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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일단 박윤우를 돌려보내고 유남준은 고영란에게 전화해서 더 이상 참견하지 말라고 했다.

아들의 쓴 소리를 거의 들을 일이 없었던 고영란은 화가 나서 박민정과 유남우의 일을 다시 꺼냈다.

"남준아, 너 비록 눈이 보이지 않고 기억을 잃었지만, 그래도 유씨 가문의 장손인데, 여자가 부족하겠어? 박민정처럼 도련님이나 탐내는 여자는 우리 유씨 집안에 들어올 자격이 없어.”

"만약 두...”

‘아이만 아니었다면...’

고영란은 ‘아이’라는 두 글자를 말하지 않았다.

아직 확실하게 조사하지 못해서 유남준에게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누가 뭐라고 했어요?"

유남준이 눈을 가늘게 뜨자 고영란이 움찔하며 약간 어설프게 말했다.

“내가 박민정과 남우 두 사람이 붙어있는 걸 직접 봤어.”

때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을 속여야 한다.

휴대전화를 꽉 움켜쥔 유남우의 손가락뼈가 약간 하얗게 질렸다.

"앞으로 그 얘기는 하지 마세요.”

말이 끝나자 그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고영란은 끊어진 전화를 보고는 미간을 부자연스럽게 찌푸렸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유남준은 여전히 그 여자를 믿고 있었다. 교통사고 후에 귀신에 홀린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안타깝게도 의사는 기억은 당장 치료가 어렵다고 했다. 만약 유남준이 기억을 회복했다면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고영란은 믿었다.

......

전화를 끊고 별장으로 돌아가려는 유남준에게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

김인우에 의해 정신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유남우에 의해 구출된 이지원이 다시 유남준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옅은 색의 모직 외투를 입고, 긴 머리를 어깨에 늘어뜨리고, 얼굴빛이 창백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수척해 보였다.

"오빠...”

이지원은 유남준이 걸음을 멈추는 것을 보고 빠른 걸음으로 그를 향해 걸어가 그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건드리자마자 유남준에 의해 뿌리쳐졌다.

“꺼져.”

이지원의 손이 허공에 굳어 있었다.

유남준은 이 여자를 상대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녀는 박민정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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