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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그동안 하현과 하 씨 가문은 서로 화목했다. 그가 1조 원을 날린 뒤 하 씨 집안은 그를 찾지 않았고, 하 씨 그룹에 투자했던 일부 인사들도 조용히 회사를 그만두고 떠났다.

원래 하현은 자신과 하 씨 집안이 더 이상 어떤 관계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뜻밖에도 하 씨 가문의 사람이 찾아왔다.

“당신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든 상관없어. 하지만 나와 하 씨 가문은 이미 관계가 없어. 서울은 지금 내 구역이야. 만약 내 그릇에서 살을 베고 싶다면 나는 혈육관계도 아랑곳하지 않으니 나를 탓하지 마.”

하현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싸늘한 눈빛이 가득했다.

……

이튿날 아침 일찍 하현은 식당에서 은아를 만났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말을 하지 않았다. 은아는 지금 하현에 대한 생각이 복잡해서 아예 입을 열 생각이 없었다.

하현은 하 씨 집안 일이 설 씨 집안으로까지 번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 때 설은아와의 관계가 냉랭해진 것도 그녀를 위한 것이었다.

……

같은 시각.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상업 지구.

새 벤틀리에서 귀족 같아 보이는 중년 여인이 걸어 내려왔다.

그녀의 뒤에 희끗희끗한 얼굴 빛을 띤, 딱 봐도 허약한 남자는 지금 흥분한 표정으로 따라 내려왔다. 비록 그는 지금 약간 비틀거리며 걷고 있었지만 이 순간에도 억지로 몸을 곧게 세우려고 했다.

“자기야, 여기가 바로 하엔 그룹 빌딩이야. 박시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눈앞의 건물을 바라보았다.

눈동자 안은 온통 뜨거운 빛이었다. 오늘부터 이곳은 바로 자신의 것이다.

하선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담담하게 말했다.

“제주와는 비할 수 없지만 이런 작은 곳에선 이런 회사도 괜찮은 편이에요. 시훈씨 올라가 보세요. 보직 서류가 있으니 이 회사는 이제 당신 거예요.”

“자기야, 여전히 나를 가장 사랑하는 구나. 안심해. 내가 이 일을 예쁘게 처리 해줄게.”

박시훈은 흥분했다. 오늘 하엔 그룹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거기다 관건은 하선미가 자신과 함께 가지 않고 혼자서 가게 되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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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시훈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누가 하엔 그룹의 새 회장이 하 씨 성이래? 설은아의 데릴사위가 하 씨 성인데 그럼 그 사람이 새 회장이겠어?”진세리의 얼굴에는 투덜거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놈이 말하는 게 그럴 듯한데 설마 진짜인가?“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해보자. 어차피 내가 부임 하는 게 급하지도 않으니 오늘 네가 직접 만든 밥 한끼 차려주면 내 보직 서류를 보여 줄게. 어때?”박시훈은 진세리를 위 아래로 훑어보면서 마음속으로 욕망을 품었다.요 며칠 그 늙은 요녀와 함께 있으니 정말 구역질이 났다. 눈 앞의 이 젊고 화사하고 관능적인 여인은 정말 그를 설레게 했다.진세리 역시 어리석지 않았다. 박시훈의 의도를 바로 알아차렸다. 그녀는 원래 명문 가문에 시집을 가려고 했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비로소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이렇게 하자. 만약 네가 나에게 보직 서류를 보여주면 오늘 점심은 내가 한 턱 쏠게. 어때?”“봐봐.”박시훈은 서류가방을 진세리에게 건넸다. 진세리는 안에는 서류를 꺼내어 한 번 쳐다보더니 온 몸이 휘청거렸다.그녀는 요 며칠 하엔 그룹의 새 회장에게 시집가려고 일념으로 바라왔다. 그래서 하 씨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서류, 특히 보직 서류 등을 연구해 왔다.눈앞의 이 문서는 서식부터 도장까지 모두 그녀가 본 것과 똑같았다.눈앞의 박시훈이 정말 하엔 그룹의 새 회장인 셈이었다.이러한 생각에 미치자, 진세리의 눈에는 사랑이 솟아올랐다. 그녀는 박시훈의 팔을 잡고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아잉, 박 회장님. 당신이 원한다면, 나와 함께 집에 가요. 내가 바로 밥을 지어줄게요.”박시훈은 비록 늙은 요괴가 있어서 그는 오랫동안 진세리를 가질 수 없었지만 속으로 기뻤다. 그녀에게 들키면 한 대 얻어 맞을 것이었다.하지만 이 순간 그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이런 기회를 그냥 놓칠 수 없었다.진세리 역시 감격에 겨웠다. 마침내 명문 가문에 시집을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신

  • 재벌 사위면 될까?   29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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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301장

    “회장님 비서요?” 안내 데스크 직원이 의심스럽게 물었다. “실례지만 누구신지……”현재 하엔 그룹은 서울에서 지위가 매우 높아서 많은 사람들이 이슬기씨를 깍듯하게 만나자고 요청하는데 박시훈처럼 기세가 등등한 사람은 처음 봤다. “내가 3분 줄게. 만약 그 안에 안 나오면 그녀는 더 이상 회장 비서 일을 할 필요가 없을 거야.”박시훈은 비웃었다. 그는 오늘 권력을 빼앗으러 왔는데 어떻게 정중히 대할 수 있겠는가? 안내 데스크에 있던 아가씨는 경악하는 표정으로 박시훈을 쳐다보았다. 이 사람 돌았나? 그는 이슬기가 하현이 가장 믿고 맡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나?“선생님,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여기는 하엔 그룹입니다. 당신같이 예의가 없는 사람은 우리 회사에서 환영 받지 못합니다. 지금 당장 나가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경비원을 부르겠습니다.” 안내원은 차갑게 말문을 열었다. 박시훈은 두 손을 안내 데스크에 올려 놓은 채 킥킥거리며 말했다. “네 말은 지금 나한테 당장 나가라는 거야? 안내원 주제에 네가 뭔데? 사람을 불러서 나를 내 보내겠다고? 어르신을 불편하게 만드네? 내가 오늘 너를 무릎 꿇게 만들 거야!”안내원 아가씨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그 순간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정말 우리 하엔 그룹에 오실 준비가 되셨나요? 결과를 잘 생각해 보셨어요?” “퍽!”따귀 하나가 바로 안내 데스크 직원의 얼굴 위로 떨어졌고, 우렁찬 소리가 홀 전체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 직원, 고객, 경비원 모두 허둥대며 놀랐다. 올해 하엔 그룹에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이 감히 또 있을까? 이전에 설 씨 집안 설민혁이 안내원을 희롱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바로 쫓겨났다. 이놈은 곰의 심장과 표범의 쓸개를 먹을 만큼 대담한 녀석인가? 감히 안내원 아가씨를 때리다니?결국 박시훈은 주변의 경악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거리낄 것이 없는 얼굴로 덤덤하게 말했다.“내가 다시 한번 기회를 줄게. 다시 한 번 나한테 삐뚤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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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은 종여군의 말에 가타부타 따지지 않고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내가 세상사를 많이 겪어보진 않았지.”“그래서 오늘 감히 내 일을 방해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똑똑히 보려고.”“흥! 그럼 보여드리지!”종여군은 냉소를 흘리며 더 밀어붙이지 않았다.그때 자동차 엔진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뒤이어 오만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개자식! 감히 내 사촌을 건드려?”“요즘엔 죽는 걸 무서워하지 않는 얼뜨기들이 너무 맣아!”순간 누군가가 차 문을 발로 걷어차며 나왔다.“이봐! 똑바로 말해 봐! 당신 뭐야?”“난 아무 배경도 없는 어중이떠중이는 건드린 적이 없었어.”선글라스를 낀 한 남자가 걸어 나왔고 그의 뒤에는 칠팔 명의 껄렁껄렁한 사람들이 뒤이었다.앞장섰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내가 누군지 알아?”“난 신사 상인 연합회 사람이야!”“우리 형님이 누군지 알아? 바로 엄도훈이야!”“우리 형님한테 미움을 사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비참하게 죽는 일 밖에 없어!”“당신이 조금이나마 내세울 명성이 있어서 날 좀 두렵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당장 저세상 문턱을 넘을 거야!”종여군은 이 말을 듣고 비웃으며 하현을 바라보았다.“어유 어떻게 해? 당신 이제 완전히 끝난 것 같은데!”“신사 상인 연합회? 엄도훈?”하현은 선글라스를 낀 남자에겐 눈길도 돌리지 않고 희미한 미소를 떠올렸다.“내 이름 알고 싶어?”“내 이름은 하현이야.”“헉!”이 말을 듣고 선글라스를 낀 남자는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치다 바닥에 넘어졌다.그리고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일어섰다.“뭐? 하, 하현?!”하현의 얼굴을 똑똑히 본 종여군 일행은 순간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을 떠올리며 방금 이억 운운하며 의기양양할 때와는 딴판으로 누구랄 것 없이 바로 무릎을 꿇었다.금정바닥을 휩쓸고 다닌 무리들은 방금 자신들이 거들먹거리던 일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하현은 선글라스

  • 재벌 사위면 될까?   4264장

    ”동의?”하현이 웃었다.“당신은 LS건축자재 사람에 불과해. 그런데 왜 이러는 거지? 자기가 무슨 관청이라도 되는 줄 알아? 오지랖도 참 넓군!”“어디서 이렇게 건방지게 구는 거야?!”종여군이 노발대발하며 한바탕 고함을 질렀다.“당신은 설마 이 바닥의 규칙도 모르는 거야?”“이 구역의 모든 인테리어와 자재 수송은 우리 LS건축자재와 계약이 되어 있어!”“인테리어를 하려면 누구나 우리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우리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건축자재를 구매하고 인테리어를 한다면 계약을 위반한 거니 우리한테 처벌을 받아야 해!”“알아들었어?”여기까지 말하고 난 종여군은 테이블을 두드리며 거만하게 지시했다.하현이 싸늘한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이해할 수 없군. 내가 내 건물에 인테리어를 하는데 당신들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지?”종여군은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예의상 곱게 말하려고 했더니 안 되겠군. 저기 이봐. 정말 모르는 척하는 거야? 아니면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인 거야?”“내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잘 이해하도록 말했잖아?”“우리가 이 구역의 인테리어를 전담하고 있다고!”“우리 쪽에서 건축자재를 사서 우리의 동의를 얻어야 인테리어를 할 수 있다잖아!”“그렇게 안 하면 벌금 이억을 내야 해!”“어떻게 할 거야? 당신이 선택해!”말을 마치자마자 종여군은 동료에게 눈짓을 하며 하현에게 건축자재 가격표를 던져주라고 일렀다.하현은 그것을 들고 한 번 쭉 훑어보며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신들 물건은 너무 비싸. 내가 직접 건축자재 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열 배는 더 비싸군. 당신한테 안 살 거야!”“그리고 당신이 말하는 그 벌금도 내지 않을 거고.”“여기 당신들 환영하는 사람 아무도 없으니까 부탁인데 이만 가 줘!”“허! 세상 물정이라고는 조금도 모르는 멍청이를 만날 줄은 몰랐네!”종여군이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건축자재를 사지도 않고 처벌도 받지 않겠다?! 간덩이가

  • 재벌 사위면 될까?   4263장

    하현은 이 상황에서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그는 부동산 물건을 사러 온 것이었다.제자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니었다.산전수전 다 겪은 황보동의 수가 역시 노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그로부터 며칠 동안 하현은 바빠지기 시작했다.황보동은 집을 하현의 명의로 이전했지만 여전히 하현이 준 이백억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그는 입만 열면 스승님, 스승님이라는 말을 연발했고 돈은 일체 받으려 하지 않았다.하현은 어쩔 도리가 없어서 그저 한숨만 내쉬었다.어쩌다 보니 결국 황보동을 학생으로 받아들여 겸사겸사 주역의 ‘환자결’을 전수하며 스승과 제자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황보동은 보물을 얻은 듯 감격했고 당분간은 다른 사람의 풍수나 관상을 봐주는 데 시간을 쓰지 않고 오로지 환자결을 잘 연습하는 데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그리고 장천중도 이 기회를 빌려 집복당에 머물렀고 하현에게 보다 확실하게 화자결을 배운 뒤에야 흥분한 얼굴로 자신의 풍수관을 폐관했다.이렇게 해서 금정의 두 거대 풍수사가 잇따라 폐관하였고 하룻밤 사이에 금정의 많은 사람들은 풍수 관상을 봐주는 사람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그로부터 며칠 뒤 황보정도 많이 회복되었다.그녀의 풍수지리술도 매우 수준이 높았으며 재능도 아주 뛰어났다.그래서 하현은 숨기지 않고 모든 것을 그녀에게 전수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에게 어떻게 풍수를 보고 기운이 좋은 집을 선택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었다.하현은 황보정을 이 분야의 대가로 양성해서 금정개발에 직접 내보낼 생각을 했다.이렇게 되면 금정개발은 앞으로 그가 직접 개입하지 않더라도 토지를 매입할 때 절대 차질이 없을 것이다.역시 멀리 내다보고 행동하는 그의 책략은 가히 혀를 내두를 만했다.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명성을 듣고 집복당을 찾아 풍수 관상을 보러 왔다.특별한 일이 있어서 찾아온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길일을 잡아 행사를 진행하려는 사람들과 좋은 풍수지리의 집이나 땅

  • 재벌 사위면 될까?   4262장

    황보동은 핏기를 잃은 진홍민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한 가지만 더 말해 두지.”“이 집은 꿈도 꾸지 마!”“하현한테 줄 거니까.”“아, 안 돼요!”진홍민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난 이모할아버지의 친척이에요!”“하현은 남이고요! 어떻게 외부인한테 집을 주겠다는 거예요?”“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어요!”“뭐? 받아들일 수 없어?”황보동은 얼굴 가득 노기를 띠며 말했다.“난 내가 주고 싶은 사람에게 이 집을 물러줄 수 있어서 좋기만 하구만!”진홍민은 여전히 달갑지 않은 얼굴로 소리쳤다.“이러면 안 돼요! 하 씨 이놈은 전혀 풍수지리술을 할 줄 몰라요!”“이놈은 절대로 황보정을 살릴 수 없다고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갑자기 얼굴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처럼 눈이 휘둥그레졌다.상상하지도 못한 전개에 그저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황보정이 마침내 조용히 일어선 것이다.공허한 눈빛으로 멍하니 시선을 배회하던 그녀의 눈망울에 생기가 감돌기 시작한 게 보였다.“보여요!”“정말 보여요!”황보정은 기쁨에 겨워 눈물까지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벅찬 감동을 드러내었다.그녀는 자신의 여생을 어둠 속에서 보낼 것이라 생각했었다.하지만 겹겹이 가로막혀 길조차 없는 것 같았던 그녀의 삶에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우선은 보려고 애를 쓰지 마.”하현이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며칠 동안은 평소처럼 휠체어에 앉아서 편안하게 쉬어.”“할아버지께 눈을 보호할 수 있는 안약이나 사 달라고 하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사 달라고 해.”“3일 후면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될 거야.”“당신이 풍수지리술에 너무 깊이 관여하지 않는 한 여전히 쓸 수 있을 정도는 될 거야.”“좀 더 심오한 것은 나중에 완전히 회복된 다음에 다시 얘기해.”하현의 말을 듣고 황보정의 눈동자가 반짝반짝거렸다.하현이 자신을 살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풍수지리술

  • 재벌 사위면 될까?   4261장

    ”쓱!”10분 후 황보동의 몸에서 번져 나온 검은 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졌다.하현이 손가락을 꼽으며 일정 거리를 걸어 나왔고 검은 기운을 훅하고 내뿜었다.검은 기운이 공기 중에 사라진 후에야 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됐어요. 몇 분만 더 가만히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있으면 시력도 회복할 수 있고 기운도 회복할 거예요.”“툭!”이때 진홍민은 하현을 밀쳐내고 황보정 앞에 달려가 그녀의 몸에 있는 붉은 주사 흔적을 지우려고 했다.“안 돼!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탁!”미리 대비하고 있었던 듯 간민효가 손바닥을 뒤로 젖혔다가 진홍민의 얼굴에 세차게 내리쳤다.진홍민은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몸이 날아갔다.하지만 이내 얼굴을 가린 채 기어 나와 입을 열었다.“이러면 진짜 큰일 나! 큰일 난다고!”“저 주사 흔적을 지워야 해!”“퍽!”황보동이 순간 앞으로 나서며 세차게 뺨을 후려갈겼다.그래도 진홍민은 다시 기어들었다.“이모할아버지, 왜 절 때리는 거예요?”진홍민은 언짢은 기색을 숨김없이 드러내었다.“정이를 위해서예요!”“정말로 이렇게 해서는 안 돼요! 정이를 해칠 뿐이라고요!”그녀는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는 걸 알았지만 이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이백억이 걸린 문제다!그냥 날름 삼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그녀는 중천그룹 사람이었지만 돈이 별로 없었다.이백억이라는 거금은 그녀가 돈에 쥘 수 없는 돈이었다.그녀가 데려온 사람이 황보정을 살렸든 살리지 못하고 죽게 만들었든 어쨌든 이 집은 그녀의 손에 넘어올 것이었다.그런데 하현이라는 놈이 또 나타나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 줄은 몰랐다.다 된 밥에 재를 뿌려도 유분수지!만약 하현이 황보정을 살려낸다면 절대로 자신에게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진홍민은 자신의 오랜 노력이 이대로 수포로 돌아간다는 것을 지켜볼 수가 없었다.“정말 내가 노망이라도 난 줄 아느냐?”황보동이 차가운 얼굴로 진홍민을 노려보았

  • 재벌 사위면 될까?   4260장

    진홍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눈꺼풀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파르르 떨렸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머릿속이 엉망이 되었다.자신이 한없이 무시했던 데릴사위가 이렇게 강한 자였다니?!그리고 자신이 의지했었던 남자가 이렇게 나약하게 무릎을 꿇고 얼굴이 부어터지도록 만신창이가 되다니!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복잡한 생각에 머릿속이 혼란스럽던 진홍민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내뱉었다.“그럴 리가 없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일어나! 모르는 건 죄가 아니야!”장천중과 장용호의 태도를 보고 잠자코 있던 하현이 결국 나서서 사람을 일으켜 세웠다.“다만 앞으로는 꼭 기억해야 해. 우리가 풍수술을 배우는 것은 겉치레를 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허세를 부리려고 하는 것도 아니야.”만약 오늘 자신이 마침 이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장용호의 서툰 솜씨에 황보정은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장용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꼭 명심할게요! 우리 할아버지에게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지금부터 그 말을 꼭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겠습니다!”하현은 무릎을 꿇고 있는 장용호에겐 더 이상 눈길도 주지 않고 장천중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화자결은 확실히 황보정의 체내에 있는 나쁜 기운과 사악한 기운을 없앨 수 있습니다.”“하지만 이것은 그녀의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은 될지 모르나 그녀의 두 눈을 뜨게 할 수는 없습니다!”“작은 배가 안정적으로 항해할 수 있게 하려면 파도도 바람도 잔잔해야 하지만 한편으론 작은 배의 능력이 충분히 좋아야 멀리 항해할 수 있는 이치와 똑같습니다.”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하현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말을 이었다.“그래서 화자결은 황보정의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아! 화자결로도 해결 못 하는 건가?”장천중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난 하 대사의 방법으로 하면 황보정의 문제를 말끔히 해결할 수 있을

  • 재벌 사위면 될까?   4259장

    순간 장천중의 얼굴엔 제대로 영글지 못한 모자란 손자를 향한 한탄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이 떠올랐다.그 후로도 그는 장용호의 얼굴을 계속 때렸다.어느새 장용호은 피범벅이 된 채 얼굴이 볼썽사납게 부풀어 올랐다.장촌중은 장용호의 멱살을 잡고 바로 하현 앞에 내동댕이치며 무릎을 꿇었다.“대사, 용서해 주게.”“내가 잘못 가르쳤네.”“내가 이놈에게 화자결을 알려줬어!”“배움이 부족한 이놈이 자네 앞에서 이런 무례한 짓을 할 줄은 몰랐어!”“용서해 주게.”“제발 한 번만 봐줘!”대사?!황보동이든 장용호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장천중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서 할 말을 잃고 말았다.진홍민은 자신의 입을 틀어막으며 새어 나오려는 비명을 억지로 밀어 넣었다.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금정 제일 풍수지리사라 불리며 대하 풍수계에서 지위가 상당한 만세당 장천중이 하현을 대사라 칭하며 무릎을 꿇을 줄은!이 소식이 금정 전체에 퍼진다면 아마 모두들 깜짝 놀랄 것이다.“이놈아, 잘 들어!”“화자결은 하 대사가 나에게 자비를 베풀어 가르쳐 주신 거야!”이때 장천중은 손을 들어 또다시 장용호의 얼굴을 내리쳤다.장용호는 눈앞에서 불꽃이 튀었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하현은 내 스승일 뿐만 아니라 네 조상님이나 마찬가지인 분이야!”“넌 지금 조상님에게 대드는 하극상을 보인 거야! 오만하기 그지없는 행동을 한 거라고! 얼른 용서를 빌어!”장천중은 배움이 모자란 손자가 황보정의 몸을 살피러 갔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손자가 목숨을 잃을까 봐 얼른 달려온 것이다.역시나 모자란 자신의 손자는 잘난 척 기고만장해서는 도리어 하현에게 비법을 도둑질했다고 뒤집어 씌우고 있었던 것이다.이 광경을 본 장천중은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것 같았다.정신이 어떻게 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안하무인한 짓을 할 수 있는가?이런 행동을 하면 만세당의 그 수많은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거라는 걸 모르

  • 재벌 사위면 될까?   4258장

    황보정은 온몸이 약간 회복된 듯 보였으나 갑자기 오돌오돌 떨기 시작했다.약간의 추위를 느끼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장용호는 이를 보고 매우 흡족해하며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들어 뭔가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은 자세를 보였다.“자, 이제 마지막 한 수를 쓰겠습니다.”“화자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거기, 당신은 좀 나가주지. 내가 하는 방법을 몰래 훔쳐볼 생각하지 말고!”“이건 우리 만세당의 독점술이나 마찬가지니까!”“검은 속내를 가진 사람들이 이런 걸 배우면 곤란하지!”말을 마친 뒤 장용호는 팔짱을 낀 채 거만한 자세를 보였다.하현이 떠나지 않으면 손 하나 까딱하지 않겠다는 표시였다.“독점술?”하현은 이 말을 듣고 냉소를 흘렸다.“장천중이 알려줬어?”“개자식! 어디서 함부로 내 할아버지 함자를 입에 올리는 거야?”“게다가 우리 독점술을 누가 알려줬건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 있어?”장용호는 하현과 실랑이를 벌였다.“아무튼 간에 난 당신 같은 나쁜 놈은 보고 싶지 않아!”“여기서 당장 꺼져 주지 않으면 난 손 하나 까딱하지 않을 거야!”옆에 있던 진홍민도 나서서 장용호의 말을 거들었다.“하현, 당신은 그냥 나쁜 사기꾼일 뿐이야!”“당신이 여기서 지켜보고 있다면 장용호는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을 거야!”“왜냐하면 당신이 몰래 촬영해서 그 영상을 누구한테 팔지 모르는 일이니까!”“당신 같은 사람이 못 할 짓이 뭐야?”간민효는 불쾌한 듯 얼굴을 찡그리며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다.하지만 하현이 손을 가로저으며 그녀를 만류했고 이어 장용호를 향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따가 기운을 풀어주려고 마지막 한 수로 침을 놓을 때 꼭 명심해. 반드시 주사 광물을 찍어야 해.”“풀어진 기운은 몸 안에 유입되어야 해. 공중에 함부로 흩어져서는 안 돼.”“그렇지 않으면 황보정은 숨이 막혀서 바로 목숨을 잃을지도 몰라.”“그렇게 되면 당신은 사람을 구하기는커녕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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