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그 사람 때문이야!”하경원이 미소를 지었다.설은아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근데 관건은 우리 설씨 집안이 그 사람과 친하지 않다는 거예요!”“밖에서는 제가 그 사람의 내통녀라고 하는데, 사실 저는 그를 만나 본적도 없고, 심지어 어떻게 생겼는지 조차 몰라요!”“당신들은 이런 터무니 없는 죄명으로 우리 설씨 집안에 손을 댄 거예요?”“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너…… 그 사람 얼굴도 못 봤다고?”하경원은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후 깔깔대며 큰 소리로 웃었다.“재미있다! 정말 재미있어!”“어쩐지 둘째 형님이 제일 상대하기가 어렵다고 하더니, 전에는 몰랐는데 이제는 알겠네!”“아하하하하……”“설마, 제가 하 세자를 만난 적이 있단 말이에요?”설은아의 머릿속에는 수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지만 하현을 포함해 하나같이 아니었다.왜냐하면 그녀는 만약 하현이 하 세자라면 손가락이 잘릴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자, 그 사람이 스스로 말하지 않는 이상, 나도 뭔가를 폭로하고 싶지는 않아. 그렇지 않으면 게임이 재미 없어지잖아!”하경원의 얼굴에는 잔인한 웃음이 가득 했다. “설은아, 내가 두 가지 선택지를 줄게!”“첫째, 스스로 발가벗고 개처럼 나한테 시중을 들던가!”“둘째, 너는 가고 대신 그 싸구려 남편이 처참한 일을 당하던가! 손가락 발가락이 다 잘려서 마지막에는 아마 물고기 밥으로 던져지겠지!”하경원은 사악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의 목적은 곧 완성될 것이다.그는 지금 하현을 계속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오히려 그를 가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가 보기에 눈 앞의 이 여자가 순순히 말을 듣기만 하면, 그 다음에 자기 큰 형은 분명 미쳐버릴 것이다.필경 용은 비늘이 있어 그것을 만지면 반드시 죽는다.그때가 되면 하현과 하민석은 반드시 싸우게 될 것이고 결국 누가 이기게 될지는 알 수 없다.하지만 누가 이
하현은 눈살을 잔뜩 찌푸린 채 그들의 질문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대답해요! 이 수표를 도대체 어떻게 얻게 됐냐고요?”“흠……”설재석은 잠시 머뭇거렸다.“말해!!!”하현은 큰 소리로 고함을 치며 매섭게 입을 열었다.이때 그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포악한 아우라를 뿜어내며 설재석과 설씨 어르신 두 사람을 숨 막히게 만들었다. 그들 두 사람은 지금 마치 큰 손에 걸려든 것 같았다.가장 무서운 것은 하현의 눈빛이었다. 설재석은 깜짝 놀라 자초지종을 털어 놓았다. “남원 W호텔!”“간지 얼마나 됐어요!”하현은 사납게 입을 열었다.“30분 정도 됐어. 이미 늦었어.”설재석은 부들부들 떨면서 입을 열었다. 설씨 어르신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 스포츠카를 타고 간다고 해도 이미 늦었어.”하현은 바로 증명서 더미를 땅 바닥에 던져 버리고 서둘러 밖으로 뛰쳐나가면서 당인준에게 전화를 걸었다.“당군, 나 지금 헬리콥터가 필요해. 나 여기 있어……”하현의 목소리는 극도로 차가웠다. 그는 원래 다른 어떤 힘들을 쓰려고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써야만 했다. 3분도 안돼서 인근 최 고층 건물 옥상에 무장헬기 한 대가 도착해 직접 그를 태웠다. 아래쪽에는 모든 행인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하늘에 떠 있는 헬리콥터를 신기한 듯 쳐다보았지만, 안타깝게도 거리가 너무 멀어서 아무도 탄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다. 스포츠카는 확실히 늦었겠지만 헬리콥터는 몇 분이면 충분했다.“1분 내로 W호텔로 가줘!”하현의 눈동자엔 살의가 가득 차 있었다. 그가 3년만에 이렇게 분노하기는 처음이다. ……W호텔, 프레지던스 스위트룸 안.설은아와 하경원은 여전히 대치 중이었다.“설은아, 시간 끌어도 소용없어! 네가 1분 더 끌면 하현이 1분 더 고통 당한다는 걸 알아야지……”“아마, 지금쯤이면 손가락이 몇 개는 더 잘렸을 거야!”하경원의 얼굴
이 말을 듣자 설은아는 당황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네가 하는 말 다 들었어. 그 사람을 다치게만 하지 않는다면 내가 무엇이든지 다 할게!”“그럼 무릎 꿇고! 벗어!”하경원은 웃으며 상상한 장면이 펼쳐질 것을 기다렸다. “쾅______”“와장창______”바로 이때, 갑자기 하경원의 뒤쪽에 있던 창문이 삐걱거리면서 깨졌다.한 형체가 하늘에서부터 날아왔다. 바로 하현이었다. “퍽______”그는 하경원의 등을 발로 차서 그를 완전히 날려 버렸다.“쿵______”하경원은 벽에 심하게 부딪혀 피가 흘러 내렸다.그는 몸을 일으켜 보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하현이 벌써 그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머리를 꽉 잡고 매섭게 땅바닥에 내리 찧었다. “쿵______”피가 튀었다.하경원의 콧등이 바로 부러졌다.“쾅______”또 한 번의 소리가 들렸다. 이때 하경원은 피가 흘러 얼굴이 온통 피범벅이 되었다. 3번째 내리 찧었을 때 하경원은 이미 죽은 듯 기절해 있었다. 이때, 설은아가 재빨리 하현을 막았다. “그러지 마…… 때리지 마…… 이러다간 사람 죽겠어……”설은아가 떨며 말했다. 지금의 하현은 그녀가 보기에 매우 낯설어 보였다. 흉악한 기운이 하늘을 찔렀다.하현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는 이미 정신을 잃어 버렸다. 지금 그의 눈에는 이미 여러 가지 계획들이 없어졌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일만 남았다. 용은 비늘이 있으니 건드리면 반드시 죽는다!설은아는 그의 비늘이었다. 그의 마지노선, 그의 마지노선을 건드린 사람, 그 사람의 결말은…… 죽음이다!설은아는 지금 하현이 갑자기 어떻게 나타났는지, 또 어떻게 갑자기 창문을 깨고 들어왔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이거……이건 몇 십층 짜리 건물인데! 어떻게 밖에서 들어왔지?이 사람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얼마나 신비로운가! “우리 가자! 빨리 가자!”설은아는 하현을 끌고 자리를 떠났다. 계속 있다가는 하현이 정
귀가 후. 모든 사람들이 하현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어떻게 된 일이야? 그들이 해코지하지 않았어? 이 부동산 증명서들은 또 뭐야?”하현은 대답 대신 설재석이 직접 서명한 차용증을 꺼내 사람들 앞에서 찢었다. “이 일은 해결 됐으니 상관하지 마세요.” 하현은 냉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어? 이게 해결 됐다고? 어떻게 한 거야?”설재석과 몇몇 사람은 불가사의한 표정을 지었다. 설은아는 이제서야 하현이 아무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손가락도 부러지지 않았고, 차용증도 되찾았다.“내가 단서를 찾아서 신고했으니 지금쯤 일이 접수 됐을 거예요.”하현은 벌써 냉정을 되찾았다. 방금 또 비밀리에 소식을 하나 보냈고, 지금 그는 설명하기 시작했다. 곧 관계자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그 사건이 발각 되었을 뿐 아니라, 설재석이 사기 친 것이 아니라고 밝혀졌다.모든 용의자는 이미 재판에 회부되었다. 관청에서 설재석에게 몇 백만 원의 장려금을 주었다. 그가 공을 세운 셈이었다. 자신의 계좌 잔액을 조회한 후, 설재석은 감격해서 펄쩍 뒤며 참지 못하고 하현을 끌어 안으며 말했다.“착한 사위야, 너 정말 대단하구나! 이런 일을 네가 해결하다니!”재석은 이때 하현을 존중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이 폐물이 이런 일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희정도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방금 까지 설씨 집안은 거의 망하기 직전이었는데, 지금 정상으로 회복이 되었다. 하현은 혼자의 힘으로 설씨 가문을 구했고 비록 관청의 힘을 빌렸지만 이것도 그의 능력이었다. 다만 설은아는 아무리 기뻐해 보려 해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자세한 내막을 너무 많이 알고 있었다. 그녀는 하씨 집안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보기에 2천 억을 잃는 건 문제가 아니었다. 돈 문제는 항상 해결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하씨 집안에게 미움을 샀으니 이건 상상할 수 없는 큰 위기였다. 천일 그
하씨 가문의 가장으로서, 그 당시 하현이 전성기였음에도 그의 자리를 대신 할 수는 없었다. 지금 하씨 대문호가 권력을 잡고 있다 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가장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두 가지 점에서 하태규의 능력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소문에 의하면 그는 당시 하씨 가문을 대표해서 군단에서 싸웠는데 과거 격렬했던 여러 대전이 그와 관련이 있었다고 한다. 이런 인물은 비록 외부에서는 명성이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하씨 가문 내부에서는 그 비중이 어마어마했다. 특히 그는 군단과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듣기로 지금 군단의 전신이라 불리는 사람과 그는 관계가 얽히고 설켜 있었다. 또 예를 들자면 강남 군단에서 당도대는 당인준의 손에 확실히 장악되어 있었지만, 그는 어떤 사람도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보통 군사인 하태규가 사람을 불러 쓰려고 하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때, 하태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감히 이런 짓을 한 거야?”하민석은 고대 복장을 하고 옆쪽에서 걸어 나오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어르신, 알면서 왜 물어 보시는 건가요……?”“지금 남원에서 감히 우리 하씨 가문에 손을 댈 수 있는 사람이 그 사람 말고 누가 또 있겠습니까?”“하지만 그 사람은 항상 제멋대로 날뛰어서 다들 일찍이 익숙해졌으니 맞으라면 맞아야죠……”“지금 가장 번거로운 일은 우리 하씨 가문이 어렵게 일가를 운영해서 자리를 펴기 시작해서 남원 길바닥 힘을 한데 모으려고 하는데……”“그 사람이 이 기회를 빌어서 우리 자리를 끝장 냈으니 이건 우리 하씨 가문과 맞서는 거예요!”하민석의 얼굴은 비할 데 없이 안 좋아졌다. 하지만 그의 속마음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태규는 얼굴빛이 변하더니 잠시 후에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자리를 펴려고 하는 일을 내가 어떻게 모르겠어?”하민석이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최근 몇 년 동안 집안의 잡다한 일은 신경 쓰지 않으시고 오로지 한 가지 일에만
하태규는 하민석을 매우 깊이 바라보다가 잠시 후,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민석아, 내가 잊었네. 요 몇 년 하씨 가문의 큰 일은 네 말한 마디로 결정을 했었는데……”“네가 이미 결정을 내렸으니 나는 당연히 이견이 없지……”“감히 그럴 수 없죠.” 하민석이 미소를 지었다.“저는 잠시 어르신을 대신해서 가장의 권력을 행사할 뿐입니다. 어르신이 언제든지 권력을 거두어들이려고 하시면 저는 순순히 양보해야죠……”하태규가 담담하게 말했다.“이미 권력을 넘겨줬는데, 돌아올 이유가 어디에 있어……”“다만 이번에는 그 사람에게 손을 대야 하니, 최선을 다해보자……”“내 이름으로 글을 몇 장 써서 내 전우들, 부하들, 동료들을 다 모셔 와……”이 말을 듣고 하민석은 가볍게 웃었다. 이 늙은이가 숨겨둔 인맥을 드디어 꺼내 쓰려고 한다. 이번에 비록 하경원을 이용해서 그 사람과 잘 놀지는 못했지만, 이 늙은이의 숨겨둔 인맥을 몰아내기에 충분하다. 이것은 뜻밖의 즐거움이다. 듣자 하니 당시 이 늙은이와 군단에서 관계가 있던 사람들 중에 어떤 이들은 아직도 군단에 남아 있고, 어떤 이들은 관청에 있고, 어떤 이들은 길바닥에서 잘 나가는 건달들도 있고, 어떤 이들은 상업계에서 큰 소리치는 사람들도 있었다……이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하민석은 이 사람들을 자신의 인맥으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 관건은 이 사람들이 함께 하씨 가문 할머니 백세 잔치에 오면 어떤 장면이 연출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하씨 가문은 비록 강남의 하늘이었지만 때로는 밖으로 자신의 권위를 밖으로 드러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시시때때로 길거리의 개와 고양이들이 감히 하씨 가문을 도발한다. 그럼 뭐가 되겠는가?그 사람을 포함해 하씨 가문을 도발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며칠 동안 설은아가 가장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너무 답답해서 결국 많은 사람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분명하게 물었다. 마침내, 관청에 있던 한 친구가 그녀에게
최근 며칠 동안 재석과 희정은 하현에게 아주 잘 대해 주었다. 죄책감 때문인지, 아니면 마음이 불편해서 인지도 모른다. 은아가 괜찮은 걸 보니 하현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저녁에 스마트 밸리로 돌아 왔을 때 뜻밖에도 설유아가 와 있었다.“형부, 큰 일 하나 알려 줄게요! 큰 경사예요!”설유아는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하현은 궁금해 하며 말했다.“경사? 너 결혼해?”“칫,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요. 난 남자친구도 없는데, 형부랑 결혼할까요?”설유아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설은아를 바라보았다.“무슨 경사야? 빨리 말해 봐.”하현이 물었다. 설유아는 환한 얼굴로 하현의 팔을 다정하게 감싸 안으며 말했다.“형부 맞춰봐요. 맞추면 내가 뽀뽀해줄게요……”말을 하면서 그녀의 눈동자엔 다른 빛이 번뜩였다.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이 녀석아, 난 관심 없어……”“형부……”설유아는 불만이 많아 참지 못하고 설은아에게 달려가 어리광을 부렸다. “언니, 언니 형부 좀 봐, 이런 직설적인 남자는 여자들의 마음을 조금도 이해를 못해!”설은아는 두 사람이 소란을 피우자 웃으며 말했다. “너, 네 형부 놀리지 마. 내가 그냥 말할게……”“유아가 가장 좋아하는 두 연예인이 우리 남원에 온대, 이 계집애가 벌써 밤새 얘기 했어.”이 말을 듣자 하현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게 경사야?”설유아는 굽히지 않고 응석을 부리며 말했다. “그럼요! 내 남신과 여신이 모두 온다는데 이게 경사가 아니면 뭐가 경사겠어요?”“응.”하현은 관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현이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자 설유아는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형부,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아요? 질투하는 거 아니에요?”“내가 무슨 질투를 해? 장난해?”하현이 말했다.“질투할 필요 없어요. 둘 다 하나는 예쁘고 하나는 멋있어요……”“자자, 형부, 사진 좀 보여줄게요……”
이튿날.설은아는 모처럼 한가해졌는데, 또 설유아가 새 옷을 한 번 사겠다고 아우성을 치는 것을 보고 하현을 데리고 자기의 소중한 여동생과 함께 쇼핑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설유아는 키도 크고 자신만의 미적 감각의 있어서 여러 쇼핑몰을 돌아다녔지만 적합한 옷을 찾지 못했다. 비록 하현은 숨이 막힐 만큼 힘들어 했지만 오히려 이런 삶을 좋아했다. 평범하게 쇼핑하고, 물건을 사고, 먹고, 마시고,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은 그가 보기에 싸움꾼처럼 속고 속이지 않고 햇빛으로 가득 차 보였다. 아쉽게도 그는 이런 생활을 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아무리 즐기고 저녁까지 돌아다녀도 하현은 견딜 수가 없었다. “안되겠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서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난 안되겠어!”“아무래도 밥부터 먹어야 되겠어! 안 그러면 난 안 갈래!”하현이 고집하는 것을 보고 은아와 유아는 먼저 밥을 먹자고 할 수밖에 없었다.“멀지 않은 곳에 가까이 남원 타워가 있으니 회전식당 가서 밥 먹자. 내가 예약할게.”하현은 장소를 찾는 것도 귀찮아졌다. 자기 식당에 가서 밥 한끼 먹으면 그만이었다. 게다가 그곳은 조용한 곳이라 아마 혼자 어디 가서 좀 누워 있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어쨌든 하루 종일 짐을 들고 걸어 다녀서 정말 피곤했다. 남원 타워에 도착하니 생각지도 못하게 평소보다 사람이 10배는 더 많이 있었다.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야광 봉을 손에 든 채 한쪽으로 몰려가 아이돌의 이름을 큰 소리로 외치는 이들도 많았다.“양지수! 사랑해!”“채곤 오빠! 내가 너 닮은 애기 낳아 줄게!”“아아아아아!”온갖 소리가 뒤섞여 시끄러워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하현은 금세 얼굴을 찡그렸지만 설유아는 벌써 기쁜 기색을 드러냈다. “알았다. 내 남신과 여신이 왔나 봐!”“오늘 남원 타워에 오다니?”말을 마치고 설유아는 흥분한 표정으로 하현과 설은아를 데리고 앞으로 비집고 나갔다.그 방향에는 남원 타워 회전
”비슷한 물건들이 항성과 도성 경매장에서 대략 이천억에 팔렸어!”“나도 방금 형 씨 가문에서 이천억에 샀어.”“봐. 여기 가격표가 있잖아?!”하현은 비닐봉지를 열어 바닥에 파편을 쏟으며 영수증을 한 장 꺼냈다.“내 아내한테 결혼기념일 선물로 주려고 산 거였어!”“그런데 어떻게 되었는지 잘 봐!”“당신 차에 부딪혀 완전히 부서졌어!”“이천억의 가치가 있는 물건들인데 당신들이 이천만 원을 준다고 해서 이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지금 나 놀리는 거야?”“물론 당신들은 믿고 싶지 않겠지. 그렇다면 감정 요청을 해 봐! 그럼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어!”이천억?!김 씨 남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가 이내 파랗게 질려 버렸다.두 경찰도 어안이 벙벙한 채 하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하현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이 일을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가?하현은 확실히 정당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로교통법이었다.하현은 골동품 도자기 영수증도 가지고 있었다.완벽했다.간단히 말해서 이 사건의 모든 증거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하현이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일부러 이런 일을 꾸민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긴 했지만 두 경찰은 반발할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방금까지 의기양양해하던 간소민은 순식간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얼굴이 굳어졌다.하현이 너무 터무니없는 말을 쏟아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천억이라니!김탁우가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액수였다!만약 김탁우가 죽는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돈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저희는 사고의 책임 소지만 밟힐 수 있습니다. 그 후 어떻게 처리할지는 양측이 서로 협의해야 합니다!”“협의가 안 되면 법정에서 해결하시면 됩니다!”두 경찰은 골치 아픈 일에 엮일까 봐 얼른 책임 소지를 밝힌 책임 인정서만 발급하고 줄행랑을 쳤다.이것은 도저히 자신들이 건드릴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김탁
”김탁우. 미안하지만 이번 사고를 전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모든 책임은 당신한테 있습니다.”김탁우가 백일몽을 꾸고 있을 때 대머리 경찰이 현장을 자세히 살핀 후 침착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도로법에 따라 당신은 하현에게 모든 손해 배상을 해야 합니다.”김탁우의 득의양양한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분명 생각지도 못한 결과임에 틀림없었다.그는 하현이 경찰서 사람들과 내통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 경찰들은 순찰 중 무작위로 파견되었기 때문에 전혀 이해관계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가 쓸데없는 말을 내뱉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처지가 더욱 곤란해질 것이 뻔했다.순간 그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어갔다.별 볼 일 없는 사람 한 명 짓밟는 일이 이렇게 번거로울 줄은 몰랐다.“아니, 지금 뭐라고 하는 거예요?”“잘 들어요! 이 일은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에요! 우리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요!”김나나는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이 사람은 그저 무책임한 인간일 뿐이에요. 여기저기 사기나 치고 다니는 인간이라고요! 경찰이라면 이런 사람을 잡아가서 취조를 해야지 우리한테 책임을 전가하다니요?”“당신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아니면 머리가 아주 나쁜 거예요?”김나나가 강경한 얼굴로 몰아붙이자 경찰은 침착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횡단보도에선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로교통법입니다.”“불복한다면 소송을 하십시오.”“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전적으로 당신들 잘못입니다!”김나나는 이를 악물고 버럭 소리쳤다.“우리가 지나가는데 갑자기 나타났으니 당연히 이 사람 책임이죠!”경찰은 점잖고 예의 바르게 말했다.“우리가 CCTV를 확인했는데 사고 당시 차를 몰던 김탁우가 옆에 앉은 분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분명히 전방 주시 의무를 소홀히 했어요.”“그래서 당신들 잘못이라고 하는 겁니다. 이건 어딜 가도 바뀌지 않아요.”또 다른 경찰이 영상을 꺼내 김 씨 남매에게 보여 주었다.방
의기양양한 김탁우를 보며 하현은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이건 사기를 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나한테 손해 배상을 해야 하는 일이야.”김탁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손해 배상? 하현. 당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김나나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말했다.“아주 막무가내로 나오겠다 이거지?!”“좋아. 내가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처리하도록 하겠어!”“경찰들이 와서 어떻게 수습하는지 똑똑히 볼 거야!”“사기죄가 얼마나 무거운지 당해 봐야 알지!”말을 하면서 김나나는 흥분된 표정으로 전화를 걸었다.이 기회에 꼴사나운 데릴사위를 보내 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관청에 신고하려면 얼른 해!”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횡단보도에서 사람을 쳤으면 책임을 져야지. 당신들이 나한테 모든 손해를 배상해야 해. 그것이 교통법규니까.”“이따가 경찰서 사람들이 오면 잘 가르쳐 주실 거라 믿어.”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했지만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어서 그의 말을 듣는 김탁우의 눈 밑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호흡이 가빠왔다.마치 유람선에서 만난 그날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김탁우는 얼른 정신을 다잡았다.하현은 그저 여자한테 빌붙어 허세나 부리는 얼간이일 뿐이다.겉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여자 덕에 먹고사는 한량이나 다름없는데 자신이 그를 두려워할 이유가 뭐 있겠는가?하현이 김탁우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뜻밖에도 김탁우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간소민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하현, 망신살 뻗치는 일 좀 그만해!”“유람선에서 있었던 일도 아직 당신한테 되돌려 주지 못했어!”“오늘 우린 다른 일이 있어서 당신과 이런 말싸움하기도 귀찮아!”“우리가 정말로 당신을 상대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당신 절대 감당하지 못할 거야!”“그러니 그냥 썩 꺼져! 얼른!”“여기서 꺼지지 않으면 우린 정말로 경찰을 불러 처리할 수밖에 없어!”“그렇게
안타깝게도 지금 자신을 만났으니 이 일은 실패로 끝날 것이다.“아, 데릴사위? 당신이었어!”김나나도 분명 하현을 알아보았고 얼굴 가득 비아냥거림이 떠올랐다.“내가 방금 말했잖아? 요즘 사기치는 사람들은 정말 수법이 후지다니까!”“아유, 당신 같은 쓰레기가 뭘 알겠어. 우리도 다 이해해!”“하지만 잘 들어! 이런 후진 수법 우리한텐 안 통해!”“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같은 무능력자가 우리를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했다는 거야! 후환이 두렵지도 않아?”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오늘 당신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했는지 아닌지는 제쳐두고, 아니 설령 그렇다고 쳐도 당신들이 날 어떻게 할 건지 보고 싶군그래.”“뭐?”김나나는 흰자위를 가득 드러내며 씩씩거렸다.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하현을 씹어 버리고 싶었다.이때까지 입을 열지 않던 김탁우는 흥미로운 시선으로 하현을 바라보다가 심드렁하게 내뱉었다.“하현? 참 공교롭군! 이런 데서 만나다니!”“왜? 내가 당신 아내한테 손을 댄다는 걸 알고 많이 불쾌했어? 그래서 날 찾아와 귀찮게 하고 싶었던 거야?”“안타깝게도 설은아는 단지 당신의 전 부인일 뿐이야.”“그리고 난 최근에 설은아에게 많은 사업을 소개해 줬어. 그래서 그녀는 나에게 감사함을 전했을 뿐이야. 아주 헌신적으로 말이지.”“왜? 말리고 싶어?”“말릴 수 있겠어? 당신이?”“아니 이런 유치한 수법이 나한테 먹힐 거라고 생각했어?”“다음에 날 상대할 때는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게 좋겠어.”“그렇지 않다면 거액으로 보상해야 할 거야!”“오늘은 당신이 너무 쫄아서 새파랗게 질린 것 같으니 이번 한 번은 용서해 주지.”“그렇지 않으면 피를 팔아서라도 갚아야 할 거야.”말을 마치며 김탁우는 원망 섞인 눈빛에 경멸 가득한 미소를 녹여 하현을 바라보았다.사실 김탁우는 오늘 간소민을 설은아에게 소개하는 일에 바빠서 이런 쓰레기 같은 사람을 상대할 시간이 없
왕인걸이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하현, 이 개자식이 요즘 형수님과 아주 가깝게 지낸다고 들었는데 내가 가서 거세라도 할까?”고명원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가서 그놈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어버리는 게 낫겠어!”“당신들은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야!”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안타깝지만 난 비열한 소인배들이 쓰는 파렴치하고 비겁한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아.”“그를 잡으려면 공명정대하게 해야 해.”“아무도 반발할 구실이나 이유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그러니 이 일은 내가 나서는 게 나아.”여기까지 말하고 하현은 형나운에게 전화를 걸어 담담하게 말했다.“형나운,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 내 수중에 마침 이천억이 있으니 좀 부탁해...”“아, 그리고 영수증 발급하는 거 잊지 말고.”...오후 6시 정각.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집안 SL그룹 입구.이미 러시아워에 돌입한 시간이니만큼 고급차들의 왕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하현은 길가에 기대어 손에 삼색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얼핏 보면 거리의 넝마주이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그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눈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바라보며 침묵에 빠졌다.약 10분 후, 하현의 시야에 마세라티 한 대가 나타났다.바람을 가르는 마세라티는 고급스러운 우아함의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바로 김탁우의 차였다.김탁우가 직접 차를 몰고 있었고 그의 여동생 김나나와 다소 낯익은 모습이 앉아 있었다.이때 김탁우가 마침 고개를 옆으로 돌려 조수석에 앉은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이미 눈에서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노란 신호등임에도 김탁우는 신경 쓰지 않고 거리낌 없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바로 그때 하현이 천천히 횡단보도에 발을 올려놓았다.“퉁!”그 순간 미처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마세라티 차랑이 하현을 바로 덮쳐 쓰러뜨렸다.다만 그는 몸에 힘을 빼고 있었기 때문에 바닥에 주저앉았을 뿐 조금도 다친 곳은 없었다.하지
”쉽게 말해 경제력이 엄청나다고 봐야죠.”“은둔가 형 씨 가문, 은둔가 나 씨 가문, 은둔가 왕 씨 가문은 모두 다양한 분야에서 강력한 권한과 세력을 가지고 있습니다.”“누구도 상대할 수 있는 아주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죠.”“은둔가 현 씨 가문과 은둔가 두 씨 가문은 금정의 수호신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들이 있으면 아무리 강한 강호의 세력이라고 할지라도 금정에서 함부로 행패를 부리지 못합니다!”“하지만 진정한 세력가를 말하자면 역시 은둔가 주 씨 가문입니다!”“주 씨 가문은 관청의 권력을 손에 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주광록의 할아버지, 아버지, 큰 형님은 모두 한때 금정 관청의 수장이었습니다.”“비록 두 어르신은 이미 은퇴했지만 금정 관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죠.”“그리고 주광록의 큰형은 금정 최고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 지금은 연경으로 가서 더욱 중요한 자리를 맡았습니다.”“주향무와 주광록은 말할 것도 없죠!”“이 외에도 다른 주 씨 가문 사람들도 금정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일일이 셀 수도 없어요!”“심지어 금정의 관청은 주 씨 가문 관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다만 주 씨 가문은 대하의 중앙 정부에게는 충성을 다하며 실수를 한 적이 없습니다.”“이로 인해 은둔가 주 씨 가문은 금정에서 은둔가의 으뜸이 되었고 나머지 다섯 가문들도 큰일을 겪으면 주 씨 가문에게 도움도 청하고 본보기로 삼기도 합니다.”고명원은 금정 은둔가의 유래를 쭉 설명하며 감격에 겨운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 당신이 이런 주 씨 가문의 친분을 얻었으니 금정에서 두려울 게 뭐 있겠어요?”“당신이 이런 인맥을 가졌다는 걸 진작에 알았다면 우리가 벌써 무릎을 꿇었을 텐데 말이에요. 우리가 감히 어떻게 당신 앞에서 거들먹거릴 수 있었겠어요? 안 그래요?”왕인걸, 임수범, 나박하는 모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하현은 핸드폰으로 공개된 자료들을 몇 번 확인한 뒤에야 고
주 씨 형제가 하현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동시에 두 사람은 반드시 하현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기로 결심했다.그 시각.집복당 정자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고명원은 직접 하현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고 나서 웃으며 말했다.“하현, 당신은 이번에 확실히 많은 성과를 올렸어요.”“이 차가 있으면 앞으로 금정에서 아마 신호등 따위 상관없이 다닐 수 있을 거예요!”왕인걸도 옆에서 한마디 덧붙였다.“관청의 수장이 매주 풍수사한테 관상을 보러 다닌다는 소식이 퍼진다면 아마 그 풍수사는 금정의 굵직한 인맥을 갖게 될 겁니다.”“나도 예전에는 안 믿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믿게 되었어요.”“어쩐지 예전부터 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었죠. 진정한 풍수사는 그 지역의 지하 황제라고!”하현은 편안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나와 주 씨 가문 형제가 겨우 이 정도 친분일 뿐인데 지하 황제라니 너무 과장된 거 아닌가요?”“이 말은 우리 사이에서나 하는 말로 끝내죠. 절대로 바깥으로 퍼져서는 안 됩니다.”이때 나박하도 그들에게 다가와 즐거운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하현, 당신은 아직 주 씨 가문의 내막을 모르는군요!”“은둔가 주 씨 가문 형제라고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난 금정 사람이 아닙니다. 금정에 온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그들의 내막을 모르는 게 정상 아닌가요?”비록 그들은 금정이 오래된 도시고 그 세월 동안 토착된 세력이 만만찮다는 건 알지만 금정에 오기 전에 하현은 금정에 대한 자세한 정황은 전혀 알지 못했다.만약 설은아의 일이나 장생전의 일이 아니었다면 그는 금정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금정의 이러한 정황을 이해하는 데도 아무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고명원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목을 축인 뒤에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금정은 대하의 고전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도시로 인구가 거의 오천만 명에 달합니다!”“권세 있는 인물, 호족 가문들이 차고도 넘치죠.”“당시에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하지만 우리 은둔가 주 씨 가문의 역량과 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주향무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아마도 당신은 오늘 당신의 행동이 우리 형님에게 아주 큰 도움을 주고 큰 위험에서 구해주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하지만 내가 보기엔 당신은 딴 속셈이 있는 것은데요.”“내 추측이 틀리길 바랍니다!”말을 하면서 주향무는 오른손을 뻗어 하현의 어깨를 묵직하게 두드렸다.그의 힘으로는 성인의 어깨 정도는 쉽게 탈골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악력이 느껴졌다.주향무는 하현의 심기를 건드리려고 이런 행동을 한 게 아니라 은둔가 주 씨 가문이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란 것을 하현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윽...”갑자기 주향무의 오른손이 굳어졌고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충격에 휩싸인 그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지만 주향무는 자신의 손이 마치 쇳덩어리 위에 부딪힌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거센 반동으로 인해 그의 오른팔이 저릿저릿해졌고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이러다간 피를 토할 것 같은 통증이 엄습해 왔다.개자식!무도 고수라더니!“주 서장님. 그렇게 계속 힘쓰고 있을 필요없어요. 가서 실력이나 좀 더 키우세요.”하현은 빙긋 웃으며 손을 뻗어 주향무의 손을 자신의 어깨에서 툭 털어냈다.“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당신의 인중에도 검은 기운이 가득하군요. 아마 피비린내 나는 재앙이 있을 것 같은데!”“누군가가 당신의 형에게 손을 뻗칠 수 있다는 건 당신한테도 충분히 손을 뻗칠 수 있다는 얘기죠!”“아쉽게도 당신은 나에게 큰 미움을 샀어요. 그래서 난 당신을 구해 주지 않을 겁니다!”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서늘한 얼굴로 돌아섰다.혼자 덩그러니 남은 주향무는 당황한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고 있었다.잠시 후 그는 온몸이 떨리고 입가에 검붉은 핏기가 슬쩍 떠올랐다....원래부터 하현을 못마땅해하며 경멸
”다만 이것은 임시방편일 뿐입니다.”“이런 문제는 아무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죠.”“이 사건의 배후자를 파헤치지 않으면 결국 뿌리째 근원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하현은 있는 대로 말했다.누가 주광록을 죽이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짚이는 데가 있지만 주광록은 말할 것도 없고 하현 스스로도 언급하지 않았다.주광록은 고개를 끄덕였다.“하 대사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내가 잘 알고 있습니다.”“내가 스스로 방법을 찾아 이 근원을 해결하겠습니다.”말을 하며 하현을 바라보는 주광록의 얼굴에 복잡한 심경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하룻밤 사이에 하현에 대한 그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전에는 하현이 함부로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주광록은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하현이 손을 쓰지 않았더라면 오늘밤 당장 그는 죽은 목숨이 될 수 있는 몸이었다.상대의 수법이 이렇게 악랄한데 하현 같은 사람이 없었더라면 절대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은둔가 주 씨 가문의 이익을 위해서든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든 주광록은 어쨌든 하현을 자신의 곁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다른 건 둘째 치고 단순히 하현은 자신에게 있어 생명의 은인이었으니 반드시 은혜를 갚아야 한다.“자, 차는 해결되었네요.”하현은 아우디 차를 가리켰다.“차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상대방은 절대 같은 수법을 두 번 다시 쓰지 않을 테니까요.”그러나 주광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저 차는 차마 못 타겠어요.”“하 대사님,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 차 가져가세요. 지금부터 저 차는 대사님 것입니다!”“대사님 같은 분만이 저 차를 다룰 수 있을 거예요.”말을 마치자마자 주광록은 얼른 차 열쇠를 하현의 손에 쥐여 주었고 나박하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하현을 대신해 차량 등록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하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주 부장님, 이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주광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