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은?”이때, 설민혁은 펄쩍 뛰며 노기충천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설재석은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능청스럽게 말했다.“하현이 여기 없는 거 못 봤어? 벌써 도망쳤어!”설씨 어르신은 갑자기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하현, 이 짐승새끼! 내가 널 가만 두나 봐라!”“가자, 하현 그 망나니한테 가서 결판을 내자!”한 무리의 사람들이 기세등등하게 떠났다. 설씨 가족이 떠나고 나서야 설재석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머리가 잘 굴러가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정말 맞아 죽었을 것이다. “여보, 당신이 있어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았으면 가족들이 나를 믿지 않았을 거야.”설재석은 아부를 하며 입을 열었다.“만약 너를 살리려고 한 게 아니었으면 내가 이런 말을 할 수 있었겠어?”“하지만 하현 그 폐물은 별 쓸데가 없으니 누명을 써도 상관 없잖아!”“가자, 어서 혜정이랑 매부를 찾아가서 돈을 빌려달라고 해야지……”“그렇지 않으면 돈을 갚지 못할 거야. 이 사람들은 네 손가락을 잘라 버릴 거야!”희정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이 말이 나오자 설재석은 바로 군말 없이 집에서 값진 선물을 찾아냈다. 두 사람은 혜정이 머물고 있는 호텔로 서둘러 찾아가서 방문 절차를 밟았다.“언니, 형부, 이렇게 일찍 무슨 일이야?”혜정은 약간 잠이 덜 깬 눈으로 입을 열었다. “혜정아, 매부, 바로 말할 게! 우리 2천억만 빌려줘! 요즘 장사하는데 필요해서!”“대모산 리조트 프로젝트는 너희들도 알다시피 몇 천억의 가치가 있으니 2천억은 문제 없을 거야. 걱정하지 않아도 돼.”설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예의를 차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입을 열었다. 혜정과 민철 두 사람은 이 숫자에 깜짝 놀랐지만 잠시 생각하고는 말했다. “상의를 좀 해 볼게……”30분 동안 전화를 한 후 그들은 돈을 빌려 주기로 했다. 하지만 대모산 리조트의 모든 주식을 담보로 하는 조건이었다.“문제 없어! 우리가 저녁
같은 시각, 하현은 이미 이 일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그는 여러 경로를 통해 정보를 알아냈다. 기본적으로 상대방은 속임수를 쓰지 않았고 심지어 원래 설재석이 돈을 따도록 의도하지도 않았다. 나중에 설재석이 돈을 잃었던 것은 단순히 고수를 만났기 때문이었다. 이 모든 것이 외부인이 계획한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공교롭게도 흠잡을 데 없이 너무 완벽해서 아무런 약점도 찾을 수가 없었다.물론 경찰에 신고하면 음모를 꾸몄다는 것을 분명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가 되면 설재석은 감옥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설은아가 슬퍼할 것이다. 하현은 이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사실 하현의 재산으로는 2천억은 몇 분이면 갚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도대체 누가 이런 계략을 세웠는지 찾아내고 싶었다.……설가네. 설재석 부부는 꼬박 하루 동안 방법을 궁리해보았지만 이렇게 큰 돈은 모을 수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억대의 돈을 빌린다고 하자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내일이면 손가락이 하나 잘리고 난장판이 될 것을 생각하니 지금 설재석은 정말 너무 무서워 벌벌 떨었다. “여보, 우리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신 방법 좀 생각해 볼 수 없어? 나 손가락 잘리고 싶지 않아!”설재석은 인상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희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 방금 은아랑 통화했는데, 그쪽에서 최대한 6백억은 모을 수 있대. 근데 공금을 빼돌리면 감옥을 갈 수도 있다는데……” “근데 은아가 지금 이미 여러 군데 전화를 해서 돈을 빌렸대. 내 계산으로는 2천억을 모으려면 며칠이 더 필요해……”“그럼 어떡해? 며칠이 더 걸리면 내 손가락은 잘릴 텐데!”설재석은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니까 며칠 동안 먼저 너 대신 사람을 보내!”희정은 당연하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 말을 듣자 설재석은 눈앞이 번쩍 뜨였다.“네 말은 우리가 하현 그 폐물을 보내서 나 대신 손가락이 잘리게
한편, 타이거는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전화를 끊고 일어나 공손한 얼굴로 예쁜 번호판을 눌렀다. “도련님, 모든 것이 도련님이 예상하신 대로입니다. 설씨네 사람들은 역시 하현한테 잘못을 뒤집어 씌워서 내보내려고 합니다!”“좋아, 그럼 규정대로 해. 명심해. 하현은 상대하기가 어려우니까, 조심해!”“네!”타이거는 전화를 끊고 팔을 걷어 붙이기 시작했다. ……백운별원. 하경원은 전화를 끊고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그의 맞은 편에 있던 하은수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렇게 간단한 계획에, 허점이 이렇게 많은데 너는 정말 큰형이 걸려 들 거라고 생각해?”“게다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너 정말 몰라? 그가 순순히 손가락이 잘려 나가도록 둘 거라고 생각해? 그럴 리가 없지!”하경원은 담담하게 말했다.“나도 그럴 리가 없다는 거 알고 있어.”“타이거는 누구야? 그 사람 신발 조차 들어줄 자격이 없을 텐데……”“하지만…… 그도 알고 있을 거야. 평지에 떨어진 호랑이는 개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털 빠진 봉황은 닭보다 못하다는 것을……”“우리는 무심코 계획했지만 어쩌면 그를 역전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하은수는 앞에 놓인 찻잔을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천일 그룹이 최근에 남원의 큰 프로젝트를 많이 따냈다는데……”“이런 상황에서 네가 정말 손가락을 자를 수는 없다 쳐도 며칠 동안 감금하면 우리 하씨 가문에게는 좋은 일이야……”하경원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왕의 자리로 시선을 향했다. 하민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는 알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자신은 분명 하현을 상대하는 선두병과 총알받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 세자, 전설의 하 세자……”하씨 가문의 길바닥 세력을 쥐고 있는 하경원이라도 지금 하현을 완전히 손에 넣을 자신이 없었다.……한편, 하현은 지금 조사하고 있는 중이었다. 곧 단서가 잡힐 듯 했다. 그때 설재석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하현, 빨리 와! 상황
하현은 멍해졌다.이 순간 정말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주범을 찾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재석과 희정 두 사람이 그를 직접 희생양으로 밀어낼 정도로 독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설은아 때문이 아니었다면 그는 이런 잡다한 일에 전혀 신경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은아와의 관계 때문이 아니었다면 그는 지금 바로 돌아섰을 것이다. 하지만 재석과 희정에게도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었다. 하현을 내세우지 않으면 그들은 끝장이었다.하현을 대신 보내고 나서 그 다음을 또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다.“너희들 아직도 뭘 그렇게 망설이고 있어! 잘못을 저질렀으면 인정을 해! 인정을 했으면 다 책임을 지고!”설씨 어르신은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이때, 마당에서는 타이거가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 설씨 집안을 직접 에워쌌다. “사람을 줄 테니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처리 하세요!”하현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재석과 희정은 벌써 손을 잡고 그를 밀어냈다. “하현이지? 내가 데려갈게!”타이거는 눈앞이 번쩍거리더니 서둘러 하현의 두 팔을 끼고 바로 끌고 가게 했다. 이 모습을 본 재석과 희정은 둘 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타이거가 허락했으니 이제 그들은 하현의 생사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하현이 끌려갔으니 그들은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어서 가자! 연루 되지 않게 조심해야지!”설재석 부부는 쏜살같이 자리를 떠났다. 설씨 가족들도 문제를 일으키기 싫어 다들 돌아갔다.집으로 돌아온 설재석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오늘 일이 좀 잘 풀리긴 했다. 이렇게만 되면 좋은데……”“이 모든 걸 다 그 폐물한테 넘길 수는 없을까?”희정은 얼굴색이 약간 변하더니 잠시 후에 말했다.“네 말은, 우리가 하현에게 2천억의 빚을 지게 한 다음에 은아랑 이혼을 시켜서 우리랑 관계를 완전히 청산하자는 거야?”“맞아!”설재석은 당연하다는 표정이었다.
“푸하하하______”“이일도 그 용의 우두머리도 감히 너를 건드리지 못한다고?”타이거는 멍하니 있다가 하하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너 길바닥 이일도 이름만 알고 있는 거 아니야? 그래서 일부러 어르신을 놀래 키는 건 아니겠지?” “내가 한 가지 알려주지. 어르신은 사대출신이야! 이일도 이름으로 나를 겁 줄 생각은 하지 마!” “네가 소 사부님이나 상범진 이름을 내 놓는다 해도, 나한테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 내 뒤에 있는 귀인의 신분은 그들과는 비교 할 수 없거든……”여기까지 말하고 타이거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눈치 챈 듯 말을 멈췄다. 그는 약간 굳은 표정으로 하현을 한 번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어쩐지 어떤 사람이 너를 조심하라고 하더라니, 어르신이 방금 하마터면 너한테 당할 뻔 했네!”“자, 이제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네 장인 어른이 빚을 갚으려고 너를 보냈으니 그럼 규칙대로 오늘 네 손가락 하나를 자르겠어!”“준비 됐지?”말이 끝나자 마자 타이거는 비수를 뽑아 그대로 탁자에 내리 꽂았다. “네가 직접 할래? 아니면 형님들이 도와줄까?” 하현은 손을 내밀어 탁자 위의 비수를 직접 뽑아 위아래로 몇 번 훑어보며 말했다.“남미 군단 비수, 질이 나쁘지 않네……”타이거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눈치는 좋네. 근데 눈치가 좋다 해봐야 그게 또 무슨 소용이야?”하현은 말없이 검지와 중지 사이로 칼날을 쥐고 살짝 흔들었다. 이 군단 비수가 팽이처럼 손가락 사이로 빙빙 돌기 시작했다. “이건……”그 순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약간 놀랐다. 하현의 이런 솜씨는 일년 내내 칼을 가지고 노는 사람이 아니면 전혀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관건은 이것은 장난감 칼이 아니라 칼날이 예리한 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이 물건이 하현의 손에서는 하나의 장난감이라는 것이다. 타이거는 멍하니 보고 있다가 무의식적으로 말했다.“이 놈아, 너 이건
타이거와 한 무리의 동생들은 확실히 믿지 않았고 비웃으며 말했다.“좋아! 데릴사위가 우리한테 어떻게 할 수 있는 지 우리가 한 번 볼게!”“띵______”수십 명의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현의 손동작이 멈추자 손에 있던 비수가 탁자에 낭랑한 소리를 내면서 세게 박혔다. 하현은 고개를 들고 타이거를 올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너희들 곧 후회하게 될 거야!”“네가 후회하게 해주지!”“어르신이 먼저 네 손가락을 잘라 주겠어!”타이거는 지금 대단히 화가 났다. 손에 든 칼을 하현에게 정면으로 향했다.“쾅!”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작고 어두컴컴한 방의 문이 폭파되면서 굉장한 울림이 있었다. 몇 초 뒤, 밖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건장한 사내들이 들이닥쳤다. 모두 키가 180cm 정도로 하나같이 원기 왕성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이 사람들은 모두 변백범이 하현을 보호하기 위해 안배한 경호원들이었다.이 사람들은 줄곧 어두운 곳에 숨어 있다가 지금은 하현의 지시를 받고 손을 댔다.“감히 우리 주인을 가둬두다니? 죽을 때까지 때려!”경호원 대장이 호통을 치며 먼저 나섰다. “퍽퍽퍽______”“으악______”비록 이 곳의 건달들도 모두 명수들이었지만,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경호원들은 전혀 다른 레벨이었다. 1분도 안돼서 이 건달들은 모두 땅바닥에 쓰러졌다.왜냐하면 변백범이 안배한 이 경호원들은 모두 고도의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이 건달들은 모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얻어 맞았다. 결국 현장에는 타이거 딱 한 명만 서 있었다. 하현은 무표정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죽지만 않게, 아무렇게나 때려.”“쿵쿵쿵______”경호원 몇 명이 앞으로 나와 타이거의 목을 조르고 주먹으로 내리쳤다.돼지를 잡는 듯한 비명이 작고 어두운 방안에 빠르게 울려 퍼졌다. 그들은 하현 옆에 이렇게 많은 경호원들이 따라 다닐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
곧 타이거의 핸드폰으로 하현이 곽양택에게 영상을 보냈다. 영상을 받은 곽양택은 곧바로 하경원에게 전달했다. “너도 비명을 지를 수 있구나. 나는 네가 신적인 사람이라 이런 감정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해 왔어……”하경원은 기이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눈에 하현은 신처럼 보였다.하지만 지금 신이 하늘에서 추락을 했다. 신상이 모두 무너져 내렸다……“양택아, 설은아를 포함해 설씨 집안 모든 사람들에게 영상을 보내. 설씨 집안 쪽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 지 궁금하네……”하경원이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 이것은 첫 번째 시험이었다. 곧 설씨 가족은 동영상을 받았다. 영상 속에서 잔인하게 손가락이 잘리는 것을 본 재석은 놀라서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무섭다! 너무 무서워! 그 폐물을 대신 보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난 끝장이야……”“보니까 이 사람들이 온다는 게 진짜였나 봐!” 희정도 깜짝 놀랐다. 호의호식하며 살아온 그녀가 언제 이런 장면을 봤겠는가?“이이이…… 이 사람들 너무 악독한데?”설씨 어르신과 사람들도 놀랐다. 그들은 타이거가 말만 그렇게 했을 거라고 생각했지,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지금 방법을 찾고 있던 설은아도 이 영상을 받았다. 재생을 한 후 그녀는 너무 놀라 울뻔했다. 한참 후에야 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재빨리 설재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빠 어때? 괜찮아?”“난 괜찮아!”설재석이 말했다.“손가락 잘린 거 아니야?”설은아가 의아한 듯 입을 열었다. “하…… 하현이……”설재석은 잠시 머뭇거리다 두려워하며 입을 열었다. “뭐? 하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설재석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자 설은아는 놀라서 울었다.“아빠 엄마,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가 있어?”“아빠 엄마는 하현의 인생을 망친 거야!”희정은 핸드폰을 빼앗으며 말했다. “딸아, 네 아버지도 어쩔 수 없었어!”“게다가, 하현이 자진
설은아는 울고불고 난리였는데, 이 말을 듣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뭐? 이혼?” “아빠, 엄마! 하현이 아빠 대신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다 쓰고 나서 버리겠다는 거야? 천하에 이런 법이 어디 있어!”“딸아, 우리도 그런 사람들 아니야!”재석이 얼른 입을 열었다.“하현이 한 모든 일들, 우리도 다 눈 여겨 보고 있어.”“우리 설씨 집안이 배은망덕한 집안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그는 처음부터 너랑 안 어울렸어……”“일이 잘 끝나면 우리는 그에게 돈으로 보상해 줄 거야. 하지만 반드시 너랑 이혼 해야 해!”희정과 재석 두 사람은 노파심에 거듭 충고를 하였다. “엄마 아빠……”부모의 이런 말에 설은아는 가슴이 섬뜩했다. 너무 실망스럽다. “하지만! 너는 하현이랑 반드시 이혼 해야 해! 그는 원래 너랑 안 어울렸어. 처음부터 그랬는데 지금 손가락까지 없으니 너랑은 더 안 어울리지!”“난 불구가 된 사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어!”재석의 태도는 단호했다. 게다가 하현이 불구가 됐기 때문이라는 이 말을 했을 때, 그는 조금도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다. 설은아는 멍해졌다. 자신의 부모가 어떻게 이런 잔인한 일을 할 수 있을까?“은아야,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네가 만약 하현을 덜 고통스럽게 하고 싶으면 빨리 돈을 갚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희정이 입을 열었다. 바로 이때, 설씨 어르신이 기쁜 얼굴로 들어왔다. “하늘이 우리 설씨 집안을 지켜줬구나! 역전이 됐어!”설씨 어르신은 즐거운 표정이었다.“아버지, 무슨 뜻이에요?”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의아해 하는 표정이었다.“방금 누군가가 우리에게 이 일이 해결됐다고 알려줬어. 다만 조건이 있대……”설씨 어르신은 의미심장한 얼굴이었다.“무슨 조건이요?”설재석 부부는 입을 모았다.“상대방의 요구는 간단해. 은아가 한 번만 시중을 들어주면 돼, 딱 한 번만. 그럼 우리한테 2천억을……”설씨 어르
”비슷한 물건들이 항성과 도성 경매장에서 대략 이천억에 팔렸어!”“나도 방금 형 씨 가문에서 이천억에 샀어.”“봐. 여기 가격표가 있잖아?!”하현은 비닐봉지를 열어 바닥에 파편을 쏟으며 영수증을 한 장 꺼냈다.“내 아내한테 결혼기념일 선물로 주려고 산 거였어!”“그런데 어떻게 되었는지 잘 봐!”“당신 차에 부딪혀 완전히 부서졌어!”“이천억의 가치가 있는 물건들인데 당신들이 이천만 원을 준다고 해서 이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지금 나 놀리는 거야?”“물론 당신들은 믿고 싶지 않겠지. 그렇다면 감정 요청을 해 봐! 그럼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어!”이천억?!김 씨 남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가 이내 파랗게 질려 버렸다.두 경찰도 어안이 벙벙한 채 하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하현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이 일을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가?하현은 확실히 정당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로교통법이었다.하현은 골동품 도자기 영수증도 가지고 있었다.완벽했다.간단히 말해서 이 사건의 모든 증거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하현이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일부러 이런 일을 꾸민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긴 했지만 두 경찰은 반발할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방금까지 의기양양해하던 간소민은 순식간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얼굴이 굳어졌다.하현이 너무 터무니없는 말을 쏟아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천억이라니!김탁우가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액수였다!만약 김탁우가 죽는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돈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저희는 사고의 책임 소지만 밟힐 수 있습니다. 그 후 어떻게 처리할지는 양측이 서로 협의해야 합니다!”“협의가 안 되면 법정에서 해결하시면 됩니다!”두 경찰은 골치 아픈 일에 엮일까 봐 얼른 책임 소지를 밝힌 책임 인정서만 발급하고 줄행랑을 쳤다.이것은 도저히 자신들이 건드릴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김탁
”김탁우. 미안하지만 이번 사고를 전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모든 책임은 당신한테 있습니다.”김탁우가 백일몽을 꾸고 있을 때 대머리 경찰이 현장을 자세히 살핀 후 침착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도로법에 따라 당신은 하현에게 모든 손해 배상을 해야 합니다.”김탁우의 득의양양한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분명 생각지도 못한 결과임에 틀림없었다.그는 하현이 경찰서 사람들과 내통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 경찰들은 순찰 중 무작위로 파견되었기 때문에 전혀 이해관계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가 쓸데없는 말을 내뱉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처지가 더욱 곤란해질 것이 뻔했다.순간 그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어갔다.별 볼 일 없는 사람 한 명 짓밟는 일이 이렇게 번거로울 줄은 몰랐다.“아니, 지금 뭐라고 하는 거예요?”“잘 들어요! 이 일은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에요! 우리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요!”김나나는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이 사람은 그저 무책임한 인간일 뿐이에요. 여기저기 사기나 치고 다니는 인간이라고요! 경찰이라면 이런 사람을 잡아가서 취조를 해야지 우리한테 책임을 전가하다니요?”“당신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아니면 머리가 아주 나쁜 거예요?”김나나가 강경한 얼굴로 몰아붙이자 경찰은 침착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횡단보도에선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로교통법입니다.”“불복한다면 소송을 하십시오.”“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전적으로 당신들 잘못입니다!”김나나는 이를 악물고 버럭 소리쳤다.“우리가 지나가는데 갑자기 나타났으니 당연히 이 사람 책임이죠!”경찰은 점잖고 예의 바르게 말했다.“우리가 CCTV를 확인했는데 사고 당시 차를 몰던 김탁우가 옆에 앉은 분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분명히 전방 주시 의무를 소홀히 했어요.”“그래서 당신들 잘못이라고 하는 겁니다. 이건 어딜 가도 바뀌지 않아요.”또 다른 경찰이 영상을 꺼내 김 씨 남매에게 보여 주었다.방
의기양양한 김탁우를 보며 하현은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이건 사기를 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나한테 손해 배상을 해야 하는 일이야.”김탁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손해 배상? 하현. 당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김나나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말했다.“아주 막무가내로 나오겠다 이거지?!”“좋아. 내가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처리하도록 하겠어!”“경찰들이 와서 어떻게 수습하는지 똑똑히 볼 거야!”“사기죄가 얼마나 무거운지 당해 봐야 알지!”말을 하면서 김나나는 흥분된 표정으로 전화를 걸었다.이 기회에 꼴사나운 데릴사위를 보내 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관청에 신고하려면 얼른 해!”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횡단보도에서 사람을 쳤으면 책임을 져야지. 당신들이 나한테 모든 손해를 배상해야 해. 그것이 교통법규니까.”“이따가 경찰서 사람들이 오면 잘 가르쳐 주실 거라 믿어.”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했지만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어서 그의 말을 듣는 김탁우의 눈 밑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호흡이 가빠왔다.마치 유람선에서 만난 그날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김탁우는 얼른 정신을 다잡았다.하현은 그저 여자한테 빌붙어 허세나 부리는 얼간이일 뿐이다.겉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여자 덕에 먹고사는 한량이나 다름없는데 자신이 그를 두려워할 이유가 뭐 있겠는가?하현이 김탁우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뜻밖에도 김탁우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간소민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하현, 망신살 뻗치는 일 좀 그만해!”“유람선에서 있었던 일도 아직 당신한테 되돌려 주지 못했어!”“오늘 우린 다른 일이 있어서 당신과 이런 말싸움하기도 귀찮아!”“우리가 정말로 당신을 상대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당신 절대 감당하지 못할 거야!”“그러니 그냥 썩 꺼져! 얼른!”“여기서 꺼지지 않으면 우린 정말로 경찰을 불러 처리할 수밖에 없어!”“그렇게
안타깝게도 지금 자신을 만났으니 이 일은 실패로 끝날 것이다.“아, 데릴사위? 당신이었어!”김나나도 분명 하현을 알아보았고 얼굴 가득 비아냥거림이 떠올랐다.“내가 방금 말했잖아? 요즘 사기치는 사람들은 정말 수법이 후지다니까!”“아유, 당신 같은 쓰레기가 뭘 알겠어. 우리도 다 이해해!”“하지만 잘 들어! 이런 후진 수법 우리한텐 안 통해!”“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같은 무능력자가 우리를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했다는 거야! 후환이 두렵지도 않아?”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오늘 당신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했는지 아닌지는 제쳐두고, 아니 설령 그렇다고 쳐도 당신들이 날 어떻게 할 건지 보고 싶군그래.”“뭐?”김나나는 흰자위를 가득 드러내며 씩씩거렸다.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하현을 씹어 버리고 싶었다.이때까지 입을 열지 않던 김탁우는 흥미로운 시선으로 하현을 바라보다가 심드렁하게 내뱉었다.“하현? 참 공교롭군! 이런 데서 만나다니!”“왜? 내가 당신 아내한테 손을 댄다는 걸 알고 많이 불쾌했어? 그래서 날 찾아와 귀찮게 하고 싶었던 거야?”“안타깝게도 설은아는 단지 당신의 전 부인일 뿐이야.”“그리고 난 최근에 설은아에게 많은 사업을 소개해 줬어. 그래서 그녀는 나에게 감사함을 전했을 뿐이야. 아주 헌신적으로 말이지.”“왜? 말리고 싶어?”“말릴 수 있겠어? 당신이?”“아니 이런 유치한 수법이 나한테 먹힐 거라고 생각했어?”“다음에 날 상대할 때는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게 좋겠어.”“그렇지 않다면 거액으로 보상해야 할 거야!”“오늘은 당신이 너무 쫄아서 새파랗게 질린 것 같으니 이번 한 번은 용서해 주지.”“그렇지 않으면 피를 팔아서라도 갚아야 할 거야.”말을 마치며 김탁우는 원망 섞인 눈빛에 경멸 가득한 미소를 녹여 하현을 바라보았다.사실 김탁우는 오늘 간소민을 설은아에게 소개하는 일에 바빠서 이런 쓰레기 같은 사람을 상대할 시간이 없
왕인걸이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하현, 이 개자식이 요즘 형수님과 아주 가깝게 지낸다고 들었는데 내가 가서 거세라도 할까?”고명원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가서 그놈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어버리는 게 낫겠어!”“당신들은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야!”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안타깝지만 난 비열한 소인배들이 쓰는 파렴치하고 비겁한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아.”“그를 잡으려면 공명정대하게 해야 해.”“아무도 반발할 구실이나 이유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그러니 이 일은 내가 나서는 게 나아.”여기까지 말하고 하현은 형나운에게 전화를 걸어 담담하게 말했다.“형나운,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 내 수중에 마침 이천억이 있으니 좀 부탁해...”“아, 그리고 영수증 발급하는 거 잊지 말고.”...오후 6시 정각.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집안 SL그룹 입구.이미 러시아워에 돌입한 시간이니만큼 고급차들의 왕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하현은 길가에 기대어 손에 삼색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얼핏 보면 거리의 넝마주이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그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눈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바라보며 침묵에 빠졌다.약 10분 후, 하현의 시야에 마세라티 한 대가 나타났다.바람을 가르는 마세라티는 고급스러운 우아함의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바로 김탁우의 차였다.김탁우가 직접 차를 몰고 있었고 그의 여동생 김나나와 다소 낯익은 모습이 앉아 있었다.이때 김탁우가 마침 고개를 옆으로 돌려 조수석에 앉은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이미 눈에서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노란 신호등임에도 김탁우는 신경 쓰지 않고 거리낌 없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바로 그때 하현이 천천히 횡단보도에 발을 올려놓았다.“퉁!”그 순간 미처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마세라티 차랑이 하현을 바로 덮쳐 쓰러뜨렸다.다만 그는 몸에 힘을 빼고 있었기 때문에 바닥에 주저앉았을 뿐 조금도 다친 곳은 없었다.하지
”쉽게 말해 경제력이 엄청나다고 봐야죠.”“은둔가 형 씨 가문, 은둔가 나 씨 가문, 은둔가 왕 씨 가문은 모두 다양한 분야에서 강력한 권한과 세력을 가지고 있습니다.”“누구도 상대할 수 있는 아주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죠.”“은둔가 현 씨 가문과 은둔가 두 씨 가문은 금정의 수호신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들이 있으면 아무리 강한 강호의 세력이라고 할지라도 금정에서 함부로 행패를 부리지 못합니다!”“하지만 진정한 세력가를 말하자면 역시 은둔가 주 씨 가문입니다!”“주 씨 가문은 관청의 권력을 손에 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주광록의 할아버지, 아버지, 큰 형님은 모두 한때 금정 관청의 수장이었습니다.”“비록 두 어르신은 이미 은퇴했지만 금정 관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죠.”“그리고 주광록의 큰형은 금정 최고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 지금은 연경으로 가서 더욱 중요한 자리를 맡았습니다.”“주향무와 주광록은 말할 것도 없죠!”“이 외에도 다른 주 씨 가문 사람들도 금정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일일이 셀 수도 없어요!”“심지어 금정의 관청은 주 씨 가문 관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다만 주 씨 가문은 대하의 중앙 정부에게는 충성을 다하며 실수를 한 적이 없습니다.”“이로 인해 은둔가 주 씨 가문은 금정에서 은둔가의 으뜸이 되었고 나머지 다섯 가문들도 큰일을 겪으면 주 씨 가문에게 도움도 청하고 본보기로 삼기도 합니다.”고명원은 금정 은둔가의 유래를 쭉 설명하며 감격에 겨운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 당신이 이런 주 씨 가문의 친분을 얻었으니 금정에서 두려울 게 뭐 있겠어요?”“당신이 이런 인맥을 가졌다는 걸 진작에 알았다면 우리가 벌써 무릎을 꿇었을 텐데 말이에요. 우리가 감히 어떻게 당신 앞에서 거들먹거릴 수 있었겠어요? 안 그래요?”왕인걸, 임수범, 나박하는 모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하현은 핸드폰으로 공개된 자료들을 몇 번 확인한 뒤에야 고
주 씨 형제가 하현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동시에 두 사람은 반드시 하현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기로 결심했다.그 시각.집복당 정자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고명원은 직접 하현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고 나서 웃으며 말했다.“하현, 당신은 이번에 확실히 많은 성과를 올렸어요.”“이 차가 있으면 앞으로 금정에서 아마 신호등 따위 상관없이 다닐 수 있을 거예요!”왕인걸도 옆에서 한마디 덧붙였다.“관청의 수장이 매주 풍수사한테 관상을 보러 다닌다는 소식이 퍼진다면 아마 그 풍수사는 금정의 굵직한 인맥을 갖게 될 겁니다.”“나도 예전에는 안 믿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믿게 되었어요.”“어쩐지 예전부터 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었죠. 진정한 풍수사는 그 지역의 지하 황제라고!”하현은 편안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나와 주 씨 가문 형제가 겨우 이 정도 친분일 뿐인데 지하 황제라니 너무 과장된 거 아닌가요?”“이 말은 우리 사이에서나 하는 말로 끝내죠. 절대로 바깥으로 퍼져서는 안 됩니다.”이때 나박하도 그들에게 다가와 즐거운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하현, 당신은 아직 주 씨 가문의 내막을 모르는군요!”“은둔가 주 씨 가문 형제라고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난 금정 사람이 아닙니다. 금정에 온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그들의 내막을 모르는 게 정상 아닌가요?”비록 그들은 금정이 오래된 도시고 그 세월 동안 토착된 세력이 만만찮다는 건 알지만 금정에 오기 전에 하현은 금정에 대한 자세한 정황은 전혀 알지 못했다.만약 설은아의 일이나 장생전의 일이 아니었다면 그는 금정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금정의 이러한 정황을 이해하는 데도 아무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고명원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목을 축인 뒤에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금정은 대하의 고전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도시로 인구가 거의 오천만 명에 달합니다!”“권세 있는 인물, 호족 가문들이 차고도 넘치죠.”“당시에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하지만 우리 은둔가 주 씨 가문의 역량과 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주향무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아마도 당신은 오늘 당신의 행동이 우리 형님에게 아주 큰 도움을 주고 큰 위험에서 구해주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하지만 내가 보기엔 당신은 딴 속셈이 있는 것은데요.”“내 추측이 틀리길 바랍니다!”말을 하면서 주향무는 오른손을 뻗어 하현의 어깨를 묵직하게 두드렸다.그의 힘으로는 성인의 어깨 정도는 쉽게 탈골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악력이 느껴졌다.주향무는 하현의 심기를 건드리려고 이런 행동을 한 게 아니라 은둔가 주 씨 가문이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란 것을 하현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윽...”갑자기 주향무의 오른손이 굳어졌고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충격에 휩싸인 그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지만 주향무는 자신의 손이 마치 쇳덩어리 위에 부딪힌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거센 반동으로 인해 그의 오른팔이 저릿저릿해졌고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이러다간 피를 토할 것 같은 통증이 엄습해 왔다.개자식!무도 고수라더니!“주 서장님. 그렇게 계속 힘쓰고 있을 필요없어요. 가서 실력이나 좀 더 키우세요.”하현은 빙긋 웃으며 손을 뻗어 주향무의 손을 자신의 어깨에서 툭 털어냈다.“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당신의 인중에도 검은 기운이 가득하군요. 아마 피비린내 나는 재앙이 있을 것 같은데!”“누군가가 당신의 형에게 손을 뻗칠 수 있다는 건 당신한테도 충분히 손을 뻗칠 수 있다는 얘기죠!”“아쉽게도 당신은 나에게 큰 미움을 샀어요. 그래서 난 당신을 구해 주지 않을 겁니다!”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서늘한 얼굴로 돌아섰다.혼자 덩그러니 남은 주향무는 당황한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고 있었다.잠시 후 그는 온몸이 떨리고 입가에 검붉은 핏기가 슬쩍 떠올랐다....원래부터 하현을 못마땅해하며 경멸
”다만 이것은 임시방편일 뿐입니다.”“이런 문제는 아무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죠.”“이 사건의 배후자를 파헤치지 않으면 결국 뿌리째 근원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하현은 있는 대로 말했다.누가 주광록을 죽이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짚이는 데가 있지만 주광록은 말할 것도 없고 하현 스스로도 언급하지 않았다.주광록은 고개를 끄덕였다.“하 대사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내가 잘 알고 있습니다.”“내가 스스로 방법을 찾아 이 근원을 해결하겠습니다.”말을 하며 하현을 바라보는 주광록의 얼굴에 복잡한 심경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하룻밤 사이에 하현에 대한 그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전에는 하현이 함부로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주광록은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하현이 손을 쓰지 않았더라면 오늘밤 당장 그는 죽은 목숨이 될 수 있는 몸이었다.상대의 수법이 이렇게 악랄한데 하현 같은 사람이 없었더라면 절대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은둔가 주 씨 가문의 이익을 위해서든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든 주광록은 어쨌든 하현을 자신의 곁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다른 건 둘째 치고 단순히 하현은 자신에게 있어 생명의 은인이었으니 반드시 은혜를 갚아야 한다.“자, 차는 해결되었네요.”하현은 아우디 차를 가리켰다.“차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상대방은 절대 같은 수법을 두 번 다시 쓰지 않을 테니까요.”그러나 주광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저 차는 차마 못 타겠어요.”“하 대사님,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 차 가져가세요. 지금부터 저 차는 대사님 것입니다!”“대사님 같은 분만이 저 차를 다룰 수 있을 거예요.”말을 마치자마자 주광록은 얼른 차 열쇠를 하현의 손에 쥐여 주었고 나박하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하현을 대신해 차량 등록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하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주 부장님, 이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주광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