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썩!”소재명은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털썩!”“털썩!”“털썩!”교장과 학교 이사들은 모두 무릎을 꿇었다. 그들은 절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남원 교육계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것은 평생 교육계에서의 생활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너, 너, 너! 그리고 너!”“학생으로서 공부도 제대로 못하면서 학교에서 막말이나 하고 다니고, 친구들 험담하고!”“너희들은 모두 잘못한 것들 잘 기억하고 한 달씩 정학이야!”조천평의 말을 듣고 소미영 패거리들은 하나같이 창백한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비록 퇴학처리가 되지는 않았지만 한 달 동안 정학처리가 되었으니 집에 돌아가서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까?심지어 앞으로 시험보고 취직하는 것들도 오늘 일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이 자초한 일이다. 연극을 본 교사들과 학생들은 전혀 그들을 동정하지 않았다. “손민철과 소미영 두 사람은 퇴학시키려고 했던 것부터 해서 험담했던 것들 다 고백하고, 설유아 학생 앞에서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남원 어떤 학교에서도 너희들을 받아주지 않을 거야!”손민철과 그의 부모는 곧바로 ‘쿵’하고 무릎을 꿇었다.온 집안이 용서를 빌었다. “우리가 잘못했어! 정말 우리가 잘못했어!”“유아 학생, 우리를 용서해줘! 우리가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손민철 부모는 심지어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며 바닥에 ‘쿵쿵쿵’소리를 냈다. 그들은 오늘 만약 설유아가 용서해주지 않으면 더 무서운 처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모습을 본 설유아는 마음이 약해졌지만 지금 그녀도 감히 입을 열고 사정하지 못했다. 소대창과 소미영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잠시 후 소대창이 고집 센 딸을 갑자기 발로 차더니 땅으로 넘어뜨렸다. 그리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를 갈며 무릎을 꿇었다. “퍽_____
“아니지!”하현은 냉소를 연발했다. “너희들은 계속 세상이 너희들 중심으로 도는 줄 알고 오만 방자하게 날뛰잖아!”“너희들이 볼 때 다른 사람들은 다 너희들 하인들이지. 감히 너희들 뜻을 거역하면 만 번 죽어 마땅하지!”“너희들 같은 사람은 용서 받을 가치가 없어!”“소대창, 너 지금 소씨 집안에 돌아가서 말해. 만약 나에게 해명하지 못하면 나는 열흘 안에 소씨 가문을 완전히 망하게 할 거라고!”“지금, 꺼져!”곧 소대창과 소미영 두 부녀는 머리를 싸매고 도망쳤다. 그들은 어쨌든 이런 일로 소씨 집안에게 책임을 물을 줄은 몰랐다. 지금 그들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 이 일을 보고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소씨 집안은 끝장 날 것이다!……단상 위. 조천평의 얼굴은 이 광경을 보며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하 선생님은 정말 막강한 권세를 가졌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었다. 다행이 자신이 줄을 잘 섰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번에 자신의 감투는 지켜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현이 평온한 기색을 되찾은 것을 보고 조천평은 황급히 앞으로 나서며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하 선생님, 다음에 또 무슨 분부하실 것이 있으신지 모르겠네요?”“남원에서 수업 질이 가장 좋은 고등학교가 어디지?”하현이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남원고 입니다.. 여기가 선생님들이 가장 많거든요.”하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그럼 유아를 여기서 계속 공부시킬 테니까 유아 일은 네가 좀 돌봐줘. 나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조천평은 깜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네. 네. 저희 쪽에서 반드시 잘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앞으로 남원고가 공정하게 공개하고 수업의 질이 가장 좋은 학교가 될 것을 약속 드립니다!”“그리고 유아 담임 선생님은 좋은 교사야.”하현은 이때 충격에 휩싸여 있는 반 담임 이윤지를 한번 쳐다보았다. 그녀는 소미영의 신분을 알면서도 자신의 학생을 위해 정
“네! 하 선생님, 안심하세요. 하 선생님의 기대를 절대 저버리지 않겠습니다!”지금 조천평은 감격의 빛을 띠고 있었다. 그도 자기 인생의 제2의 전성기를 이런 식으로 맞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일이 해결되자 설유아도 안심하고 수업에 들어갔고 이윤지 같은 좋은 선생님이 있어 그도 안심할 수 있었다. 차 쪽으로 가 하현이 이제 막 떠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하이힐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 보니 이윤지의 복숭아 꽃 같은 눈망울이 하현에게로 떨어졌다. 비록 평범한 눈빛이었지만 색다른 분위기를 풍겼다.“무슨 일이에요?”하현이 말했다. 이윤지가 앞으로 나서며 조용히 말했다. “하 선생님, 오늘 일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만약 선생님이 안 계셨다면 유아는 억울한 일을 당했을 거예요.”하현이 웃었다.“유아는 내 가족이에요. 도리로 따지면 제가 감사를 드려야지요.”“오늘 제가 여기에 온 건 우연히 지나가다가 들린 것뿐이에요.”“선생님이 다른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유아를 위해 공정하게 의견을 내주셔서 감탄했습니다.”하현의 말을 듣고 이윤지의 얼굴은 ‘싹’ 빨개졌다. 그녀는 모기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유아는 제 학생이니 제가 나서는 건 당연한 일인데, 제가 말에 힘이 없어서 소용이 없었어요.”“그렇지만, 하 선생님, 안심하세요. 제가 지금 교장이 된 이상 앞으로 이런 나쁜 사회 풍조들이 우리 남원고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하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선생님만 믿겠습니다.”하현이 또 가려고 하자 이윤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어서 말했다.“하 선생님, 제가 밥 한끼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요.”하현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좋습니다. 마침 저도 배가 고팠는데, 이번엔 제가 사겠습니다.”“그러지 마세요. 오늘이야말로 교장 취임 첫날인데 어떻게 밥을 사라고 할 수 있겠어요? 이윤지가 빙긋 웃었다. 하현도 웃으며 거절하지 않았다. 하현은 이윤지와 잘 지내야 유아가 학교
소강승!벤츠 G를 몰고 다니는 이 젊은이가 바로 일류 가문 소씨 집안의 세자, 소강승이다.그가 이윤지를 알고 있을 수 있는 것은 소미영이 이윤지 반에서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이윤지에게 거절을 당하자 소강승은 화를 내지 않고 옆에 서서 입을 열지 않고 있던 하현에게 관심을 보이며 말했다.“이 남자 때문에 나를 거절한 거야?”“포르쉐 718이네. 1,2억짜리 쓰레기 차가 내 벤츠 G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거야?”이윤지는 눈살을 찌푸렸다.“소강승, 이 차랑은 아무 상관없어. 나는 그냥 너랑 같이 밥 먹고 싶지 않을 뿐이야.”“2천 만 원짜리 차를 몰고 왔다고 해도 나는 이 분이랑 밥 먹을 거야!”소강승은 웃었다.“이윤지, 너 나 섭섭하게 할 거야!”“근데, 내가 전에 너한테 말했잖아. 내 허락 없이는 어떤 남자도 너한테 접근할 수 없다고.”“왜냐면 넌 내 거니까!”이 말을 할 때 소강승의 얼굴은 거만하고 사나운 얼굴이었다. 이윤지의 안색도 더없이 안 좋아졌다. 그녀는 전에 호감 가는 남자 몇 명을 만났었는데 한두 번 만나고 나서는 상대방이 사라져버렸다. 전에는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녀도 알고 있다. 분명 소강승 때문이다!남원에서 보통사람들이 자신의 연적이 소강승이라고 하는데 누가 감히 싸울 수 있겠는가?죽으려고 하는 거 아니겠는가?“네가 전에 찾았던 그 남자들 말이야. 사실 속물이더라. 3천 만원 정도 보내줬어. 네 죽마고우라고 하던 사람 있었잖아.”“생각해 보니 내가 1억을 줬었는데 그 사람도 순순히 물러 나더라……”“이번에 마음에 들어 하는 남자는 내가 얼마를 써야 할지 모르겠네!?”말을 하는 동안 소강승은 하현에게로 시선을 향했고, 그의 캐주얼한 옷을 보고 갑자기 ‘피식’ 웃음이 터졌다. “나는 무슨 가겟집 주인 아들인 줄 알았네! 렌터카를 빌려서 뻐기면서 다니는 빈털터리네!”말을 하면서 소강승은 지갑에서 수표 한 장을 찢어서 아무렇게나 숫자를 써
하현의 이 말을 듣고 소강승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잠시 후 얼굴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 “임마, 네 말도 맞다. 진정한 사랑은 확실히 돈이 더 들지. 얼마나 더 원하는지 말해봐.”이윤지는 이 말을 듣자 순간 안색이 더할 나위 없이 안 좋아졌다. 그녀는 하현이 약간의 돈 때문에 자신을 팔아 넘길 줄은 몰랐다. 곧이어 하현은 손가락 두 개를 내밀며 웃었다. 소강승은 어리둥절해하며 웃으며 말했다. “임마, 너도 독한 사람이구나! 2억을 달라니!”“소 세자가 오해를 했네. 수를 잘못 셌어.”“20억?”소강승은 인상을 찡그렸고 이미 조금 화가 났다.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르는 녀석이 이 기회에 하늘까지 올라 가려고 하는 거야? 하지만 이윤지를 바라보는 그 사람의 눈빛엔 아이러니로 가득했다. 이 사람이 네가 선택한 남자야?이미 돈에 눈이 먼 거 아니야? 하현이 여전히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소강승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설마 너 2백 억을 원하는 거야? 임마, 내가 충고하나 할게. 어떤 일은 좀 적당히 해야 하는 거야. 내가 지금 너한테 예의 있게 말하는 것도 이 선생님의 체면을 봐서 이러는 거야. 너 눈치가 좀 있어야겠다!”하현이 웃었다. “소 세자, 너 정말 나를 오해했구나. 내가 방금 말하지 않았어? 진정한 사랑이라고!”“그러니 만약 내가 떠나길 바라면 2조는 줘야지.”“푸흡______”옆에서 안색이 안 좋았던 이윤지는 이때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하현이 돈을 받아낼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완전 소강승을 놀리는 것이다! 현금 2조!?소강승은 고사하고 소씨 가문이라고 해도 꺼낼 수 없을 것이다. 소강승은 이때 얼굴빛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 줄곧 소강승이 다른 사람을 가지고 놀긴 했어도 언제 감히 누가 자기를 가지고 이렇게 놀린 적이 있었겠는가?이것은 반역이다!이 순간 소강승의 눈빛은 더할 나위 없이 심오해졌다. 이어 그가 웃
쇼핑몰 루프탑, 뮤직 다이닝 바. 이곳은 젊은이들만의 장소이며 많은 젊은이들은 이런 곳에 와서 먹고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몇 가지 요리를 주문한 후 하현은 혼자 밥을 먹기 시작했다. 반면 하현 맞은편에 앉은 이윤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젓가락을 전혀 대지 않았다. “드세요. 안 먹으면 음식이 다 식어요. 이따가는 먹을 시간이 없을 수도 있어요.”하현이 손짓을 하며 이윤지에게 반찬을 집어 주었다. 이윤지는 예의상 한 입을 먹긴 했지만 여전히 근심 어린 얼굴을 감추지 못한 채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왜요? 음식이 맛이 없어요?”하현이 궁금해했다. 이윤지는 잠시 고민을 하고 나서야 속삭이며 말했다. “하 선생님, 여기는 소강승 이름으로 된 사업장인 거 같아요.”이 말을 듣고 하현은 잠시 멍해졌다. 이렇게 공교롭게?이윤지는 하현이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을 보고 그가 무서워한다고 생각하고 이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빨리 드세요. 다 드시고 바로 일어서요.”“소강승은 정말 건드리기가 쉽지 않아요. 아시다시피 그 사람은 일류 가문 소가의 세자예요.”“오늘 소씨 집안의 소대창이 나에게 방금 무릎을 꿇었었잖아요?”하현은 가볍게 입을 열었다. 이윤지를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달라요. 소대창이 비록 소 대선생이라 불리긴 하지만 소씨 집안에서는 작은 인물일 뿐이에요.”“하지만 소강승은 달라요. 그 사람은 소가의 세자고, 소씨 집안의 90%이상의 힘을 쓰기에 충분해요.”“제가 듣기로는 심지어 강남과 강남 길바닥과 군중에도 전부 빽이 있대요!”“소대창과 소강승의 차이는 2억과 2백억의 차이와 같아요!”“비록 보통사람이 따라오지 못할 수준이긴 하지만 둘 사이의 격차는 엄청나요!”하현은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정말 그렇게 차이가 커요?”이윤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선생님이 남원 출신인지는 모르겠는데요.”“하지만 하 세자란 사람은 들어보셨겠죠?”하현은 어이가 없는 얼굴이었다.
잠시 후, 양복을 입을 한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소강승에게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자님, 이미 대략적으로 조사해 두었습니다.”“이 남자의 차는 큰 그룹의 명의로 되어 있고, 등록자는 여자이기 때문에 아마 차를 렌트한 것 같습니다.”“그리고 그의 이름으로 조사해 보니 그는 분명 데릴사위일 겁니다.”“다른 세부 자료는 내일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듣고 소강승은 웃었다. “렌터카의 데릴사위가 세자의 여자를 뺏으러 왔다는 거야?”“찾을 필요 없어. 이런 사람한테 시간 낭비할 필요 없어.”말을 하면서 소강승은 2층 룸 문을 열고 곧장 하현과 이윤지가 식사하는 곳으로 향했다. “퍽______”알록달록한 지폐 뭉치가 갑자기 하현의 식탁에 뿌려졌고, 야채주스가 튀겨 온통 그의 옷을 뒤덮었다. 하현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고 소강승이 차갑게 말하는 모습을 보았다.“하씨, 네 신분은 내가 이미 다 조사했어. 네가 어느 파인지는 네가 나보다 더 잘 알겠지!”“2백만원 가지고 당장 꺼져!”하현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이 요리는 미인이 나에게 사준 거라 아주 가치가 높아. 네가 내 음식을 다 망쳐놨으니 배상해야 돼.”소강승은 웃었고 곧이어 그가 손을 들자 모든 뮤직 다이닝 바가 조용해졌다. 모든 소리가 뚝 그쳤다.“무슨 일이야!?”“우리 여기 분위기 때문에 왔는데 당신들 뭐 하는 거야?”“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는 계산할 수 없어!”사방에서 적지 않은 손님들이 순간 불만을 터뜨렸다. “불만 있는 사람들 다 꺼져.”소강승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이 손님들이 소강승을 보았을 때 하나같이 깜짝 놀라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소 세자, 당신이시군요! 죄송합니다. 참견해서 죄송합니다!”“세자님이 기왕 일을 보실 바에 그럼 불을 켜세요!”“저희가 세자님을 돕겠습니다!”분명 이곳에는 소강승을 아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게다가 소강승이 하는 일은 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이윤지는 조금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남원고에 있었을 때 그가 지금처럼 가볍게 행동한 것은 그가 정말 능력이 있어서가 결코 아니었다. 순전히 소씨 집안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운이 좋아서 그의 아내가 남원의 1인자를 불러서 그를 도와준 것이다. 비록 이런 점에서 탐탁지 못한 점이 아직 있긴 했지만, 데릴사위라는 이 네 글자는 하현을 바라보는 이윤지의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심지어 이때 그녀의 눈빛에는 은근히 싫어하는 감정이 묻어났다. 이 데릴사위는 자기가 그에게 밥을 산다고 했을 때 그가 이미 결혼했다는 것도 확실하게 말하지 않고 도대체 무슨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건가? 사실 이건 이윤지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너무 예쁘게 생긴데다 복숭아 꽃 같은 눈을 가지고 있어서 그녀에게 접근하는 많은 남자들이 나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남자들에 대해 항상 경계와 혐오하는 마음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 하현은 이미 이런 사람이 되었다. 소강승은 이윤지의 표정을 보고 자기의 말이 효과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러자 그는 웃으며 차갑게 말했다.“데릴사위, 안되겠다. 너는 2백 만원도 가져 갈 수 없어!”“너 지금 무릎 꿇고 여기서 기어나가!”“그렇지 않으면 내가 직접 네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이 말을 듣고 이윤지는 이번에는 오히려 표정의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녀는 그저 차가운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이 데릴사위가 도대체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알고 싶었다. 여기저기서 삽시간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 세자, 당신은 귀하신 몸이니 저희가 도와드리겠습니다!”“다리를 부러뜨리려고 하시는 거죠? 저는 해본 경험이 있어요!”“제가 할게요! 제가 할게요! 이런 기둥서방 쓰레기는 한 손으로도 처리할 수 있어요!”주변의 구경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겠
”빨리 대답해!”양신이가 또 채찍을 휘둘러 양유훤을 때렸다.양신이의 눈에는 질투와 원한이 가득 서려 있었다.어렸을 때부터 그녀는 자신보다 뛰어나고 예쁜 양유훤을 미워했다.오늘 이렇게 양유훤을 혼내줄 기회를 잡았으니 양신이가 어찌 사정을 봐주겠는가?“어서!”또 한 번 채찍에 맞아 비틀거리던 양유훤은 거의 똑바로 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또박또박 대꾸했다.“난 여수혁과 결혼하지 않을 거야...”말을 하면서 양유훤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뒤뜰을 둘러보았다.양제명이 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가 양제명의 회복을 방해라도 한다면 결과는 정말로 예측할 수 없게 된다.“왜? 아직도 저 늙은이 걱정할 시간이 있어? 그럴 시간에 당신 자신이나 걱정하는 게 어때?”양신이는 양유훤의 눈빛을 보고 그녀의 마음을 바로 알아차리고 냉소를 흘렸다.그리고 양유훤에게 다가가 간특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곧 누군가가 노인네한테 약을 먹일 거야.”“늙은이가 죽은 뒤 우린 그 누명을 당신한테 뒤집어씌우면 돼. 하하하!”양신이가 악마처럼 웃어젖혔다.“네가 승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인네의 말로가 그렇게 되는 거야. 이게 다 너, 양유훤 너 때문이라고!”양유훤은 처음으로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며 강경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 함부로 행동하지 마. 당신들 할아버지이기도 한 사람이야!”“할아버지?”양호남은 코웃음을 지으며 포악한 얼굴로 양유훤을 향해 또 한 번 채찍을 휘둘렀다.“노인네가 이미 폐인이 되었는데 무슨 자격으로 할아버지가 된단 말이야?”“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전신이지 폐인이 아니야!”“우리 양 씨 가문은 당신을 포함해 폐인은 다 버릴 수밖에 없어!”“자, 승낙을 할 거야? 말 거야? 승낙하지 않는다면 노인네는 이대로 죽을 거야!”말을 하면서 양호남은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전
양유훤의 얼굴이 벌겋게 부어오르도록 그 이후에도 양호남은 손바닥을 몇 번이고 휘날렸다.이 광경을 보고 양호남이 데리고 온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은 모두 한마디씩 거들었다.“양유훤은 정말 남한테 피해를 입힌다니까. 이전에도 시집가기 싫어 멀리 항성과 도성에 가서 우리 양 씨 가문을 곤란하게 했지!”“이제 와서 또 우리 가문을 죽이려 하다니! 절대 가만둘 수 없지!”“여영창 어르신도 이번엔 단단히 화가 나셨어. 만약 그가 우리 가문과 페낭 무맹의 모든 거래를 끊는다면 우리 집안의 손실은 어마어마할 거야!”“양유훤이 이 일을 다 책임질 수 있겠어?”“집안 큰집이라고 아주 떠받들어 줬더니 아주 기고만장해져서 결국 이렇게 우리 집안을 함정에 빠뜨리고 말았어!”양 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내저으며 비난했다.가문의 권력을 대표하는 몇몇 장로들은 양유훤의 행동에 단단히 실망한 듯 차디찬 눈빛을 보냈다.양유훤은 심호흡을 하며 입을 열었다.“양호남, 납품권은 내가 해결할 테니 사람들을 풀어줘.”“당신이?”“어떻게 해결한다는 거야? 당신 얼굴로? 아니면 몸으로?”양유훤이 두 손이 묶여 있는 것을 보고 양호남은 아주 기고만장해진 모양이었다.그는 양유훤의 머리채를 덥석 잡았고 옥처럼 고운 양유훤의 얼굴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절대 가져서는 안 될 생각이 스쳐 지나간 것이었다.결국 그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입을 열었다.“이번에 당신이 남양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매우 기뻐했어. 당신이 큰집을 대표하여 우리 가문의 권세를 되찾고 다시 남양 3대 가문의 영광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그런데 당신은? 여전히 예전과 마찬가지로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어!”“우리 양 씨 가문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오히려 우리 가문을 불구덩이로 밀어 넣으려 하고 있어!”“이 일에 대한 해결책은 내가 이미 다 생각해 뒀어!”“당신이 여수혁한테 시집가겠다고 약속만 한다면 여 씨 가문은
”야비한 남자 때문에 여수혁에게 미움을 사다니!”“야비한 놈을 우리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감히 말하고 다녀?!”“당신 부끄러움도 몰라?!”“어떻게 그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양호남이 함부로 지껄이기 시작했다!“당신 때문에 우리 양 씨 가문이 페낭의 웃음거리가 된 걸 알기나 해?!”여기까지 말하며 양호남은 더는 못 참겠는지 양유훤 앞으로 나서며 그녀의 뺨을 때렸다.양호남의 말에 당황해 어안이 벙벙한 가운데 양유훤은 갑자기 뺨까지 맞게 되었다.조각처럼 정교한 그녀의 얼굴에 금세 손바닥 자국이 크게 생기더니 붉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이를 본 양신이와 몇몇 그의 사람들은 말리기는커녕 한결같이 통쾌해하는 표정이었다.“양호남, 내 일은 내가 알아서 책임질 거니까 당신이 일부러 나서서 날 가르칠 필요는 없어.”양유훤은 밀려오는 고통과 분노를 억누르며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비록 그녀는 자신이 어젯밤에 한 일이 분명 양 씨 가문 둘째와 셋째에게 비난의 빌미를 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양호남이 이렇게 기세등등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우리는 당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뿐이야!”양호남은 이를 악물고 말을 이었다.“잘 들어. 오늘 아침 여 씨 집안사람이 우릴 찾아왔어!”“페낭 무맹 부맹주 여영창 어르신이 직접 사랍들을 이끌고 우리 양 씨 가문을 찾아와 해명을 하라고 했어!”“똑똑히 들어. 이 일은 네가 우리 양 씨 가문을 대표해 반드시 여 씨 가문에 해명을 해야 해!”“그렇지 않으면 이 일은 절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야!”양유훤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일은 순전히 나를 노리고 한 일이니 여 씨 가문은 나를 직접 찾아와 결판내면 될 일이야.”“셋째 집안과는 무슨 상관있어?”“뭐 더 할 말 있어?”양호남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르르 떨며 입을 열었다.“여 씨 가문은 이 일 때문에 우리 양 씨 가문이 가지고 있는 페낭 무맹 납품권을 끊어버리려고 한다고!
하현은 그윽한 눈동자로 양유훤을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야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돌아가는 정세가 그렇게 복잡해? 복잡해서 날 지킬 자신이 없는 거야? 그래서 날 내쫓으려는 거고?”“아니면 내가 페낭에 남아서 당신 밥그릇이라도 한몫 챙길까 봐 그러는 거야?”양유훤은 하현을 바라보고 잠시 후 담담하게 말했다.“상황이 복잡한 게 아니라 당신이 복잡한 일에 얽히는 걸 싫어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할아버지를 이 정도로 회복시켜 준 것만으로도 당신한테는 너무 감사할 따름이야.”“다른 소소한 일은 더 이상 당신한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일등석 세 장이야. 내일 아침 8시 비행기.”“내가 일을 다 처리한 후 당신한테 페낭에 한 번 더 오라고 초대하면 그때 반드시 이 은혜를 다 갚을게.”말을 하면서 양유훤은 하현 앞에 봉투를 놓으며 깊은 시선으로 하현을 바라보다 돌아섰다.양유훤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하현은 손을 뻗어 봉투에 손을 올렸다가 잠시 후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보아하니 당신이 날 여기 두고 싶지 않은가 봐. 정말 재미있군. 내일 아침에 우리 같이 어르신 뵈러 가자구. 그때 모든 게 다 정상이라면 돌아갈게.”말이 끝나자마자 하현도 돌아서서 성큼성큼 병원을 나섰다....다음날 정오, 양 씨 가문 별채.별채 입구에 선 양유훤은 페낭 국제공항 쪽을 희미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곳에는 수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수없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가 마치 갈피를 잡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 같았다.바로 그때 양 씨 가문 별채 정문 앞에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렸다.굳게 닫혀 있던 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이어 짙은 녹색 랜드로버 오프로드 차량이 선두에 섰고 뒤따라온 여러 대의 차량들이 정문 앞으로 무작정 돌진해 와 정성껏 가꾸어 놓았던 화단을 으스러뜨렸다.그러자 수십 명의 건장한 남자가 깔끔한 양복차림으로 나왔다.딱 봐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양유훤이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에 선두에 선 남자
양유훤의 눈동자에 희미한 실망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이내 표정을 바꾸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남들은 당신을 쓰레기네 뭐네 하지만 난 원래부터 믿지 않았어.”“그런데 지금 보니 당신은 정말 구제불능이야!”“사람을 꼬시고는 이내 도망쳐 버리니 나도 어쩔 도리가 없군!”하현은 입가를 쌜쭉거리며 양유훤을 힐끔 쳐다보았다.양유훤의 놀림에는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모두들 아름다운 여자의 친절함과 관심에는 참아낼 재간이 없다고 말한다.양유훤같이 싫고 좋음이 분명한 타입은 하현이 절대 함부로 대응할 수 없는 것이다.그러자 하현은 애써 이 상황을 모면하고자 급히 화제를 전환했다.“방금 여수혁과 당신이 하는 대화를 대충 들었는데 양 씨 가문이 지금 어떻게 되어 가는 거야?”“남양지역에서 페낭을 중심으로 양 씨 가문은 남양국 황실 다음으로 가장 뿌리가 깊은 3대 가문이야.”양유훤도 더는 숨길 뜻이 없었다.“이 씨 가문, 원 씨 가문 그리고 우리 양 씨 가문.”“이 외에도 무맹과 수많은 일류 가문들, 그리고 기타 중소 세력들이 남양에서 혼란스러운 국면을 형성하고 있어.”“수십 년 전에는 우리 양 씨 가문과 이 씨 가문, 원 씨 가문의 3파전으로 남양국은 확고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어.”“각 세력도 이 세 가문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각축을 벌였지.”“고고한 황실은 이 모든 것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었고.”“우리 세 가문이 무너지지 않는 한 황실도 무너지지 않고 공고하게 군림할 수 있었던 거지.”“우리 세 가문이 계속 각축을 벌이는 한 황실의 막대한 이익을 누가 건드리지는 않으니까.”“그런데 이 모든 게 우리 할아버지가 전신이 되고 나서 달라졌어.”하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양 씨 가문이 치고 나왔군, 그렇지?”양유훤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비슷해.”“하지만 그때 우리 집안은 위기를 눈치채지 못했고 양 씨 가문에서 전신이 나왔으니 당연히 이 씨 가문과 원 씨 가문을 제압해야 한다고
여수혁은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하현, 나 여수혁이야! 페낭 무맹 무맹주의 여 씨 가문 사람이라구!”“내 스승님은 남양 무맹 맹주야!”“나한테 당신 같은 사람은 목숨도 아니야!”“당신 지금 이런 행동한 거,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땅바닥에 널브러진 여수혁은 힘겨운 얼굴로 남은 힘을 끌어모아 내뱉었다.“퍽!”“저리 꺼져!”하현은 여수혁을 발로 차서 날려버렸다.그러자 여수혁은 벽에 몸을 부딪혔고 입에서는 봇물 터지듯 핏물이 솟구치더니 이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배후에 누가 있든 어떤 권력을 가지고 있든 상관없어.”하현은 앞으로 나가 손을 뻗어 여음채의 창백한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당신한테 기회를 주겠어. 잠시 문을 닫고 정리하면서 잘 생각해 봐.”“다음에도 또 이런 일로 사기를 치고 있다는 얘기가 내 귀에 들어오면 정말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그땐 인정사정없이 완전히 풍비박산을 만들어 버릴 테니까!”...궁지에 빠진 여음채와 여수혁은 대꾸할 말이 없었다.하현은 길을 막고 있는 페낭 무맹 제자들을 발로 걷어차고 원가령을 부축하며 양유훤의 차에 올라탔다.양유훤은 사람들을 양 씨 가문에서 운영하는 병원으로 데려갔고 원가령을 응급실 침대에 눕힌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현, 오늘 밤 가령이 일로 귀찮게 해서 미안해.”“어떻게 된 건지 들어서 잘 알고 있어.”“당신이 없었다면 오늘 밤 가령이는 정말 어떻게 되었을지 몰라.”하현이 병원 대기실 소파에 앉자 하이힐을 신은 양유훤이 그에게 다가와 생수 한 병을 건넸다.“당연한 일을 한 걸 가지고 뭐. 마침 만나게 되어서 다행이야.”하현은 어깨를 으쓱하고 난 뒤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하지만 오늘 밤 원가령의 일은 아마 십중팔구 당신을 노리고 한 짓일 거야.”“조심하는 게 좋아.”양유훤도 의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나 때문에 온 게 분명해.”“이번에 내가 천억 대금을 순조롭게 회수해서 적자에 허덕이
”퍽!”여수혁은 무맹 사람이고 남양 무맹의 맹주에게서 수련을 받았으며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 맹주였다.뼈대 있는 집안 자손이었고 천부적인 재능을 겸비했다.그래서 그가 하현과의 거리가 좁힌 지금 한 번에 몸을 날리자 무서운 기세가 펼쳐졌다.방금 양유훤 앞에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했던가!여수혁은 하현에게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의 계산대로라면 지금 이 주먹으로 하현을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대하 촌놈! 죽어!”여수혁은 섬뜩한 미소로 쏜살같이 덤벼들었다.이런 벼락같은 기세라면 소 한 마리도 때려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보고 여음채와 부일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수혁의 대담한 기세에 깜짝 놀란 것이다.“양유훤, 봤지?!”“이게 당신이 선택해야 할 남자의 모습이야! 이 정도는 되어야 양 씨 가문 데릴사위가 되지!”“입으로만 떠드는 남자가 무슨 소용있어?”“여수혁 같은 고수를 만나면 바로 무릎을 꿇을 거야!”부일민과 예쁘장한 간호사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띠며 하현을 주제넘은 사람이라고 비꼬았다.주변 구경꾼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왜 여수혁을 감히 도발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이 모든 게 자업자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장내에 오직 양유훤과 하구봉만이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이었다.그들은 모두 하현의 실력을 본 적이 있었다.만약 여수혁 같은 사람 한 명도 수습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하현은 헛수고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퍽퍽퍽퍽!”여수형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온몸을 덜덜 떨며 비명을 질렀다.동시에 하현은 그의 두 손을 짓밟아 부러뜨렸다.“이럴 수가?!”여음채와 부일민은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여수혁 주변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 그리고 소위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도 지금은 눈가
그러자 여수혁의 옆에 있던 여음채가 얼굴을 가리고 노기를 띠며 말했다.“하 씨! 당신 뭐가 좋은지 나쁜지 몰라?”“양유훤의 체면을 봐서라도 당신과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살길을 마련해 준 거라고!”“좋게 끝났을 때 그만해야 한다는 것도 몰라? 나중에 얼굴이 찢겨 봐야 아는 거야?”여음채의 마음속에는 불쾌함으로 가득 차올랐다.하현은 계속 자신의 뺨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이빨이 부러지도록 만신창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콧대 높은 여음채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하현이 도발하며 여수혁을 추궁하는 것을 보고 여음채는 도저히 화를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그녀가 특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남자가 여자의 치마폭에 싸여 쉽게 살려는 자들이다.양유훤을 믿고 호랑이처럼 위세를 부릴 뿐만 아니라 아주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라니!여음채의 상식으로 어떻게 하현 같은 사람을 여수혁과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겠는가?운이 좋아서 양유훤의 치마폭에 싸였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하현은 벌써 수십 번은 죽었을 것이다.“좋은 게 좋은 거라고?”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잘난 척 기고만장한 여음채의 말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여음채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렇지 않아? 똑똑히 들어. 양 씨 가문의 호가호위만 믿고 설치는 짓,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당신이 정말로 양유훤의 남자인 줄 알아? 당신이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도 된 줄 알아?”“당신이 정말로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해도 여자 치마폭에 싸인 남자가 얼마나 대단하겠어?”여음채는 엄청 호의를 베풀 듯이 호기롭게 훈계를 했다.“당신이 어떤 속셈이 있고 무슨 실력이 있든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하현은 여음채가 하는 말을 더는 듣기 귀찮아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자, 닥쳐! 쓸데없는 소린 그만해!”“재잘재잘 너무 시끄럽군!”“뭐?!”여음채는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의 입에 차가운 재갈을 물리는 것 같은 수치스러움
남양 무맹 사람들이 나섰음에도 양유훤은 전혀 체면을 세워 주지 않자 여수혁의 안색이 일그러졌다.그는 자신이 오늘 하현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하 씨, 오늘은 내가 운이 나빴군. 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아!”“능력이 있으면 어디 이 여자가 영원히 당신을 비호하도록 만들어 봐!”“이 여자가 당신을 얼마나 지켜줄 수 있는지 얼마나 당신을 먹여 살릴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그는 하현을 노려보다 냉소를 흘리며 돌아섰다.여음채도 한껏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외지인 남자가 여자한테 기대서 큰소리치는 꼴이라니!세상은 좁아서 언제든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법이다.이 남자가 괴로워할 때가 분명 올 것이다!“거기 서!”바로 그때 침묵하고 있던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순간 하현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아우라가 강하게 감돌았다.비록 양유훤이 나서서 자신을 비호하도록 가만히 놔두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긴 했지만 하현은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현재 양유훤의 처지를 거의 파악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양유훤의 어깨에 올려놓을 수 없었다.하현이 한 걸음 내디디며 앞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의사들과 간호사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하현의 행동을 지켜보았다.그들은 하현이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가 의심하기까지 했다.여수혁 같은 거물이 그를 벌하려는 걸 양유훤이 겨우 구해줬는데 뭘 또 바란단 말인가?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여수혁은 발걸음을 뚝 멈추고 눈살을 찌푸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오늘은 운이 나쁜 걸로 친다고 했는데 뭘 또 바라는 거야?”하현은 뒷짐을 지고 천천히 앞으로 나서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정말 이렇게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돈을 받고도 아무것도 치료하지 않았어. 그리고 당신은 권세로 사람들을 자꾸만 괴롭히려고 해.”“날 잡아서 감옥에 가두고 내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게 만들려고 했어.”“이 모든 것에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