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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6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하지만 남궁나연은 이 여자를 무시하고 하현의 곁으로 다가와 그에게 차를 따랐다.

“이것들이! 지금 우리 말을 못 알아듣는 거지?”

여자도 분노에 찬 얼굴로 말했다!

전당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얘기하는데 감히 무시해?

허리가 굽도록 굽신거려도 모자랄 판에 지금 누구 얼굴에 자꾸 생채기를 내려는 것인가?

여자는 눈썹을 찡그리며 갑자기 석수혜에게 말했다.

“이 여자는 황금궁 외문 제자인 남궁나연이에요. 이놈의 보디가드인 셈이죠!”

“남궁나연?”

석수혜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

“전설의 그 황금궁 외문의 실력자?”

“좋아. 아주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군. 감히 하 씨 저놈의 편을 들다니! 같이 죽고 싶은 거지?!”

“하현!”

남궁나연은 석수혜가 말하는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현에게 차를 따르며 입을 열었다.

“방금 확인했습니다. 이 자들은 충동적으로 쳐들어온 거예요. 배후에는 누구의 지시도 없었습니다.”

“전당 당주 쪽에서는 아직 이 일을 모를 거예요.”

“이들도 자기 후배를 위해 나섰고 충동적이긴 했지만 잘못한 거라고는 볼 수 없어요.”

“그러니 그냥 가라고 하고 끝내시죠.”

남궁나연이 하현을 설득하며 나섰다.

석수혜 일행이 천심낙을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었다.

단지 사람들의 속임수에 속아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을 하현이 관대하게 봐주길 바랐던 것이다.

하현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배후에서 누가 시킨 적도 없고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이니 여기서 그만하지.”

“어서 저 사람들을 정리해!”

“예!”

남궁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서 차가운 표정으로 석수혜 일행을 쳐다보며 말했다.

“하현께서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하시니 이만 물러가!”

석수혜는 마뜩잖은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들썩였다.

“개자식! 우리가 누군지 알기나 해?”

“우리한테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물러가라고? 흥!”

“당신이 뭐라도 돼?”

“똑똑히 들어.”

“이렇게 큰 무성에서 용문 집법당 사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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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3727장

    석수혜는 이를 부드득 갈았다.그녀는 하현의 손에 용문 집법당 영패가 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가짜라고?”하현은 어이가 없어서 껄껄 웃었다.순간 그의 손에 있던 찻잔이 영패 위로 떨어지면서 영패는 눈부신 빛을 발하며 석수혜 앞으로 날아들었다.“아가씨, 잘 봐.”“스스로 일 망치지 말고.”석수혜는 전설 속에서만 전해져 오던 영패를 눈앞에서 유심히 쳐다보며 이리저리 고개를 갸웃하다가 갑자기 화들짝 놀란 기색을 띠더니 다리에 힘이 빠진 사람처럼 무릎을 쿵 하고 꿇었다.그녀는 더 이상 침착함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영패가...영패가 진짜였기 때문이다.순간 석수혜의 몸이 한겨울 바람 속의 사시나무처럼 파르르 떨었다.그녀는 하현이 정확히 어떤 신분인지는 모르지만 상대가 집법당의 영패를 들고 있는 한 그의 신분이 말할 수 없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자신이 감히 건드릴 만한 성격의 거물이 아니란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만약 그녀가 지금 무릎을 꿇지 않는다면 까딱 잘못하다간 그녀뿐만 아니라 전당 전체가 쑥대밭이 될지도 모른다.“하현, 죄,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오, 오해했습니다...”“부디 저희에게 사죄의 기회를 주십시오!”석수혜뿐만 아니라 그녀 주변에 있던 여제자들도 하나같이 얼빠진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용서를 빌었다.하현은 잠시 그녀들을 실눈으로 바라본 뒤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들은 초범이고 악의적인 마음을 품고 있지는 않았어.”“누군가에게 이용당해 충동적으로 행동했을 뿐이야.”“그러니 나도 더는 문제삼지 않을 거야. 하지만 당신들이 뉘우칠 기회는 줘야지. 후원으로 가서 남선 일행을 돌봐줘. 그들 곁에 24시간 동안 딱 붙어서 시중을 들어야 해. 그런 다음엔 가도 좋아.”“하아!”여제자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어리둥절해하다가 잠시 후 뭔가 알아차린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현은 그녀들에게 벌이라고 내렸지만 실제로 그들에게 시간과 기회를 주면서 전당 후배와 함께 할 수 있

  • 재벌 사위면 될까?   3728장

    천정국도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다.“하현, 며칠 전 우리가 당신을 오해했어!”“당신이 오늘 석수혜한테 하는 거 다 봤어!”“내 이 좁은 소갈머리로 군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네!”“당신 같은 인물이 조그마한 이익을 위해 외부의 적과 내통했을 리가 있겠나?”“용문 내외 팔당을 대표해 사과할게. 부디 내일 최선을 다해 임해주길 바라.”하현은 웃으며 말했다.“구양연 부지회장님, 천 장로님. 두 분 이러지 마십시오!”“솔직히 말해서 남선 일행이 독살의 희생양이 된 것은 제 책임입니다. 제가 약속대로 그들을 돌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절 의심하고 경기에 내보내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어요.”“두 분이 아울러야 할 것은 대국이지 제 개인의 체면이 아닙니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특수해서 저도 더 이상 물러서지 않고 출전하기로 한 것입니다.”“이번에는 두 분이 저를 믿어주셨으면 합니다.”“결국 우리 모두는 대하 사람입니다. 오로지 대하의 적을 물리치는 데 힘을 합쳐야 합니다!”“뒤에서 발목 잡는 사람만 없다면 인도의 어떤 실력자가 와도 뭉개버릴 수 있습니다!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습니다!”구양연과 천정국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의만을 생각했다.이런 넓은 마음이야말로 큰일을 할 사람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었다.보통 사람들은 절대 섣불리 가질 수 없는 태도였다.보통 실력자들은 교만함이 하늘을 찌른다.그런 사람이 의심을 받고 억울한 일을 당했다면 절대로 이렇게 선뜻 나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하현은 오해와 의심을 받았으면서도 자진해서 적을 위해 나선 것이다.이런 마음가짐 자체야말로 그가 보통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존재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그러자 구양연과 천정국은 서로의 눈을 마주 본 후 입을 모아 말했다.“하현, 자네 하고 싶은 대로 하게. 아무도 자네의 발목을 잡을 사람은 없을 거야!”“잠깐!”바로 그때 줄곧 의자에 앉아 있던 조가흔이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았다

  • 재벌 사위면 될까?   3729장

    조가흔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이 상황에서 져도 상관없어요.”“하지만 만약 우리가 하현을 출전시켰다가 적과 내통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면 그땐 정말로 망하는 거예요!”“그 이후로는 일이 어떻게 될지 저보다 더 잘 아실 거 아니에요?!”구양연과 천정국은 얼굴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있던 손엄명이 입을 열었다.“맞아요. 지금 우리가 질 것 같은 상황이긴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에겐 희망이 있어요!”“하지만 하현이 이렇게 큰 혐의를 받고 있고 그 의혹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난 그를 믿을 수가 없어요.”“차라리 남은 두 명의 선수가 지는 게 나아요.”“하현이 나서는 걸 원치 않습니다.”“상황을 만회하기는커녕 우리 얼굴에 먹칠을 할 거예요.”“그래서 난 용문이 질지언정 하현이 출전하는 건 반대입니다.”손엄명과 조가흔은 그 어느 때보다 정의롭고 늠름한 사람처럼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그런 두 사람을 하현이 차가운 눈빛으로 매섭게 쳐다보았다.그들은 오직 자신들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외부인이 소란을 피우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다.그들은 용문 문주의 강력한 후보자 자리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는 걸 원치 않았다.그래서 하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이 두 사람의 노력이 정말 가상하기 짝이 없었다!하현은 손엄명과 조가흔에게 뺨이라도 쳐서 정신을 차리게 하고 싶었다.그때 회의실 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렸다.뒤이어 담담하면서도 위엄 서린 목소리가 들려왔다.“난 오히려 하현이 싸워도 좋다고 생각하는데요.”하현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렸고 아름다운 여성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10대 최고 가문, 영 씨 집안 공주, 영지루였다.“영지루!”영지루가 나타나자 손엄명과 천정국이 벌떡 일어섰다.분명 그들은 영지루의 정체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늘 고개를 빳빳

  • 재벌 사위면 될까?   3730장

    ”우리가 예라는 성을 가진 사람을 출연시키지 않은 이유는 그의 실력이 충분히 강하지 않다는 사실 외에도 있습니다.”“또 다른 이유는 그에 대한 의혹이 너무 무겁고 짙기 때문입니다!”“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어요.”“그가 잘못을 저지르면 우리 모두가 그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죠.”“당신도 거기서 벗어날 순 없구요!”조가흔은 노파심이 가득 어린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동시에 그녀의 말속엔 뼈가 실려 있었다.무슨 일이 생기면 그 누구도 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 것이다.영지루는 웃으며 부하들에게 문을 닫으라는 손짓을 했다.그리고 나서 조가흔, 손엄명을 쳐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여러분, 이미 다 아는 사이니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우선 한 가지 확실하게 하고 싶은 게 있어요.”“당신들이 하현의 출전을 막는 것이 하현과 용 씨 가문, 서북 조 씨 가문 사이의 원한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이 말을 듣고 손엄명과 조가흔의 표정이 굳어졌다.그들은 영지루가 사람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두 사람은 심호흡을 하며 입을 열었다.“무, 물론입니다!”“그럼요!”영지루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우리 실리를 따져서 얘기해 보자구요!”“당신들이 하현에 대해 잘 모를 수도 있으니 내가 설명해 드리죠.”“하현은 남원에 천일그룹이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어요.”“대구에는 대성그룹이 있구요.”“항성과 도성에는 대구 엔터테인먼트가 있어요.”“무성에는 도끼파를 장악했고 국술당을 소유하고 있죠.”“시총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나도 잘 모르니 알아서들 인터넷으로 찾아보세요.”“하현 같은 사람을 인도인이 이천억으로 매수할 수 있겠어요?”“인도인도 정말 옹졸한 족속들이에요. 진심으로 매수를 하려고 했든 아니든 이천억은 너무 인색한 액수예요.”“하현은 여기서 이기면 용문의 강력한 문주 후보가 되는 겁니다.”“훗날 4

  • 재벌 사위면 될까?   3731장

    ”민심을 거스를 수도 없다고요?”손엄명이 거듭 반대하자 영지루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인터넷에서 떠들어대는 사람들만 국민이고 하현은 국민이 아닙니까?”“대하에 대한 충성심은 말할 것도 없고 억울한 누명을 쓴 마당에도 스스로 나라를 위해 싸우겠다고 나선 사람이에요!”“이런 사람을 두고 우리가 뭘 걱정한단 말이에요? 주저하는 게 말이 돼요?”“하현이 졌다고 해도 그가 잃는 건 고작해야 자신의 자리일 뿐이에요. 당신들은 뭐가 그렇게 두려운 거죠?”“하현은 먼저 출전시키고 당신들이 그렇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두 사람을 뒤에 배치에 진을 치면 됩니다!”“게다가 하현이 반드시 이길 것이기 때문에 난 그 두 사람도 필요없다고 생각해요!”조가흔이 무거운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영지루, 만약 닷새 전 민심이 들끓지 않았을 때 당신이 이런 말을 했다면 그건 맞았을 거예요.”“하지만 지금은 온 국민이 들끓고 있어요. 하현이 여기서 나가면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지면 끝장이에요!”“그가 진다면 정말 상상하지도 못할 반란이 일어날지도 몰라요!”“우리도 모두 끝장이고요!”“난 하현의 실력을 믿어요!”영지루는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그는 반드시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겁니다!”“반드시?!”조가흔이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영지루, 하 씨에 대한 그런 믿음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예요?”“당신 체면을 봐서, 그리고 용문 체면을 봐서 내가 줄곧 꺼내지 않은 말이 있어요!”“하지만 당신이 이렇게 고집을 부리고 나오니 나도 더 이상 어쩔 수 없어요. 당신 체면을 건드렸다고 원망이나 하지 마세요!”“이 세상에는 ‘반드시’ 그래야 하는 일은 없어요.”“인도의 젊은 실력자들 수준을 당신도 보아서 알 거예요.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실력자들인지 말이에요!”“하현 정도의 실력은 남은 우리 두 선수보다도 못 해요.”“실제로 출전해 보면 아마 인도인들한테 맥도 추지 못할 거예요.”“일이 그렇게 되면 모든

  • 재벌 사위면 될까?   3732장

    기고만장해하는 조가흔을 보고 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무슨 말을 하려던 영지루를 말렸다.이어 무덤덤한 표정으로 조가흔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 희미한 비아냥거림이 담겨 있었다.조가흔은 하현의 표정을 보고 그가 겁을 먹은 줄 알고 냉소를 띠며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하현,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걸 빨리 인정하는 게 어때?”“사람은 자신의 분수를 잘 아는 게 중요해!”“링 위에 올라 경기를 치른다는 건 평소 활개 치던 것과 달라!”“지금까지 당신은 그 대단한 최측근 여자에 의지해 여기저기 쟁쟁한 집안들과 충돌할 수 있었어!”“하지만 링 위에서는 오직 당신 자신의 실력에만 의지해야 해!”“당신의 실력이 별 볼 일 없다는 걸 알아야지.”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조가흔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용문대회 규칙에 따르면 내가 도 대회 우승자이니까 난 출전할 수 있는 거야.”“예로부터 무술 시합에서는 항상 승패가 있지. 그건 당연한 거야.”“조 대표한테 한 가지만 묻고 싶어.”“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함부로 나한테 뭘 묻는다는 거야?”조가흔은 양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이 개자식! 아직도 감히 고집을 부리고 있어!”“당신 같은 이름 없는 용문 나부랭이가 무슨 자격으로 인도 실력자들을 뭉개버린단 말이야?”“지금까지 상대를 무찌른 게 당신 실력 때문인 줄 알아?”“내 말 잘 들어. 당신이 나의 공격을 막는다면 내가 인정하지.”“딱 한 번만 막는다고 해도 당신 실력을 인정할게!”“그런데 조심해. 나한테 맞아서 죽을 수도 있거든!”“감히 덤빌 수 있겠어? 흥! 그럴 용기도 없거든 당장 꺼져!”하현은 이 말을 듣고 하마터면 웃다가 넘어질 뻔했다.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조 대표, 이렇게까지 번거롭게 할 필요없어.”“당신이 내 공격을 받아친다면 내가 알아서 꺼질게. 당신이 받아치지 못한다면 당신이 당장 꺼져 줘야겠어!”“하하하하! 뭐? 당신이 날 받아쳐?”조가흔이 냉소

  • 재벌 사위면 될까?   3733장

    ”퍽!”“우리 손엄명 부문주는 내 실력이 형편없다고 감히 말도 하지 못하는데 외부인 따위가 감히 입을 놀리다니! 여기 어르신들은 죽었다고 생각하는 거야?”“퍽!”“내 실력도 모르면서 감히 무맹 서남 대표를 자처해? 당신 같은 사람이 무맹의 체면을 깎는 거야!”“퍽!”“이제 내 손맛을 봤으니 무릎 꿇어야 하는 거 아니야?!”하현은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조가흔을 야단치면서 손바닥을 마구 휘갈겨 그녀의 얼굴을 때렸다.조가흔은 코와 얼굴이 부풀어 오르고 정신이 없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퍽!”하현은 마지막으로 손바닥을 조가흔의 얼굴에 휘갈긴 뒤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앞으로 명심해. 사람은 겸손해야 해.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또 누군가가 당신한테 참된 가르침을 내릴지도 몰라.”말을 하면서 하현은 티슈를 꺼내 손가락을 닦으며 손엄명을 향해 희미한 미소를 보냈다.“부문주님, 죄송합니다. 제가 감히 용문을 욕하는 사람을 손 좀 봐줬습니다. 괜찮으십니까?”“하현, 당신 너무 건방진 거 아니야?”손엄명이 마침내 책상을 치며 버럭 화를 냈다.“무맹 서남 대표를 감히 때리다니! 당신 하늘이 무섭지도 않아?!”“당신한테는 법도 뭣도 없어?”“무슨 뒷배라도 있는 거야?”하현이 가벼운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부문주님, 연세가 많지 않으신데 귀가 안 좋으십니까?”“자신의 공격을 받아쳐 보라는 조가흔의 말 못 들었습니까? 내가 그녀를 받아치면 내 실력을 인정해 출전을 허가해 준다는 말 못 들었냐고요?”“난 쌍방이 약속한 걸 이행했을 뿐이에요.”“뭐가 잘못됐습니까?”“설마 부문주님은 지금 와서 조가흔과 나와의 약속이 무효라고 주장할 생각입니까?”“그렇다면 부문주님도 직접 날 시험해 보세요.”“내가 출전할 자격이 있는지 확인해 보시겠습니까?”손엄명은 순간 눈꺼풀이 펄쩍 뛰며 황급히 내뱉었다.“당신이 출전하려거든 해!”“당신과 무맹 사이의 원한은 우리 용문과는

  • 재벌 사위면 될까?   3734장

    이미 나흘이 지났다.장소는 변함이 없었고 경기 규칙도 변하지 않았으며 사회자도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유일하게 바뀐 점은 양측의 사기가 하늘과 땅 차이가 된 것이다.몇 명 되지 않았던 인도 측 쉼터 뒤편에는 어느새 수천 명이 더 들어서 있었다.모두 인도 쪽에서 응원하러 달려온 사람들이었다.인도인이 나흘 동안 연승을 거둔 덕분에 인도인들의 패기는 하늘을 찔렀고 모두 대하를 발밑에 짓밟아 버리겠다고 아우성이었다.대하 쪽에서는 용문 일부 고위층, 무성의 일부 거물들이 와 있었고 그보다 훨씬 많은 기자와 군중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손엄명, 조가흔, 구양연, 천정국, 영지루, 만진해, 만천우와 만천구 등도 와 있었다.하현의 눈길을 가장 강하게 모은 사람은 장내에 앉아 있는 세 남자였다.서북 조 씨 가문 조한철.용 씨 가문 용천두.김 씨 가문 김준걸.이 세 사람은 무성, 더 나아가서는 서남 지역에서 가장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고 불렸다.세 사람이 함께 나타나는 장면은 보기 드물어서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이는 용천두의 표정과는 달리 김준걸의 눈빛은 차갑기만 했다.서북 조 씨 가문 조한철은 더욱 오만한 표정으로 일관했다.하현이 쉼터로 들어오는 것을 본 조한철은 바로 달려와 직접 하현과 악수를 나누며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었다.“하현, 용문의 영광, 대하의 영광은 당신한테 달렸어.”“나라를 빛내주길 바라.”“당신도 널리 이름을 알리고 말이야!”여기까지 말한 조한철은 천천히 하현에게 다가와 단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매섭게 내뱉었다.“어젯밤 내 사촌 누나 조가흔의 얼굴을 때렸다고? 우리 조 씨 가문이 화가 단단히 났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꼭 이겨. 이겨야 해.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절대 국술당으로 올 수 없어. 명심해.”하현은 웃음 속에 칼을 품고 있는 조한철을 담담하게 쳐다보며 말했다.“조한철, 당신이 날 죽이고 싶어 하는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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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4470장

    허탈해하는 하현의 표정을 살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하현, 뭘 선물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우리 결혼기념일을 기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하현, 오늘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한 것은 더 이상 우리의 과거 일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였어.”“김탁우와의 사이는 이미 멀어졌어.”“엄마 기분이 좀 나아지면 내가 직접 말씀드릴 거야.”“당신이랑 재혼할 거라고.”“그러니 더 이상 우리 엄마랑 싸우지 마, 알았지?”설은아는 하현을 무척이나 아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게다가 그녀는 간민효를 마주했을 때 하현을 빼앗길까 봐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다른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다만 최희정은 아마 두 사람의 재혼을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이 그리 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희정이라는 여자는 혼자서 모래폭풍도 무찌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박하는 어느새 설 씨 집안에 도착했다.하현이 머뭇거리며 말했다.“먼저 들어가. 난 요즘...”“내려! 여긴 당신 집이야!”설은아는 억지로 하현을 차에서 끌어내렸다.“오늘 밤 여기서 자.”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설은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집안에 들어가니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그득하게 차려져 있었다.최희정과 설재석 외에 그들의 양아들 이영산과 며느리 장리나도 함께 모여 있었다.네 사람이 82년산 라피트를 마시며 얼굴이 볼그레한 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십여 개의 선물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그중 몇 개의 상자에는 김 씨 가문 로고가 박혀 있었다.김탁우가 방문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하현이 나타나자 최희정의 낯빛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자네, 여긴 어쩐 일이야?”“와서 밥 먹어.”로열 회관의 일로 설재석은 여전히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9장

    ”하 대사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아마 지금쯤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당신한테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 우리 왕 씨 가문의 돈 일억을 갚지 않으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할 거야!”“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하라고!”“그럼 그만 꺼져!”왕부인이 다시 손을 휘둘러 우소희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망했다!완전히 망했다!우소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가리며 끊임없이 통곡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설은아는 하현의 차에 앉아 의문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도대체 우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어떻게 하다가 왕 씨 가문에 일억을 빚진 거냐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왕 씨 가문 딸 왕자혜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는데 마침 내가 그녀를 구해 주게 되었어...”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 당신이 어떻게 사람을 구해? 당신이 의술을 알아?”하현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모르지. 난 단지 차에서 그녀를 빼내서 폭발하기 직전의 차에서 구해 준 것뿐이야...”“그때 마침 우소희가 구급차 간호사로 왔는데 내가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둔갑시켜 공을 가로챘지.”“그래서 왕 씨 가문에선 고마움의 뜻으로 그녀에게 일억을 준 거야.”“나중에 왕문빈의 부인이 진실을 알게 되었고 우소희의 잘못이 드러났지.”“하지만 부인은 우선은 딸의 부상이 더 염려되어서 잠시 우소희 일은 따지지 않았던 거야. 그런데 뜻밖에도 우소희가 그 돈을 먹고 튈 줄은 몰랐지.”“게다가 그 돈으로 사기를 쳐 돈 많은 거물을 낚은 거야...”하현은 기가 차다는 듯한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렇게 된 거구나.”설은아는 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우다금 모녀가 휘룡만 집을 산다며 뛰어다니더라니.”“우소희가 아주 눈먼 거물을 잘 속인 거였군!”하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만 안타깝게도 운이 조금 모자랐던 거야. 여기서 부인을 만났으니.”“집도 날아가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8장

    ”저는 왕 사장님이 주신 휘룡만 1호를 보러 왔습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휘룡만의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습니다. 매니저가 다짜고짜 절 도둑놈으로 몰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왕 사장님이 저한테 뭐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의 말을 듣고 왕문빈의 부인은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그녀는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휘둘러 남자 매니저의 얼굴을 때렸다.“퍽!”“개자식! 눈이 멀었군!”“하 대사님은 우리 왕 씨 가문 귀빈이야!”“그런데 도둑이라니?!”“네가 뭔데 함부로 그딴 소리를 해?!”“경찰에 신고를 한다고?”“감옥에 가둔다고?”“죽고 싶은 거야?”“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옳고 그름도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사람을 얕보는 당신 같은 직원은 필요없어!”왕문빈의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하현이 누구인가?왕자혜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다.주 씨 가문 귀빈이자 풍수의 대가, 무도의 고수였고 심지어 자신도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감히 매니저 따위가 하현을 건드려?살기가 싫은 건가?왕문빈의 부인은 가까스로 하현의 용서를 얻은 상태였다.하현이 자칫 기분이 언짢기라도 한다면 왕문빈이 자신을 내칠 수도 있었다.남자 매니저는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모님, 어떻게 저한테...”“촥!”왕문빈의 부인은 또 한 번 세차게 그의 얼굴을 때렸다.“꺼지라고!”“못 들었어?”“내가 다시 한 번 말해야 알겠어?”“내가 직접 널 끌어내야 속이 시원하겠어?!”남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반박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혹시라도 반박했다간 어떤 지경이 될지 그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왕문빈의 부인이 어떤 스타일인지 익히 잘 알고 있었다.순간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하물며 하현이 정

  • 재벌 사위면 될까?   4467장

    ”그가 훔쳤든 아니든,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는 훔친 겁니다!”“왕 사장님 머리가 어떻게 되셨더라도 절대 휘룡만 1호를 파실 분이 아닙니다!”“두 분이 솔직히 인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용서할 기회를 드리죠!”“그렇지 않으면 정말 경호원을 불러 경찰서로 데리고 가라고 할 거예요!”남자 매니저는 색기가 가득 흐르는 눈빛으로 설은아를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음흉한 속내를 슬쩍 비쳤다.설은아는 기겁하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그러자 남자 매니저는 더욱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여사님, 제가 여사님 얼굴을 봐서 특별히 두 분께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안 그러면 두 분도 같이 경찰서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할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요.”“공범으로 몰려 죄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남자 매니저가 이렇게 말하자 우소희는 순간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설은아, 우리 모두 피차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잖아?”“체면 때문에 일부러 하현한테 이런 뻔뻔한 일을 시킬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설은아는 그녀의 말에 기절할 뻔했다.“뭐라고?”이때 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휘룡만 1호는 내가 산 게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주운 것도 아니에요.”“훔친 건 더더욱 아니고요.”“왜냐하면 왕 사장님이 저한테 주신 거니까요.”이 말을 들은 설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믿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소리예요?”“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냐고요?!”“왕 사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안다고 그래요?”“어떻게 천억짜리 집을 당신한테 주냐고요?!”남자 매니저는 하현의 말을 듣고 ‘피식’하고 냉소를 흘리며 얼굴 가득 혐오의 빛을 띠었다.“당신은 정말 날 바보로 아는군요!”예쁘장한 여자 영업사원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나이도 많지 않은데 허풍이나 떨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다.우소희도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466장

    하현은 이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이 집은 내가 산 것이 아닙니다...”“뭐라고요?”하현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남자 매니저가 눈에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이 카드키, 훔친 거죠?”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훔친 거라고?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훔친 카드키를 들이밀며 자신이 이 집을 산 거라고? 돌았나?!방금까지 하현을 우러러보던 사람들의 눈빛은 갑자기 돌변했다.그들은 방금 하현을 그런 눈으로 본 자신들을 탓하며 3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설은아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약간 걱정스러운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 매니저를 바라보았다.“방금 당신이 한 말, 꼭 책임져야 합니다.”“책임이라고요?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제대로 알려드리죠!”남자 매니저는 손가락을 튕겨서 경호원 몇 명을 불렀다.“휘룡만 1호는 우리 휘룡만에서 가장 귀한 물건입니다!”“이 집은 외부에 판매된 적이 없었고 저당 잡힌 것도 없습니다!”“이곳은 왕문빈 사장님의 개인 별장입니다!”“카드키도 분명 왕 사장님 손에 있을 겁니다!”“그런데 그게 어떻게 외부인인 당신 손에 있단 말이죠?!”“설마 오다가 주웠다고는 말하지 마세요!”“오다 주운 게 휘룡만 1호 카드키라니요?!”“어서 말해 봐요! 이 카드키, 왕 사장님한테서 훔친 겁니까?”“솔직히 말하면 관대하게 처리해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해서 당신을 감옥에 처넣어 버리고 말 겁니다!”남자 매니저는 위엄 있는 얼굴로 속사포처럼 하현을 향해 퍼부었다.이로써 그는 자신이 꽤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져 우쭐해졌다.데릴사위를 호통쳤을 뿐만 아니라 설은아 같은 미녀 앞에 꽤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왕문빈이 잃어버린 카드키를 되찾았다는 것이다.엄청난 공로임에 틀림없다!어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5장

    휘룡만 1호?!그 가치가 천억이라고?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방금까지도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의기양양했던 우다금은 설은아가 손에 든 카드키를 보며 온몸이 굳어 버렸다.우소희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한 뒤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우소희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질투로 이글이글 타올랐다.스스로 상류층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오건우조차도 이 순간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천억짜리 선물이라고?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을!자신의 몸값을 다 쳐도 살 수 없는 액수였다!설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이게 휘룡만 1호라고?”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휘룡만 1호.”“당신 주려고 준비했어. 결혼 3주년 기념 선물이야.”하현의 말을 듣고 주변에 있던 많은 분양사 직원과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모두들 귓속말로 서로 속삭이며 하현을 한껏 우러러보았다.다들 돈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저렇게 쉽게 천억을 들여 집을 산 사람은 처음 보았다.이것이 진정한 토호의 모습이 아닌가!하현을 얕잡아 보던 우소희는 순간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설은아,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우린 모르지만 혹시 당신도 잘 모르는 거야?”“저 사람 혼자 힘으로 천억을 덥석 내놓는다고? 허! 그렇담 암퇘지도 나무에 올라갈 수 있겠군!”우다금도 옆에서 이를 갈며 거들었다.“맞아. 하현은 데릴사위야. 한 달 동안 네가 준 용돈으로 빌붙어 사는 사람이잖아?!”“그런데 어떻게 휘룡만 1호를 살 수 있단 말이야? 농담 좀 그만해! 정말 지겨워!”“분명히 인터넷에서 카드키 하나 사 가지고 너한테 준 걸 거야!”“우리 앞에 보여 주려고 말이야!”“설은아, 내가 사람 된 도리로 하나 가르쳐 줄게.”“사람이 아무리 허풍을 떨고 싶어도 체면까지 내팽개치면 안 되지.”우다금은 세상 물정에 해박한 어른인 양 하현을 꾸짖었다.“하현, 내가 꼭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이 이렇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4장

    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오건우를 쳐다보았다.오건우는 왠지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며 통증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잠시 후 그는 이를 악물고 은행 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놓았다.“살게요! 내가 사요!”“전액 현금으로!”“이걸로 하겠습니다!”오건우는 49호를 가리켰다.더 비싼 집은 도저히 그의 능력 밖이었다.특가 주택 정도는 그의 능력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다.그러자 분양 직원은 함박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그럼 수속 도와드리겠습니다.”일사천리로 구매 계약서가 준비되었고 서명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오건우, 당신 정말 대단해! 날 이렇게 사랑하다니!”우소희는 터져 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계약서를 들고 오건우의 얼굴을 감싸안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정말 사람 하나는 잘 골랐어!이렇게 비싼 집을 사 주다니!이게 웬 떡이야!오건우의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사랑이 이렇게 크게 자리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지만 오건우는 이 계약으로 거의 이백억을 탕진하게 되어 유동자금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그는 화류계에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그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하지만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가졌으니 앞으로 인맥은 비길 데 없어 넓어질 것이다.우소희가 왕문빈의 딸을 구해 주었다니 인정상 왕문빈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그것만으로도 우소희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우소희와 결혼하기만 한다면 우소희의 인맥이 곧 자신의 인맥이 된다.그렇게 되면 자신도 당당하게 왕문빈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게 되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일만 남게 된다.그 순간을 상상하니 지금 아무리 불쾌하고 떨떠름해도 오건우는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그의 얼굴 위에 이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우다금 모녀는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원래 그녀는 이십억짜리 집이라도 사면 설 씨 집안에 충분히 체면이 서게 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 재벌 사위면 될까?   4463장

    ”어머! 오건우, 200억이잖아?”우소희는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오건우에게 온몸을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당신 같은 부자한테 200억은 껌이잖아. 나 이 집 갖고 싶어!”우소희는 영리한 여자였다.오건우라는 황금거위를 이용해 거액의 집 한 채를 꿀꺽 삼키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그녀는 지금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겸비한 돈 많은 여자이지 않은가!그녀가 왕문빈 부부에게 체면이 깎인 일은 현재 병원 내부에서만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여전히 여신격의 의사로 알고 있다.겉모습이 꽤나 예쁘장한 우소희는 왕문빈의 일억을 가지고 고급 장소에 출입하며 재벌 2세들의 관심을 끌었다.수많은 추파 속에 오건우를 선택한 우소희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그를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그래야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게 된다.오건우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새파랗게 변했다.그러나 그도 체면을 의식하며 깊은 숨을 들이마신 뒤 가식적인 모습으로 사진을 몇 번 찍어 누군가에게 보냈다.오건우의 입에서 ‘어우,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우소희, 방금 우리 집 풍수지리사에게 특별히 물어봤어.”“그런데 이 집은 보기에는 위치도 좋아 보이고 멀끔해 보이지만 결함이 굉장히 많다고 해.”“바람길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교살과 노살을 막고 있대.”“그러니까 말이야. 이 집은 다른 사람들의 재난을 막아주고 있는 형상이어서 들어가서 살게 되면 병들고 아플지도 모른대.”“우리 대사님 말씀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집 말고 다른 집이 있는지 둘러보자.”“가격대가 다 이렇게 비슷비슷한가요?”오건우는 분양 직원에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 의미는 분명했다.더 저렴한 물건이 없냐는 뜻이었다.직원은 오건우의 눈짓에 웃으며 말했다.“손님, 이미 이 가격도 싼 거예요.”“이 집은 도로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특가를 진행하는 거예요.”“48호 가격은 250억이에요. 그리고 다른 건...”

  • 재벌 사위면 될까?   4462장

    ”됐어! 소희야, 다른 사람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좋지 않은 행동이야!”이때 공작새처럼 차려입은 우다금이 나서서 원만하게 수습하려는 척 단아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단지 체면이 깎일까 봐 한번 해 본 소리일 뿐이야.”“우리야 이런 일이 많으니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지만 저런 사람들이야 남하고 비교될까 봐 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어?”“게다가 우린 지금 상류층 사람이야. 저런 데릴사위랑 실랑이를 할 필요가 뭐 있어?”“격 떨어져!”“그러니까 얼른 집이나 보자고. 빨리 수속 밟아야 하잖아?”“저런 사람과 실랑이를 하다가 좋은 집을 놓치면 우리만 손해지!”우다금은 빈정거리면서 분양 단지를 설명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 흡족한 눈빛으로 대형 분양 단지들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이런 집을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예비 사위 오건우도 이런 큰집에 헛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그저 칠팔십 평짜리 방 세 개 정도 되는 집이라도 살 수 있다면 감지덕지일 것이다.“자, 설은아. 하현. 당신들은 먼저 돌아가.”“우리는 집을 산 후에 개인 모임이 있어서 식사도 해야 해.”“그곳은 너무 고급스러운 자리라 여러 명을 데리고 가긴 좀 안 맞거든. 함부로 데려갔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엄한 말이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하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설은아가 끌고 나오는 바람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설은아는 돼먹지도 않은 우다금 모녀와 더는 화를 내며 상대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아무런 의미없는 실랑이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만약 최희정이 가라고 그녀를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설은아는 죽어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오건우는 설은아가 이렇게 떠나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다.자신의 부를 과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오건우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우소희, 당신이 골라 봐. 마음에 드는 거 있는지 보자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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