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아버지?”임건우는 이 단어를 듣고 갑자기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제 머릿속의 사전 속엔 외할아버지라는 단어는 없어요. 예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을 겁니다. 제는 맹씨 집안과 안 엮이고 싶어요!”임건우는 잠시 뜸을 들이고 김서진에게 말했다.“제일 늦어서 내일 저녁에 제가 단약을 가져다드릴 테니 전에 제가 얘기했던 부탁은 계속 효과가 있는 겁니다! 아무 때나 제게 부탁하셔도 좋아요.”말을 마친 임건우는 임수희와 함께 맹씨 별장의 정원으로 나왔다. 생각지도 못하게 대문에서 긴장한 얼굴을 한 허정양과 마주쳤다.허정양은 긴장한 표정을 하고 두리번두리번 하고 있었는데 집안의 상황이 궁금한 듯했다.“아저씨, 그래도 참지 못하시고 오셨네요!”임건우는 웃으며 말했다.허정양은 아무 데도 다치지 않은 임건우를 보고 한시름 놓았다.“나는 네가 무슨 일이라도 날 가봐 걱정했지! 맹씨네 집안에는 고수들이 너무 많아. 종사도 두 분이 계시고 궁주는 또 페관 중이시니 네가 자신의 손자라는 걸 모르시잖아! 근데 네가 이렇게 안 다치고 나왔으니 난 한시름 놓았다.”“일은 어떻게 됐어? 다 알아봤어?”임건우가 대답했다.“네. 다 알아봤어요. 제 외할머니랑 엄마는 확실히 임효순과 맹수혁에게 당한 겁니다.”“진짜 그 여자야? 그 여자 정말 악독하구나!”“아저씨, 이렇게 오래 고생하셨으니 얼른 돌아가서 쉬세요. 힘들 텐데.”“난 괜찮아. 나 들어가서 좀 보면 안 될까?”임건우는 허정양을 한번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여기가 제 집도 아닌데 들아가 보시고 싶으면 보세요. 저랑 아무 상관 없어요!”임수희가 말했다.“나 좀 배가 고픈데. 건우야, 우리 어디 가서 뭐 좀 먹을까?”허정양과 인사를 하고 임건우와 임수희는 맹씨네 집을 떠났다.현재 시각, 새벽 3시 반.두 사람은 맹씨네 집에 반 시간만 있었는데 이 반 시간 동안에 일어난 일들이 밖으로 새어나간다면 상경시 전체, 무도계 전체를 뒤흔들만한 소식이 될 것이다.“엄마, 저 일 다 해결했어요!”임건우는
“제 딸 맹소희가 예전에 원빈이랑 강하늘하고 같이 강주에 가서 맹철민을 구하러 갔었습니다. 근데 지금 맹철민도 다 돌아왔는데 제 딸은 괜찮은 거 맞나요? 저 지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이 말을 들은 허정양은 말문이 막혔다. 이소현을 보면서 입을 뻐끔뻐끔 벌리더니 여기에 들어온 걸 후회하는 듯싶었다.“허정양 수호님, 빨리 대답해 주세요!”“음, 맹소희 양 괜찮습니다. 제가 꼭 데리고 돌아올 거라고 제 손목을 걸게요.” 허정양이 여기에 들어온 것은 그냥 임건우가 안에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보고 싶어서였다. 연탄처럼 검은색으로 뒤덮인 이종사를 본 허정양은 소리를 내 웃을 뻔했다.‘임건우는 확실히 맹진수의 손자이고 셋째 사모님께 독을 먹인 사람은 임효순과 맹수혁이기 때문에 임건우를 신후청 궁주의 자리에 더욱 앉힐 자신이 생겼네.’“흠흠, 저 지금 임건우를 찾으러 가겠습니다. 그럼 이만!”허정양은 말을 마치고 이 자리에서 도망쳤다.‘맹소희 얘는 원빈 하나 때문에 이런 사단을 만들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임건우가 너를 구해줬으면 은혜를 알아야지. 영월 호수에서 좀 반성을 해. 집에서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그래.’……같은 시각, 영월 호수의 중심 부분에서 명소희, 원빈, 강하늘 그리거 4명의 반종사들은 호수를 4시간 가까이 돌고 있었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이야?”“우리는 왜 여기를 벗어날 수 없는 거지?”“아무리 환술이라고 해도 이럴 수가 있나?”진법의 결계 안에서 그들은 동서남북을 구별할 수 없고 외부가 보이지 않으며 핸드폰도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강하늘은 계속 한 방향으로 쭉 갔는데 어떤 위치를 찾은 뒤에 또 뭐가 뭔지 몰라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여기는 마치 영원히 탈출할 수 없는 미궁 같았다. 시간이 길어지자 그들의 정서도 같이 나빠졌다. 더욱 긴박한 일은 맹소희가 화장실이 가고 싶은 것이다.“어떡해요? 이렇게 많은 남자들이 앞에 있는데 이 배에서 볼일을 봐라고요?”어쩔 수없이 그녀는 호수에 뛰어
“웁, 웁웁.”임건우는 깜짝 놀랐다. 너무 놀라 눈도 동그래지고 손, 발이 떨렸다. 몸에 걸쳤던 가운도 떨어질려 했다.‘이러다가 큰일 나겠는데? 고모 진짜 예쁘시고 아우라도 있어 멋진 건 부정 못하지. 나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고모가 진짜 임우진의 동생인지 아닌지 의심은 해봤지만 만약 진짜면? 그럼 큰일 나는 거 아니야?’10초쯤 지나자 임건우는 임수희 입으로 술기운이 다 자신의 배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임건우는 그녀를 밀어내며 소리쳤다.“뭐예요? 미쳤어요? 어떻게 저한테 이럴 수 있어요?”임건우는 임수희를 사랑하게 될까 봐 무서웠다. ‘예전에 봤던 소설에서 알 수 있다시피 고모랑 연애를 하면 아주 많은 난관에 부딪치게 돼!’임수희는 임건우에게서 떨어진 뒤 휘청거리며 뒤로 두 발자국 물러났다. 임수희는 지그시 임건우를 바라보더니 말했다.“미안. 잠시 남편 생각이 나서.”이 말을 들은 임건우는 질투가 났다.“고모 남자 있어요? 그 남자는 어딨는데요?”임수희가 대답했다.“귀신 댔다. 왜!”“돌아가셨어요?”“그렇다고 할 수 있지!”임건우는 다른 것도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임수희는 더 이상 대답해 주고 싶지 않아 보였다.임수희는 한입에 병에 남았던 와인을 다 마시고는 침대에 누워버렸다.“고모 잘 거야! 불 꺼!”임건우는 다른 침대에 앉아서 그녀를 바라보았다.“안 씻어요?”“안 씻어!”말을 마친 임수희는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그러나 임건우는 잠을 설쳤다! 침대에 앉아 해가 뜨는 것까지 보고 말았다.……같은 시각, 임건우보다 더욱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영월 호수에 있는 그 사람들이다. 그들은 태양이 나오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될 거라 생각했다. 해를 보고 방향을 판단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정 안 되면 영월 호수 주위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에게 구조 요청을 보내면 된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들의 계획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결계 안에서는 태양이 보이지 않았고 아무리 큰소리로 다른 사람들을 불러
“철민아, 너 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너 왜 그래?”장혜영은 깜짝 놀랐다.옆에 있던 신승철 갑자기 입을 열었다.“맞아. 철민아, 내가 네 친아빠다!”장혜영은 또 한번 깜짝 놀랐다.“뭐 하는 거야?”신승철이 말했다.“혜영아, 맹수혁과 임효순은 이젠 끝장났으니까 우리 그 사람들 무서워할 필요 없어! 맹수혁이 묘강독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거 너도 다 봤잖아. 앞으로 계속 살아갈 수 있을지 누구도 모른다고. 맹소연이 그들을 가만히 놔둘 거 같아? 그리고 맹씨네 할아버지의 태도 너도 잘 알고 있잖아. 그분은 맹소연을 아주 아끼니까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맹소연이 그들을 죽이지 않아도 할아버지가 죽일걸?”맹철민은 지금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근데 엄마랑 삼촌…… 피가 섞인 친척이잖아요.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이렇게 하면 낳은 아이가 잘못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저희 형도 당신 아들이에요?”맹철민에게는 쌍둥이 형이 있었다. 이름은 맹원중이다.신승철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원중이도 내 아들이다.”“그럼 엄마가 맹씨네 집안에 시집왔을 때 바람이 난 거예요?”장혜영은 얼굴색이 하얗게 변했다.신승철은 맹철민의 뺨을 때렸다.“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니? 너네 엄마 바람난 거 아니다. 너네 엄마 맹수혁한테 시집가기 전에 이미 나랑 만나고 있었다. 맹씨네 집안 세력이 너무 세니까 그런 거지. 안 그러면 왜 맹수혁 같은 사람이랑 결혼하겠어? 너 생각 좀 해봐. 맹수혁 그 사람 고자잖아.”맹철민은 너무 힘들었다. 왜냐하면 자신도 현재 고자가 되었기 때문이다.아까 의사가 검사를 다 하고 나서 살릴 방법이 없다면서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안 그러면 다른 곳까지 감염되어 생명이 위험하다고 했던 것이다. 예쁜 여자들이 자신을 싫어할 것을 생각하니 맹철민은 너무 슬펐다. “제 눈앞에서 사라져 주세요! 당신이 한 말 저는 한마디도 믿을 수 없어요. 제 아버지가 고자라면 아버지가 두 아들이 다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몰랐을까요?
임건우는 임수희를 쳐다보았다.‘자신을 공주라고 하고 나를 왕자라고 하다니. 무슨 뜻일까? 아니면 그냥 장난친 건가?’임수희한테 거절을 당한 그 남자는 얼굴이 뜨거웠다. 그는 눈썹을 찌푸리고 왼쪽을 보았다. 10미터도 안 떨어진 위치에 두 명의 남자와 두 명의 여자가 앉아있었는데 모두 그 남자를 보고 있었다.그 네 명은 남자의 친구인데 모두 상경에서 꽤 이름이 있는 도련님이나 아가씨였다. 그러나 송씨네 집안은 염호 8대 집안 중의 하나이기에 이 송씨 집안의 남자와 친구들이 함께 놀 때에는 친구들이 이 남자를 중심으로 에워싸고 논다.아까 5명이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이 남자는 임수희가 너무 예뻐서 친구들한테 임수희의 연락처를 알아내고 여기 와서 함께 식사를 하게 할 거라고 말했는데 임수희가 이 남자의 자존심을 완전히 깎아버렸던 것이다.‘친구들이 나를 비웃을 텐데. 걔네들이 나를 뭐라고 생각하겠어.’그래서 그 남자는 다시 임수희에게 말했다.“제가 아까 저에 대해서 소개를 잘 못했는데, 제 이름은 송세인이고 저는 상경 송씨네 집안사람입니다. 그리고 이 호텔은 저희 집에서 연 거예요. 그래서…….”“그래서 뭐요?”임수희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서 이렇게 사람 말을 못 알아듣고서도 이렇게 당당한 거라고요? 3초 줄 테니까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요. 밥 먹는 거 방해하지 말고.”송세인의 표정도 차가워졌다.“이렇게 나오시면 재미없는데요. 좋은 생활을 누리게 해드리겠다는데 이렇게 나오시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임수희가 송세인의 배를 발로 차버렸다. 쿵-송세인은 뒤쪽에 있던 식탁 위로 날려났다. 식탁 위에 마침 뜨거운 호박죽가 있었는데 송세인이 날려가면서 딱 부딪혀 호박죽이 머리에 쏟아졌다. 너무 뜨거워 송세인은 소리를 질렀다.아까까지 구경을 하고 있던 송세인의 친구들은 이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들은 다급히 와서 송세인을 부축했다. 그와 동시에 경호원 몇 명과 직원 몇 명이 달려왔다.“아!”“송세인 도련님 아니세요?”
경호팀에서 일찍부터 방희진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명령이 떨어지자 경호원들은 재빨리 그 두 사람을 에워쌌다.한 사람이 말했다.“도련님도 막 때리다니 담도 크네. 너네 다 큰일 났어.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도련님께 무릎 꿇고 사죄해. 그러면 도련님이 너네 살길은 주실 수도 있어.”임건우는 컵에 있던 음료수를 단숨에 마셔버리고는 경호원을 째려보았다.“이게 이 호텔에서 손님을 대하는 태도입니까? 이 사람이 송씨 집안사람이라고 해서, 아니, 이 호텔이 송씨네 집안 거라고 해서 이렇게 마음대로 여자 손님을 힘들게 해도 됩니까? 그렇다면 이 호텔 이젠 문 닫으세요!”방희진은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힘 있게 걸어왔다. 방희진은 키가 1미터 70센티 정도 돼 보이는데 힐까지 신으니 1미터 80정도 돼 보였다. 심지어 송세인보다 더 컸다.그녀의 아우라도 대단했는데 안경 뒤에 숨어있는 눈은 어찌나 큰지 튀어나올 듯했다. 그녀가 언성을 높이고 말했다.“너무 무례하시네요! 당신이 뭐라도 돼요? 여기서 저희 도련님을 비꼬다니, 저렇게 급이 떨어지는 여자를 우리 도련님이 뭐 좋다고 그랬겠어요? 길에서 아무 여자나 데려와도 저 여자보다는 낫겠네!”임건우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방희진을 바라보았다.“혹시 눈이 안 보이세요?”방희진은 더 이상 말 하기 싫어 경호원 두 명을 불렀다.“이 두 사람 도련님이 괜찮다고 할 때까지 무릎 꿇게 눌러놔 주세요.”경호원들이 누르자고 하는데 임건우가 손가락을 튕기자 하얀색 빛이 났다. 하얀색 젓가락 한 쌍이 마치 번개처럼 방희진의 다리에 꽂혔다.풀썩-순간적인 공격에 방희진은 견디지 못하고 소리를 치며 무릎을 꿇었다.임건우는 웃으며 말했다.“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이렇게 무릎 꿇는 거 좋아하면 내가 도와줄게. 고객을 존중할 줄 알게 되면 다시 일어나!”방희진의 다리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본 다른 종업원들은 너무 무서워 벌벌 떨었다. 방희진은 아프고 화가 나 경호원에게 소리쳤다.“너네 두 사람은 거기 서서 뭐해?
임수희가 한 말을 들은 송세인은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어이, 멍청한 여자, 어디서 우리 형 송세한이라는 이름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형 이름을 이용해서 나한테 빠져나가려는 생각이면 실망이야.”“거기다 우리 형 혼쭐을 내줬다고? 우리 형 지금 어디 있는지는 알아? 내가 알려줄게. 우리 형 지금 맹씨네 도련님 맹철민이랑 같이 강주에 갔는데 네가 가서 한번 혼쭐 내줘봐! 어디 되나 보자! 네가 그들한테 당하지나 않으면 다행인 거지. 어디서 이런 건방지게.”말을 마친 송세인이 다시 한번 크게 웃자 옆에 있던 친구들도 따라서 웃었다. 그 누구도 바닥에 꿇고 앉아 있는 방희진을 관심해 주지 않았다.“멍청한 여자? 지금 나를 말한 거야?”이 말을 들은 임수희가 일어섰다. 임건우는 임수희가 정말로 화가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너를 편하게 모셔라고 했지? 좋아. 네 말대로 해주지!”두 경호원은 눈빛이 오갔다. 그들도 송씨네 집안사람이라 견식이 넓어 꽤 많은 무자들을 알고 있었다. 임수희가 어떤 수준의 무자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의 아우라로 보면 범상치 않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도련님, 조심하세요!”경호원이 송세인에게 말했다. 그러나 이 말을 들은 송세인이 그 경호원의 뺨을 때렸다.“이러면 너네들을 돈 주고 쓰는 게 무슨 쓸모가 있냐? 난 염호 왕족의 송씨 집안의 자식인데 쟤네가 나를 진짜 다치게 할까?”송세인은 임수희를 짚으면서 말했다.“일로와. 와서 내 발 먼저 핥아봐. 다 핥으면 내 방에 데리고 가서 놀아줄게!”말을 하면서 그는 신발을 벗고 발을 들었다. 이 모습을 본 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송씨네 집안사람들은 정말 수준 떨어지네!’그 순간 임수희가 손을 한번 휘적이니 빨간색 빛이 나오면서 꾸득하는 소리가 나더니 송세인의 오른쪽 다리가 잘리워 나갔다.잘린 다리는 바닥에서 뒹굴었는데 신기하게도 피 한 방울도 나지 않았다. 상처 부위는 불에 그을린 듯 까맣게 타있었다.3초가 지나자 송세인은 그제야 비명을 질렀다. 잘려나간
“일 났어!”“큰일 났어!”“저 여자가 감히 송씨 가문 도련님의 다리를 잘라버리다니, 저분은 작은 왕자님이라고!”“송씨 가문이 분노하면, 아마 큰 전쟁이 일어날 거야!”“지난번에 송씨 가문 셋째 도련님이 서호 그룹 이씨 그룹 사람에게 뺨을 맞았다고 들었어. 그것도 경호원이었대. 결국 경호원의 시체를 3일 내내 담벼락에 걸어 햇볕에 쪼였고, 서호 그룹도 없어졌어. 이 두 사람, 아이고, 지금 도망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 늦지 않았을까?”하지만 임건우와 임수희는 도망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임수희는 바로 두 경비원을 꺼지라고 손짓하며 송세인에게 말했다.“어때? 누나가 편하게 잘 모셔줬지? 앞으로 휠체어에 앉아서 생활할 수 있게 됐네. 이게 바로 한 번 고생하면 영원히 편해진다는 거야, 나한테 감사해야 하지 않아?”임건우가 말했다.“고모, 다리 하나 더 있잖아요! 지팡이를 쓰면 휠체어가 필요 없이 걸을 수 있어요.”말이 막 끝나자.붉은빛이 다시 번쩍였다.송세인의 반대쪽 다리도 떨어졌다.‘툭’하고 바로 방희진의 옆에 떨어졌다. 부러진 다리의 시커먼 절개 부위가 그녀를 향하자, 타는 냄새마저 맡았다. 다음 순간 괄약근이 통제할 수 없이 풀리면서 소변이 소리 없이 흘러나왔고, 멈출 수조차 없었다.임수희가 얼굴을 찡그리며 방희진을 쳐다보았다.방희진은 순간 몸을 흠칫 떨며 심장이 터질 것 같았고, 얼른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했다.“죄,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일부러 오줌을 싸려고 한 게 아니에요. 제, 제, 제가 도저히 통제할 수 없었어요!”임수희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그럼 다시 먹어!”생각 밖에 이 여자는 정말 힘들게 바닥에 엎드려 한입 한입 핥아먹고 있었다.송세인은 차라리 기절하고 싶었다.하지만 기어코 기절하지 못했다. 부잣집 도련님인 그가 언제 이렇게 큰 고통을 받은 적이 있었을까? 시커멓게 타버린 자신의 두 다리를 보고 절망스러웠다. 이런 다리는 다시 잇고 싶어도 이을 수 없었다.“너희들, 기다려,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거
임건우는 임하나를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점점 가까워지자, 임건우가 바라본 궁전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이 궁전은 뼈로 지어진 궁전이었고 곳곳에 해골이 가득 차 있었다.그 해골들은 기괴한 대문을 형성하고 있었다.문 앞에는 거대한 비석이 하나 서 있었다.비석 위에는 천신의 무덤이라는 고풍스러운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천신의 무덤?’이게 무슨 뜻일까?임건우는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의 자복궁 안에서 강한 진동이 일어났다.마치 혼돈 구슬이 무언가를 찾은 듯 흥분한 느낌이었다.한편으로는 여기서 일어나는 폭풍이 더욱 거세졌다.모래바람이 얼굴에 맞아 아프기 그지없었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딸의 얼굴을 자신의 품에 묻고 진원을 돌려 딸을 보호했다. 하지만 이 폭풍은 단순한 모래바람이 아니었다.그것은 죽음의 기운과 다양한 부정적인 에너지를 담고 있었고 피부를 베는 듯한 아픔을 안겨주었다.붉은 달이 서서히 내려가며 폭풍은 더욱 거세졌다.“방법이 없겠군!”“그렇다면 안으로 들어가야겠다!”임건우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백골 궁전 안으로 발을 들였다.순간, 임건우는 끝없는 원망과 분노가 그를 덮치는 걸 느꼈다.슬프고 비통한 신음이 임건우의 의식 속을 채우고 있었다.정신력은 이전에 겪어본 적 없는 강한 충격을 받았다.임건우는 딸이 걱정되어 바로라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그 순간 해골 대문이 갑자기 쾅! 하고 닫혔다.뒤를 돌아보니 그 대문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마치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으앙!”갑자기 딸이 큰 울음소리를 질렀다.임건우는 깜짝 놀라 딸이 혹시 원령의 영향을 받아 불편해하는 건 아닌지 걱정했지만, 곧 그 이유를 깨달았다.딸의 울음소리에는 어떤 신비한 힘이 담겨 있었다.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은 신격의 힘이었다.딸의 신격이 원망의 기운을 전부 흡수하고 소멸시킨 것이다.딸의 이마에 있는 신격에서 희미한 녹색의 빛이 퍼져나와 두 사람을 감쌌다.“착한 내 딸, 아빠를 구해줬구나!”임건우는 기쁨에 못 이겨
“이거 큰일이네!”임건우는 뒤쫓아오는 불사족들이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그동안 도망치면서도 수많은 불사족을 베어냈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대가 점점 더 강해졌다.바로 직전에는 인간과 비슷한 크기의 불사족 두 마리를 상대했는데 그들은 단순한 해골이 아니라 온몸이 가시와 고깃막으로 뒤덮인 괴물이었고 방어력이 엄청나게 강했다. 임건우는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지금 이 순간, 뒤쫓아오는 불사족의 기운이 점점 더 강력해지는 것이 느껴졌다.그 모습을 확인한 임건우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런 젠장, 또 불사의 왕좌가 나왔네.”더 충격적인 건 이번엔 그 왕좌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이었다.“설마 저놈의 여자 친구인가?”“지금 내 상태로는 도저히 상대할 수가 없어.”처음에는 싸워볼 생각도 했지만, 상대를 보자마자 임건우는 마음을 접었다.저 여왕좌는 입만 벌리면 거대한 진공청소기처럼 모든 걸 빨아들일 것처럼 보였고 힘의 격차가 어마어마했다.“나모 아미타불, 도라 야야!”임건우는 바로 종이인형 하나를 꺼내 던졌다.그것은 바람을 타고 커지더니 황금빛 부처로 변했다.임건우는 딸을 안고 서둘러 도망쳤다.그러나...뒤따라오던 여왕좌는 금신의 허상을 단숨에 깨부수고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그를 추격해왔다.“젠장, 이러다 잡히겠네!”임건우가 초조하게 도망치는 순간, 갑자기 그의 자복궁에 있던 혼돈 나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모든 혼돈 구슬이 빠르게 떨려왔다.이 익숙한 감각은 임건우에게 명확히 알려주고 있었다.‘이건 뭔가 좋은 물건이 근처에 있거나, 아니면 다른 혼돈의 파편을 발견했을 때의 반응이야. 이 정도로 강하게 떨리는 걸 보니 아마 후자겠지.’“혼돈의 파편이라고?”“제발 좋은 일이 생기길 바란다!”어차피 곧 잡힐 상황이었다.임건우는 이를 악물고 도박을 걸기로 했다.혼돈 나무가 떨리는 방향을 따라 혼돈의 파편을 찾아 나선 것이다.그 앞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깔렸었다.거기에 더해 거센 바람이 일으킨 모래폭풍까지 휘몰
“딸아, 이 낯선 곳에서 내가 어디서 젖을 먹일 사람을 찾겠어?”임건우는 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주변은 끝없이 황량한 땅뿐이었고 그 광경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하지만 곧 임건우는 뒤에서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불사족이 쫓아오는 게 확실했다.대지가 흔들리며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젠장, 이렇게 멀리 도망쳤는데 또 쫓아오다니?”“정말 끈질기게 따라붙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딸을 안고 다른 방향으로 전력 질주했다.가던 길을 계속 바꾸며 피했지만, 너무나 답답했다.분명히 한 번은 떨쳐냈는데 곧 불사족이 다시 나타났다.이런 상황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임건우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곰곰이 생각해보니...“젠장!”이곳은 영기조차 없고 공기 속엔 죽음의 기운만이 가득했다.그 죽음의 기운을 막기 위해 자신의 금단이 계속 돌아가며 대위신력의 에너지도 끊임없이 빠져나갔다.그 외에도 딸의 자연신격이 자동으로 그녀를 보호하며 희미한 녹색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그들은 이 불사의 땅에서 마치 바다 위의 등대와도 같았다.“어떻게 해야 하지?”하지만 방법은 없었다.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대위신력과 자연신격 없이는 정말 힘들었다.그리고 더 큰 문제는 가나절의 통로 문을 원래 자리에 두고 나온 것이다.예전에 전소은을 쫓아가기 위해 가나절의 전송문을 통해 만요곡으로 갔는데 그 문을 그대로 두고 온 것이다.만약 그 문이 함께 왔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힘겹게 도망치진 않았을 것이다.딸의 울음소리는 임건우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그러던 중, 문득 임건우의 머리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아, 그렇지! 생명의 신천이 있었지!”“젖을 먹일 사람은 없지만, 물이라도 마시며 좀 진정시켜야겠다.”임건우는 예전에 생명의 우물에서 모은 신천을 떠올렸다.이제 그 신천이 딸에게 필요한 순간이었다.딸은 자연의 여신이 될 존재이기에 생명의 신천은 거부할 리 없을 것이다.임건우는 그녀에게 조금만 마시게 해줬다.그러자, 딸은 울음을 멈추고 행복한
거의 동시에 임건우의 몸속에 있는 진혼종이 슬픈 울음을 토해내며 그의 자복궁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이 불교의 법보이자 지장왕이 준 신기는 차원의 붕괴한 공간 속에서 큰 타격을 입었고, 앞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사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휴...”임건우가 눈을 뜨자마자 보인 첫 장면은 엄청나게 커다란 붉은빛 달이었다.주위 모든 것이 어두운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는 기묘한 풍경이었다.그제야 임건우는 자신이 높은 하늘에서 직선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이런 젠장!”임건우가 옆을 돌아보자마자 깜짝 놀랐다.“여기가 대체 어디야?”임건우가 떨어지고 있는 아래쪽을 바라보니 수없이 많은 해골 병사와 불사족의 괴물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었다.“아이코, 맙소사!”“차원 통로가 붕괴하면서 내가 불사의 땅으로 빨려 들어온 건가? 여기 아마도 불사의 문을 통과하려는 불사 대군들이 모여 있는 곳일 거야! 그런데 나랑 딸아이가 이런 곳에 떨어지다니 그야말로 호랑이 굴에 들어온 꼴 아니야?”임건우는 급히 견곤검을 소환해 검에 올라타고 비행하며 이곳을 벗어나려 했다.하지만 곧바로 깨달았다.이 괴이한 장소는 비행이 금지된 지역이라는 것을.견곤검 위에 서 있어도 움직일 수 없었고 발밑으로는 엄청난 중력이 임건우를 끌어당기고 있었다.강력한 인력이 임건우와 그의 딸을 땅으로 내리쳤다.쾅!엄청난 굉음과 함께 임건우는 딸을 꼭 안은 채로 땅에 세차게 떨어졌다.그 충격으로 수많은 불사 대군을 깔아뭉개며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갑작스러운 사태는 이곳에 있던 불사 대군도 예상치 못한 듯했다.주위에 있던 적어도 수만 개의 눈이 일제히 임건우를 주시했다.“아이고, 이거 큰일 났네.”임건우의 마음이 순식간에 무거워졌다.그다음 순간, 굉음과 함께 거대한 포효 소리가 울려 퍼졌다.앞쪽에 있는 거대한 불사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아마도 장군급의 존재인 듯했으며 해골 형태의 그것은 입을 벌려 알 수 없는 언어로 무언가를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당자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불과 1미터의 거리였지만, 마치 천지의 깊은 절벽처럼 느껴졌다.아무리 애써도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었다.“남편!”당자현은 손을 뻗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었다.눈물이 터져 나오며 절망적인 표정으로 임건우를 바라보았다.“빨리 가! 빨리!”“생명의 우물 공간이 무너지려고 해. 나는... 나는 너와 딸을 지킬 거야. 반드시 지킬 거라니까!”임건우는 절박하게 외쳤고 금단의 신력이 몸을 휘감으며 혼돈의 기운이 그들을 감싸 안았다.그 순간, 차원의 통로는 강력한 힘으로 삼켜져 모든 공간이 거대한 불사의 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아아!”당자현은 울부짖으며 애절하게 소리쳤지만, 그 순간, 그 연결은 끊어졌다.“주인님, 빨리 가셔야 합니다. 이 차원의 통로도 곧 사라질 겁니다.”박철호는 한 마디로 재촉하며 백옥은 당자현을 안고 급히 말했다.“가자!”모두가 생명의 우물의 좁은 통로로 빠르게 뒤돌아갔다.그들은 필사적으로 위로 올라갔다.그때 뒤에서 거대한 에너지 소리가 울려 퍼지며 거대한 힘이 우물 속으로 밀려 들어와 모두를 위로 밀어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생명의 우물이 폭발하듯 쏟아져 나왔다.그 속의 수많은 생명의 샘물이 쏟아지며 사람들은 우물 밖으로 튕겨 나갔다.바닥에는 물이 고여 웅덩이가 되었다.웅!차원 통로 속에서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에너지가 갑자기 되돌아가며 모든 물질은 압축되어 한 덩어리가 되었다.그 힘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단 한 순간, 임건우는 온몸이 터져 나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그의 강력한 뼈마저도 끊어지는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그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하지만 임건우는 자신의 사명을 잊지 않았다.반드시 딸을 지켜야 했다.“진혼종!”임건우는 서둘러 진혼종을 소환하고 딸을 종 안으로 감쌌다.둥둥둥! 둥둥둥!진혼종은 깊고 울리는 소
안쪽은 칠흑 같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고, 그 속에는 마치 무수한 원혼이 울부짖는 듯한 환청이 퍼져 나왔다.하지만 그것은 소리가 아니라 정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어떤 파장이었다.게다가 몸 또한 보이지 않는 힘으로 만져지고 짓눌리며 마치 수많은 손이 그의 몸을 더듬어 뜯어내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임건우는 자신이야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갓 돌이 지난 딸이 이런 상황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그러던 찰나, 어둠 속에서 갑작스럽게 어떤 힘이 딸을 덥석 잡아채 임건우의 품에서 떼어내려고 했다.그 힘은 적고 연약한 딸을 감싸 안으며 강한 압력을 가해왔다.임건우의 금단이 미친 듯이 회전하며 대위신력을 폭발적으로 방출했다.임건우는 딸을 단단히 품에 안고 버텼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가진 힘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했다.“으악!”임건우는 고함을 지르며 외쳤다.“저승 다리! 당장 와서 도와라!”임건우는 자신의 자복궁에 남은 대위신력을 한꺼번에 쏟아부었다.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비록 저승 다리의 소환은 값비싸고 매번 신력을 소모했지만, 지금은 대위신력을 아낄 때가 아니었다.‘천만이면 어때! 줘버리자!’슛!붉은 옷을 입은 어린 소녀가 튀어나왔다.그리고 이전보다 조금 자란 듯한 모습이었다.“어? 여긴 어디야?”소녀는 태연하게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내 얼굴을 구기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 멍청아!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겨우 그따위 실력으로 불사의 왕좌의 뱃속에 들어오다니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공주님, 내가 원해서 들어온 줄 알아? 끌려온 거라고!”임건우는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빨리 시작해. 안 그러면 나 죽고 너도 대위신력을 못 받을 거라고!”소녀는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네가 죽으면 새로운 계승자가 나타날 뿐이야.”임건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계승자는 무슨! 너도 알잖아? 지장왕이 3천 년을 기다려 나를 찾은 거라고. 네가 그 불사의 왕좌 뱃속에서 3만 년을 기다릴 자신 있으면 말이야.”소녀는 이를 꽉
“큰일 났어!”임건우는 겨우 딸을 안아 들고 있을 때 갑자기 100미터 높이의 불사의 왕좌가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그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임건우는 몸을 돌려 재빨리 도망치기 시작했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임건우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하나의 임건우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신격이 담겨 있는 작은 소녀는 절대로 놓칠 수 없었다.만약 소녀를 놓친다면 이 통로는 즉시 사라지고, 불사군단은 통로를 통해 다시 인간 세계로 침입할 수 없게 된다.“크앙!”“도망가려고? 그렇게 쉽게는 안 된다!”슥!불사의 왕좌는 입을 벌려 포효하며, 입속에서 몇 개의 검은 기운을 내뿜었다.그것들이 순식간에 임건우의 앞을 가로막았다.그 검은 기운은 꿈틀거리며 변형되었고, 그 속에는 신비한 문자가 흐르고 있었다.바로 그 순간, 이차원 통로의 벽과 합쳐지며 방금까지 칠흑 같던 통로의 양측이 갑자기 안정되기 시작했다.빛이 반짝이며 문자가 그 위에서 떨고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일단 도망가자!”임건우는 더는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딸을 안고 혼자 도망칠 수는 없다.싸워야 한다면 외부의 동료들과 힘을 합쳐야 했다.임건우는 한 걸음 내딛으며 급히 통로 입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차원 통로에서 순간이동은 불가능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금방이라도 도달할 수 있었을 텐데.몇 천 미터의 거리도 몇 번의 눈 깜짝할 사이에 해결될 거리였다.통로 입구 밖에 있던 백옥과 당자현은 여전히 걱정하며 급히 소리쳤다.“빨리! 서둘러!”당자현은 다시 한번 통로 안으로 들어가서 지원하려 했지만, 그 순간, 당자현의 머리가 통로 입구의 무언가에 부딪히며 이마에 혹이 생겼다.쿵!“아!”“뭐야? 입구가 막혔어?”“뭐라고? 어떻게 된 거지?”백옥은 급히 손을 내밀어 입구를 탐지했으나, 그곳에 벽처럼 딱딱한 무언가가 있었다. 백옥은 즉시 진원을 모아 주먹을 한 대 세게 날렸다.쿵!거대한 폭음이 울렸다.입구의 공간 벽에는 수많은 검은 문자가 빛을 내며
“이건 죽음의 기운이야! 이곳의 죽음의 기운은 독성을 띠고 있어!”임건우가 재빨리 약병을 꺼내 들어 모두에게 나눠주었다.하지만 약을 삼킨 후에도 이상한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당자현이 급히 말했다.“이건 독이 아니야. 죽음의 기운이 우리의 영력을 억누르고 있는 거야. 우리가 죽음의 기운을 들이마실수록 체내 진원이 더 강하게 억압받는 거지.”박철호가 말했다.“그럼 어쩌죠?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게 느껴져요. 이러다간 버틸 수 없을지도 몰라요.”“크앙!”금강마원이 분노의 포효를 내질렀다.그 거대한 몸 위로 벌레들이 달려들어 미친 듯이 물어뜯고 있었다.이 벌레들은 진원 방어막조차 뚫고 들어올 수 있었고 물어뜯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거대한 금강마원의 살과 피는 이들에게 한층 더 쉽게 씹히는 먹잇감이었다.금강마원의 하얀 털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고, 몸 여기저기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다.사람들이 재빨리 달려가 벌레를 제거했지만, 금강마원의 상처는 이미 깊어져 있었다.그 와중에 임건우의 시선은 아직 천 미터나 떨어진 딸에게 고정돼 있었다.임건우의 눈빛은 단호했다.“여러분은 물러나세요. 이곳은 제가 해결하겠습니다.”백옥이 말했다.“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도 이렇게 버거운데 혼자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벌레들에 금방 잠식당할 거야!”임건우는 단호히 말했다.“괜찮아요. 전 죽음의 기운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요.”다른 이들의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가운데 임건우의 힘은 약화되지 않았다.임건우의 체내에는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이 있었고, 대위신력이 임건우를 지탱하고 있었다.이 모든 것은 죽음의 기운을 억제하고 상쇄할 수 있었다.그때 당자현이 외쳤다.“저 앞을 봐! 저건 뭐지?”모두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회색빛이 짙은 안개가 물결처럼 밀려오고 있었다.“저건... 죽음의 기운이야! 그것도 엄청난 양의 죽음의 기운!”“불사족의 문이 점점 더 열리고 있어! 불사족이 나오려고 하고 있잖아!”임건우는 망설임 없이 결정을 내렸다.“
풍덩!임건우는 바로 그 자리에 뛰어내렸다.당자현도 뒤를 따르며 빠르게 내려갔다.백옥은 추하게 변한 전소은을 한 번 쳐다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모든 경맥을 봉인한 뒤, 그제야 우물 안으로 뛰어들었다.“이 우물은 정말 특이하군, 생명의 기운이 이렇게 진하다니?”임건우가 말했다.“맞아, 이게 바로 내가 말한 생명의 천수야. 이 물이 강아연의 영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야.”당자현이 대답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물의 깊은 곳으로 빠르게 나아가면서 여러 번 생명의 우물을 모았다.“그렇다면 그들이 딸의 신격과 이 천수를 이용해 통로를 열려는 거라면 우리가 이 물을 모두 빼내면 그 문이 열리지 않을까?”당자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그건 소용없어. 그들은 생명의 우물을 이용한 거지, 생명의 천수는 아니야.”임건우는 그 말을 듣고는 그만 그 생각을 접었다.지금은 딸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하지만 생명의 우물의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음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정말 계속 가면 저기 끝에 통로의 입구가 있을까?”백옥이 뒤에서 물었다.“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인데?”백옥이 말했다.백옥 뒤로 여러 명의 요족도 우물 안으로 들어왔고 나머지 요족들은 안전을 위해 바깥에 남았다.그때 앞서 달려가던 임건우가 갑자기 넓어진 공간을 느꼈다.그 느낌은 마치 지하수로에서 기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넓은 바다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다.눈앞은 황망하게 펼쳐져 있었고 먼 곳까지 흐릿하게만 보였다.“여기가... 어딘가?”뒤에서 박철호가 물었다.“이곳은 이차원 공간이야!”당자현이 대답했다.“빨리, 통로의 결점을 찾아봐. 보통 이런 곳에는 에너지 소용돌이가 있는 결점이 있어.”모두들 급히 그 결점을 찾기 시작했다.“여기 있어!”백옥이 외쳤다.입구 결점에 있는 소용돌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거기서 임건우의 딸이 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빛이 흔들리며 그 모습이 흐릿하게 비췄지만, 분명 그녀였다.“들어가자!”모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