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남자는 절대 안돼, 딸아. 그냥 이혼해. 내가 수천 배, 수만 배 훌륭한 신랑 찾아 줄게!”“거기다, 이미 말도 안 되는 병이라도 걸려서 옮기면 어떡해? 너무 무섭다!”희정은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하고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가슴을 쳤다. 만약에 정말 이런 스캔들이 퍼지기라도 하면, 설 씨 어르신은 그들 가족 일가를 바로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다시 생각해봐, 설민혁 그 집안은 너를 공격할 기회를 찾지 못 할까 봐 걱정하고 있어! 만약에 그가 이 일을 알게 되면, 너를 비난 당할 빌미만 하나 더 생기는 거 아니겠어!?”“너는 설 씨 집안에서 이런 자리를 갖는 게 쉽지 않아. 근데 이 쓸모 없는 남자 하나 때문에 앞길을 그르치면 안 되잖아!”“엄마, 그만해!”설민아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녀의 머릿속엔 한편으론 하현을 보는 서연의 눈빛과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을 바라보는 하현의 눈빛이 화면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의심이 떠나질 않았다.그녀는 하현을 믿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믿을 수가 있는가? 그 놈이 해명을 하려고 하지도 않는데.“이 바보 같은 계집애야. 너 그의 몇 마디에 정말 감동받은 건 아니지? 엄마가 옛날 사람으로서 너에게 한 마디 할게. 남자를 믿을 수 있다면, 암퇘지도 나무에 오를 수 있는 법이야! 남자는 귀신같이 잘 속이지. 그들이 10마디를 하면 반만 믿어도 다 속는 거야. 아마 그들이 팔린다면 돈을 계산해 줘야 할지도 모를 정도야!”희정은 옛날 사람의 말투로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설은아는 눈썹을 찡그렸고, 손에 들린 이혼 합의서를 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희정은 이미 자신이 설은아를 설득했다고 생각하며 계속 말했다.“이 결혼은 반드시 깨져야 해. 하지만 딸아. 확실히 해둬야 할 것은 전의 그 10억은 그 사람이 자기가 빌린 것이니까 그 사람 빚 인 거야. 너는 이혼 합의서에 서명만 확실히 하면 돼. 알았지?”“빚을 다 갚게 되면 너희들 빨리 이혼해. 엄마는 오
서재에서 하현은 아무렇게나 바닥에 자리를 폈다. 마음이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는 설은아의 마음을 이해했고, 만약에 자신이었다면 그렇게 침착하지 못했을 것이다.거기다 믿음직스럽지 못한 장모는 뒤에서 더 부채질을 할 가능성이 컸다. 이번 일은 점점 더 귀찮아 지겠지.……다음날 아침 식사시간에 하현은 아침 일찍 식사를 차려놓고 설은아에게 인사할 준비를 했다.하지만 설은아는 아침 식사 대신 이혼 합의서를 면전에서 찢었다.하현은 인상을 찌푸린 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이 일이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다.역시, 설은아는 냉랭하게 말했다.“이혼은 천천히 해도 되지만 네가 나한테 해줘야 할 일이 있어.”“뭔데? 반드시 할게.”하현이 서둘러 대답했다.“내가 너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지 묻지도 않고 바로 대답하네? 내가 너한테 불법적인 일을 시키면 어쩌려고? 무섭지도 않아?”설은아는 떨리면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하현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아직도 너의 됨됨이를 모르겠어? 너는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을 거야.”“히죽거리지 마!”설은아는 냉랭하게 말했다.“이전의 10억까지 포함해서 다시 10억을 빌려줘. 그리고 네가 직접 증명서를 써줘. 그건 너의 개인적인 채무이고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설은아의 표정을 보고 하현은 이것이 희정이 시킨 일이 틀림없다는 것을 알았다.설은아의 성격으로는 그럴 리가 없었다.하지만 설 씨 집안에서 3년 넘게 살면서 하현은 일찍 희정의 성격에 익숙해졌다. 더구나 이런 사소한 일이 그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은아가 기뻐할 수만 있다면 하현은 기꺼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좋아. 현금으로 줄까? 아니면 수표로 줄까? 내가 사람을 시켜서 가져오라고 할게.”하현이 말했다.“현금”“문제없지. 나에게 반나절의 시간을 줘.”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응!”……희정은 오늘 아주 신이 났다. 오늘은 흐린 날씨였지만 그녀는 온 몸에 힘이 솟는 것을 느꼈다.
희정은 하현이 10억을 더 빌려줄 것이라 계산하고 있을 때, 서울 공항에서 큰 사건이 발생했다.서울 공항은 항공편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가장 많은 항공편은 제주에서 날아온 비행기들이었다.이 때 슬림한 정장 차림에 곱슬 머리를 한 남자가 양손에 짐을 들고 출국장입구에 섰다.무관심한 표정으로 핸드폰 대신 장미 한 송이를 뒷짐 진 채 들고 있었다.그의 주위에 많은 어린 소녀들이 지나갈 때 그들은 그의 눈이 빛나고 있는 것을 보았다.이 시대에 사람을 데리러 갈 때 핸드폰을 보지 않는 남자는 매우 적었다. 이 제스처만으로도 수천 명의 소녀들을 매료시킬 수 있었다.잠시 후, 출국장에서 마침내 누군가가 나왔다.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 8명이 길을 연 뒤 50대 중반의 부자로 보이는 날씬하고, 그런대로 기품이 있는 여자가 등장했다.이미 나이가 들었지만 이 여인은 여전히 화장을 짙게 하였고, 최신 신상을 입고 진주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그저 걸어 다니기만 했지만 모르는 사람은 접근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카리스마를 지녔다.하선미. 강남 하 씨 가문의 2대째 범상치 않은 여인이었다.그녀는 중년에 남편을 잃고 슬하에 자식도 없으니 하 씨 집안에서는 외할머니도 친하지 않고, 아버지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그녀는 비즈니스에 머리가 있어 하 씨 가문에서 강남의 지위를 이용해 스스로 많은 돈을 벌었고, 본적은 다시 하 씨 가문을 받고 약간의 발언권도 얻었다.물론 전반적으로 하 씨 가문의 변두리 인물이긴 하지만 강남의 다른 사람들에게 그녀는 절대적으로 두려운 존재였다.이 시간, 그녀가 먼 길을 온 목적은 오직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 박시훈을 위해서였다.이전에 박시훈은 그녀의 시중을 들기 위해 제주로 갔었지만, 최근 박시훈은 그녀에게 서울에 와서 자신을 뒷받침해 달라고 이미 여러 차례 요구를 하였다. 왜냐하면 그가 이미 처참하게 어려움을 당했기 때문이다.이런 상황에서 하선미는 결국 왔다. 그녀가 몹시
설 씨네 별장.하현은 은행에 가서 현금 10억을 찾았다.그가 현금이 든 비닐 봉지를 티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을 때 희정의 눈은 모두 빨갛게 되었다.지금 그녀는 하현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알록달록한 지폐를 재빨리 뒤져보고, 진짜인 것이 확실해지자 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증명서는? 네가 빚을 다 책임지겠다고 하지 않았어?”고개를 들어올리며 희정이 들뜬 말투로 말했다.하현은 이미 준비된 문서를 꺼냈다. 안에는 하현의 서명이 있었을 뿐 아니라 변호사의 서명까지 되어있었다. 20억은 하현의 개인적인 채무이며 설은아와는 무관하다는 내용이었다.희정은 잠시 자세히 살폈고 다시 몇몇 전문 컨설턴트에게 전화를 한 뒤에 비로소 흐뭇한 미소로 증명서를 받아 들었다.이것이 있으면 그녀는 마음 놓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 자금이 결국 어떻게 되겠는가? 이미 그녀와 관계가 없는데. 설은아가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하현을 쓸어버리면 그만이었다.“내가 이렇게 하는 게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해?”설은아는 옆에서 10억은 한 번 쳐보지도 않고 하현을 보며 입을 열었다.이전에 희정이 승낙을 한 후에 그녀는 이것이 하현에게 빚진 것처럼 보일 수 있기에 조금 후회가 되었다. 동시에 그녀는 자신이 하현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여러 해 동안 그는 계속 설 씨 집안에서 불평 없이 힘든 일을 마다 하지 않았다.설마 그가 손서연을 만나 정말 다른 일을 했을까?은아가 입을 열자 하현은 웃으며 말했다.“네가 나한테 이렇게 물어봐 주니 기분이 좋네. 여전히 나를 아껴주는 거 같아.”“히죽거리지 마. 네가 분명하게 설명해주기 전까지 나는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내 방에도 들어올 수 없어.”설은아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현의 웃는 얼굴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 일을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을 때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었다.이 때 희정은 이미 돈을 가지고 가서 금고에 넣어 두고 구두쇠 행세를 하고 있
얼굴 빛이 약간 변한 후 희정은 갑자기 일어나 하현을 가리키며 말했다.“이 쓸모 없는 녀석. 10억을 가져왔다고 해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 내가 말하는데 너는 적어도 10억은 더 가져와야 해. 그리고 빚은 여전히 네가 감당해야 되고!”“그래요. 문제없죠. 하지만 몇 년은 더 기다리셔야 할 거 같아요. 제가 방금 10억을 빌렸는데 그가 끝없이 돈을 빌려줄 수는 없지 않겠어요?”하현은 시원스럽게 입을 열었다.“너……”희정은 또 다시 안색이 바뀌었다. 잠시 후 말을 이었다.“설 씨 집안 데릴사위야. 너 지금 일하고 있잖아. 월급카드로 낼 수도 있지. 매월 월급은 내가 관리할게!”“어머니가 필요한 거면 제 월급카드를 줄게요.”하현은 살짝 웃었다. 이것은 전부 그의 계산 안에 있었다.이 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설유아는 더 이상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매형의 월급카드를 받는다는 건 희정이 그의 월급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닌가? 이렇게 되면 그를 설 씨 집안에서 쫓아낼 수 없게 된다.침실에서 설유아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엄마 그 월급카드로 뭐 하게? 그 놈이 한 달에 얼마나 벌 수 있겠어? 거기다 그 월급카드를 받으면 설 씨 집안에서 어떻게 쫓아낼 수 있겠어?희정은 차갑게 말했다.“그 동창이 한 번에 이렇게 많은 돈을 빌려준 걸 보면 월급이 그렇게 낮지는 않을 거야. 그 돈이면 에르메스 몇 개는 더 살 수 있을 거야.“그를 설 씨 집안에서 쫓아 내는 건 네 언니 생각이 분명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돼. 지금은 아직 결정을 안 했어. 이 월급카드를 내가 공짜로 받은 건 아니야!”여기까지 말하고 나니 희정도 당연하게 생각이 되었다. 하현이 정말로 설 씨 집에서 나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월급카드를 돌려줘도 늦지 않았다. 어찌 되었든 지금 하현의 카드는 그녀의 것이 되어야 한다.희정이 하현이 바람 핀 사실을 할아버지에게 알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설 씨 어르신은 벌써 사람을 시켜 설은아 집에 전화를 걸
설민혁은 냉정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그 순간 하현을 노려보며 말했다.“하현, 당신이 하엔 그룹의 회장이라고 하면 이 일이 알려질까 두렵지 않니?모두 믿지 않았다. 이 형편없는 모습을 한 하현이 어떻게 하엔 그룹의 회장이 될 수 있단 말인가?전에 동류에게 프로포즈 했을 때도 그는 자신이 회장이라는 걸 숨기지 않았는데 결과는 어떠했는가? 그 사실이 이 우스갯소리를 증명해준다.지금 그가 또 이렇게 말을 하다니, 정말 뻔뻔스럽다.한쪽에 있던 설은아가 보다 못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속삭였다.“할아버지, 하현이 그 사장님의 회원 카드를 썼나 봐요……”“포르쉐를 운전시킨 그 사장?”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 말을 믿었다.포르쉐 같은 고급차를 운전기사에게 마음대로 운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부자라는 것을 말해준다.서울 호텔의 회원 카드는 돈만 있으면 최고급 회원 카드를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그런데 설 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다른 사람의 운전기사로 나섰다고? 부끄럽다!지금 설 씨 어르신은 하현을 보는 것이 어쩜 이렇게 불쾌한지 당장 문밖으로 쓸어 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하지만 방금 설민혁이 한 말을 떠올리며 그는 여전히 싸늘하게 말했다.“그만, 이 얘기는 그만해…… 하나만 묻자. 너 그 레스토랑에 갔을 때 단정치 않은 여자 한 명 데리고 갔었지?”“그 사람은 제 친구예요.”하현은 눈썹을 찡그리며 강경한 태도로 말했다. 손서연이 그를 도와준 것이 적지 않았다. 아무도 그녀의 이름을 더럽히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너……”설 씨 어르신은 노발대발 화를 내며 이 데릴사위가 그 단정치 못한 여자와 내통하고서 아직도 자기 친구라고 하다니. 그는 정말 설씨 집안이 다 바보 천치인 줄 아나?한쪽에서 설 씨 어르신이 말한 이 이야기를 듣고서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아 안절부절 못했다.그녀는 바로 하현의 월급 카드를 가져가려고 했다. 아직 돈을 보지도 못했는데, 하현이 지금 쫓겨나가면 그녀는 다 잃
“기억해, 딱 한 번이야. 다음은 안 돼!”설 씨 어르신의 눈빛이 흐릿했다.“지금 은아가 재정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 은아가 프로젝트 책임자가 돼서, 네가 그녀를 등에 업고 기세 등등하게 설치면서 나는 안중에도 없구나”“만약 내가 원한다면 그녀의 모든 직책은 내려놔야 돼. 네가 날 뛸 밑천이 없어지게 만들 거야. 말 한마디면 끝이야!”“말씀하신 대로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하현은 말을 마치고 바로 떠났다.설 씨 어르신의 말도 안 되는 협박은 누그러졌다.설은아는 프로젝트 담당자로서 설 씨 집안의 장래와 생사와 관계가 있었다.그는 이전에 설은아가 재정부장이 된 것도 참아낼 수 있었다.지금 감히 이런 일로, 설 씨 집안의 앞날의 운명을 걸 수 있겠는가?그는 할 수도 없었고, 그럴 배짱도 없었다.하현의 뒷모습을 보며 설 씨 어르신은 이를 꽉 깨물었다.3년 동안 하현은 설 씨 집에서 때리고 욕을 해도 말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의 신분은 개 한 마리와도 별 차이가 없었다. 심지어 개 한 마리보다 못했다.하지만 설 씨 집안에서 설은아가 그 자리에 앉은 뒤부터 그의 태도가 거만 해지더니 더욱 날뛰었다.설 씨 어르신은 하현이 믿는 구석이 있어서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 하현이 정말 그런 거라면 설씨 집안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니 그는 이런 일을 할 수가 없었다.“희정, 이게 네 데릴사위야. 나조차 안중에 없어.”설 씨 어르신은 한쪽으로 희정을 힐끗 쳐다보더니 차갑게 입을 열었다.희정은 평소에 얼마나 날 뛰고 떠벌리는지고 다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설 씨 어르신이었다.이 순간 그녀는 감히 말을 못하고 있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저 역시 은아를 그 사람이랑 이혼시키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 정말 상황이 허락이 안되잖아요.”이전에도 그녀는 하현과 은아가 이혼하기를 기대했었다.하지만 하현이 그녀에게 월급카드를 주겠다고 약속했고 또 10억을 그녀에
“응? 무슨 방법?”설 씨 어르신은 궁금한 눈으로 설민혁을 힐끗 쳐다보았다. 자신의 손자는 항상 수준이 낮았는데 그에게 좋은 방법이 있을 수가 있겠나? 설마 또 무슨 나쁜 생각은 아니겠지?“할아버지, 이 데릴사위가 이렇게 날뛰는 이유는 할아버지가 마음이 약하고 설은아의 기세를 완전히 제압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설은아가 우리 설 씨 집안을 많이 도와줬다는 거 알아요. 그리고 은아도 할아버지 외손녀이고요. 할아버지는 일을 극단적으로 하고 싶지 않으시겠죠. 손바닥이나 손등이나 한 손이라, 다 중요하고 뭐 하나 뺄 수가 없으실 거예요. 하지만 이렇게 가도록 내버려두면 안 돼요.”설민혁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망할 놈은 제게 맡기세요.”설 씨 어르신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망할 놈이 되려나?“너 내가 지금 이 회장 자리를 너에게 주기를 바라는 건 아니지?”설 씨 어르신은 침통한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 제가 회장이 되야 제가 설민아를 제압할 수 있어요!”“거기다 설은아가 지금 벌써 거칠어져서 길들이기 힘들다고 생각하시지 않으셨어요? 은아가 겉으론 겸손해 보이지만, 하현 데릴사위의 태도를 보세요.”“그가 이렇게 날뛰는 건 평소에 설은아가 그 사람보다 더 날뛰고 있다는 증거예요!”“저 마저도 의심했어요. 이번에 하현이 단정치 못한 여자를 찾아서 이런 일들을 벌인 건 분명 설은아가 주선한 걸 거예요. 그래야 하현과 이혼할 수 있으니까요!”“일단 이혼하면 지금 조건으로 좋은 남편을 찾기가 쉽잖아요. 그 때가 되면 우리 설 씨 집안은 그를 떨어뜨려 놓기가 더 어려울 지도 몰라요. 은아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어요!”“할아버지도 힘들게 일궈낸 일을 결국 마지막에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실 거예요?”민혁은 지금 다급했다. 이번이 그가 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였다.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 지 알 수 없었다.게다가 이 자리에 앉아야만 그가 설은아를 더 넉넉히 상대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