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상석에 앉아있던 설 씨 어르신이 계약서를 다 읽었다. 어르신은 돋보기를 꺼내 도장을 자세히 관찰했다. 잠시 후, 그는 말했다. “그만해. 이 계약서는 진짜가 맞아. 그런데 민혁이 한 말은 맞아. 이 계약서는 급조한 게 아닌 듯 해. 어제 작성한 것 같아.”“물론 그곳에 갔다 온 사람은 은아니까 은아의 공도 있어. 하지만 어제 민혁이는 설 씨들을 위해 수모를 견뎠어. 민혁이의 공이 더 커."이 말을 들으며, 민혁은 오만한 자세로 은아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리고 민혁은 설 씨 어르신에게 고개 숙이며 말했다. "할아버지, 설 씨 집안의 일원으로써, 저는 SL 그룹을 위해 온갖 시련을 다 겪을 자신 있습니다. 그깟 굴욕 좀 당하면 어때요? SL 그룹이 돈을 벌기 위해 제가 맞아야 한다면, 저는 그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습니다!""할아버지, 신임 대표가 SL 그룹이 소유한 상업용 토지의 가치를 알아서 우리에게 이런 어마어마한 자금을 주는 것 같아요. 성의의 표시로 가능한 빨리 계약서에 서명하고 내일 전달해줘야겠어요.""제가 이 일을 맡을게요. 내일 안전하게 계약서를 하엔 그룹 대표에게 전하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집으로 대표님을 초대하겠습니다!"민혁은 마치 그 일을 이룰 수 있다는 듯했다. 이제 계약서를 손에 넣었으니, 신임 대표가 설 씨 집안을 높게 사는 것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그래서 민혁은 그런 사소한 일을 할 수 있었다.이 밖에도, 만약 자신이 계약서를 하엔 그룹에 전달해주면, 프로젝트 팀장은 본인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은아의 공을 기억하겠나?"좋아! 너는 내 훌륭한 손자야!" 설 씨 어르신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으며, 민혁을 인정했다. "민혁아, 그럼 내일 우리가 널 하엔 그룹으로 데려다 줄게."은아는 실망한 듯한 눈치였다. 계약서를 집에 가지고 온 사람은 분명 은아였는데, 지금 민혁이 혼자 그 공을 차지하고 있었다.하엔 그룹은 계약서에 서명했고 도장을 찍었다. 확실히 그 다음 날에 거기로 간다면 민혁은 성공적일
원래 슬기는 그녀의 벤틀리로 하현을 집으로 데려다 주고 있었다. 그런데 가는 길에 차가 꽤 막혔다. 그래서 하현은 트렁크에서 자신의 전기 자전거를 꺼내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전기 자전거가 고장 나는 바람에 하현이 하수구로 떨어졌다. 하현은 지금 몹시 불쌍하고 곤란했다.하현은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으려 했다. 그런데 세리가 그를 봐버렸다. 세리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말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나타났네. 여기 쓸모없는 인간이 왔습니다! 하현 씨, 화장실 변기에 자빠지기라도 했어요? 냄새나요!”하현은 세리를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큰 비닐봉지를 거실 구석에 놔두고 샤워하러 가려고 했다.“하현, 감히 집으로 와? 여기가 무슨 호텔인 줄 알아? 네 맘대로 오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해?” 그 순간, 희정은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다. 거실로 나왔을 때 희정의 표정은 불쾌한 티를 냈다.‘이 쓰잘머리 없는 놈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은아의 중요한 업적이 민혁한테 빼앗겼겠나? 이게 다 이 불운을 가져오는 놈 때문이야!’유아도 침실에서 걸어 나왔다. 그녀는 하현을 쏘아보며 말했다. “하현, 어떻게 이렇게 더러울 수 있어요? 왜 들어올 때 신발을 갈아신지 않은 거예요? 여기 공기를 오염시켰잖아요! 계속 여기 있고 싶어요? 그런 게 아니면 그냥 꺼져요!”하현은 차분하게 그의 장모와 처제를 쳐다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저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났으면, 하현은 이미 지난 3년간 깊은 분노로 가득 찼을 것이다.그 순간, 하현은 그런 헛소리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은아를 향해 걸어갔다. 처음에 하현은 정색하고 있었다. 은아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니, 그의 마음은 약해졌다. 하현은 수줍게 말했다. “여보, 당신 회사에 십억 원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어? 내가…”세리가 비웃었다. “쓸모없는 남편이 아내를 챙기기 시작했다, 이건가?” 세리는 바로 하현의 말을 끊었다. “당신은 쓰잘머리 없을 뿐만 아니라 뻔
“맞아!” 세리가 재빨리 소은의 말을 따라 말했다. “하현이 그런 쪽팔리는 짓을 했을 가능성이 꽤 있어. 저 인간은 쓸모없고 강이준은 파산한 사람이야. 둘이 짜고 쳤을 가능성이 꽤 높아. 그게 아니면 하현이 지금 안전하고 무사한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건데?”“세리 씨! 소은 씨! 이만하면 됐어요!” 결국 하현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거들먹거리며 앞으로 한 발짝 나서더니 앞에 있던 두 여자를 쳐다보았다.확실히 세리와 소은 둘 다 매력적이었다. 한 명은 섹시하고 고혹적이었고, 다른 한 명은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비록 지금은 둘 다 차갑고 냉담했지만, 그래도 그녀들은 여전히 매우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웠다.하현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는 걸 깨닫자, 세리는 혐오감으로 가득 찼다. ‘이 쓰잘머리 없는 놈! 감히 자기 아내의 절친한테 눈독을 들이다니! 이거 완전 개자식이잖아!’“제가 전에 말했었던 것 기억해요. 제 아내의 회사에 십억 원이 필요해요. 만약에 제가 그 돈을 제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제 앞에 무릎 꿇고 저를 당신의 아버지라고 부르겠다. 맞죠?” 이 말을 하면서 하현은 기쁘게 웃으며 세리를 쳐다보았다.“네! 제가 그랬죠!” 세리가 갑자기 일어섰다. 그녀는 하현의 가슴을 박을 뻔했다. “맞아요! 지금 돈을 내놔요! 그러지 못하면 제 앞에 무릎 꿇고 당신의 어머니라고 불러야 해요!”“그래요. 당신이 그 돈을 갖고 있으면, 나도 당신을 내 아버지라고 부를게요!” 옆에 있던 소은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일어서더니 경멸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좋아요! 나는 이제부터 당신 아버지로 불릴 거예요!” 하현은 구석에 있던 비닐봉지를 들어 올렸다.그러고 나서 하현이 손을 휘젓더니 돈뭉치들이 바닥으로 빠르게 떨어졌다.그 순간, 빌라 전체가 매우 고요해졌다.돈뭉치들이 벽돌처럼 거실에 쌓여있었다. 그것은 마치 작은 산 같았는데, 아주 무서운 광경이었다.“이거… 이거…” 은아는 불신으로 가득 찼다. 그녀는 깜짝 놀라
은아의 가장 친한 친구들인 세리와 소은 모두 매우 놀라서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녀들은 앞에 있는 십억 원을 보았다. 그 장면이 주는 강한 충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우리 착한 딸들, 이제 나를 아버지라고 불러줄래?” 하현은 박수를 치고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그 순간, 세리는 심호흡을 했다. 그녀는 방금 그 엄청난 놀라움에서 정신을 차렸다. 그러고 나서 세리는 하현을 평가하고 경멸하듯 말했다. "하현 씨, 내가 그걸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지난 3년 동안 당신에게 용돈을 준 사람은 은아예요. 당신은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야. 어떻게 당신이 십억 원을 가지고 있어요? 아무래도 당신은 올바르고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그 돈을 마련한 게 아닌 것 같아요."그 말을 듣자 하니 은아도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하현의 손을 잡고 그를 침실로 끌고 갔다.하현은 어리둥절했다. 결혼한 지 몇 년이나 지났는데 은아가 먼저 하현의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그런 다음 은아는 문을 꼭 닫았다.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다. "하현, 진실을 말해줘. 그만큼의 돈은 어디서 난 거야? 설마 네가 가서 훔친 건 아니겠지?""걱정할 필요 없어. 설령 내가 그러고 싶어도, 그런 짓을 할 만큼 내가 대담하지는 않아. 동기 한 명한테 빌린 거야." 하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전날 밤, 하현은 자신이 하엔 그룹의 대표라고 주장했지만, 아무도 그를 믿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하현은 그 또한 말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하현은 신중히 고민했었다. 만약 은아가 그의 정체를 알게 된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 둘의 관계는 훨씬 더 복잡해질 수도 있었다.하현은 자신의 신분 때문에 은아가 그를 받아들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은아가 언젠가 평범한 남자 그 자체인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랐다."동기? 어떤 동기?" 은아는 얼굴을 찡그렸다. "우린 결혼한 지 오래됐어. 네 동기가 너한테 전화하는 걸 본 적이 없어. 내
"그 사람은 그걸 받아들일 수 없어. 네가 그렇게 말했다고 정말 그렇게 될까? 네가 대체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하엔 그룹 대표야? 하 씨들이랑 같은 성을 가졌다고 네가 그 사람들의 친척이라도 된다고 생각해? 김 씨 성을 가진 사람들도 수두룩해. 그렇다고 그들이 같은 가족이야?” 희정은 많은 것들에 매우 화가 나 있었고 깊은 분노로 가득 찼다.하현은 뭔가 더 말하려고 했다. 이때 은아가 침실에서 나왔다. 그녀가 말했다. "엄마, 하현은 오늘 거기 없었어요. 우리는 정말 그를 비난할 수 없어요. 민혁이 잘못이죠. 그 애는 너무 뻔뻔했어요. 그리고 하현은 십억 원을 빌리는 것을 도와줬고, 지금 코앞에 놓인 비상사태를 해결하는 것을 도와줬잖아요. 제발…""그래서 뭐? 더 잘 대해주라고? 이 자식의 초라한 모습을 봐봐! 멋지게 차려입어도 왕자처럼 보이지 않아!" 희정이 하현을 꾸짖었다. 그녀는 이혼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잊었다. "빨리 가서 밥이나 해! 경고하는데, 우리 집에서 살려면 얌전히 구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널 세게 때릴 거야!"하현은 희정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헷갈려서 은아를 힐끗 보았다. '언제부터 은아가 나를 걱정하기 시작했지?'"장모님, 뭐 드실래요? 제가 지금 가서 요리할게요." 하현은 기뻐 보였다."빌어먹을!" 희정은 그를 호되게 꾸짖었다. '왜 이런 쓸모없는 사람이 있는 거지? 그렇게 혼나고도 어떻게 기뻐 보이는 거야?'다음 날 아침, 민혁은 BMW를 몰고 하엔 그룹으로 당당하게 갔다. 민혁이 자신의 신분을 밝힌 후, 안내 데스크 여성 직원이 정중하게 그를 회사 안에 응접실로 안내했다.직원이 어떻게 자신을 대하는지를 보고 민혁은 거의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분명히 은아가 그 계약을 따낸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공적은 전적으로 민혁의 것이었다. 설 씨들은 계약서에 서명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민혁이 계약서를 하엔 그룹에 전달하기만 한다면, 그들은 하엔 그룹과 더 많은 세부 사항들을 조율한
슬기는 사무실에 도착한 지 한참 되었다. 그녀는 그날 다소 투명한 흰색 정장을 입었다. 하현이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자, 슬기는 그에게 차 한 잔을 대접했다.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대표님, 설 씨 집안이 오늘 저희에게 계약서를 전달하기 위해 설민혁이라는 사람을 보냈습니다. 한 번 보시겠어요?""그럴 필요 없어요." 하현은 고개를 들지도 않았다. "그자한테 꺼지라고 전해주세요. 앞으로도 감히 우리 회사에 발을 들인다면, 그자를 때리고 두 다리를 부러뜨리세요!""알겠습니다!" 슬기는 그 이상 물어볼 용기가 없었다. 왜냐하면 대표님은 자신의 결정에 있어서 항상 확고했기 때문이다. 슬기가 그의 밑에서 일하는 첫날이 아니기도 했다.***응접실에서. 민혁은 꽤 우울해 보였다. 그는 방금 하현과 마주쳐 매우 운이 나쁘다고 생각했다. 이제 하엔 그룹은 자신을 신경 쓰지 않았고, 민혁은 거의 30분 동안 그곳에 방치되어 있었다. 그는 약간 짜증이 나서 화가 나려고 했다."거기 누구 없어요?" 그는 소리쳤다.잠시 후, 안내 데스크 직원 한 명이 그에게 다가와 부드럽게 말했다. "손님, 회사 안에서 너무 시끄럽게 하지 말아주세요.”"당신은 도대체 누군데요? 어딜 감히 나한테 여기서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할 수 있어요?” 민혁은 일어섰다. 그런 다음 그는 앞에 있는 젊은 여자를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민혁은 음탕하게 말했다. "아가씨, 저는 당신이 여기서 안내 데스크 직원으로 일하지 않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저와 함께라면, 안내 데스크 직원으로 사는 것보다도 훨씬 더 흥미로울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데…”"손님, 제발 얌전히 계세요…""한 성깔 하는군요. 저는 그게 좋아요!" 민혁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항상 저 여자와 같은 안내 데스크 여성 직원을 잘 상대했다. 돈을 좀 쓰기만 한다면, 민혁은 그녀들을 쉽게 가졌다. 게다가 그는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없었다.민혁이 막 어떠한 조치를 취하려고 할 때, 갑자기 삐걱거리는 소리와
민혁은 마치 거짓말을 간파한 것 같았다. "맞아요! 그런가 봐요. 다른 가능성은 없어요. 그렇지 않다면, 그 계약서가 실제 계약서처럼 보였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 사람들은 너무 멍청해요. 본인들의 거짓말이 그렇게 빨리 들킬 것이라고 그 사람들은 생각하지 못했어요…”"그래요! 지금 그런 상황일지도 몰라요. 설 씨 어르신, 그들을 집으로 불러서 진실을 밝혀냅시다.""그렇네요! 데릴사위가 쓸모없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뜻밖에도 그 사람은 도둑이 되었어요. 게다가 어떻게 은아가 가짜 계약서를 집에 가지고 올 수 있었겠어요? 설 씨들에게 엄청난 굴욕이에요!"설 씨 집안 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큰 소리로 말한 것을 따라 말했다. '은아가 너무했다. 자그마치 600억 원의 투자이다. 우리 모두 그 투자금 덕분에 많은 혜택을 받고 호화로운 삶을 즐길 수 있다. 감히 가짜 계약서를 가지고 우리를 속이다니! 그녀는 엄한 벌을 받아야만 해!'설 씨 어르신은 그 순간 무표정을 유지했다. 어르신은 무효 처리된 계약서를 꺼내 몇 번 훑어보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차갑게 말했다. "희정이한테 그 둘을 집으로 부르라고 해. 만약 오늘 우리에게 납득이 되는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 그 둘한테 설 씨 집안에서 꺼지라고 할 거야."많은 설 씨 집안 사람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반복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것은 좋은 일이다. 은아가 없다면, 그들은 미래에 더 많은 재산을 차지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은아와 그녀의 가족이 설 씨 집안과 단절되기를 간절히 원했다.***하엔 그룹에서.이틀 동안 하현은 회사의 서류들을 거의 다 읽었다. 하엔 그룹은 원래 투자 회사였다. 그러나 하현의 사촌인 예리는 과거에 쓸모없는 투자를 많이 진행했었고, 회사에 상당한 피해를 줬다. 심지어 예리는 회사를 잘 관리하지도 못했고, 그들이 작년에 번 수익은 백억 원도 채 되지 않았다.1조 원의 가치가 있는 회사에 이와 같은 수익은 다
'어떻게 이와 같은 쓸모없는 사람이 이 자동차 도시에서 말 그대로 아무 차나 살 수 있겠나?'"손님, 이건 어때요? 손님의 성향을 보세요. 이 차가 손님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영업사원은 하현을 거들먹거리며 쳐다보았다. 그녀는 멀지 않은 포르쉐 파나메라를 딱 가리키고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건 어때요? 손님이 이 차를 운전해서 나갈 수 있습니다. 만약 300미터 거리 내에 어떠한 여자도 손님의 차에 뛰어들지 않는다면, 손님이 너무 무서워 보이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하현은 흥미롭게 느꼈다. 그는 그쪽으로 걸어가서 차를 몇 번 힐끗 보았다. 그러고 나서 하현은 말했다. "나쁘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차를 운전한 지 너무 오래됐어요. 시승하게 해주는 건 어때요? 만약 적합하다면 이 차로 할게요.”"시승이요? 손님께서요?"아름다운 영업사원은 실로 웃음이 터졌다. 이토록 뻔뻔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그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어떻게 그렇게 대담하게 5억 원 정도 하는 자동차의 시승을 요구할 수 있을까?"손님, 지금 나가주세요. 여기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아요. 만약 농담하고 싶다면 다른 곳으로 가주시겠어요?"하현은 깜짝 놀랐다. ‘젠장! 날 여기서 쫓아내는 거야? 본인들이 이렇게 행동하고 반응하는데, 어떻게 내가 이 사람들에게 투자하기를 바라는 건가?’하현이 뭐라고 말하려던 참이었다. 이때, 그는 한 남자와 여자가 그곳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여자가 누구인지 보자 순식간에 표정이 극도로 험악해졌다.'은아?'하현은 속으로 비웃었다.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십억 원을 줬어. 그런데 또 다른 남자가 있네.'은아 옆에 한 남자가 있었다. 남자의 머리는 깔끔하게 빗겨져 있었고, 그는 가죽 구두와 함께 정장을 입고 있었다. 심지어 그의 손목에는 반짝이는 커다란 금시계가 있었다. 그는 다소 적절하게 행동했고, 약간 잘생기기도 했다.은아는 내키지 않았지만 여전히 다정하게 웃었
이런 생각이 스치자 하현은 가만히 시선을 아래로 두며 더 이상 이 주제에 대해 파고들지 않기로 결정했다.그리고 싱긋 웃으며 돌아서서 설은아의 방에서 나갔다.하현의 행동을 보고 설은아는 내심 못마땅한 듯 조용히 콧방귀를 뀌었다.남자가 너무 마음이 약한 거 아닌가 하고 서운한 마음이 밀려왔던 것이다....이튿날 아침, 하현은 김 씨 가문의 일을 좀 더 조사해 보려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러나 나가기도 전에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하현은 핸드폰을 힐끔 보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하현,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하지 않으면 연락 안 할 셈이었어?”전화기 맞은편에서 간민효의 볼멘소리가 들려왔다.“간민효?”하현은 간민효가 이런 이른 시간에 자신에게 전화할 줄은 몰라 잠시 어리둥절해했다.“아직도 간민효야? 그냥 성 떼고 이름 불러!”간민효의 목소리에는 살짝 비트는 어조가 실려 있었다.“아, 민효.”하현는 간민효의 성화에 응하며 말했다.“아침 일찍부터 웬일이야? 무슨 일이라도 있어?”하현은 간민효 같은 사람이 아무 일 없이 아침 일찍 전화할 리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아침 일찍 차라도 한잔하자고 전화할 리 만무했다.“사실 공항에서부터 당신한테 관심이 많았어.”“그래서 사람을 보내 당신을 좀 살펴보라고 했지.”간민효는 자신의 행동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어쨌든 누군가가 날 상대하려고 당신을 보낸 거라면 나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니까.”“미리 말하지 않은 점은 미안하게 생각해. 사과할게.”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이해해.”기내에서 C4 총기도 발견되었으니 간민효 입장에선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스럽고 찝찝한 일이었을 것이다.간민효가 사람을 보내 자신을 미행하고 조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래서 요 며칠 동안 당신이 한 일을 난 거의 다 알고 있어.”“그래서?”하현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시선을 올리며 물었다.“친한 어른이 한 분 계신데 한 달 전부터
설은아는 김나나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김나나, 난 네 오빠랑 일면식도 없고 얼굴도 몰라.”“그러니까 그만해.”김나나는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우리 오빠는 훌륭한 사람이야. 우리 김 씨 가문 어른인 김준영의 심복이기도 해!”“금정에서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우리 오빠와 결혼하고 싶어 안달인 줄 알아?”“난 네가 내 절친이니까 너한테 기회를 주려던 것뿐이야. 우리 오빠 같은 격조 높은 인물을 너한테 주는 거야!”“남들한텐 그런 기회조차 없었다고!”김나나는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설은아, 너 절대 지금의 행복에 젖어 살지 마!”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베개에 기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김나나, 이제 그만해. 나 내일 할 일 있어서 그만 자야겠어.”설은아는 김나나와 더 이상 이런 얘기로 왈가왈부하기 싫은 것이 분명했다.“그래, 잘 자.”화면 속 김나나는 빙긋 웃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하지만 설은아, 난 우리 오빠한테 큰소리쳤단 말이야!”“너와 전 남편이 3년 동안 함께 했지만 한 번도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고.”“그러니 너 절대 엉뚱한 짓 하지 마!”“그렇지 않으면 우리 오빠가 네 전 남편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몰라!”말을 마친 김나나는 ‘뚝’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설은아는 언짢은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를 지켜보던 하현이 입을 열었다.“김나나는 뭐 전생에 나라를 구했어? 왜 이렇게 거만한 거야?”설은아는 하현이 묻는 말을 듣고 잠시 침묵하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김 씨 가문의 출신인 김나나는 예전에 대구에 있을 때 몇 번 만난 적이 있어. 그때 그런대로 사이가 괜찮았어.”“하현, 나나가 좀 거침없는 성격이라 그런 말을 한 거야. 그러니 나나가 한 말, 마음에 두지 마.”“그리고 나나가 자기 오빠에 대해 한 말도 신경 쓰지 마. 난 전혀 본 적도 없는 사람이야!”말을 마친 설은아는 문득 자신이 왜 하현에게 이
하현은 그 여자를 알지 못해서 살짝 의아해하며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설은아는 금정에 온 이후로 아는 사람이 더욱 많아졌다.어찌 보면 사업상 많은 성장을 했다고 볼 수 있다.“어머, 설은아. 지금 너 뒤에 있는 사람이 설마 그 소문으로만 듣던 네 남편은 아니겠지?”전화기 건너편에 있던 여자는 하현의 모습을 눈치채고는 갑자기 싫은 티를 팍팍 내었다.“그런 남자를 아직도 방에 들이는 거야?”설은아는 하현을 힐끗 쳐다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김나나, 내가 말하지 않았어? 그와 재결합한다고.”“설은아! 너 정말 진심이야? 아니면 농담하는 거야?”화면 속 김나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 남자 정말 아니잖아! 그건 금정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야! 그렇게 어렵게 이혼했는데 왜 갑자기 또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겠다는 거야?”“무엇보다 너 내가 한 말 잊었어?”“널 우리 오빠한테 소개해 주려고 한다는 말 잊었냐고?!”“우리 오빠는 김 씨 가문 거물이야!”“너와 우리 오빠가 함께 한다면 완전히 강대강의 연합이라고!”말을 하는 김나나의 얼굴에는 꼭 두 사람을 연결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설은아가 금정 김 씨 가문 사람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게다가 이 여자는 설은아를 김 씨 가문 사람과 연결시켜주려고 했다.자신에게 짓밟힌 김탁우를 떠올리자 하현은 이 모든 것이 우연하게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하지만 잠시 후 설은아가 하는 말을 듣고 하현의 미간이 다시 한번 살짝 일그러졌다.“내 기억이 맞다면 네 오빠가 김탁우 맞지?”“어? 내가 듣기로는 그가 항성에서 누군가와 이미 약혼했다던데.”“어떤 것들이 그딴 쓸데없는 말을 퍼뜨리는 거야?”김나나는 하현을 향해 시위라도 벌이는 양 소리를 높였다.“설은아, 너 소식이 좀 늦구나!”“우리 오빠가 항성에 있을 때 남영 여자가 우리 오빠한테 첫눈에 반한 건 사실이야.”“하지만 어떤 남자가 달려
왕인걸의 말은 이의진을 탓하는 듯 보였지만 사실은 더 깊은 뜻이 있었다.순간 이의진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왕 사장님이 안 물어보셨잖아요?”“물어봤으면 진작에 알려줬을 거예요.”“그리고 하현과 밥을 먹고 싶다면 언제든지 나한테 말씀만 하세요. 내가 왕 사장님을 도와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하죠!”말을 마치며 이의진은 자신이 하현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듯 한껏 너스레를 떨었다.그러나 이의진은 정말로 자신이 있었다.자신의 오빠가 최희정을 압박하기만 한다면 데릴사위인 하현이 절대 최희정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이의진의 말에 왕인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좋아, 좋아! 내일 내 사무실로 와.”이의진은 눈에는 점점 더 환한 빛으로 가득했다.자신의 앞날에 환한 서광이 비치는 듯했기 때문이다.이 씨 가족들도 모두 감격에 겨운 얼굴로 서 있었다.마음속으로는 역시 이의진이 인재는 인재라며 감탄해 마지않고 있었고 훗날 자신들의 뒤를 확실히 봐줄 인물이라고까지 여겼다.이러니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밖에!“이의진,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잖아?”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의진을 앞에 두고 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한마디 내뱉었고 그의 한마디에 그녀의 환상 같은 꿈이 일순 깨져버렸다.“왕인걸, 당신도 성인인데 왜 그렇게 쉽게 속는 거야? 옳고 그름이 분간이 안 되는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설은아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하현, 알겠어!”왕인걸은 허리를 굽신거리며 하현을 배웅했고 이어 몸을 돌려 이의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의진은 낭패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이 상황은 전적으로 그녀가 자초한 것이었다.만약 그녀가 몇 마디 하지 않았더라면 하현이 그녀의 면전에서 체면을 뭉개는 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체면이 뭉개지는 하현의 말에도 이 관계를 이용하여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려는
그러나 왕인걸은 이 씨 가족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들을 무시했다.그 대신 왕인걸은 재빨리 하현에게 다가와 공손히 입을 열었다.“하현!”하현?!왕인걸의 목소리는 존대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하대도 아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의진의 부모에겐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는 소리였다.이의진의 집안 친척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뭐야, 이게?하현?하 씨 성을 가진 데릴사위가 정말 이렇게나 능력이 있다는 얘긴가?이의진은 더욱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왕 사장님, 지금 누굴 보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 사람은 데릴사위일 뿐이에요!”왕인걸은 이의진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현을 향해 굽신거리며 말했다.“하현, 아! 형수님도 와 계셨군요!”“이곳에서 두 분을 만나다니 제 생의 영광입니다!”“정말 오늘은 대운이 열린 날인가 봐요!”“만나서 영광입니다.”“너무 반가워요!”왕인걸은 흥분해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왕인걸과 하현이 아는 사이란 것도 놀라울 따름인데 왕인걸이 반가워서 잔뜩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이의진은 입을 떡 벌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하현이 자신의 직속상관, 그것도 왕인걸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설은아는 왕인걸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예의상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아, 왕 사장님, 안녕하세요.”그러나 하현은 심드렁한 눈빛으로 왕인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차를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야?”아내를 탐하려고 했던 자에게 한 손만 부러뜨리고 놓아준 것만 해도 하현은 많이 봐준 셈이었다.“하현, 지난번엔 내가 많이 잘못했어. 두 사람이 돌아간 뒤 간민효한테 아주 호되게 혼났어!”“나도 내 잘못을 깊이 깨닫고 사과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어!”하현의 냉담한 표정에서 초조함을 느낀 왕인걸은 마음이 떨려 허리까지 구부리며 안절부
”장청 캐피털은 사채업으로 시작한 회사야. 결코 깨끗한 회사가 아니라구!”“고명원도 사실 깨끗하지 않아!”“그런 더러운 인물과 호형호제하는 게 뭐가 그리 잘났어?”“지금은 옛날이 아니야!”“깨끗하게 돈을 벌어야 오래가지!”“고명원 같은 사람이 언제까지 기고만장하게 살 수 있겠어?”이의진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며 한껏 교만하고 오만한 자세를 보였다.“시대가 변했어. 더러운 방법으로 얻은 영광은 결코 오래갈 수 없어. 결국 우리처럼 큰 회사가 정도를 걷고 있는 거지!”“맞아. 가문을 빛내려면 큰 회사에 들어가야 해!”이영산은 자신의 모친과 여동생이 자신을 위해서 하현을 마구 헐뜯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여전히 어정쩡한 표정을 지었다.이참에 다 같이 퍼부어 하현을 짓밟고 싶었지만 그는 그런 마음을 억눌렀다.“정도를 걸어야지! 정정당당하게!”이의진은 하현에게 훈계하듯 말했다.“당신이 내가 이룬 성과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이룬다면 설 씨 집안에서 당신한테 한 번 더 데릴사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줄지도 몰라!”여기까지 말한 이의진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룸 바깥 복도를 보았더니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이 보였다.그들은 당당하게 얼굴을 든 채 값나가는 명품 옷으로 온몸을 치장한 모습이었다.제일 앞에 선 사람은 더욱 건들거리는 표정으로 들어왔고 내딛는 발걸음마다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가득 서려 있었다.이의진은 하현을 몰아붙이다 말고 갑자기 흥분한 얼굴로 문 앞까지 달려왔다.“왕 사장님, 안녕하세요!”하현이 힐끔 쳐다보니 왕인걸이었다.왕인걸은 여전히 지방시에서 맞춤한 옷을 입고 있어서 부티가 팍팍 풍겼고 이루 말할 데 없는 강인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다만 머리와 얼굴에 칭칭 감은 거즈가 그를 약간 바보스럽게 보이게 할 뿐이었다.이의진이 왕 사장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이의진의 부모는 하나같이 얼른 일어나 자신들도 모르게 일어나서 맞이했다.“왕 사장님. 여기서
이 광경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넋이 빠지는 듯했다.왜?왜 고 사장이 데릴사위인 하현한테 사과를 해야 하지?설마 다들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이 씨 가족들이 충격에 휩싸여 있건 말건 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됐습니다. 별일 아닌 일입니다. 이대로 없던 일로 하시죠.”“그렇게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니 정말로 감사합니다.”고명원은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머금고 하현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다.“하현, 전화번호 좀 알려주시겠습니까?”“나중에 여쭤볼 일이 있어서 그렇습니다.”하현은 싱긋 웃으며 아무렇게나 티슈를 꺼내 번호를 적은 뒤 그의 앞에 내놓았다.“고맙습니다.”고명원은 보물이라도 얻은 듯 곱게 접어 주머니에 넣은 뒤 이 씨 가족들을 냉담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실례 많았습니다. 내가 식사를 방해한 것도 있고 하니 오늘 이 식사는 내가 계산하겠습니다.”몇몇 장청 캐피털 핵심 간부들도 모두 겁에 질려 굽실거리며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냉담하게 말했다.“이제 좀 꺼져 주시죠!”하현은 말을 툭 내뱉으며 마치 고명원을 그의 부하처럼 대했다.이 광경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설은아는 이를 보고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하현, 다음에 제가 식사 대접 제대로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말을 마치며 고명원은 직원에게 가더니 마오타이 몇 병을 테이블로 보내라고 지시했다.그의 공손한 자세에 장내는 순식간에 충격에 빠졌다.이영산의 부모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방금 하현에게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퍼부으며 공사장에서 벽돌이나 나르라고 모욕했던 그들이었다.그러나 순식간에 하현이 장청 캐피털 고명원이 떠받드는 인물이 될 줄은 몰랐다.고명원이 공손히 차를 따르던 모습은 그들에게 직접 얼굴을 두들겨 맞는 것보다 더한 고통을 몰고 왔다.이영산은 더욱 마음이 착잡하고 복잡했다.그
이의진도 눈살을 찌푸리며 거들었다.“하현, 내 말 잘 들어! 지금 당장 사과해!”“그리고 무릎 꿇어!”“그렇지 않으면 공사장에서 벽돌 나를 생각은 하지도 마!”“당신은 그냥 굶어 죽어!”하현은 이 씨 남매가 하는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덤덤한 표정으로 오만방자한 사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3분, 고명원에게 어서 와서 차를 따르라고 해.”“나 하현이 말했다고 전해.”“어서 어서 서두르는 게 좋을 거야. 시간을 넘길 시엔 차를 따르는 걸로 해결될 일이 아니야.”이영산을 비롯한 이 씨 가족들은 하나같이 겁에 질려 얼굴빛이 새까맣게 변했다.하현이 이렇게 고명원을 도발하는 것은 그들을 불구덩이로 집어넣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이놈이 이 씨 가족들을 데리고 같이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야! 당신이 뭔데? 감히 고 사장님을 오라 마라, 차를 따르라 마라 하는 거야?”장발의 사내는 냉랭한 눈빛으로 말했다.“사는 게 지겨워?”장발의 사내는 여차하면 하현을 밟아 죽일 듯 눈을 부라렸다.그때 온몸에 거즈를 두른 남자가 뒤에서 들어왔다.알고 보니 소항 회관에서 하현과 충돌한 그 남자였다.남자는 하현의 얼굴을 똑똑히 본 순간 두 눈동자에 두려움이 가득 서린 눈빛으로 온몸을 덜덜 떨었다.그는 장발의 사내에게 얼른 귓속말로 속삭였다.소항 회관에서 그는 하현에게 단번에 걷어차였다.고성양의 손발은 부러졌다.엄도훈은 하현 앞에서 나라님 모시듯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이로 미루어 보아 하현의 신분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장발의 사내는 남자의 말을 듣고 얼굴을 찌푸리더니 쏜살같이 그의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났다.“하현! 당신은 이제 죽었어!”이영산은 하현을 가리키며 세상 물정 모르는 놈의 최후를 한스러워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따가 일이 생기면 당신 혼자 다 책임져! 절대 우리 끌어들이지 마!”이 씨 가족의 친척들도 모두 사나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며 언짢은 기색을 숨기지 않았
장리나는 이 말을 듣고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하현, 얼른 형님께 감사하다고 해야지!”“형님이 아니었으면 어디 가서 그렇게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겠어?”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뭔 말이 그렇게 많아? 그러다 혓바닥 깨물까 봐 겁도 안 나?”“하 씨! 당신 나한테 무슨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당신 정말...”장리나는 하현에게 조롱이 가득 담긴 말을 퍼부으려고 했다.그런데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퍽’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발로 문을 차고 들어왔다.차를 마시고 있던 하현은 들고 있던 찻잔을 든 채 눈을 가늘게 뜨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이어 러닝셔츠를 입은 남자 몇 명이 들이닥쳤다.그들 앞에 서서 담배를 물고 있는 긴 머리의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씨 가족들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모두 꺼져! 이 룸은 우리가 접수한다!”이영산은 오늘 아침 마침내 인생의 절정을 맞이했는데 어떻게 이런 꼴을 당할 수 있단 말인가?그는 술기운을 내뿜으며 테이블을 세게 쳤다.“무슨 소리야? 우리 아직 다 못 먹었다구!”“우리 장청 캐피털 고 사장님이 여기서 밥을 먹을 건데 당신들 감히 이런 식으로 굴 거야?”시가를 물고 있던 남자는 무심한 듯 이영산을 쳐다보았다.장청 캐피털 고 사장님?고명원?고명원의 이름을 듣자마자 이영산은 술이 확 깨는 듯했다.방금까지의 원망과 분노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무례하다고 느끼던 이 씨 가족들도 장청 캐피털이라는 말을 듣고 모두 겁을 먹었다.고명원은 어쨌든 그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고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란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게 어떻게...”이영산은 말할 수 없이 난감한 표정이었다.그는 얼굴을 돌려 주변 친척들을 몇 번이나 쳐다본 뒤 멋쩍은 목소리로 말했다.“저기, 거의 다들 드셨죠?”“고 사장님이 이렇게 내 사업을 챙겨주시고 수백억짜리 프로젝트도 맡겨주셨는데 이 룸을 원하셨다니 드려야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