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솨솩!”용천진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하현은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우뚝 섰다.그의 동작에는 언짢은 기운이 가득했다.사실상 화가 극에 달한 상태였다.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용천진 앞으로 다가왔다.용천진의 최측근들과 부하들이 제지할 틈도 주지 않았다.“퍽!”하현은 손바닥을 내던지듯 후려쳤다.저항하려던 용천진은 장내가 떠나갈 듯 비명을 질렀고 시뻘건 피가 하늘로 솟구쳐올랐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용천진의 몸은 뒤에 있던 큰 기둥에 부딪히고 말았다.쓰러진 용천진은 일어서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차가운 손이 그의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퍽!”하현은 손바닥을 뒤로 힘껏 뺐다가 그대로 용천진의 얼굴에 가격해 기절한 용천진을 깨웠다.“용천진, 이러면 재미없지.”“사람이 봐줄 땐 넙죽하고 받아들여야지. 당신은 매번 이렇게 버티다가 결국 내가 손을 쓰게 만들다니! 정말 피곤해!”“용천진, 마지막으로 묻겠어...”“어떤 선택을 할 거야?”세상이 무너진 듯한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이럴 수가?!어떻게 이런 일이?!용천진이었다.그는 무도의 고수였다!비록 전신은 아니었지만 평소에 그 누구도 함부로 그에게 덤비지 못했다.그런데 하현 앞에서 그는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했다.방금 용천진이 땅바닥에서 일어서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그 모습이 얼마나 처량한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그를 따르던 여자들은 하나같이 겁에 질려 땅에 주저앉아 누군가의 도움을 청하며 벌벌 떨고 있었다.그녀들의 마음속에 큰 산이 무너진 거나 다름없었다.용천진은 항상 백전백승의 존재였는데 어떻게 이런 꼴을 당할 수가 있는가?용천진은 사색이 된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잠시 후 그는 고통스러운 기침을 몇 번 한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완전히 생각지도 못했다구!”“나 용천진도 반평생 전장에서 있었던 셈인데 어떻게 무성 용 씨 가문 노부인의 신임이 두터운 용천두 한 사람을 누를 수 없단 말이야?!”“난 심
용 씨 가문 유력 후계자 세 명 중 용천진은 자부심이 강했고 용천오는 오만했다.어쨌든 두 사람은 무대 앞으로 나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걸 무척이나 좋아하는 인물이었다.하지만 두 사람과는 달리 어릴 때부터 용 씨 가문 노부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용천두는 항상 겸손하기 그지없었고 사람들 앞에 잘 나서지도 않았다.세상 사람들은 용 씨 가문에 세 명의 유력한 가문 후계자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용천두가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능력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하지만 몇 년 동안 용 씨 가문 용천두는 노부인이 그에게 준 모든 총애를 천천히 음미하며 소리도 없이 조용히 집안의 상황을 파악했다.게다가 그는 매우 침착했다.용천오가 만신창이가 되었을 때도 별로 힘이 실리지 않은 인물을 파견해 그저 상황을 탐색하기만 했다.무성상업연맹이 나락으로 떨어졌건 무성상업연맹의 자산을 누가 삼켰든 그는 전혀 손을 쓰지 않았다.그는 그림자도 없는 유령처럼 몸을 낮추었다.그런 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사람들은 지금 그의 병력이 얼마나 강한지 용 씨 내부에서 얼마나 권위가 높은지 짐작할 수 있었다.그의 등장은 기세와 위세 면에서 이미 용천진과 용천오를 압도하고도 남았다.용천진은 얼굴을 드러낸 용천두를 보고 이상야릇한 미소를 띠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용천두, 결국 등판하셨군.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너무 늦게 왔어!”“늦지 않았죠.”용천두가 빙그레 웃었다.“형님께서는 용문 고위층의 절반 가까운 지지를 얻고 계시고 병력도 아주 강하죠.”“형님이 이 모든 것을 잃었다는 걸 확실히 하기 전에 내가 어떻게 함부로 나타날 수 있겠어요?”“물론 내가 좀 늦은 건 사실이긴 하죠. 형님이 뺨을 맞고 날아가는 모습을 못 봐서 아쉽긴 하군요.”용천두는 거의 폐인이나 다름없는 모습이 된 용천진을 보기 전에 눈을 치켜올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이 분이 그 당주이신가?”“이전에는 용천오를 짓밟아 뭉개버리더니 이젠 용천진을 완전
”물론 내가 알맹이만 먹고 당신한테 뼈다귀나 던져준다고 생각한다면 뭐 어쩔 수가 없지.”“하지만 난 당신이 똑똑한 사람이라고 믿어.”“충분히 이득을 본 마당에 우리 용 씨 가문과 끝까지 싸울 필요가 뭐 있겠어?”“어쨌든 우리 사이에는 죽기 살기로 싸울 아무 이유가 없잖아!”“더구나 용 씨 가문이 용문도 아니고 용문이 용 씨 가문도 아니지만 예로부터 우리 용 씨 가문 문주와 용문 문주가 같은 사람일 때가 많았어.”“하현 당신 설마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려고 하는 건 아니지?”“우리 용 씨 가문과 끝까지 싸워야만 직성이 풀리겠어?”웃는 듯 마는 듯한 용천두의 표정은 부드러우면서도 사나운 발톱을 한껏 드러내고 있었다.분명 용천진, 용천오 두 사람에 비하면 용천두는 웃는 인상에 가까운 얼굴이었다.야누스의 두 얼굴처럼 다루기 어려운 인물일 뿐만 아니라 여간 교활하고 음흉한 사람이 아니었다.하현은 잠시 그를 가느다란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마침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신 말이 일리가 있긴 하지.”“용천진을 당신한테 넘기지 못할 것도 없어.”“하지만 몇 가지 조건이 있어.”용천두는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하현, 개의치 말고 말해 봐.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전력을 다해서 할 테니까!”“내 소유인 무성상업연맹 자산은 내일까지 인수인계를 마쳐야 해.”“문제없어!”용천두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하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용천진을 심문한 결과 보고서를 나도 받아야겠어.”“그렇게 하지.”용천두는 주저하지 않고 승낙했다.하현은 용천두의 눈을 깊숙이 바라보다 뒤에 있는 사청인을 가리키며 천천히 말했다.“저 여자는 내가 데려가겠어.”“원하시는 대로!”하현의 조건에 대해 용천두는 미소를 지으며 조금도 개의치 않는 자세를 보였다.지금 그가 데리고 온 수백 명의 용병들이 없었다면 어디서 마음씨 좋은 사람이 왔나 보나 할 것 같은 부드러운 얼굴이었다.용천
하현이 말한 내용을 듣자 심성이 의연한 진주희도 뒤로 자빠질 듯 아연실색했다.용문대회는 주먹깨나 쓰는 사람들의 잔치였지만 용문의 각 단체와 관련된 지역의 대가들, 무학의 대가들까지 참여하는 큰 행사였다.각 지역에서 뽑힌 용문대회 우승자들은 젊은 세대 최고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젊은 세대를 이끌어갈 5위 안에 드는 것이다.이런 실력자들이 정식으로 용문대회에 다 오지도 않았는데 이미 인도인에게 그 자리를 모두 매수당했다?이것은 용문 서른다섯 도 대회가 멀쩡히 서서 뒤통수를 맞은 셈이니 진주희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진주희는 정신을 가다듬은 뒤 진중한 얼굴로 말했다.“하현, 지금 농담하시는 거 아니죠?”“어떻게 이런 일을 농담으로 할 수 있겠어?”하현은 심호흡을 하고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했다.요즘 인도의 3대 요승 중 하나로 브라흐마 커크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브라흐마 파만이 젊은 인도 고수들을 데리고 대하로 넘어왔다.하현을 직접 대면하길 꺼렸던 브라흐마 파만은 먼저 인도 젊은 고수들을 용문 대회 챔피언으로 훈련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그들은 지금 도전장을 내밀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무술의 소중한 자산들을 자신의 도구로 내걸었다.35개 도 대회 우승자 타이틀을 인도인들이 가져갔다.하현은 처음에 이런 현상이 개인적인 사안이라고만 여겼고 게다가 자신은 이들 인도인들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도전하라는 요구를 들어줬고 방송사와 공증인을 입회시키는 것도 허락했다.그 결과 인도 쪽은 이미 용문 대회의 각 도 대회에서 우승 후보들을 모두 물리쳤다.한 명도 죽은 사람은 없지만 모든 사람들이 전투력을 상실했다.몇몇 운이 나쁜 사람은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갈 처지가 되었다!어제 아침 브라흐마 파만은 인도 TV에 나와 팀을 이끌고 용문대회 서른다섯 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그들은 이제 마지막 챔피언 자리를 놓고 그들에게는 불경스러운 인물인 하현을 물리치기만 하면 되었다.그러면 그
”한나절도 안 돼 오늘의 인기 검색어가 되었습니다.”“대하 각계에서 지금 난리가 났어요!”“인도인의 행실이 고약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신분을 숨기고 사람들을 방심하게 만든 뒤 도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하다니!”“상대의 정체도 모르고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맞서 싸운 사람들이 아주 분노하고 있어요!”“물론 대하의 무학계는 아주 쓸모없는 집단이고 용문은 대하의 관문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칭하더니 아주 종이호랑이라는 비아냥도 있습니다!”“용문대회는 지금 대하의 치욕이 되었습니다!”“서른다섯 도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인도인 몇 명을 막지 못했습니다!”“용문의 일상 업무를 담당하는 부문주가 장로회와 긴급회의를 열어 이번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논의했다고 들었습니다.”“부문주?”하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렇게 큰일이 났는데도 용문주가 나오지 않는 건 그가 정말로 위독하다는 뜻인가?”“용 씨 쪽에서는 반응 없어?”“없습니다.”진주희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지금 용 씨 가문은 용천두가 전면에 권력을 쥐고 있습니다. 그의 성격으로 봐서는 상황을 보고 천천히 뭔가를 꾀할 것이 분명합니다.”“용 씨 가문이 손을 쓰면 득이 된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한 절대 먼저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심지어 용문주가 몸이 좋지 않다면 내외를 차단해 소식이 전해지지 않도록 했을 거고요.”“하현, 이제 용천두가 이 소식을 전한 것이 한편으로는 당신으로 하여금 이 큰 문제를 해결하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됩니다!”“또 한편으로는 화를 초래해 누군가의 칼을 빌려 정적을 죽이는 거죠. 이 일로 당신과 인도인이 목숨을 걸고 죽도록 싸우게 만든 겁니다.”“용천두는 가만히 막후에서 지켜보다가 기회를 노리는 거죠.”“하현, 용천두 이 사람 정말 흉악한 놈이에요!”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가 손을 쓰지 않을수록, 음모를 꾸밀수록, 어제 보인 그의 행동은 모두 꾸며낸 것이라는 걸 의미해
진주희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하현, 당신이 말한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건 당연히 잘 알아요.”“하지만 그거 생각해 보셨어요?”“그들이 손대지 않은 사람은 오직 당신만 남았어요.”“당신 혼자서 어떻게 다 감당하시려고요? 설마 그들과 일대일로 돌아가며 싸울 생각이 있는 건 아니죠?”“용문 내외 팔당, 서른여섯 지회에서 젊은 고수들을 임시로 보내온다고 하더라도.”“문제는 이거예요. 만약 진다면?”“그럼 누가 그 후폭풍을 책임지겠어요?”“인도인은 이번에 만반의 준비를 해서 왔어요. 천하무공이 인도에서 나온다는 오만방자한 말까지 하고 있는 걸 보니 그들이 이번에 얼마나 대단한 자신감으로 왔는지 알 수 있어요!”“우리 용문 고수의 약점을 잘 파악한 사람을 내보냈을 가능성이 커요.”“오죽하면 당신도 이번 용문대회에 참가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히 각 도 대회 챔피언에 도전했겠어요?”“이번에 인도인이 진다면 국제적으로 큰 망신거리가 된다는 걸 알고 있을 거예요.”“심지어 그들 주변 지역에서 끌어온 고수들도 이번 일이 실패하면 우리 대하의 손아귀에 잡힌다는 것도 알고 있을 거고요.”“이 싸움은 인도인에게는 큰 도박이에요!”“그들은 그동안 잃었던 체면을 되찾을 뿐만 아니라 극동지역 전체에서 대하의 명성과 지위를 땅에 떨어뜨리려는 심산이에요!”진주희는 매우 냉정하게 판단을 내렸다.“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손에는 충분한 카드가 있는 게 분명해요.”“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줬다면 하현 당신도 막지 못했을 거예요!”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긴 후에야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인도인이 왜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해?”“내가 아무리 브라흐마 아부를 짓밟고 브라흐마 커크를 죽였다고 해도.”“그들이 날 아무리 미워하든 원망을 하든 그냥 고수들을 보내 날 죽이면 되잖아?”“그런데 왜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들었지?”“하현, 그들이 왜 이랬는지 알고 있어.”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사청인이 조용히 입을 열
사청인의 설명을 들으며 하현은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사청인은 역시 궁중 암투에 능한 사람이었다.이런 일에 대한 분석이 구구절절 일리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깊은 식견까지도 가지도 있었다.사청인의 말을 들은 하현은 차 한 잔을 집어 들고 한 모금 천천히 음미하다가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이번 국면은 겉으로 보이는 건 대하와 용문을 겨냥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나를 겨냥한 거란 말이지?”“인도인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거고?”진주희는 사청인과 동시에 동시에 마주친 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참 재밌죠.”“인도인과 결판을 낼 생각도 없었는데 감히 제 발로 죽으러 찾아오다니요.”하현의 얼굴에 단호한 미소가 흘렀다.“그들이 이렇게 싸우고 싶어 안달이라면 기꺼이 싸워 주지!”“진주희, 나 대신 브라흐마 파만에게 말을 전해!”“7일 뒤 무성에서 나와 일대일로 싸우자고!”“죽음이 두렵지 않다면 오겠지!”“한 명씩 덤비면 한 명씩 죽일 것이고 두 명씩 덤빈다면 한꺼번에 죽여버릴 거야!”...하현이 인도인과의 전쟁을 선포하던 그때, 성산 기슭에 있는 용문 본부에는 용문 고위층들이 모두 집합했다.“이 싸움에는 도저히 응할 수 없습니다.”“이번 싸움은 인도인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거라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이미 다 조사해 봤어요. 전에 인도인과 맞붙은 도 대회 경쟁자들은 모두 기도 쓰지 못하고 패했어요.”“우리 쪽에서 아직 나서지 않은 사람은 신임 집법당 당주와 이름이 같은 하현이라는 젊은이입니다!”“시험을 주관하는 구양연에게 몇 번이나 그에 대해 물었지만 구양연조차도 하현의 실력이 무적이라고는 감히 말하지 못했어요!”“게다가 그가 무적이라고 해도 혼자서 어떻게 기세등등한 인도인들을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인도인들은 이번 싸움을 위해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가산을 다 털었어요.”“우리 용문에서 선출한 실력자가 다른 나라 실력자에게 무참히
”부문주님,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이때 엄숙한 기색이 역력한 한 장로가 일어나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우리가 이렇게 하는 게 비겁하게 현실을 도피하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우리가 정말 이렇게 한다면 우리 용문은 대하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 뻔합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조직을 통솔할 수 있겠습니까?”“우리 용문은 예로부터 외적과의 싸움에서 최일선에 섰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이 시점에서 우리가 물러서면 앞으로 어떻게 조국 선열에게 당당히 얼굴을 내밀겠습니까?”“구양연! 당신은 무성지회 부지회장에 불과합니다. 다만 현재 남아 있는 도전자가 무성지회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 이 회의에 참석할 자격이 있었던 겁니다!”“그런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부문주의 판단을 문제 삼는 겁니까?”그때 장로 한 사람이 탁자를 세게 치며 기세등등하게 입을 열었다.“그리고 말끝마다 비겁하네 현실을 도피하네 하는데 그러다 혹시라도 지면 어떻게 할 겁니까?”“그 일은 누가 책임질 거냐고요?”“당신이 책임질 겁니까?”“당신이 무슨 자격이 있다구요?”구양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장로를 바라보며 말했다.“만일 진다면 우리 용문은 비록 체면이 깎일 수도 있고 우리 용문대회가 사람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할 수도 있겠죠.”“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초심을 거스르지는 않은 겁니다!”“적어도 우리 용문에는 어려움을 직시할 용기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는 거죠!”“지더라도 우리가 분발해서 다음에는 이기면 됩니다!”“그런데 우리가 싸우지도 않고 항복한다면 인도의 사기가 치솟을 것은 물론이고 우리 대하 사람들은 하늘 아래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될 겁니다!”“여러분,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우리가 위험을 보고도 모른 척하는 사람들이었습니까?”“우리 대하는 위험에 싸워 세계 민족 속에서 우뚝 일어섰습니다.”“지금 우리는 강대한 대국이 되었고 반만년 역사와 드넓은 땅, 게다가 물자도 풍부하고 인재는 넘쳐납니다!”“이런 우리가 어떻게 상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