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거기에 문주도 포함되는 거야?”하수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 아버지는 분명 동의하지 않으실 거야.”“시집간 딸은 출가외인이야. 나와 이걸윤의 혼사에 동의한다면 이는 내가 항도 하 씨 가문의 핵심에서 완전히 떠나겠다는 걸 의미해.”“하지만 이 혼사를 취소하는 대가가 너무 커서 노부인은 절대 취소하지 않으려고 하실 거야.”“그리고 아버지는 효자셔...”하수진은 고심이 가득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그래서 아마 이번에 난 시집가게 될 것 같아.”“귀족 가문들은 서로 정이 별로 없어. 하물며 난 수양딸에 불과해.”하현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가 이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이 상황을 보니 역시 이번 일은 당신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문주를 겨냥한 것이 분명해.”“문주께서 당신을 이용해 하구천을 견제했잖아.”“이번엔 하구천 쪽에서 아예 끝장을 보려고 손을 쓴 거야. 그래서 이걸윤을 끌어들인 거라고.”“위나라를 포위해 조나라를 구한 제나라처럼 항도 하 씨 가문을 압박해 하구천을 구해내려는 거지.”하현의 말을 듣고 하수진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이를 악물었다.그 바람에 하마터면 그녀는 어금니를 깨물 뻔했다.“하구천, 개자식!”“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해? 설마 하구천이 승리의 거만한 미소를 짓는 꼴을 가만히 보고만 있어야 해?”하현은 옥처럼 부드럽게 미소 짓는 이영돈의 얼굴을 떠올렸고 벌떡 일어서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야.”“이걸윤이 스스로 파혼하게 만들면 모든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아.”“그런데 중요한 건 이걸윤이 파혼하겠냐는 거야.”“왕의 귀환이라...”하현은 눈을 희미하게 뜨며 말을 이었다.“이걸윤이 등장한 이 판은 결국 우리와 하구천의 재대결인 셈이야.”“이걸윤의 등장이 왕의 귀환이든 강자의 귀환이든 그건 아무 상관없어.”“우리가 이 판에서 물러난다면 그동안 했던 모든 것은 아무 의
요즘 플랫폼에서 인기 있는 스타 진소흔이 노국에서 영주권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그러자 플랫폼에는 그녀의 영상들로 도배가 되었다.영상의 내용은 간단했다.모두 노국을 찬양하는 말들로 가득했다.하현이 그 영상을 열자 진소흔이 화려한 옷을 입고 청초하고 섹시한 매력을 뽐내는 모습이 보였다.아주 유명한 여배우가 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있었다.“팬들이 왜 노국의 영주권을 받았냐고 저한테 물어보세요.”“그러면 전 이렇게 말씀드립니다.”“신선하고 자유로운 공기를 마시기 위해서라고.”“닷새 전 대하에서 비행기를 타고 노국으로 왔을 때였어요.”“노국에 올 때 마스크를 다섯 개 준비했었고 마스크 하나를 꺼내 쓰려고 했죠.”“그런데 노국의 첫 공기를 들이마신 순간 마스크를 다시 집어넣었어요.”“공기가 너무 상쾌하고 심지어 달달한 맛이 느껴질 정도였어요.”“이해 안 되실지 모르겠지만 전 정말 이런 이유로 노국의 영주권을 신청해 받았어요.”간단하고 짧은 동영상이었지만 수천만 건의 트래픽을 이끌며 인기를 얻고 있었다.영상 아래 댓글에는 진소흔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었고 매국노라 칭하며 욕하는 사람도 있었다.하지만 결국 이 영상 때문에 진소흔이 더 관심을 끌게 된 건 부인할 수 없었다.“이 여자...”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영상을 몇 개 더 뒤져보았다.빅데이터 때문인지 진소흔과 연관된 많은 영상들을 손쉽게 볼 수가 있었다.동영상에는 진소흔에 대한 평가가 반반이었지만 대체적으로 젊은이들은 진소흔의 자유분방함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듯했다.비록 수많은 젊은이들의 댓글이 고용된 댓글 부대의 글이라는 걸 하현도 눈치챘지만 여전히 뭔가 거북스럽고 불편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이런 댓글들이 범람하면 젊은 세대의 가치관은 치명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양심적인 기업들은 이런 일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슬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비록 진소흔은 그에게 있어 별로 큰 존재는 아니었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 몇 명이 강경한 얼굴로 하현의 길을 막았다.경호원들은 하현 일행뿐만 아니라 다른 손님들도 앞을 가로막았다.흰색 제복을 입은 여자가 경호원들을 헤치고 뒤에서 나와 싸늘한 표정으로 하현을 힐끗 쳐다보았다.“진소흔 아가씨가 안에서 식사를 하고 계시니 들어가면 안 돼요.”“당신들이 나타나면 진소흔 아가씨가 식사하시는 데 방해가 될 거예요.”“그러니까 진소흔 아가씨가 다 먹고 나면 그때 들어가세요.”흰색 제복을 입은 여자는 이런 일이 익숙한 듯 아주 당연스럽게 여기며 말했다.하현은 사람들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들은 이 식당의 주인입니까? 아니면 지배인입니까?”하현의 질문에 여자는 대답했다.“둘 다 아닙니다.”하현은 흥미로운 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물었다.“그럼 당신이 말한 진소흔이라는 사람이 오늘 이 식당을 통째로 빌렸습니까?”“뭐라고요? 당신 제정신입니까?”“이 식당을 통째로 빌리려면 최소 몇천만 원은 들 텐데 그거 알고나 하는 소립니까?”“우리가 그런 바보로 보여요?”흰 제복을 입은 여자는 깔보듯 눈을 내리깔고 하현을 바라보았다.“우리가 머리가 총을 맞았다고 해도 그런 데에 지갑을 열지는 않아요.”하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심드렁하게 말했다.“당신은 이 식당 사람도 아니고 식당 전체를 빌리지도 않았어요.”“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우릴 막는 겁니까?”이때 저지당한 다른 손님들도 분노의 눈빛으로 경호원 무리들을 노려보며 한마디씩 거들었다.그러자 흰색 제복을 입은 여자가 말했다.“내 말 못 들었습니까?”“다시 한번 말하겠어요. 마지막이니 잘 들어요.”“진소흔 아가씨가 지금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어요!”“팬들을 위해서 항성에 나오긴 했는데 여긴 공기가 너무 나빠요. 그래서 아가씨가 기분이 상당히 좋지 않아요.”“그런데 당신들은 진소흔 아가씨더러 파리 떼들과 같이 식사를 하라는 겁니까?”“당신들 때문에 아가씨가 속이 메스꺼워 식사
하수진은 냉랭한 표정으로 차갑게 쏘아붙였다.“당신한테 1분 주겠어. 당장 내 식당에서 나가. 그렇지 않으면 경호원들한테 끌려나갈 테니 각오해!”“아.”흰색 제복을 입은 여자는 얼굴을 감싸며 주저앉아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새빨간 손자국이 벌겋게 도드라졌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는지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하수진을 노려보았다.그녀는 얼굴을 가리고 어리둥절해하다가 성난 얼굴로 일어섰다.“야!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감히 날 때려?”“죽는 게 뭔지 모르는 모양이지!”“퍽!”하수진은 냉엄한 표정으로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와 흰색 제복의 여자의 얼굴을 또 한 번 후려쳤다.방금 일어선 여자는 다시 바닥에 쓰러졌다가 불같이 끓어오르는 얼굴로 일어섰다.양쪽 얼굴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무늬처럼 새겨져 있었다.그녀는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하수진을 노려보았다.하수진은 겨울바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응수하며 입을 열었다.“빅토리아 항에서, 그것도 이 식당에서 내가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외부인이 막는다?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겠어?”소란스러운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식당 경호원들과 종업원들이 이 광경을 보고 넋이 나간 듯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하현 일행과 마찬가지로 저지당했던 손님들도 모두 이 광경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림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아가씨가 이런 과격한 행동을 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그러나 하현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하수진은 원래부터 상당히 센 여자였으니까.그렇지 않았다면 하문준이 하구천의 대항마로 그녀를 치켜세우지도 않았을 것이다.이때 흰색 제복을 입은 여자는 얼굴을 감싸며 일어서 앞으로 걸어 나왔다.그녀는 하수진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야! 넌 법이고 뭐고 없어?!”“사람의 얼굴을 치다니! 아주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 줄게!”그녀는 말을 마치며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을 향해 명령했다.“이 여자 혼쭐을 내줘! 무슨 일
그녀는 자신이 하수진에게 미움을 사서는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진소흔을 버릴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이를 살짝 깨물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아무리 당신이 하 씨 집안사람이라도 해도 사람을 함부로 때릴 순 없어요.”“항성에는 엄연히 법이라는 게 있으니까요!”“관청에 신고도 할 수 있구요!”“법?”하수진은 냉랭한 표정을 짓더니 한 발 더 앞으로 나와 또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퍽!”“당신과 내가 이치를 따질 때는 이 주먹이 바로 이치야.”“퍽!”“내가 주먹을 날리는데 당신이 법을 운운하고 나서?”“퍽!”“당신 어떻게 이렇게 뻔뻔해? 천하의 모든 것이 당신 발아래 있는 듯이 행동하더니 이제 충분해?”흰색 제복을 입은 여자의 뺨을 몇 대 내리친 후 하수진은 비로소 헐레벌떡 달려온 식당 지배인에게 눈을 돌렸다.“식당을 통째로 대절하지도 않고 위에서 아무런 지시도 없었는데 당신은 왜 그들이 이 식당을 점거하고 다른 손님을 내쫓도록 내버려둔 겁니까?”“식당에 손해를 끼친 건 물론이고 우리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요.”“아마도 외부 사람들은 우리 항도 재단에서 운영하는 식당이 일개 배우 하나도 무서워서 벌벌 긴다고 하지 않겠습니까?”“정말 실망스럽군요.”하수진은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하현에게 식사를 대접하려고 신중하게 선택해서 온 식당이었다.그런데 그녀는 외부인 때문에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쫓겨날 지경이 된 것이다.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그녀가 앞으로 어떻게 항도 재단을 운영해 갈 수 있겠는가?어떻게 항도 하 씨 가문의 상석으로 올라갈 수 있겠는가 말이다.“아가씨, 죄송합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식당 지배인은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진소흔은 인플루언서 핫스타이고 게다가 그녀를 뒤에서 후원하고 있는 사람이 아가씨의 약혼자라고 말했어요...”“그리고 진소흔의 사람들이 식당 입구에서 사람들을 막지 않고 엘리베이터 입구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뭐라고
하현은 강한 카리스마를 풍기는 여인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바로 오늘 아침 해피톡 플랫폼에서 본 인터넷 핫스타였다.노국의 영주권을 땄다고 자랑하며 대하의 열악한 대기질과 자유로움을 운운하며 은근히 대하를 깔아뭉개던 진소흔이었다.그녀를 한눈에 알아본 하현의 눈에 언짢은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세상 정말 좁다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자신이 아까 이슬기에게 진소흔을 완전히 봉쇄하라고 지시했는데 그 대상을 지금 눈앞에서 보다니, 그것도 아주 꼴같잖은 모습으로.“하수진, 맞죠? 그런데 이렇게 하는 거 별로 좋지 않을 텐데요?”진소흔은 역시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당돌하게 말했다.하수진의 신분 때문에 겁을 먹는 모습 따위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진소흔은 눈을 흘기듯 하수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어떤 말을 한다고 해도 손님이잖아요.”“당신이 내 매니저를 때리고 우릴 내쫓아요?”“당신들 대하 사람들의 매너가 고작 이 정도예요?”“이것이 반만 년 문명의 교양과 예의란 거냐구요?”“당신이 지금 어떤 사람을 상대하고 있는지 알아요?”“노국의 영주권을 가진 외국 귀빈이라구요!”“당신이 이 식당의 주인이고 항도 재단의 총재이고 항도 하 씨 가문 딸이라고 해도!”“내 앞에선 함부로 굴면 안 되죠.”“이런 행동은 당신에게 스스로 망신을 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항도 재단과 항도 하 씨 가문에 먹칠을 하는 거라구요!”“더 중요한 것은 날 화나게 해선 안 된다는 거예요.”“내 뒤에 있는 후원자는 당신이 함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거든요.”진소흔은 밝고 아름다운 외양을 가졌지만 속은 매서운 칼날이 상대를 향해 도열해 있는 사람처럼 하수진이 기분 나쁠 만한 말을 거침없이 퍼부어 대었다.진소흔이 인플루언서가 된 것이 그냥 우연이 아님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적어도 거센 입담과 영민하게 돌아가는 머리가 보통 사람들을 능가하고 있었다.보통 인플루언서들이 하수진 같은 부잣집 사람을 만났다면 진작에 무
”한마디로 오늘 당신이 한 말 책임질 수 있냐구요?”“말하기는 쉬워도 거두기는 어렵다는 것쯤 잘 알겠죠.”진소흔은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당신이 노국 황실을 모욕한 일부터 먼저 해결한 후에 나한테 와서 따져요.”“나처럼 수천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가 이런 식당에 와서 식사를 하면 당신 식당의 명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곳을 인플루언서 체크포인트로도 만들 수 있어요.”“광고료 같은 건 안 받을 테니 넣어둬요.”“식당 좀 차지한 게 뭐 어때서요?”“다른 손님들 좀 막은 게 뭐 어떻다구요?”“어쩔 수 없잖아요. 난 팬이 너무 많으니까요!”“내가 그 사람들을 막지 않으면 손님인 척 가장하고 나한테 와서 사진 좀 찍자고 하고 사인해 달라고 할 텐데 내가 어떻게 밥을 먹겠어요?”“그리고 그 사람들이 내 팬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가 밥 먹느라 그들을 좀 불편하게 한들 그 조차도 그들한테 나쁠 건 없죠!”“날 볼 수 있다는 건데, 그들의 조상이 아주 많은 은덕을 쌓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알겠어요?”“내가 유명해진 이후 어디서든 이랬어요.”“식사를 하는 건 둘째치고 화장실 가는 것도 항상 조심해야 해요.”“어쨌든 우리 같은 고귀한 인플루언서들의 숙명 같은 거니까 당신이 이해를 하든 하지 않든 상관없지만요!”“내 말 알겠어요?”말을 마친 진소흔은 한껏 고개를 빳빳이 든 채 의기양양했다.하수진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돈을 내고 미리 대절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죠.”“그렇게 못하겠으면 당장 꺼져요.”“그렇지 않으면 당장 당신을 여기서 끌어내고 항성 일간지에 사진을 뿌려 버릴 테니까. 그들이 아주 재미난 헤드라인을 뽑아줄 거예요.”“아무리 그들이 강심장이라 해도 나에 대한 좋지 않은 정보를 감히 폭로하진 못할 거예요.”진소흔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하수진, 당신의 그 알량한 신분이 다른 사람들한테는 먹혔을지 몰라도 나한테는 안 통해요!”
분명 진소흔은 하수진과 이걸윤 사이의 일을 잘 아는 듯 보였다.이영돈이 먼저 항성과 도성에 온 것도 하수진을 굴복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걸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진소흔의 눈에는 하수진이 조만간 이걸윤의 노리개가 되어 항도 하 씨 가문 핵심 인물에서 내동댕이쳐질 운명으로 보였다.진소흔은 하수진에게 조금도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심지어 그녀는 자신이 여기서 하수진에게 충고를 하는 것이 하수진의 체면을 세워 주고 있는 것이라고 여겼다.하수진은 여전히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손목에 있는 시계를 힐끔 보았다.“10초 더 드리죠. 당장 꺼지지 않으면 사람들이 당신을 끌어낼 겁니다.”곧 노리개로 전락할 하수진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충고를 해 준 공도 모르고 감히 함부로 떠들어대는 것을 보고 진소흔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하수진을 향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내가 당신을 맞받아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진소흔은 냉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내가 가진 돈과 영향력은 모두 내륙에서 왔어요. 대성그룹이라고요. 대성그룹의 해피톡 플랫폼. 항도 하 씨 가문과는 아무 관계도 없어요.”“그런데 어떻게 당신네 항도 하 씨 가문에서 대구 연예계에 이러쿵저러쿵 개입을 하려고 하죠? 무슨 자격으로?”“항성과 도성에서 위세 좀 떨친다고 당신이 무슨 대단한 능력이라도 있는 줄 알아요?”“내 눈에 하수진 당신은 날 비난할 자격이 조금도 없어요!”“당신이 대성그룹과 무슨 관계가 있지 않다면요!”이때 하현이 진소흔의 말을 반박하며 나섰다.“당신은 노국 사람이잖아? 노국이 당신 뒷배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니야?”“그런데 당신이 싫어하는 대하인이 차린 대성그룹이 당신의 뒷배라니 이게 말이 돼?”이때 하현이 앞으로 한 걸음 나와 진소흔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야! 허여멀건한 게!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내가 어떤 신분인지 알아?”“해피톡에서 제일 잘나가는 1위 인플루언서야. 대성그룹의 간판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