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렇게 된 거군요.”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만진해가 말한 용문대회에 그토록 깊은 의미가 담겨 있는 줄은 몰랐다.말하자면 용문의 일인자를 가르는 무술 대회였던 것이다.그러나 하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어르신, 제가 어르신의 체면을 세워 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제가 명예를 거머쥐는 그런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그래서 이 일은 제가 도와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하현이 참여하지 않을 뜻을 내비치자 만진해는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말했다.“하현, 사실 난 자네가 꼭 가야 한다고 생각하네.”“네?”하현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그런 자리는 자기 한 사람 더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자기 하나 빠진다고 해서 뭐 하나 모자라지 않는다.자기가 꼭 가야 할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자기 눈앞에 놓인 일도 이미 충분해서 하현은 정말로 그 일에 관심이 없었다.“제가 들은 바로는 지금 용문 문주, 용인서가 위독해서 언제 죽을지 모른다더군.”“그가 죽으면 용문, 용 씨 가문은 혹독한 내홍을 겪을 거야.”“이럴 때는 대세를 장악할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사람이 필요해.”“그렇지 않으면 대하에서 용문의 지위로 볼 때 용문이 혼란을 겪으면 대하도 큰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그렇게 되면 하현 자네도 용문 집법당 당주로서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하현은 자신이 집법당 당주라는 사실을 만진해가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해 전혀 의아해하지 않았고 그저 걱정스러운 듯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정말입니까?”“정말로 용인서가 위독합니까?”“그가 정말 위독하다구요? 농담하는 거 아니시구요?”만진해는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당연히 농담이 아닐세. 루돌프 그놈이 정말로 무성까지 내 병을 돌보기 위해 온 줄 아는가?”“나는 핑계일 뿐이야.”“영지루가 루돌프를 데리고 무성에 온 것은 용인서 때문이었어.”“안타깝게도 용인서는 이미 고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선 거야. 그가 걸린
하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저는 정말로 용문대회는 관심이 없습니다. 용문주 자리에도 관심 없구요.”“자네가 명예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란 건 내가 잘 아네.”“하지만 대장부는 살아서 해야 할 일이 있는 거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는 것처럼.”“용문이 어지러우면 이 바닥도 어지러워지고 나아가 나라도 어지러워진다네.”“소인배들이 우리 대하를 어지럽히는 꼴을 가만히 지켜볼 수 있겠는가?”거절하기 어렵게 만드는 만진해의 말에 하현은 할 말을 잃었다.잠시 후 그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어르신, 어르신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더 이상 거절하기 어렵네요. 이렇게 된 이상 참가하지 않는 게 오히려 소인배의 짓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구체적으로 어디서 지원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그럴 필요없네.”만진해는 직접 지원서를 가져온 것이었다.하현은 그 위에 서명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만진해는 빙그레 웃으며 하현에게 지원서를 건넸다.“여기 서명만 하면 되네.”“참, 내일이 무성지구 시전이고 장소는 무성 체육관이야. 절대 놓쳐서는 안 되네.”하현은 만진해가 이미 준비해 온 지원서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뭔가 함정에 빠진 기분이 되었다.하지만 이미 얘기가 끝난 것이니 더 이상 왈가왈부해 봐야 아무 의미가 없었다.서명을 마치며 하현은 마침 다른 일이 생각났다.“참, 어르신. 오늘 오후에 인도인을 좀 손봐 주었습니다.”“그게 이번 출전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겠죠?”만진해는 찻잔을 들려다가 손을 살짝 떨었다.“인도인? 어느 인도인?”무성에서 인도인의 위세는 작지 않았다.그만큼 무서운 인물도 많았다.그렇지 않았더라면 만진해가 이렇게 긴장한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지 않았을 것이다.하현은 조금도 숨기지 않고 털어놓았다.“무슨 차성도라고 하던 것 같던데요. 인도상회의 군사 스승이라고 했어요.”“그 외에도 브라흐마 샤주라는 놈도 있었구요.”“차성도의 뺨을 몇 대
하현은 비록 조용하고 차분하게 행동했지만 마음속에선 벌써 패권의 다툼 속에 들어가 있었다.누군가 자신을 괴롭힌다면 절대 그냥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어젯밤은 차성도의 기품과 체면을 봐서 인도상회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만약 인도상회가 이 기회를 놓치고 감히 자신을 공격한다면 그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인도상회를 망쳐 놓고 말겠다고 다짐했다.하현의 자신감에 만진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오기 전에 이미 인도상회에 사람을 보내 좋은 말로 타이른 그였다.이치에 따라 일을 한다면 이런 일도 큰 소란 없이 지나갈 수 있다.그리고 하현에게는 내일 용문대회에 꼭 참가하라는 말을 남긴 뒤 만진해는 홀연히 그곳을 떠났다.하현은 인도상회 일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기로 하고 정원 벤치에 기대어 쉬었다.두 시간쯤 지나 갑자기 정원 한편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하현, 큰일 났습니다!”진주희가 굳은 얼굴로 뛰어들어왔다.그녀의 안색은 딱 보기에도 매우 좋지 않았다.하현이 얼른 물었다.“무슨 일이야? 병원에 또 무슨 일이 생겼어?”“아닙니다!”진주희는 심호흡을 한 뒤 입을 열었다.“병원 쪽에는 별일 없는데 무성호텔에서 일이 생겼습니다.”“30분 전에 무성 경찰서의 수사팀장들이 무성호텔을 급습해 오랫동안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지하 도박장을 깡그리 청소해 버렸습니다.”“현장에는 수천억의 도박 자금뿐만 아니라 브라흐마 샤주를 비롯한 굵직한 인물들까지 구속되었다고 합니다.”“그리고 일부 주식과 계약서, 장부 등도 압수해 갔다고 합니다. 차성도도 이 일에 연루되었다고 합니다.”“그래서 지금 무성호텔 전체가 아주 쑥대밭이 되었습니다...”진주희는 줄곧 무성호텔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고에 대비해 그쪽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런데 이렇게 큰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하현은 똑바로 앉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무성호텔이 쑥대밭이 되었다고?”하현도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바로 그때 진주희의 핸드폰이 진동했다.누군가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핸드폰을 힐끔 쳐다본 그녀의 안색이 더욱 일그러졌다.“조사해 보니 맨 앞장선 사람이 용문 집법당의 외문 제자인 용오해의 사람이라는데요.”“지금 용문 집법당은 당신 손에 있구요.”“그렇다면 당신이 인정하든 안 하든 이 누명을 벗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하현, 이제 우린 어떻게 할까요? 용의자로 의심되는 용오해의 사람을 알아볼까요?”“아니야. 그럴 필요없어.”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우리는 그 사람의 신원을 알아낼 수 있어. 하지만 인도상회도 바보가 아니니 당연히 그 사람의 신원을 알아낼 수 있을 거야.”“하지만 용오해가 죽은 지금 집법당 사람들은 도리상 내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어.”“우리가 나서서 그 자가 우리 집법당과 무관하다고 하는 건 우리 얼굴을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야.”“정말 대단한 재주를 부렸군.”“나쁜 의도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말도 못 할 엄청난 손해를 입혔어...”“재미있군...”“하현, 그 말인즉슨 손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이 가는 데가 있다는 거예요?”진주희는 적잖이 충격에 휩싸였다.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쉽게 짐작할 수 있지. 상대는 숨길 의도가 없다고 봐야겠지. 어쨌든 우리 모두는 용오해가 용천오의 사람이었다는 걸 잘 알고 있잖아.”“그럼 이 일의 배후는 용천오가 아니면 누구겠어?”“그럼 우리는...”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용천오가 이 일을 저지른 건 맞아. 우리와 인도상회가 죽기 살기로 싸우기를 바라기 때문이지.”“이런 일에 한눈팔다가 용문대회에 나갈 틈도 없게 만들려는 수작인 거야.”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하현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런데 왜 우리가 그들의 페이스대로 움직여야 해?”“인도상회를 밟아 놓고 용문대회도 참가하면 되지.”“용천오가 머리가 이것밖에 안 되는 놈이었나?! 흥
손을 툭툭 털며 일어선 차현은 일행들과 함께 냉랭한 표정으로 한여침을 쳐다보았다.사방에 쫙 깔린 인도 경호원들도 모두 살벌한 표정으로 한여침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있었다.한여침은 이들의 움직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샤르마 커에게 다가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샤르마 커, 맞지?”“하현의 말을 전하러 왔어.”“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어. 오늘 당장 해명해.”“뭐라고? 어디? 누구? 하현?”샤르마 커는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아, 당신 한여침 아니야? 난 또 누구라고? 어디서 바보 멍청이가 들이닥쳤나 했네.”“오랜만에 데릴사위 앞잡이가 납셨구만!”“당신은 무성의 6대 파벌 중 하나인 도끼파잖아. 나름 이름도 있고.”“그런데 왜 그놈 심부름꾼이나 하려고 그러는 거야?”“도끼파 패거리들은 실력이 영 별로고 허풍만 센가 봐.”샤르마 커는 담배연기를 한 모금 내뿜으며 한여침을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한여침이 주제넘게 스스로 죽음을 자초했다는 듯 주변의 여자들도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 비웃었다.“샤르마 커. 쓸데없는 말 할 필요없어.”한여침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다시 한번 묻겠어. 설은아를 때린 일 어떻게 해명할 거야?”“해명?”“날 잡으러 온 거야?”샤르마 커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이 샤르마 커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해?”“하 씨 그놈이 감히 무성호텔을 쓸어버리고 차 군사와 브라흐마 샤주를 치다니!”“그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기나 해?”“벌집을 건드려 놓은 거라고!”“브라흐마 아부가 절대 이 일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아주 스스로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든 꼴이지!”“제 앞가림도 못하는 놈이 뭐? 나한테 해명을 하라고?”샤르마 커는 일어서서 손을 뻗어 한여침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그 사람이 그럴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리고 당신, 한여침. 당신 이렇게 외지인 앞잡이 하다가 어떻게 될지 상상이나 해 봤어?”한여침의 안
한여침은 자신의 얼굴을 건드리고 있는 샤르마 커의 손을 젖히며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샤르마 커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헛웃음을 지었다가 입을 열었다.“이렇게 하자구. 하현의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어쨌든 그는 브라흐마 아부가 죽이려고 할 테니까 당신과 나 같은 하찮은 사람은 빠져 있자구.”“내가 특별히 브라흐마 아부한테 말해 놓을게. 하현을 죽이려고 할 때 밥은 먹을 수 있도록 한 손만은 남겨 놓으라고.”“하지만 당신이 날 좀 도와줘야겠어.”“내가 설유아를 정말 좋아해.”“설유아가 보고 싶어서 밤에 잠도 잘 수가 없어!”“보아하니 당신도 나쁜 사람 같진 않은 거 같으니.”“우리 좋게 좋게 지내보자고. 설유아를 제발 나한테 좀 보내줘. 그녀를 그리워하는 내 마음의 고통을 좀 어루만져 주었으면 좋겠는데, 어때?”샤르마 커는 한여침의 얼굴에 짙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덧붙였다.“걱정하지 마.”“내가 고기를 먹으면 당신한테도 국물은 먹게 해 줘야지. 나도 알 건 다 안다고!”차현 일행이 옆에서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한여침이란 놈은 감히 샤르마 커에게 아무 짓도 하지 못할 거란 걸 확신하고 있는 모습이었다.한여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불쾌했다.“아마도 당신은 내 체면을 조금도 생각해 주지 않는 모양이군.”“그럼 용이 땅끝의 뱀을 제압할 작정인 거야?”샤르마 커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맞자. 인도에서 온 용이 당신들의 대하를 짓누르려는 거야!”“죽느냐 사느냐야!”한여침이 또박또박 입을 열었다.“오늘 당신들을 죽이지 않는다면 내가 한여침이 아니지!”샤르마 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한여침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참, 당신한테 말한다는 걸 잊었어.”“전에 인도로 돌아갔던 브라흐마 아부가 오늘 밤 돌아온다는 소식이 있어.”“30분 후면 공항에 도착할 거야.”“날 건드리겠다고?”“어디 한번 해 보시지!”“하 씨 그놈이 당신
”하현!”샤르마 커 일행은 눈살을 찌푸렸다.하현이 들어서자 한여침은 공손한 자세로 하현의 곁으로 다가가 인사를 했다.이 장면은 샤르마 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그는 한여침이 하찮은 인간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그래도 무성 거물 중 하나인 걸 잘 알고 있었다.6대 파벌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꼴찌이지만 그래도 6대 파벌 중 하나인 그가 하현을 향해 깍듯하게 예를 갖추어 인사를 올리는 모습을 모고 하현이 쉽지 않은 사람임을 깨달았다.그러나 아무리 봐도 샤르마 커의 눈에는 데릴사위에 관청의 신고에 의지해야 하는 별 볼일 없는 사람 같았다.도대체 어디 특출난 구석이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곰곰이 생각하던 샤르마 커는 결국 개의치 않기로 했다.어쨌든 그가 보기에 무성호텔이 싹 쓸려 버렸을 때 이미 하현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었다.브라흐마 아부가 반드시 이놈을 죽일 것이기 때문이다.이때 한여침은 공손하게 하현에게 다가가 말했다.“하현, 이런 작은 일은 저한테 맡겨도 됩니다.”“구태여 이렇게 올 필요가 뭐 있습니까?”“샤르마 커는 형수님을 다치게 한 장본인입니다.”“이런 큰 원한은 제가 반드시 혼자 처리할 수 있습니다.”하현은 한여침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냉랭한 눈빛으로 샤르마 커를 힐끔 쳐다보았다.“샤르마 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렇게 또 만났군!”“그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머리가 나빠진 거야?”“나를 감당하지 못하겠으니까 이런 못된 짓까지 다 하는 거야?”“날 괴롭히지도 못하면서 감히 내 여자를 건드려?”“죽고 싶어?”“아니면 밤에 너무 신나게 놀아서 그만 잊어버린 거야?”하현의 말을 들은 차현은 순간 심장이 쪼그라들어 피가 솟구칠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그는 사나운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며 포효했다.“개자식아! 함부로 말하지 마!”“나야말로 네놈의 목을 베고 말 거야!”“에잇, 설마.”하현이 한껏 비웃었다.차현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앞으로
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점잖은 얼굴로 말했다.“샤르마 커, 당신은 아마 모를 거야.”“내가 보기엔 당신도 길가의 개나 고양이들과 별반 차이가 없어.”차현은 순식간에 얼굴이 표독스럽게 변했다.“개자식! 방금 뭐라고 했어?”“다시 한번 말해 봐. 내가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야!”샤르마 커는 다시 손을 흔들며 분노한 차현 일행들을 제지했다.그 후 그는 하현을 위아래로 몇 번을 훑어보고는 비웃으며 말했다.“하현, 지금 내가 당신 눈앞에 있어. 배짱이 있으면 지금 날 쳐 봐!”“마누라가 당한 거 화풀이해 보라고!”“당신이 감히 그럴 수 있겠어?”“아니, 절대! 당신이 그럴 자격이 있을 리가 없지!”샤르마 커는 한껏 비아냥거렸다.마치 그의 눈에는 하현이 별 볼 일 없는 하찮은 인간인 것처럼 눈을 내리깔았다.자신을 공격할 능력도 배짱도 없는 사람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 것이다.샤르마 커 뒤에 있던 아리따운 여자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을 하현에게 던졌다.이놈은 기껏해야 관청에 신고하는 일밖에 하지 못하는 좀생이 인간이다.이런 존재가 어떻게 샤르마 커와 맞서 싸울 수 있겠는가?“퍽!”하현은 쓸데없는 말을 하는 것도 귀찮아 테이블 위에 있는 맥주병을 들고 바로 샤르마 커의 이마에 꽂아 버렸다.너무나 빠른 움직임에 아무도 하현의 행동에 반응을 할 수 없었다.날카로운 소리가 울린 뒤 샤르마 커의 머리는 순식간에 피와 술과 유리 부스러기로 뒤덮였다.동시에 그가 물고 있던 담배가 툭 떨어졌다.“치익!”하현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떨어진 담배를 집어 들고 샤르마 커의 이마에 지져 버렸다.“앗!”돼지 멱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비할 데 없이 처량한 목소리였다.샤르마 커는 지금까지 줄곧 호령만 하며 호강에 겨운 인생을 산 사람이었다.어디서 이런 대접을 받아 보았겠는가?그는 몸서리를 치며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그러나 하현은 전혀 개의치 않았고 비명을 지르는 샤르마 커의 벌린 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