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실 때 벌주는 안 마시지?”말을 마치자 박시훈은 슬기의 얼굴을 때렸고, 동시에 왼손으로 슬기의 머리카락을 잡아 당겼다. 슬기는 통증 때문에 소리를 냈지만, 박시훈은 동정하기는커녕 더욱 흥분했다. 그는 요 며칠 그 늙은 요괴에게 몹시 시달렸고 자존심이 땅에 떨어진 채 끊임없이 짓밟혔다. 이 때 슬기 앞에서 한 남자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보아하니 회장이랑 너는 아직 안 했나 보네? 그렇다면 이 어르신이 가르쳐주지!” 박시훈은 오만 방자한 얼굴로 이 순간 뒷일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하엔 그룹의 회장이었다. 비서 한 명과 잔다고 무슨 뒷일이 있겠는가? 슬기가 발버둥치자 방 안에서 큰 소리가 났다. 김겨울이 밖에서 홀 일을 마치고 막 올라왔다. 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듣고 문을 밀었을 때 눈앞에 광경이 펼쳐졌다. “박시훈! 이 짐승 같은 놈! 너 손 놔!”김겨울은 겁에 질려 있었지만, 전에 슬기가 그녀를 도와 준 적이 있어 그녀도 슬기가 눈앞에서 이렇게 당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만은 없어서 짐승을 짓밟아 버렸다. 그녀는 힘겹게 의자 하나를 들어 올려 박시훈의 등을 세게 내리쳤다. “이 천한 놈아!”박시훈은 두들겨 맞아 맥없이 쓰러졌다. 그는 요 며칠 하선미에게 몸이 붙들려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두들겨 맞으니 그는 잠시 눈앞이 캄캄해지고 어지러웠고 힘이 없었다. “이 년아, 이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어르신과 비서가 장난 좀 치는 건데? 믿든지 말든지 너는 내일 당장 해고야!” 박시훈은 비틀거리며 일어서서는 험상궂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입에 있던 고기가 이렇게 사라지다니, 그는 미워서 미칠 지경이었다. “박시훈! 의기양양해 하지마. 하씨 가문에서 아직 내 메일에 답장이 안 왔어. 만약 당신의 보직 서류가 가짜라면 당신은 그 결과를 톡톡히 치르게 될 거야.” 슬기는 이 때도 반응을 보이며 김겨울을 뒤로 제지하고 박시훈을 보며 소리쳤다. 박시훈은 냉담하게 웃었다.“네가 나를 협박
“네가 능력이 있으면 와봐, 네가 얼마나 대단하지 좀 보자.” 슬기는 이를 악물었다. 어찌됐든 눈 앞에 있는 놈에게 짓밟히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좋아, 너희 둘 다 기억해! 오늘 내 신분이 확인이 되면 내가 너희들을 오늘 안에 대가를 치르게 하겠어!”박시훈은 현기증이 났다. 이러다 자신이 이득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독설을 퍼붓고 허겁지겁 회사를 떠났다. 회장 사무실에서 슬기와 겨울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들은 모두 갑자기 이런 일이 발생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 비서, 무슨 일 있었어? 하현 회장님은? 큰 일이 난 거 아닐까?” 요 며칠 하현이 오지 않았는데 지금 갑자기 새 회장이 왔다고 하니 그녀는 하현의 안위가 좀 걱정되었다. “회장님은 분명 별 일 없으실 거야.”슬기는 이 말을 마치고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녀는 빨리 하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 너머로 한 바탕 분주한 소리가 들렸다. “어떡하지……”전화가 불통이 되자 김겨울은 당황했다. 슬기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자신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가, 먼저 회사에서 출발해. 내 아파트로 가는 게 더 안전하겠어. 다른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하 회장님께 연락해보자.”……같은 시각 서울 외곽. 하현의 포르쉐는 길가에 주차되어 있었다. 그는 차에서 내려 아무렇게나 담배 한 개피에 불을 붙였다. 반쯤 피운 후에야 비로소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나와라, 쉬쉬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냐?”잠시 후, 길가에서 드문드문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뒤에 쇠파이프를 든 일곱 여덟 명의 남자가 걸어 나왔다. 보아하니 몇 사람은 타지 사람이었다. 하현이 비웃으며 말했다. “원래 길바닥 큰 형님들이시니 모두 제주에서 오셨겠군요?”“그래서 뭐?” 앞장선 대머리가 우두머리였다. 그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형들이 어디서 왔건 그건 상관할 바가 아니고, 너는 그냥 이것만 알면 돼. 형들이 너를 길바닥에 데려다
“너……”보스는 잠시 당황했다. 눈 앞에 있는 이 놈은 너무 조용하고 침착했다. 관건은 방금 이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에게 맞았는데, 그 혼자서 뭘 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너…… 너 대체 뭘 원하는 거야?”보스는 놀라 두려워하며 말했다. “말해봐.”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한다면, 내가 너를 놔 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다 해도 나를 탓하지 마라.”“네……” 이 보스는 머리에 온통 식은땀이 흘렀다. 눈앞에 있는 이 젊은이의 기세가 너무 무서워서 하마터면 자신의 뺨을 한 대 때릴 뻔 했다. 일어서서 몸을 약간 앞으로 구부리며 말했다.“형…… 형님, 알고 싶으신 거 다 말씀하세요. 제가 다 말씀 드릴게요!”“한 여자, 부자로 보이는 한 여자가 우리에게 당신을 손보라고 했어요. 그녀가 요구한 한 가지는 당신을 불구로 만드는 거였어요. 만약 당신이 눈에 거슬리면 죽여도 된다고요.”“나를 죽여?”하현은 웃었다. “그녀가 하씨야?”“우리는 돈만 받고 일해서 몰라요. 하지만 그 여자 사진을 한 장 가지고 있어요. 제 부하가 몰래 찍은 사진인데……” 말하면서 이 보스는 부들부들 떨면서 손을 내밀었다. 하현은 핸드폰을 받아 들고 아무렇지 않게 힐끗 쳐다보았다. 핸드폰 화면에는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있었다. 하현은 좀 낯이 익다고 느꼈지만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씨 집안의 변두리 사람인가?” 하현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툭 터져 나왔다. 자신이 하씨 집안을 떠난 지 3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집안에 작은 물고기, 작은 새우조차도 감히 그를 귀찮게 찾아오지 않았었다. “그 여자 어디 갔어?”하현이 물었다.“모……몰라요…… 하지만 그녀 옆에 하얀 얼굴을 한 녀석이 따라 다니고 있었는데, 그녀가 서울에 있는 어떤 기업을 그 하얀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주겠다고 그랬어요……”그 보스는 애써 회상을 하며 아는 것을 모두 말했다. 하현이 그를 죽일까 봐 두려웠다.
변백범의 명령이 떨어지자 한 밤 중 서울의 거리는 갑자기 시끌벅적 해지기 시작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거리를 누비며 호텔과 클럽, 유흥업소에 들어가 후비고 다니면서 박시훈을 찾아내려고 했다. 이때 박시훈은 다시 진세리의 아파트로 향했다. 오늘 모처럼 늙은 요괴가 그를 괴롭히지 않자, 그는 신이 나서 진세리가 있는 곳으로 갈 준비를 하였다. 이번엔 진세리가 그를 그렇게 불안해하지 않게 했고, 촛불 만찬을 준비해 두었다. 둘은 먹고 마시면서 키스를 하였다. 박시훈은 비록 한시도 지체할 수 없었지만, 그가 보아하니 진세리 이 여자는 문으로 보내진 오리라 날 수 없었다. “진세리, 나는 전에 네가 이런 천성을 타고 났는지 몰랐어. 나를 이렇게 편하게 모실 수 있다니?” 박시훈은 소파에 기대어,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진세리는 그의 머리를 마사지 해주었다. 이런 여신급 여인으로 하여금 하인처럼 자신을 마사지 하도록 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보나 생리적으로 보나 정말 기쁨의 극치였다. 진세리는 비록 마음이 뒤엉켜 견딜 수 없었지만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편하시다니, 저에겐 어떻게 보상해 주실 건가요?”“안심해, 네가 나를 기쁘게 해줬으니 나도 너를 푸대접하지는 않을 거야……”박시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 “내일 나랑 같이 회사에 가자, 지금부터 너는 하엔 그룹 회장의 비서야. 한 사람 아래 만 명이면 만족하지?”진세리의 몸은 살짝 흔들렸고 얼굴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그녀는 하엔 그룹 회장 비서 이슬기를 본적이 있다. 그래서 이 자리가 어떤 권세를 가지고 있는지 알았다. 그 때 그녀는 완전히 함몰되었었다.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이 남자가 이렇게 능력이 있는 걸 보니 그가 그렇게 할 수 없다 하더라도, 자기가 그를 따라간다면 손해 볼 것이 없었다. 이 때 진세리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붉은 입술을 깨물며 박시훈의 얼굴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회장님……저 원해요……”“쾅!”두 사람
사람들이 비켜서자 험상궂은 얼굴을 한 변백범이 들어왔다. 박시훈을 위아래로 훑어 본 후 웃으며 말했다. “맞아, 돈을 원해. 몇 십억만 형에게 용돈으로 주는 게 어때?”“내가 농담한걸 가지고 진짜로 돈을 달라고? 너희들 나를 누구라고 생각해?”박시훈은 냉소적으로 말했다. 이 사람들이 돈을 요구하는 이상 상대방이 그의 신분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엔 그룹의 회장으로서 서울에서는 감히 그를 건들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네가 어떤 사람인지는 상관 안 해! 오늘 돈을 안 주면 너를 불구로 만들어 버릴 테니 알아서 해.”변백범은 차갑게 입을 열었고 말하면서 거실 찻잔을 발로 걷어 차 바로 두 동강 냈다. “악!” 진세리는 비명을 지르며 부들부들 떨었다. “주둥이 닥쳐! 감히 다시 한 번 소리를 내면 이 어르신이 네 주둥이를 찢어 버릴 거야!” 변백범은 진세리를 노려보았다. 진세리는 창백한 얼굴이 되어 그 순간 자신의 입을 틀어 막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박시훈은 이런 모습에 놀라 회장 신분은 까맣게 잊고 허겁지겁 무릎을 꿇었다. “형…… 형님…… 제가 지금은 그렇게 많은 돈은 없어서…… 내일, 내일 제가 모아서 갖다 드려도 될까요?”박시훈은 좀 먹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변백범의 신발을 핥을 뻔했다. 이 남자의 콧물 한 바가지, 눈물 한 바가지를 흘리며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면서 변백범은 의아한 느낌을 받았다. 하 도련님이 이렇게 하찮은 녀석을 찾기 위해 자기 사람들을 한 무리나 보냈다고?하지만 하현이 시킨 일에 대해 변백범은 조금도 토를 달지 않았다. 이 때 변백범은 발로 걷어 차면서 지나갔다. 박시훈은 땅바닥에 뒹굴었다. 그 후에 차갑게 말했다. “내일? 어르신이 내일까지 너를 모시며 기다릴 시간이 있을까?”“형님, 형님, 진짜 내일 드릴게요. 제가 은행에 가서 돈을 뽑아 오려면 은행이 문 열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잖아요.”박시훈은 울며불며 하소연했다.“안심하세요.
“하현…… 이 쓸모 없는 녀석이 왜 여기 있는 거야?”박시훈이 물었다. 하현은 입을 열지 않았고, 오히려 변백범이 차갑게 말했다. “하 도련님은 나의 보스야. 네가 감히 도련님 앞에서 지껄이다니, 너를 불구로 만들어버리겠어!”박시훈은 어리둥절했다. 하현 같은 찌질이가 보스라고?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이거 정말 국제적으로 웃긴 일 아니야?알고 보니 이 사람들은 이 쓸모없는 하현이 불러와서 연극을 하면서 일부러 자신을 위협한 것 아닌가?이 때, 박시훈은 격노하며 일어섰고, 하현의 코를 가리키며 말했다.“이 데릴사위야. 네가 감히 사람을 불러서 나를 놀라게 하다니!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하엔 그룹 회장이야! 너 때문에 내일 설씨 집안은 파산할거야! 너 죽기만를 기다려라!”이 때 곁에 있던 진세리도 일어났다. 하현을 노려보며 말했다.“네가 감히 와서 우리를 위협하다니, 내가 은아에게 말해서 반드시 너를 쓸어버리게 할거야. 그 땐 밥 달라고 해도 자리가 없을 거야.”확실히 하현을 본 뒤 박시훈과 진세리 두 사람은 군림하던 마음을 되찾았다. 그들의 마음 속에서 하현은 한낱 데릴사위로서 누구나 짓밟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들이 어떻게 데릴사위를 두려워하겠는가? 하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박시훈의 모습을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하씨 집안이 나를 알아보려고 이렇게 쓸모없는 녀석을 보냈다면 나를 너무 무시 한 거네.”“너를 알아본다고? 훌륭한 하씨 가문이 이렇게 하찮은 녀석을 알아봐야 하나? 어르신이 오늘 너를 때려 죽여서 네가 놀라게 할 거야!” 박시훈은 욕설을 퍼붓고 앞으로 나가 주먹으로 내려쳤다. 하현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마음대로 발을 걷어찼다.“퍽!”박시훈의 몸이 거실 벽을 향해 심하게 날아 올라 새우처럼 몸이 쭈그려졌다. 죽은 것만 못한 느낌이었다. “하현, 네가 나를 때려! 이 데릴사위가 감히 나를 때리다니!”박시훈은 이를 갈았다. “서류 하나 들고 하엔 그룹 회장이라고 할
지금 이 순간, 땅 바닥에 주저앉은 진세리는 좀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 여자는 늘 허영심이 많고, 다소 식견이 있었다. 방금 경험한 일련의 일을 통해 그녀는 벌써 알아차렸다. 정말 하현이 이 무리의 보스인 것 같았다. 그에게 저런 우두머리가 깍듯하게 대하는 것을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그는 분명 쓸모없는 데릴사위일 뿐인데!3년 동안 자신이 매번 은아네 갔을 때 이 폐물은 화장실에서 발이나 씻기고 있었고 심지어 자신이 하기 싫은 냄새 나는 양말까지도 이 쓸모없는 녀석한테 가지고 가서 씻으라고 했었는데. 하지만……그는 분명히 길바닥의 보스였다. 이거야 말로 진세리가 알고 있던 것을 뒤집는 것이었다…….그리고 지금 자신이 그의 신분을 알았다는 것은 그가 자신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의미인가?이 순간, 진세리는 정말 무서웠다. 이 길바닥 사람들은 모두 사악하고 악랄했다. 만약 정말 손을 댄다면 자신이 갑자기 사라져 행방불명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현…… 하 도련님……”진세리는 하현 앞에서 힘겹게 무릎을 꿇었다. 그의 허벅지를 끌어 안았고 온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지금 진세리는 부끄러움이 극에 달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어느 날 자신이 데릴사위 앞에서 무릎을 꿇고 거기다 그의 허벅지를 끌어 안고 용서를 빌게 되리라고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하현은 빙그레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방금 말하지 않았어? 나를 문 밖으로 쓸어낸다고? 내가 밥 먹을 자리도 없을 거라고?”“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진세리는 부들부들 떨었다. “저 좀 살려주세요. 은아의 얼굴을 봐서라도 저 좀 봐주세요. 저 아직 죽고 싶지 않아요……”“그리고, 오늘 밤 본 일은 얘기하지 않을게요! 맹세해요! 보증 할게요!”“보증?”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무슨 보증을 할 준비가 됐는데?” “저…… 저……”진세리가
회장 사무실. 이슬기와 김겨울이 같이 있었는데 문을 미는 소리에 두 사람 모두 동시에 일어났다. 눈 앞에 늙은 부인을 만났을 때 슬기와 겨울은 모두 긴장했다. 이 여인의 기세가 너무 위협적이었기 때문이다. 화를 내지 않으면서도 굉장한 압력을 주는 이런 위엄은 보통사람들과는 비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슬기의 출생 내력도 심상치 않았지만 그 순간 조금 자제했다. 겨울은 일반 가정 출신이라 지금은 감히 말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선미는 사늘한 표정으로 슬기와 겨울을 보았다. 얼굴에서 서리가 내렸다. 회상 비서가 이렇게 자태가 아름다운 두 아가씨이니 박시훈 그 하얀 얼굴이 어젯밤 집에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누구세요? 여기는 회장님 사무실입니다. 어떻게 마음대로 들어오셨어요?” 슬기는 정신을 가다듬고, 눈썹을 약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하선미는 차갑게 슬기를 살피며 경멸하는 기색으로 말했다. “너 이 작은 계집애 주제에 내가 누군지 알 자격이나 있니? 너희 회장님이나 불러 와!”슬기는 이 말을 듣고 눈썹을 더 찡그렸다. 요 며칠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 것인가?어제는 박시훈이 회장으로 가장해서 나타났고, 오늘은 또 노파가 왔다. 거기다 이 사람의 태도는 너무 난폭하고 회장님 사무실에서도 여전히 격식을 차리지 않고 있다. 그녀는 도대체 무슨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회장님은 일이 있으셔서 늦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회장님의 비서니 일이 있으시면 저에게 말씀해주세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슬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하선미는 냉소적인 얼굴로 일어섰다. 느린 걸음으로 슬기가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그러나 다음 장면은 사람을 경악하게 했다. 그녀를 보고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손을 들어 슬기의 따귀를 한 대 갈겼다. “너 뭐 하는 물건이야? 네가 나랑 말할 자격이나 있어? 그 사람한테 즉시 굴러 들어오라고 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를 무릎 꿇게 만들 거야! 그가 올 때까지 너는 무릎 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