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연회 당일 수많은 무인들이 상경으로 향했다....오후 2시.상경 맹씨 가문은 떠들썩하기 시작했다. 손님이 끊임없이 늘어난 데다, 하나같이 대단한 인물들이고 보내온 축하 선물까지 어마어마했다.“금도 왕씨 가문 왕진해 가주님께서 도착하시어, 5킬로그램에 육박하는 금돼지를 선물로 바쳤습니다.”“천파부 주 어르신께서 도착하시어, 천년 산삼을 선물로 바쳤습니다.”“상경 송씨 가문 송우종 가주님과 손녀 송안니 님이 도착하시어, 야명주 한 쌍을 선물로 바쳤습니다.”“상경 조씨 가문...”문 앞에서 소리가 들려오면서 정원 안은 점점 시끌벅적해졌다.평소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사람들은 이 기회에 성지순례라도 하듯 모두 한자리에 보여 귀한 선물을 내놓았다.“하하, 자네도 왔군. 그간 어땠나? 자네의 왕가 도법이 또 정진하지 않았나?”“하하, 이제 자네의 권법 못지않다네. 이제 칼은 금지품이 되어 밖에 가지고 나다니지도 못하니 반드시 칼집을 가지고 다녀야 하네. 우리 왕씨 가문은 칼 없으면 안 돼.”“그게 뭐라고. 칼날이 없는 칼을 가지고 다니면 되지. 그래도 내 주먹보다는 강하잖나. 내 주먹은 맨 살인데.”“하하...”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 주, 송씨 가문 송안나가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안나는 다름 아닌 건우를 찾고 있었다. 송씨 가문은 건우에 대해 비교적 잘 아는 가문에 속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전에 송우종이 그렇게 선뜻 4조라는 거금을 유가연에게 배상해 줬을 리 없다.건우가 강주와 중해에서 연달아 큰일을 벌인 것 때문에 송씨 가문도 그 소문을 이미 들은 바가 있다.그러니 그 실력에 반해 안나도 건우를 마음에 두게 된 거다. 상경에 있는 자제에 비하면 건우는 군계일학이나 다름없어, 다른 사람들은 비교도 되지 않는다.아니, 아예 발아래에 밟고 있다는 게 더 맞을지도.“그런 남자는 나랑 어울린다고. 내 매력만이 임건우와 어울려.”송우종이 이번에 안나를 데려온 것도 이런 목적이었다.건우보다 더 훌륭한 사윗감은 없으니까.이 기회만 잡으면
“펑!”시종의 말을 듣는 순간 사람들의 머리는 순간 폭발했다.맹진수가 무존으로 승급하고, 딸과 손주가 돌아온 걸 축하하는 자리에 관 두 개를 보내오다니, 이건 죽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었다.“무도 세가의 나필도라고 하지 않았어?”“대체 무슨 생각이지? 나필도는 몇십 년 동안 종사로 있으며 상경에서 명성이 자자했는데, 심지어 연호에서마저 그 실력이 앞을 차지하고 전에 국가 영예도 받은 사람인데. 축하연에 맹 부주께 관을 보내오다니. 설마 맹 부주가 무존으로 되신 걸 질투해서 미치기라도 한 건가?”“그런데, 보내오려면 하나면 될 텐데, 왜 두 개나?”사람들은 정원 문 쪽을 바라보며 수군댔다.이번에 참석한 사람이 너무 많아 별장 안에 연회를 주최하는 건 불가능했다. 때문에 맹씨 가문에서는 넓은 초원 위에 백 개의 큰 상을 차려 이번 연회를 열었다.게다가 넓은 곳이라 문밖의 상황이 훤히 보였다.곧이어 ‘쾅’하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맹씨 저택의 문은 전에 유가연이 여러 번 걷어차 수리한 적 있는데, 이번에 큰 충격을 받자 아예 산산조각 나버렸고, 심지어 문틀까지 부서져 벽에 있던 돌이 우수수 떨어졌다.문 앞을 지키고 있던 맹씨 집안 식구들마저 그 돌에 맞아 하나둘 바닥을 뒹굴며 고통을 호소했다.곧이어 문 안으로 두 개의 관이 나란히 들어왔다.“정말 관이잖아!”“나필도가 정말 미쳤나? 이럴 때 관을 선물하다니. 이건 신호부와, 심지어 전체 연호와 전쟁을 치르겠다는 뜻이잖아!”충격을 받은 사람들 속, 자준과 남석만이 흥분에 몸을 떨고 있었다. 이틀이나 참았는데, 겨우 재밌는 구경거리가 생겼으니 그럴 만도 했다. 두 사람은 이 극을 여기까지 이끈 감독과도 같다.‘이제 감상할 시간이군.’그 시각, 상황을 지켜보던 건우는 눈빛이 차갑게 식어 멀리 서 있는 지영과 눈빛을 교환했다. 하지만 지영은 오히려 고개를 돌리며 재밌다는 미소를 지었다.마침 이 상황이 재밌다는 듯이.그때 눈치를 챈 나영이 건우에게 물었다.“건우야, 이 나씨 가문이
“그 누구라 해도 이런 일을 겪고 정신이 멀쩡할 수 없지!”이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밖에서 귀가 찢어질 듯한 고함이 울렸다.“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갚아라!”“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갚아라!”그 소리는 하늘을 뒤흔드는 천둥소리 같았다.한편, 문밖에는 300명 남짓한 사람이 모여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모두 나씨 가문의 제자와 수하들이다.맹씨 가문 저택의 밖에는 무수히 많은 무도계의 사람이 모여 있었다. 그들의 손에는 청첩장이 없어 저택에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 모여 성대한 연회를 열 수밖에 없었다.맹진수를 만날 수 없어도 그가 내뿜는 기운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워했다.하지만, 그들은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 곤 생각지도 못했다.일부 사람들은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구경하러 갔다. 맹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그들과 함께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었다.그들은 모두 내공이 있는 수행자들이다.수백, 수천 명이 함께 소리를 지르니 상경이 하늘을 찢을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인근에 있던 집들이 고함에 울려 흔들거리기까지 했다.하늘을 찌른다는 소리가 이 광경을 두고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나필도는 자기를 보던 맹씨 가문의 두 종사를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왜, 나를 막기라도 하겠다는 건가?”그 말에 두 종사는 머뭇거렸다. 이때, 나필도가 버럭 소리를 지르더니 두 종사를 향해 공격했다.그의 기세는 대단했다.온 힘을 쏟아부은 그는 마음속의 분노를 다 쏟아내었다.“훙!”나필도는 두 종사 중 하나를 허공에 날려 버렸다. 그의 힘을 이기지 못한 종사는 공중에서 피를 토했다.나머지 하나는 뒤로 몇 걸음 불러서더니 뼈가 으스러져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강해!”“과연 종사군, 아직 늙지 않았어!”구경하던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종사 간의 대결은 실로 대단했다. 게다가 지금은 한 사람이 두 종사를 상대하는 것. 구경하던 사람들은 나필도가 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두 종사가 손쓸 힘도 없이 쓰
“아!”“뭐? 임건우라고?”“겁도 없지. 감히 나필도의 아들을 죽이다니. 이제 큰일 났어!”“문제는 왜 그가 나필도의 아들을 죽인 거지? 사실 나필도의 아들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죽어도 싼 게 아닌가?”연회에 참석하러 온 사람들은 수군대며 관과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하고 있는 임건우를 번갈아 봤다.나필도의 말을 들은 맹진수는 멈칫하다 물었다.“증거 있나?”그러자 나필도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증거? 당신 외손자, 그리고 신씨 가문의 쌍둥이가 증거야! 왜, 살인범의 편을 들어주려는 건가?”맹진수는 고개를 돌려 맹자준을 바라보았다.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맹자준이 대답했다.“나 선배님 말이 맞아요.”이때, 한 사람이 빠르게 사람들 속을 비집고 앞으로 걸어 나왔다.그 사람은 맹연옥, 바로 맹진수의 딸이자 신남석의 엄마다.전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모르고 있었는데 자기의 딸과 연관된 일이라 하니 급히 앞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맹연옥은 자기의 세 딸을 앞으로 불렀다.“남석, 현진, 유진 앞으로 나와.”세 자매는 이렇게 될 거란 걸 진작에 알았기에 마음의 준비를 해둔 상태였다.맹연옥의 부름에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앞으로 나갔다.맹연옥은 엄숙하게 물었다.“이 일, 알고 있었어?”세 자매는 고개를 끄덕였다.옆에 있던 신남석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종이로 불을 감쌀 순 없지. 많은 사람이 목격한 일이니, 건우 너도 부인하지 마.”‘뭐?’신남석의 말에 맹진수와 이소현 등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맹자준과 신남석이 다 승인했으니 이건 바뀌지 안는 사실이 됐다.맹연옥은 다시 한번 딸들에게 물었다.“이게 어떻게 된 거야? 빠짐없이 다 말해.”신현진이 입을 열었다.“엄마, 시실 건우 오빠의 여자 친구가 실수로 나천중의 여자 친구에게 술을 쏟았어. 사과하라고 했는데 건우 오빠의 여자 친구가 사과 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여자의 손목을 부러뜨렸던 거야.”“그러다 나천중이 따지러 가려던 때 갑자기 그 사람을 죽여 버렸어.”신현진은 임
나필도의 손은 마지영을 죽일 듯 내리쳤다.“잠깐!”이때, 맹진수가 빠르게 한발 다가가 팔을 들어 나필도의 손을 막았다.쿵!엄청난 소리와 함께 나무로 만들어진 무대가 산산조각이 났다.다행히 무대가 2층 높이라 높지 않아 큰 영향은 없었다.무존과 종사의 대결인데 놀랍게도 무승부다.저택에 있던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그들은 나필도가 이렇게 강할 거로 생각하지 못했다. 무존으로 승급한 맹진수를 상대해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나필도도 무존으로 승급하는 건가? 어떻게 무존에게 밀리지 않는 거지?”“나도 몰라. 승급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지.”“나필도도 종사의 자리를 오래 지키고 있었고 지금은 연호국 종사가 5위잖아. 어쩌면 그동안 실력을 숨기고 있었는지도 몰라.”하지만 임건우는 이상한 부분을 단번에 발견했다.나필도는 무존으로 진급하지 않았다. 그의 실력은 여전히 종사의 실력이다.다만, 지금 그의 몸을 지켜주고 있는 보물이 있다.그렇기 때문에 맹진수를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나필도가 소리를 질렀다.“맹노귀, 정말 살인범의 편을 들어줄 생각이야?”“이렇게 많은 무림인 앞에서, 영웅들 앞에서 맹진수 당신, 살인범 하나 때문에 평생의 명예를 버릴 거냐고 묻잖아!”맹진수는 눈을 부릅뜨며 대답했다.“헛소리 집어치워! 우리 건우는 절대 함부로 사람을 죽이지 않아. 게다가 방금 네 아들은 죽어 마땅하다고도 했지. 네 아들이 어떤 놈인지 상경에서 모르는 사람도 있나?”“내 손자가 죽어 마땅하다면 그런 거야.”이때, 뒤에서 노인이 걸어 나오며 말한다.“맹 궁주, 나라에는 나라 법이 있고 가문에는 가문 법이 있어요. 신후청의 궁주로서 무작정 자기 손자의 편을 들어주는 건 옳지 않아요.”상경에서 알려주는 덕망 높은 염안평이었다.그가 입을 열자, 임건우와 마지영은 빠져나갈 수도 없게 되었다.모두 맹진수가 공평하게 직접 임건우와 마지영에게 벌을 주어야 신후청 궁주의 책임을 다했다는 걸 인정한다 소리질렀다.삽시에, 맹씨 가문은 모두의
수십 명의 고수가 함께 맹진수를 향해 공격했다.다들 이름이 좀 있는 사람이어서 형세는 한순간에 기울었다.신호부의 허정양이 신호부의 부하들을 데리고 앞으로 나가 임건우와 맹씨 가문의 사람 앞에 막아 나섰다.“물러서! 더 다가온다면 신호부의 적으로 간주하겠다!”성격이 난폭한 수염 난 남자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허정양, 뭐가 잘났다고 큰소리야? 4대수호중에 네가 제일 약하잖아. 우리가 두려워할 거로 생각해해?”스님 모자를 쓴 사태가 입을 열었다. 이 사람은 무도계에서 알아주는 멸정사태다. 항산파의 장문이자 마음이 독하다고 알려진 사람이다.“수호? 뭘 수호한다는 거지? 신호부는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소문이 나빠졌어. 정의를 수호하지 않고 백성을 수호하지 않고 오로지 맹씨 가문의 편을 들어? 당신들은 신호부라 자칭할 자격이 없어!”임건우는 허정양의 어깨를 툭툭 쳤다.“정양 아저씨, 신호부 사람들을 데리고 가요. 이 일은 나 때문에 벌어진 것이니 내가 해결할게요.”“하지만, 건우야. 이 사람들은...”“가세요! 이 사람들은 나 다치게 하지 못해요.”허정양은 눈치가 있는 사람이다. 오늘 일이 크게 번진다면 상경의 순천부와 육선문이 분명 조사하러 올 것이라는 걸 잘 안다. 위의 어르신도 방법을 댈 것이다.자기가 괜히 손을 댔다가 꼬투리가 잡힌다면 오히려 맹진수에게 귀찮은 일만 더해주는 격이 된다.“물러나! 모두 철수해!”신호부의 사람들은 한순간에 철수했다.멸정사태는 임건우를 노려보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네 이놈! 건방지기도 하지. 우리가 널 다치게 할 수 없다고? 오늘 네 외할아버지가 널 지키지 못할 거야. 지금 자기 하나 지키기도 바쁜데 널 신경 쓸 여유가 있는 거 같아?”“널 처리하는 건 나 하나로 충분해!”임건우가 멸정사태를 쓱 바라보았다.‘반종사!’그러다 담담한 얼굴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당신은 그럴 능력이 없어.”멸정사태는 임건우의 말에 화가 치밀어 올라 옆에 있던 사람들에게 말했다.“다들 물러나. 내 오늘 꼭 이
이렇게 자기 발을 잃고 싶지 않았던 멸정사태는 어떻게 해서든 발을 빼보려 했다.“지금 발버둥 치지 않는 게 좋아요. 그러다 다리가 그대로 부서질 수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고칠 수도 없어요.”우나영의 말에 멸정사태는 흠칫 놀랐다.항산의 장문인 그녀가 이런 데서 다리 하나를 잃게 된다면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다.“뭐?”“항산의 장문까지 제압당했단 말이야? 멸정사태는 반 종사인데! 맹진수의 딸 우나영은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상황이 뒤바뀌자, 사람들은 조금 겁이 났다.그럼에도 일부 무도계의 어르신들은 물러서려 하지 않고 오히려 더 욱해 소리를 질렀다.“두려워할 거 없어! 우린 사람이 많아. 두려워하지 마! 무도계의 일원으로서 질 나쁜 무림인을 없애는 건 당연한 일이야. 우린 정의로운 쪽이야! 하늘을 대신해 악을 제거하는 거라고! 다 함께 공격해!”쿵!이때, 어디선가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버럭 소리를 지르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에게 부딪혔다.속도가 얼마나 빨랐는지 몇 명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고 5미터 지름의 깊은 구덩이까지 생겼다.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림자는 바로 맹진수였다.그가 일부러 사람이 많은 곳에 부딪힌 건 아니었다. 나필도에 공격당해 이곳으로 내팽개쳐진 것이다..“푸욱!”심하게 부딪힌 맹진수가 피를 토해냈다. 얼굴색도 창백하게 변했다.무존인 그가 그것도 무존 진급을 축하하는 연회에서 나필도라는 종사를 상대하지 못해 추한 모습을 보였다.보물이 몸을 지키고 있는 나필도를 상대하는 건 너무 불공평한 일이다. 맹진수가 공격할 때 나필도는 그 자리에 서서 피하지도 않았다. 반면, 나필도의 공격은 함께 이 자리에서 죽으려는 것처럼 미련이 없는 사람 같아 보였다.‘이건 너무 불공평해!’“궁주!”신후청의 사람들은 맹진수가 다친 모습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할아버지!”“외할아버지!”맹자준과 신남석도 깜짝 놀랐다.그들은 맹진수가 이렇게 무작정 임건우의 편을 들어줄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나필도에게 중상을 입을 거란 곤 생각
“뭐?”“말, 말도 안 돼!”저택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임건우가 한 손가락으로 가볍게 나필도의 주먹을 막은 걸 목격했다.모두 입을 쩍 벌린 채 놀라 두 눈도 휘둥그레졌다.방금 무존 맹진수도 쉽게 쓰러뜨린 나필도 였다. 그런데 이 상황을 보자면 임건우가 그보다 더 강하다는 말이다.멸정사태는 옆에서 감히 움직이지도 못했다. 방금 맹진수가 내팽개쳐질 때 그녀의 발을 맞힐 뻔했다.만일 조금만 더 가까이 떨어졌다면 분명 얼어붙은 발이 부서졌을 것이다.멸정사태는 두려움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물론 임건우의 실력에 겁을 먹은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이 자식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놀라 그 자리에서 멍해진 건 나필도도 마찬가지였다.그는 놀람에 두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이건 무슨 무공이지?”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겠는데 아들을 잘못 키운 당신도 죄가 있어. 당신 아들이 어떤 놈인지 나보다 당신이 더 잘 알겠지. 관을 다시 들고 가. 그럼,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해 줄 테니까.”“개소리 집어치워!”임건우의 말은 나필도의 심기를 더욱 불쾌하게 만들었다.임건우가 자기보다 실력이 뛰어나건 말건 상관하지 않고 나필도는 다시 주먹을 휘둘렀다.하지만 이번에도 임건우의 대범파라술에 막혔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포효했다.“맹자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그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하늘을 뒤흔들었다.귀가 찢어질 듯한 목소리에 장내에 있던 사람들은 귀를 틀어막았다.맹자준은 깜짝 놀라 그 자리에서 기절할 뻔했다.맹소희는 맹자준을 부축하러 갔다.“자준,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건우는 절대 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죽이지 않는 아이라는 건 나도 잘 알아.”맹자준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날 못 믿는 거야? 날 믿지 못해도 남석과 쌍둥이 동생의 말은 믿어야 할 거 아니야! 그래도 못 믿겠으면 증거 동영상 보여줄게!”오션 클럽의 방안에는 CCTV가 다 설치되어 있다. 그날의 모든 상황은 CCT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