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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스마트 밸리로 돌아와 창 밖의 강물을 바라보며 하현이 웃으며 말했다.

“은아야, 그래도 나를 믿어줘.”

“난 결코 당신을 믿지 않아. 당신이 이 일을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다만 닭에게 시집을 가면 닭을 따르고 개에게 시집을 가면 개를 따르라고 한 말처럼, 나는 너에게 시집을 갔으니 그저 너를 따를 수밖에.”

“설령 결국 함께 죽는 원앙새처럼 된다 하더라도 나는 원망하지 않아.”

설은아는 작은 얼굴로 진지하게 말했다.

하현이 웃었다.

그는 지금 며칠 후를 기대하고 있었다.

왕가, 결국 해명해야 할거야.

늦은 밤, 슬기는 갑자기 그 당시의 진상을 알아냈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 당시 한 사설탐정이 다른 사람을 미행하던 중 우연히 동영상을 찍었는데 이 동영상이 아마 박재민의 사망원인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거예요.]

이 소식을 접한 하현은 조심스럽게 방의 불을 끄고 나서야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지하 차고로 갔다.

이미 늦은 밤이라 사방에 밤이슬과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슬기는 오피스룩에 포니테일을 하고 조용히 차 옆쪽에 서서 하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슬기가 준비한 차는 벤츠 빅G로, 오프로드용으로 준비했다.

차에 오르자 슬기는 그제서야 작은 소리로 말했다.

“회장님, 3년 전 남원을 떠나신 후 회장님의 안전을 위해 회장님께 연락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차단시켜놨습니다.”

“그 때 박 선생님이 후임을 몇 명 구해서 회장님이 남원에서 무슨 일을 꾸며 두었는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해 놓았습니다.”

“이렇게 한 목적은 하씨 가문 쪽에서 회장님이 준비한 후임을 빼앗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현은 살짝 고개를 끄덕거렸다. 박재민의 능력이 어느 정도 인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당시 그의 오른팔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하씨 가문은 박 선생님을 어찌할 수 없었지만 나중에는 어찌된 영문인지 이 일이 왕정민 쪽으로 새어 들어갔습니다.”

“왕가는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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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거뿐만이 아니다.하현은 지금 박재민이 도대체 어떻게 하다가 이 지경에까지 몰리게 되었는지를 알고 싶었다.이 일은 또 어떤 사람들과 관련이 있을까!어떤 일들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이것들을 아주 확실하게 조사해야 한다. 곧 그들은 호화롭기 그지없는 장원에 도착했다. 만약 슬기가 미리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하현은 이 곳이 사설 탐정소라고 믿지 않았을 것이다.입구에 이르자 경비원이 나왔다. 차에서 내려 검사를 받는 것이 이곳의 규칙이었다. 슬기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회장님, 회장님의 신분을 밝히지 마세요!”“알았어.”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 문을 열고 내렸다.곧 침착한 발걸음으로 몇 명의 경비원들이 다가왔다. 분명 퇴역한 병사들이었는데 그들의 몸에서 약간의 살기가 묻어났다. 하현과 슬기 두 사람을 보자 잠시 후 또 한 명의 여자 경비원이 걸어 나왔다. 뒤 이어 그들은 진지하고 꼼꼼하게 몸 수색을 시작했다. 틀림없이 확인을 한 후에야 하현과 슬기 두 사람은 장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들의 차는 밖에 주차를 해 둘 수밖에 없었다. 장원 안으로 들어간 후 담당자가 그들을 데리고 지하도로 내려갔다. 잠시 후 지하실의 큰 회의실 같은 곳에 다다랐다. 자단목으로 조각한 클래식 소파 맞은 편에 한 중년 남성이 옛날 고대 복장을 입고 손에는 물담배를 쥐고 한 모금씩 피우고 있었다. 그의 앞에 술잔은 없었고 도자기로 된 찻주전자가 있었는데 혼자서 따라 마시고 있었다. 그의 뒤편에 음흉한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는데 양복을 입은 두 남자였다. 그들의 냉담한 시선만 봐도 알아 차릴 수 있었다. 이 두 사람은 분명 모두 용병일 것이다. “회장님, 이 분이 바로 사설 탐정소의 사장님이십니다.”“이 탐정소의 이름은 없지만 사장님은 대단한 이름을 가지고 계십니다. 성함이 공해원입니다.”“많은 재벌 스타와 보스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게 바로 이 사람입니다!”슬기는 하현 곁에서 한마디 귀띔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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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억? 좀 비싸네. 당신이 가지고 있는 동영상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어떻게 알지?”하현이 웃었다.“아이고, 형제여. 내가 이 영상을 찍었을 때 얼마나 큰 위험을 무릅썼는지 알기나 해?”“게다가 다른 증거 자료도 준비했는데……”“뒤에서 엉켜있는 관계들이 한 두 집안이 아니라 너무 많아서 이 동영상이 떠돌면 아마 여러 집안이 날 죽이려고 달려들 거야……”“천억이면 그리 많은 것도 아니야.”공해원은 '당신 이러면 참 곤란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일에 관여한 사람은 왕가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다. 그는 다른 자료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 말을 했을 때 하현의 눈빛이 차갑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공해원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이 이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심지어 다른 증거자료도 가지고 있다면 분명 당시 의도치 않게 우연히 이런걸 찍은 건 아닌 것 같은데?”“당시 당신이 이런 것들을 찍을 수 있었던 건 당신이 사람을 구할 수도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하고, 그게 아니라면 사실 당신도 그 일에 관여했다는 걸 의미하는데……”이 말을 한 후 하현은 벌써 한 발짝 앞으로 나갔고 몸에는 살의가 번지고 있었다. “우두둑 우두둑______”이때 공해원 뒤에 있던 두 경호원이 동시에 걸어 나왔는데 그들의 살기 역시 똑같이 매서웠다. 분명 공해원이 명령을 하면 그들은 하현을 없앨 기세였다. 공해원은 담담하게 물담배를 한 모금 빨면서 말했다.“당신은 그 사람의 대변인이고, 당신 배후에 있는 귀인은 말할 수 없이 귀하신 분이라 나는 당신에게 미움을 사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하지만, 만약 당신이 함부로 군다면 나 역시 개의치 않고 당신을 하늘로 보내고 당신 배후에 있는 사람과 얘기 할겁니다!”“그 사람이 비록 강하긴 하지만, 필경 남원을 떠난 지 여러 해가 되지 않았나? 그렇지?”분명 공해원은 자신만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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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은 곧 큰 TV로 재생이 되었다. 강변 주변의 내팽개쳐진 공사장 현장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 중에 한 놈이 바로 왕씨 가문 사람이었고, 왕정민은 그 현장에 없었다.거기다 젊은 남녀들도 있었다. 하현은 몇 사람을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조금도 알아보지를 못했다. 하지만 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여러 사람들 중 한 여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구경선.일류 가문이자 구씨 가문의 방계였고, 박재민의 여자친구이기도 했다. 박재민은 강가에 서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강대교 위에 몇 줄기의 그림자가 이쪽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도대체 누구인지 확실히 보이지가 않았다. 그 다음……왕씨 가문 사람은 박재민 앞으로 가서 돈다발을 던지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박재민, 어서 말을 하고 돈 가지고 멀리 꺼져버려. 아니면 여기서 죽든지. 그 천한 목숨을 버리든, 네가 선택해……”“너희들…… 내가 여기 있는 지 어떻게 알았어?”박재민은 비할 수 없이 못마땅한 얼굴로 물었다. “내가 이 사람들을 데리고 온 거야. 재민아. 네가 어떻게 왕씨 가문과 싸울 수 있겠어? 게다가 왕씨 가문이 우리와 얘기를 하려고 하잖아. 우리에게 혜택을 주겠다고 하는 건 분명 이미 우리의 체면 세워준 건데, 네가 이 사람들의 체면을 깎으면 안되지. 어서 대답해!”구경선은 노파심에서 거듭 충고를 하며 권유했다. “그래 재민아, 네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도 좀 생각해 줄래?”“우리는 오랫동안 너랑 함께 지냈는데 만약에 우리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네가 참을 수 있겠어?”“왕 세자는 우리를 상위층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했고, 그 대가로 그 폐물이 준비한 모든 걸 그냥 말해주기만 하면 될 뿐이야. 이 얼마나 수지가 맞는 장사냐!”분명 이때 박재민은 약간의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그의 여자친구, 그가 가장 신뢰했던 여자친구가 지금 그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라고, 하현을 팔아 넘기라고 권하고 있었다. “너희들!” 박재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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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바탕 자신의 부하에게 화풀이를 한 황택호의 시선이 이 사건의 장본인인 이홍파에게 떨어졌다.이홍파는 이 상황이 못마땅한지 흐린 낯빛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하현이 데릴사위라고 말하지 않았던가?그런데 어떻게 데릴사위 주변에 이렇게 대단한 거물들이 몰려들어 두 팔 걷어붙이고 도와주고 있는가?이건 정상이 아니다!“두 분, 머리가 좀 어지럽고 등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며 온몸에선 약간 오한도 느껴지시죠?”이때 하현은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고 눈동자에는 냉소가 가득 차 있었다.지금껏 있었던 일은 하현에게 있어 재미난 연극 한 편이나 마찬가지였다.“이제야 두려움을 알았다니 너무 늦은 거 아닌가요?”차갑게 비꼬는 하현의 말에 이홍파는 참을 수가 없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였다.그는 탁자를 세게 내리치며 하현을 향한 분노를 표출했다.“개자식! 너 지금 뭐라고 했어?”“부자 몇 명 안다고 지금 유세 떠는 거야? 무사히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아?”“잘 들어!”“당신은 불법으로 풍수 관상을 봐주다가 이제 우리 손에 넘어왔어. 천왕 노자가 와도 당신을 구해 줄 수 없을 거야!”“내가 말하는 거 똑똑히 기억해!”“지금 당장 자신의 죄를 자백하는 게 좋을 거야! 나중에 후회해 봐야 아무 소용없어!”이홍파는 자신의 뒤에 있는 그분이 금정에서는 안 될 것이 없는 무적의 존재라는 것을 확신했다.하현의 주변에 있는 부자들이 얼핏 무서워 보이지만 자신의 뒤에 있는 그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가장 중요한 것은 하현을 몰아붙이는 조직들과 그가 이미 한배를 탔다는 것이다.그래서 이제 와 기세를 꺾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하현은 그저 담담하게 웃었다.“내가 불법으로 풍수 관상을 봤는지, 내 증명서들이 가짜인지 아닌지, 당신들 보고도 전혀 아무 생각이 없는 거야?”이홍파와 황택호는 이 말을 듣고 서로의 눈을 마주 보다가 갑자기 불안한 기색이 눈동자를 스쳐 지나갔다.순간 하현의 증명서가 완벽했다는 사실

  • 재벌 사위면 될까?   4294장

    ”개자식! 이게 무슨 태도야?!”“어?!”하현의 모습을 보고 이홍파는 분노가 치밀었다.“내가 당신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홍파가 손을 쓰려고 했을 때 취조실 바깥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빠르게 노크를 했고 곧이어 잔뜩 긴장한 얼굴의 형사가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황택호는 침착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이홍파의 행동을 제지하며 옆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자식의 동료들이 입을 열었어?”부하 형사가 빠르게 말했다.“반장님, 이놈의 공범들의 신원을 모두 다 파악했습니다!”“잘 됐군. 요즘 놈들은 관뚜껑을 보기 전까진 정신을 못 차리거든...”황택호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일부로 하현을 힐끔 쳐다보며 보이지 않는 압박을 주었다.그러나 하현은 그의 눈빛에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고 그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눈동자에는 미동이 없었다.“말해 봐! 그 패거리들이 어떤 신분이야? 하 씨 이놈이 잘 이해하도록 보고해 봐!”“반장님, 그게...”부하 형사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뒤치다꺼리를 해 주는 사람은 바로 신사 상인 연합회 수장이라고 합니다. 수하에 몇십 명의 건달들을 거느리고 있고요...”황택호는 부하의 말을 듣고 희미하게 눈을 흘기며 냉랭하게 말했다.“신사 상인 연합회? 그 사람들이 이런 막노동을 할 줄은 몰랐군. 보아하니 엄도훈도 요즘 할 일이 없는 모양이야...”비록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황택호는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신사 상인 연합회가 꽤나 힘이 있는 집단이었지만 그가 관리하고 상대하는 조직이었다.엄도훈같이 똑똑한 사람이 이런 조무래기들 때문에 자신을 귀찮게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그러자 황택호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래, 조사한 걸 계속 말해 봐. 무슨 죄가 있는지, 하현과는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그건 아직 알아내지 못했습니다...”“쓸모없는 것들!”황택호의 입에서 험한 말이 튀어나왔다.“다른 놈들의 신분은?”“놈들?”이

  • 재벌 사위면 될까?   4293장

    하현 일행은 모두 공무 차량에 탑승했다.심지어 핸드폰도 모두 압수되어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되었다.“웅! 웅! 웅!”차가 중간쯤 도착했을 때 하현의 핸드폰이 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고 그 위에는 낯선 전화번호가 표시되었다.황택호는 불안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전화기 맞은편에서 정중하고 예의 바른 목소리가 들려왔다.“안녕하세요. 저기 하 대사님 맞으시죠? 저는 일전에...”황택호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하 대사는 무슨 하 대사! 하현은 무면허로 관상을 보고 불법적으로 영업을 해서 우리한테 잡혔어!”“내가 좋은 마음으로 충고하는데, 앞으로 이 사기꾼 찾지 마!”“곧 감옥에 처박힐 테니까!”상대는 잠시 조용히 듣고 있다가 한기를 가득 품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주광록인데, 당신은 누구야?”“내가 누구건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야?”상대방의 말투에 황택호는 화가 났다.“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아니면 당신도 같이 잡아넣을 거야! 알았어?”“알았냐고?!”말을 마친 후 황택호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뚝 끊었다....공무 차량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금정 경찰서 제6지서에 도착했다.취조실 안은 에어컨이 강하게 켜져 있어 방 전체가 싸늘했다.하현 앞에는 싸구려 커피 한 잔이 놓여 있었다.커피라고 하기엔 너무나 구역질 나는 냄새가 풍겼다.그의 맞은편에는 황택호와 이홍파 두 사람이 다리를 꼰 채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노려보며 건방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이름!”“성별!”“직업!”“돈이 어디서 나서 이 풍수관을 산 거야?!”“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을 속였어?”“죄 없는 많은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죽였냔 말이야?!”“어서 말해!”두 사람은 강한 카리스마를 풍기며 칼날 같은 말투로 하현을 몰아붙였다.분명 그들은 심문 경험이 매우 풍부한 것 같았다.지금 그들이 해야 할 일은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여 하현을 단죄하고 다시는 나오지 못하게 하

  • 재벌 사위면 될까?   4292장

    하현에게 서류로 얼굴을 두드려 맞은 듯한 이홍파는 얼굴이 화끈거렸다.화를 내고 싶어도 더 이상 핑곗거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이때 나박하는 이러다 둘 사이에 충돌이라도 일어날까 봐 서둘러 억지웃음을 지으며 앞으로 나와 화해를 시도했다.“이 팀장님! 오해예요! 오늘 오해하셔서 이렇게 헛걸음을 하셨네요!”“하지만 어쨌든 우리가 이렇게 만났는데 헛걸음만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제가 점심 식사라도 대접하겠습니다. 오해로 시작되었지만 모두 좋게 끝나야지요!”“오해? 뭐가 오해야? 내가 당신을 오해한 모양이군!”이홍파는 나박하를 발로 걷어차며 악랄하게 입을 열었다.“당신 함부로 입 놀리지 마! 우리한테 밥을 사네 마네 이런 식으로 뇌물을 주려고 시도한다면 공무집행 방해로 당장 고발할 거야!”“감옥에 당장 처넣을 거라고!”잘못도 없는 사람한테 없는 죄를 뒤집어 씌우려다 실패로 돌아가자 엄한 사람한테 적반하장격으로 화풀이를 하는 이홍파를 보고 나박하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나박하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을 때 하현이 급히 손짓을 하며 그를 말렸다.그러고 나서 하현은 웃으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자, 두 분. 우리 집복당이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아셨죠? 난 자격증을 가지고 정정당당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모든 조사가 끝났고 이번에는 당신들이 해명할 차례입니다.”“어서 설명해 보시죠!”이홍파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지만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아무 말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지금까지 함부로 횡포를 부리던 그의 성정으로 봤을 때 어떻게 평범한 시민한테 고개를 숙이며 순순히 해명을 할 수가 있겠는가?그건 너무나 창피스러운 일이었다!이때 한쪽에 서 있던 황택호가 갑자기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이런 조그만 풍수관이 모든 증명서를 다 갖추고 있다고?”“흥! 난 믿지 않아!”“설마 가짜 증명서를 만든 건 아니겠지?”“어디 한번 보자고!”말을 마치자마자 황택호는 이홍파

  • 재벌 사위면 될까?   4291장

    ”불법적인 일?”주위를 둘러싸고 구경하고 있던 손님들은 모두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형사님, 뭔가 잘못 알고 오신 거 아니에요?”“맞아요. 이곳 집복당은 오랫동안 운영되어 오던 풍수관이에요. 이웃 중 많은 사람들이 이곳 단골이고요!”“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들이 결코 함부로 부당한 요금을 받지 않았다는 거예요!”“그런데 불법적인 일이라니요? 수상한 일이라니요?”“맞아요. 집복당은 왕조 시대 때부터 있었는데 어떻게 절차상 미비한 점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설마 두 분 머리를 다치신 건 아닙니까? 컨디션이 좀 안 좋으신 건 아닌지요?”이웃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고 이홍파와 황택호는 이 모습을 보고 흰자위를 가득 드러내며 버럭 했다.“우리는 관청을 대신해서 법을 집행하고 있어요. 아직도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겁니까?”“이 집복당은 사이비 집단입니다!”“그걸 왜 모르는 거예요?”이홍파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져서는 주위를 향해 소리쳤다.“어서 물러들 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도 다 잡아서 조사할 겁니다!”“잘못이 있든 어떻든, 그것은 당신들이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풍수관이란 곳은 원래 민간이 하는 작은 소일거리 장사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곳을 믿고 있어요!”“왜냐하면 우린 여기서 많은 일들을 해결했거든요. 우리 딸이 결혼했을 때도 여기서 날을 잡아 결혼했어요. 그래서 지금 아주 화목하게 잘 삽니다!”“특히 하 대사는 우리들의 구세주입니다!”“경찰서와 주택건설부 사람들이 쓸데없이 여기 와서 조사할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폐유 처리 업체나 두부 공장 공정이나 조사하세요! 괜히 우리 하 대사 귀찮게 하지 말고요!”“점점 더 많은 손님들과 이웃들이 몰려들었다.합동 단속반이 집복당 간판을 철거하고 집복당을 봉쇄한다고 하니 다들 분노에 가득 차 있었다.합동 단속반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적잖이 당황스러웠다.“닥쳐! 모두 닥쳐요!”황택호는 일순 안색이 험상궂게 변했고 손을 세차게 흔들

  • 재벌 사위면 될까?   4290장

    하현 일행이 집복당으로 돌아왔을 때 문 앞에는 이미 십여 대의 관용차가 서 있었다.이 차들은 경찰서 소속인 것도 있었고 주택건설부 소속인 것도 있었고 동사무소 소속인 것도 있었다.말하자면 정부 차원의 합동 집행부가 다 모인 것이다.수십 명의 제복을 입은 남녀들이 집복당을 둘러싸고 저마다 삿대질을 하며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였다.채굴기를 몰고 와서 위세를 부리는 사람도 있었다.맨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은 대머리 남자였고 한 사람은 키가 좀 크고 다른 한 사람은 좀 뚱뚱했다.키가 큰 사람은 주택건설부 유니폼을 입고 있었으며 가슴에 새겨진 명패에는 이홍파라는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뚱뚱한 사람은 경찰서의 황택호 형사였다.두 사람은 관청 동기로 알려져 있으며 항상 함께 출동해 각종 불법 건축물과 불법 매장을 소탕했다.오늘 그들의 목표는 바로 집복당이었다.고명원은 앞에 나서진 않았지만 부하들을 시켜 집복당 문을 막도록 하여 이홍파와 황택호 두 사람이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다.합동 단속반은 기세가 등등해서 뭐라도 하나 걸리기만 한다면 내부 인테리어 전부를 깡그리 부술 태세였다.이렇게 되면 일이 더 커진다.고명원은 연합 단속반에게 미움을 사는 것은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오직 하현의 집복당이 잘못되어 뭐라고 설명할 말이 없게 될까 그것이 두려웠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는 왕인걸도 와 있었다.그는 집복당에 와서 아첨이라도 좀 해 볼까 했는데 마침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하현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왕인걸과 고명원이 뭐라고 설명하려고 했지만 하현은 얼른 손을 흔들며 그들을 제지했다.하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나박하가 합동 단속반에서 나온 두 사람의 손을 잡고 인사를 건넸다.“아이고, 이거 이홍파 팀장님과 황택호 형사님 아닙니까?”“무슨 바람이 불어서 두 분이 함께 우리 집복당엘 다 오셨습니까?”“이 누추한 곳에 두 분이 자리를 빛내주시니 영광입니다.”말을 하면서 나박하

  • 재벌 사위면 될까?   4289장

    ”전부?”이 말을 듣고 강우금의 얼굴에는 비아냥거리는 기색이 역력했다.“여자한테 빌붙어 살면서 꼴에 자기가 재벌 2세인 줄 아나?”“정말 요즘 사람들은 자기 분수를 너무 몰라!”“전부는 고사하고 그의 전 재산을 다 부어도 소남가인 옷 한 벌 못 살 거야. 아니, 양말 한 켤레라도 산다면 내가 손에 장을 지지겠어!”금정의 스타트업 사장이나 재벌 2세들도 소남가인 브랜드의 옷을 함부로 사지 못한다.그런데 한낱 한량에 불가한 하현이 돈이 어디 있어서 저런 비싼 옷을 산단 말인가?매장의 직원들과 손님들이 좋은 구경거리를 보려고 시선을 집중했다.소남가인 직원들은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살짝 망설였지만 결국 황보정에게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었다.곧 황보정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옷을 모두 골랐다.수십 개의 옷 가방들이 순식간에 매장에 늘어섰다.이게 다 얼마인가?몇십억은 되어 보였다!“삑!”하현은 별일 아닌 듯 단번에 카드를 긁었다.그러자 승인되었다는 소리가 나면서 영수증이 좌르륵 쏟아져 나왔다.“어머?!”순간 소남가인 매장 안팎에선 수군거리는 소리로 소란스러워졌다.주변에 있던 직원들과 손님들은 하현을 쳐다보면서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황보정에게는 질투와 부러움의 시선들이 쏟아졌다.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하현이 저 많은 옷을 한 번에 결제하다니!그야말로 거부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 이럴 수 없어! 절대로!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강우금과 그녀의 매장 직원들은 모두 넋이 나간 듯 멍해졌다.뒤늦은 후회가 쓰나미처럼 밀려와 그녀들을 단번에 쓰러뜨렸다.그들은 도저히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방금까지 그들은 입만 열면 하현을 비난하는 말을 퍼부었다.노점상에나 가서 옷을 사라고 쫓아냈다.그런데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눈 깜짝할 사이에 그녀들의 얼굴이 화끈화끈거렸다.역시 가장 난처해하는 사람은 강우금이었다.그녀는 도저히 믿기지

  • 재벌 사위면 될까?   4288장

    강우금의 말을 들은 손님들은 하나같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옷도 안 사고 민폐만 끼치다니!덜떨어진 저런 사람이 이런 가게를 드나들 수는 없다!정말 재수없어!황보정은 슬쩍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강우금, 당신 같은 점장이 어디 있어요?”“정말로 이런 식으로 사람을 대우할 거예요?”“우리가 정말로 못 살 거라고 생각해요?”“이런 식으로?”강우금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황보정,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에요?”“내가 일부러 이러는 거예요? 당신이 그럴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해요?”“난 금정 쇼핑몰 판매율 10위 안에 드는 사람이에요! 연봉이 일억이 넘는다고요!”“흥! 그런데 당신은 뭐죠? 하얗게 세탁한 싸구려 티셔츠 한 장 입고 와서 무슨 부자 행세를 하고 그래요?”“그리고 정말로 옷을 사고 싶으면 다른 데 가서 사세요! 여긴 당신이 살 수 있는 옷이 없어요!”말을 하면서 강우금은 바깥을 가리키며 냉소를 흘렸다.“1킬로미터 정도 나가면 많은 노점상들이 있을 거예요!”“거기 가면 한 벌에 몇 천 원짜리가 널렸을 거라고요!”“그래도 당신이 우리 가게에서 옷을 사고 싶다면 내가 특별히 기회를 주겠어요. 당신이 그래도 집복당 아가씨니만큼 이월된 재고 상품들 중 쓸 만한 것을 권해 줄 수는 있어요.”“하지만 문제는 살 수 있느냐 하는 거예요. 아무리 이월 상품이라고 해도 값이란 게 있는 건데 당신이 살 수 있겠어요?”하현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한 걸음 앞으로 나가 손을 뿌리치며 물건을 카운터에 올렸다.그리고 나서 황보정의 손을 잡고 말했다.“다른 데 가서 사자고!”황보정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바로 하현을 따라 가게를 나섰다.강우금은 이 광경을 보고 냉소적인 목소리로 직원들을 불렀다.“그들이 만진 물건들과 지나간 자리 얼른 소독하고 방향제 뿌려!”“저런 싸구려 인간들이 우리 가게를 더렵히게 놔두면 안 되지!”“뭐라고?”“다른 가게에 가서 산다고? 흥! 아무리 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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