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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자신의 몇 년간 순정이 한순간에 싸구려 취급을 받다니. 박민정도 정말 이 사랑이 부질없다고 느꼈다.

“그러네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유남준의 이마에 있는 핏줄이 튀어나올 듯했다. 그는 눈이 빨개진 채 그녀의 머리를 가슴팍에 눌렀다. 숨이 막혀왔지만 그는 놓아주지 않았다. 유남준은 사과의 말을 듣고 싶었지만 박민정도 숨이 막힐지언정 사과를 하지 않았다. 박민정은 한번 먹은 마음이 쉽게 변하지 않았다. 그를 좋아할 때도 그랬고 떠날 때도 그랬다. 숨이 점점 가빠지는 박민정을 보면서 유남준은 황급히 손을 놓았다. 그러다 그녀가 정신이 돌아오기도 전에 그가 입맞췄다. 박민정은 머릿속이 하얘졌다. 눈을 떴을 때 그녀의 옷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차가운 벽에 기대며 박민정은 애원했다.

“며칠만 더 기다려주면 안 돼요?”

“왜 기다려야 해?”

얼마 전 유남준은 그녀가 원한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또 거부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박민정은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아직 생리 중이에요”

유남준은 그제야 그녀의 몸에서 떨어졌다. 그는 박민정을 안은 채 침대에 누웠다.

긴장해서 굳어있던 그녀의 몸은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유남준은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하루 동안 피곤했던 박민정은 그렇게 그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 유남준은 박민정의 쌕쌕거리는 숨소리를 듣고서 보청기를 빼주었다. 유남준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어떻게 마음이 변할 수가 있어?”

그는 잠든 박민정을 보면서 속삭였다.

이튿날.

박민정이 깨어났을 때 유남준은 곁에 없었다.

씻으려고 거울 앞에선 박민정은 자기 목에 빨간 자국을 발견했다. 어제 유남준이 남긴 흔적이었다. 파운데이션으로 가려봤지만 가려지지 않았다. 박민정은 할 수 없이 목폴라 니트로 갈아입고 머리를 풀어 내렸다.

씻고 거실로 나가니 유남준이 거실에 앉아 서류를 보고 있었다.

“오늘은 회사에 나가.”

그가 입을 열었다.

“오늘은 쉬고 싶어요.”

박민정은 오늘 병원에 가서 언제 임신하면 좋을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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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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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화
재미있게읽고있어요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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