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10분 후, 문 뒤에서 요란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리더니 한 줄로 늘어선 오프로드 차량들이 국술당 정문 앞에 멈춰 섰다.곧이어 금빛 무도복을 입은 사나이가 차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었다.허리춤에는 칼을 차고 시베리아 겨울바람을 가득 안고 온 듯 차가운 얼굴이었다.뒤이어 사람들 속을 가르며 껄렁해 보이는 젊은이가 건들건들 걸어 나왔다.키는 약 175센티미터에 머리는 노랗게 염색했으며 얼굴은 지나칠 정도로 창백했다.지금 그의 얼굴은 얼음 통을 뒤집어쓴 듯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화를 내지 않았지만 충분히 위엄을 느낄 수 있는 얼굴이었다.그가 나타난 것을 보자 까칠한 여자와 십여 명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은 모두 우르르 몰려가 얼굴 가득 환한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오셨어요?!”“바로 이 자식들이에요. 그들은 당신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어요. 아주 우리 황금궁을 우습게 알아요!”“제발 정신 좀 차리게 혼쭐을 내 주세요!”남자는 까칠한 여자를 향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사촌누나. 밖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나한테 바로 보고하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이렇게 큰 무성에서 누가 감히 우릴 무시하는 거야?”“뭐? 저 사람이 황소군?!”그의 이름을 듣자 사방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지며 웅성거렸다.황소군은 무학의 성지인 황금궁의 문하생 중 한 명이었지만 그에게는 황금궁 문하생에 몸담고 있는 큰형이 있었다.이 때문에 그는 황금궁 바깥에서 오만방자한 행동으로 소문이 자자했다.게다가 이 녀석은 무학이라는 업계가 그리 넓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자주 황금궁의 이름을 빌려 밖에서 남녀들을 괴롭히고 위세를 부렸다.황금궁이라는 세 글자의 무게는 확실히 무시하지 못할 힘이 있었다.그래서 황소군은 황금궁의 간판을 메고 돌아다니며 가는 곳마다 거들먹거렸다.방금 전만 해도 사람들은 까칠한 여자가 황금궁을 언급했을 때 허풍 떤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눈앞에 황소군이 나타난 것을 보
”됐어. 나한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내가 그런 사소한 것에 시시비비를 따질 것 같아?”“천하의 도리를 따지는 거야. 내 체면은 중요하지 않아!”황소군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남궁나연, 당신도 황금궁 출신이니 당신한테 기회를 주겠어!”황소군은 오는 동안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파악한 것이 분명했다.“첫째, 사촌누나에게 일억 원을 배상해!”“둘째, 이 세 명의 젊은 실력자들은 사촌누나 집으로 가서 3년 동안 무료로 무술을 가르쳐.”“셋째,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사과해!”“그리고 당신은 나와 함께 가야겠어. 그러면 오늘 이 일은 없던 일로 해 주지!”“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기회는 없어! 나중에 날 원망하는 일이 없길 바라!”남궁나연은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신들이 잘못햇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죠?”“뭐야? 지금 나랑 이치를 따지겠다는 거야?”황소군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사납게 얼굴을 찌푸렸다.“당신들 정말 나한테 혼나고 싶어서 그래?”“내 말 잘 들어. 내가 당신들의 이 국술당부터 부셔야겠군. 그리고 당신들도 싹 갈아엎어버리고 말이야. 당신들은 내 말대로 할 수밖에 없어!”“무성에서 황금궁은 하늘이야!”“나 황소군은 바로 천왕노자라고!”“황금궁의 궁주는 당신처럼 날뛰지 않겠지?”눈살을 찌푸리고 있던 남궁나연이 입을 떼기도 전에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먼저 입을 열었다.“당신네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나한테 와서 함부로 굴고, 때리고 모욕하고 하는데 도리는 무슨 도리?”“당신이 황소군이든 황태군이든 난 지금 당신들이랑 이러쿵저러쿵 따지고 싶지 않으니까 당신 사람들 데리고 어서 꺼지기나 해!”“그렇지 않으면 정말 못 볼 꼴을 볼 거야! 그때 가서 날 탓해도 소용없어!”남궁나연은 흠칫 놀라며 하현을 바라보았다.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황금궁 사람들이 이렇게 막무가내로 횡포를 부릴 줄도 몰랐지만 그들을 대하는 하현의 행동이 이렇게 당당할
”난 당신과 달라.”하현이 무뚝뚝한 얼굴로 황소군을 보며 입을 열었다.“매달 짓밟아 죽이고 싶은 악한 사람이 너무 많아 짜증이 나긴 해.”“하지만 사는 게 지겨운 사람이 있다면 뭐 몇 명쯤 밟아 죽이는 것도 상관없지.”“내가 있는 이곳은 황금궁은커녕 그 어떤 궁이라도 봐주지 않아.”하현은 까칠한 여자를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그리고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어.”“이 여자, 무릎 꿇고 내 사람들에게 공손히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야 해.”“그러지 않으면 이 여자를 폐인으로 만들어 버릴 거야! 나 하현이야. 내가 한 말은 꼭 지켜!”“예수님이 와도 그녀를 지킬 수 없을 거야!”“와우!”황소군이 발끈하며 껄껄 웃었다.“젊은이 배짱 한번 보소!”“나 황소군한테 맞서겠다는 거야?”“젊은 나이에 뭔가 이뤘다고 생각해 스스로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건 이해해.”“하지만 당신처럼 죽자고 덤비는 사람은 정말 몇 안 돼!”“내 명령 한 마디면 당신 같은 허풍선이는 당장에 묶을 수 있어!”말을 하면서 황소군이 손을 흔들자 그의 뒤에 있던 사람들이 석궁을 들고나와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석궁들은 모두 황금궁의 특산품으로 무도 고수들의 방어를 위해 특별히 사용되었다.남궁나연은 석궁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황소군, 언짢은 일이 있으면 우선 말로 하세요. 함부로 무력을 쓰지 말고요.”“남궁나연.”황소군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말했다.“당신 나한테 그럴 말할 깜냥이나 된다고 생각해? 밖에서 남자들한테 인기 좀 많다고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나 본데 그렇다고 지금 나한테 뭐라고 할 자격은 안 되지 않아?”“내 말 똑똑히 들어. 난 여자에게 자비를 베푸는 법을 몰라. 그저 잔인한 손으로 꽃을 파괴하는 법만 알지!”“알아들었으면 저리 꺼져!”“아니면 내가 당신부터 처리할 테니까!”남궁나연이 입술을 깨물며 한마디 내뱉었다.“황소군, 하현은 당신과 이렇게 무력으로 맞설 생
”재미있군. 정말 재미있어...”황소군은 손뼉을 치며 냉소를 흘렸다.“좋아, 좋아!”“나 황소군이 무성에서 오랫동안 지냈지만 감히 나를 이렇게 모욕하고 내 앞에서 날 깔아뭉개는 사람은 처음이야!”“대단해!”하현은 쓸데없는 말을 주고받고 싶지 않았다.“자꾸 말 돌리지 마. 무릎 꿇을 거야? 말 거야?”“아니면 내가 도리란 게 무엇인지 한번 가르쳐 볼까? 제대로 한번 손써 볼까?”“오마이갓! 무성에서 나보다 더 날뛰는 사람은 처음 본 것 같은데!”황소군은 하현에게 단단히 화가 난 나머지 헛웃음이 났다.그러나 잠시 후 그는 극도로 화가 치밀어 오른 얼굴로 말했다.“야! 내 사람들이 사과를 하기는커녕!”“오히려 당신 사람들이 사촌누나 집 앞에 가서 사흘이고 나흘이고 무릎을 꿇어야 해!”“그렇지 않으면 이 일은 절대 이대로 끝날 수가 없어!”“당신 배경이 아무리 든든하다고 해도 아무리 대단한 후원자가 있다고 해도 이 일, 절대 이대로 끝나지 않아!”“30초 동안 생각할 시간을 주겠어. 지금 무릎을 꿇고 대문을 기어 나가 문 앞에 딱 무릎을 꿇어!”“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사지를 부러뜨리고 죽여버릴 거야!”“감히 반항이라도 한다면 그 자리에서 저승길 구경할 줄 알아!”황소군의 명령이 떨어지자 사방에서 황금궁 제자들이 모여들어 화살을 들고 하현이 있는 곳을 겨누었다.살기등등한 모습이었다!까칠한 여자는 얼굴을 가린 채 입가에 피가 흐르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이 개자식이 감히 날 함부로 해?흥! 이제 곧 죽어도 묻힐 곳이 없는 서글픈 신세가 될 거야!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하현이 하는 행동이 너무 충동적이었기 때문이다.황금궁이 무성에서 얼마나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존재인지 모른단 말인가?황금궁은 무학의 성지이다.용문 같은 거대한 단체라도 섣불리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다.주위에 살기를 띤 채 번쩍이는 석궁을 보고 하현은 옅은 미
서울시 SL빌라. 오늘은 설씨 어르신의 칠순 잔치가 열리는 날이다. 집안에는 이미 손님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설씨 집안의 자손들은 너나 할것없이 준비해온 선물을 어르신께 드리면서 이구동성으로 웨쳤다."어르신, 항상 건강하시고 만수무강하세요."의자에 앉아있는 설씨 어르신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래, 아가들아. 오늘 내 기분이 참 좋으니 너희 소원을 각각 하나씩 들어주도록 하자꾸나! 갖고 싶은 것을 말해 보도록 하거라.""할아버지, 저는 바다 근처에 있는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싶어요. 그리 비싸지 않아요. 2억 정도밖에 안 돼요...""할아버지, 저는 한정판 샤넬 백을 갖고 싶어요...""할아버지, 저는 BMW 스포츠카 한 대를 갖고 싶어요...""할아버지, 저는 롤렉스 시계를 갖고 싶어요...""...""좋아. 내가 너희 소원을 하나 하나 다 이루어주마!" 설 씨 어르신은 망설임 없이 약속했다.선물을 요구한 설씨네 젊은이들은 너무 기뻐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싶은 분위기였다.이때, 설 씨 집안 데릴 사위 하현이 갑자기 앞으로 한걸음 나서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 스쿠터 하나만 사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시장에 채소 사러 갈 때 사용하려고 그러는데.."하현의 말이 끝나자, 설 씨 집안 사람들은 전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모두들 어안이 벙벙해 진채로 하나같이 바보 쳐다보듯 하현을 바라봤다.저 데릴사위 녀석 정신이 나간 건가? 이게 무슨 경우지? 어떻게 고작 데릴 사위 따위가 입을 뻥긋할 수 있지?게다가 하현은 설 씨 어르신의 칠순 잔치에 선물 하나 준비하지 않았다. 그런 신세에 어쩜 저토록 뻔뻔하게 설 씨 어르신께 무언가를 요구하는 걸까? 심지어 다른 것도 아니고 스쿠터였다. 일부러 모욕하려고 그런건가?3년 전, 설 씨네 할머니가 거지같은 몰골인 하현이라는 자를 집안에 들였다. 그리고 자신의 맏손녀인 은아를 강제로 하현에게 시집보냈다. 그러나 결혼 당일, 설 씨네 할머니는 손녀딸의 결혼
“하엔 그룹에서 보낸 문자잖아.” 하현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하 씨 집안은 강남에서 영향력이 제일 큰 집안이었다. 원래 하현은 가문의 황태자이자 상속자였다.3년 전, 하현은 자기 힘으로 쇠퇴해져가는 가문을 이끌고 천만조에 달하는 대그룹 정상 자리에 다시 등극했었다.그가 하엔 그룹을 이끌고 전국 10위권에 드는 재벌 가문의 서열에 들어설 무렵, 집안 사람 누군가가 하현에게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누명을 씌었다. 그래서 하현의 후계자 신분은 박탈되었다.그후, 하엔 그룹은 하현을 아예 호적에서 파버렸고, 그의 부모님은 곧바로 얼토당토 않는 모 인수계획이라는 명목으로 해외에 이송되었다. 그 이후로 하현은 부모님을 만나보지 못했다.3년 전에 하현이 하 씨 집안에서 쫓겨날 때, 그에게는 단 한 푼도 없었다. 그 엄청난 타격으로 인해 하현은 심하게 앓아누웠다.그무렵, 다행히도 설 씨네 할머니가 하현을 집안의 데릴 사위로 받아들였다. 이로써 하현은 거리바닥을 헤매는 거지신세는 면하게 되였다.그러나 하현과 은아는 이제 결혼 3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둘은 명목상의 부부일뿐 잠자리를 가진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설 씨네 가문에서 이미지에 신경쓰지 않았다면 하현은 아마 서재에서 잠을 잘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벌써 3년이 지났다. 하현은 자신이 이런 삶에 익숙해져 있는 줄 알았다. 데릴 사위면 데릴 사위답게 사는게 정상 아닌가?하지만 하현에게는 말못할 고충이 있었다.그건 바로 그의 아내 은아때문이였다.비록 은아는 늘 무례했고 하현의 체면을 봐준적 없었지만, 그녀는 너무 특출하게 아름다웠다. 3년 동안 은아와 함께 지내다 보니, 하현은 자신이 어느새 그녀를 몰래 사랑하게 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핸드폰에 또 여러 통의 문자가 왔다.“도련님, 하엔 그룹이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현재 파산 직전에까지 이르렀습니다.""간절히 부탁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도련님이라면 방법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30분 후, 하현은 은아의 회사에 도착했다. 하현이 입구로 들어가려던 순간, 갑자기 경호원 한 명이 그를 호신봉으로 막아섰다. 경호원이 차갑게 말했다. “썩 꺼져! 여기는 거지들을 반기지 않아.”하현은 일어나자 마자 구멍난 티셔츠에 반바지 하나를 걸쳐입고 씻지도 않고 나왔기에 거지처럼 보이긴 했다. 하현은 그런 거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전 제 아내한테 서류를 전해주러 온 사람이에요.”“그 꼴에 아내가 있다고?” 경호원은 의심했다. “청소부 희진이야 아니면 뒤에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 수빈이야?”“제 아내는 은아에요.” 하현이 말했다.경호원은 순간 벙져 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아 그렇구나. 당신이였구나. 말로만 듣던 설 씨 집안 데릴사위님...하하하하하.” 경호원은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하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가 이렇게 유명한 줄은 전혀 몰랐다.“알았어, 알았어. 서류를 내놔. 설 씨 아가씨께서 당신이 오면 서류를 받아달라고 했어.” 경호원은 말했다.“아니요.” 하현은 고개를 저으며 고집스레 말했. “우리 처제가 꽤 중요한 것이라고 했으니 제가 직접 아내한테 전해줘야 겠어요. 잠깐 비켜주시겠어요?”“당신!” 경호원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 ‘미친 거 아니야? 설 씨들이 얼마나 자기를 싫어하는지 모르나? 게다가 이렇게 옷을 입고 나오다니. 회사 이미지를 망칠까 걱정은 안 하나?’그들이 이야기하던 중, 갑자기 뒤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부릉부릉 크게 들렸다. 얼마 후 BMW 5 시리즈 하나가 빠른 속도로 드리프트를 하며 하현의 스쿠터 옆에 주차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준이 한 손에 장미 다발을 든 채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강 부장님! 안녕하세요.” 이준을 본 건방진 경호원은 어느 친절한 얼굴로 돌변하더 알랑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호원은 말했다. “강 부장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정사장님 사무실에서 부장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이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하현에게 눈길 한
“설명? 내가 왜 당신한테 설명해야 해?” 하현은 차갑게 말했다. “은아는 내 아내야. 은아한테서 떨어져. 발정난 거라면 다른 곳으로 가!”“그리고, 내 아내가 장미를 좋아한다면 내가 직접 사줄 거야! 외딴 남자에게서 받을 이유가 없어!”"은아는 아름다운 여자야. 이따위 장미가 어떻게 은아에게 어울리겠어? 오늘밤 내가 프라하에서 장미를 사서 내 아내에게 선물할거야!"“너 미친거 아니야! 지능이 낮은 거야 아니면 그냥 멍청한 거야? 너 돈 있냐? 어제 설 씨 어르신한테 스쿠터 사달라고 하는 거 다 들었어. 당신같은 가난뱅이는 신장을 판다고 해도 프라하 장미 한송이 못사. 왜 이렇게 뻔뻔하게 여기서 쇼를 하는 거야?”이준의 눈빛은 차가워졌다. 그는 하엔 그룹에서 높은 직위를 가지고 있는 고위층이다 . 어떻게 저따위 데릴사위 따위가 나한테 감히 이렇게 말을 하지?’그리고 이준을 제일 화나게 한 것은 하현이 이준의 꽃을 짓밟아 버리고 은아를 엘리베이터로 끌고 간다는 것이다. ‘저 자식은 도대체 뭘 믿고 저러는 거야?’잠깐 머리를 굴리던 이준은 뜬금없이 입가에 피식 냉소를 지으며 자신만만한 어투로 소리질렀다. 이준은 확신에 찬 듯했다. “은아씨, 60억 원 투자가 필요하지 않으세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네?” 은아는 어안이 벙벙했다.이준은 차분히 말했다. “은아씨, 당신 회사에 60억 원이 필요하다고 알고 있어요. 마침 제 수중에 그 정도 액수의 돈이 있어서 투자금으로 사용할수 있어요. 저와 함께 오늘 점심을 먹어준다면 그건 당신 몫이 될 거에요.”“정말이에요?” 은아는 무의식적으로 하현의 손을 내팽개쳐 버렸다. 그녀의 회사는 그 돈이 필요했다.“저는 한입에 두말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이준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좋아요.” 잠시 고민 후, 은아는 결국 이준의 점심 초대에 응하기로 했다. 솔직히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회사가 망할 가능성이 제일 컸기 때문이다.“가요, 은아 씨. 프로젝트에 관한 상세한 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