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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1장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하 총관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난 비록 하 씨이지만 지금껏 내가 항도 하 씨 가문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

“당신들 눈에는 항도 하 씨 가문이 하늘 같을진 몰라도 나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야. 난 콧방귀도 안 뀌어!”

“항도 하 씨 가문 노부인의 말도 마찬가지야. 당신들한테나 천금 같은 거지 나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야!”

“부처님 행세를 하려면 항도 하 씨 가문에서나 할 것이지 왜 나한테 와서 이래?”

청삼을 입은 남자는 버럭 화를 내며 하현을 손가락질했다.

“저, 저 자식이!”

“감히 노부인을 모독하다니!”

“넌 이제 끝났어!”

“예수님도 네놈을 구하지 못할 거야!”

“오늘 네놈의 손발을 박살 내 줄 거야!”

“항성과 도성에서 감히 노부인의 말을 거역하다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

“이 개자식!”

“퍽!”

청삼을 입은 남자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현은 이미 한 걸음 앞으로 나가 손바닥으로 그를 후려쳤다.

아니, 날려 버렸다.

청삼을 입은 남자가 하현의 손바닥 한 방에 날아가는 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들이 상징하는 것은 다름 아닌 항도 하 씨 가문의 권위였다.

그리고 노부인의 절대적인 지지였다.

비록 하 총관이 자주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에서 마주치든 모두들 그들 앞에서는 몸을 벌벌 떨 정도였다.

항성과 도성의 귀족들이라도 다르지 않았다.

하구천처럼 제멋대로 날뛰는 사람도 그들을 만나면 모두 정중하게 머리를 숙였다.

이 사람들이 언제 누구한테 손찌검을 당해 봤겠는가?

청삼을 입은 남자는 땅에 널브러져 얼굴을 가리고 끓어오르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 개자식이!!

“감히 날, 날 때리다니!”

“퍽!”

“난 항도 하 씨 가문 문주의 귀빈이야. 그러니 당신들도 예우를 다해 날 대해야 해.”

“당신 같은 집사 따위가 내 앞에서 무슨 자격으로 큰소리를 치는 거야?”

“퍽!”

“하 총관도 아무 말 하지 않는데 당신이 뭔데 나서서 지껄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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