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3379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러나 의사가 운전석에 앉는 순간 갑자기 온몸이 굳어져 버렸다.

언제인지 모르게 수술용 메스 한 자루가 그의 목에 닿았기 때문이었다.

“어이, 또 만났군!”

하현이 뒤에서 고개를 내밀고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의사는 하현을 보는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

자신과 얼굴이 똑같은 하현을 여기서 또 만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의사는 얼른 오른손을 뻗어 콘솔박스 속에 있는 총을 잡으려고 했지만 하현은 재빨리 그의 손을 잡았다.

“함부로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여러모로...”

하현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당신이 나인 척 위장하고 싶었다면 행동까지 꼭 빼닮았어야지. 난 함부로 총을 쏘지 않는데 말이야.”

의사의 매서운 눈빛이 살의를 띠며 하현을 노려보았다.

“당신을 죽일 생각은 없어.”

“그런데 이렇게 우연히 만났으니 미안하게 됐군.”

“당신도 함께 보내줄 수밖에.”

“뭐? 나도 함께 보내준다고?”

하현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당신을 저세상으로 보내줄 수 있겠군, 안 그래?”

“사실 당신이 브라흐마 아샴을 죽이든 뭘 하든 나와 아무 상관없는 일이었어.”

“그런데 이렇게 나한테 누명을 씌우려 하면 안 되지? 응?”

하현은 방금 의사가 행동하는 전 과정을 목격했지만 그를 막지 않았다.

어쨌든 다른 사람이 개의 털을 물어뜯든 뽑든 그것은 그와 아무 상관없는 일이었다.

의사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입을 열었다.

“하 씨, 그래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날 생포할 건가? 설마 그러려고?”

“왜? 내가 못 할 것 같아?”

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주 입만 살았군! 지금 아무리 입을 놀려 봤자 당신은 내 손끝에 힘만 조금 들어가면 죽는 거야!”

“아니면 그렇게 억지를 부리면 내가 당장에라도 당신을 죽일 거라고 생각했나?”

“그러기엔 당신이 좀 부족한 것 같군.”

“안타깝게도 난 아직 당신을 죽이고 싶지 않거든.”

말을 하면서 하현은 왼손을 뻗어 상대의 복부를 푹 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380장

    하현이 한여침을 부르던 그때 김 씨 가문에서는 김우백이 덤덤한 표정으로 찻잔을 기울이고 있었다.하현에 관한 자료, 용천오에 관한 자료, 인도인에 관한 자료 등을 뒤적거리고 있었다.하현을 상대할 계획을 세운 후 그는 특별히 사람을 시켜 자료를 더 찾아보도록 했다.조사를 하지 않았으면 몰랐을까 조사를 하다 보니 더욱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김우백은 하현이 무성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인도인과 용천오의 얼굴에 연달아 먹칠을 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이렇게 놓고 보니 이번에 김 씨 가문이 그에게 체면을 구긴 것도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다.어쨌든 하현은 외지인이라 그 속내와 깊이를 당최 알 수가 없었다.김우백이 앞으로의 계획을 궁리하며 골머리를 앓고 있던 그때 김준걸이 담배를 물고 빠른 걸음으로 들어와 반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아버지, 좋은 소식이에요!”“아주 좋은 소식이라고요!”김준걸의 얼굴은 꽤나 상기되어 있었다.“방금 병원에서 소식이 왔는데 브라흐마 아샴이 죽었다고 해요. 하현 그 자식이 죽였다는군요!”“그 자리에 있었던 인도인이 모두 증인이에요!”김준걸의 말에 김우백의 미간에 살짝 주름이 졌고 눈동자에는 예리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사람이 죽은 것이 확실해?”“죽었어요. 완전히 숨이 끊어졌다니까요!”김준걸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무성은 우리 터전인데 확실하게 죽었는지 아닌지 그거 하나 파악하지 못하겠어요?”“그리고 방금 경찰서 사람들도 현장에 나타나 조사를 마쳤대요. 브라흐마 아샴은 완전히 숨통이 끊어졌다고 하더라고요!”“경찰서 사람들이 지금 사방팔방 하현 그놈을 찾고 있구요!”말을 마치며 김준걸은 브라흐마 아샴의 시신 사진을 꺼내 김우백에게 건넸다.김우백은 사진을 집어 들고 몇 번이나 자세히 살펴본 뒤 비로소 한숨을 내쉬며 탁자 위에 사진을 내려놓았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이젠 돌이킬 수 없지.”“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일을 좀 더 퍼트려서 떠들

  • 재벌 사위면 될까?   3381장

    이 말을 들은 김준걸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모든 건 다 준비되었어요!”김우백은 갑자기 뭔가가 생각난 듯 눈을 치켜세웠다.“참, 우리가 보낸 킬러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겠지?”“아버지, 염려 놓으세요. 제가 이미 그에게 모든 퇴로를 다 마련해 두었으니까요.”“일이 잘 성사되면 그는 백억을 가지고 대하를 떠나 국외에서 떵떵거리고 살 거예요!”김준걸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김우백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섰다.다만 그곳을 떠나려는 순간 그는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고 김준걸을 돌아보며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참, 내가 항상 말했었지?”“죽은 사람만이 모든 걸 껴안은 채 아무 말이 없다는 걸 말이야. 그래야 100% 신뢰할 수 있지.”김준걸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기 이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어버지, 걱정하지 마세요.”“벼락부자가 된 그는 곧 해외에서 의외의 사고로 죽게 될 거예요.”...김 씨 부자가 모든 것을 계산하고 있던 그 시각 하현은 한여침을 기다리고 있었다.한여침이 도착하자 그에게 사람을 맡기며 반드시 진술을 받아내라고 지시한 후 만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하현은 킬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숨기지 않고 말했다.동시에 하현은 당분간 경찰이 자신을 귀찮게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자백을 받아낼 시간이 필요한 데다 내일은 용문대회에 출전해야 하는 날이기 때문이었다.만천우는 전화를 끊은 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사람들의 증언과 물증은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하현이 증발해 버리면 만천우의 스타일로 볼 때 하현을 체포해야 마땅한 일이었다....이튿날 아침, 하현은 잠시 다른 일은 제쳐두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택시를 타고 무성 체육관에 도착했다.체육관 입구에서 하현은 마침 구양연을 만났다.“어이, 왜 이렇게 늦었어?”구양연은 하현에게 더할 나위 없이 나긋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오늘도 좋은 모습 부탁하네. 1등 할 수 있도록 잘 해. 내가

  • 재벌 사위면 될까?   3382장

    무성 체육관에는 객석이 있어야 할 공간이 완전히 비어 있었다.대신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고 10제곱미터쯤 되는 링이 여기저기 만들어져 있었다.링 가장자리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미늘창부터 단검에 이르기까지 칼날이 없는 무기들이 많이 놓여 있었다.출전 선수들은 수험표를 들고 링 앞으로 다가왔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39번 번호 앞으로 걸어 올라갔다.그는 머리 위에 있는 CCTV에 눈길을 주었다가 40번 번호에 있는 김방아를 힐끗 쳐다본 뒤 버튼을 눌러 준비되었다는 신호를 보냈다.“하현, 이젠 실전이야. 실전은 이론 시험과는 전혀 달라!”40번 번호에는 김방아가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은 채 좁고 긴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쳐다보고 있었다.“당신은 중도에 출가한 사람이니 강한 상대를 만나도 절대 무리하면 안 돼.”“상대는 우리 용문 자제들이라 절대로 쉽지 않을 거야.”“만약 어떤 상대가 실수로 당신을 죽였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 해.”“링에 오르기 전에 다들 서명했잖아. 설사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책임을 묻지 않기로.”지난번에 하현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한 일로 김방아는 하현에게 아직도 원망이 가득했다.게다가 하현이 이론 시험에서 1등을 한 것은 순전히 그가 책을 달달 외웠기 때문이지 실력이 출중해서가 아니라고 그녀는 믿고 싶었다.진정한 싸움은 실전이고 분명 용문 무성 지회의 제자인 그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그래서 김방아는 항상 자신이 하현 위에 군림할 수 있고 누구도 그녀를 무치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현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난 내 동창을 실망시키지 않을 테니까.”그들이 말을 주고받는 동안 체육관에는 이미 삼백 명의 용문 제자들이 들어섰고 그들은 무작위로 링을 선택해 접근했다.시합에 참가한 선수가 동의하기만 하면 쌍방은 바로 링 위에서 붙는 것이다.패배를 인정하거나 링에서 떨어진 사람은 진 것으로 간주된다

  • 재벌 사위면 될까?   3383장

    상대는 재빠른 몸놀림으로 흉악한 표정을 지으며 단번에 하현을 때려죽일 듯 달려왔다.하현도 물러섬이 없었다.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가 손바닥을 힘껏 후려갈겼다.“퍽!”중년 뚱보는 눈앞이 캄캄해지고 얼굴이 얼얼해지더니 그대로 날아올라 링 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땅에 떨어지는 순간 그는 비명을 지르고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고통에 몸부림쳤다.하현은 양손을 뒷짐진 채 냉랭한 얼굴로 중년 뚱보를 쳐다보았다.“만점!”링 위에 있던 시험관은 이 장면을 보고 하현에게 만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하현이 단숨에 용문 제자를 물리쳤으니 만점을 주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김방아의 얼굴은 새까맣게 변했다.그녀는 하현에게 이런 능력이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러나 하현은 그녀가 놀라든 말든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고 링 아래를 향해 손짓을 할 뿐이었다.곧 두 번째 상대, 세 번째 상대가 차례로 링 위로 올라왔다.하지만 이런 평범한 용문 자제들이 어떻게 하현의 적수가 되겠는가?두 사람도 모두 하현에게 힘도 못 쓰고 패하고 말았다.하현은 다시 만점 두 개를 획득했다.한 시간 후 모든 경기가 끝나고 예선전에서 선발된 사람 중 단 열 명만이 도 대회에 진출했다.하현은 또다시 최고의 성적을 거둔 사람이 되었다.김방아도 대단하긴 했지만 마지막 한 명과 맞붙었을 때 한 수 차로 패한 탓에 결국 컷오프까지 갔지만 꼴찌를 면하지는 못했다.모든 참가자들은 하현이 1등을 한 것을 보고 하나같이 놀라운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이론 시험뿐만 아니라 현재까지의 실전 시험에서도 1등을 한 것이었다!이것은 그가 문무를 겸비한 올해 최대 다크호스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였다!구양연 일행은 모두 참지 못하고 하현에게 달려와 축하의 말을 전했다.“하현, 정말 대단해! 아주 훌륭해! 영웅이 탄생한 거야!”“1등으로 도 대회 진출한 것을 축하하네!”시험관들도 하나같이 하현의 실력에 탄복하는 기색이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3384장

    김방아의 절친은 하현이 주변의 칭송을 받는 것조차 아니꼬웠다.그녀는 냉소를 지으며 김방아에게 말했다.“김방아, 우리 가자.”“용문대회는 앞으로 앞날이 뻔해!”“다 짜고 치는 판인데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이길 수 있겠어?”“맞아. 이런 형편없는 것도 칭찬을 늘어놓으니, 참!”옆에 있던 김방아의 다른 친구도 시큰둥한 표정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지금은 센 척하면 할수록 나중에 당할 수모가 더 뼈아플 거야!”“노새인지 말인지는 그때 가 보면 알겠지! 흥!”“어쩐지 대하의 무학이 외국에서 온 강자들한테 치욕스러운 꼴을 당하더라니! 당신 같이 명예만 좇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랬구나!”“쳇! 뒤에서 짠 거 다 알아!”김방아도 하현을 향해 냉소를 날리며 떠날 준비를 했다.명예만 좇는다고?짰다고?하현은 김방아의 모습을 차갑게 바라보며 냉담하게 말했다.“어이, 김방아. 근거가 없는 말은 함부로 내뱉지 않는 게 좋을 거야!”“공식적으로 제대로 사과해.”“그렇지 않으면 절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야.”“뭐? 끝나지 않을 거라고?”“네가 무슨 염치로 그런 말을 해?”김방아는 하현의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뻔뻔스럽기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체면을 중시해. 대하의 무학도 체면을 아주 중시하지!”“당신같이 머리가 썩은 사람들이랑 다르다고!”하현과 김방아 일행들이 웅성거리고 있자 다른 쪽에 있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구경하기 시작했다.구양연은 얼굴빛이 일그러지며 말했다.“김방아, 말은 똑바로 하는 게 좋겠어.”“짰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허허, 말 똑바로 해 봐!”진실을 간파한 듯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김방아가 입을 열었다.“우리는 바보가 아니에요. 정말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아세요?”“그러니까 구양연 부지회장님. 우리가 정말 다 털어놓으면 용문 무성 지회 부지회장으로서의 당신 명예는 땅에 떨어질 텐데요!”또 다른 김방아의 절친은 비아냥거리는 듯한

  • 재벌 사위면 될까?   3385장

    ”하현은 이론 시험에서 만점을 받아 모두를 놀라게 했어요.”“그리고 무성 지부 사람들은 진정한 최고 실력자가 없다고 생각해 누군가를 하나 내세워 영웅을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그래서 이번 시합에서 당신들은 하현에게 세 명의 상대를 맡겼죠!”“세 명은 모두 한 방에 나가떨어졌어요. 다 합치면 10초도 되지 않아요.”“그게 순전히 하현의 실력 때문이라고요? 그걸 믿으라구요?”“무도에서 십여 년을 수련한 우리 같은 사람들도 용문 자제를 만나면 힘겹게 겨우 이길 수 있는데!”“하현 이 사람은 중도에 출가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가 단번에 이긴다구요?!”“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이론 시험에서 만점 받은 건 이해할 수 있어요.”“하지만 링 위에서는 경험, 실력, 실전의 문제라구요!”“신참이 어떻게 고수들을 그렇게 쉽게 제압할 수 있어요?!”“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김방아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구양연을 바라보았다.“하현은 말할 것도 없고 구양연 부지회장님이라도 젊었을 때 이런 일을 할 수는 없었는데 어떻게 그가 이런 일을 해내죠?”구양연은 얼굴빛을 흐리며 말했다.“맞아. 나도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지.”“하지만 내가 못한다고 해서 남들도 못하는 건 아니야!”“내가 못한다고 하현이 못하는 것도 아니라고!”“됐어요!”김방아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예전에 나와 대학 동창이었던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실력인지 내가 모를 리가 있겠어요?”“당신들이 자꾸 이렇게 감싸고 도니 우린 절대 믿을 수가 없어요!”“하현 같은 인물이 최고 실력자가 된다면 그건 당신들 용문 무성 지회가 만든 영웅일 뿐이에요!”“그래서 당신들은 뒤로 뭔가 거래를 한 것임에 틀림없다는 거예요! 짜고 치는 판이라는 거 다 알아요!”“우리가 바본 줄 아세요? 사람을 속일 거였으면 제대로 무학의 대가를 불러왔어야죠!”“아니면 하현이 도중에 출가한 사람이라 조종하기 쉽다고 생각해서 그를 택한 거 아니에

  • 재벌 사위면 될까?   3386장

    이번 패배로 그들의 마음은 불쾌함으로 가득 차 있었고 자신들이 탈락한 것을 도무지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김방아의 주장은 들끓어 오르던 그들의 마음에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이다.“그렇군. 내가 무학을 십여 년 수련했는데도 패배한 이유가 따로 있었군!”“지금 생각해 보니 우리의 상대는 무작위가 아니라 이미 짜여 있던 거였어!”“어쩐지 하현이라는 다크호스가 나오더라니. 모든 게 다 주최 측의 농간이었어!”“이제 모든 것이 설명이 돼!”“이론 시험도 1등, 실전도 1등!”“이번 시험은 완전히 조작된 거였어. 마지막 현장 시험까지 가기 위한 쇼였어!”“이렇게 보니 하현을 쫓아낸 이서국이야말로 진정한 정의의 용사군!”“...”김방아가 하현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늘어놓자 선수들도 덩달아 입방아를 찧기 시작했다.하현을 바라보는 그들의 표정은 경멸과 멸시로 가득 찼다.하현이 두 번의 시합에서 1등을 했다는 것보다 자신들이 주최 측의 농간으로 얼룩진 대회의 희생양이었다는 프레임이 훨씬 받아들이기 쉬웠을 것이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만 지을 뿐 아무 변명도 하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김방아를 바라보았다.이 여자는 스스로 죽음을 자초했다고밖에 설명할 말이 없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야!”“우리 용문 무성 지회는 처음부터 공명정대하고 떳떳하게 행사를 진행했어!”“당신이 방금 한 말은 모두 악의에 찬 추측일 뿐이야!”“하현이 당신보다 대단하다고 질투하는 거잖아!”많은 사람들의 억측을 듣고 구양연은 갑자기 얼굴이 검게 변했다.그는 평생 고결하게 살았다.그런데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을 모욕하는 것을 듣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젊은이들. 당신들이 고소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하지만 똑바로 증거를 제시해야 할 거야!”“그렇지 않으면 행사를 훼방한 죄로 당신을 고소할 수밖에 없어!”“증거요? 그 딴 거 없어요!”김방아는 싸늘한 표정으로 하현을 도발적으로 쳐다보았다.“하지만 그렇

  • 재벌 사위면 될까?   3387장

    ”하지만 네가 내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말이야.”“그 자리에서 무릎 꿇고 구양연 부지회장님께 사과해.”“그리고 군말 말고 꺼져! 다시는 용문대회에 얼씬도 하지 마!”“어때?”하현은 무덤덤하게 말했다.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김방아에게 본때를 보여주리라 마음먹은 것 같았다.김방아는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더니 이내 의기양양하게 목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좋아! 약속해!”“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증인이야!”그녀는 자신이 하현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곧 양측은 링으로 직행했다.시합이라는 것은 매우 간단했다.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면 된다.하현이 제대로 한 방 날려 김방아를 물리친다면 승부가 갈리는 것은 순식간이었다.하지만 사람들은 하현의 실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였다.그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하현의 얼굴을 노려보며 곧 펼쳐질 그의 창피한 말로를 기다리고 있었다.링 맞은편에서 김방아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그녀는 하현을 위아래로 잠시 훑어본 뒤에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현!”“네가 내 동창인 걸 봐서 마지막으로 충고 하나 할게!”“네가 지는 게 너한테는 별로 치명적인 일은 아니야.”“하지만 네가 지면 용문 무성 지회의 체면이 말도 아니게 돼.”“동창들 체면을 봐서 마지막 기회를 줄게!”“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 그리고 진실을 말해. 그러면 여기서 끝낼게.”“그렇지 않으면 결국 체면이 깎이는 건 너뿐만이 아니게 될 거야.”김방아는 경멸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빨리 무릎 꿇지 않고 뭐 하는 거야?”“설마 정말 나랑 싸울 생각인 거야?”“정말 날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센 척해 봐야 아무 소용없어!”김방아의 말을 들은 그녀의 절친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며 하현을 노려보았다.뒤로 불순한 거래를 해 놓고 정말로 자신이 무적쯤 되는 줄 아나?김방아를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헛!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876장

    ”여수혁?”하현은 여음채를 쳐다보며 차가운 미소를 띠었다.“그가 이 병원 대주주인 동시에 당신의 뒷배라고?”“그래! 알고 나니 이제야 겁이 나?”“무서운 줄 알면 이제 무릎 꿇고 내 신발 밑창을 핥아!”“그리고 다리를 부러뜨리고 이십억을 배상해! 그러면 여수혁도 당신한테 살길을 열어줄지도 모르지!”“그렇지 않으면 당신 오늘 재수 없을 줄 알아!”여음채는 경멸하는 기색을 한껏 드러내었다.하현이 남양 무맹과 여수혁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전혀 별 볼 일 없는 존재라고 여겼던 것이 분명했다.강옥연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하현에게 말했다.“하현, 여수혁은 남양 무맹주가 총애하는 제자야.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의 부문주라서 건드리기가 쉽지 않아.”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어릿광대일 뿐이야.”“뭐? 어릿광대?”하현의 말에 여음채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누가 당신한테 그런 용기를 줬는지 모르겠군! 흥!”“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이 사람은 페낭 무맹의 부맹주 아들이야!”“이 사람은 페낭 무맹 장로가 아주 아끼는 제자라구!”“게다가 남양 무맹이 페낭 무맹에 파견한 제자라고!”“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딜 가나 거칠 것이 없는 사람들이야. 그뿐만 아니라 실력도 비할 데 없어!”화려한 옷차림의 남녀 예닐곱 명이 걸어와 소리치며 하현을 향해 멸시하는 눈빛을 보이며 비아냥거렸다.“야, 너 오늘 큰일 났어! 아주 재수 옴 붙은 날이라고! 우리가 당신 목숨뿐만 아니라 가죽까지 싹 벗겨버릴 거거든! 하하하!”이 사람들은 하현이 무슨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처럼 여기는 것 같았다.원하는 대로 칼질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험한 말을 마구 내뱉었다.예쁘장하게 생긴 여자들은 더욱 경멸하는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하현 같은 외지인이 감히 그들 같은 거물들한테 입을 놀리다니 정말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망나니가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하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 재벌 사위면 될까?   3875장

    이 광경을 보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외지인 관광객 주제에 너무 오만하고 포악하지 않는가?진 반장이 이미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나려는데 여전히 권세를 믿고 남을 괴롭히려고 하다니, 이건 지나친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진 반장은 얼굴을 가리고 일어나 하현의 의기양양한 얼굴을 잠시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도대체 이놈의 정체가 뭔지 알 길이 없어 진 반장은 순간 분노했지만 애써 마른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젊은이, 당신 너무 심한 거 아니야?”“퍽!”하현은 손바닥을 휘둘러 또다시 뺨을 때리며 냉담하게 말했다.“그렇게 대단하게 나한테 큰소리쳤다는 건 잘못을 하면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도리도 잘 안다는 뜻 아니셨나?”“이렇게 간단한 이치도 몰라?”진 반장은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갈았다.생각 같아서는 하현을 죽이고 싶었지만 결국 그는 소리 없이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잘못했어!”그는 하현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하구봉이 전화를 건 정종화 총경이 두려운 것이 분명했다.감히 이런 상황에서 어찌 그가 하현을 상대로 싸울 수 있겠는가?상대방의 사과를 들은 후에야 하현은 앞으로 나와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꺼져!”진 반장은 그의 무리들을 데리고 쏜살같이 꽁무니를 뺐다.그리고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은 하현이 진 반장을 내쫓을 만큼 강력한 힘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진 반장 일행이 꽁무니를 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진 반장의 얼굴까지 때렸다.“내가 당신을 얕잡아 본 것 같군. 당신이 이렇게 큰 뒷배를 뒀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진 반장이 황급히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여음채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 냉소를 흘렸다.“그렇지만 똑똑히 들어. 당신 뒤에 얼마나 큰 거물이 있든 간에!”“페낭 병원의 뒷배가 훨씬 강할 거야!”“날 건드려?! 흥! 두고 봐! 당신은 죽

  • 재벌 사위면 될까?   3874장

    선두에 선 남자를 보자 여음채는 안색이 환해졌다.그리고 나서 얼른 다정하게 남자의 팔짱을 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진 반장님, 마침 잘 오셨어요. 바로 저 자식이에요. 저 자식은 우리가 의료 윤리를 중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때린다고 호도하고 있어요.”“게다가 내 아랫배까지 걷어찼다구요!”“저놈을 반드시 감옥에 가둬 주세요. 그 안에서 제대로 반성할 수 있게요.”여음채는 하현을 가리키며 기세등등한 표정을 지었다.부일민 일행도 모두 큰소리로 맞장구를 치며 하현이 억지를 부린다고 한마디씩 보탰다.“뭐? 감히 병원에서 원장님을 때려요?”“대낮에 그런 짓을 한단 말이에요?”“법도 뭣도 없답니까?”진 형사는 하현의 얼굴을 주시했고 곧바로 그가 남양인이 아니란 걸 눈치챘다.그러자 얼굴이 싸늘하게 바뀌며 비아냥거렸다.“이봐, 어서 저놈을 데려가! 모질게 심문해! 지독하게 조사해!”“감히 반항한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법으로 다스려!”하현은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눈을 가늘게 뜨고 진 형사를 쳐다보았다.“당신은 어쨌든 형사반 반장이면 경찰서를 대표해서 일을 해야죠. 무슨 일이 생겼으면 제대로 조사를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일을 어떻게 하든 당신 같은 사람이 날 가르칠 건 아니지!”“당신이 먼저 사람을 치고 법을 어겼어. 그러니 법 집행자로서 당신을 연행하는 건 당연한 거야!”“물론 당신도 저항하는 길을 택할 수 있어!”“하지만 저항한 결과는 내가 당신을 한 방에 죽이는 거야!”진 반장은 언성을 높였고 눈을 부릅뜨고 하현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려고 손을 내밀었다.하현은 손을 들어 진 반장의 오른손을 막은 뒤 담담하게 하구봉을 쳐다보며 말했다.“전화 걸어.”하구봉은 어리둥절해하다가 곧바로 하현이 말하는 뜻을 알아차리고 얼른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건너편에 냉랭한 목소리가 전해오자 하구봉은 핸드폰을 진 반장에게 건네주었다.“당신의 직속 상사가 전화를 받아

  • 재벌 사위면 될까?   3873장

    하현은 여음채의 말을 듣고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페낭은 정말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곳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이렇게 공공연하게 정경유착이 만연할 줄이야!하현의 표정을 살피던 여음채는 순간 하현이 겁을 먹은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자 여음채는 다시 의기양양한 기운을 내뿜으며 이를 악물고 하현을 냉소적으로 바라보았다.“왜? 무서워?”“이제야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겠어?”“지금이라도 용서를 빌면 봐줄 수도 있어. 아직 늦지 않았다구.”“그렇지 않으면 당신을 기다리는 건 억세게 불행한 일들뿐일 거야!”말을 하는 동안 여음채는 부일민에게 손짓을 하며 다른 의료진과 경호원들을 모두 불러들여 하현 일행을 겹겹이 에워쌌다.기세등등하게 하현 일행을 노려보고 있는 그들 무리는 당장이라도 덤벼들 듯 사나운 모습이었다.이 광경을 본 여음채는 더욱 득의만만해져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이봐, 이제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려. 어서 사과하고 내 신발 밑창을 개처럼 깨끗이 핥아!”“그렇지 않으면 당장 오늘 밤부터 감옥에서 썩어야 할 거야!”강옥연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떠올랐다.하구봉은 콧방귀를 뀌며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했다.주위의 구경꾼들은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하현에게 다가올 불운을 생각하며 탄식했다.아무리 거세게 싸운다고 해도 경찰관들 앞에서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설마 하현 일행은 법이라도 어기려는 건가?하현은 냉담한 얼굴로 여음채의 얼굴에 시선을 던졌다가 이내 평온한 표정이 되었다.“내가 감옥에 갈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의료 윤리를 중시하지 않는 건 그렇다 쳐. 그런데 어떻게 이익만 챙기고 인명을 돌보지 않는 거야?”“멀쩡한 병원이 사기꾼 소굴이 되어 관광객을 속이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군.”“당신들 오늘 잘 만났어. 당신들은 이제 좋은 날 끝났어.”“이 병원, 망하게 해 줄게.”하현의 말을 들은 부일민과 예쁘장한 간호사들은 모두 코웃음을 쳤다.그녀들은 허

  • 재벌 사위면 될까?   3872장

    잠시 후 넋이 나간 듯 멍하던 여음채는 겨우 제정신을 차렸다.그녀는 배를 움켜쥐고 일어나 하현을 노려보며 말했다.“개자식! 감히 날 걷어차?”“내 엄마가 누군지 알아?”“당신은 누구야? 의료 윤리를 저버린 원장 아니야?”하현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말했다.“때린 건 당신이야.”“뭐?”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하현의 목소리와 행동에 여음채는 화가 치밀어 올라 하현을 가리키며 호통쳤다.“모두 저놈을 죽여!”“일이 터지면 내가 다 수습할 거야!”그녀의 말에 수십 명의 건장한 경호원들이 사납게 웃으며 하현을 에워쌌다.강옥연은 이런 막무가내 인사를 본 적이 없었다.병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막무가내라니 정말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결국 강옥연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조심해!”그녀의 말을 들은 부일민은 냉소를 흘리며 입을 열었다.“우리 원장님한테 미움을 산 사람은 살아남지 못해!”예쁘장한 간호사들은 앳된 얼굴로 눈을 흘기며 거들었다.“흥! 조심해 봤자 소용없어! 죽어야 해!”주위를 둘러보던 환자와 의료진들도 모두 고개를 내저으며 탄식하듯 깊은 한숨을 쉬었다.여음채의 인품이 별로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그녀의 영향력과 인맥은 도저히 무시할 수 없었다.이 페낭 병원에서 누가 감히 그녀한테 대들 수 있겠는가?아무 물정 모르는 외지에서 온 관광객이 하필 여음채를 건드리다니!이게 무슨 바보 같은 짓인가?이때 선두에 선 경호원은 음흉한 미소를 흘리며 하현에게 다가왔다.그는 고개를 옆으로 까딱까딱 꺾으며 광분한 사냥개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이놈아! 감히 여기서 소란을 피워? 여기가 어디라고? 눈을 어디다 둔 거야?”“퍽!”“앗!”경호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현은 듣기 귀찮다는 듯이 손바닥을 휘둘러 그를 내동댕이쳤다.맨 앞에 있던 경호원은 눈앞이 캄캄해졌고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져 기절하고 말았다.기절했어?!이 광경을 보고 놀

  • 재벌 사위면 될까?   3871장

    앞뒤 사리를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여음채의 모습에 강옥연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뭐가 모욕이에요?”“당신들은 환자를 구하고 비용을 청구해야 하는데 환자를 구하기는커녕 무슨 스타가 나타났다고 부리나케 쫓아다니지 않았냐구요?!”“응급실에 30분씩이나 방치해 놓고 이제 와서 보증금은 돌려주지 못하겠다니요?”“당신들 같은 병원이 무슨 의료 윤리 의식이 있겠어요?”“병원이 아니라 사기 소굴이에요!”강옥연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식약청에 고소할 거예요!”하현은 침착한 눈빛으로 여음채의 표정을 살피다가 하구봉에게 원가령의 안전을 보호하라는 손짓을 했다.아마도 강옥연의 강경함에 여음채는 일을 처리하기가 좀 곤란해졌다고 느꼈을 것이다.여음채는 눈빛이 서늘해지더니 달려오는 수십 명의 경비원들에게 하현 일행을 포위하라고 손짓하며 지시했다.이어 그녀는 경멸하는 표정으로 긴 다리를 뻗으며 다가와 말했다.“우리 페낭 병원에서 소란을 피우고 잘못을 하면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해.”“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해. 그리고 내 신발 밑창을 깨끗이 핥아. 그뿐만 아니라 우리 부일민 의사에게 십억을 배상해. 그러면 이 일은 이대로 덮어 두겠어!”“더 이상 일을 크게 만들지 마.”“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당신들은 칠흑 같은 남양 감옥에 갇히게 될 거야!”“1년 반 동안 안에서 통곡만 하다가 세월을 보내게 될 거라고!”분명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 듯했다.여음채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주 능수능란했다.어떤 외국인이라도 감히 페낭 병원에서 소란을 피우는 자는 모두 이런 꼴을 당했을 것이다.부일민 일행은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린 채 고소하다는 듯 히죽거렸다.큰소리 뻥뻥 치더니 하현이 아주 제대로 걸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페낭 거물도 아닌데 감히 페낭 병원에 와서 행패를 부려?하늘이 얼마나 높고 땅이 얼마나 두꺼운지 모르는 거지!강옥연은 한기를 가득 품은 목소리로 소리쳤다.“당신들은 아주 법도 뭣도

  • 재벌 사위면 될까?   3870장

    응급실에 있던 원가령은 아직도 술에 취한 듯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다.원래 같았으면 벌써 위를 씻고 상처를 치료해야 했었지만 의료진은 그녀를 병상에 눕혀만 놓고 방치한 것이다.하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손을 뻗어 원가령의 위를 몇 번 누른 다음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하구봉에게 쓰레기통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원가령은 술을 모두 토한 뒤에야 비로소 조금은 편안해진 얼굴이 되었다.강옥연에게 응급실의 소독약으로 간단하게 원가령의 상처 부위만 소독한 뒤 휠체어를 구해 원가령을 실었다.그리고 하현 일행은 떠날 준비를 했다.이때 문밖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와 함께 남양 말로 뭔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분명 경비원들이 들어오려고 하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하구봉에게 눈빛을 보냈고 하구봉은 지체 없이 한 걸음 내디디며 한 발로 세게 문을 걷어찼다.‘퍽'하는 소리와 함께 응급실 문이 벌컥 열렸다.예닐곱 명의 건장한 경비원이 뛰어들려다가 튕겨나가는 부일민과 부딪혀 난장판이 되었다.비슷한 시각 복도 끝 쪽에서는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었다.어딘가 낯이 익어 보이는 여자가 맨 앞에 서 있었다.그녀는 몸매가 유려했고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뿜으며 걸어왔다.앳된 간호사 몇 명은 이 여자를 보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이 중년 여자는 페낭 병원에서 제일 영향력이 센 원장, 여음채였기 때문이다.여음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우리 병원에서 소란을 피워? 눈도 없어?”“원장님, 외지 사람들이 와서 억지를 부리고 있어요. 우리가 의술의 도리를 저버렸다고 하면서 사람을 때리고 응급실 문을 발로 차고 있어요.”“우리는 모두 들어가서 환자를 치료하려고 하는데 환자를 마음대로 데려가려고 합니다!”“이건 아주 우릴 무시하는 거죠!”넘어져 있던 부일민은 여음채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 하현 일행의 행동을 가리키며 고자질

  • 재벌 사위면 될까?   3869장

    부일민은 더욱 냉소적으로 말했다.“하지만 우리 앞에서 귀에 거슬리는 그런 말은 해도 되지만 이것만은 알고 가세요. 한번 지불한 돈은 환불되지 않아요.”“사람이야 얼마든 데려가도 되지만 보증금 천만 원은 돌려주지 않습니다!”“그럼 어서 물러가세요!”“여기서 방해하지 말구요!”의사의 오만방자한 말에 강옥연은 얼굴이 싸늘해졌다.“살리기는커녕 환불도 안 된다구요?!”“내가 당신들 고소할 거예요!”“고소?!”부일민은 여간호사 몇 명과 눈을 마주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어떤 사람은 손거울을 꺼내 화장을 고치기 시작했고 어떤 사람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강옥연이 고소라는 말을 꺼내도 그녀들은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 게 분명했다.어차피 페낭 병원은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고소? 그래 하세요!”부일민은 눈썹을 치켜세운 뒤 벽에 붙은 전화번호를 가리켰다.“국민신문고, 식약처, 경찰서, 등등, 전화번호들이 여기 다 있으니까!”“아무데나 전화해서 아무나 불러 보세요!”“사람을 불러서 날 고소해 보세요! 그럼 내가 당신들을 할아버지라고 부를게요!”“대하 촌놈들이 감히 우리 남양 땅에 와서 거드름을 피우며 위세를 부리고 있어?! 흥!”“당신들이 전화를 해 봤자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거예요!”부일민은 한껏 코웃음을 쳤다.그들은 이미 관광객들을 등쳐먹는 데 아주 익숙한 것 같았다.관광객이 신고해도 결국 팔이 안으로 굽는 법이었다.“당신들 제정신이에요!”강옥연은 눈을 부라렸다.이런 몰상식한 사람들은 정말이지 처음이었다.이때 하현이 앞으로 나와 강옥연의 어깨를 툭툭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강옥연, 어쨌든 당신은 용문 사람인데 어떻게 기본적인 도리도 몰라?”“뭐라고?”강옥연이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도무지 하현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어떤 사람들은 말로 하면 못 알아들어. 그냥 얼굴을 두들겨 맞아야 알아듣지.”

  • 재벌 사위면 될까?   3868장

    황천화 일행을 해결하고 하현은 강옥연에게 전화를 한 뒤 택시를 타고 페낭 병원으로 향했다.페낭 병원은 사립 병원으로 규모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인테리어가 호화로웠다.거리마다 홍보 간판이 걸려 있는 병원다웠다.다만 의술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했고 보감 그룹 병원에 속하며 페낭 현지에서 평판이 별로 좋지 않았다.보통은 관광객을 속이고 사기를 쳐서 이익을 남기는 병원이었다.그리고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사기를 당해도 신고할 길이 없어 결국 흐지부지될 수밖에 없었다.하현은 오는 길에 이런 정보들을 알게 되었다.강옥연도 현지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병원에 가게 된 것을 그녀의 잘못만이라고 탓할 수가 없었다.하현과 하구봉은 곧바로 병원에 도착해 응급실 복도에서 강옥연을 찾았다.“하현.”하현이 나타난 것을 보고 강옥연은 급히 다가와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상황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하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물었다.“응급실에 들어가긴 했지만...”강옥연이 말끝을 흐렸다.하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응급실 문틈을 살짝 들여다보았다.대여섯 명의 환자가 병상에 누워 있었고 그중 두세 명은 외상을 입고 낮은 소리로 신음하고 있었다.그러나 응급실 안에는 의료진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내가 원가령을 데리고 왔을 때 의료진은 어떤 유명 연예인이 다쳐서 나간다고 했어.”“이곳의 한 인플루언서 스타가 영화를 찍다가 손가락을 다쳐서 급하게 응급실 의료진이 갔어!”“곧 돌아오겠다고 하면서 보증금 천만 원을 먼저 내라고 했어.”“그래서 보증금을 내고 30분째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데도 아직 아무도 안 와...”강옥연의 얼굴에 긴장감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하현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보감 그룹 산하 병원의 평판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그가 다른 의료진을 찾아보려고 하자 강옥연이 그를 멈춰 세우며 말했다.“하현, 내가 가서 재촉해 볼게.”강옥연은 혼자서 달려가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