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하구천의 뺨을 때렸다.전신이었던 하구천은 지금 입과 코에 피를 흘리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참고 있었다.그는 일대의 전신이었다!그는 문무를 겸비한 빼어난 인물이다!그는 상석에 오르기 위해 섬나라 10대 검객들에게 세심한 가르침을 받았다.하지만 모두 소용없었다!그는 지금 하현에게 된통 맞아서 물에 빠진 개처럼 반격할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하현의 손바닥에 거의 죽은 목숨이 되다시피한 것이다!하현이 무학의 성지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의 묘수라도 써서 하구천을 제압했다면 인정하고도 남았다.하지만 뺨 몇 대에 하구천이 이 몰골이 되다니 하구천의 자존심이 말도 못 하게 구겨졌다!하현의 손놀림은 빠르고 정확하고 확실했다.도무지 나무랄 데가 없었다!그의 세대 어떤 사람도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하구천이 아무리 최선을 다해 본다고 한들 절대 막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자, 자타공인 항도 하 씨 가문 소주였던 하구천. 이제부터 내 말 잘 들어!”“당신 같은 실력, 당신 같은 심보, 당신 같은 수법!”“어딜 봐서 당신이 상석에 오를 만한 자격이 있어 보여?”하현은 또 손바닥을 들었다.순간 전신이자 하 소주인 하구천은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큰 비웃음거리가 되었다!그것도 항도 하 씨 가문 노부인의 생신날!하현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하구천의 뺨을 후려갈겨 코와 입에서 피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붓게 만들었다.뺨 몇 대로 그야말로 사람을 아연실색하게 만든 것이다.섬나라 사람들조차 이 상황을 어찌할 줄 몰라 어안이 벙벙했다.그들이 하구천을 좋게 보고 지원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그것은 하구천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지존이었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왜 하현 앞에서 결국 죽은 개와 같은 몰골이 되었는가?“퍽!”결국 하현에게 뺨을 맞고 하구천은 다시 쓰러졌다.이번에 그는 땅바닥에서 잠시 몸부림치다가 핏덩이를 토해내었고 일어서려고
”그리고 지금 이 순간부터 항도 하 씨 가문 위아래를 대대적으로 청소할 것입니다!”“섬나라 사람들이 두 도시에서 활개치지 못하도록 단단히 단속할 거구요!”“그리고 항도 하 씨 가문 사람들은 내 말 잘 듣거라. 항도 하 씨 가문은 문주가 내린 명령에 따라야 해!”“오늘부터 항도 하 씨 가문은 모두 한 사람의 목소리만이 있을 뿐이야!”“항도 하 씨 가문 문주의 명령은 곧 항도 하 씨 가문 최고 권위를 나타낸다!”“오늘부터 난 더 이상 가문의 일에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야!”“항도 하 씨 가문 후계자 문제에 대해서도 더 이상 일절 관여하지 않겠어!”“이후 누가 가문의 후계자가 되든 그것은 문주가 정할 일이야!”자신의 태도를 단도직입적으로 밝힌 후 노부인은 두말하지 않고 돌아섰다.돌아서던 노부인은 잠시 냉랭한 기색으로 하현에게 시선을 던졌다가 그대로 몸을 돌렸다.그녀의 눈빛에는 하현에 대한 지울 수 없는 거리낌과 의심, 그리고 약간의 존경심이 느껴졌다.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장손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사실 하구천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이미 모든 결말은 예견되었다.노부인이 주도적으로 공식 석상에서 모든 권한을 문주에게 넘기고 문주가 항도 하 씨 가문을 장악하게 한 것은 이미 그녀가 일련의 일들에 대해 어느 정도 받아들이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었다.항도 하 씨 가문처럼 세력이 큰 집안이 어떤 일을 임하는 데 있어서 모든 것을 무 자르듯 분명하게 할 필요는 없었다.그렇지 않으면 다들 물러설 곳이 없을 것이다.“노부인이 비록 횡포에 가까운 행동을 잠시 보이긴 했지만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 선을 넘지는 않으시는군!”하문준이 하구봉을 데리고 하문성과 하문산을 동시에 처리하고 있는 동안 하현과 당난영, 하수진은 한쪽 구석에 앉아 잠시 숨을 돌렸다.“하구천이 이번에는 완전히 틀렸어.”“노부인께서도 그를 억지로 보호할 생각은 없었던 거야.”“다만 이번 일을 거치면서 큰아주버님과 둘째 아주버님의 세력은 항
뭐라고?설은아 일행 세 사람이 무성에서 실종이 돼?어떻게 이런 일이!하현은 설은아가 최근 무성 용 씨 가문 용천오의 초청으로 무성으로 가서 금광을 둘러본다는 말을 들었다.하지만 설은아 일행이 실종될 줄이야!“구체적인 다른 자료는 없어?”하현은 핸드폰을 들고 한쪽으로 가서 심호흡을 하고 냉정을 되찾았다.“지금은 없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형수님의 단서를 찾아낼 겁니다.”“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형수님의 실종은 우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그렇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손을 댄 것인지, 상대방의 의도가 무엇인지 아직 짐작 가는 데가 없어요.”“추가적인 상황이 생기면 보고드리겠습니다.”“아니야.”하현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무성은 용문이 관할하는 곳이야.”“이 사람들은 설은아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용문 집법당 당주인 나를 겨냥한 것이 아닐까?”“진주희, 조남헌에게 당주인 나의 명령을 가지고 사람을 데리고 얼른 무성으로 들어가라고 일러줘.”“난 오늘 밤에 그쪽으로 갈게.”...다음날 아침 일찍 대하 서부 고원 지대 무성 국제공항.해발고도가 높아서 무성의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새파랬다.그 어느 도시보다 번화한 도시의 국제공항답게 셀럽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하현은 국제공항 외곽 쇼핑 광장에 있는 벤치에 앉아 조용히 핸드폰 속에 들어 있는 정보를 취합하면서 설유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어젯밤 항성에서 국제선을 타고 무성에 도착했다.하문준, 당난영, 하수진 등은 모두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자마자 바로 병사들을 준비시켜 주었다.하지만 무성은 항성과 도성과는 완전히 다른 도시란 걸 하현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항도 하 씨 가문의 세력이 아무리 널리 뻗치고 있다고 해도 무성에는 미치지 못한다.그래서 그는 하문준 일행의 호의를 공손하게 사양하고 얼른 무성으로 날아온 것이다.진주희와 조남헌 두 사람은 하현
”대장님,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요.”하현이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양복 차림의 조남헌이 다가와 공손히 하현 앞에 차 한 잔을 권했다.이번 하현의 무성 방문에는 조남헌이 친히 그를 수행하게 되었다.조남헌은 이것이 하현의 휘하에 들어가 상위에 올라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고 더없이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었다.이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는 진주희가 무표정한 얼굴로 구석에 앉아 있었다.옥같이 고운 그녀의 얼굴은 경계심이 가득 드리워 있었고 시종일관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용문의 본거지인 무성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그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이곳에서는 누구나 무술을 할 줄 안다고 했다.오죽했으면 갓 태어난 아이들도 태극장권을 가르친다는 말이 있겠는가!게다가 무성에는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인 용 씨 가문의 세력이 깊숙이 뿌리박고 있다고 한다.이번에 설은아에게 생긴 일도 용 씨 가문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그래서 진주희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죽을 각오를 하고 무성에 왔다.하현은 두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별달리 신경 쓰지 않았고 핸드폰만 쳐다보며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가야 합니다! 아가씨, 어서 가야 해요!”거의 같은 시각.무성 무림빌딩에서는 설유아가 경호원 몇 명을 데리고 서둘러 떠났다.선두에 선 경호원은 손에 총을 들고서 긴장한 얼굴로 이따금씩 뒤를 두리번거렸다.순간 그의 마음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경호원들은 설유아를 데리고 도요타 엘파 차량으로 들어갔다.차량이 출발하고 주차장을 떠나 무림빌딩에서 멀리 떨어진 후에야 경호원들과 조수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차량 한가운데 앉아 있던 여자는 자신의 우뚝 솟은 가슴을 두드리며 백미러로 뒤를 확인한 후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다.여자는 도시적인 단발머리에 제복을 입은 채 원망스러운 얼굴로 퉁명스럽게 말했다.“설유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내가 진작에 말하지 않았
설유아는 자신이 거기에 서명하면 자신의 어머니와 언니가 씻을 수 없는 죄명을 뒤집어쓸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번에 무성 영화진흥청 성원효를 만났을 때 끝까지 굴복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져야 할 강인한 기개를 보여주었다.“이것 봐. 네가 서명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 일은 이미 이렇게 흘러가게 되어 있어. 그걸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여기가 아직도 네 본거지 대구인 줄 알아?”“네가 용문의 주인이라도 되는 줄 아냐고? 황금궁 주인이야? 아니면 용 씨 가문 후계자야?”“무성 전체에 몇 사람 말고는 아무도 이 일을 막을 수 없어.”“참, 이번에 용문에 새로 부임한 집법당 당주가 있다고 들었는데 나이도 젊고 실력을 뛰어나다며? 그의 능력 정도라면 이 일을 제압할 수도 있겠지.”“그런데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너같이 하찮은 사람을 알겠느냐는 거야.”여자 조수는 무시하는 듯한 표정으로 설유아를 바라보며 얼굴 가득 빈정거리는 빛을 감추지 않았다.“설유아, 내가 너무 직설적으로 말한다고 섭섭해하지 마.”“너 같은 소위 스타들은 거물급들 눈에는 그냥 광대이자 노리개일 뿐이야.”“정말 네가 그들과 동등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성원효가 그런 조건을 제시해 널 감싸준 것만으로도 너의 체면을 충분히 세워준 거야.”“그게 네 체면이 깎이는 일이야?”“권하는 술은 마시지 않고 벌주만 벌컥벌컥 들이켜다니!”“게다가 너, 성원효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그는 무성 영화진흥청 사람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가 용문 사람이라는 거야. 용 씨 가문 외척이라고!”“그는 도끼파의 핵심 인물이야!”“도끼파를 알아?”“무성의 낮은 용문, 무성의 밤은 6대 패거리가 있어! 하지만 무성은 영원한 건 황금궁이지!”“내가 말한 도끼파는 6대 패거리 중 가장 아래를 차지해.”“하지만 가장 꼴찌라 할지라도 보통 사람들이 건드릴 수 있는 집단이 아니야.”“네가 성원효를 거절하면 그를 화나게
”언니, 무성에는 법이라는 게 없어?”설유아가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나와 성원효가 하려던 일은 같이 공연에 참석하는 것이었어. 그뿐이었다구.”“더군다나 우리 엄마와 언니도 용천오 그놈한테 당한 거야!”“성원효가 공정한 진행을 돕지 않은 건 그렇다 쳐도 그와 잠자리를 하고 언니와 엄마가 사기를 쳤다는 데 서명하라니!”“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해? 너무 음흉하지 않아?”“언니, 내가 서명하면 우리 엄마와 언니는 평생 감옥에서 나오지 못할 거야!”최예단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유아, 아무 말도 안 해 줬다고 나중에 나 원망하지 마!”“법은 무슨 법? 뭐가 공정한 건데?”“요즘 세상에 다 자기자신을 위해 사는 거지!”“황금궁과 용 씨 집안사람들의 미움을 샀는데 살아서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해?”“순진하게 굴지 마! 지금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너 자신을 구할지 그거나 생각해!”“그냥 눈 딱 감고 서명만 하면 네 목숨은 챙길 수 있잖아?”“만약 그런 순진하고 고리타분한 생각으로 네 생각만 고수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나 원망하지 마!”“언니,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해 달라고 그 많은 돈을 들여 언니를 조수로 고용한 거 아니잖아!”설유아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난 성원효의 요구에 응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서명도 하지 않을 거야!”“그리고 내일 무성 경찰서에 가서 항의하고 언니와 엄마를 구해 낼 방법을 생각해 볼 거야!”설유아는 자신이 설은아와 최희정의 마지막 구명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절대 타협할 수가 없었다.“설유아, 왜 그렇게 어리석어?”최예단은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듣겠어?”“여기는 무성이지 대구가 아니야!”“이곳은 네가 생각하는 법이 아니라 실력과 힘으로 굴러가는 곳이야!”“대구에서야 네 입김이 먹히겠지.”“그런데 여기서는 씨알도 안 먹혀!”“도끼파, 용 씨 가문, 용문 등은 말할 것도 없어..
”설유아, 이제 정말 다른 방법이 없어!”“빨리 성원효한테 머리 숙이고 사죄해! 얼른 서명하라구!”“그렇게만 하면 우리 모두 목숨을 지킬 수 있어!”“만약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몰라!”설유아는 횡설수설하는 최예단을 힐끔 쳐다보면서도 그녀의 말은 귀담아듣지 않고 운전기사를 바라보며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기사님, 가장 가까운 경찰서로 가 주세요.”이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네!”설유아의 말을 들은 운전기사는 쏜살같이 가속 페달을 밟아 인근 경찰서로 차를 몰았다.그러나 경찰서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 이미 도끼파 무리들의 차량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차창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며 비아냥거리고 있었다.분명히 그들은 설유아가 어디로 튈지 예상하고 퇴로를 막은 것 같았다.경찰서로 들어가자고?그럴 수가 없었다!순간 운전기사는 식은땀을 흘렸다.“아가씨, 경찰서는 못 들어가겠는데요. 도끼파가 쫙 깔렸어요!”말을 하는 동안에도 운전기사의 목덜미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그는 설유아가 많은 돈을 주었기 때문에 충성심에 가득 차 임무를 수행했다.하지만 그도 결국 무성 출신이었다.도끼파의 무자비함과 무시무시한 파워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사람이 많은 만큼 세력도 크고 파워도 어마어마했다.모든 사람들이 무공을 중시하는 무성에서 도끼파가 한 곳을 제패하고 무성 6대 파벌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그 무시무시한 칼과 총에 의지한 덕분이었다.간단히 말해서 무성에서 도끼파에 대적한다는 것은 결코 좋은 결말을 기대할 수 없다는 말과 같았다.하지만 돈을 받았으니 그 값어치는 해 주어야 한다.무협 소설을 좋아하는 운전기사는 자신이 일생일대의 전신이 아닌 것이 한스러울 따름이었다.만약 그가 소설 속 주인공처럼 무공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존재였다면 눈앞의 도끼파를 단숨에 쓸어버리고 영광을 쟁취한 뒤 미녀를 품에 안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끼익!”
”부앙!”엔진 소리가 천둥처럼 울렸고 운전기사는 넋이 나갈 사이도 없이 설유아의 명령에 기계적으로 움직일 뿐이었다.설유아 일행의 차는 갑자기 빙 돌아서 도시 순환 고속도로를 타고 무성 국제공항 쪽으로 쏜살같이 달렸다.그러자 도요타 엘파에 탄 도끼파들이 얼떨떨해하다가 이내 반응하며 방향을 틀어 설유아의 차량을 쫓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설유아의 차량은 무성 국제공항 외곽 상업지구에 도착해 관광객들이 북적북적한 곳을 향해 돌진했다.사람들은 차량이 갑자기 들이닥치자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발걸음을 멈추었다.결국 차는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섰고 카페 앞에 멈춰 서야 했다.“설유아, 여긴 왜 온 거야?”“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여길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최예단은 설유아를 보며 한껏 비아냥거리며 말을 이었다.“고속도로를 타고 달리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아니 이런 막다른 골목으로 오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도끼파들을 우쭐하게 만들 뿐이야!”“무릎을 꿇을 거면 얼른 꿇고 잘 거면 얼른 성원효한테 가!”“무성에는 그런 선택을 하는 여자들이 너무 많아. 너뿐만이 아니라고! 다 그렇게 해! 부끄러운 일도 아니야!”최예단은 설유아를 걱정하는 척했지만 실상은 자신에게 불통이 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설유아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도요타 엘파 세 대가 몰려와 설유아의 차량을 포위했다.보닛 위에 난폭하게 그려진 새빨간 도끼를 본 행인들은 모두 순식간에 소스라치며 놀라 황급히 자리를 떴다.일부 관광객들은 영문을 모른 채 주위 사람들의 설명을 듣고는 오금을 저리며 얼른 그 자리를 떠났다.무성 같은 곳에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함부로 행동할 사람은 없었다.몇몇 공항 경비원들도 혼비백산한 채 얼른 구석으로 몸을 숨기고 아무것도 모른 척 눈을 감았다.마치 자신들은 이미 잠들어서 눈앞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전혀 보지도 알지도 못한다는 듯이.“도망을 쳐?”“좀 더 빨리 달리지 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