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안기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조연아는 입술을 깨물고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이준국한테 연락하려고 했다.하지만 핸드폰 전원을 켠 순간, 기사, SNS, 메시지 알람이 끊임없이 뜨기 시작했다.--민지아 살해 사건, 조연아가 용의자?--민지아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건 조연아랑 연관이?기사에는 죄다 민지아 살해 사건과 조연아의 살해 혐의에 대한 내용 뿐이다.카톡 소식은 답장하기 어려울 만큼 쌓여있었고 부재중전화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들어왔다.큰일났다.조연아는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영상 하나를 클릭했다.영상은 아주 잘 편집되어 있었다. 송진희가 그녀한테 던진 질문은 모조리 없애고 그녀가 처참하게 울면서 호소하는 장면만이 나왔다.송진희의 모습엔 온통 한 엄마가 딸을 잃은 뼈저린 심정만 담겨있었다. 하지만 송진희 맞은 쪽에 서있는 조연아는 냉담한 표정으로 그런 그녀를 보고만 있었고 옆에 서있는 민지훈은 아예 편집이 되었다.날 잡자고 올린 거네!송진희가 이미 모든 걸 계획하고 쇼를 펼쳐 이 모든걸 찍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편집해서 인터넷에 올리기까지 하다니.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으라고 작정한 것이다.그래서 민지훈은 착륙하자마자 그녀를 VIP 게이트로 안배한 것이다. 지금쯤이면 공항엔 기자들로 쫙 깔려있을 것이 뻔한데…순간 민지훈은 그녀를 잡고 있던 손을 풀고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무서워하지 마.”낮고 힘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뭘 무서워한다는 건데?”진실은 언젠간 밝혀질 것이니 겁낼 필요가 없다.“우리 민지훈 도련님이 더 무서워하는 거 아니에요? 민지아가 그 쪽 동생이기도 하고 약혼녀이기도 한데. 지금 민지아가 살해당했는데 그 용의자인 나랑 이렇게 붙어 다니니.”조언해 주는 것처럼 들리지만 경고의 의미도 확실하다: 내 곁에서 좀 떨어지라고!하지만 민지훈은 그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냉소를 지었다.“공범으로서 당연히 너랑 같이 있어야 하는 거지.”연아는 대답 없이 미간만 찌푸렸다.
그녀의 한마디에 기자들은 우르르 민지훈 쪽으로 몰려갔다.연아는 그 틈을 타 재빨리 이준국 쪽으로 달려갔다. 방금 몇 걸음 달린 탓에 무릎 쪽 상처가 은근히 아파졌다.“우리 회장님 지금 민 도련님한테 큰 선물을 주고 오셨네.”이준국은 기자들이 눈치채기 전에 차 문을 열어주고 조연아는 신속히 차 안으로 들어갔다. 예상 밖으로 그 안에는 하율도 기다리고 있었다.“언니, 괜찮아?”하율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조연아를 바라보다 손에 쥐어있던 따뜻한 밀크티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방금 산 거니까 어서 마셔. 숨 좀 돌리고.”조연아는 하율이 건네준 밀크티를 벌컥벌컥 마시고는 숨을 고르고는 물었다.“네가 왜 여기 있어?”“나…”이때 이준국이 서둘러 대답했다.“하율이가 우리 회장님 걱정된다고 기어코 같이 오겠다고 했거든요.”조연아는 하율이가 그녀를 이 정도로 걱정할 줄 생각도 못 했다.“고마워.”그녀는 웃으며 하율이한테 고마움을 전하고 손에 쥐어있는 밀크티를 흔들거렸다.그녀가 걱정돼서 공항까지 와준 것도 고맙고 가지고 온 버블티도 고마웠다.하율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니야 언니. 난 도움도 안 됐는데. 심지어 이 밀크티도 준국 오빠가 산 거야.”하율은 항상 솔직했다.“걔가 산 게 네가 산거지.”운전하고 있던 이준국은 그녀의 말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우리 회장님, 임천시 도착하자마자 우리 둘 갖고 농담 치시네. 지금 홍보팀에서 난리가 났거든. 여론을 공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면서. 그런데 넌 지금 너무 침착한 거 아니야?”조연아는 하는 수 없이 한숨을 쉬었다.“침착해야지, 안 그러면 어떡해? 이미 일이 이렇게 됐는데. 내가 급해도 해결되는 게 없잖아. 홍보팀보고 무시하라고 해. 굳이 대응할 필요가 없어.”대응하든 하지 않든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살인사건이 그렇게 쉽게 덮어질 리가.내일 스타엔터의 주식도 떡락할것이다.조연아는 이미 모든 마음의 준비를 끝마쳤다 닥치는 대로 하나하나 해결하리라 마음을 먹었다.“진국아
“언니, 우리 집 와서 살면 되잖아. 내가 임천시에 있는 집은 기자들도 모르니까 안전할 거야.”“그러네. 하율이 말이 맞네. 지금 이 상황에서 하율이 집이 제일 안전하지.”이준국도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연아는 그런 이준국을 보고 마른기침을 하고 물었다.“준국아. 지금 네가 뭐 같은지 알아?”이준국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연예인이랑 비밀연애하고 있는 남자애.”이 말에 이준국과 하율 둘 다 얼굴이 빨개졌다.“언니, 그게 무슨 소리야…”하율은 고개를 숙였다. 부끄러운 탓에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연아는 둘 사이의 묘한 기류를 눈치채 가볍게 웃었다.하율의 오피스텔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 9시가 되었다.“언니, 나 윤하라는 친구가 메이크업 아티스트인데 내일 집에 와서 언니 메이크업해달라고 부탁할게. 지금, 이 상황에 밖에 나가면 기자들이랑 마주칠 수 있으니까.”하율은 연예계 짬바가 몇년이나 되었다. 제일 뜨고 있을 때는 자주 기자들과 마주쳐서 처음엔 적응이 안 된다고 했지만, 후에는 기자들을 피해 다니는 방법도 잘 파악했다고 한다.그래서 이런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하율이만큼 능숙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래.”“언니, 그러면 이 드레스 괜찮아?”하율이는 태블릿을 조연아한테 건네주었다.“내 친구가 디자인한 건데 완전 예쁘지 않아?”몸매가 드러나는 디자인에 허리 부분은 파여 들어갔고 마치 은하수를 몸에 걸친 것 같았다.“이 드레스 완전 언니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하율은 이것저것 보다가 결국 이것으로 정한 모양이다.“그래, 그럼 이걸로 하자.”“신발은? 이거 어때? 다이아 박힌 블랙 하이힐. 완전 멋있지! 윤하더러 레드립까지 바르라고 하면 완전 찢었지.”하율은 벌써 모든 걸 상상해 낸 모양이다.연아는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며 드디어 그녀가 출연한 드라마들이 왜 시청률이 이 정도로 잘 나오는지 알 것 같았다. 표정이 너무 풍부해서다.“그래. 네가 좋은 대로 하자!”연아는 좋아서 방방 뛰는 하율의 뒷모습을 보며 웃어버렸
조연아가 웃으며 말했다.“그런 눈빛으로 내 동생을 보니까 당연히 급해서 그런 거지. 내 동생을 훔쳐 가려는 눈빛이었는데?”“아니…… 아니에요.”이준국는 부인했지만, 말투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그런 그녀의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더니 조연아는 눈썹을 추켜세우며 다시 입을 열었다.“부정하지 마. 딱 봐도 하율이를 좋아하는 눈빛이던데? 감출 수 없을 만큼 티 나.”“그……그래요?”이준국의 말투가 조금은 다급해졌고, 조연아는 피식 웃었다.“왜 그런 실수를 해?”이준국는 어안이 벙벙한 듯했고, 조연아한테 말려들 줄은 상상도 못 했다.“정말 나빠요……”“내가 나쁜 게 아니라 네가 실수한 거야.”조연아는 베란다에 서 있는 하율의 뒷모습을 힐끗 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좋아하면 어떻게든 해 봐. 내가 볼 땐 하율이가 싫어하는 것 같진 않으니까. 백장미가 가고 나서 이 세상에 하율이를 사랑해 주는 사람 하나가 적어졌어. 이제 한 사람이 나타나야 공평한 거 아니겠어?”“네……”이준국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히죽히죽 웃으면서 말했다.“저 하율언니한테 인정 받은 거예요?”“나한테 인정받으면 뭐 해. 하율이한테 직접 인정받아야지.”“그럴게요!”이준국는 조연아를 향해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조연아는 고개를 숙이고 계속 국수를 먹어댔다. 무릎의 상처가 여전히 은근하게 아파서 무릎을 덮고 있는 거즈를 바라보다가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랐다. 그날 밤, YC 팰리스는 적막으로 둘러싸였다.민지훈은 오민에게 조연아에 대한 모든 사이트의 부정적인 소식을 다 처리하게 했다.“인기 검색어는 이미 다 처리했고 뉴스도 덮었지만, 사건이 이 지경까지 되었으니 알고 있는 입들을 다 막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그래요.”민지훈은 사건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입술을 깨물더니 입을 열었다.“스타 엔터 주식을 대량으로 구입하세요.”오민은 그의 말을 듣고 잠시 멍해지더니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물었다.“스타 엔터
“가서 일이나 처리하세요.”“네, 알겠습니다.”오민은 대답한 후 몸을 돌려 재빨리 밖으로 달려갔다.오민이 자리를 떠난 후 민지훈의 시선은 초대장에 고정되어 있었고 입꼬리가 올라가 완벽한 곡선을 그렸다.“내일 봐, 여보”……이튿날 아침, 조연아는 하지율이 깨우는 바람에 억지로 기상했다. 하지율은 그녀를 끌고 화장대 앞으로 왔고, 조연아는 비몽사몽해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빨리 정신 차려! 오늘 제일 예쁜 모습으로 가야지!”하지율은 전문가를 불러 조연아에게 정교한 메이크업을 해주도록 했다. 메이크업하는 동안 하지율은 입이 쉴 새가 없었다.“너무 예뻐! 이대로 데뷔해도 되겠어! 정말 최고야! 어떻게 이렇게 예쁠 수가 있지? 립스틱 색깔도 너무 잘 어울린다. 청순하고 섹시해! 이 드레스도 너무 예쁘다!”조연아는 하지율의 입을 막으며 말했다.“조용히 좀 있어 줄래?”하지율은 뾰로통해서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그 둘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지율이 사실 수다 되게 잘 떨어요. 드라마 캐릭터는 그래도 괜찮죠. 적어도 점잖고 조용한 모습이니까요.”하지율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그 시각, 조현주는 이미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신호등이 걸렸을 때 조현주는 입을 열었다.“민지아 사건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인터넷에서 검색이 안 되더라고요. 그 어디에도 없었어요. 가끔 네티즌들이 언급하긴 했는데 금방 삭제됐어요.”조현주는 조연아한테 휴대전화를 건네주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방금 메이크업하실 때 홍보팀에 전화했었어요. 여론에 대해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더라고요! 설마 지훈 도련님이 시키신 건 아니겠죠?”조연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단정지었다.“민지훈 맞아.”‘그 사람 말고 또 누가 그런 재주가 있겠어? 그런데…… 실시간 검색어를 삭제하고 모든 소식을 삭제하는 게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은데……”“지훈 도련님 정말 빠르시네요……”조연아가 조현주한테 물었다.“주식은 어떻게
조롱과 비웃음이 가득 담긴 눈빛들이 있는가 하면 분노가 느껴지는 눈초리도 있었다.조연아는 무릎의 통증을 겨우 참은 채 하이힐을 신고 안으로 들어갔다. 주변에서는 수군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민지아랑 조연아가 원한이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어? 조연아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지훈 도련님이 그렇게 무정하게 자기 동생을 외면하지 않았을 거 아니야? 민지아가 죽은 마당에 용의자가 어떻게 여기 나타날 생각을 하지?” “이런 중요한 행사에 어떻게 안 와? 그리고 몇 달 전부터 정해진 거니까 규칙은 지켜야지. 오기로 정해지면 반드시 와야 하는 행사잖아.”“나라면 지금쯤 틀림없이 집에 틀어박혀서 반성하고 있을 거야. 내가 듣기로는 민지아가 엄청 비참하게 죽었다고 하던데? 조연아 정말 뻔뻔하고 간도 커? 민지아 영혼이 찾아올까 봐 겁도 안 나나 봐?”사방에서 들려오는 말도 안 되는 추측을 듣고 있으려니 조연아는 가소롭다는 듯이 웃었다. 민지아를 죽이지도 않았는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는가? 하물며 민지아가 생전에 한 일 중에 떳떳한 일이 하나라도 있었던가? 전에 유산하여 병원에 입원한 것조차도 민지아가 벌인 짓 때문이었다.조연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서 수군대는 이들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녀의 눈빛을 눈치챈 후 그녀들은 고개를 돌리더니 감히 한마디도 더 하지 못했다.그곳은 밤하늘의 풍경을 본떠 디자인했는데 웅장하다 못해 고귀함이 흘러넘쳤고, 이번 쇼의 주제와 완벽히 매칭되었다.잠시 후에도 그녀에 대해 수군대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그런데 조연아 정말 예쁘긴 하네. 원래는 진짜 좋게 봤거든? 민지아 일이 있고 나서 정말 별론거 같아.”“재벌 집 며느리가 되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하지 않겠어?”“비록 조연아가 민씨 집안에 시집갔을 때 조씨 집안도 한창 번창했을 때지만 민씨 집안은 역사가 길잖아? 우습게 보면 안 되지.”“그러게나 말이야. 이혼하고도 전남편을 홀리다니…… 그런 사람은 조연아밖에 없을걸?”조연아는 어이가 없어 입꼬리를 살짝 올
민지훈은 화가 잔뜩 난 눈빛으로 조연아의 옆까지 걸어갔다. 그는 검은 손수건으로 그녀의 이마를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분노로 가득 찼던 그의 주위가 그 행동으로 인해 조금은 온화해진 듯했다.“부었어.”그가 그녀를 보는 눈빛은 몹시 부드러웠지만, 말투는 아주 불쾌했다. 그 사이, 오민은 재빨리 경호원을 데리고 조연아에게 달걀을 던진 여인을 제지했다.“뭐 하는 짓이야! 이거 안 놔? 뭐라고 말도 못 해? 전남편이 그렇게 든든한가 봐? 민지훈이 억울하게 죽은 건 생각도 안 하냐고! 민지아 시체가 아직 식지도 않았어!”그 여인이 발악하자, 원래 조용했던 장내의 분위기는 분노로 가득 찼다. 주최 측도 소식을 듣고 달려왔는데 이런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1s11show는 수십 년간 개최되었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주최 측은 재빨리 민지훈 옆으로 다가가 사과했다.민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분부했다.“마이크.”주최 측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더니 즉시 스텝더러 마이크를 가져오게 하여 재빨리 민지훈에게 건네주었다. 뒤이어 그의 낮은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경찰 측에서 이 헛소문에 대해서 이미 확인을 끝낸 상태입니다. 지아가 사망했을 때, 연아는 혼수상태였습니다. 조연아는 아무런 혐의가 없습니다.”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긴장감이 차 있었다. 상류층의 세계는 보통 사람보다 훨씬 복잡했다. 이 순간, 민지훈은 그가 가장 아끼는 여인을 감싸고 있다.“정말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면 왜 검색어를 지우는 짓을 합니까? 찔리는 게 있어서 그런 거 아닙니까? 조연아가 한 짓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을 시켜서 죽인 걸 수도 있잖습니까?”민지훈의 눈동자는 차갑기 그지없었고, 목을 살짝 움직이더니 해명했다.“제가 검색어를 지웠습니다.”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전처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주다니…… 진정한 사랑이 아닐 수 없었다.조연아는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그 여인 앞으로 걸어가더니 힘껏 뺨을 때렸다.누가 그 많은 사람 앞에서 대놓고 손찌검할 줄 생각이
민지훈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조연아의 작은 손을 잡았다.“아파?”조연아의 하얀 손바닥은 약간 붉어졌는데, 그는 사람들이 보든 말든 개의치 않고 그녀의 손을 소중히 쓰다듬었다.조연아가 입술을 깨물더니 손을 빼려 했지만, 그의 한마디에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아무도 감히 내 여자를 건드리지 마세요. 경고했습니다.”그의 눈동자는 사람의 마음까지 앗아갈 만큼 아름다웠지만 한없이 차가웠다. 그의 말에 장내에 있던 사람들은 겁에 질려 숨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 한마디는 방금 조연아가 내려친 뺨의 위력보다 훨씬 컸다.뒤이어 민지훈이 조연아를 번쩍 들어 휴게실 쪽으로 걸어갔고, 모든 사람의 시선은 그 둘한테 집중되었다.조연아는 그 사태에 정신이 혼미해졌고, 정신을 차려보니 민지훈의 품에 안겨 있었다. 그녀는 눈앞에 있는 민지훈을 보면서 마음이 복잡해졌다.‘감동받아야 하나? 고마워해야 하나? 증오해야 하나?’그녀는 모든 감정이 뒤엉키면서 잠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전혀 몰라 쓴웃음을 지었다. 민지훈이 조연아를 안고 휴게실로 들어가자, 장내의 분위기는 원래의 열기를 찾았고, 또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정말 지독하네. 그 사랑 정말 대단해. 말로만 들었지 이렇게까지 감싸고 돌 줄 누가 알았겠어? 백문이 불여일견이야!”“방금 인터넷에 기사가 떴어. 경찰 측에서 확실히 유언비어를 해명한 게 맞아. 조연아 짓이 아닌 게 맞는 거 같아.”“아마 이 일이 터지고 나서 누군가 악의적으로 여론을 조성한 것 같아. 조연아가 용의자라는 식으로 끌고 간 거지.”“누군가 조연아를 겨냥한 모양이네? 아마 민지아가 죽은 게 억울해서 헛소문을 터트린 게 아닐까?”“아마 그럴 거야. 방금 달걀을 던진 그 여자도 민지아와 가까웠던 사람인 것 같아.”“맞아. 내가 듣기론 민지아 먼 친척이라던데?”“쯧쯧, 일이 점점 재미있어지네?”오민은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는 아직도 경호원에게 붙들려 있는 여인에게 다가가 물었다.“당신은 지아 아가씨 먼 친척이 맞습니까?”“경호원 주제에 나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