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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장

같은 시각.

대모산 뒷편, 백운별원 한 가운데.

하민석은 의자에 앉아 지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의 앞에 멀지 않은 곳에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서있는 그림자 하나가 있었다.

만약 하현의 동창생이었다면 이 사람이 최서국이라는 것을 알아봤을 것이다.

하현 앞에서 상갓집 개 한 마리 같았던 최서국은 지금 안색이 훨씬 차분해졌다.

“모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3번 말해봐……”

하민석은 마침내 눈을 뜨고 어떤 생각에 잠긴 듯 입을 열었다.

최서국은 방금 이미 이 상황을 3번이나 말했지만 지금 그는 감히 거절하지 못하고 기억을 더듬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3번을 말했다.

하민석은 줄곧 조용히 듣고 있다가 한참 후에야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네가 보기에 내 큰형이 3년 전에 비해 지금 어떤 거 같아?”

최서국은 한참 동안 숙고한 끝에 조심스럽게 말했다.

“3년 전, 하…… 그 사람은 지나치게 뽐내며 자신을 과시했다면, 지금은 예전의 기세는 이미 없어진 것 같아 보였어요……”

“어? 어떻게 그렇게 생각해?”

하민석은 더욱 흥분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 사람은 더 침착해졌고 더 위험해진 것 같아 보였어요……”

최서국은 머뭇거리다가 잠시 후에야 이를 갈며 말했다.

“3년 전의 수단으로는 어쩌면 그를 상대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럼 우리가 준비한 그 선물을 그에게 보내줘.”

하민석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최서국은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긴 복도에서 빠져 나와서야 그는 몸을 똑바로 세우고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그 사람이든 하민석이든 최서국의 눈에는 모두 넘을 수 없는 산봉우리였다.

용과 뱀이 교전하면 진짜 용이 누군지 가릴 수 있다.

하지만 최서국은 어느 편에 설 자격도 없었다.

3년 전 그는 하민석을 선택했다. 3년 후 그는 계속 하민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

스마트 밸리.

하현은 아직도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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