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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8장

하현의 말에 하문천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잠시 후 그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자네, 그런 농담은 집어치우게.”

“나 같은 인물이 어떻게 그런 복잡한 마음을 품을 수 있겠는가?”

“문주가 하수진을 상석에 앉히려는 걸 안 이후로 난 이미 여러 번 구봉이에게 말했네.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오늘 내가 자네를 오라고 한 것도 다른 생각은 없었네.”

“난 단지 자네가 항성과 도성에서 하는 일이 순풍에 돛 단 듯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뿐이야.”

“어쨌든 우리는 이미 한배를 탄 사이 아닌가?”

“안 그런가?”

하현은 일어나서 찻잔을 움켜쥐고 손가락을 튕겼다.

‘챙'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맞은편에서 멀지 않은 옥상에 교묘하게 가려져 있던 총구가 나타났다.

첨단 장비였기 때문에 멀리서도 얼마든지 대상을 조종할 수 있었다.

이 모습을 본 하문천의 안색이 급격히 일그러졌다.

하현 앞에서는 절대 뭔가를 속일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이 몰래 잠복시켜 둔 저격수들의 정체를 하현에게 들킬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하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이 모습을 지켜보다가 돌아서서 하문천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어르신, 이 세상에 바보 천치는 없습니다.”

“날 이용하실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꼭 치러야 합니다.”

“가만히 옆에서 구경만 하다가 떨어지는 콩고물이나 먹겠다... 어르신한테는 그럴 자격이 없는 것 같군요.”

하현은 말을 마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곳을 떠났다.

...

하현의 그림자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하구봉은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하문천과 하현의 만남은 짧았지만 하현은 그 짧은 사이에 하문천의 속을 훤히 꿰뚫어 보았다.

하문천은 힘없이 앉았고 하구봉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

“아버지, 이해가 안 돼요.”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가 상석을 노려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남들이 싸우는 걸 옆에서 보고 있으면 되는 거 아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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