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천미?’ 도박꾼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누군가 외쳤다. “강오그룹의 심천미? 그 장해조 회장의 수양딸 맞지?” 뭐! 도박장이 한바탕 소란스러웠다. “강오그룹, 장해조 회장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 예전에 H시 암흑가 황제였잖아.” “옛 조직이 강오그룹으로 바뀌었고, 강오그룹은 지금 H시의 거대 그룹이잖아.” “그래 맞아요, 그래서 다들 천미 누님이라고 부르던데요?” 현운태는 비웃으며 말했다. “이 계집애가 아주 주제넘게 굴더라고. 자신이 뭐 엄청 대단한 사람이나 된 듯, 전화 한 통으로 우리 사장님께 차를 돌려주라고 하다니. 게다가 그 박용구라는 놈까지 와서 쌍으로 우리 사장님께 무례하게 구니, 할 수없이 이 차를 부순 거야.” 도박장 안이 다시 떠들썩했다. ‘이곳 염 사장은 박용구와 강오그룹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니, 정말 대단한데!’ 많은 사람들은 염동완의 출신배경을 몰랐다. 하지만 지금 염동완의 행동 하나만으로 사람들이 염동완을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염동완은 자신을 경외심 있게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즐겼지만, 표정에는 오히려 당연한 듯 변화가 없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우리 염 사장님은 이 도박장을 지킬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그러니 여기서 놀면 경찰이든 암흑가 두목이든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테니 안심해.” “염 사장님의 이름만 있으면 걱정 안 해도 돼, 이곳에서는 안심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염 사장님은 강오그룹조차도 별신경 안 쓰는데, H시에서 누가 감히 이곳에 와서 귀찮게 하겠어? 여러분은 그냥 마음껏 놀면 그만이야.” 도박꾼들은 완전히 안심하고 도박을 계속했다. 염동완은 도박장 중앙에 폐차된 아우디 A4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운태야, 빨리 끌고 가서 버려!” “예!” 현운태는 재빨리 사람을 시켜 차를 가지고 나가라고 했다. 바로 이때 동혁이 도박장에 들어섰다. 동혁은 카지노 중앙의 엉망으로 부서진 아우디 A4를 보자마자 눈에 분
“저 젊은이 대단한데? 여기 도박장 최고수 현운태가 저렇게 상대가 안 돼서 그냥 얻어맞다니.” “그러게 저 현운태도 보통이 아닌데. 지난번에 내가 직접 봤는데 무술을 전공한 젊은이들 몇 명이 와서 시비를 걸다가, 결국 현운태 한 사람에게 그냥 죽어나가더라고!” “허허, 아무리 주먹이 강해도 무슨 소용이야? 방금 염 사장이 저 스무 명이 넘는 부하에게 저 젊은이를 죽이라고 한 것을 듣지 않았어? 게다가 손에는 흉기들도 들고 있잖아. 혼자서 저 많은 인원을 어떻게 당해내겠어? 저 젊은이는 이제 죽었어!” 도박꾼들이 동혁을 주시하며 의견이 분분할 때였다. 20여 명의 싸움꾼들이 이미 잇달아 흉기를 꺼내고 동혁을 죽이려고 앞을 다투어 걸어갔다. ‘염 사장은 평소에도 손이 컸으니.’ ‘오늘 운태 형님이 저 놈 손에 넘어간 이상, 우리 중 누가 저 놈을 제압한다면 보너스가 적지 않을 거야.’ 돈이면 목숨까지도 걸고 움직이는 이 싸움꾼들의 눈에는 동혁이 바로 걸어 다니는 돈이었다. 맨 앞에 있는 한동석은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남자로, 손에 10킬로그램의 무거운 쇠칼을 쥐고는 바람이 일정도로 힘차게 휘두르고 있었다. 한동석은 눈을 가늘게 뜨고 동혁의 목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는데, 눈빛이 마치 바늘처럼 날카로웠다. 휙! 쇠칼을 휘둘러 동혁의 목을 향해 세게 내리쳤다.겁 많은 도박꾼들은 이미 놀라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동혁의 목이 잘려 피를 흘리는 끔찍한 장면을 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죽고 싶구나!” 동혁은 차갑게 웃으며 몸을 약간 기울였고, 자신의 목을 치려는 칼을 피하는 동시에 발끝을 갑자기 들어 올려 한동석의 다리뼈를 차 부러뜨렸다. “아!” 한동석이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무릎을 꿇자 동혁은 이미 한동석의 손에 있는 쇠칼을 손으로 빼앗았다. 쓱! 쇠칼은 동혁에 의해 사정없이 휘둘러졌고, 한동석의 한쪽 팔이 피를 흘리며 날아갔다. 한동석의 입에서 다시 돼지 잡는 듯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동혁은 시끄러운 듯 발로 한동석을 차서 그 뒤
동혁을 보는 도박꾼들의 눈빛은 이미 죽은 사람을 보는 것과 같았다. 혼자서 염동완의 20여 명의 싸움꾼들을 때려눕히고, 염동완을 때려 몇 번이나 날려버리는 동혁의 잔혹함에 도박꾼들은 놀랐다. 하지만 도박꾼들은 그래도 여전히 동혁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장해조를 배신할지언정 염동철은 건드리지 마라. H시 암흑가에 몇 년 동안 전해져 온 말인데, 그냥 하는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니었다. 정말 죽은 것과 다름없다는 말이다. 염동완은 다시 일어나 거칠게 얼굴의 피를 닦아내고, 동혁을 증오하며 바라보았다. “여기 이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우리 삼촌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겠지? 네가 누구든…….” 퍽! 염동완은 다시 맞아 날아갔다. “네 삼촌이 염동철이든 뭐든, 제아무리 부처님이라 해도 지금 네가 나에게 맞는 것을 막을 수 없어!” 동혁은 염동철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동혁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지시했다. “용구야, 네 부하들을 데리고 이 도박장 안과 밖, 주차된 차들을 포함해서 부술 수 있는 물건이면 모두 다 부숴라.” 동혁의 말을 듣고 도박꾼들은 모두 안색이 크게 변했다. “사장님, 부수지 마세요. 저건 우리 차입니다. 이 도박장과는 아무 상관없어요.” 모두들 재빨리 동혁을 말렸다. 동혁은 사람들의 말을 무시했다. “당신들은 모두 이곳의 손님입니다. 차가 부서지면 당연히 도박장이 책임져야죠. 나중에 염동완을 찾아와 보상받으세요.” 동혁은 들어오면서 도박장 밖에 고급차가 가득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다 부숴버리면 염동완은 손해가 엄청날 것이다. ‘이게 다 네 놈이 세화의 차를 부수고 폐차한 벌이야.’ “감히 뭐 하는 거야!” 염동완은 다시 일어섰고, 동혁의 말을 듣고 놀라서 소리쳤다. “나는 이미 삼촌에게 고수를 보내 달라고 했어. 만약 네가 감히 내 도박장을 부수면, 장담하건대 넌 절대로 이 문을 걸어 나올 수 없을 거야!”짝! 염동완은 동혁에게 다시 맞고 날아갔다. 동혁은 염동완의 앞으로 다가가 염동완의 멱살을
[여보, 누가 날 못 가게 막는데? 일단 처리하고 집으로 갈게.] 동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었다. “동혁 씨, 동혁……!” 세화는 애가 타서 통화를 끊자마자, 바로 천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화야 정말 미안해. 염동완 그 개X식이 감히 네 차를 부술 줄은 몰랐어. 지금 내가 사람을 데리고 염동완의 도박장으로 가고 있으니, 안심해. 네 원수는 내가 반드시 갚아 줄게!] 전화 맞은편의 천미의 목소리가 살벌했다. 천미는 전에 염동완에게 전화해서 세화의 차를 돌려달라고 했다. 염동완은 천미의 체면을 세워주기는커녕, 뜻밖에도 차를 부쉈고, 동영상으로 전 과정을 천미에게 생중계했다. ‘이거 완전히 날 도발한 거야!’ 성격이 불 같은 천미는 염동완의 도발을 참을 수 없었다. 바로 아무 말도 할 거 없이 사람들을 데리고 도박장으로 달려갔다. “언니, 우리 동혁 씨 좀 살려줘. 지금 동혁 씨가 염동완의 도박장을 다 부수고 있어. 방금 통화 중에 들었는데, 누가 동혁 씨를 집에 못 가게 막은 것 같아. 제발 부탁해!” ‘뭐라고? 죽으려고 미친 거야?’ [세화, 네 바보 같은 남편은, 왜 자꾸 일을 번거롭게 하냐?] [알았어, 최대한 빨리 갈게. 하지만 듣기 싫어도 잘 들어. 내가 도박장에 도착했을 때, 그 바보 같은 놈이 이미 맞아 죽었거나 다쳤을지도 몰라, 그래도 나를 탓하지 마. 그러게 누가 이동혁 그놈 보고 제멋대로 행동하래…….” 천미는 말하는 도중 전화를 끊었다. 세화는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동혁 씨, 잘 버티다 무사히 집에 돌아와야 해.” 지금 세화가 할 수 있는 것은 동혁이 무사하길 기도하는 것뿐이다. 이때 라원문이 다가와 잔인하게 말했다. “세화야, 네 그 쓸모없는 남편이 죽든 말든, 우리 세영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네 가족도 잘 지낼 생각은 하지 마!” “그래 맞아. 그러게 처음부터 4억 원을 빌려 염동완에게 줬으면, 아무 일도 없었잖아. 네 가족들이 또 고의로 우리 아들을 죽인 거야!” 서수현도 세
“진 사장 남편? 그럼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 그 소문난 바보?” “그냥 닥치고 가만히 있어. 헛소리하지 말고. 죽고 싶으면 우리까지 끌어들이지 말고 너 혼자 죽으라고!” “무서워하기는 무슨! 난 또 어디 대단한 인물인 줄 알았는데, 진씨 가문의 그 바보 사위가 뭐가 무서워? 저 놈이 감히 우리를 어쩌겠어?” “맞아, 거기다 염동철의 미움까지 샀으니, 지금 제 몸 하나도 지키기 어려울걸?” 동혁의 말이 끝나자마자 도박장에서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이 놀라며 수군댔다. 분명히 도박장안의 대다수는 동혁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도박꾼들은 호기심으로 동혁을 쳐다봤다. ‘진씨 가문의 바보 사위라면 H시에서 아주 유명하지.’ ‘어쩐지 저 놈이 겁도 없이 감히 염동철 조카의 도박장을 부수더라니.’ ‘염동철의 미움을 사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게,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바보라서 그런 거였어? 역시 무식하면 무서운 게 없지!’ 이 사람들의 눈에 동혁은 이미 죽은 사람으로 보였다. “허허, H시 같은 개천에서도 용이 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벌레만도 못한 하찮은 놈이군.” 동혁의 정체를 알게 된 천수홍의 눈에서 신중함이 사라졌다. “그럼 이제 말해봐, 동완 도련님의 손해는 어떻게 보상할 작정이지?” 천수홍은 동혁을 내려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천수홍은 여러 해 동안 염동철을 따라다녔는데, 3대 가문이라면 마주칠 때마다 조금씩 양보해야 하는 존재였다.하지만 동혁은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일 뿐이다. 아무리 진씨 가문이라 해도, 천수홍은 전혀 안중에도 없었다. 천수홍은 가문의 힘에 따라 그 가문 사람의 힘도 정해진다고 생각했다. 동혁은 여전히 1인 소파에 앉아 유유히 말했다. “염동완이 먼저 내 아내의 차를 부쉈는데, 내가 왜 도박장을 부순 배상을 해야 하지?” 천수홍은 콧방귀를 뀌고, 눈에서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도련님의 신분을 알면서도 감히 내게 이렇게 말을 하다니, 정말 죽고 싶은가 보군.’ “형님, 제가 오
열 명의 무도가가 모두 땅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이럴 수가!” 그동안 여유를 부리며 태연했던 천수홍은 안색이 변하며 김학수 등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곧 동혁에게 복수하려고 했던 염동완도 명해져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 개X식들, 옛날에 내 밑에 있을 때는 뜻밖에도 실력을 숨긴 거였어!” 박용구조차 눈을 부릅뜨며 속으로 욕을 했다. ‘김학수 등이 염동철의 부하 무도가들도 저렇게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실력이 있다는 것을 진작에 알았다면, 벌써 다른 거물들을 소탕하고 H시 암흑가를 통일했을 거야.’ 하지만 박용구는 마음속으로 욕을 몇 마디 할 뿐, 감히 입 밖에 내지 못했다. 국외 노병 6명은 동혁을 따라갔고, 이미 동혁과 함께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 더 이상 박용구가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부하들이 아니다. “저 둘을 내 앞에 데려와.” 동혁은 마침내 일어섰다. 김학수 등은 즉시 달려가 이미 너무 놀라 넋이 나간 천수홍과 염동완 두 사람을 동혁 앞으로 끌고 왔다. “꿇어라!” 역외 노병 두 명이 한 발로 천수홍과 염동완의 무릎을 세게 걷어찼다. 풀썩! 천수홍과 염동완은 무릎을 바닥에 세게 부딪히며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로 고통을 느꼈다. 동혁은 못마땅한 두 사람의 표정을 보며 웃으며 물었다. “네 놈들이 방금 전에 날 무릎 꿇려 뺨을 때리려 했어?” “날 이렇게 모욕하지 말고 차라리 시원하게 날 죽여라.” 천수홍은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동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죽어라.” 김학수는 삼각칼을 꺼내서 천수홍의 목을 찌르려고 했다. “잠깐만!” 천수홍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망설임 없이 두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후려갈겼다. 마치 좌우로 활을 쏘듯 탁탁 소리가 났다. 염동완은 동혁에게 이미 많이 맞아 얼굴이 마비되어서, 더더욱 신경 쓰지 않고, 스스로 뺨을 때렸다. 현장에 있던 모든 도박꾼들은 모두 아연실색하며 이 장면을 지켜봤다. ‘하나는 염동철의
곧 라세영이 끌려 나왔는데, 이미 형편없이 두들겨 맞은 상태였다. 안절부절못하며 동혁을 쳐다보던 염동완은 동혁이 자신을 탓할 뜻이 없음을 깨닫고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라세영은 동혁을 보았는데, 자신을 구해준 동혁에게 전혀 고마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라세영은 기세등등하게 동혁에게 달려들어 따져 묻기 시작했다. “왜 이제야 왔어? 내가 얼마나 심하게 얻어맞았는지 알아? 나중에 세화 누나에게 내 병원비와 위자료를 다 부담시킬 거야!” 짝! 동혁은 뺨을 후려치며 차갑게 말했다. “네 놈이 믿든 말든, 지금 내 한마디면, 도박장 사람들이 너를 여기서 죽일 거야.”라세영은 뺨을 가리고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동혁이 이 놈이 틀림없이 4억 원을 가지고 와서, 염동완이 날 놓아 준거야.’ ‘그런데 만약 이동혁이 지금 염동완에게 그 돈을 갚지 않는다면, 염동완이 정말 나를 여기서 죽일 거야.’ 라세영의 눈에서는 분노가 타올랐지만, 잠시 울분을 참았다. 동혁은 라세영의 눈에 있는 분노와 독기를 개의치 않고 돌아서서 떠났다. “염동완, 이 개X식 나오라고 해! 이 자식이, 감히 내 자매의 차를 부숴? 이 개X식, 오늘 네 도박장을 다 부숴버리고 네 얼굴도 아작 내주마!” 바로 그때, 문 앞에서 한 여자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천미는 살기등등하게 걸어 들어왔는데, 뒤에 정장을 입은 남자 10여 명을 데리고 있었다. “어?” 아수라장이 된 도박장을 본 천미는 놀라서 걸음을 멈추었고, 발그스름한 작은 입이 크게 벌어졌다. 곧이어 천미는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부어오른 염동완을 보았다. 천미가 하고 싶은 일을 이미 다른 사람이 먼저 했다. “천미 씨, 이미 늦었어요.” 천미가 예상 못한 상황에 어색해하고 있을 때, 야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미는 눈을 똑바로 뜨고 보자마자, 갑자기 크게 화가 났다. ‘이동혁 이 자식이 감히 나를 비웃어?’ 천미는 콧방귀를 뀌었다. “이동혁이 넌 뭐 그리 잘난 척이야? 설마 나에게 도박
염동완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결국 화를 냈다. 어쨌든 염동완은 염동철의 조카이다. 그런데 먼저 동혁에게 뺨을 맞았고, 지금은 천미에게까지 뺨을 맞아서 얼굴이 다 망가졌다. 짝! 천미는 또 염동완의 뺨을 후려치고는 고개를 돌려 떠났다. “얘들아, 가서 썬호텔 전체를 위에서 아래까지 한 번 싹 부숴버려!” “염동완, 이 누님을 잘 기억해 둬! 네 호텔도 내가 부쉈고, 얼굴도 내가 망가뜨렸으니, 복수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덤벼!” 천미는 염동완에게 경고하고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그곳을 떠났다. 하늘 거울 저택. “누나, 매형이 돌아왔어!”천화는 입구를 지키며 두리번거리다가 동혁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흥분하여 집안을 향해 소리쳤다. 세화가 바로 뛰쳐나왔다. 동혁을 보고는 얼른 다가와서 동혁의 몸을 위아래로 보며 말했다. “동혁 씨, 괜찮은 거야? 도박장 사람들이 동혁 씨를 때리지 않았어?” “아니, 내가 거의 때렸지.”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아무튼 괜찮으니 다행이야.” 불안했던 세화의 마음이 마침내 진정되었다. “여보 미안해. 차가 부서져서 폐차가 되었어. 하지만 내가 이미 염동완에게 배상하라고 했어.” “동혁 씨만 무사히 돌아오면 돼. 차야 부서지면 부서진 거고, 내가 돈 벌어서 한 대 다시 사면 되지.” 세화는 진심으로 말했다. ‘차가 아무리 중요해도 사람보다 중요하지 않아.’ “진정으로 날 생각해 주는 건 여보 밖에 없어.” 동혁은 세화를 자신의 품에 꽉 껴안아 주고 싶었다. ‘이렇게 이것저것 잘 챙겨주는 아내가 있는데, 더 이상 뭘 바라겠어!’ 그때 류혜진과 라원문 부부가 황급히 걸어 나왔다. “이동혁, 우리 세영이는? 설마 아직 도박장에 있는 거야? 넌 밥만 축내고 대체 뭐 하는 놈이야? 지금 여기 돌아올 낯이 있어? 네가 세영이 대신에 거기에 남더라도 세영이를 집으로 돌려보냈어야지!” 동혁의 뒤에 아무도 없자 서수현은 소리를 지르며 동혁을 쏘아붙였다. 동혁이 사람을 심하게 때린다는 것을 몰랐다
경찰의 현장 답사는 아주 빨리 진행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결과가 나왔다.조동래가 부하들에게 그 자리에서 교통사고 경위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하는 걸 본 사정우는 웃음을 터뜨렸다.‘보아하니 조동래는 적당히 구슬려서 화해시킬 생각도 없고, 바로 이 자리에서 내게 줄을 대려는 모양이네.’“이동혁, 내가 말했지, H시라는 이 촌동네에서는 아무도 감히 나 사정우를 건드리지 못해.”“이제 너는 내가 즐길 수 있게 순순히 네 마누라를 내놓으면 돼!”사정우는 아주 유쾌한 듯이 웃으면서도 탐욕스러운 눈빛은 줄곧 세화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벌써부터 조금 뒤에 어떻게 이 여자를 시중들게 할 것인지 생각하고 있었다.동혁이 생각을 바꾸는 것 따위는 전혀 두려워하지도 않았다.동혁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지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감사해야 해. 사람들만 없다면 너는 정말 비참하게 박살이 났을 거야.”‘어쨌든 지금 내가 H시의 시장이니까 영향이 미치지 않게 주의해야 해.’‘아직은 내 신원을 아는 사람이 얼마 없지만,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겠지.’바로 이 점 때문에 동혁은 사정우에게 손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조동래에게 전화할 필요도 없었다. 동혁 자신이 해결하면 될 것이다.“계속 주둥이를 놀려봐.”조동래가 다가오는 걸 보면서도 사정우는 킥킥대며 물었다.“조 국장, 교통사고 경위서는 나왔겠지요?”“이 추돌사고에서 우리 진회장님의 백 퍼센트 과실인가요?”조동래가 천천히 말했다.“사 선생님, 그렇습니다. 우리가 현장 조사를 해 본 결과 당신이 악의적으로 차선을 바꾸고 경쟁을 부추겨서 일어난 추돌사고입니다.”“그래서 이번 사고는 당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동시에 당신은 난폭운전과 무고한 시민에게 행패를 부린 공갈 협박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나중에 경찰에서 당신에게 상응하는 처벌을 내릴 것입니다...”조동래의 싸늘한 말에 사정우의 표정이 굳어졌다.“조 국장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 말을 들
눈썹을 찌푸린 사정우가 도발적인 냉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좋아, 그럼 지켜보도록 해!”그렇게 말해도 사정우는 여전히 전혀 동혁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비록 상대방이 돈도 백도 없는 서민은 아니지만 항난그룹 회장이라도 그들 명문가 사람들의 앞에서는 여전히 상대조차 될 수 없었다. 사정우는 설사 H시의 시장이 직접 오더라도, 명문가 사씨 가문의 신분만 앞세운다면,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댈 수 없다고 믿었다.“이동혁, 내가 지금 너한테 자유롭게 실력을 발휘할 공간을 줄게. 네 마음대로 전화해서 인맥을 찾아봐. H시 시장을 데리고 와도 괜찮아.”“하지만 감히 나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내가 추잡한 말을 앞세웠다고 탓하지 마. 너는 돈을 배상해야 할 뿐만 아니라, 네 아내를 내 놀잇감으로 바쳐야 해!”“나중에 내가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딴소리하지 마...”사정우는 세화의 아름다운 몸매를 쳐다보면서 사악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말을 들은 세화는 놀라서 기절할 뻔했다.더 이상 사정우 따위의 질 낮은 인간과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동혁을 잡아끌었다.“동혁 씨, 차라리 우리가 손해를 보고 말자...”사정우를 흘겨보던 동혁의 눈빛에서 번뜩이던 살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여보, 날 믿어, 여긴 H시야.”세화를 달랜 동혁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조 서장님, 저하고 제 아내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자가 졸개들을 동원해서 길을 막고 있는데, 서장님이 직접 오셔서 처리해 주시기 바랍니다.”전화를 받은 사람은 바로 H시 경찰국장 조동래였다.동혁의 말을 듣자, 조동래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감히 어떤 놈이 졸개들을 보내서 시장님을 막다니, 살고 싶지 않은 거야!’벌떡 일어난 조동래는 놀란 간부들을 내팽개친 채 회의실에서 뛰쳐나갔다.삐용삐용-10분도 안 되어 사이렌 소리를 울이면서 경찰차들이 잇달아 도착했다.조동래가 직접 온 데다가 H시 경찰국에서 교통업무를 담당하는 도영수 부국장도 함께 왔다.세화는 깜짝 놀랐다.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사정우는 뻔뻔하게도 동혁의 면전에서 네 아내를 데리고 놀 테니 아내를 내게 넘기라고 요구했다.구경하던 시민들조차도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느낄 지경이었다.“더러운 돈 좀 있다고 아주 대단하네 정말. 저 진 회장은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지만 너처럼 그렇게 멋대로 날뛰지는 않아!”“어디서 더러운 외지인이 굴러 들어와서 설치는 거야? H시가 네가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야!”“벼락부자 티나 내면서 정말 무법천지인 줄 아는 모양인데...”격분한 사람들이 잇달아 사정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그러나 사정우는 이런 비난하는 시민들은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오히려 씩 웃으며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너희 같은 교활한 인간들은 말을 좀 아껴야 해.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짖는다고 내 털끝이라도 건드릴 수 있겠어?”“너희 같은 버러지들이 내 신분을 안다 해도 전혀 두렵지 않아. 성도의 명문 가문 사씨 가문은 들어본 적이 있을 거야.” “아이고, 여기 H시가 코딱지 만한 촌동네라는 걸 잊어버렸네. 너희 촌것들은 사씨 가문을 들어본 적도 없겠지.”“아무튼 이 작은 H시에서는 아무도 감히 나 사정우를 건드리지 못해. 나 사정우의 일에 관여하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지!”“못 믿겠으면 좀 봐 봐. 사건이 터지고 나서 지금까지 수습하러 온 사람이 하나라도 있어?”사정우는 입만 열면 교활한 인간에 촌것들이라며 사람들을 멸시했다.뼛속까지 드러나는 사정우의 우월 의식에 시민들은 치를 떨어야 했다.그러나 사정우의 말은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확실히 사정우의 말대로 이 일대는 H시의 번화가야.’‘평소라면 관련 부서의 출동 속도는 엄청 빨라. 주차 위반 차량도 3분도 채 안 되어 딱지를 붙이지. 하물며 교통사고는 더 말할 것도 없어.’‘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경찰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설마 이 사정우의 말대로 H시 경찰조차도 개입을 꺼리는 걸
‘이렇게 변태 같은 인간의 손에 떨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세화는 그런 모욕을 절대 참을 수 없었다!“자기야, 어떻게 사고가 난 거야? 괜찮아?”바로 그때, 세화에게 천상의 목소리처럼 동혁의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고개를 들어 보면서 그 순간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동혁은 얼른 세화를 붙잡았다. “여보, 왜 울어? 다친 거야?”방금 전에 세화의 전화를 받았던 동혁은 명성호텔로 차를 몰고 달려왔다.호텔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도로가 꽉 막혀 있었다. 차에서 내려 교통을 정리할 수 있을까 싶어 보던 중에 사람들 틈에 갇힌 세화를 발견한 것이다.“다친 거 아니야, 동혁씨, 진짜 잘 왔어.”바로 마음이 놓이면서 자신감이 치솟은 세화는 동혁을 꽉 붙잡은 채 사정우를 가리켰다.“저 사람이 나를 뒤에서 오게하고는 일부러 사고를 일으켰어. 게다가 나한테 돈을 갚으라고 했어!”“저 사람이 이동혁이야, 진씨 가문의 쓸모없는 데릴사위지.”“쓸모가 없다니? 그건 다 옛날 얘기지. 최근에 항난그룹의 회장이자 원화투자회사의 회장이라는 게 드러났잖아...”구경하는 사람들도 동혁을 알아봤고 세화의 남편이 왔다는 걸 알았다.세화를 도와주러 온 사람이 있자 구경하던 사람들도 용기가 생겼다.“이 회장님, 이 사람들이 고의로 당신 아내를 괴롭히고 있어요. 아내 분이 차를 잘 몰고 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계속 경적을 울리며 따라가더니, 결국 고의로 차를 중간에 끼우고 추돌사고룰 일으켰어요!”“저 자들 보스는 사람 목숨을 하나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너무 지나쳐요!”“또 진세화 씨에게 잠자리를 강요했어요. 권력과 힘을 믿고 완전히 무법천지로 행동했어요...”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동혁은 상황을 금세 파악했다.동혁의 얼굴에 싸늘한 기운이 감돌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사정우를을 쳐다보았다. “네가 사정우야? 일부러 내 아내의 차를 끼워서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니, 정말 엄청 설치네.”“너는 운이 좋았어. 다행히 내 아
“보상만 하면 이 고물 차를 다시 몰고 가도 돼.” 대충 내뱉듯이 사정우가 말했다. ‘내가 아까 했던 말은 소 귀에 경읽기였어?’ ‘분명히 이 인간은 자기가 고의로 추돌사고를 냈다고 인정했으면서도, 뻔뻔하게 내게 보상을 요구한다고?’ 세화는 치미는 분노에 헛웃음이 나오면서 더 이상 말로 따질 필요도 못 느꼈다. 휴대폰을 꺼내 들고 세화가 말했다.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네요. 누가 보상해야 하는지 경찰이 판단하게 해야겠네요.” 하지만 그 순간 나태성이 다가와서 세화의 손에서 휴대폰을 낚아챘다. 그리고 다른 차에서 내린 양아치들도 슬그머니 세화를 둘러싸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대낮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지금 뭐 하는 거야? 내 휴대폰 돌려줘!” 세화는 화를 내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설마 이렇게 백주 대낮에 대놓고 핸드폰을 강탈할 줄은 몰랐기에 마음속으로 위기감을 느꼈다. 주변에서 지켜보던 시민들도 이 광경을 보고 기가 찼지만,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사정우의 패거리는 척 봐도 대단한 기세라서 평범한 시민들은 감히 건드릴 엄두도 내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세화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감히 나설 수가 없었다. “예쁜 아가씨, 그렇게 긴장할 거 없잖아. 핸드폰이 얼마나 하겠어. 보상이 끝나면 돌려줄게.” 사정우는 세화의 휴대폰을 가지고 놀면서 심지어 코에 대고 냄새를 맡기도 했다. 마치 세화의 체취이라도 배어 있는 것처럼. “웃기지 마. 당신이 내게 배상해야 돼.” 세화는 수치심과 분노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러자 사정우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쁜 아가씨, 빚을 졌으면 갚아야지. 당연한 이치를 모르진 않겠지?” 사정우의 시선이 세화의 몸을 훑어내렸다. “배상할 돈이 없으면 몸으로 갚아도 돼. 나하고 같이 자면 돼.” “흠... 오늘이 내가 이 H시에 온 첫날이니까, 특별히 이렇게 하자.” “내가 이곳을 떠날 때까지 당신은 내 여자가 되
세화는 조금 놀랐다. H시의 사씨 가문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이곳의 이씨 가문과 같은 급의 명문 가문이다. 사정우의 아버지가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라는 점도 놀라웠다. 그리고 마침 자신도 사해상공회의소 가입을 앞두고 있기에, 참으로 기묘한 우연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도 같은 편이 될 텐데 다투지는 않겠지.’ 하지만 세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세화가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이런 관계 때문에 방금 있었던 일을 묵인할 생각은 없었다. “방금 일부러 차선을 바꿔 제 차를 들이받게 한 거 맞죠?” 세화는 사정우의 의도를 꿰뚫어 보았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며 접근하려는 수작이라는 걸 알아차린 세화는 손을 내밀지도 않은 채, 표면적으로는 예의를 지키며 정중하게 질문했다. 사정우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 말해도 좋아요. 난 그저 당신하고 좀 친해지고 싶었을 뿐이에요.” “사고를 계기로 인연이 시작된다면 낭만적인 드라마 같지 않겠어요?” “낭만적인 드라마?” 세화는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다. “그건 낭만이 아니라 교통 법규를 무시하는 행위이고, 사람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태도예요.” “당신의 행동에서 차가움과 무감각만 느꼈을 뿐이에요. 전혀 낭만적이지 않아요.” 세화의 단호한 태도에도 사정우는 전혀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이 세화를 바라봤다. 그동안 자신이 만난 여자들은 아무리 새침한 척해도 그의 신분과 재력을 알고 나면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화는 달랐다. 전혀 개의치 않는 태도로 자신을 가르치려고 들었다. ‘이런 여자를 정복하는 건 아주 성취감이 있겠어.’ 사정우는 웃으며 말했다. “너무 진지하시군요. 사람 목숨이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래요?” “난 예전에도 사람을 친 적이 있어요. 하지만 보상하고 합의서 받으면 끝나는 일이지.” “물론 돈을 거절하고 내 목숨을 요구하는 바보
“내려! 내려!” 차 안에 앉아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세화를 본 꼬붕 놈이 차문을 더욱 세게 발로 찼다. 마세라티의 차문에는 순식간에 움푹 패인 자국들이 생겼다. 그 와중에도 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미동도 없이 서서 이 모든 사태를 무심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세화는 가슴이 아팠다. 이 차는 바로 동혁이 자신에게 사 준 첫 번째 차였기 때문이다.세화가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행인들이 많이 몰려와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비록 이 무리들이 험악해 보이긴 하지만, 대낮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할 거야.’ 그래서 창문을 내리고 말했다. “그만 발로 차, 내리면 되잖아.” 나태성이라는 꼬붕놈은 코웃음을 치면서 뒤로 물러섰다. 그제야 세화는 천천히 차문을 열고 내렸다. “와, 이 여자 진짜 예쁜데? 게다가 2억 원이 넘는 마세라티를 타고 다니는 거 보니 완전 재벌이네.” “이 여자도 몰라? 혜성그룹의 회장, 진세화 씨야! 교통사고를 난 사람이 이 여자일 줄은 몰랐네...” 세화는 H시에서 너무나도 유명했다. 최근에는 주다정이 퍼뜨린 유언비어로 인해서, 더욱 사람들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 덕분인지, 세화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늘어났다. ‘역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으면 함부로 못하겠지.’‘혜성그룹 회장 진세화라고?’ 그 순간, 무표정이던 선글라스 남자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스쳤다. “당신 운전을 어떻게 한 거야? 운전할 줄 모르면 아예 도로에 나오질 말든가! 김 여사가 바로 당신 같은 여자 운전자를 두고 하는 말이야.” 거들먹거리면서 세화에게 쏘아붙인 나태성은 세화가 마치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몰아붙였다. “말해봐. 어떻게 책임질 거야?” “아니, 애초에 당신들이 불법으로 차선 변경을 해서 사고가 난 건데, 내가 왜 책임져야 해?” 세화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단호하게 말했다. ‘만약 내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다면, 주저하지 않고 피해를 보상했을
[사해 상공호의소에서 우리를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살펴봐야 해.] 세화가 차분하게 말했다. [H시의 시장은 너무 작아. S시의 세방그룹이든 혜성그룹이든 앞으로는 반드시 전국으로 시장을 확대해야 해.] [그리고 N도의 시장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N도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문을 두드려야 해.] [마침 사해상공회의소에서 고급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연락을 해 온 거야.]세화도 이 기회를 잡으려고 했기에 쌍방은 자연스럽게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남편이 별로 탐탁치 않아 한다는 걸 알아차린 세화가 동혁에게 말했다. [당신도 같이 가. 이미 사해상공회의소 대표하고 약속을 했어,] [새로 사람들을 만나는 게 당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야.] 동혁의 주량이 좋기도 하지만 동혁을 데리고 가는 데에는 세화가 고심한 또다른 목적이 있었다.바로 사해상공회의소 사람들과 만나면서 동혁을 위한 인맥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다.세화의 말에서 자신에 대한 관심을 느낀 동혁은 마음속으로 기뻐했다.‘아내가 이렇게 나를 챙겨 주는데 내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너무 눈치가 없는 것이겠지?’동혁은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래, 알겠어. 당신을 위해서라면, 불 속이라도 기꺼이 뛰어들어야지.” “하물며 술마시는 건데 말이야. 오늘 술 마시러 온 사람들은 다 뻗게 해주겠어!” 동혁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세화는 진지하게 말했다. [좀 진지하게! 이번엔 사고 치면 안 돼. 지난번처럼 술 마신 사람들 병원으로 보내지 말고!] 지난번에 동혁은 몇 개 부문의 책임자들과 술을 마시고 전부 뻗게 만들어서 세화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알았어. 쓸데없는 말은 안 할게. 명성호텔로 와서 나하고 합류하면 돼. 내가 지금 차를 가지고 갈게.]다시 한마디 한 뒤 세화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자신의 마세라티를 몰고 출발했다.세화가 명성호텔 근처에 왔을 때, 옆 차선에서 오픈 스포츠카 한 대가 세하의 차에 접근해서 나란히 달렸다. 빵! 빵! 선글라스를 낀
한 무리의 기자들이 떠드는 소리가 천진과 주다정의 귀에도 들렸다. 이는 자신들에 대한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였다.30분도 안 되어 천진이 주다정을 폭행한 사실이 인터넷어 폭로되었고, 사방으로 떠들썩하게 퍼져 나갔다.이로써 모든 진상이 밝혀졌다. 주다정과 천진이 결탁해서 간통을 저질렀고, 항난그룹을 삼키려고 작당한 두 사람은 오히려 동혁과 수소야가 간통을 저질렀다고 유언비어를 퍼트렸던 것이다.‘정말 파렴치하기 짝이 없지!’두 사람을 향한 욕설이 사방에서 쏟아졌다.악명을 세상에 날리게 된 주다정과 천진은, 모든 사람들의 규탄의 대상이 되었다.이튿날 H시 방송국에서는 성명을 발표했다, 동혁과 세화 일가에 사과하는 동시에 경병수와 주다정을 파면했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그 뒤로 이 양아버지와 수양딸은 H시에서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다.소문에 따르면, 주다정은 한 지방 도시의 고급 클럽에서 명문가의 자제들과 고위 관리들을 정성껏 접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예전에는 자신이 기꺼이 원해서 그랬지만, 지금은 억지로 웃음을 보여야 했다.그리고 이 여론을 통해서 먹칠을 했던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수소야도 여러 매체들이 공동으로 증인을 서는 가운데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천진의 파렴치한 행동이 사람들에게 공개된 데다가 동혁도 이 소송에 특별히 관심을 보였다. 법원에서는 신속하게 두 사람의 이혼을 판결했다.결국 천진은 원래 자신의 가문에 속했던 재산을 제외하고, 항난그룹에 대해서는 동선 하나도 건질 수가 없었다.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천진은 수소야가 보유한 항난그룹의 지분은 부부의 공동 재산이므로 당연히 자신이 절반을 가져야 한다고 항변했다.하지만 수소야는 항난그룹의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동혁이 전후로 나눠 준 지분은 처음부터 백마리의 명의로 되어 있었다.화가 머리끝까지 난 천진은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혹 떼러 갔다가 혹을 붙인다는 게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항난그룹의 지분을 수중에 넣으려고 할 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