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펼쳐진 캄캄한 바다 위.이때 누군가가 자세히 본다면 희미한 빛줄기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이것이 바로 임건우가 뇌속성인 영력을 두 다리를 주입한 후 빠르게 달려가는 모습이었다.임건우는 두 다리를 고속으로 움직여서 옅은 전류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이렇게 뛰었는데 이제 그놈한테서 벗어났겠지!’임건우는 속으로 생각했다.하지만 있는 듯 없는 듯한 감시된 느낌은 여전히 존재했다.임건우는 정신을 가다듬어 뒤쪽을 바라보았다.하마터면 욕이 나올 뻔했다.그놈은 또 쫓아오고 있었다.임건우는 바로 가면 남이 저팔계 가면을 버리고 본색을 드러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얼굴을 똑똑히 본 임건우는 아연실색했다.‘육선문의 구천세 현광영이라니!’‘X발, 이 늙은 놈이 뻔뻔하게!’‘그런데 현광영이 어떻게 현무천서를 알게 되고 나에게 있다고 단정하고 있는 걸까? 현무천서가 원래 현광영의 거란 말이야?’일련의 질문들이 임건우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임건우는 갑자기 한 가지 일이 생각났다. 임건우의 엄마 우나영이 전에 아버지가 매국했다고 선고를 받은 것과 아빠의 죽음은 연호의 어느 한 강력한 세력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났다. 그리고 임건우가 충동적으로 그쪽 세력을 건드려 사살당할까 봐 아빠의 죽음 이유를 숨기고 임건우에게 알려주지 않았었다.그러고 보니, 이 세력이 육선문일 가능성이 크다.뒤에 있는 사람이 바로 현광이었다.중요한 건, 현광영은 지금 반투명한 거북이 등껍질 안에 서서 마치 배를 타고 있는 것처럼 바다를 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놀라운 수법이다.하지만, 임건우도 갑자기 영감이 번뜩했다.현광영만 거북이 등껍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임건우에게도 있다.‘아니, 아니! 나에게 거북이 등껍질만 있는 게 아니라 건곤검과 칠살검도 있어!’“어검비행!”임건우의 머릿속에 갑자기 이 생각이 떠올랐다.천의 도법의 계승에는 어검비행 이런 것도 있었다.하지만 이것은 금단기로 진급되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법술이다.그
천둥과 번개의 파급 아래 임건우는 구천세의 염력 정도는 무시할 수 있었다. 그는 곧 임건우를 놓쳐버렸다.“X발!”항광은 노발대발하였다.그는 가면을 벗어던지고 본모습을 드러냈다.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무조건 임건우를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임건우가 이런 능력까지 있을 줄은 몰랐다.항광이 수면위에 둥둥 떠다니며 후회하고 있을 때 앞에서 갑자기 ‘쿵’하는 큰 소리가 들려왔다. 임건우가 검을 타고 비행하다가 바다 위 무언가에 부딪친 것 같았다.항광은 얼른 쫓아갔다.섬의 암초다!천둥과 번개가 치고 파도가 하늘을 찌르는 어두운 밤에 임건우는 그만 섬의 암초에 부딪힌 것이다.작은 암초 하나를 반쯤 부수었다.임건우와 나지선은 온몸이 흠뻑 젖어 낭패를 당한 채 바다로 떨어졌다.바로 이때 항광이 쫓아왔다.더 이상 임건우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지 않아야 한다. 방금은 약간의 요행이지만 다음에는 정말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쿵쾅쿵쾅— 쿵쾅쿵쾅—쌍방은 파도가 사납게 몰아치는 바다 위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임건우는 큰 소리로 외쳤다.“항광아, 넌 구천세로서 이런 파렴치한 짓을 하다니. 너무 뻔뻔스럽잖아?”“난 너에게 기회를 주었어. 네가 소중히 여기지 않았을 뿐이지. 네가 죽으면 내가 항광이라는 것을 누가 알겠어? 현무천서? 안 줘도 괜찮아. 너의 시체를 수색하면 틀림없이 찾아낼 수 있을 거야. 그러니 죽어!”쿵쾅쿵쾅—두 사람은 바다 위에서 사투하고 벌였다.폭풍우 한가운데서 간혹 번개가 쳤다.번개가 치는 바로 그 순간, 기괴한 화면이 나타났다……. 아른아른거리는 가상의 섬이였는데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섬 위에는 하나의 불완전한 궁전이 보였다.펑—정말 비열하고 파렴치한 구천세이다…….이렇게 큰 인물이 매번 나지선을 공격하니 임건우는 부득불 그녀를 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임건우는 큰 손해를 보았고 연이어 공격당하였다. 천의도법이 역천하여 재빨리 치료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진작에 쓰러졌을 것이다.이번에 임건우
“항복?”항광은 순간 귀를 의심했다. 처음부터 기절해서 임건우의 구조로 간신히 숨이 붙어있는 나약한 여자가 지금 뜻밖에도 자신에게 항복하라고 말하다니.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그러나 가장 웃긴 건, 나지선이 당연한 표정으로 이 말을 했다는 것이다.항광은 임건우에 대한 몸수색을 멈추고 괴상한 표정으로 나지선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우리 나지선 아가씨께서는 자기 감각이 좋은 것 같은데 어디서 그건 자신감이 생겼을까? 네 아버지도 내 앞에서는 고개를 조아리는데 왜 내가 니까것에게 항복해야 하지?”말을 하는 사람은 나지선이 아니라 다름 아닌 부영록이었다.그녀는 항광을 쳐다본 후 시선을 섬으로 옮겼다.특히 몇 킬로미터 떨어진 어둠 속에 조용히 자리 잡은 궁전을 뚫어지게 보았다.그녀는 심상치 않은 것들을 보았는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말을 이었다.“맞아, 예전의 나라면 아무리 너 같은 인물이 무릎을 꿇어도 쳐다보지도 않았지. 너무 약하니까.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어. 10초의 시간을 주지. 항복하면 무릎을 꿇고 아니면 죽어!”이 모든 말이 나지선의 입에서 나왔다니. 항광은 믿을 수 없었다.“생각할 필요도 없어!”“나문천이 너 같은 머저리를 낳았으니. 내가 하는 수 없이 그를 대신해 너를 죽일 수밖에!”항광은 말하는 동시에 나지선에게 공격을 가했다.손을 들면 원기가 부서지게 하는 주술로 나지선의 두정골을 향해 힘 있게 눌렀다.그러나 위기에 처한 나지선은 눈 깜박하지 않고 검지를 천천히 들었다.그 순간 항광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변하였다.눈앞의 공간은 마치 봉쇄된 것 같았다.그의 원기는 마치 얼어붙은 것 같이 조금도 앞으로 나갈 수 없었다. 뻣뻣하게 그곳에 고정된 것만 같았다.나지선의 검지에서 끝없는 심오한 룬을 터져 나왔다.마치 은하수 같았다.“아니, 싫어!”항광은 죽음의 위협을 느꼈다.이렇게나 오래 살았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무기력하고 두려워한 적은 없었다.이 여자 혹시 신인 건가?하지만 나문천의 딸로서 어떻게 이런
“뭐? 손 놓으라고?”“손 놓으라니까!”부영록의 목소리가 크게 떨렸다.임건우는 순간 멍해졌다. 그제야 자기 왼손의 위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챘다. 급한 나머지 임건우는 나지선의 허리에 손을 얹은 것이다.“아, 미안해!”임건우는 재빨리 손을 내렸다.이때 부영록이 입을 열었다.“나는 나지선이 아니야.”임건우는 더욱 난감해졌다. 부영록이 나타나다니.“영록 선배님이셨군요. 방금 무슨 일이 발생한 겁니까? 제가 쓰러진 후…… 영록 선배님이 절 살리셨군요.”“넌 정말 약해빠졌어. 너더러 나의 육체를 보호하라 하다니. 정말 마음이 놓이지 않는군!”“항광은 왜…… 무릎을 꿇은 겁니까?”“내가 시켰어!”“대단하십니다. 선배님!”아부가 아니라 정말로 그녀가 대단하다고 느꼈다.구천세는 확실히 귀찮은 존재이다. 온갖 수단을 다 썼지만 결국 그에게 맞아 기절했다. 부영록이 아니었다면 그는 이미 항광의 허수아비가 됐을지도 모른다.“앞으로 저놈을 부하로 쓰렴. 아직은 쓸모가 있어.”임건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마 항광이 승낙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 억지로 승낙한다고 하더라도 후에 보복할까 봐 두렵습니다. 이런 부하를 데리고 있기엔 너무 힘듭니다.”“이 세상에는 영혼의 계약이 있다는 거 몰라?”임건우는 멍하니 있다가 문득 크게 깨달았다.천의도법에 의하면 영혼 계약은 다른 사람을 구속하는 데 사용하는 계약으로써 을이 갑에게 살인 충동을 느끼면 갑은 바로 알 수 있다고 한다. 갑의 주문 하나로 을의 생사를 결정할 수도 있는 매우 강한 계약이다.하지만 이런 영혼 계약도 쉽지는 않다.시술자의 영식에 대해 상당히 큰 요구를 가지고 있다.임건우 같은 신동급은 영식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타인에게 영혼 계약을 사용한다는 것은 헛된 소리이다.“영록 선배님, 저는 고작 신동급입니다!”“알아, 그러니까 내가 도와준다고!”……같은 시각.중해 계명산.이청하 등은 나지선의 벤츠 GLC를 발견하였다. 멀쩡한 차가 지금은 폐기된 강철 무더기로 변한채
화면 속 한 사람이 공중에서 내려와 임건우가 운전하는 GLC 위에 떨어졌다.화면 재생속도를 무한대로 낮추자 그 사람이 차의 지붕을 밟아 터뜨리는 것을 보았다.과연 이런 상황에서 사람이 살아 있을까?이청하조차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임건우는 뛰어난 무술 실력으로 충격을 이겨낼 수 있다 하더라고 일반인인 나지선은 과연 그 충격을 당해낼 수 있을까?그런데 이상한 것은 차 안에 사람이 없어졌다는 것이다.CCTV 화면이 더 이상 재생되지 않았다.“이……, 이건 너무 오버잖아! 공중에서 내려온 사람은 도대체 누구야?”“이거 설마, 환각 아니야?”“이제 어떡하지? 경찰에 신고할까?”“당연히 신고해야지. 나지선은 나지사의 유일한 자식이잖아!”곧 나문천과 고주연에게 소식이 전해졌다.두 부부는 즉시 달려와 상황을 살폈다.상황을 살핀 두 사람은 해룡문의 사람이 나타난 거 같다고 생각했다.임건우와 나지선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모두 부재중이었다……. 임건우가 바다에 수십번 빠지는 바람에 두 사람의 핸드폰은 이미 물에 잠겨 고장이 났고 결계안의 신비로운 섬에 갇힌 후로는 더욱 신호가 연결이 안되었다.“뭐? 임건우가 실종됐어?”소식을 들은 허정양은 깜짝 놀라 얼른 신후청 궁주인 맹진수에게 알렸다. 평소 맹수연에게 죄책감을 느낀 맹진수는 임건우를 무척 애지중지하였고 모든 정력을 두 모자에게 쏟고 있었다.심지어 임건우의 무술 능력을 본 후 더욱 그를 탐냈다.임건우가 신후청 궁주로 딱 맞는다며 말이다.30분 후.신후청이 중해 경찰, 특수부대 및 대량의 소방 인원들을 통솔하여 계명산 경주 장소 부근에서 수색을 전개하였다.김재희는 다시 한번 신후청 궁주의 위엄을 실감하였다.“맹 궁주님, 안녕하세요! 저는 상경 김씨 가문 둘째 아들 김재희라고 합니다. 여기서 맹궁주님을 뵈다니 뜻밖입니다.”김재희는 신후청 사람에 의해 맹진수 앞으로 끌려갔다. 그냥 관례적인 조사라고만 생각했다.그래서인지 김재희는 태연자약한 표정으로 맹진수와 말을 나눴다.그러나 맹진수는 김
“외……, 외손자가 누구인데요?”“임건우이지!”윙—김재희는 순간 아연실색해졌다. 아무도 그에게 맹진수의 외손자가 임건우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X발.다른 사람은 몰라도 김재희는 맹진수의 불같은 성질을 잘 알고 있었다. 상경 시의 모든 사람이 알 정도였으니. 그리고 며칠 전 맹진수의 외손자가 맹씨 가문으로 찾아가 가문을 발칵 뒤집어놓았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었다.더 중요한 건 상경 송씨 가문이 맹진수의 외손자를 건드려서 결국 송씨 가문 주인이 자백하고 손자가 죽었으며 맹씨 가문에 200억을 배상했다는 것이다.이러한 일들은 상경 상류층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했다. 수많은 사람이 맹진수의 외손자를 보고 싶어 했고 심지어 상류층 많은 여성이 그와 접점이 있길 원했다. 김재희 자신조차도 그와 친해지려고 했었다. 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맹씨 가문의 외손자가 바로 그가 무시하고 백만원으로 무안을 줬던 그 가난한 경호원이라는 것을.김재희는 속으로 김씨 가문이 망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바로 이때 허정양이 와서 보고했다.“궁주님, 절벽 아래에서 의심스러운 흔적을 발견했습니다.”맹진수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바로 나갔다.그는 허정양을 따라 임건우와 한광이 뛰어내렸던 절벽 아래에 도착했다. 뚜렷하고 깊은 발자국이 보였다.“궁주님, 여기 두 사람의 발자국이 있습니다.”“두 사람? 그중 하나는 틀림없이 내 외손자일 거야. 그럼 그렇지. 내 외손자가 그리 쉽게 죽을 아이가 아니지.”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땅에서 백금 귀걸이를 찾아냈다.고주연의 식별을 거친 후 나지선이 몸에 차고 있는 귀걸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이때, 신후청의 사람이 소식을 전해왔다.“궁주님, 전방에 싸움으로 의심되는 흔적이 있습니다.”“의심이라니?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다 구분도 못 하나?”맹진수는 화가 났다.“궁주님, 그……, 그게 너무 이상합니다. 사람이 만든 흔적 같지는 않아서요.”“그래?”결국 수많은 사람이 그곳에 가서 보았다.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명색의 연호육선문의 구천세인데 땅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며 임건우와 나지선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다니. 세간이 알면 발칵 뒤집힐 것이다.이름만 들어도 고상한 그 이름, 구천세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어제까지의 한광은 그러했다. 연호의 총괄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그의 눈에 차지 않았다. 스스로 자신이 만인의 일인자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의 모든 교만함과 생각들은 무자비하게 부서졌다.그의 세계관이 완전히 무너졌다.수진자가 정말 존재한다니!하지만 구천세 한광의 애원에도 부영록은 전혀 안중에 없었다.“아가야, 넌 어떻게 생각하니?”“절 뭐라고 부르셨어요?”임건우는 당황하며 물었다.얼굴은 영락없는 나지선이었지만 표정과 눈빛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너 같이 어린 애는 나한테 애새끼로밖에 안 보여.”“어—”“어때? 저 놈을 네 부하로 쓴다면 날 보호하는 데 있어서 보장이 하나 더 늘지 않겠어?”부영록은 담담하게 말했다.“물론 죽여도 좋아. 너의 천부와 기운으로 반년도 안 돼서 저 놈을 따라잡을 수 있을테니까. 그때 죽여도 좋고.”예전 같으면 한광은 코웃음을 치며 이 말을 꺼낸 사람에게 참혹한 대가를 치르게 할것이다.그러나 지금, 그는 부영록의 전대미문의 주술을 본 후로 완전히 붕괴되었다.그는 연신 큰 소리로 구걸했다.“죽이지, 죽이지 마! 임건우, 난 연호육선문의 구천세이자 연호에서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어. 살려두면 너에게 큰 도움이 될 거야. 앞으로 연호에서 한자리 하게 해줄게. 그, 그리고 너 지금 너희 아버지 죽음도 파헤치고 있잖아? 내가 도와줄게. 네 아버지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거든.”임건우는 듣자마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래? 좋아. 지금 바로 솔직하게 알려줘.”한광은 오히려 흥정을 시도했다.“알려줄 수 있어. 하지만 먼저 날 죽이지 않겠다고 맹세해! 전에 고대 서적에서 봤는데 너희 같은 수신자들은 약속을 중요시하더라고. 안 그러면 악마가 되니까. 맞지? 네가 맹세해준다
물건 하나가 떨어졌다. 자세히 보니 거북이 껍데기였다.위에는 둥근 구멍이 있고 붉은 줄이 구멍을 감싸고 있는데 이전에는 줄곧 한광의 목에 걸려 있었다.임건우는 거북 껍데기를 집어 들고 물었다.“이거……, 설마 현무천서야?”비록 한광은 마음속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반항은 이미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주인님. 맞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인님 아버님께서 바다 밑에서 건져 올린 현무천서입니다. 후에 제가 가졌지만 안의 핵심 비급은 주인님 아버님께서 일찍이 가져가셨습니다. 지금은 주인님에게 있을 겁니다.”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아니. 틀렸어. 난 현무천서를 가진 적이 없어. 너한테 여러 번 말 했을 텐데.”“그럴 리가요?”한광은 믿기 어려운 표정이었다.“만약 없다면 주인님이 선보이신 귀문무공은 무엇인가요?”이때 부영록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정말 바보군! 아직도 이 거북이 등 껍데기 안에 무공비급이 있다고 생각해? 이게 뭔지는 알고?”“이, 이것은 현무천서가 아닙니까?”“무엇이라고 부르든 상관없지만, 중요한 건 이것은 전혀 무슨 무공비급이 아니라는 거야. 그 안에 어떠한 수련 공법도 없어.”“그럼 이건 도대체 뭡니까?”임건우가 물었다.“아, 이거? 태공도라고. 태공좌표라고도 해!”부영록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지도?”임건우는 비명을 질렀다.부영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부문이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 위를 둘러싸더니 거북이 껍데기 위에 불을 붙였다.그 순간, 거북이 껍데기 위에서 은은한 빛이 난다.거북이 등 껍데기 우의 무늬가 살아있는 것처럼 무수한 룬진들이 세차게 유동하더니 은은한 빛을 뿌리며 아름답고도 복잡한 태공도가 사람들 앞에 전시되었다.이 장면을 본 임건우와 한광은 아연실색하였다.그러나 그림은 완전하지 않았으며 곧이어 그림이 사라졌다.거북이 등 껍데기 또한 잠잠해졌다.부영록이 말했다.“현무천서의 태공도를 해석하기는 어려워. 아마도 명문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