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491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여자는 천성이 쇼핑광이라고들 한다.

이 밤, 설은아는 이 옷들 속에 빠져있었다. 심지어 잠도 드레스 룸에서 잤다.

하현은 발등에 돌이 찍힌 느낌이었다. 하지만 쓴웃음을 짓고 있을 수 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설은아의 관심을 이렇게 돌렸다.

다음날 잠에서 깨어난 그녀는 하현이 어떻게 이런 일들을 할 수 있었는지 묻는 것을 잊어 버렸다.

왜냐하면 그녀는 방금 핸드폰 충전을 마쳤고, 벨소리가 다급하게 울렸기 때문이다.

설은아는 아직 어리둥절했고 하현이 전화를 받으며 한마디 욕을 했다.

“이렇게 아침 일찍 누가 전화를 합니까? 지금이 몇 신지 보지도 않은 거에요?”

전화가 연결되자 상대방은 놀라며 또 기뻐했다.

하현과 은아는 밤새 옷을 입어봤다.

설민혁과 두 사람은 모두 어디 가지도 않고 설은아의 집 아래층에 쳐 박혀서 밤새 전화를 했었다.

지금 전화가 연결되자 세 사람은 뛸 듯이 기뻤다.

설동수는 설민혁이 화를 낼 까봐 황급히 핸드폰을 뺏어갔다.

“하현아. 나 네 큰 아버지 설동수야!”

“어? 그러세요!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 안 주무세요? 정신이 어디 이상해진 거 아니에요!?”

하현이 이렇게 입을 열자 전화 맞은편에 있던 설동수는 거의 화가 폭발할거 같았다.

하지만 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차분한 마음으로 말했다.

“하현아, 은아는? 바꿔줄 수 있어? 내가 급하게 말할 게 있거든!”

하현은 아직 잠이 덜 깬 은아를 한 번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아내가 아직 자고 있어서 전화 받기가 어려우니 무슨 일인지 저한테 말해보세요.”

설동수는 어쩔 수 없이 웃으며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하현아, 전에 너희 집 식구들을 제명하고, 설은아를 해고 시킨 건 실수였어!”

“어르신께서 방금 은아한테 재무부장을 새롭게 맡기기로 결정 하셨어!”

“정말 좋은 소식이지? 은아한테 빨리 일어나 보라고 해. 별장으로 건너오라고. 어르신이 직접 결정하신 일이야.”

지금 이 일은 분명 축하할 일이었다.

필경 설동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492장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일하는 거 안 좋아해요. 저는 제 아내가 저를 돌봐주는 걸 좋아해요.”하현의 말투는 담담했고, 맞은편에 있던 설동수와 두 사람은 화가 나서 거의 흰자위가 뒤집힐 뻔했다.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는 들어봤지만, 정말로 여자한테 빌붙어 살면서도 이렇게 당당한 남자는 처음 봤다. “좋아, 그럼 도대체 너희들이 원하는 조건이 뭐야?”설동수는 계속 성질을 참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말투가 안 좋아서 하현이 또 전화를 끊을까봐 무서웠다. “조건은 아주 간단해요. 누군가 그녀를 해고 했으니, 그 누군가가 직접 그녀를 구하러 오면 돼요!”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좋아. 내가 그녀를 해고 했으니 내가 직접 부탁할게!”설동수가 서둘러 말했다.하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큰 아버지, 정말 저를 바보로 아세요?”설씨 집안에서 그런 권력이 있었다면 지금 저에게 전화를 하셨겠어요?”“설씨 어르신께 청하라고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저희는 안 돌아갑니다.”“뚜뚜뚜……”하현의 태도는 비할 데 없이 완강했다. 설동수는 시간을 보았고 이미 아침 8시가 넘었다. 그는 지체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급히 집으로 돌아와 보고 할 수밖에 없었다. 설씨 어르신 역시 밤을 꼬박 샜다. 지금 설동수의 보고를 듣고 숨을 헐떡거리다 거의 기절할 뻔 했다. “뭐? 그 데릴사위가 정말 그렇게 말했다고?”“우리에게 순식간에 쓸려갈 수 있는 놈이 감히 이런 조건을 내 놨다고!”“죽으려고 작정을 했구나!?”이때 설씨 어르신은 일종의 치욕스러움을 느꼈다.그의 손이 끊임없이 떨리고 있었는데 한쪽은 그의 자존심이었고, 한쪽은 그의 가업이었다. 도대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이미 그의 마음속에 답이 있었다. ……같은 시각, 그랜드 하얏트의 드레스 룸. 쉬고 있던 은아는 이미 깨어났다. 이때 그녀는 조금 이상한 듯 하현을 쳐다봤다. 남원에 온 후로 하현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했다. 게다

  • 재벌 사위면 될까?   493장

    설은아는 일찌감치 설씨 집안의 이중잣대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과거 서울에 있었을 때 설씨 어르신이 직접 물러서는 일은 극히 드물었고 그는 높은 신분과 권위를 유지했다.그런데 이번에 뜻밖에도 자신이 직접 나서다니? 상상을 초월했다. “그의 이익이 걸려 있으니 그가 안 올 수가 있겠어?”하현은 웃었다. 설은아는 신기한 듯 하현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한 뒤 입을 열었다. “하현, 솔직히 말해봐.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아무것도 안 했어. 맞춰봐.”하현이 말했다. “그날 하 세자의 환영 만찬에서 이슬기 비서가 너한테 오지 않았어?”“그녀가 너한테 가서 천일 그룹 출범식 때 왕림해달라고 초대했었잖아.”“네가 설씨 집안을 대표하지 않으면 설씨 집안을 대표해서 갈 사람이 누가 있겠어?”“천일 그룹도 하 세자가 세운 건데 그렇게 말할 수 있지 않겠어? “그러니까 내가 추측하기로 설씨 어르신은 요즘 분명 천일 그룹의 비위를 거슬리게 하고 있는 거 같아. 그래서 너한테 부탁하러 오지 않을 수가 없는 거지.” 하현의 분석이 그럴 듯 하게 들리자 설은아도 빙그레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모르는 사람이 네가 설명하는 걸 들으면 네가 하 세자인 줄 알겠다!”하현은 으쓱해 하며 말했다.“내가 말했잖아. 내가 하 세자라고. 근데 문제는 네가 믿지 않는다는 거야!”하현은 진지하게 진실을 말했다. 하지만 설은아는 ‘피식’웃어 넘겼다.“그래, 우리 둘만 있을 때는 말해도 괜찮아. 밖에서는 절대 이런 농담하지마!” “만약 이 말이 하 세자의 귀에 들어가면 곤란해져.”하현은 웃으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는 사실을 말해도 믿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한 30분쯤 지나자 서울 번호판을 단 차 한대가 그랜드 하얏트 입구에 멈춰 섰다. 설씨 어르신도 뒷좌석에서 내리자마자 눈살을 찌푸리며 눈앞에 있는 호화로운 쇼핑몰을 보았다. 하현은 창가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좋아, 설

  • 재벌 사위면 될까?   494장

    아침 10시가 되기 몇 분전에 하현과 은아 두 사람은 천일그룹이 있는 곳까지 왔다. 안내 데스크 아가씨가 매우 친절하게 어제 설민혁이 왔던 사무실로 데려다 주었다. 사무실의 담당자는 설은아를 보자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공손한 얼굴로 다가와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이 분이 설은아 아가씨죠? 앉으세요. 여기까지 왕림해 주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커피가 좋으세요? 차가 좋으세요?”설은아는 좀 어리벙벙해졌다. 눈앞에 이 사람은 양복에 가죽신을 신고 머리를 단정하게 빗었다. 손목에는 롤렉스의 커다란 금시계를 차고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고위급 인물인 것 같았다. 방금 차에 탔을 때 설씨 어르신은 이 고위급 임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호랑이라고 하면서 설은아에게 거듭 조심하라고 당부를 했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상대방이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어 그녀는 어쩔 줄을 몰라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몰랐다. 뒤에 있던 하현은 대범하게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나는 물 한잔 줘요. 내 아내한테는 기운 좀 차리게 커피 좀 갖다 주고요.”“자, 두 분 앉으세요. 준비하겠습니다.”이 담당자는 더할 나위 없이 공손했다. 직접 두 사람을 모시고 가서 자리를 안내하고는 커피를 타러 갔다. 물을 따라서 두 사람 앞으로 가져왔다. 이런 태도는 어제의 태도와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였다. 만약 설민혁이 여기 있었다면 사람을 잘못 봤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 이 담당자는 공손한 얼굴로 앉아서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 앉을 때도 의자에 엉덩이만 살짝 걸터앉아 허리를 꼿꼿이 펴고 얼굴의 웃음은 금세 굳어졌다. 지금 그는 심지어 하현의 눈을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고 하현의 다리만 쳐다볼 뿐이었다. 이 분이 바로 전설의 그 분이다!설은아는 멍해 있다가 잠시 후에야 일어서서 살짝 웃음을 띄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설씨 집안의 설은아라고 합니다. 제가 오늘 설씨 집안을 대표해서 설씨 회사의 관련된 일을 논의해 보려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95장

    설은아는 잠시 정신을 잃었다. 우두커니 서있다가 잠시 후 입을 열었다. “부주임님, 그럼 저희 설씨 집안은 파산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할 필요 없습니다. 그룹 쪽에서 당신들에게 추가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하지만 합의서를 작성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어서 3일 이후에 서명을 해야 해요. 번거로우시겠지만 다시 한 번 와주실래요?”이 부주임은 더 할 나위 없이 친절했고 다른 고위층 임원들도 하나같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설은아는 말했다.“여러분들의 배려에 감사 드립니다.”하현 역시 일어선 김에 말했다. “수고했어요.”그 부주임은 온몸을 떨며 인삼차를 마신 것처럼 편안한 얼굴로 말했다. “당연한 일이죠! 천만에요! 다 제가 해야 할 일인걸요!”이 부주임은 지금 거의 무릎을 꿇을 뻔했다. 뜨거운 눈물을 글썽였다. 이 분이 수고했다고 말씀을 하시다니, 이 얼마나 큰 영광인가?……천일그룹을 떠난 뒤, 설은아는 잠시 어떤 반응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이 이렇게 잘 풀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밖에서 기다리던 설씨 어르신과 사람들은 지금 뜨거운 솥 위에 있는 개미처럼 얼마나 긴장을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설은아가 나오는 것을 보자 설씨 어르신이 제일 먼저 앞으로 나가 기침을 하며 말했다.“은아야, 일은 어떻게 됐어?”설은아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문제가 해결됐어요!”“천일그룹 쪽에서 우리 설씨 회사의 실적이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잠시 보류한 상태에요. 파산 절차는 밟지 않겠대요.” “거기다 우리에게 추가적으로 투자도 하고 업무도 주겠다고 했어요.”“다만 3일 뒤에 기본합의서에 서명을 하러 와야 한대요……”설은아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그 부주임은 설씨 회사가 자기가 운영하게 되면 반드시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말은 윗사람에게 해야 하는 말 아닌가?설은아는 여전히 착하고 효성이 지극해서

  • 재벌 사위면 될까?   496장

    설씨 어르신은 설민혁을 매몰차게 바라보다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네가 말한 문제를 내가 설마 모르겠어?”“내가 벌써 다 생각해 봤지!”“근데 너 그거 알아? 이번 일은 설은아의 체면 때문에 해결된 거야!”“만약에 기본 합의서에 사인하러 갈 때, 다른 사람이 나왔다고 상대방이 인정하지 않으면 어떡할래?”“민혁아,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하지만 문제는 이번에 우리는 신중해야 된다는 거야!”“왜냐면 우리 가문의 사활이 걸린 문제니까!”설민혁은 살짝 입을 벌리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말았다. 할아버지 말도 맞다. 이번 일은 너무 커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설은아가 권력을 쥐게 되는 것을 빤히 보고만 있으란 말인가?만약 이렇게 되면 자신은 앞으로 설씨 집안에서 무슨 발언권이 있겠는가?설마 남원에 와서도 설은아 밑에서 빌빌거리고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이 순간 설민혁은 흉악한 얼굴로 고개를 떨구었고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 설씨 어르신은 그를 한 번 쳐다보고 한숨을 내쉬고는 돌아섰다. 설민혁은 이후에 설씨 가문의 기업을 이어받을 사람으로 아주 높이 평가되는 설씨 집안의 후계자였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빠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 일은 설씨 집안의 생사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설씨 어르신은 떠났고 설민혁과 설지연 두 사람만 남았다. 설민혁은 ‘탁’소리를 내며 손에 들고 있던 물컵을 땅바닥에 내던졌다. “이 망할 년! 도대체 그 전설의 하 세자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거야? 설마 내통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설민혁은 이를 갈았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자신이 앞으로 설씨 집안에서 설은아와 어떻게 경쟁을 할 수 있겠는가?설지연은 지금 오히려 가볍게 웃어 넘겼다. 이 웃음소리에 설민혁은 고개를 들고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설지연, 너 왜 웃어? 이게 그렇게 웃겨?”“만약 설은아가 하 세자의 내통녀라면

  • 재벌 사위면 될까?   497장

    남원, 임페리얼 회관.이곳은 남원에서 가장 호화로운 개인 회관 중 하나이다. 평일에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모두 부자들이다. 이런 곳은 각 방면에서 부유한 2세대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아무 생각 없이 하룻밤에 소비하는 돈이 2억이 넘는다. 이런 곳은 부자들이 놀고 먹는 곳이다. 아래 동년배들은 바라보기만 할 뿐 따라갈 수 없는 곳이다. 지금 이 시각, 한 비밀 룸 안.왕태민은 맨 윗자리에 앉아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웃고 있었다.“여러분 오늘은 내가 주인공인데 술도 안 마시고 공주님도 안 부르면 어떡해요? 나 무시 하는 거에요?”그의 맞은편에는 평소에 혈기 왕성한 남원의 재벌 2세들이 적어도 열 몇 명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2세들은 하나같이 의기소침해 있었다. 과거 이 자리에서 그들은 여자들을 이리 저리 끌어 안으며 놀았었다. 하지만 오늘은 하나같이 모두 맑은 물들이었다. 앞에 있는 프랑스 와인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다. 왕태민의 말을 들은 이 사람들은 감히 무시하지 못했고, 그 중에 창백한 얼굴빛을 한 재벌 2세 한 사람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왕 도련님, 놀리지 마세요!”“우리가 어떤 상황인지 모르세요?”“우리 집안 기업들은 전부 이미 천일그룹에 인수합병 됐어요! 거기다 채무불이행으로 지금 파산해서 통합되고 있는 중이에요!”“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어요. 왕 도련님이 모르고 저희를 좋게 받아 주신 거 아닌가요?”이 말을 하면서 이 2세는 씁쓸한 얼굴이었다. 그들이 과거에 얼마나 날뛰었던지 이것저것 다 무시하며 지냈었다. 남원의 최상급 가문인 하씨 집안도 깔보며 다녔으니, 그들 눈에 뭐가 대단해 보였겠는가? 하지만 이제서야 그들은 무엇이 진정한 최상급 가문이고, 무엇을 진정 하늘이라고 부르는지 깨달았다. 하씨 가문은 손을 쓰지 않았다. 전설의 하 세자가 가볍게 말 한마디 했을 뿐이다. 온 남원이 끊임없이 출렁거리고 있다. 얼마나 많은 가

  • 재벌 사위면 될까?   498장

    “이번에 하 세자가 무슨 규정을 어겼는데요?”누군가가 머뭇거리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하 세자와 관련된 일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감히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혼자의 힘으로 20조의 그룹을 만들어낸, 3년 전 하늘 위에 일어선 남자. 그들이 볼 때는 마치 신처럼 보였다. 이 남자 때문에라도 그들은 지금 파산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여기 이 사람들 중 누가 감히 그 사람에게 불만을 조금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는가?그들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었다! 왕태민은 주저하고 있는 2세들을 보면서 속으로 경멸했다. 이 녀석들은 원래 되는대로 살다가 죽기를 기다리면서 대단히 행패를 부렸었다. 하지만 막상 이런 일이 생기니 너무 겁에 질려 있었다. 물론 왕태민은 깔보고 있었지만 그들에게는 드러내지 않으면서 계속 당당하고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얼마 전에 남원에 온 설씨 가문 얘기 들어 보셨죠?”이 말이 나오자 어떤 사람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근데 재산이 4,5천억 원정도 밖에 안 되는 작은 집안이 감히 우리 남원에 오다니 장난하는 건가요?”“이렇게 작은 집안은 남원에서는 반년도 못 가서 뼈도 못 추리고 삼켜질 거 같은데요?”“이 가문의 어떤 사람이 하 세자의 환영 만찬에 갔다가 이 비서의 허락까지 받았어요!”“내가 듣기로는 이 설씨 가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천일 그룹의 손안에 있다 던데요? 그들도 우리랑 똑같이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거 아니에요?”이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고 왕태민은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들이 말하는 것도 틀리진 않아요. 하지만 이 설씨 가문은 파산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듣기로 천일 그룹이 그들을 상당히 인정하고 있어서 추가로 더 투자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계속 그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왕태민은 더할 나위 없이 무미건조하게 말했지만, 여기에 있던 2세들의 귀에는 대낮에 천둥 치는 소리로 들렸다. 어떤 사람이 떨리는 얼굴로 말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499장

    왕태민은 설민혁을 한 번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어찌 너만큼 똑똑하겠어? 남원에 온지 며칠 만에 세력을 이용하는 법을 알다니.”설민혁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감히 그럴리가요. 이 설민혁은 단지 남원의 수심이 깊은 것을 알기 때문에 기댈 산을 찾은 것뿐이에요.”“이번 기회에 왕씨 집안의 고지에 오를 수 있다니 민혁이의 영광입니다!”“오늘부터 왕 도련님께서는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민혁이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왕태민은 웃을 듯 말 듯 했다. “너는 네 집안도 팔아먹는데 내가 너를 무슨 근거로 믿으란 말이야? 그것도 네 혈육을!”설민혁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왕 도련님, 장사꾼이 이윤을 추구하는 건 우리의 본성이잖아요!”“제가 설씨 집안 사람이라 해도 속해있지는 않아요.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게다가, 일단 성공하면 도련님이 원하는 것도 얻을 수 있지 않겠어요? 셋째 삼촌 집의 그 두 자매요. 어느 남자가 원하지 않겠어요?” 왕태민은 소파에 기대어 부정하지 않고 가볍게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확실히 기억하지. 근데 일단 일이 실패하면 나는 이 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거야.”설민혁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지만 반드시 얻어내겠다는 얼굴이었다. “가봐!”……중형 주택단지 안에는 설씨네 임시 별장 외에 분양 주택들이 더 많이 있었다. 남원의 진정한 대가들은 본래 이런 곳에서는 살 가치가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설씨 집안은 남원에 온지 얼마 안됐고 이런 곳에서 사는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았다. 설씨 어르신의 철 왕좌는 오늘 방금 서울에서 옮겨졌다.이때, 그는 이 철 왕좌를 거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려두었다. 여기에 긴 테이블까지 같이 올려두자 앉았을 때 그는 또 서울에 있었을 때와 같이 자태를 뽐냈다. 안타깝게도 설씨 집안이 남원에 들어오는 그 날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은 이미 바뀌었다. 남원의 수심이 너무 깊어서 설씨 집안이 남원에 섞여서 지내려면 아마 적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4470장

    허탈해하는 하현의 표정을 살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하현, 뭘 선물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우리 결혼기념일을 기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하현, 오늘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한 것은 더 이상 우리의 과거 일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였어.”“김탁우와의 사이는 이미 멀어졌어.”“엄마 기분이 좀 나아지면 내가 직접 말씀드릴 거야.”“당신이랑 재혼할 거라고.”“그러니 더 이상 우리 엄마랑 싸우지 마, 알았지?”설은아는 하현을 무척이나 아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게다가 그녀는 간민효를 마주했을 때 하현을 빼앗길까 봐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다른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다만 최희정은 아마 두 사람의 재혼을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이 그리 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희정이라는 여자는 혼자서 모래폭풍도 무찌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박하는 어느새 설 씨 집안에 도착했다.하현이 머뭇거리며 말했다.“먼저 들어가. 난 요즘...”“내려! 여긴 당신 집이야!”설은아는 억지로 하현을 차에서 끌어내렸다.“오늘 밤 여기서 자.”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설은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집안에 들어가니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그득하게 차려져 있었다.최희정과 설재석 외에 그들의 양아들 이영산과 며느리 장리나도 함께 모여 있었다.네 사람이 82년산 라피트를 마시며 얼굴이 볼그레한 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십여 개의 선물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그중 몇 개의 상자에는 김 씨 가문 로고가 박혀 있었다.김탁우가 방문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하현이 나타나자 최희정의 낯빛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자네, 여긴 어쩐 일이야?”“와서 밥 먹어.”로열 회관의 일로 설재석은 여전히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9장

    ”하 대사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아마 지금쯤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당신한테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 우리 왕 씨 가문의 돈 일억을 갚지 않으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할 거야!”“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하라고!”“그럼 그만 꺼져!”왕부인이 다시 손을 휘둘러 우소희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망했다!완전히 망했다!우소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가리며 끊임없이 통곡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설은아는 하현의 차에 앉아 의문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도대체 우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어떻게 하다가 왕 씨 가문에 일억을 빚진 거냐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왕 씨 가문 딸 왕자혜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는데 마침 내가 그녀를 구해 주게 되었어...”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 당신이 어떻게 사람을 구해? 당신이 의술을 알아?”하현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모르지. 난 단지 차에서 그녀를 빼내서 폭발하기 직전의 차에서 구해 준 것뿐이야...”“그때 마침 우소희가 구급차 간호사로 왔는데 내가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둔갑시켜 공을 가로챘지.”“그래서 왕 씨 가문에선 고마움의 뜻으로 그녀에게 일억을 준 거야.”“나중에 왕문빈의 부인이 진실을 알게 되었고 우소희의 잘못이 드러났지.”“하지만 부인은 우선은 딸의 부상이 더 염려되어서 잠시 우소희 일은 따지지 않았던 거야. 그런데 뜻밖에도 우소희가 그 돈을 먹고 튈 줄은 몰랐지.”“게다가 그 돈으로 사기를 쳐 돈 많은 거물을 낚은 거야...”하현은 기가 차다는 듯한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렇게 된 거구나.”설은아는 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우다금 모녀가 휘룡만 집을 산다며 뛰어다니더라니.”“우소희가 아주 눈먼 거물을 잘 속인 거였군!”하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만 안타깝게도 운이 조금 모자랐던 거야. 여기서 부인을 만났으니.”“집도 날아가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8장

    ”저는 왕 사장님이 주신 휘룡만 1호를 보러 왔습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휘룡만의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습니다. 매니저가 다짜고짜 절 도둑놈으로 몰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왕 사장님이 저한테 뭐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의 말을 듣고 왕문빈의 부인은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그녀는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휘둘러 남자 매니저의 얼굴을 때렸다.“퍽!”“개자식! 눈이 멀었군!”“하 대사님은 우리 왕 씨 가문 귀빈이야!”“그런데 도둑이라니?!”“네가 뭔데 함부로 그딴 소리를 해?!”“경찰에 신고를 한다고?”“감옥에 가둔다고?”“죽고 싶은 거야?”“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옳고 그름도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사람을 얕보는 당신 같은 직원은 필요없어!”왕문빈의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하현이 누구인가?왕자혜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다.주 씨 가문 귀빈이자 풍수의 대가, 무도의 고수였고 심지어 자신도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감히 매니저 따위가 하현을 건드려?살기가 싫은 건가?왕문빈의 부인은 가까스로 하현의 용서를 얻은 상태였다.하현이 자칫 기분이 언짢기라도 한다면 왕문빈이 자신을 내칠 수도 있었다.남자 매니저는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모님, 어떻게 저한테...”“촥!”왕문빈의 부인은 또 한 번 세차게 그의 얼굴을 때렸다.“꺼지라고!”“못 들었어?”“내가 다시 한 번 말해야 알겠어?”“내가 직접 널 끌어내야 속이 시원하겠어?!”남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반박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혹시라도 반박했다간 어떤 지경이 될지 그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왕문빈의 부인이 어떤 스타일인지 익히 잘 알고 있었다.순간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하물며 하현이 정

  • 재벌 사위면 될까?   4467장

    ”그가 훔쳤든 아니든,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는 훔친 겁니다!”“왕 사장님 머리가 어떻게 되셨더라도 절대 휘룡만 1호를 파실 분이 아닙니다!”“두 분이 솔직히 인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용서할 기회를 드리죠!”“그렇지 않으면 정말 경호원을 불러 경찰서로 데리고 가라고 할 거예요!”남자 매니저는 색기가 가득 흐르는 눈빛으로 설은아를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음흉한 속내를 슬쩍 비쳤다.설은아는 기겁하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그러자 남자 매니저는 더욱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여사님, 제가 여사님 얼굴을 봐서 특별히 두 분께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안 그러면 두 분도 같이 경찰서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할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요.”“공범으로 몰려 죄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남자 매니저가 이렇게 말하자 우소희는 순간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설은아, 우리 모두 피차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잖아?”“체면 때문에 일부러 하현한테 이런 뻔뻔한 일을 시킬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설은아는 그녀의 말에 기절할 뻔했다.“뭐라고?”이때 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휘룡만 1호는 내가 산 게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주운 것도 아니에요.”“훔친 건 더더욱 아니고요.”“왜냐하면 왕 사장님이 저한테 주신 거니까요.”이 말을 들은 설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믿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소리예요?”“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냐고요?!”“왕 사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안다고 그래요?”“어떻게 천억짜리 집을 당신한테 주냐고요?!”남자 매니저는 하현의 말을 듣고 ‘피식’하고 냉소를 흘리며 얼굴 가득 혐오의 빛을 띠었다.“당신은 정말 날 바보로 아는군요!”예쁘장한 여자 영업사원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나이도 많지 않은데 허풍이나 떨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다.우소희도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466장

    하현은 이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이 집은 내가 산 것이 아닙니다...”“뭐라고요?”하현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남자 매니저가 눈에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이 카드키, 훔친 거죠?”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훔친 거라고?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훔친 카드키를 들이밀며 자신이 이 집을 산 거라고? 돌았나?!방금까지 하현을 우러러보던 사람들의 눈빛은 갑자기 돌변했다.그들은 방금 하현을 그런 눈으로 본 자신들을 탓하며 3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설은아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약간 걱정스러운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 매니저를 바라보았다.“방금 당신이 한 말, 꼭 책임져야 합니다.”“책임이라고요?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제대로 알려드리죠!”남자 매니저는 손가락을 튕겨서 경호원 몇 명을 불렀다.“휘룡만 1호는 우리 휘룡만에서 가장 귀한 물건입니다!”“이 집은 외부에 판매된 적이 없었고 저당 잡힌 것도 없습니다!”“이곳은 왕문빈 사장님의 개인 별장입니다!”“카드키도 분명 왕 사장님 손에 있을 겁니다!”“그런데 그게 어떻게 외부인인 당신 손에 있단 말이죠?!”“설마 오다가 주웠다고는 말하지 마세요!”“오다 주운 게 휘룡만 1호 카드키라니요?!”“어서 말해 봐요! 이 카드키, 왕 사장님한테서 훔친 겁니까?”“솔직히 말하면 관대하게 처리해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해서 당신을 감옥에 처넣어 버리고 말 겁니다!”남자 매니저는 위엄 있는 얼굴로 속사포처럼 하현을 향해 퍼부었다.이로써 그는 자신이 꽤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져 우쭐해졌다.데릴사위를 호통쳤을 뿐만 아니라 설은아 같은 미녀 앞에 꽤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왕문빈이 잃어버린 카드키를 되찾았다는 것이다.엄청난 공로임에 틀림없다!어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5장

    휘룡만 1호?!그 가치가 천억이라고?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방금까지도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의기양양했던 우다금은 설은아가 손에 든 카드키를 보며 온몸이 굳어 버렸다.우소희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한 뒤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우소희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질투로 이글이글 타올랐다.스스로 상류층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오건우조차도 이 순간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천억짜리 선물이라고?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을!자신의 몸값을 다 쳐도 살 수 없는 액수였다!설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이게 휘룡만 1호라고?”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휘룡만 1호.”“당신 주려고 준비했어. 결혼 3주년 기념 선물이야.”하현의 말을 듣고 주변에 있던 많은 분양사 직원과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모두들 귓속말로 서로 속삭이며 하현을 한껏 우러러보았다.다들 돈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저렇게 쉽게 천억을 들여 집을 산 사람은 처음 보았다.이것이 진정한 토호의 모습이 아닌가!하현을 얕잡아 보던 우소희는 순간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설은아,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우린 모르지만 혹시 당신도 잘 모르는 거야?”“저 사람 혼자 힘으로 천억을 덥석 내놓는다고? 허! 그렇담 암퇘지도 나무에 올라갈 수 있겠군!”우다금도 옆에서 이를 갈며 거들었다.“맞아. 하현은 데릴사위야. 한 달 동안 네가 준 용돈으로 빌붙어 사는 사람이잖아?!”“그런데 어떻게 휘룡만 1호를 살 수 있단 말이야? 농담 좀 그만해! 정말 지겨워!”“분명히 인터넷에서 카드키 하나 사 가지고 너한테 준 걸 거야!”“우리 앞에 보여 주려고 말이야!”“설은아, 내가 사람 된 도리로 하나 가르쳐 줄게.”“사람이 아무리 허풍을 떨고 싶어도 체면까지 내팽개치면 안 되지.”우다금은 세상 물정에 해박한 어른인 양 하현을 꾸짖었다.“하현, 내가 꼭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이 이렇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4장

    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오건우를 쳐다보았다.오건우는 왠지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며 통증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잠시 후 그는 이를 악물고 은행 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놓았다.“살게요! 내가 사요!”“전액 현금으로!”“이걸로 하겠습니다!”오건우는 49호를 가리켰다.더 비싼 집은 도저히 그의 능력 밖이었다.특가 주택 정도는 그의 능력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다.그러자 분양 직원은 함박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그럼 수속 도와드리겠습니다.”일사천리로 구매 계약서가 준비되었고 서명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오건우, 당신 정말 대단해! 날 이렇게 사랑하다니!”우소희는 터져 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계약서를 들고 오건우의 얼굴을 감싸안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정말 사람 하나는 잘 골랐어!이렇게 비싼 집을 사 주다니!이게 웬 떡이야!오건우의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사랑이 이렇게 크게 자리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지만 오건우는 이 계약으로 거의 이백억을 탕진하게 되어 유동자금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그는 화류계에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그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하지만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가졌으니 앞으로 인맥은 비길 데 없어 넓어질 것이다.우소희가 왕문빈의 딸을 구해 주었다니 인정상 왕문빈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그것만으로도 우소희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우소희와 결혼하기만 한다면 우소희의 인맥이 곧 자신의 인맥이 된다.그렇게 되면 자신도 당당하게 왕문빈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게 되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일만 남게 된다.그 순간을 상상하니 지금 아무리 불쾌하고 떨떠름해도 오건우는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그의 얼굴 위에 이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우다금 모녀는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원래 그녀는 이십억짜리 집이라도 사면 설 씨 집안에 충분히 체면이 서게 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 재벌 사위면 될까?   4463장

    ”어머! 오건우, 200억이잖아?”우소희는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오건우에게 온몸을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당신 같은 부자한테 200억은 껌이잖아. 나 이 집 갖고 싶어!”우소희는 영리한 여자였다.오건우라는 황금거위를 이용해 거액의 집 한 채를 꿀꺽 삼키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그녀는 지금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겸비한 돈 많은 여자이지 않은가!그녀가 왕문빈 부부에게 체면이 깎인 일은 현재 병원 내부에서만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여전히 여신격의 의사로 알고 있다.겉모습이 꽤나 예쁘장한 우소희는 왕문빈의 일억을 가지고 고급 장소에 출입하며 재벌 2세들의 관심을 끌었다.수많은 추파 속에 오건우를 선택한 우소희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그를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그래야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게 된다.오건우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새파랗게 변했다.그러나 그도 체면을 의식하며 깊은 숨을 들이마신 뒤 가식적인 모습으로 사진을 몇 번 찍어 누군가에게 보냈다.오건우의 입에서 ‘어우,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우소희, 방금 우리 집 풍수지리사에게 특별히 물어봤어.”“그런데 이 집은 보기에는 위치도 좋아 보이고 멀끔해 보이지만 결함이 굉장히 많다고 해.”“바람길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교살과 노살을 막고 있대.”“그러니까 말이야. 이 집은 다른 사람들의 재난을 막아주고 있는 형상이어서 들어가서 살게 되면 병들고 아플지도 모른대.”“우리 대사님 말씀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집 말고 다른 집이 있는지 둘러보자.”“가격대가 다 이렇게 비슷비슷한가요?”오건우는 분양 직원에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 의미는 분명했다.더 저렴한 물건이 없냐는 뜻이었다.직원은 오건우의 눈짓에 웃으며 말했다.“손님, 이미 이 가격도 싼 거예요.”“이 집은 도로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특가를 진행하는 거예요.”“48호 가격은 250억이에요. 그리고 다른 건...”

  • 재벌 사위면 될까?   4462장

    ”됐어! 소희야, 다른 사람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좋지 않은 행동이야!”이때 공작새처럼 차려입은 우다금이 나서서 원만하게 수습하려는 척 단아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단지 체면이 깎일까 봐 한번 해 본 소리일 뿐이야.”“우리야 이런 일이 많으니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지만 저런 사람들이야 남하고 비교될까 봐 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어?”“게다가 우린 지금 상류층 사람이야. 저런 데릴사위랑 실랑이를 할 필요가 뭐 있어?”“격 떨어져!”“그러니까 얼른 집이나 보자고. 빨리 수속 밟아야 하잖아?”“저런 사람과 실랑이를 하다가 좋은 집을 놓치면 우리만 손해지!”우다금은 빈정거리면서 분양 단지를 설명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 흡족한 눈빛으로 대형 분양 단지들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이런 집을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예비 사위 오건우도 이런 큰집에 헛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그저 칠팔십 평짜리 방 세 개 정도 되는 집이라도 살 수 있다면 감지덕지일 것이다.“자, 설은아. 하현. 당신들은 먼저 돌아가.”“우리는 집을 산 후에 개인 모임이 있어서 식사도 해야 해.”“그곳은 너무 고급스러운 자리라 여러 명을 데리고 가긴 좀 안 맞거든. 함부로 데려갔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엄한 말이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하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설은아가 끌고 나오는 바람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설은아는 돼먹지도 않은 우다금 모녀와 더는 화를 내며 상대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아무런 의미없는 실랑이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만약 최희정이 가라고 그녀를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설은아는 죽어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오건우는 설은아가 이렇게 떠나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다.자신의 부를 과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오건우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우소희, 당신이 골라 봐. 마음에 드는 거 있는지 보자고.”오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