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사이 임건우의 핸드폰이 울렸다.핸드폰 화면을 보니 유화에서 온 전화였다.유화가 집에서 임건우가 돌아오면 같이 아침식사를 하려고 계속 기다리다가 당문의 군주 당설미가 집에 찾아왔다.“선배님, 아침을 사는데 왜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아? 밖에서 길을 잃은 건 아니야? 내가 데리러 갈까?”“어, 작은 일이 발생해서 그래. 이것만 해결하고 곧 돌아갈게.”“중요한 일이 있다면서 설미가 집에 왔어. 그럼 우리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임건우는 가슴이 조금 떨렸다.당설미는 이미 정식으로 강남 상회의 회장 비서로 임명되어 강남 상회의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직권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또 중해 당문 당중목의 딸이다. 그래서 당설미가 중해에서의 지위와 인맥은 보통이 아니었다. 비록 강남 상회의 비서일 뿐이지만 그녀가 회의에 참석만 하면 그 누구도 그녀를 거역할 수 없었다.임건우는 이전에 당설미 보고 나서서 중해 정부와 스카이캐슬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게 한 적이 있었다.생각해 보니 당설미가 말한 중요한 일은 스카이캐슬과 관련이 있을 것 같았다.유화랑 통화를 마친 임건우는 그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어차피 심수옥의 머릿속에 있는 혈관 종양은 죽을 병이 아니다. ‘심수옥이 그 종양을 달고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아무 일도 없었는데 앞으로 며칠 동안 뭔 일이 생길까.’그 종양을 어떻게 처리할지 유가연과도 상의를 해야할 문제이다.임건우가 떠난 후 이청하도 떠났다.심수옥은 곧 유지연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았다. 특히 그녀의 몸에 묻은 피에 대해서 물었다.그러자 유지연은 얼굴이 빨개져 대답했다.“엄마, 저는 괜찮아요. 임건우가 저를 구해줘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저 죽었을 수도 있어요!”그러고 나서 유지연은 임건우가 자신을 어떻게 구해주었고 어떻게 보호해 주었는지, 4명의 귀노를 어떻게 멋있게 때려죽였는지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알려주었다.심수옥은 이 이야기를 듣고 놀라기도 했지만 화도 났다.“임씨네 사람들은 다
귀의문에서는 사대 귀노가 모두 살해된 것을 알게 된 백장궁은 너무 화가 나서 피를 3리터 토해 냈다.잠시 후, 백장궁은 욕설을 퍼부었다.“이 나쁜 놈아, 너는 밖에서 도대체 뭘 하며 다닌 거니? 너는 내가 4대 귀노를 키우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 정력과 재력을 썼는지 아니? 그 시간, 정력과 재력으로 너 같은 아들 넷을 키우는데 쓰기에도 충분한데 너는 귀노 넷을 단번에 죽게 만들다니.”백여심은 아버지가 이렇게 크게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놀란 백여심은 손이 덜덜 떨려 핸드폰을 하마터면 땅에 떨굴 뻔했다.백여심은 얼른 백장궁에게 말했다.“아버지, 저는 밖에서 말썽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염황 제1의사에게 명의라고 불리는 그 남자는 임건우라고 하는데 저는 그가 그렇게 높은 무도 수위를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4대 귀노 조차도 그의 적이 아니었습니다.”백장궁은 한동안 침묵했다. “의술의 전승은 그 자체로 무도 공법이 있다. 우리 귀의문의 4대 귀노는 일반적인 수위를 가진 자들이 아니다. 몸은 강철처럼 딴딴한데 그 자는 어떻게 귀노들을 죽일 수 있었을까?”백여심은 즉시 임간우가 검으로 3번 귀노를 죽이는 장면을 말해 주었다.“아버지, 제가 추측하건대 그의 몸에는 쇠를 깎아 진흙처럼 보이는 검인데 딴딴하지 않은 검이고 평소에는 허리춤에 차고 다닙니다…….”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장궁이 말했다.“이 멍청이!”“그것은 그런 평범한 검이 아니라 자부 속에 숨겨진 보물이다!”“이 사람이 정말 수법 진인이고 또 자부를 개척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아마도 이미 신동급에 다다른 고수일 것이다. 어쩐지 4대 귀노가 모두 그에게 죽임을 당했다 했네.”백여심은 아버지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무슨 얘기를 하시는 거지? 못 알아듣겠네!’백장궁은 오히려 신나 보였다.“너 그 임건우라는 사람 잠시 상관하지 마라. 너는 그의 상대가 아니까 나중에 그를 보면 멀리 떨어져 있어. 아버지가 그를 상대할 방법이 있으니! 걔가 보물을 갖고 있
“뭐요? 피해야 해요?”임진주는 기분이 조금 나빴다.“그 개자식은 왜 계속 우리 임씨 집안을 건드리는 건데요? 우리 임씨 그룹은 모두 그에게 핍박을 받아 파산할 지경인데 또 그를 피해야 합니까? 귀의문에 고수들이 수두룩 한데 왜 임건우 하나 해결을 못하는 건데요?”팍-백여심은 손을 들어 임진주의 얼굴을 후려쳤다.“우리 귀의문의 일은 네가 관계할 바가 아니야. 이번에 네가 이런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유지연의 다리로 네 여동생에게 다리를 바꿔줄 수 있었을 것이고 4대 귀노도 죽지 않았을 것이다. 근데 너는 뭔데 자꾸 큰소리치는 거야?”임진주는 몇 걸음 뒤로 후퇴했다.임진주의 표정이 어두워 졌고 그녀가 안고 있던 유령 아기는 그녀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듯 입을 벌리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백여심을 향해 달려들었다.하지만 백여심은 임국과 달랐다.백여심은 손을 들어 유령 아기의 머리를 세게 때렸다.“아아!”유령 아기가 땅에 떨어지면서 비명을 질렀다.백여심이 말했다.“너 얘를 잘 단속해. 그렇지 않으면 나는 이 얘를 죽일 수도 있으니까.”임진주는 유령 아기를 안고 몸을 옆으로 돌렸다.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백여심을 바라보았다.“내가 도화마경에서부터 소승으로 진급하면 나는 가장 먼저 너를 죽이고 너의 단전을 삼키며 너의 정혈까지 삼킬 것이다!”백여심은 차가운 눈길로 임진주를 한번 보았다.그는 전혀 그녀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 임진주는 예전에 임건우와의 친척 관계를 이용해서 함께 강주에 온 것이었다.‘이런 얘가 낯도 두껍지. 감히 나한테 대들다니!’백여심은 그 자리를 떠났다.‘아버지께서 저녁에 나를 데리고 맞선을 보러 간다고 하셨으니 나는 전화만 기다리면 된다.’ ……같은 시각 임건우는 임씨 별장으로 돌아오자 당설미가 기다리고 있었다.당설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임건우, 나는 스카이캐슬 프로젝트가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이것은 당설미가 가서 직접 파악한 다음에 발견해 낸 것이었다.임건우는 그녀에게 밀크티 한 잔
임건우가 물었다.“무슨 어려움입니까?”당설미가 대답했다.“다른 사람도 스카이캐슬의 개발권을 손에 넣으려고 하는데 비교적 극단적인 수단을 써가며 나문천을 위협했다고 해.”“해룡문?”임건우는 곧바로 떠올랐다.지난번 강주에서 나지선을 납치하려는 그 몇 사람이 바로 해룡문 사람이었다.‘그렇다면 그들의 목적도 원수성 무덤에 있는 물건을 가지는 것인가?’당설미가 말했다.“나문천의 딸은 두 차례 납치된 적이 있는데 한 번은 강주에서, 다른 한 번은 중해에서였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바로 그저께 나문천은 자신도 살해 위협도 받았었다고 했어.”“하지만 이 사건은 신후청의 사람들이 이미 인수했고 나문천도 가능한 한 빨리 스카이캐슬의 프로젝트 가동을 완료했으면 하지. 질질 끌어 봤자 근심만 더 되니까.”“하지만 프로젝트가 우리의 손에 들어온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프로젝트를 파괴하거나 다른 숨겨진 목적이 있는 것을 방지하고 잘 감시해야 합니다.”임건우는 머리를 긁적였다.‘난 아버지의 행방을 찾으려고 하는데 어떻게 자꾸 이렇게 번거로운 일에 연루될 수 있는 거지? 원수성의 무덤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고 그 열쇠가 그렇게 중요한가?’그는 머리를 쥐어짜도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문제는 임건우 본인의 실력에 있었다.‘내 실력이 충분히 강하기만 하면 신속하게 종사를 죽이고 수법 진인을 죽일 수 있지. 무슨 해룡문, 야나기타 조직이라든지 한 명이던 열 명이던 무엇이 두렵겠니?’“머리 아파?”당설미가 임건우를 보고 말했다.임건우는 손을 흔들었다.“아무것도 아닙니다. 다만 이 일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으니 나는 다음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당설미는 일어서서 임건우의 뒤로 느릿느릿 걸어가 손으로 그의 머리를 마사지해 주었다.“어, 잠시만요…….”“눈 감아!”임건우은 조금 놀랐지만 당설미의 기술이 아주 전문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무거우며 또 내력의 보조도 있어 나보다 못하지 않네.’당설미가 해주는 마사
“모든 일은 자연스럽게 다 해결될 것이니 너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스카이캐슬 프로젝트가 열리면 나는 중해 당문의 전력을 다해 너를 도울 것이다. 아버지께서 중해 당문은 직급이 뚜렷하다고 하셨어.”임건우가 말했다.“아버지께서 마음을 쓰셨네요.”……얼마 지나지 않아 우나영, 반하나, 강아연 이 세 사람이 중해에서 강주로 돌아왔다.그러고는 곧바로 임씨네 별장에 도착했다.우나영은 다시 돌아온 임씨네 별장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하면서 자신이 예전에 이곳에서 생활했던 추억들이 생각나 눈물을 흘렸다.“엄마, 임씨 별장이 다시 우리 거로 됐으니 울지 마세요!” 반하나는 우나영을 다독여 주었다.“맞아 맞아. 기뻐해야지.”그들은 임건우, 유화, 당설미 등 사람들과 만난 후 너무 기뻐서 말할 겨를도 없었다.전에 임건우가 병원에서 돌아왔을 때 채소들을 많이 사와서 점심에는 집에서 요리를해서 먹으려고 했다.여자 몇 명이 같이 하니 임건우가 손댈 필요가 없었다.그들이 요리를 하는 사이에 임건우는 유가연한테서 온 전화를 받았다.“병원의 검사 보고서에서 우리 엄마 뇌에는 확실히 너비 2센티미터에 길이 3센티미터의 혈관 종양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대. 그러나 위치가 비교적 까다로워 쉽지 않은 수술이라고 했어. 의사는 수술보다는 약물치료가 더 적합하다고 해.”임건우가 말했다.“심수옥 씨가 괜찮다면 내가 처리해 줄 수 있어.”‘그러나 심수옥이 나를 믿을까?’……다섯 시에 임건우는 이청하의 전화를 받았다.“오늘 저녁에 우리 집에 정말 오셔야 합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이미 식사준비를 다 마치시고 건우씨가 오시길 기다리고 계십니다.”임건우는 웃으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 마침 오랫동안 할머니가 해준 요리를 먹지 못했어요.”“그럼 빨리 오세요. 저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임건우가 차를 몰고 이청하의 집에 도착했는데 이청하는 타이트 한 롱 원피스를 입고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몸매가 아주 매혹적이었다.임건우가 차에서 내려 위층으로 올라가다
입구에는 50세 정도 되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얼굴은 이흥방과 거의 비슷했고, 특히 코는 완전 붕어빵이었다.그리고 남자 뒤에는.두 명의 남자가 더 있었다.그중 한 명은 바로 귀의문 도련님, 백여심이었다.남자는 이흥방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아버지, 시간이 이렇게 많이 지났는데, 아직도 화를 풀지 못하세요? 자신을 봐봐요. 나이도 가득 먹으셨는데, 좋은 날이 얼마나 더 있겠어요? 노후와 임종을 지켜줄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어요?”알고 보니, 이 사람은 바로 이흥방의 아들이자 이청하의 생부-이형진이다.“내가 죽더라도, 네가 내 임종을 지켜줄 필요는 없어! 꺼져!”이흥방은 몹시 화가 나 있었고 두 눈이 시뻘게져 울부짖었다. 부엌에서 바쁘게 움직이던 이씨 가문 할머니가 밥주걱을 들고 뛰어나왔다.“영감, 왜요, 무슨 일이에요?”문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보자, 할머니는 온몸이 굳으며, 손에 들고 있던 주걱을 땅에 떨어뜨렸다.“형, 형진아? 너, 돌아온 거야?”이흥방에 비하면 할머니가 아들에 대한 감정은 더 순수했다.열 달 임신하여, 어려서부터 키워온 친아들이 비록 나쁜 놈이지만, 깊은 밤이 다가오면 가 떠올랐다. 이제 다시 만나게 되자, 할머니는 설레고 또 설렜다.“엄마, 다녀왔어요.”한 마디에, 노부인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엄마는 무슨, 우리 집엔 너 같은 아들 없어, 당장 꺼져!”하지만 결국, 할머니가 마음이 약해져서 말했다.“영감, 돌아왔으니 일단 들어오라 하세요. 우리가 상황을 들어보고 만약 정신 차리고 돌아온 거라면, 형진에게 속죄할 기회를 주는 게 어때요.”방안에 있는 임건우와 이청하는 당연히 밖에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이청하는 누군가의 말소리는 들렸지만, 내용은 똑똑히 듣지 못했다. 하지만 임건우는 정확히 들었다.이청하가 물었다.“밖에 누가 온 것 같은데 나가 볼래요?”임건우의 눈빛이 이상했다.“청하 씨 뜻대로 해요.”하지만 이어서.말소리가 높아지자, 이청하는 단번에 이형진의 목소리를 알아듣고는
“이 녀석, 여긴 왜 왔지?”하지만 임건우는 곧 깨달았다.백여심은 이청하와 결혼하려고 혼담을 꺼내러 온 거였다.“뭐라고? 이 사람이 우리 손녀와 결혼하겠다고?”이흥방은 이형진을 곱지 않은 눈빛으로 쳐다봤다.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며 백여심을 쳐다보고 말했다.“오, 난 또 누구라고! 신의 행세를 하는 녀석이구나.”이흥방은 전에 주의하지 않았다.지금은 한눈에 봐 냈다.“너 배가 불러오고, 귀신 태아를 임신한 거 아니야? 아내를 맞아 뭐 하려고?”“게다가 우리 손녀는 이미 애인이 있어. 남자 친구는 진짜 신의야. 패자 주제에 감히 여기에 와서 사람을 뺐어?”“아”백여심이 외쳤다!그도 마침내 생각이 났다.‘눈앞의 이 강주의 신의는 바로 전에 장삼각 지역 의료대회에서, 자신에게 차가운 눈길을 보내며 왕이지와 함께 서 있었던 그 늙은이 아니야?’다만 당시에 백여심은 보는 눈이 너무 높아 이 신의와 같은 사람은 눈에 들지 않았고, 왕이지와 임건우만 보느라, 그가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백여심은 그를 알아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는 갑자기 생각났다.백여심은 이청하를 만난 적이 있다.바로 그날 임건우의 곁에서 팔짱을 끼고 서 있던 엉덩이가 큰 여인이었다. 그는 이청하가 임건우를 차버리고 자신과 사귀자고 말한 적이 있었다. 결국, 욕을 먹었다.임건우와 여자를 빼앗는다는 것은, 예전엔 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대 귀노가 죽어버린 지금은 용기가 없었다.그러나 이형진은 백여심의 마음을 알지 못한 채 아버지가 동의하지 않는 것을 보고 대뜸 화를 냈다.“청하는 내 딸입니다.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 시집을 보낼 거예요. 아버지는 결정권이 없어요!”이흥방은 분노하며 말했다.“헛소리 집어치워. 네가 청하 아버지라고 말할 자격 있어? 그 애가 너를 인정할 것 같아?”이형진이 말했다.“아무튼 나는 이미 예물을 받았어요. 청하가 원하지 않아도 시집을 가야 합니다. 내가 찾아준 이 혼사, 쉽게 마련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영감, 백 도련님의 신분을 모르죠
“백 도련님, 왜 이 녀석한테 무릎을 꿇어요? 이놈이 뭐라고. 도련님의 신발도 들어줄 자격이 없는 사람한테.”이형진은 임건우가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전혀 알 일이 없었다.방금 허공에서 백여심을 잡아온 것도 이형진은 그 의미를 몰랐다. 이형진은 백여심의 마음속 공포를 알 수 없었다. 사대 귀노가 없는 한, 그의 수위로 임건우한테 아무런 반항도 할 수 없었다.백여심은 이형진에게 더는 얘기하지 말라고 호통치고 싶었다.그러나 지금 그는 말조차 하지 못했다. 임건우의 정신적 압력에 온몸에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오직 깊은 공포만 남아있었다.“당신도 꿇어!”임건우는 이형진에게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이형진은 크게 웃었다.“뭐라고? 네가 나를 꿇게 할 자격이 있어?”말이 끝나자.그의 두 다리는 의지와 상관없이 무릎을 꿇게 되었다.“아!?”“내, 내가 왜 이래? 왜 무릎을 꿇은 거야?”이형진이 자신의 행동에 당황하여 마음이 혼란스러워질 그때, 임건우는 그의 따귀를 세게 내리쳤다.“짝!”이형진은 반쪽 얼굴이 붓고 입가에 피가 흘렀다.임건우가 말했다.“왜 때리는지 알아요? 당신 불효 때문이야! 여자와 십 몇년간 여자와 도망을 가고, 나이 드신 부모님을 돌보지도 않고, 부모님이 의지할 곳이 없게 만들었죠. 게다가 다른 사람들의 비난까지 받아야 했으니 당신은 맞아도 싸요!”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이형진은 분노가 속에서부터 치밀어 올랐지만, 말을 할 수가 없었다.눈을 동그랗게 뜨고 임건우만 바라보고 있었다.“짝!”다시 따귀 한 대.할머니는 맞고 있는 아들을 보고 표정이 안 좋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아들에게 너무 실망했다. 정신을 차리고 돌아온 줄 알았는데, 딸을 팔려고 다시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런 아들은 차라리 없는 게 나았다.그녀는 고통스럽게 눈을 감고 부엌으로 돌아섰다.‘마음대로 해!’‘형진이는 맞아 죽어도 싸. 이제 상관하고 싶지 않아.’“이건, 당신이 모질고, 아버지가 될 자격이 없고, 딸에게 단지 끝없는 고통
“딸아, 이 낯선 곳에서 내가 어디서 젖을 먹일 사람을 찾겠어?”임건우는 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주변은 끝없이 황량한 땅뿐이었고 그 광경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하지만 곧 임건우는 뒤에서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불사족이 쫓아오는 게 확실했다.대지가 흔들리며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젠장, 이렇게 멀리 도망쳤는데 또 쫓아오다니?”“정말 끈질기게 따라붙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딸을 안고 다른 방향으로 전력 질주했다.가던 길을 계속 바꾸며 피했지만, 너무나 답답했다.분명히 한 번은 떨쳐냈는데 곧 불사족이 다시 나타났다.이런 상황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임건우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곰곰이 생각해보니...“젠장!”이곳은 영기조차 없고 공기 속엔 죽음의 기운만이 가득했다.그 죽음의 기운을 막기 위해 자신의 금단이 계속 돌아가며 대위신력의 에너지도 끊임없이 빠져나갔다.그 외에도 딸의 자연신격이 자동으로 그녀를 보호하며 희미한 녹색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그들은 이 불사의 땅에서 마치 바다 위의 등대와도 같았다.“어떻게 해야 하지?”하지만 방법은 없었다.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대위신력과 자연신격 없이는 정말 힘들었다.그리고 더 큰 문제는 가나절의 통로 문을 원래 자리에 두고 나온 것이다.예전에 전소은을 쫓아가기 위해 가나절의 전송문을 통해 만요곡으로 갔는데 그 문을 그대로 두고 온 것이다.만약 그 문이 함께 왔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힘겹게 도망치진 않았을 것이다.딸의 울음소리는 임건우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그러던 중, 문득 임건우의 머리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아, 그렇지! 생명의 신천이 있었지!”“젖을 먹일 사람은 없지만, 물이라도 마시며 좀 진정시켜야겠다.”임건우는 예전에 생명의 우물에서 모은 신천을 떠올렸다.이제 그 신천이 딸에게 필요한 순간이었다.딸은 자연의 여신이 될 존재이기에 생명의 신천은 거부할 리 없을 것이다.임건우는 그녀에게 조금만 마시게 해줬다.그러자, 딸은 울음을 멈추고 행복한
거의 동시에 임건우의 몸속에 있는 진혼종이 슬픈 울음을 토해내며 그의 자복궁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이 불교의 법보이자 지장왕이 준 신기는 차원의 붕괴한 공간 속에서 큰 타격을 입었고, 앞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사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휴...”임건우가 눈을 뜨자마자 보인 첫 장면은 엄청나게 커다란 붉은빛 달이었다.주위 모든 것이 어두운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는 기묘한 풍경이었다.그제야 임건우는 자신이 높은 하늘에서 직선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이런 젠장!”임건우가 옆을 돌아보자마자 깜짝 놀랐다.“여기가 대체 어디야?”임건우가 떨어지고 있는 아래쪽을 바라보니 수없이 많은 해골 병사와 불사족의 괴물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었다.“아이코, 맙소사!”“차원 통로가 붕괴하면서 내가 불사의 땅으로 빨려 들어온 건가? 여기 아마도 불사의 문을 통과하려는 불사 대군들이 모여 있는 곳일 거야! 그런데 나랑 딸아이가 이런 곳에 떨어지다니 그야말로 호랑이 굴에 들어온 꼴 아니야?”임건우는 급히 견곤검을 소환해 검에 올라타고 비행하며 이곳을 벗어나려 했다.하지만 곧바로 깨달았다.이 괴이한 장소는 비행이 금지된 지역이라는 것을.견곤검 위에 서 있어도 움직일 수 없었고 발밑으로는 엄청난 중력이 임건우를 끌어당기고 있었다.강력한 인력이 임건우와 그의 딸을 땅으로 내리쳤다.쾅!엄청난 굉음과 함께 임건우는 딸을 꼭 안은 채로 땅에 세차게 떨어졌다.그 충격으로 수많은 불사 대군을 깔아뭉개며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갑작스러운 사태는 이곳에 있던 불사 대군도 예상치 못한 듯했다.주위에 있던 적어도 수만 개의 눈이 일제히 임건우를 주시했다.“아이고, 이거 큰일 났네.”임건우의 마음이 순식간에 무거워졌다.그다음 순간, 굉음과 함께 거대한 포효 소리가 울려 퍼졌다.앞쪽에 있는 거대한 불사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아마도 장군급의 존재인 듯했으며 해골 형태의 그것은 입을 벌려 알 수 없는 언어로 무언가를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당자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불과 1미터의 거리였지만, 마치 천지의 깊은 절벽처럼 느껴졌다.아무리 애써도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었다.“남편!”당자현은 손을 뻗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었다.눈물이 터져 나오며 절망적인 표정으로 임건우를 바라보았다.“빨리 가! 빨리!”“생명의 우물 공간이 무너지려고 해. 나는... 나는 너와 딸을 지킬 거야. 반드시 지킬 거라니까!”임건우는 절박하게 외쳤고 금단의 신력이 몸을 휘감으며 혼돈의 기운이 그들을 감싸 안았다.그 순간, 차원의 통로는 강력한 힘으로 삼켜져 모든 공간이 거대한 불사의 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아아!”당자현은 울부짖으며 애절하게 소리쳤지만, 그 순간, 그 연결은 끊어졌다.“주인님, 빨리 가셔야 합니다. 이 차원의 통로도 곧 사라질 겁니다.”박철호는 한 마디로 재촉하며 백옥은 당자현을 안고 급히 말했다.“가자!”모두가 생명의 우물의 좁은 통로로 빠르게 뒤돌아갔다.그들은 필사적으로 위로 올라갔다.그때 뒤에서 거대한 에너지 소리가 울려 퍼지며 거대한 힘이 우물 속으로 밀려 들어와 모두를 위로 밀어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생명의 우물이 폭발하듯 쏟아져 나왔다.그 속의 수많은 생명의 샘물이 쏟아지며 사람들은 우물 밖으로 튕겨 나갔다.바닥에는 물이 고여 웅덩이가 되었다.웅!차원 통로 속에서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에너지가 갑자기 되돌아가며 모든 물질은 압축되어 한 덩어리가 되었다.그 힘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단 한 순간, 임건우는 온몸이 터져 나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그의 강력한 뼈마저도 끊어지는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그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하지만 임건우는 자신의 사명을 잊지 않았다.반드시 딸을 지켜야 했다.“진혼종!”임건우는 서둘러 진혼종을 소환하고 딸을 종 안으로 감쌌다.둥둥둥! 둥둥둥!진혼종은 깊고 울리는 소
안쪽은 칠흑 같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고, 그 속에는 마치 무수한 원혼이 울부짖는 듯한 환청이 퍼져 나왔다.하지만 그것은 소리가 아니라 정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어떤 파장이었다.게다가 몸 또한 보이지 않는 힘으로 만져지고 짓눌리며 마치 수많은 손이 그의 몸을 더듬어 뜯어내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임건우는 자신이야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갓 돌이 지난 딸이 이런 상황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그러던 찰나, 어둠 속에서 갑작스럽게 어떤 힘이 딸을 덥석 잡아채 임건우의 품에서 떼어내려고 했다.그 힘은 적고 연약한 딸을 감싸 안으며 강한 압력을 가해왔다.임건우의 금단이 미친 듯이 회전하며 대위신력을 폭발적으로 방출했다.임건우는 딸을 단단히 품에 안고 버텼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가진 힘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했다.“으악!”임건우는 고함을 지르며 외쳤다.“저승 다리! 당장 와서 도와라!”임건우는 자신의 자복궁에 남은 대위신력을 한꺼번에 쏟아부었다.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비록 저승 다리의 소환은 값비싸고 매번 신력을 소모했지만, 지금은 대위신력을 아낄 때가 아니었다.‘천만이면 어때! 줘버리자!’슛!붉은 옷을 입은 어린 소녀가 튀어나왔다.그리고 이전보다 조금 자란 듯한 모습이었다.“어? 여긴 어디야?”소녀는 태연하게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내 얼굴을 구기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 멍청아!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겨우 그따위 실력으로 불사의 왕좌의 뱃속에 들어오다니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공주님, 내가 원해서 들어온 줄 알아? 끌려온 거라고!”임건우는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빨리 시작해. 안 그러면 나 죽고 너도 대위신력을 못 받을 거라고!”소녀는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네가 죽으면 새로운 계승자가 나타날 뿐이야.”임건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계승자는 무슨! 너도 알잖아? 지장왕이 3천 년을 기다려 나를 찾은 거라고. 네가 그 불사의 왕좌 뱃속에서 3만 년을 기다릴 자신 있으면 말이야.”소녀는 이를 꽉
“큰일 났어!”임건우는 겨우 딸을 안아 들고 있을 때 갑자기 100미터 높이의 불사의 왕좌가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그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임건우는 몸을 돌려 재빨리 도망치기 시작했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임건우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하나의 임건우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신격이 담겨 있는 작은 소녀는 절대로 놓칠 수 없었다.만약 소녀를 놓친다면 이 통로는 즉시 사라지고, 불사군단은 통로를 통해 다시 인간 세계로 침입할 수 없게 된다.“크앙!”“도망가려고? 그렇게 쉽게는 안 된다!”슥!불사의 왕좌는 입을 벌려 포효하며, 입속에서 몇 개의 검은 기운을 내뿜었다.그것들이 순식간에 임건우의 앞을 가로막았다.그 검은 기운은 꿈틀거리며 변형되었고, 그 속에는 신비한 문자가 흐르고 있었다.바로 그 순간, 이차원 통로의 벽과 합쳐지며 방금까지 칠흑 같던 통로의 양측이 갑자기 안정되기 시작했다.빛이 반짝이며 문자가 그 위에서 떨고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일단 도망가자!”임건우는 더는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딸을 안고 혼자 도망칠 수는 없다.싸워야 한다면 외부의 동료들과 힘을 합쳐야 했다.임건우는 한 걸음 내딛으며 급히 통로 입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차원 통로에서 순간이동은 불가능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금방이라도 도달할 수 있었을 텐데.몇 천 미터의 거리도 몇 번의 눈 깜짝할 사이에 해결될 거리였다.통로 입구 밖에 있던 백옥과 당자현은 여전히 걱정하며 급히 소리쳤다.“빨리! 서둘러!”당자현은 다시 한번 통로 안으로 들어가서 지원하려 했지만, 그 순간, 당자현의 머리가 통로 입구의 무언가에 부딪히며 이마에 혹이 생겼다.쿵!“아!”“뭐야? 입구가 막혔어?”“뭐라고? 어떻게 된 거지?”백옥은 급히 손을 내밀어 입구를 탐지했으나, 그곳에 벽처럼 딱딱한 무언가가 있었다. 백옥은 즉시 진원을 모아 주먹을 한 대 세게 날렸다.쿵!거대한 폭음이 울렸다.입구의 공간 벽에는 수많은 검은 문자가 빛을 내며
“이건 죽음의 기운이야! 이곳의 죽음의 기운은 독성을 띠고 있어!”임건우가 재빨리 약병을 꺼내 들어 모두에게 나눠주었다.하지만 약을 삼킨 후에도 이상한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당자현이 급히 말했다.“이건 독이 아니야. 죽음의 기운이 우리의 영력을 억누르고 있는 거야. 우리가 죽음의 기운을 들이마실수록 체내 진원이 더 강하게 억압받는 거지.”박철호가 말했다.“그럼 어쩌죠?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게 느껴져요. 이러다간 버틸 수 없을지도 몰라요.”“크앙!”금강마원이 분노의 포효를 내질렀다.그 거대한 몸 위로 벌레들이 달려들어 미친 듯이 물어뜯고 있었다.이 벌레들은 진원 방어막조차 뚫고 들어올 수 있었고 물어뜯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거대한 금강마원의 살과 피는 이들에게 한층 더 쉽게 씹히는 먹잇감이었다.금강마원의 하얀 털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고, 몸 여기저기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다.사람들이 재빨리 달려가 벌레를 제거했지만, 금강마원의 상처는 이미 깊어져 있었다.그 와중에 임건우의 시선은 아직 천 미터나 떨어진 딸에게 고정돼 있었다.임건우의 눈빛은 단호했다.“여러분은 물러나세요. 이곳은 제가 해결하겠습니다.”백옥이 말했다.“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도 이렇게 버거운데 혼자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벌레들에 금방 잠식당할 거야!”임건우는 단호히 말했다.“괜찮아요. 전 죽음의 기운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요.”다른 이들의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가운데 임건우의 힘은 약화되지 않았다.임건우의 체내에는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이 있었고, 대위신력이 임건우를 지탱하고 있었다.이 모든 것은 죽음의 기운을 억제하고 상쇄할 수 있었다.그때 당자현이 외쳤다.“저 앞을 봐! 저건 뭐지?”모두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회색빛이 짙은 안개가 물결처럼 밀려오고 있었다.“저건... 죽음의 기운이야! 그것도 엄청난 양의 죽음의 기운!”“불사족의 문이 점점 더 열리고 있어! 불사족이 나오려고 하고 있잖아!”임건우는 망설임 없이 결정을 내렸다.“
풍덩!임건우는 바로 그 자리에 뛰어내렸다.당자현도 뒤를 따르며 빠르게 내려갔다.백옥은 추하게 변한 전소은을 한 번 쳐다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모든 경맥을 봉인한 뒤, 그제야 우물 안으로 뛰어들었다.“이 우물은 정말 특이하군, 생명의 기운이 이렇게 진하다니?”임건우가 말했다.“맞아, 이게 바로 내가 말한 생명의 천수야. 이 물이 강아연의 영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야.”당자현이 대답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물의 깊은 곳으로 빠르게 나아가면서 여러 번 생명의 우물을 모았다.“그렇다면 그들이 딸의 신격과 이 천수를 이용해 통로를 열려는 거라면 우리가 이 물을 모두 빼내면 그 문이 열리지 않을까?”당자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그건 소용없어. 그들은 생명의 우물을 이용한 거지, 생명의 천수는 아니야.”임건우는 그 말을 듣고는 그만 그 생각을 접었다.지금은 딸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하지만 생명의 우물의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음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정말 계속 가면 저기 끝에 통로의 입구가 있을까?”백옥이 뒤에서 물었다.“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인데?”백옥이 말했다.백옥 뒤로 여러 명의 요족도 우물 안으로 들어왔고 나머지 요족들은 안전을 위해 바깥에 남았다.그때 앞서 달려가던 임건우가 갑자기 넓어진 공간을 느꼈다.그 느낌은 마치 지하수로에서 기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넓은 바다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다.눈앞은 황망하게 펼쳐져 있었고 먼 곳까지 흐릿하게만 보였다.“여기가... 어딘가?”뒤에서 박철호가 물었다.“이곳은 이차원 공간이야!”당자현이 대답했다.“빨리, 통로의 결점을 찾아봐. 보통 이런 곳에는 에너지 소용돌이가 있는 결점이 있어.”모두들 급히 그 결점을 찾기 시작했다.“여기 있어!”백옥이 외쳤다.입구 결점에 있는 소용돌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거기서 임건우의 딸이 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빛이 흔들리며 그 모습이 흐릿하게 비췄지만, 분명 그녀였다.“들어가자!”모두가
“크앙!”검은 그림자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그 그림자들 아래에는 해골용이 한 마리씩 있었다.하지만 이 해골용들은 남은 의지만으로 움직이는 듯했으며 공격력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각 해골용은 단 한 번의 죽음의 독안개를 내뿜을 수 있었고 그것만 피하면 문제가 없었다.그러나 방심하면 큰일이었다.천붕의 커다란 날개가 독안개에 맞아 반쪽이 떨어져 나가자, 천붕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쿵! 쿵! 쿵!해골용들이 차례로 쓰러질 때마다 공간의 장벽이 조금씩 약해졌다.그러나 장벽 안쪽의 전소은은 상황이 불리해지자 점점 더 독해졌다.전소은에게 빙의했던 불사족이 갑자기 본 모습을 드러내며 괴물로 변했다.그 괴물은 전소은을 완전히 감싸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했고 온몸에서 생명의 정수를 불태우며 그 에너지를 임건우의 딸에게 쏟아붓기 시작했다.“와아아아앙!”아이가 더 크게 울음을 터뜨렸고 초록빛은 더욱 강렬해졌다.그 순간, 고대의 우물에서 거대한 빛 기둥이 하늘로 솟아올랐다.빛 기둥은 제단 위의 거대한 문을 향해 뻗어나갔고 생명체들의 아우성과 통곡이 온 세상에 울려 퍼졌다.검은빛으로 빛나는 고대의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으며 문 안쪽에서는 굉음 같은 분노의 포효가 울려 나왔다.“불사족의 문이 열렸다!”“어서 막아야 해!”“공격하라!”마지막 해골용은 임건우와 백옥이 각각의 신검으로 힘을 합쳐 처치했다.그와 동시에 공간의 장벽이 산산이 부서졌다.쉭!가장 빠르게 움직인 사람은 바로 당자현이었다.당자현은 번개같이 달려가 아이를 붙잡으려 했다.하지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당자현의 손이 아이의 몸을 스치며 통과해버린 것이다.손끝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왜 내 딸을 만질 수 없는 거야?”임건우와 백옥도 같은 시도를 해보았지만 결과는 같았다.아이의 모습은 공중에 떠 있는 허상처럼 보였고 진짜 몸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듯했다.그때 전소은이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지금의 전
쿵!모든 힘을 한 점에 집중시켜 강하게 내려쳤다.진혼종에서 울려 퍼진 소리에 그 공간 장벽이 거세게 떨림을 일으켰지만, 결국 깨지지 않았다.그 큰 소리에 안에서 주문을 외우고 있던 전소은이 뒤를 돌아보며 임건우 쪽을 바라봤다.얼굴은 차갑고 다급한 기색이 역력했다.주문을 외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웅웅...”그것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언어로 죽음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허상 같은 제단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고대의 거대한 문이 마치 먼 저편의 공간을 넘어서 다가오는 듯 점점 가까워졌다.신격의 힘이 풀리면서 아기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임건우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진혼종을 더 강하게 휘둘러 다시 내리쳤다.쿵쿵, 쿵쿵!일련의 강한 타격에도 공간 장벽은 여전히 깨지지 않았다.하지만 임건우는 곧 장벽 주변에서 이상한 검은 그림자들이 하나씩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일정 간격마다 나타나는 그 그림자들.“이 그림자들... 이게 바로 공간 장벽의 근원이야!”“이 검은 그림자들을 없애면 장벽이 깨진다!”임건우는 급히 달려가서 땅에 나타난 검은 그림자들을 향해 진혼종을 내리쳤다.그렇게 찾은 발판이었다.타격을 가하자, 그림자가 움직였고 그 안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그것은 살아있는 존재였다!“으악!”진혼종이 뒤엉켜 타격을 가할 때 땅이 갈라지며, 검은 그림자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큰 울음소리를 내며 땅속에서 튕겨 나왔다.쿵!그 순간, 임건우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그것은 용... 아니, 해골용이었다.온몸에 살점은 없고 뼈만 남은 채, 죽음의 기운을 가득 품고 있었다.그 크기는 약 20미터에 달하며 길이도 어마어마했다.갑자기 임건우를 향해 검은 안개를 뿜어냈다.“죽음의 독 안개!”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피했다.이것은 보통의 존재가 아니다.그는 천의도법에서 이 독 안개를 본 적이 있었다.그런 독을 뿜어낼 수 있는 존재는 명백히 명계의 상위 존재였다.이 해골용이 명계에 있다면 그곳에서 왕이나 조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