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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이동혁 사장

작가: 우주멍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18 19:00:03
“동혁이가 석훈 오빠에게 날 추천해서 회사를 인수했잖아. 그럼 나도 뭔가 보답을 해야 하지 않겠어? 그러니까 동혁이 보고 사장하라고 해.”

천미는 재미있겠다는 듯 말했다.

‘동혁이, 그놈은 늘 나와 대화할 때 자기가 무슨 내 상관인 것처럼 말한 단말이지.’

‘이번엔 동혁이에게 일 좀 시켜야겠어.’

‘이참에 누가 상관인지 똑똑히 알게 해 주지.’

“원화투자회사 사장 직함이 아무래도 항난그룹의 운전기사보다 훨씬 듣기 좋잖다. 적어도 세화의 체면을 구기지는 않을 거야.”

사실 천미는 동혁을 골탕 먹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목적은 동혁에게 뭔가 떳떳한 신분을 갖게 해서 가는 곳마다 쓸모없는 데릴사위라는 조롱을 받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세화 가족들도 더 이상 손가락질받을 필요가 없을 거야.’

“뭐? 천미 씨가 나에게 원화투자회사의 사장을 맡으라고 했다고?”

동혁은 세화로부터 이 소식을 듣자 표정이 미묘해졌다.

“갑자기 머리가 이상해진건가? 나보고 천미 씨 밑에서 일하라는 거잖아.”

‘세화에게 부담을 주기도 싫고, 나도 편하게 있으려고 투자회사를 천미에게 넘기고 일을 시키려고 했는데.’

‘반대로 천미가 내게 일을 시키겠다고?’

동혁은 화가 나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바로 천미에게 전화해서 자신의 회장 신분을 알려주고 다른 사람에게 사장을 시키라고 하고 싶었다.

“동혁 씨, 그게 무슨 소리야? 언니가 얼마나 우리를 생각해 준 건데.”

세화가 동혁을 노려보았다.

천미가 동혁을 사장으로 임명해 좀 더 성장할 기회를 주어서 세화는 매우 기뻤다.

‘동혁 씨가 경험이 없지만 그래도 배울 수는 있으니까.’

그러나 동혁은 세화의 말을 믿지 않았다.

“천미 씨가 나를 얼마나 생각해 준다고 그래? 내가 보기에 그 여자는 일부러 나를 놀리려고 그러는 것 같아. 실권이 하나도 없는 바지 사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거야.”

천미의 의도를 반은 맞추었느니 동혁의 직감이 어느 정도 정확했다.

천미는 실제로 동혁에게 실권을 줄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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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성은 이씨 가문의 가주 이연의 막내아들이다. 일전에 곽원산에게 선물을 준 일로 붙잡혔다. 곽원산은 동혁에게 신세를 갚기 위해 이 기회를 사용해 이씨 가문을 괴롭혔다. 하지만 이씨 가문에게 원한까지 살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이천성을 바로 감옥에 보내지 않고 잠시 가둬둔 채 약간의 제스처를 취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연은 참을 수 없었다. 이천성은 그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한동안 두기는커녕 하루 반나절도 그냥 둘 수 없었다. 그는 곧바로 하세량에게 연락해 이천성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태도가 아주 거만했다. 하세량은 동혁과 이씨 가문 사이의 갈등을 알고 있었기에 선우설리에게 연락해 동혁의 생각을 물었다. 동혁이 냉소했다. “제씨 가문이 그렇게 혼나고 곤두박질쳤는데 이씨 가문의 바보들은 여전히 머리가 좋지 않네. 그저 거만이 하늘을 찌르는구먼.” 이번에 제씨 가문이 동혁과 관련된 5개 그룹을 차지하려고 시도했을 때 그 일에 이씨 가문도 참여했다. 그래서 동혁은 일을 정리하면서 원래 이심에게도 책임을 물으려고 했었다. 그러나 이심이 상황이 좋지 않자 일찍 N도로 도망치는 바람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 시장에게 놔주지 말라고 전해.” 동혁이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 이천성을 안에서 고생 좀 시키라고 해. 만약 이씨 가문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겠거든 이씨 가문에게 내가 시켰다고 하고.” ‘전에 제원화와 이심이 하동해를 시켜 나와 하세량을 고문한 일이 있으니, 나도 당연히 되갚아 줘야지.’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게 예의니까.’ 하세량은 확실히 적지 않은 압박을 받았다.이씨 가문은 자신들의 인맥을 충분히 동원해 N도의 고위 공무원들을 시켜 하세량에게 부탁하게 했다. 그중에는 H시의 전 시장이었던 설기현도 있었다. 설기현은 오래전에 시장직에서 물러났지만 H시에서 10년 동안 고문을 지내며 덕망이 높아 H시 시민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었다. 하세량과 하동해가 H시의 시장직을 놓고 경쟁했을 때에도 설기현의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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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쾅! 이연이 손바닥으로 책상을 치더니 벌떡 일어섰다. “우리 이씨 가문이 H시를 떠난 지 고작 몇 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누가 감히 나 이연의 아들을 쳐? 아주 죽으려고 환장을 했구나.” 그의 두 눈은 분노의 불길을 뿜어내고 있었고 말투는 아주 살벌했다. 노현식은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 “회장님, 천성 도련님이 맞았을 뿐 아니라 또...” “그리고 또?” 분노한 이연의 표정이 서릿발처럼 차가워졌다.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걸레로 화장실을 닦게 했답니다. 바닥에 오줌 한 방울 떨어진 것 없이 반질반질하게 닦으라고요.” “도련님께서는 울면서 바닥을 닦았고 식사도 안 드셨습니다.” 이천성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어려서부터 응석받이로 자랐다. 금지옥엽이라 한 번도 고생을 한 적이 없었다. 이연은 자신의 막내아들이 구치소에서 고생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미어졌다. “회장님, 부디 천성 도련님을 꼭 구해시고 복수를 해주셔야 합니다. 이 일이 소문이라도 나면 우리 이씨 가문 전체의 명예가 손상됩니다.” 노현식은 눈시울을 붉히고 이를 갈며 말했다. 그는 이씨 가문에서 오랫동안 일한 이연의 심복으로 밖에서도 각종 거물들의 아첨을 받았다. 그래서 만약 이씨 가문의 명성이 손상이 된다면 그 역시 함께 체면을 구기게 되어 있었다. 이연은 침울한 얼굴로 말했다. “심아, 당장 하세량한테 전화해서 오늘 밤 당장 천성이를 돌려보내라고 해라. 구치소에 있는 그 깡패 놈들도 처리하고.” 이심은 두말없이 즉시 전화를 하러 나갔다. 그는 이천성이 당한 일로 이연이 자신에게 화를 낼까 봐 두려웠다. 잠시 후 이심은 좋지 않은 안색으로 다시 들어왔다. “형님, 하세량이 풀어줄 수 없다고 하는데요? 이동혁이 풀어주지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구치소의 일은 대체 뭐냐고 물었더니 그것도 이동혁, 그놈이 천성이를 골탕 먹이라고 시켰다고 했습니다.” “그 개X식이?”이연은 화가 나서 책상을 걷어차며 험상궂은 표정으로 성질을 부렸다. “애당초 내가 너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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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외부에서는 곽 도지사가 지금 하세량을 매우 아껴서 앞으로 위로 올라갈 수 있게 고급 연수기회를 줬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하 시장의 기세가 아주 강해서 지금 우리가 그에게 보복하려 한다면 그건 도지사에 대한 도전으로 비칠 수도 있어. 방법이 너무 없군.” 이씨 가문 본가 거실, 이연이 골치 아픈 듯이 말했다. ‘이씨 가문의 사람의 영향력으로 하동해가 시장이 되었고 하마터면 하세량을 죽일 뻔까지 했어.’ ‘그러니 지금 그의 복수는 명분이 있어.’ ‘게다가 천성이가 도지사에게 선물을 준 것도 사실인 데다 바로 현행범으로 잡혔으니 더더욱 문제고.’ “형님,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하세량이 이동혁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지 않았습니까? 그럼 이동혁, 그 개X식에게 직접 구치소에 가서 천성이를 풀어주라고 시키는 겁니다. 그러면 하 시장이 천성이를 놓아주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요.” 이심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래, 하 시장을 어찌할 수 없다면, 이동혁을 이용하면 되는 거야.” 이연은 웃으며 노현식을 바라보았다. “오 이사를 시켜서 이동혁에게 말을 전하라고 해. 3일의 시간을 줄 테니 직접 가서 천성이를 데려와 공손히 이씨 가문으로 돌려보내라고. 그렇지 않으면 모든 책임을 지게 될 거라고 말이야.” 오한민은 리성투자회사의 최고 경영자로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 그는 이씨 가문을 위해 다년간 일하며 이연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오한민은 N도 재계에서 아주 유명한 투자자이다. 리성투자회사는 이천기, 이천성 형제가 차례로 사장을 맡았지만 이들은 계약서에 사인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투자회사의 다른 구체적인 업무는 모두 우한민이 책임지고 있었다. “천성이를 이씨 가문으로 돌려보내는 것뿐만 아니라 천성이가 도지사에게 선물을 준 것도 모두 이동혁 때문이니 그놈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해.” 이심이 한마디 꺼냈다. 그는 자연스럽게 이천성이 지금 겪는 나쁜 일들을 모두 동혁의 탓으로 돌렸다.그러자 이연 역시 분노하며 맞장구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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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이 깨어났다   제837화 독립 준비

    리성투자회사. 부사장실. 정장 차림의 오한민이 가죽 소파에 앉아 고급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갑자기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의 아들인 오반석이 들어왔다. 오반석은 20대 초반으로 얼굴에는 거만함이 가득했다. “아버지, 쓸모없는 데릴사위 놈에게 왜 사흘이나 주셨어요?” 오반석이 오한민 맞은편에 털썩 주저앉아 고급 담배를 뽑아 물자 오한민의 여비서가 알아서 다가와 불을 붙여주었다. “제가 보기엔 하루면 충분해요. 제가 직접 몇 사람 데리고 가서 조금 겁만 줘도 될걸요? 불복하면 면전에서 그놈의 아내를 좀 괴롭혀주면 저항을 포기하겠죠.” 오한민이 말을 듣고 표정을 굳혔다. “괜히 일 키우지 마.” “제가 틀렸어요?” 오반석이 다시 말했다. “이씨 가문에서 사흘의 시간을 허락했어요. 그럼 우리는 이씨 가문을 도와 되도록 일을 빨리 끝내는 게 좋잖아요.” 오반석이 철이 들 때부터 오한민은 이씨 가문의 일을 했다. 그 덕분에 오반석은 자연스레 어릴 때부터 이천성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의 심부름을 해왔다. “네놈이 뭘 아는데?” 오한민은 오반석을 향해 담배 연기를 뿜으며 냉정하게 말했다. “이씨 가문이 준 사흘을 활용해서 이참에 해야 할 일이 있어. 만약 이천성이 지금 풀려난다면 그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단 말이야.” 대화 도중 오한민은 바로 조금 전에 들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소식이 생각났다. 동혁이 곧 원화투자회사의 사장을 맡게 된다는 것이었다. 오한민은 이 소식을 접하는 순간 원화투자회사를 손에 넣을 필요성을 느꼈다. “아버지, 천성 도련님이 구치소에서 화장실 바닥을 닦고 있어요. 빨리 꺼내주지 않고 뭐 하려고요?”오반석의 눈이 갑자기 휘둥그레졌다. “맙소사, 설마 아버지 이씨 가문을 떠나 독립하려고 하시는 건가요?” 오반석의 눈에는 두려움과 기대가 섞여 있었다. ‘아버지가 원래 이렇게 배짱이 있었나?’ “아버지, 미쳤어요?” 오한민은 오반석을 노려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이씨 가문을 위해 난 오랫동안 많은 일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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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이 깨어났다   제838화 운전기사

    “싫은데요.” 동혁은 류혜연의 태도를 보고 너무 기가 막혔다. ‘우리 집에 눌러사는 손님이면서 뭐 이리 당당하지?’ ‘이리저리 내 트집이나 잡고, 마치 내가 무슨 자기 하인인 줄 알아?’ “동혁이, 너 그게 무슨 태도야?” 그러자 류혜연이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아직 투자회사 사장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위세 부리는 거야?” “능력이 없으면 성격이라도 좋아야지?” “세화의 절친이 아니었다면 넌 여전히 항난그룹에서 운전기사로 일했을 거야.” 동혁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자신은 한마디만 말했는데 류혜연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비아냥거렸다. 동혁이 류혜연을 보고 말했다. “이모님, 항난그룹에서 운전을 하면 월급이라도 있죠. 가족들에게 운전을 해준다고 저에게 무슨 이득이 있죠?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죄송해요.” 동혁은 자신이 항난그룹의 회장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람의 선입견은 무서운 법이다. ‘어차피 내가 말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류혜연은 화가 나서 표정을 찡그리며 동혁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그럼 동혁이, 너 지금 가족을 위해 운전을 해줄 때에도 돈을 달라는 거야? 아주 돈귀신이 들었구나!” “친형제라도 계산은 분명히 해야죠. 이모님 가족들이 우리 집에 살면서 집세는 말할 것도 없고, 전기, 가스, 식비도 내지 않잖아요.” 동혁은 류혜연이 어떻게 생각하던지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류혜연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며 발을 구르더니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언니, 언니가 아주 훌륭한 사위를 뒀네. 우리한테 전기, 가스 값을 달래. 좀 있으면 우리를 쫓아내겠어!” 류혜진은 자초지종을 듣자마자 동혁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 “동혁이 너 아주 간이 부었구나? 네가 집에서 놀고먹을 때 내가 언제 너한테 돈 달라고 한 적 있어? 감히 내 여동생 가족에게 생활비를 요구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 너 아주 길바닥에 쫓겨나봐야 정신을 차릴래?” 류혜진이 동혁에게 욕설을 퍼붓자 류혜연은 득의양양하게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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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이 깨어났다   제839화 베테랑 운전기사

    “운전 경력이 수십 년 된 베테랑 운전기사라고?” 류혜연은 얼떨떨했다.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집안에는 이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이 없었다. ‘어디 밖에서 기사라도 불렀나?’ 류혜연은 뭔가를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 그렇구만. 이 집에서 우리 가족이 지내니까, 돈이 아까워 내게 생활비를 달라고 하던 사람이, 지금은 돈 낭비를 해서 대리운전기사를 불렀어?” 류혜연이 생각하기에 동혁은 자기 체면을 차리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래, 차라리 돈을 주고 대리운전기사를 부를지언정 딸의 운전기사 노릇은 하고 싶지 않다는 거잖아.’ “대리운전기사요? 뭐, 이모님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런 거 같기도 하네요.” 동혁은 재미있어하는 표정이었다. 류혜연이 또다시 류혜진에게 고자질했다. “언니, 잘난 사위 좀 봐. 자기도 생활비는 안 내면서 체면 좀 세우겠다고 돈을 헤프게 쓰네.” 류혜연은 동혁에게 화가 너무 났다. 그녀는 오늘 동혁에게 현소의 운전기사를 꼭 시키겠다고 결심했다. “동혁아, 빨리 대리기사 부른 거 취소해.” 류혜진이 동혁을 꼬집었다.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어머니, 돈은 안 썼어요. 이 대리운전기사는 돈이 필요 없거든요.” “돈이 필요 없다고? 지금 누굴 속이려고 그래?” 류혜연은 투덜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는 문 앞에서 헐떡이며 뛰어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 “여보, 집에는 또 왜 왔어? 오늘 근무하는 날이잖아. 또 괜히 사법부 사람들에게 붙잡혀 가서 반성문을 쓰려고 그래?”바로 세화의 이모부인 장영도였다.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했고 땀을 닦으면서 숨을 헐떡였다. “내가 사법부의 그 개X식들에게 붙잡혀서 이틀 동안 운전병으로 일하는 징계를 받았어. 그런데 갑자기 나보고 여기로 와서 VIP를 태백산까지 차로 모셔다 드리라고 하는 거야.” “그런데 VIP는? 우리 집에 오셨어?” “VIP라고? 우리 집에 VIP는 안 왔는데?” 류혜연이 류혜진 등에게 물어보니 그런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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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부, 안녕하세요.” “매형, 안녕하세요.” 주현영 등은 모두 현소를 따라 동혁을 형부나 매형이라고 불렀는데 태도가 아주 자유분방하면서 건성이었다. 심지어 이상한 눈빛으로 동혁을 훑어보기도 했다. 전에 현소이가 막 H시에 왔을 때 이들은 현소가 데릴사위인 자기의 형부에 대해 불평하는 소리를 들었었다. 이후 몇 차례 연락을 하면서 동혁에 대한 현소의 생각이 크게 달라졌다는 걸 알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처음 동혁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동혁을 좀 얕잡아 봤다. 서진솔이 히죽거리며 말했다. “형부가 운전기사로 오셨나 봐요. 감사해요. 잘 좀 부탁할게요.” “매형, 차비와 유류비는 저희가 내겠습니다.” 남학생인 하지성이 말했다. ‘저 사람이 그 데릴사위지? 현소의 사촌 언니 집에서 무시를 당하며 산다고 하던데? 장모님은 툭하면 욕설을 퍼붓고 말이야.’ 예전에 주현영은 현소와 영상 통화를 할 때 뒤쪽에서 갑자기 류혜진이 동혁을 집에서 놀고먹는다며 쫓아내겠다고 욕하는 소리를 들었다. 주현영은 이 일을 친구들에게 말했고 온라인에서 크게 떠들썩했었다. 친구들의 결론은 하나였다. 데릴사위는 정말 비참하다. 하지성이 동혁에게 차비와 기름값을 지불하겠다고 한 것에 악의는 전혀 없었다. 그는 단지 동혁을 동정했고, 그건 다른 세 학생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게 동혁에게는 더 상처였다. 이 세상에서 자신을 무시하는 것보다 동정하는 게 더 큰 상처일 때가 있다. 동혁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너희들은 모두 현소의 좋은 친구들이면서 내 동생 같은 얘들인데 어떻게 너희에게 돈을 받아?” 이 말에 주현영 등은 동혁에게 약간의 호감을 느꼈다. 하지성이 말했다. “태백산에 72번 길이 아주 험하다고 들었어요. 피곤하실 텐데 거기다 저희 때문에 일도 못하시잖아요. 그러니 비용은 저희가 부담해야죠.” 나머지 셋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야. 정말 괜찮다니까.”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운전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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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홍은 B시 최씨 가문의 전문 경영인이다. 능력이 아주 뛰어난 여자로 세화가 부재시 그녀 혼자서 혜성그룹을 질서 정연하게 경영했다. 평소에 그녀는 노련하고 신중한 사람이었기에 지금처럼 깜짝 놀라 동요하는 모습은 매우 보기 드문 일이었다. 세화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재빨리 물었다. “이 사장님, 무슨 일이죠?” “천용운의 회사에서 방금 이메일로 저희 혜성그룹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모든 종류의 협업을 중지하겠다는 내용의 계약 해지서를 보내왔어요.” 이연홍의 말에 회의실이 술렁이며 임원들이 혼란스러워했다. 최근 혜성그룹은 천용훈과 5년 간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천용훈에게 태백산 관광 홍보대사를 5년 동안 맡기는 조건으로 혜성그룹은 천용훈에게 400억의 비용을 나눠서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천용훈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플루언서였다. 혜성그룹은 그를 통해 H시에 국한되었던 영향력을 더 키우려고 했다. 혜성그룹은 이 계약에 대한 충분한 성의를 보이기 위해 천용훈이 서명하는 동시에 20억을 지불했다. 그런데 지금 천용훈이 갑자기 계약을 해지하려고 했다. 그로 인해 이미 지급된 돈의 손해는 둘째치고 태백산 프로젝트도가 모두 엉망이 될 수 있었다. ‘대체 갑자기 무슨 일이 일이지?’ ‘왜 천용훈은 사전에 아무 말도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거야? 어떻게 협상의 여지도 없이 단번에 결정을 내려?’ 임원들은 약간 패닉 상태에 빠졌다. 세화가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천용훈 씨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확실히 알아봐야겠어요.” [진 회장님? 무슨 일이시죠?] 천용훈의 매니저는 양석영으로 유명 인플루언서를 많이 만들었다. 그는 세화의 전화를 매우 짜증 나는 말투로 받았다.세화가 차분히 물었다. “양 매니저님, 방금 이 사장님에게 전달받았는데 회사에서 왜 갑자기 계약을 해지하려고 하는 거죠? 저희 양쪽 모두 계약 과정에서 어떤 마찰도 없었잖아요?” [진 회장님, 일부러 모르는 척하시는 건가요? 아님 정말

  • 전신이 깨어났다   제862화 천용훈의 하산

    “당신이 한 말 꼭 지키길 바랄게요.” 동혁은 천용훈 앞에서 원본 녹음을 삭제했다. 동혁은 천용훈의 말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별 상관이 없었다. 천용훈이 이후에 정말 보복하려 한다면 동혁은 녹음 파일이 없이도 쉽게 천용훈을 죽일 수 있었다. 지금 천용훈에게 녹음 파일을 듣게 한 건 단지 간단히 경고하기 위해서였다. 동혁이 원본 녹음을 삭제하는 것을 보고 천용훈은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신에게 열광하는 팬들에게 홍보로 먹고살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명성이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당연히 녹음 파일이 퍼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용훈 씨, 방금 전의 작은 오해로 우리 둘의 좋은 관계가 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같이 술 한잔하고 서로 잘해봅시다. 어때요?” 동혁은 천용훈을 소파에 끌어 앉히고 웃으며 술을 따라 그에게 잔을 건넸다. “자, 술 한 잔 하시죠.” 천용훈의 마음속의 화는 아직 가시지도 않았다. ‘날 이렇게 폭행해 놓고 지금 나하고 화기애애하게 술을 마시자고?’ 하지만 천용훈은 감히 동혁의 말을 거절하지 못했다. ‘권하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가 또 트집을 잡힐 수 있어.’ 천용훈은 아프지만 이를 악물고 억지로 웃으며 잔을 들었다. “어찌 이 형님에 제게 술을 권하십니까? 당연히 동생인 제가 먼저 형님에게 술을 따라 드려야죠. ” 두 사람은 생글생글 웃으며 술잔을 부딪혔고 술을 마시며 그간의 원한을 털어버리는 듯 보였다.동혁이 이렇게 주도적으로 천용훈에게 술을 권하며 얌전히 굴자 예지원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일이 이렇게 잘 마무리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어.’ 그녀는 동혁이 화를 내자 일이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협업을 망치기라도 할까 봐 걱정했다. 그런데 다행히 천용훈은 눈치가 빨라 동혁은 더 이상 그를 괴롭히지 않았다. 소동이 일어나고 끝난 터라 계속 마음껏 술을 마시는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곧 모두 각자 흩어졌다. 동혁 역시 현소와 몇 명의 친구들을 데리고 룸으로 돌아갔다. 도

  • 전신이 깨어났다   제861화 천용훈의 맹세

    다행히 룸의 벽 표면은 방음용 스펀지로 되어 있어서 천용훈의 뼈가 부러지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너무 고통스러웠다. “으웩.” 오장육부가 엉망이 된 천용훈은 소파 밑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그동안 먹고 마신 것들을 모두 다 토해냈다. 하지만 지금 천용훈을 더 힘들게 하는 건 고통스러운 몸보다 너무 놀라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동혁, 저 데릴사위 놈이 감히 날 쳐?’ ‘이게 밖에 알려지면 창피해서 내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거야.’ “뭐 해? 저 자식, 죽여버려!” 천용훈은 웅크린 채로 분노하여 소리쳤다. 그는 이 순간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고 오로지 동혁을 죽여서 마음속 화를 풀고만 싶었다. “으아아!” 그러나 다음 순간 동혁에게 달려들던 경호원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지며 고통에 이리저리 뒹굴었다. 체격이 건장하고 힘이 센 프로 경호원들을 동혁은 마치 세 살배기 다루듯 했다. “저 개X식이 감히 우리 용훈이 형을 쳐? 형이 인터넷에 얼마나 많은 팬들이 있는지 알아?” 오반석이 제자리에서 소리쳤다. 그러나 그의 눈빛에는 분노보다 오히려 흥분이 가득했다. 동혁이 천용훈을 때리는 것을 보고 그는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며 있는 힘을 다해 천용훈의 화를 돋웠다. 동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오반석을 힐끗 쳐다보더니 갑자기 다가가 그의 멱살을 덥석 움켜쥐다. 짝! 짝! 오반석의 뺨을 몇 대 갈기자 비명소리와 함께 입과 코에서 피가 흘렀다. 동혁이 오반석을 바닥에 던졌을 때 오반석은 이미 반죽음이 되었다. “이게 어딜? 화를 돋우려면 사람을 가려서 해야지.” 동혁은 한 발로 오반석을 걷어찼다. “이 개X식, 너희 뭐 하고 있어? 빨리 경찰에 신고해. 경찰에 신고해서 이 개X식 잡아가라고 해.” 오반석이 바닥에 엎드려 울부짖었다. 그는 동혁을 증오하면서 한편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진작에 동혁이 냉정하고 무자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런 때에 다시 동혁의 화를 돋운 것을 후회했다. “그래, 맞아, 빨리 경찰에 신고해서

  • 전신이 깨어났다   제860화 분노의 손짓

    당황한 예지원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졌다. 천용훈은 예지원의 성접대를 받지 않으면 혜성그룹과의 협업을 취소하겠다고 협박했다. 태백산장을 재건하는 건 혜성그룹의 주요 프로젝트였다. 예지원은 자신을 태백산장의 총지배인으로 만들어준 동창 세화가 고마웠고 중요한 협업이 자신 때문에 물거품이 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에게 천용훈의 성접대를 시킨다면 그건 따를 수 없었다. 예지원은 동혁의 뜻을 알고 싶어서 불쌍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천용훈도 동혁을 압박하며 말했다. “이 회장님, 잘 생각하세요. 참고로 난 두 번은 말 안 해요.” “용훈 씨, 이미 그런 요구는 들어드리지 못한다고 했잖아요. 일단 냉수로 세수 좀 하시고 진정하시죠. 안 되는 요구는 그만하시고요.” 화가 난 동혁의 눈빛이 이미 차갑게 가라앉았다. “허!” 천용훈이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용훈이 형, 너무하는 거 아니야? 혼자만 즐기려고 하다니. 이런 일에 어떻게 이 동생을 잊을 수 있어?” 오반석이 일어서며 말했다. 그는 천용훈의 기발한 생각에 감탄하며 참지 못하고 박수를 쳤다. ‘주변 사람이 성접대를 하도록 이동혁을 협박하다니. 일단 저놈 아내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바로 끝이겠군. 밖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욕설을 듣고 조롱을 당할 거야.’ 오반석이 갑자기 음흉하게 웃으며 현소를 가리켰다. “이동혁, 네 처제에게 오늘 밤 내게 성접대를 하게 해. 그렇지 않으면 나도 용훈이 형이 혜성그룹과의 협업을 취소하도록 할 거야. 나와 형은 그 정도로 가까운 사이니까.” 천용훈이 크게 웃었다. “그래요. 나와 반석이는 아주 가까운 사이예요. 그러니 우리 반석이 요구도 꼭 들어줘야 합니다.” “오반석, 저 개X식.” 현소는 두 눈에서 불을 뿜으며 분노로 가득해져서 오반석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뒤로 몇 걸음 물러섰고 이내 그녀의 작은 얼굴이 두려움으로 새하얗게 질렸다.오늘 밤 현소는 사회생활의 어두운 면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천용훈은 동혁의

  • 전신이 깨어났다   제859화 예지원의 성접대

    “이 회장님, 왜 멍하니 계세요? 여자 데려오라니까요.” 동혁이 가만히 있자 천용훈은 정말 동혁을 뚜쟁이 취급하면서 짜증 내며 재촉했다. 천용훈의 행동은 이제 단순한 모욕을 넘어섰다. ‘이 선생님이 만약 저놈 말대로 한다면 이후 계속 비난을 받게 될 거야.’ ‘이마에 클럽 종업원이라는 딱지가 붙어 영원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겠지.’ 예지원이 재빨리 동혁 대신 말했다. “용훈 씨 죄송해요. 저희 태백산장에는 용훈 씨가 원하는 그런 여자는 없...” “흥!” 조롱 섞인 콧방귀가 예지원의 말을 끊었다. H시 출신인 오반석의 친구 중 한 명이 냉소하며 말했다. “예 총지배인님, 지금 누구를 바보로 알아요? 예전 태백산장이 아주 유명한 성접대 장소인 거 H시 사람이면 다 알아요.” “외부에서 H시로 놀러 오면 태반이 태백산장으로 달려와요. 듣자 하니 우크라이나에서 온 접대녀도 있다던데, 지금 일부러 우리 용훈이 형을 홀대하고 무시하는 겁니까?” 이 말은 사실이었다. 태백산장에 묵는 사람들은 모두 부유했다. 어떤 사장은 놀러 오면서 직접 여자를 데리고 함께 오는데 사실 모두 그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또한 태백산장은 접대하는 여자들의 연락처를 많이 알고 있어서 손님과 연결시켜주기도 했었다. 동혁은 지난번 태휘가 지원 자금 평가위원회 전문가들에게 여자를 소개해줬을 때에도 태백산장 쪽에 연락을 도왔다고 들었다. 정말로 태백산장에 우크라이나 여자들이 있어서 인기를 끌기도 했었다. H시에 퍼진 태백산장에 대한 소문은 헛소문이 아닌 것이다. 예지원은 방금 말한 오반석의 친구에게 조금의 미안한 기색도 없이 냉정하게 말했다. “말씀하셨듯이 모두 예전 태백산장의 일이에요. 예전 이곳은 3대 가문이 관리했고 도성환이 총지배인이었어요. 그런 지저분한 일들은 모두 그 사람들이 저지른 겁니다.” “현재 혜성그룹은 태백산장을 인수해 유명 힐링명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예전의 그 지저분한 것들은 이미 치워버렸고요.” ‘만약 태

  • 전신이 깨어났다   제858화 뚜쟁이

    “호오, 좋아요. 우리 이 회장님 아주 남자다워요.” 천용훈은 웃으면서 동혁을 칭찬하는 듯 박수를 쳤지만 사실 눈빛 깊숙한 곳에는 상대에 대한 무시가 가득했다. ‘흥, 난 또 저 데릴사위 놈이 갑자기 나서길래 쫄았잖아.’ ‘근데 저렇게 찌질한 놈일 줄이야. 벌주를 마시라고 하니까 말도 잘 듣네.’ 룸 안에서 한바탕 가벼운 웃음소리가 울렸다. 천용훈과 그의 팀, 그리고 오반석과 그 친구들 많은 사람들이 이 순간 경멸의 웃음을 터뜨렸다. 오반석은 천용훈을 따라 박수를 치며 조롱했다. “쯧쯧, 현소 형부라는 사람이 아까 전에는 그렇게 뻣뻣하더니 지금은 왜 이렇게 물렁물렁해졌지?” “그 술을 그렇게 마시니까 꼭 물인 줄 알겠어.” ‘아까는 자기가 태백산장 주인 행세를 하며 그렇게 당당하고 매섭게 날 때리더니.’ ‘알고 보니 저놈 아내가 뒤에 있으니까 그런 거였군.’ ‘그래서 아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용훈이 형을 만나니까 저렇게 찌질해진거야.’ “오반석, 닥쳐, 지금 네가 왜 나서?” 현소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반은 오반석에 대한 화로, 다른 반은 형부인 동혁을 아끼는 마음에서였다. 그녀는 가만히 동혁을 잡아당겼다. “형부, 그만 마셔요. 그렇게 많은 술은 형부도 버틸 수 없을 거예요.” 주현영, 서진솔, 하지성 등도 현소와 함께 설득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아까 전 동혁에 대한 이미지가 또다시 반전되었다. 주현영 등은 오반석처럼 동혁이 결국 데릴사위라는 신분 때문에 자신의 아내의 중요한 협력 상대를 어찌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약해.’ “이 선생님, 그만 마시세요.” 예지원은 두 눈이 빨개져며 자책했다. ‘내가 말을 잘못하지만 않았다면 이 선생님이 이런 모욕을 당하지 않았을 거야.’ ‘이렇게 많은 술을 단숨에 마시다 위에 구멍이라도 나면 큰일인데.’꿀꺽! 꿀꺽! 동혁은 XO코냑 한 병을 모두 비우고서 술병을 던지며 오반석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이 정도 술은 확실히 물 마시는 것처럼 쉽지.

  • 전신이 깨어났다   제857화 벌주 세 잔

    천용훈이 이렇게 직설적으로 동혁의 아픈 곳을 찌를 줄은 아무도 몰랐다. 방금 전까지 떠들썩하던 룸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천용훈의 팀원이나 오반석과 그의 친구들 모두 애매한 표정을 짓고 동혁을 주시했다. 대부분 조롱과 멸시의 눈빛이었다. 예지원은 동혁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아 약간의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며 말했다. “천용훈 씨, 이 선생님은 저희 회장님이십니다. 존중 좀 해주시죠.” “흥!” 천용훈은 콧방귀를 뀌며 냉소했다. “회장님이요? 당신 회장님께서 사실을 숨기라고 지시하셨나 보죠? 여기 계신 회장님이 데릴사위라는 건 여기 H시 사람들도 다 아는 일 아닌가요? 제가 잘못 말했습니까?” ‘모두가 알고 있어도 너처럼 직접 본인 앞에서 흉을 보지는 않아.’ 예지원은 마음속에 천용훈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생겼다. 그녀는 자선활동으로 유명하고 대중 앞에서 겸손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인플루언서가 사석에서 이렇게 거만할 줄 몰랐다. “천용훈 씨, 이 선생님은 혜성그룹을 대표해 여기 오신 겁니다.” 예지원은 일부러 톤을 조금 더 높여 천용훈에게 쌍방이 대등한 협력 관계임을 상기시키며 말했다. ‘혜성그룹을 대표해 오신 이 선생님은 천용훈이 마음대로 모욕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그런데 뜻밖에도 이 말이 천용훈의 성미를 건드렸다. “지금 혜성그룹의 이름으로 날 위협하는 겁니까?” 천용훈이 벌떡 일어나 앞쪽 테이블 위의 병과 유리잔을 쓸어버리자 룸에서 와장창 큰 소리가 났다. 현소와 친구들은 그 모습에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표정 변화가 없던 동혁조차 눈살을 찌푸렸다. 천용훈은 마치 꼬리에 불이 붙은 개처럼 펄쩍펄쩍 뛰며 소리쳤다. “잊으셨나 본데, 당신네 혜성그룹이 먼저 몇 번 부탁을 해서 내가 특별히 승낙해 여길 온 거야. 나 천용훈과 함께 일하고 싶은 회사가 얼마나 많은 줄 알아?”예지원은 천용훈이 이렇게 과격하게 반응할 줄 몰랐다. ‘태백산장을 재건하는 건 세화의 중요한 프로젝트야. 나 때문에 이 일을 망

  • 전신이 깨어났다   제856화 그 데릴사위인가요

    오반석이 말하자 천용훈은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혁이 접대하는 것에 동의했다. 예지원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직접 그들을 룸으로 안내했다. “반석아, 너 그 데릴사위 별로 탐탁지 않아 했잖아. 그런데 갑자기 왜 그놈에게 접대하라고 했어? 차라리 그놈 아내 보고 와서 접대하라는 게 낫지 않아?” 룸으로 이동하면서 천용훈이 오반석에게 물었다. 그는 머릿속에는 이미 동혁을 그저 접대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했다. “그놈 아내는 생각하지 마. 사실 그 여자는 명문가 도련님의 눈에 들어 혜성그룹의 회장이 된 거야.” 오반석이 언급한 명문가 도련님은 바로 최원우였다. 오반석은 오한민에게 최원우가 세화에게 반해서 혜성그룹을 낙찰받아 맡겼다는 말을 들었다. ‘이동혁은 역시 쓸모없는 놈이야. 자기 아내가 바람을 피워도 가만히 있다니.’ “그럼 좀 힘들겠네.” 천용훈은 씁쓸해했다. ‘명문가 도련님이라면 내가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야. 지금 괜히 생떼를 써서 진 회장을 건드리면 안 되겠어.’ “그리고 내가 이동혁 보고 접대하라고 한 건, 사실 담배꽁초를 내 얼굴에 던진 게 바로 그 개X식이라서야.” 오반석은 얼굴에 담뱃불에 덴 물집을 만지고 고통스러워하며 이를 악물었다. “형이 그 자식보고 우리를 접대하도록 하면 그거만큼 좋은 복수가 어디 있겠어? 그놈이 굽실거리며 우리에게 비위를 맞추면 단순히 그놈을 혼내 주는 것보다 더 통쾌할 거야.” “하하하, 이제야 네 생각을 알겠어. 그래, 좀 있다가 우리 형제가 아주 호되게 혼내주자.” 천용훈과 오반석이 서로 마주 보며 크게 웃었다. “용훈 씨, 예 총지배인께서 접대 연회 준비를 마쳤다고 합니다. 장소는 태백산장 연회장입니다. 우리 쪽에 언제 오 실 건지 물었습니다.” 그때 천용훈 팀의 한 사람이 들어와서 물었다. 천용훈은 자신의 튀어나온 배를 툭툭 두드렸다. “무슨 연회? 그 사람들한테 전해. 나는 술이 마시고 싶다고. 이 산장에 괜찮은 클럽이 있을 거 아니야?

  • 전신이 깨어났다   제855화 천용훈의 오해

    “유강식이라는 매니저가 형에게 가장 좋은 룸을 마련해 줘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했는데 그러자마자 바로 해고당했어.” 오반석은 천용훈을 계속 자극했다. “젠장, 그러니까 이것들이 날 정말 무시했다는 거잖아.” 천용훈이 화가 나 바로 막말을 내뱉었다. 그는 자신의 체면을 중요하게 여겨서 어딜 가든 겉치레가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태백산장이 자신을 홀대한다는 이야기를 듣자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천용훈 씨 안녕하세요. 저는 태백산장의 총지배인 예지원입니다. 태백산장의 전 직원을 대표하여 용훈 씨와 팀원분들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예지원이 이때 직원들과 함께 천용훈을 맞이했다. 그녀는 천용훈이 도착해 오반석과 대화하면서 이미 태백산장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예, 총지배인님, 태백산장이 저를 이렇게 대우해 주실 줄 몰랐습니다.” 천용훈이 얼굴에 불만이 가득하여 말했다. 예지원은 그의 모습에 놀랐다. ‘용훈 씨가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지?’ 그녀가 재빨리 물었다. “용훈 씨, 혹시 저희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요?” 천용훈이 콧방귀를 뀌며 냉소했다. “듣자 하니 태백산장에서 최고로 호화로운 룸을 다른 사람에게 주고 저에게는 그보다 못한 룸을 배정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이게 무슨 뜻이죠? 태백산장은 저 같은 인플루언서 따위는 무시한다 이겁니까?” 천용훈은 내심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일부 대기업의 사람들이 인플루언서를 무시하고 있었고 단지 인기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신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기업들이 자신을 그저 돈을 벌기 위한 도구로 여길 뿐이라고 여겼다. “용훈 씨, 그게 무슨 소리예요. 용훈 씨와 저희는 모두 서비스업을 하며 고객을 상대하는 사람들인데 저희가 어떻게 용훈 씨를 무시할 수 있어요?” ‘오반석, 저 인간이 용훈 씨에게 쓸데없는 말로 충동질을 했나 보네.’ 예지원이 잘 해명했다. “용훈 씨 잘 모르셔서 그러시는데 태백산장의 최고급 룸은 한 곳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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