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 가문 총잡이들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있을 때 장내 전투는 이미 과열된 상황에 이르렀다.진주희의 실력은 예전보다 훨씬 늘었지만 인도인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잠시 상황이 소강상태에 이르자 십여 명의 인도 고수들이 자리를 다시 잡고 침착하게 진주희를 에워쌌다.장검 십여 자루가 살의를 가득 품은 채 번쩍이고 있었다.수많은 살기가 진주희를 향해 뒤덮고 있었고 인도인들은 그들의 체면을 구긴 이 여자를 단칼에 쳐죽일 듯 노려보았다.진주희는 매서운 표정을 지으며 손에 든 당도를 휘두르며 인도인들 속으로 돌진했다.매서운 칼날이 빛을 잃으며 결국 진주희의 칼자루 한 줄기만 남았다.십여 개의 인도인 장검이 모두 부러지고 만 것이다.진주희의 오른손이 예리하게 원을 그렸고 그녀의 손에 있던 칼날은 그대로 인도인들을 향했다.“푹!”첫 번째 인도인은 손목을 감싼 채 뒤로 물러났다.이어서 두 번째, 세 번째...5분도 안 되어서 수십 명의 인도인 고수가 모두 주저앉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러는 과정에서 진주희의 몸에도 여기저기 상처가 생겼다.그러나 그녀는 숨이 조금 찼을 뿐 상대의 처참한 모습에 비하면 그녀의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이를 지켜보던 김규민은 어안이 벙벙했다.그녀 주변의 총잡이들도 모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얼굴이 창백하게 식어갔다.그들은 진주희 한 사람 해치우는 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다.인도도 문명국이고 인도 무학은 누구도 무시 못 할 만큼 강했다.인도인들의 실력이 막강하다는 건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였다.그런데 뜻밖에도 진주희를 맞닥뜨렸을 때 인도인들은 그동안의 실력이 마치 연기처럼 사라진 듯 손을 쓸 수가 없었다.그야말로 참패였다.진주희의 실력에 브라흐마 아부도 깜짝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이들은 모두 인도 선봉사에서 실력을 키운 고수들이었다.한 명 한 명이 선봉사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었다.그런데 왜 하찮은 대하 사람 한 명 제압하지 못하는가?순간 그의 얼굴
브라흐마 아부는 오늘 밤 하현을 죽일 수 없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헛될 뿐만 아니라 선봉사와 김 씨 가문은 완전히 관계가 틀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마음속으로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일어났을 때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물론 이것보다 중요한 것은 브라흐마 아부 자신의 체면이 완전히 깎인다는 것이다!브라흐마 아부에게 있어 체면은 하늘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다!“인도인, 헛!”브라흐마 아부의 손에 있던 장검이 휙휙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순간 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한 걸음 내디뎠다.하현의 동작은 그리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똑똑히 그의 행동을 볼 수 있었다.하지만 그가 손을 썼을 때는 매우 빠르게 움직였고 거의 눈에도 보이지 않을 정도여서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하현이 손을 후려치자 브라흐마 아부의 손에 있던 장검이 뚝하고 부러졌다.흉악한 표정을 짓고 있던 브라흐마 아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뒤로 물러났다.그가 완전히 무시했던 하현의 실력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브라흐마 아부는 지금 하현의 공격을 피하지 않으면 하현에게 완전히 얼굴이 터질 수도 있다는 직감이 들었다.역시나 브라흐마 아부가 뒤로 물러나자 하현은 무덤덤한 시선으로 이를 지켜보다 지체 없이 뺨을 후려갈겼다.“퍽!”브라흐마 아부는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났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하현의 손바닥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하현의 손바닥 밑에 얼굴이 깔리게 되었다.순간 브라흐마 아부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와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곧바로 입에서 피를 뿜으며 하늘로 붕 떴다.브라흐마 아부의 몸이 땅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하현은 이미 한 발짝 힘껏 내디뎌 칼자루를 가볍게 휘둘러 브라흐마 아부의 목에 그었다.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누구보다 빨랐다.사람들은 눈앞에서 하현의 동작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총을 주우려던 김규민은 이를 보고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
순간 장검을 든 십여 명의 인도 고수들이 무서운 아우라를 풍기며 걸어 나왔다.이 사람은 아마 인도인 최고의 고수일 것이다.이들의 중앙에는 금빛 가사를 입은 큰 스님이 있었다.그의 표정은 냉랭하고 용맹했다.발을 내디딜 때마다 온몸에 말할 수 없는 위엄과 위세가 풍겼다.진주희는 이 사람을 보고 순간적으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이 스님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직감이 바로 들었기 때문이었다.“스승님!”“브라흐마 커크 스승님!”스승님을 보자 브라흐마 아부와 김규민이 동시에 입을 열었고 얼굴에 가득 화색을 띠었다.그들은 큰스님이 오셨으니 모든 일은 이제 술술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이 스님이 바로 인도 3대 성승 중 하나이고 선봉사의 고수인 황금궁에 있던 브라흐마 커크였다!이미 전신의 반열에 올랐다고 칭송이 자자했으며 그만큼 실력이 무시무시하기로 유명했다.브라흐마 커크가 나타나자 김규민은 이제 곧 하현은 브라흐마 커크에게 요절이 날 것이라는 기대로 부풀었다.브라흐마 커크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본척만척한 채 손에 든 염주를 돌리며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그는 하현과 처음 만났지만 하현과 인도인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이미 잘 알고 있는 듯했다.눈앞의 이놈 때문에 인도인이 오랫동안 무성에서 쌓아 놓은 초석이 모두 허사가 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순간 브라흐마 커크는 하현을 죽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하지만 그는 큰 스승으로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불경을 되뇌며 자신의 마음을 냉정하게 가라앉혔다.지금의 상황으로 볼 때 자신의 심복 제자인 브라흐마 아부의 생사는 아직 상대의 손에 달려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브라흐마 아샴이 죽고 브라흐마 아부마저 죽으면 브라흐마 커크의 대물림은 완전히 끊기게 된다.브라흐마 커크의 무서운 기세, 조금도 흔들림 없는 매서운 눈빛에도 하현은 조금도 주눅 들거나 불안해하는 것 없이 끝까지 냉담한 표정으로 일관했다.“젊은이, 내 제
”앗!”땅에 떨어지는 순간 비명은 극에 달했다.방금 전까지 오만방자하던 브라흐마 아부는 입과 코에서 피를 뿜으며 축 늘어지고 말았다.그는 일어서려고 발버둥쳤지만 도저히 일어설 수 없었다.말하자면 그는 시작과 과정은 창대했지만 결말은 초라했다!그가 자랑처럼 내걸었던 브라흐마라는 성 씨는 인도에서 고귀한 성 씨였다!그리고 그는 젊은 세대의 자존심이었다!인도 3대 성승 중 하나인 브라흐마 커크의 심복 제자였고 인도상회의 부이사장이었다!더욱이 무성 상류층의 큰 인물, 용천오와도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브라흐마 아부는 자신의 신분이 이렇게 높은데 누가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댈 수 있으랴 자신했었다.경찰서 사람들도 기껏해야 자신을 48시간 동안 가두는 조치밖에 하지 못했다.외교 면책특권이 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하현이 손쓸 틈 없이 자신을 이 꼴로 만들어 버릴 줄은 몰랐다.이익을 최고로 여기는 인도인들에게 있어 자신의 몸이 완전히 망가진 지금 이 순간 브라흐마 아부는 전부를 잃은 거나 마찬가지였다!몸이 망가지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인도인이었다!브라흐마 아부는 지금 이렇게 목숨이 붙어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못하다고 여겼다!“아부!”“브라흐마 아부!”브라흐마 아부가 피를 토하자 인도인들이 제각각 반응을 보였다.어떤 인도인이 날듯이 달려가 그를 일으켜 세워 조심스럽게 맥을 짚었지만 이내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가망이 없어!”브라흐마 커크도 안색이 어두워지며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가망이 없다고?!”그는 인도 3대 성승 중 하나로서 몇 년 동안 끝없는 비바람을 겪었다.그러나 자신이 가장 아끼는 제자가 자신의 눈앞에서 만신창이가 되고 자신의 뒤가 끊어지는 것을 본 브라흐마 커크는 절규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자신의 신분을 떳떳이 밝혔건만 하현 이놈은 그의 면전에서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제자를 만신창
”저승길 가는 네놈을 후회로 가득 차게 만들 생각이거든!”“다음 생에는 고귀한 인도인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못하게!”브라흐마 커크는 험악한 얼굴로 칼을 빼 들었다.하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안타깝게도 당신은 내 적수가 되지 못해.”“당신의 아들도 나보다 못하고 당신의 제자도 나보다 못했어. 그러니 당신도 보나마나겠지!”“전신급에 겨우 발을 반쯤 내디딘 사람이 어떻게 내 앞에서 콧방귀를 뀌겠어?”브라흐마 커크가 눈을 부라리며 이를 갈았다.“그래, 알았어!”“아무 두려움도 없다는 거지?!”“그렇다면 우리 인도의 비술이 얼마나 뛰어나고 무서운지 보여줄게!”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브라흐마 커크의 손에는 어느새 부적이 하나 붙어 있었다.그는 뭐라고 중얼거리다가 손가락으로 부적을 한 움큼 태우고는 자신의 미간에 찍어 발랐다.“휙!”부적 파편들이 떨어지는 순간 하현은 브라흐마 커크의 숨결이 순식간에 몇 배로 치솟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특히 브라흐마 커크의 눈동자는 마치 지옥에서 기어 나온 사악한 악마처럼 핏빛으로 변했다.말할 수 없는 위압이 공간을 에워싸고 하늘을 가득 메워 버리는 것 같았다.전신급 위력이었다!“인도 최면술?”하현의 눈꺼풀이 조심스럽게 움츠러들었다.“자기 최면을 통해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킬 줄은 몰랐군.”“당신 이 일의 뒷감당이 어떨지 알고나 하는 거야?”“뒷감당?”“네놈을 죽일 수 있다면 다른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브라흐마 커크가 섬뜩하게 웃었고 순간 손에 든 칼을 들고 앞으로 내달렸다.마치 금빛 바퀴가 허공을 가르는 것처럼 칼날이 번쩍이며 하현에게 달려들었다.십여 명의 인도 고수들도 울부짖으며 다 함께 돌격해 왔다.그들의 손에 있는 장검이 눈부시게 빛났다.하지만 이 모습을 보고도 하현은 뒤로 물러서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 인도인들을 차례로 물리쳤다.현장은 몸싸움으로 서로 뒤엉켰고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치달았다.방금 그곳을 떠나
브라흐마 커크가 최면술을 쓴 후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보려고 하현은 자신의 힘을 억누른 채 단칼에 그 자리에서 그를 찌르지는 않았다.그리고 브라흐마 커크는 이를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그의 손에 있는 단검의 속도도 상당히 빨랐고 덕분에 하현의 날쌘 공격에도 박빙의 승부를 보일 수 있었다고 그는 자신했다.순간 장내 곳곳에서 금속성 충돌음이 끊이지 않았다.“쨍그랑!”“촹!”하현이 연달아 칼을 빼들자 브라흐마 커크는 기회를 잡았다는 듯 단검을 휘두르며 칼을 높이 들었다.마치 공기 중에 폭풍을 일으키듯 허공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촹!”하현은 반으로 잘린 장검을 들고 브라흐마 커크의 칼을 막았다.다만 일부러 자신의 전력을 다하지 않은 관계로 하현은 뜻밖에도 상대의 칼에 밀려 뒤로 후퇴했다.김규민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재빠르게 뒷걸음질쳤다.그녀는 하현이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에게 불똥이 튈 세라 감히 너무 가까이 가지는 못했다.“전신급이군!”하현은 굳건히 서서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신은 분명 전신의 반열에 겨우 반쯤 발을 걸친 정도일 뿐인데 인도 최면술로 아주 최상의 경지를 유지하고 있어!”“오히려 점점 더 강해지는 것도 같고!”“다만 이 달콤함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 당신은 잘 모르겠지, 안 그래?”하현이 보기엔 지금 브라흐마 커크의 실력은 최면술로 잠재력을 끓어올렸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았다.최면술의 기세가 떨어진다면 브라흐마 커크의 기세도 바로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면 완전히 망가져서 평생 손을 쓸 수도 없을 지경이 될 것이다.“말로는 무슨 말로?”“오늘 내가 네놈의 목숨줄을 끊을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난 널 죽이고 말 거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브라흐마 커크는 포효하며 음산한 얼굴로 하현을 향해 다시 한번 돌진했다.그의 칼이 하현에게 떨어졌다.“솩!”칼끝이 하현에게 닿기도 전에 그의 살의는 도처에 퍼졌다.브라흐마 커크의 칼날을 보
이를 본 김규민도 냉소를 띠며 하현에게 말했다.“하현, 이제 넌 끝났어!”“인도 선봉사의 칼인데 어떻게 저걸 막겠어. 칼이 쪼개지면 넌 보는 눈이 멀게 돼! 더 이상 진실을 가려낼 수 없지!”“잘 볼 수도 없기 때문에 결국 넌 죽을 수밖에 없어!”“내가 너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겠어!”“자신보다 나은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은 부끄러운 일도 아니니까.”“결국은 때에 따라 상황을 잘 파악하는 사람이 준걸인 거지.”“물론 네가 무릎을 꿇은 후에 브라흐마 커크 스님이 널 죽일지 말지는 별개의 문제지만!”비꼬는 김규민의 목소리에 주변에 있던 인도 사람들은 모두 입을 히죽히죽거렸다.그들은 하현이 단칼에 죽는 모습도 보고 싶었지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것도 보고 싶긴 했다.브라흐마 커크조차 냉소를 금치 못하며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는 하현의 의지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싶었다.하현이 통곡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을 꼭 보고 싶었고 처참하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모습을 여러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었다.그러나 여기저기 쏟아지는 조롱에도 하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정말 웃겨서 말도 안 나오는군!”“김규민, 김 씨 가문도 무학의 대가이고 무학의 성지인 황금궁과도 얽혀 있는데.”“무학의 기본 원칙도 몰라?”김규민이 비아냥거리며 되물었다.“무학의 기본 원칙?”“천하의 무공은 난공불락이지. 빠르면 절대 깨지지 않는다, 뭐 그런 거?”“누굴 세 살 바보로 아나? 이걸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한 거야?”“나 참 기가 막혀서. 그렇게 당당하면 지금 당장 보여줘! 지금 이 상황에서 빠른 게 다 무슨 소용이야?”“유치해서 정말!”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그 말 말고 또 다른 말이 있을 텐데.”“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모든 전략이 아무 쓸모가 없다는 말.”하현은 말을 마치며 손에 쥐고 있던 장검 반 토막을 갑자기 휘두르더니 순식간에 파편이 되어
”빨리! 얼른 스님을 살리세요!”“대하인에게 죽임을 당하게 할 수는 없어!”선두에 선 한 인도인은 분노에 휩싸인 채 장검을 들고 브라흐마 커크의 앞을 직접 막았다.다른 인도인들도 모두 반응하며 일제히 손에 든 총과 장검을 들고 하현을 죽이려고 나섰다.그러나 정작 하현은 이들의 움직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덤덤한 표정으로 브라흐마 커크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신들 인도의 비책이라는 것이 고작 이거야!”“그러면 당신은 오늘 원하는 것을 영영 돌려받지 못할 것 같은데.”브라흐마 커크는 부들부들 떨면서 고개를 들어 하현을 노려보았다.갑자기 늙어버린 얼굴에는 원한과 독기가 가득 번졌다.“우리 인도인은 원한이 있으면 기필코 갚고야 말지. 이 일은 절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거야!”“그래?”하현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그렇다면 뿌리를 뽑지 뭐. 그래야 앞으로 아무도 날 귀찮게 하지 않을 테니까.”하현의 말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살의를 느낀 인도 고수들은 순간적으로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들의 마음속에 브라흐마 커크를 향한 원망이 슬슬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이런 상황에서 브라흐마 커크는 왜 자꾸 끝까지 원한을 갚겠다는 둥 하면서 하현을 자극하는 것일까?머리가 나쁜 건지 아니면 죽음이 두렵지 않은 건지 정말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하현의 기분을 더 자극해 봤자 목숨을 잃는 건 인도인이 될 것이 뻔해 보였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그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없었다.그들은 손에 든 장검과 총을 들고 하현과 끝까지 싸울 준비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부릉부릉!”바로 그때 어디선가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잠겨 있던 대문이 양옆으로 나뒹굴며 열렸다.곧이어 금색 줄을 지어 선 랜드로버가 씽씽 소리를 내며 달려왔다.문이 열리며 거만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절망적인 얼굴이었던 브라흐마 커크는 이 사람을 보고 이내 오만방자한 미소가 떠올랐다.“하현, 보아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