 좀비들이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들어가요!”쿠웅!임서준이 문을 난타하며 상반신만 남은 좀비를 발로 짓밟았다.온주아도 뒤이어 비틀거리며 도끼를 휘둘러 마지막 좀비의 머리를 베어 버렸다.꽃집 2층, 창문 뒤에서 엿보던 한 쌍의 눈은 충격과 기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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