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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박민정은 그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그녀도 예전에 이 방법을 사용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유남준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유남준 씨, 연기하지 마요.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은 거 다 알아요.”

유남준의 손안이 텅 비자 그는 다시 허공을 더듬기 시작했다.

“민정아, 어디 있어?”

그는 앞이 안 보이니 그저 손으로 한바탕 앞을 더듬을 수밖에 없었다.

방금 다 처치를 마친 상처가 금방이라도 다시 터질 것 같았다.

그는 매우 심각한 부상에다가 방금 세게 움직였기 때문에 머리가 큰 돌에 맞은 것처럼 강한 통증을 느꼈다. 간호사는 그에게 진정제 주사를 놓아주자 그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계속 중얼거렸다.

“민정아...”

의사는 박민정과 고영란을 밖으로 불러냈다.

“박민정 씨, 더 이상 환자를 자극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진단에 따르면 유 대표님은 교통사고를 당한 후 뇌진탕과 뇌신경 손상으로 인해 기억을 잃었습니다.”

“연기하는 게 아닙니다. 국내외에서도 이런 사례가 많습니다.”

박민정은 아까 유남준의 모습을 생각하며 물었다.

“그런데 저는 어떻게 기억할 수 있는 거죠?”

“우리가 수술할 때 유 대표님은 계속 민정 씨 이름을 중얼거렸어요. 이것이 바로 민정 씨를 기억할 수 있는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영란도 자기 아들이 박민정에게 이토록 정이 들 줄은 몰랐다.

고영란은 방금 유남준이 박민정만 있으면 된다고 자기를 밀어냈던 장면을 생각하니 질투심이 들었다.

“제 아들의 기억이 돌아올 수 있나요?”

“이건 유 대표님 본인에게 달렸어요. 뇌신경 손상 질병은 아직 현대 의학으로 치료하기에 너무 부족합니다.”

의사는 확신하지 못했기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눈은요? 회복될 수 있어요?”

그러자 의사는 난처한 듯이 고개를 저었다.

고영란은 완전히 당황했다. 유남준이 눈이 멀고 기억까지 잃었으니 유앤케이 그룹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유남준이 교통사고가 나자 일부 주주들은 이미 냄새를 맡고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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