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건우는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신에게 뭘 먹였는지 알아요? 마음을 삼키는 독이에요. 몸 안에서 평생을 같이 하게 될 거예요. 죽는 그 순간까지!”이형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에 놀란 기색을 띄웠다.백여심도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는 귀의문 서적에서 본 적이 있었다. 마음을 삼키는 독은 일종의 극한 공포의 독으로 심으면 제거할 방법이 없었고 심장과 하나가 되는 거였다. 일정 시간마다 해독제를 먹어야 했다. 아니면 독이 천천히 심장을 삼키게 된다.이런 독은 그의 아버지가 와도 해제할 수 없었다.이 독에 중독되면, 일생이 끝난 것과 다름이 없었다. 반드시 다른 사람의 지시에 따라야 했다.백여심은 옆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그 남자는 바로 귀의문에서 온 사람으로 그의 개인 경호원이지만, 실력은 4대 귀노에 비할 바가 못 되었다. 하지만 약간의 차이점도 있었다. 이 경호원은 살아있는 사람으로 자신의 사유가 있고 교류할 수 있었고, 자신의 의지가 있었다. 일종의 도구인 귀노와는 달랐다.경호원은 백여심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그의 앞에 섰다.바로 이때.백여심은 핏빛 부적을 꺼내 들고는 자신의 가슴에 붙였다.임건우한테서 오는 위압이 갑자기 사라졌다.그는 갑자기 고양이 마냥 뛰어나가 창문을 부수고, 바로 7층 높이에서 뛰어내렸다.“흥! 어딜 도망가!”임건우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허공으로 잡았다.백여심의 몸 주위의 공기가 순간 응고되어, 마치 보이지 않는 큰 손이 나타나는 것 같았고, 백여심을 움켜잡아 그의 몸을 허공에 고정해 내려가지 못하게 했다. 게다가, 온몸이 터질 것 같았고, 혀와 눈알이 모두 튀어나왔다.마치 석가모니에게 잡힌 손오공 같았다.“쿵-”이때 경호원이 갑자기 움직였다. 손에는 어느새 두 개의 비수를 잡고 있었다.이 사람은 아주 교활했다. 그가 공격한 대상은 임건우가 아니라 옆에 있는 이청하와 이흥방이었다.상황에 몰린 임건우는 반드시 구해야 했다.“솨!”임건우는 순간 백여심을 포기하고 번개같이 두 손으로 비수
진남아와 통화한 뒤, 임건우는 아래층에서 떠드는 소리에 신경 쓰지 않고 이형진을 쳐다보았다.이때의 그는, 이미 혼비백산이 되어, 얼굴이 온통 창백했다.“당신, 죽고 싶어요, 살고 싶어요?”이형진은 즉시 아버지와 어머니한테 사정할 만큼 울며 급히 말했다.“살고 싶어요. 살고 싶어요. 형님, 도량이 큰 분이시니 저를 방귀로 여기고 한번 놔주세요!”“놔줘요? 그래요. 그럼 나가요.”“아. 그럼, 그럼 내 뱃속의 독은?”“나랑 무슨 상관이예요?”“아아아, 형님, 사위님, 사위님, 제발 용서해 주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울부짖으며 계속 머리를 조아리는 이형진을 보면서 이청하는 어머니가 떠올렸다. 당시 어머님은 우울하게 생을 마쳤지만, 그녀는 죽어서도 이 남자를 잊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조차 그녀를 보러 오지 않았으며 일찍 죽고 일찍 환생하라는 말까지 했었다.‘이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야?’“네가 뭘 잘못했는데?”이흥방이 물었다.“제, 제 잘못은 아내와 딸을 버린 거예요. 다른 사람과 도망치면 안 됐어요. 일시적인 행복을 위해 정도가 없었어요. 아버지, 저는 이미 벌을 받았어요. 그 년은 제 돈을 다 써버리고 다른 놈 품에 가버렸어요. 그리고 저를 북방의 한지에 공인으로 팔아버렸어요.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올 수 없었어요.”“흥. 돌아오고 싶어도 못 오는 건 너 자신을 탓해. 결국, 지금 돌아와 딸을 팔려고 했으니 내가 너를 동정할 것 같아?”이흥방은 화가 난 나머지 나무 몽둥이를 들고 이형진을 후려쳤다.몽둥이가 부러지고 나서야 그만두었다.임건우가 말했다.“꺼져. 내일부터 청하의 어머니 묘지에 가서 사죄부터 해. 하루 10시간씩 무릎을 꿇고 사죄하도록 해. 한 달 뒤, 네 표현을 보고 약을 줄지 말지 결정하겠어.”이형진은 벌벌 떨면서 이씨 가문을 나섰다.이흥방은 가문이 불행하여 이런 짐승이 태어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이청하는 임건우를 껴안고 그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은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이흥
백여심은 눈을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임청을 죽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네, 네가 감히 나를 죽여? 귀의문이 쫓아오는 게 두렵지 않아?”임청의 칼은 백여심의 심장을 찌르지 않았고 오른쪽 가슴을 찔렀다.임청은 두 발 물러서서 웃으며 말했다.“귀의문이 왜 나를 죽이겠어요? 당신은, 임건우한테 살해당했잖아요. 맞죠?”백여심은 또다시 피를 토하며 말했다.“너, 독한 년!”임청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백 도련님, 일대 젊은 영웅이 여자의 마음이 얼마나 독한지 모르네요? 당신이 유령 아기를 물려준 그때, 저는 맹세했어요. 빨리 당신을 죽일 거라고. 오늘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에요!”“너. 푸!”“됐어요, 더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으니, 그냥 무능한 저에게 이용당해요. 모든 내공을 저에게 물려줘요.”임청의 몸에서 갑자기 한 층의 핏빛 붉은 안개가 일기 시작했다.마치 복숭아꽃이 활짝 핀 것 마냥 기이한 향기가 풍겨 나왔다.이게 바로 그가 고양풍에게서 배워온 도화마공이다.그때, 임청은 도화마공으로 고양풍의 수위를 흡수한 거였다. 그 후, 제형의 도움으로 다른 몇몇 무사들의 내공을 흡수하여 이렇게 빨리 현자급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이다.도화마공의 위력은 흡성대법 못지않았다.임청은 백여심의 옷을 찢어 버렸다.핏빛 붉은 안개도 그의 몸 전체를 뒤집어썼다.임청도 따라서 그 속에 몸을 던졌다.잠시 후, 백여심이 처량한 목소리로 울부짖었다.“도화마공, 배혈마교, 임청, 너 제명에 못 죽을 거야.”그때 소리가 멎었다.몇 분 뒤.핏빛 붉은 안개가 사라졌다.임청은 공력이 크게 강해졌고, 두 눈은 온통 새빨개져, 혈액으로 충만한 것 같았다.그리고 백여심은, 한 구의 미라가 되었다!이흥방의 집 아래.진남아가 재빨리 찾아와 시체를 끌고 갔다.이청하는 끝내 임건우의 품에서 벗어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부엌에서 불러냈다. “식사해요. 배가 너무 고파요.”이번 식사자리는, 조금 답답했다.임건우는 이씨 할머니가 아들을 늘 생각하고
이흥방은 멍해졌다.한참이 지나서 머뭇거리며 물었다.“그럼 어떻게?”임건우는 신비롭게 웃었다.“어르신은 제 귀문 13 침은 어디서 배운 건지 묻고 싶은 거죠? 그럼 전대의 신의 탁무범은 귀문 13 침을 어디에서 배웠는지 안 궁금하세요? 혹은, 신의의 귀문13침이 어떻게 전승되어 오게 됐을까요?”이흥방은 놀라며 말했다.“네 귀문13침이 탁무범보다도 역사가 오래됐단 말이야?”임건우는 손을 저었다.“이런 건 말해도 의미가 없어요. 제가 배운 전승과, 신의의 전승은 확실히 관련이 있죠. 하지만 나는 의성의 신분에 별로 흥미가 없어요. 만약 어르신께서 탁무범의 전승을 받을 수 있다면, 많은 환자에 대해서는 좋은 일이죠.”이흥방이 격동돼 보였다.의사로서 의성 전승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그러나 이흥방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더니 말했다.“건우야, 나는 이미 늙었어. 얼마 살지도 못할 건데, 신의 전승을 받는다 해도 별 작용이 없을 거야. 될 수 있다면 청하가 시도해 보았으면 해. 전승을 받을 수 있는지는 그 애의 운명에 달려 있겠지.”임건우는 이흥방을 바라보며.머리를 끄덕였다.곧.이청하가 불려 들어왔다.이 일을 듣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탁무범의 신의 전승이, 우리 집에요?”이흥방이 말했다.“우리 약지림의 근원을 따져보면 몇백 년 전 확실히 탁무범이 개척한 거야. 그러나 탁무범 이후로 차세대 신의는 나타나지 않았어, 예전에 스승님한테서 들은 적이 있지. 신의 전승은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연 조화를 보아야 한다는 것을. 그렇지 않다면 어찌 약지림에 여태껏 의성이 나타나지 않았겠어?”이청하가 물었다.“하지만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었잖아요?”이흥방은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약지림은 수백 년 동안 수많은 재난을 겪었어. 특히 고려 말년 전쟁 시기에는 매번 대재난과 새로운 시작을 반복했어. 그리고 약지림은 그 상황에서 부침하면서, 그 시기 수많은 의도 문패, 의도 가문의 대혼란 중에서 오늘날까
임건우는 이흥방 집 현관 입구에서 이청하가 흰색 꽃무늬 티셔츠를 입고 하체는 청바지에 빨간 운동화를 신은 것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젊고 예쁘고, 생기가 넘쳐 성숙된 26살 센 언니가 아니라, 방금 학교에서 걸어 나오는 대학생으로 보였다.임건우는 머리를 내밀고 휘파람을 불었다.“아이고, 어느 집 동생이에요? 결혼했어요?”말이 끝나자, 현관문 쪽에서 이흥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건우야, 네가 우리 집에 와서 혼담을 꺼내기를 기다리고 있어.”임건우는 깜짝 놀랐다.표정이 어색했다.이청하는 빙그레 웃으며 발끝으로 짐을 가리키며 말했다.“친절한 오빠님, 잠깐 들어줘요!”“뭔 짐이 이렇게 많아요?”“여자가 외출하는데 당연히 남자보다 일이 많겠죠.”임건우는 더는 말을 하지 않고 이흥방과 함께 짐을 차에 올렸다.떠나기 전, 이흥방은 편지 봉투 하나를 임건우에게 건네며 말했다.“건우야, 길에서 청하를 잘 부탁해. 너보다 나이가 많지만, 아직 순진해. 여동생으로 여기면 돼. 만약 성질을 부려도 네가 좀 이해해 줘.”“할아버지, 저 어린애가 아니에요.”“하하, 그래 그래 그래. 이 편지 봉투 안에, 바로 너희가 원하는 게 있어. 조심해서 다녀와.”임건우의 차를 타고 강주 비행장으로 향했다.이청하는 기분이 아주 좋기도 한 반면, 긴장도 됐다. 두 사람이 함께 신혼여행을 가는 느낌이 들었다. 신의 전승보다 이번 여행에서 특별한 일이 발생하기를 더 원했다. 예를 들면, 자신을 유부녀로 만드는.오전 10시 30분 비행기였다.강주에서 운남 공항까지 3시간 30분이 걸렸다.이청하는 특별히 태블릿 피시를 준비하여 영화 몇 편을 다운받고, 임건우와 함께 영화를 보려고 했다.이어폰은 한 사람 하나씩.대부분의 커플들처럼.그러나 비행기에 탑승 후, 임건우는 아는 사람을 만났다.“아이고, 임건우!”“너 맞아? 이런 우연이 있다니.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어. 운남에 여행 가는 거야?”임건우는 잠깐 멍해졌다. 비행기에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임건우는 차분하게 송도를 바라보며, 마음속은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임건우가 볼 때, 송도와 고주혁은 그릇의 크기가 달랐다. 고주혁은 하늘의 구름이고, 송도는 지상의 썩은 잎이었다. 당시 자신과 반하나의 관계가 좋은 이유로 송도는 임건우를 끌어들여 그와 반하나 사이의 진영을 깨려고 시도도 했었다. 그 당시 송도의 수단은 바로, 고백이었다!그렇다. 송도는 임건우에게 여자 친구가 되고 싶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다.유감스럽게도, 임건우는 그때 마침 송도와 다른 여학생의 대화를 듣고, 그녀의 목적을 이미 꿰뚫어 보았다.그 결과는 짐작할 수 있었다.송도를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우습다!임건우는 송도를 쳐다보기조차 싫었기에 자연히 말로 반격할 가치도 없었다. 하지만 옆에 있는 이청하는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을 말하는 건 참아도, 임건우를 말하는 건 소중한 것을 건드리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이청하는 차갑게 말했다.“말끝마다 헛소리네요. 겉은 사람 같아 보이는데, 입을 여니 바로 본질이 드러나네요. 이러면 우월감을 느껴요? 실은 그냥 당신 마음이 그늘지고, 밑도 끝도 없는 사람인 거예요.”의사의 말에는 저속한 말들이 하나도 없었다.하지만 말마다 송도의 아픈 곳을 찔렀다.송도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고, 얼굴이 빨개지며 임건우를 가리키며 말했다.“내가 뭐 틀린 말 했어요? 본인한테 직접 물어봐요. 내가 한 얘기가 사실인지?”이청하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도중에 남들의 구토물을 줍고, 지나가다 들은 걸 진리라고 믿는다고요? 눈이 장식이 아니라면, 경찰이 내린 통보를 보세요. 임건우의 아버지는 모함을 받았고, 정부에서는 이미 증명을 내렸는데 아직도 오래된 가짜 뉴스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건 대체 무슨 심보예요?”고주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송도야, 너 이걸 얘기해서 뭐 하는 거야? 필요 없는 거잖아?”송도는 코웃음을 쳤다.“너한테 일깨워 주고 있잖아, 몇몇 학우들은 안 만나도 괜찮다고.”고주혁이 말했다.“송도야, 건우는 내 동창이자
임건우가 이청하를 보자, 그를 향해 눈을 깜박였다.미녀 의사가 그를 좋아하고, 키스도 했고, 안기도 했다. 이때 부인한다면, 너무 큰 상처를 주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청하가 체면이 깎이게 하면 안 됐다. 이런 일을 할 리가 없었다.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야 임건우는 고주혁의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워졌다는 일을 알게 되었다.“우리 고씨 가문은 금릉에서 일류 재벌가지만, 얼마 전 큰일이 일어나서 사업이 안 좋아지게 됐어. 이걸 이겨내지 못하면 우리 집은 곧 파산할지도 몰라. 할아버지는 고씨 가문 3대 중, 먼저 가문을 위해 200조를 벌어들이는 사람이 후계자가 될 거라고 말했어.”“우리 아버지는 가족에서 가장 어리고, 할아버지의 환심을 못 받는 편인 데다 형제들과 사이가 안 좋아. 일단 경쟁에서 실패하면 우리 집 상황은 더 어려워지게 될 거야. 아무런 상속권도 없이 내 쫓겨날 수도 있어.”임건우는 그 말을 듣고 소리 없이 한숨을 쉬었다.또 재벌가의 궁중 암투극이다.임건우는 유씨 가문과 임씨 가문에서 벌써 두 번이나 직접 체험한 적이 있었다.이청하가 말했다.“금릉에서 어떤 일이 발생해 집안 사정을 이토록 비참하게 된 거예요?”고주혁이 말했다.“연호 8대 왕족이라고 들어봤어?”아-임건우는 약간 멍해 있다.이때 송도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강주 같은 작은 동네에 사는 애가 8대 왕족을 알 일이 있어. 너, 건우를 너무 높이 봤어.”임건우는 차갑게 웃었다.‘이 여자가 뭘 알겠어? 당문에서는 내가 왕이고, 진씨 가문을 내가 멸한 걸 알면 놀라 바지에 오줌을 지릴 거야.’하지만 임건우는 자기 능력을 보여주기 귀찮았다.고주혁이 말했다. “연호 8대 왕족은 고대 연호로부터 전해 내려온 8대 가문을 말하는데, 우리 금릉에 금릉 진씨 가문이라고 하는 가문이 있어. 바로 왕족 중의 하나지. 그런데 얼마 전 금릉 진씨 가문에 큰일이 생겨 멸문을 당할뻔했어. 현재 대부분 산업은 모두 중해 당문의 손에 있어. 우리 고씨 가문과 진씨 가문은 친분이 있는
고주혁은 잠시 멍해지더니 말했다.“정말 임 대사를 만난 적이 있어요?”송도도 놀란 눈빛으로 쳐다봤다.임건우는 재빨리 이청하의 손을 잡고 살짝 힘을 주었다.그는 고주혁에게 진씨 가문의 대장로를 죽이고 당문이 진씨 가문의 절반이나 되는 강산을 빼앗아, 현재 고씨 가문의 경제가 엄중하게 손상된 게 자신 때문이라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았다.이청하는 방금 송도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해, 누구나 하등인 취급을 하는 것을 보고 참지 못했다. 이때 임건우가 이청하를 일깨워 주자 차분하게 말했다.“만난 적 있으면 어떻고, 만난 적 없으면 또 어때요? 고수를 한번 보면 남보다 우월한 거예요?”“쳇, 보지 못했으면서 어디서 허풍이야?! 촌스럽게!”송도는 깔보는 표정을 지었다.“그렇게 대단하면 우리 같은 촌스러운 사람과 같은 비행기를 타지 말았어야죠. 이렇게 고귀한 신분이니 자가용 비행기를 사서 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뭘 그렇게 나대요!”이청하는 종래로 이렇게 화를 내본 적이 없다. 정말 화가 치밀었다.“너.”“너 입 닥쳐!”고주혁이 송도를 노려보며 말했다.“더 할 거면 지금 내려. 그리고 앞으로 나와 아는 사이라고 얘기하지 마.”고주혁의 경고가 가장 효과적이었다.사실 송도는 재벌 2세가 아니었다. 그가 고주혁을 꼬실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 방법과 수단을 써서 고주혁을 장기적인 밥줄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 밥줄을 잃으면 안 되기에, 고주혁의 한마디에 송도는 드디어 입을 다물고 고개를 돌려 눈을 감고 잠을 자는 척했다.“승객 여러분, 비행기가 곧 이륙합니다.”승무원이 목소리가 들려왔다.곧 비행기가 질주했고, 이륙하기 시작했다.지면을 벗어나는 순간 강한 밀림과 무중력감에 이청하는 임건우의 손을 잡고 말했다.“비행기는 처음이에요. 너무 긴장돼요.”임건우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겁내지 마요, 내가 있잖아요.”“네!”이청하는 몸을 임건우에게 바짝 기대었다.임건우는 앞자리에 앉은 고주혁과 송도와 이야기하고 싶지
“딸아, 이 낯선 곳에서 내가 어디서 젖을 먹일 사람을 찾겠어?”임건우는 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주변은 끝없이 황량한 땅뿐이었고 그 광경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하지만 곧 임건우는 뒤에서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불사족이 쫓아오는 게 확실했다.대지가 흔들리며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젠장, 이렇게 멀리 도망쳤는데 또 쫓아오다니?”“정말 끈질기게 따라붙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딸을 안고 다른 방향으로 전력 질주했다.가던 길을 계속 바꾸며 피했지만, 너무나 답답했다.분명히 한 번은 떨쳐냈는데 곧 불사족이 다시 나타났다.이런 상황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임건우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곰곰이 생각해보니...“젠장!”이곳은 영기조차 없고 공기 속엔 죽음의 기운만이 가득했다.그 죽음의 기운을 막기 위해 자신의 금단이 계속 돌아가며 대위신력의 에너지도 끊임없이 빠져나갔다.그 외에도 딸의 자연신격이 자동으로 그녀를 보호하며 희미한 녹색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그들은 이 불사의 땅에서 마치 바다 위의 등대와도 같았다.“어떻게 해야 하지?”하지만 방법은 없었다.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대위신력과 자연신격 없이는 정말 힘들었다.그리고 더 큰 문제는 가나절의 통로 문을 원래 자리에 두고 나온 것이다.예전에 전소은을 쫓아가기 위해 가나절의 전송문을 통해 만요곡으로 갔는데 그 문을 그대로 두고 온 것이다.만약 그 문이 함께 왔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힘겹게 도망치진 않았을 것이다.딸의 울음소리는 임건우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그러던 중, 문득 임건우의 머리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아, 그렇지! 생명의 신천이 있었지!”“젖을 먹일 사람은 없지만, 물이라도 마시며 좀 진정시켜야겠다.”임건우는 예전에 생명의 우물에서 모은 신천을 떠올렸다.이제 그 신천이 딸에게 필요한 순간이었다.딸은 자연의 여신이 될 존재이기에 생명의 신천은 거부할 리 없을 것이다.임건우는 그녀에게 조금만 마시게 해줬다.그러자, 딸은 울음을 멈추고 행복한
거의 동시에 임건우의 몸속에 있는 진혼종이 슬픈 울음을 토해내며 그의 자복궁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이 불교의 법보이자 지장왕이 준 신기는 차원의 붕괴한 공간 속에서 큰 타격을 입었고, 앞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사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휴...”임건우가 눈을 뜨자마자 보인 첫 장면은 엄청나게 커다란 붉은빛 달이었다.주위 모든 것이 어두운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는 기묘한 풍경이었다.그제야 임건우는 자신이 높은 하늘에서 직선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이런 젠장!”임건우가 옆을 돌아보자마자 깜짝 놀랐다.“여기가 대체 어디야?”임건우가 떨어지고 있는 아래쪽을 바라보니 수없이 많은 해골 병사와 불사족의 괴물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었다.“아이코, 맙소사!”“차원 통로가 붕괴하면서 내가 불사의 땅으로 빨려 들어온 건가? 여기 아마도 불사의 문을 통과하려는 불사 대군들이 모여 있는 곳일 거야! 그런데 나랑 딸아이가 이런 곳에 떨어지다니 그야말로 호랑이 굴에 들어온 꼴 아니야?”임건우는 급히 견곤검을 소환해 검에 올라타고 비행하며 이곳을 벗어나려 했다.하지만 곧바로 깨달았다.이 괴이한 장소는 비행이 금지된 지역이라는 것을.견곤검 위에 서 있어도 움직일 수 없었고 발밑으로는 엄청난 중력이 임건우를 끌어당기고 있었다.강력한 인력이 임건우와 그의 딸을 땅으로 내리쳤다.쾅!엄청난 굉음과 함께 임건우는 딸을 꼭 안은 채로 땅에 세차게 떨어졌다.그 충격으로 수많은 불사 대군을 깔아뭉개며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갑작스러운 사태는 이곳에 있던 불사 대군도 예상치 못한 듯했다.주위에 있던 적어도 수만 개의 눈이 일제히 임건우를 주시했다.“아이고, 이거 큰일 났네.”임건우의 마음이 순식간에 무거워졌다.그다음 순간, 굉음과 함께 거대한 포효 소리가 울려 퍼졌다.앞쪽에 있는 거대한 불사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아마도 장군급의 존재인 듯했으며 해골 형태의 그것은 입을 벌려 알 수 없는 언어로 무언가를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당자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불과 1미터의 거리였지만, 마치 천지의 깊은 절벽처럼 느껴졌다.아무리 애써도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었다.“남편!”당자현은 손을 뻗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었다.눈물이 터져 나오며 절망적인 표정으로 임건우를 바라보았다.“빨리 가! 빨리!”“생명의 우물 공간이 무너지려고 해. 나는... 나는 너와 딸을 지킬 거야. 반드시 지킬 거라니까!”임건우는 절박하게 외쳤고 금단의 신력이 몸을 휘감으며 혼돈의 기운이 그들을 감싸 안았다.그 순간, 차원의 통로는 강력한 힘으로 삼켜져 모든 공간이 거대한 불사의 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아아!”당자현은 울부짖으며 애절하게 소리쳤지만, 그 순간, 그 연결은 끊어졌다.“주인님, 빨리 가셔야 합니다. 이 차원의 통로도 곧 사라질 겁니다.”박철호는 한 마디로 재촉하며 백옥은 당자현을 안고 급히 말했다.“가자!”모두가 생명의 우물의 좁은 통로로 빠르게 뒤돌아갔다.그들은 필사적으로 위로 올라갔다.그때 뒤에서 거대한 에너지 소리가 울려 퍼지며 거대한 힘이 우물 속으로 밀려 들어와 모두를 위로 밀어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생명의 우물이 폭발하듯 쏟아져 나왔다.그 속의 수많은 생명의 샘물이 쏟아지며 사람들은 우물 밖으로 튕겨 나갔다.바닥에는 물이 고여 웅덩이가 되었다.웅!차원 통로 속에서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에너지가 갑자기 되돌아가며 모든 물질은 압축되어 한 덩어리가 되었다.그 힘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단 한 순간, 임건우는 온몸이 터져 나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그의 강력한 뼈마저도 끊어지는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그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하지만 임건우는 자신의 사명을 잊지 않았다.반드시 딸을 지켜야 했다.“진혼종!”임건우는 서둘러 진혼종을 소환하고 딸을 종 안으로 감쌌다.둥둥둥! 둥둥둥!진혼종은 깊고 울리는 소
안쪽은 칠흑 같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고, 그 속에는 마치 무수한 원혼이 울부짖는 듯한 환청이 퍼져 나왔다.하지만 그것은 소리가 아니라 정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어떤 파장이었다.게다가 몸 또한 보이지 않는 힘으로 만져지고 짓눌리며 마치 수많은 손이 그의 몸을 더듬어 뜯어내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임건우는 자신이야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갓 돌이 지난 딸이 이런 상황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그러던 찰나, 어둠 속에서 갑작스럽게 어떤 힘이 딸을 덥석 잡아채 임건우의 품에서 떼어내려고 했다.그 힘은 적고 연약한 딸을 감싸 안으며 강한 압력을 가해왔다.임건우의 금단이 미친 듯이 회전하며 대위신력을 폭발적으로 방출했다.임건우는 딸을 단단히 품에 안고 버텼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가진 힘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했다.“으악!”임건우는 고함을 지르며 외쳤다.“저승 다리! 당장 와서 도와라!”임건우는 자신의 자복궁에 남은 대위신력을 한꺼번에 쏟아부었다.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비록 저승 다리의 소환은 값비싸고 매번 신력을 소모했지만, 지금은 대위신력을 아낄 때가 아니었다.‘천만이면 어때! 줘버리자!’슛!붉은 옷을 입은 어린 소녀가 튀어나왔다.그리고 이전보다 조금 자란 듯한 모습이었다.“어? 여긴 어디야?”소녀는 태연하게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내 얼굴을 구기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 멍청아!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겨우 그따위 실력으로 불사의 왕좌의 뱃속에 들어오다니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공주님, 내가 원해서 들어온 줄 알아? 끌려온 거라고!”임건우는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빨리 시작해. 안 그러면 나 죽고 너도 대위신력을 못 받을 거라고!”소녀는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네가 죽으면 새로운 계승자가 나타날 뿐이야.”임건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계승자는 무슨! 너도 알잖아? 지장왕이 3천 년을 기다려 나를 찾은 거라고. 네가 그 불사의 왕좌 뱃속에서 3만 년을 기다릴 자신 있으면 말이야.”소녀는 이를 꽉
“큰일 났어!”임건우는 겨우 딸을 안아 들고 있을 때 갑자기 100미터 높이의 불사의 왕좌가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그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임건우는 몸을 돌려 재빨리 도망치기 시작했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임건우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하나의 임건우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신격이 담겨 있는 작은 소녀는 절대로 놓칠 수 없었다.만약 소녀를 놓친다면 이 통로는 즉시 사라지고, 불사군단은 통로를 통해 다시 인간 세계로 침입할 수 없게 된다.“크앙!”“도망가려고? 그렇게 쉽게는 안 된다!”슥!불사의 왕좌는 입을 벌려 포효하며, 입속에서 몇 개의 검은 기운을 내뿜었다.그것들이 순식간에 임건우의 앞을 가로막았다.그 검은 기운은 꿈틀거리며 변형되었고, 그 속에는 신비한 문자가 흐르고 있었다.바로 그 순간, 이차원 통로의 벽과 합쳐지며 방금까지 칠흑 같던 통로의 양측이 갑자기 안정되기 시작했다.빛이 반짝이며 문자가 그 위에서 떨고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일단 도망가자!”임건우는 더는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딸을 안고 혼자 도망칠 수는 없다.싸워야 한다면 외부의 동료들과 힘을 합쳐야 했다.임건우는 한 걸음 내딛으며 급히 통로 입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차원 통로에서 순간이동은 불가능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금방이라도 도달할 수 있었을 텐데.몇 천 미터의 거리도 몇 번의 눈 깜짝할 사이에 해결될 거리였다.통로 입구 밖에 있던 백옥과 당자현은 여전히 걱정하며 급히 소리쳤다.“빨리! 서둘러!”당자현은 다시 한번 통로 안으로 들어가서 지원하려 했지만, 그 순간, 당자현의 머리가 통로 입구의 무언가에 부딪히며 이마에 혹이 생겼다.쿵!“아!”“뭐야? 입구가 막혔어?”“뭐라고? 어떻게 된 거지?”백옥은 급히 손을 내밀어 입구를 탐지했으나, 그곳에 벽처럼 딱딱한 무언가가 있었다. 백옥은 즉시 진원을 모아 주먹을 한 대 세게 날렸다.쿵!거대한 폭음이 울렸다.입구의 공간 벽에는 수많은 검은 문자가 빛을 내며
“이건 죽음의 기운이야! 이곳의 죽음의 기운은 독성을 띠고 있어!”임건우가 재빨리 약병을 꺼내 들어 모두에게 나눠주었다.하지만 약을 삼킨 후에도 이상한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당자현이 급히 말했다.“이건 독이 아니야. 죽음의 기운이 우리의 영력을 억누르고 있는 거야. 우리가 죽음의 기운을 들이마실수록 체내 진원이 더 강하게 억압받는 거지.”박철호가 말했다.“그럼 어쩌죠?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게 느껴져요. 이러다간 버틸 수 없을지도 몰라요.”“크앙!”금강마원이 분노의 포효를 내질렀다.그 거대한 몸 위로 벌레들이 달려들어 미친 듯이 물어뜯고 있었다.이 벌레들은 진원 방어막조차 뚫고 들어올 수 있었고 물어뜯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거대한 금강마원의 살과 피는 이들에게 한층 더 쉽게 씹히는 먹잇감이었다.금강마원의 하얀 털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고, 몸 여기저기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다.사람들이 재빨리 달려가 벌레를 제거했지만, 금강마원의 상처는 이미 깊어져 있었다.그 와중에 임건우의 시선은 아직 천 미터나 떨어진 딸에게 고정돼 있었다.임건우의 눈빛은 단호했다.“여러분은 물러나세요. 이곳은 제가 해결하겠습니다.”백옥이 말했다.“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도 이렇게 버거운데 혼자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벌레들에 금방 잠식당할 거야!”임건우는 단호히 말했다.“괜찮아요. 전 죽음의 기운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요.”다른 이들의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가운데 임건우의 힘은 약화되지 않았다.임건우의 체내에는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이 있었고, 대위신력이 임건우를 지탱하고 있었다.이 모든 것은 죽음의 기운을 억제하고 상쇄할 수 있었다.그때 당자현이 외쳤다.“저 앞을 봐! 저건 뭐지?”모두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회색빛이 짙은 안개가 물결처럼 밀려오고 있었다.“저건... 죽음의 기운이야! 그것도 엄청난 양의 죽음의 기운!”“불사족의 문이 점점 더 열리고 있어! 불사족이 나오려고 하고 있잖아!”임건우는 망설임 없이 결정을 내렸다.“
풍덩!임건우는 바로 그 자리에 뛰어내렸다.당자현도 뒤를 따르며 빠르게 내려갔다.백옥은 추하게 변한 전소은을 한 번 쳐다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모든 경맥을 봉인한 뒤, 그제야 우물 안으로 뛰어들었다.“이 우물은 정말 특이하군, 생명의 기운이 이렇게 진하다니?”임건우가 말했다.“맞아, 이게 바로 내가 말한 생명의 천수야. 이 물이 강아연의 영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야.”당자현이 대답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물의 깊은 곳으로 빠르게 나아가면서 여러 번 생명의 우물을 모았다.“그렇다면 그들이 딸의 신격과 이 천수를 이용해 통로를 열려는 거라면 우리가 이 물을 모두 빼내면 그 문이 열리지 않을까?”당자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그건 소용없어. 그들은 생명의 우물을 이용한 거지, 생명의 천수는 아니야.”임건우는 그 말을 듣고는 그만 그 생각을 접었다.지금은 딸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하지만 생명의 우물의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음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정말 계속 가면 저기 끝에 통로의 입구가 있을까?”백옥이 뒤에서 물었다.“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인데?”백옥이 말했다.백옥 뒤로 여러 명의 요족도 우물 안으로 들어왔고 나머지 요족들은 안전을 위해 바깥에 남았다.그때 앞서 달려가던 임건우가 갑자기 넓어진 공간을 느꼈다.그 느낌은 마치 지하수로에서 기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넓은 바다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다.눈앞은 황망하게 펼쳐져 있었고 먼 곳까지 흐릿하게만 보였다.“여기가... 어딘가?”뒤에서 박철호가 물었다.“이곳은 이차원 공간이야!”당자현이 대답했다.“빨리, 통로의 결점을 찾아봐. 보통 이런 곳에는 에너지 소용돌이가 있는 결점이 있어.”모두들 급히 그 결점을 찾기 시작했다.“여기 있어!”백옥이 외쳤다.입구 결점에 있는 소용돌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거기서 임건우의 딸이 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빛이 흔들리며 그 모습이 흐릿하게 비췄지만, 분명 그녀였다.“들어가자!”모두가
“크앙!”검은 그림자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그 그림자들 아래에는 해골용이 한 마리씩 있었다.하지만 이 해골용들은 남은 의지만으로 움직이는 듯했으며 공격력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각 해골용은 단 한 번의 죽음의 독안개를 내뿜을 수 있었고 그것만 피하면 문제가 없었다.그러나 방심하면 큰일이었다.천붕의 커다란 날개가 독안개에 맞아 반쪽이 떨어져 나가자, 천붕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쿵! 쿵! 쿵!해골용들이 차례로 쓰러질 때마다 공간의 장벽이 조금씩 약해졌다.그러나 장벽 안쪽의 전소은은 상황이 불리해지자 점점 더 독해졌다.전소은에게 빙의했던 불사족이 갑자기 본 모습을 드러내며 괴물로 변했다.그 괴물은 전소은을 완전히 감싸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했고 온몸에서 생명의 정수를 불태우며 그 에너지를 임건우의 딸에게 쏟아붓기 시작했다.“와아아아앙!”아이가 더 크게 울음을 터뜨렸고 초록빛은 더욱 강렬해졌다.그 순간, 고대의 우물에서 거대한 빛 기둥이 하늘로 솟아올랐다.빛 기둥은 제단 위의 거대한 문을 향해 뻗어나갔고 생명체들의 아우성과 통곡이 온 세상에 울려 퍼졌다.검은빛으로 빛나는 고대의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으며 문 안쪽에서는 굉음 같은 분노의 포효가 울려 나왔다.“불사족의 문이 열렸다!”“어서 막아야 해!”“공격하라!”마지막 해골용은 임건우와 백옥이 각각의 신검으로 힘을 합쳐 처치했다.그와 동시에 공간의 장벽이 산산이 부서졌다.쉭!가장 빠르게 움직인 사람은 바로 당자현이었다.당자현은 번개같이 달려가 아이를 붙잡으려 했다.하지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당자현의 손이 아이의 몸을 스치며 통과해버린 것이다.손끝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왜 내 딸을 만질 수 없는 거야?”임건우와 백옥도 같은 시도를 해보았지만 결과는 같았다.아이의 모습은 공중에 떠 있는 허상처럼 보였고 진짜 몸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듯했다.그때 전소은이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지금의 전
쿵!모든 힘을 한 점에 집중시켜 강하게 내려쳤다.진혼종에서 울려 퍼진 소리에 그 공간 장벽이 거세게 떨림을 일으켰지만, 결국 깨지지 않았다.그 큰 소리에 안에서 주문을 외우고 있던 전소은이 뒤를 돌아보며 임건우 쪽을 바라봤다.얼굴은 차갑고 다급한 기색이 역력했다.주문을 외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웅웅...”그것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언어로 죽음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허상 같은 제단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고대의 거대한 문이 마치 먼 저편의 공간을 넘어서 다가오는 듯 점점 가까워졌다.신격의 힘이 풀리면서 아기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임건우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진혼종을 더 강하게 휘둘러 다시 내리쳤다.쿵쿵, 쿵쿵!일련의 강한 타격에도 공간 장벽은 여전히 깨지지 않았다.하지만 임건우는 곧 장벽 주변에서 이상한 검은 그림자들이 하나씩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일정 간격마다 나타나는 그 그림자들.“이 그림자들... 이게 바로 공간 장벽의 근원이야!”“이 검은 그림자들을 없애면 장벽이 깨진다!”임건우는 급히 달려가서 땅에 나타난 검은 그림자들을 향해 진혼종을 내리쳤다.그렇게 찾은 발판이었다.타격을 가하자, 그림자가 움직였고 그 안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그것은 살아있는 존재였다!“으악!”진혼종이 뒤엉켜 타격을 가할 때 땅이 갈라지며, 검은 그림자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큰 울음소리를 내며 땅속에서 튕겨 나왔다.쿵!그 순간, 임건우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그것은 용... 아니, 해골용이었다.온몸에 살점은 없고 뼈만 남은 채, 죽음의 기운을 가득 품고 있었다.그 크기는 약 20미터에 달하며 길이도 어마어마했다.갑자기 임건우를 향해 검은 안개를 뿜어냈다.“죽음의 독 안개!”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피했다.이것은 보통의 존재가 아니다.그는 천의도법에서 이 독 안개를 본 적이 있었다.그런 독을 뿜어낼 수 있는 존재는 명백히 명계의 상위 존재였다.이 해골용이 명계에 있다면 그곳에서 왕이나 조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