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______”비록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한 자리에 있던 이대성과 사람들은 이때 말 못할 위압감을 느꼈다. 이것은 바로 이준태가 강남 1인자로 여러 해 동안 관청에서 가지고 있었던 권위였다. 그가 연경 이씨 가문 사람이라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연경 이씨 집안은 대하 10대 최정상 가문 중의 하나이다! 이준태는 이곳에서 연경 이씨 집안을 대표해 하현에게 플랫폼을 제공해 주었다! 이 순간 대구 정가의 압력은 사라져버렸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머리를 숙이고 감히 이준태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특히 이대성, 공지명, 서희진 세 사람은 모두 창백한 얼굴로 이때 이준태의 눈빛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흥!”이준태의 시선을 따라 양정국과 사람들도 콧방귀를 뀌며 하나같이 장내를 훑어 보았다. 이들은 모두 강남 관청과 남원 관청을 대표하는 인물로 특히 이준태와 양정국 두 사람의 신분은 정말 너무 높았다. 그들 두 사람이 여기에 있는데 누가 감히 관청의 힘으로 천일그룹과 하현을 압박할 수 있겠는가? “하 회장님, 우리 강남에서 천일그룹이 법만 잘 준수하신다면 제가 강남에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생기든 저를 찾아오시면 됩니다.” 이준태의 이 말은 하현에게만 하는 말이 아니라 연경 이씨 집안을 대표해서 하는 말이었다. 양정국은 옆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남원 시장에는 상장하는 그룹이 많지 않습니다. 시장을 장려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최적화하기 위해서 아침에 남원 관청에서 회의를 열었습니다!”“앞으로 천일그룹의 세금을 반으로 줄여 격려하기로 모두 합의했습니다!” “쾅______”만약 이준태가 태도적인 면에서 지지를 했던 것에 불과했다면 양정국은 실질적인 돈으로 지원을 해주었다. 세금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면 기업에 주는 이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양정국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로비 스크린에는 천일그룹 주식이 쑥쑥 올라갔다. 몇 분만에 그
공지명은 어떻게 관청의 큰 인물들이 그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상성재벌은 부자지만 문제는 이대성은 결국 대하 대표일 뿐이라 북삼성에서 군림을 하고 있다고 해도 강남에서는 체면이 서지 않는 다는 것이다. 항성 4대 최정상 가문도 대단하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그들은 아무도 현장에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곽영민과 사람들이 나서서 사투를 벌이지 않는 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천일그룹을 공매도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천일그룹의 주식을 폭락시킬 수 있겠는가?어떻게 하현을 파산시킬 수 있겠는가? 공지명은 이때 목이 타 들어 갔다. 그는 서희진을 쳐다보며 말했다. “서 공주님, 이제 어떻게 하죠? 곽 도련님 쪽은……”“입 다물어!”서희진은 이때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고, 참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그녀는 지금 하현을 죽어라 응시하면서 부들부들 떨며 메시지를 보냈다. 그녀는 하현을 밟으러, 하현을 망신시키기 위해, 하현을 파산시키기 위해, 하현에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차이를 알게 해주기 위해 왔다. 하지만 이 하현 하 세자는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그의 업적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에 도달했다! 그들은 아무리 머리를 쥐어 짜봐도 몰락한 가문의 세자가 어떻게 항성 4대 최고 가문, 상성 재벌, 대구 정가보다 체면이 더 서는지 알 수가 없었다. 왜지!?이때 식은땀을 흘리던 공지명은 갑자기 다시 충격을 받은 듯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쪽을 쳐다보았다. “서 공주님……”“퍽!”서희진은 마음이 심란해 마침내 참지 못하고 공지명의 뺨을 때렸다. “어쨌든 너는 공씨 집안의 도련님인데 어떻게 이렇게 겁을 먹은 거야? 몇 사람 때문에 놀라다니!”“너희 치루 공씨 집안 체면이 말이 아니네!”평소 같았으면 서희진은 분명 공지명에게 공손하게 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녀는 너무 화가 나서 바로 공지명에게 화를 쏟아냈다. 공지명은 얼굴을 감싸며
마이바흐의 문이 먼저 열렸고 양복 차림의 곽영민이 가운데에서 나왔다. 그의 손에는 긴 시가 한대가 들려있었고 아직 불을 붙이지는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와 같은 사람은 아무렇게나 차에서 내려도 이미 무적의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곧이어 롤스로이스의 문도 열렸고 평상복 차림의 하민석이 천천히 내렸다. 하민석은 원래 하씨 네 도련님 중 하나였으니 강남 3분의 1의 땅에서 누가 그를 알아보지 못하겠는가?하지만 하씨 가문이 뿔뿔이 흩어진 후 하민석이 항성 네 도련님 중 한 사람으로 둔갑할 줄은 몰랐다. 이런 수법은 세상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유명했던 곽영민이든 막 항성 네 도련님이 된 하 민석이든 이 두 사람이 나타나자 남원은 물론 강남에서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공지명의 얼굴에는 미친 듯이 기쁨의 빛이 떠올랐고 서희진은 더욱 흥분하여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현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오늘 이렇게 소란스러워 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곽영민이 왔으니 됐다. 하민석, 이 몰락한 집안의 자식도 오다니?보아하니 그는 매우 자신이 있어 보였다!하현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하민석은 신중하고 자신을 압박할 만한 절대적인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쉽게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이때 곽영민은 급하게 입을 열지 않았고, 오히려 하민석이 장내를 한 바퀴 둘러보더니 마침내 이준태에게로 시선을 떨어뜨리며 말했다. “이공, 오래간만입니다. 오늘 저의 체면을 세워주시고 집에 돌아가 차 한 잔 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이준태는 하민석을 보고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잠시 후 담담하게 말했다. “민석아, 이일해가 나한테 이렇게 말을 했으면 30% 정도는 효과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너는 나한테 체면이라고는 전혀 없어!”하민석이 담담하게 말했다. “아시다시피 하현은 결국 우리 하씨 집안에서 내팽개쳐진 애예요. 하현 쪽에 플랫폼을 제공하면 하씨 가문의 반대편에 서게 되는 거예요!”“하씨 가
“이 어르신은 역시 이 어르신이네요. 역시 패기가 넘치세요. 왕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어요……”하민석은 손바닥을 어루만지며 웃었다. “저도 이 어르신이 강남 1인자로서 능력이 크다는 것은 알아요. 근데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은 할머니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예요.”“이 순간부터 당신과 당신 뒤에 있는 연경 이씨 집안은 우리 하문에게 눌리게 될 거예요!”“우리는 연경 이씨 집안을 압박할 겁니다!”“만약 체면이 서지 않으면 하문 사람이 직접 나설 겁니다.”하문은 절세의 권세이자 절세의 힘을 대표했다. 설령 10대 최정상 가문이라고 해도 하문이 기꺼이 나서기만 하면 연경 이씨 집안에는 도처에 애환이 가득하게 될 것이다. “하 도련님이 하문을 대표해 이 일을 공표하셨으니 그럼 나도 한 가지 일을 발표하겠습니다……”곽영민은 가늘고 기다란 시가에 불을 붙이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앞으로 나서며 속으로는 검으나 겉으로는 유순한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누구든 하현에게 플랫폼을 제공해 주는 사람, 천일그룹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람은 우리 항성 4대 최정상 가문의 적이 될 겁니다!”“그리고 나!”이대성도 냉소하며 앞으로 나서며 천천히 말했다. “나는 상성재벌을 대표해서 말하는 데, 천일그룹 편에 선 사람은 누구든 우리 중국과 적수가 될 겁니다!”“누가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적으로 만드는 지 한 번 봅시다!”이대성은 날뛰었다. 방금 그는 패배했지만 지금 곽영민과 하민석 두 사람이 나타나 항성 4대 최정상 가문과 하문의 위세로 사람들을 더 없이 놀라게 했다. “부숴! 남은 돈 전부 다 부숴버려! 나는 오늘 녹색을 보고야 말겠어!”이대성이 냉소하며 입을 열자 준비했던 2조의 현금 중 1조 3천억이 쏟아 부어 지면서 순간 주식시장은 여기저기 슬픔에 잠기게 되었다. 방금 125라는 문턱에 오른 레드라인이 지금 이 순간 1조 3천억원의 무차별적인 폭격 아래 바로 3천 피트 아래로 떨어졌다. 이 광경을 지켜보
“어디 눈 먼 놈이 감히 나한테 도전을 하는 거야!?”이 결정적인 순간에 누군가 자신에게 적기를 들자 순간 곽영민은 화가 폭발했다. “어르신에게 굴러 나와 봐!”하민석이 상대의 신분을 눈치챘다고 해도 지금은 막기에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굴러 나오라고?”“항성 4대 가문? 위풍당당하고 살기가 대단하네!”“용인서도 안중에 없는 걸 보니 항성 4대 가문은 벌써 대하의 왕이 됐구나!”이 말과 함께 고대 복장을 한 노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길 어귀에서부터 걸어 나왔다. 그의 옷차림은 소박하기 짝이 없었고 걷는 동작도 느렸지만 수백 미터나 되는 거리를 걷는데 몇 걸음 밖에 되지 않았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떴고 곧 바로 상대방이 용인서, 용문 문주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날 조중천을 짓밟기 전 하현은 일찍이 상대와 통화를 한 적이 있었다. 그가 오늘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때 뒷짐을 지고 걸어 나오는 용인서는 아무리 봐도 왕처럼 보였다! 대하 길바닥의 왕! 그의 동작은 매우 가볍고 부드러웠지만 밖으로 나올 때 오히려 말로 다 할 수 없는 패기를 가지고 있었다. 주변에서 용인서를 알아보는 일부 사람들은 이때 깍듯이 인사를 건넸다.“용문주님!”하민석의 안색은 극도로 안 좋아졌다. 그는 용인서가 이때 나타나 하현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용문 대구 지회장도 하현의 손에 죽었다고 하지 않았는가?그가 지금 나타난 것은 또 무엇을 위해서인가?용문은 비록 오래된 문벌은 아니었지만 관청 길바닥을 대표하는 조직이다. 하지만 문제는 용인서의 신분은 너무 놀랍다는 것이다!그가 물러나기 전까지 대하 병부의 대 장로로 있었는데, 이 신분으로는 모든 사람을 눌러 죽일 수 있었다!만약 오늘 이준태의 등장으로 하현이 무적이 되었다면, 난데없이 나타난 용인서의 등장으로는 절대적인 압박을 가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공지명과 사람들은 모두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모두 이 용인
용인서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하현에게 다가갔고, 하현을 한번 쳐다보더니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곽영민을 응시했다. “곽 도령, 나 용인서가 굴러 나왔어.”“어르신이 어떻게 나를 혼내 주실 지 모르겠네요? 나를 어떻게 압박하려고 하십니까?”곽영민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일순간 거만하던 기세가 수그러들었고 허리를 굽혀 인사를 드렸다.“용문주님, 제가 말 실수를 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용인서는 무덤덤했다. “하 세자에게 사과해!”이 말을 듣고 한 무리의 사람들은 눈꺼풀에 경련이 일기 시작했다. 용인서가 하현에게 플랫폼을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그의 체면을 세워주려고 한 것이다!곽영민은 얼굴빛이 변했다. 그는 계속 대세를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지금 찌질함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 그는 똑바로 서서 말했다. “용문주님, 저는……”“퍽!”용인서는 뺨을 한 대 때렸다. “사과해!”곽영민은 입가에 핏발이 선 채 감히 원망스러운 표정을 짓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용문주님, 이건……”“퍽______”용인서는 손등으로 또 뺨을 한 대 때렸다. “어르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못 알아 들은 거야?”온 장내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가 누구인가!?그는 항성 네 도련님의 우두머리 곽영민이다!그가 뜻밖에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뺨을 얻어 맞다니!곽영민은 이를 갈았다.“용문주님, 우리 조상님 댁과 문주님은……”“퍽!”용인서는 또 뺨을 때렸다. “아직도 쓸데없는 소리야?”이때 곽영민의 얼굴은 이미 돼지머리처럼 부어 있었다. 곽영민은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얼굴을 감싸며 고함을 질렀다. “용문주님, 그만하세요. 하현 때문에 저를 때리다니요! 그럴만한 가치가 있어요?”하민석도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 그는 줄곧 하현의 힘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들은 이준태가 나타난 것을 포함에 모든 것을 명확하게 예상하고 있었다.
곽영민과 하민석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용인서와 같은 거물에게 그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사과하지 않으려면 지원병을 요청해 보든지.”용인서는 정교한 실크 스카프를 꺼내 손가락을 닦으면서 가볍게 입을 열었다. “곽씨 집안과 이씨 집안이 이 일들을 해결해 줄 지 한 번 봐봐.”곽영민과 하민석은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 개뿔! 하 세자를 밟는데 정말 오랜 시간을 투자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 집안 식구들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겠는가? 가족에게 이 일이 전해지느니 차라리 목 매달고 죽는 게 나을 것이다. 그들은 정말 달갑지 않았다! 이렇게 많이 준비하고 이렇게 많은 후수를 두었는데도 결국 이런 꼴을 당하다니?오늘 하현 하 세자를 짓밟아 죽이기는커녕 오히려 사과를 해야 한다니, 그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여태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용인서는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이었다. “스스로 여기서 죽을래? 아니면 내가 직접 항성으로 돌려 보내줄까?”맞은편에서 용인서의 압박에 곽영민은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지만, 그는 하현 앞으로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하현, 죄송해요.”하민석도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앞으로 나가 말했다. “세자, 죄송합니다.”“죄송해?”하현이 담담하게 웃었다. “미안하지만, 무릎을 꿇지 않는 사과는 받을 수가 없어.” 곽영민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씨, 너 시비를 가릴 줄 모르는 구나. 너무 기어오르지 마!”서희진도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하현, 곽 도련님과 하 도련님이 이미 사과했잖아. 또 뭘 어떻게 하라고?”“사과?”하현이 냉소를 터뜨렸다. “누가 미안하다고 하면 내가 꼭 받아 줘야 하나?”“하민석, 너 내 성격 알잖아. 너는 지금 분명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잘 알 텐데?”하민석은 안색이 변했고 결국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큰 형님, 죄송합니다.”
주식이 200으로 뛰었다. 하현은 곽영민을 발로 걷어 차 날려 버렸다. 항성 네 도련님 중 두 분이 하현에게 걷어차여 뒹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서희진과 사람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해져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것이 항성 네 도련님이다!항성에서는 하늘이었다!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여기서 이런 꼴을 당하다니! 이런 낭패가 있나! 심지어 만약 오늘 그룹 상장을 축하하는 날이 아니었으면 곽영민과 하민석의 목숨은 아마 여기서 끝났을 지도 모른다. “어떻게 이럴 수가?”“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이때 서희진은 너무 화가 나 곧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그녀의 상식으로는 이럴 수가 없었다. 곽 도련님과 하 도련님과 같은 사람들이야 말로 세상의 주역이었다!그들은 마땅히 최후 승리를 얻어야 했다!그런데 하현 같은 몰락한 집안의 자식이 어떻게 세자로 부활해 판을 뒤집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실제로 하현은 이미 판을 뒤집어 엎었고, 항성 네 도련님 중 두 분은 물에 빠진 개처럼 되었다. 서희진 이 블랙 과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설씨 집안 사람들과 최씨 집안 사람들은 비록 앞으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 광경을 지켜보며 다들 스트레스를 받았다. 특히 설씨 집안 사람들은 이번 기회에 하현의 모든 자산을 얻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 장면을 마주했을 때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우스운 생각이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최씨 집안 사람들은 원망하는 기색을 띠었는데 자신들의 원수를 갚지 못할 것 같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현의 편에서 설은아와 여인들은 의아한 기색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하현의 신분이 범상치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 범상치 않을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지금은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할 수 있다!“자, 자, 자!”“하현, 하 세자!”“오늘 일은 내가 기억해 둘 거야!”곽영민은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 하현과 사투를 벌일 마음이 없었기에 하현을 가리키며
허탈해하는 하현의 표정을 살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하현, 뭘 선물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우리 결혼기념일을 기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하현, 오늘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한 것은 더 이상 우리의 과거 일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였어.”“김탁우와의 사이는 이미 멀어졌어.”“엄마 기분이 좀 나아지면 내가 직접 말씀드릴 거야.”“당신이랑 재혼할 거라고.”“그러니 더 이상 우리 엄마랑 싸우지 마, 알았지?”설은아는 하현을 무척이나 아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게다가 그녀는 간민효를 마주했을 때 하현을 빼앗길까 봐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다른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다만 최희정은 아마 두 사람의 재혼을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이 그리 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희정이라는 여자는 혼자서 모래폭풍도 무찌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박하는 어느새 설 씨 집안에 도착했다.하현이 머뭇거리며 말했다.“먼저 들어가. 난 요즘...”“내려! 여긴 당신 집이야!”설은아는 억지로 하현을 차에서 끌어내렸다.“오늘 밤 여기서 자.”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설은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집안에 들어가니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그득하게 차려져 있었다.최희정과 설재석 외에 그들의 양아들 이영산과 며느리 장리나도 함께 모여 있었다.네 사람이 82년산 라피트를 마시며 얼굴이 볼그레한 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십여 개의 선물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그중 몇 개의 상자에는 김 씨 가문 로고가 박혀 있었다.김탁우가 방문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하현이 나타나자 최희정의 낯빛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자네, 여긴 어쩐 일이야?”“와서 밥 먹어.”로열 회관의 일로 설재석은 여전히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고
”하 대사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아마 지금쯤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당신한테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 우리 왕 씨 가문의 돈 일억을 갚지 않으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할 거야!”“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하라고!”“그럼 그만 꺼져!”왕부인이 다시 손을 휘둘러 우소희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망했다!완전히 망했다!우소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가리며 끊임없이 통곡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설은아는 하현의 차에 앉아 의문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도대체 우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어떻게 하다가 왕 씨 가문에 일억을 빚진 거냐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왕 씨 가문 딸 왕자혜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는데 마침 내가 그녀를 구해 주게 되었어...”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 당신이 어떻게 사람을 구해? 당신이 의술을 알아?”하현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모르지. 난 단지 차에서 그녀를 빼내서 폭발하기 직전의 차에서 구해 준 것뿐이야...”“그때 마침 우소희가 구급차 간호사로 왔는데 내가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둔갑시켜 공을 가로챘지.”“그래서 왕 씨 가문에선 고마움의 뜻으로 그녀에게 일억을 준 거야.”“나중에 왕문빈의 부인이 진실을 알게 되었고 우소희의 잘못이 드러났지.”“하지만 부인은 우선은 딸의 부상이 더 염려되어서 잠시 우소희 일은 따지지 않았던 거야. 그런데 뜻밖에도 우소희가 그 돈을 먹고 튈 줄은 몰랐지.”“게다가 그 돈으로 사기를 쳐 돈 많은 거물을 낚은 거야...”하현은 기가 차다는 듯한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렇게 된 거구나.”설은아는 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우다금 모녀가 휘룡만 집을 산다며 뛰어다니더라니.”“우소희가 아주 눈먼 거물을 잘 속인 거였군!”하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만 안타깝게도 운이 조금 모자랐던 거야. 여기서 부인을 만났으니.”“집도 날아가고
”저는 왕 사장님이 주신 휘룡만 1호를 보러 왔습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휘룡만의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습니다. 매니저가 다짜고짜 절 도둑놈으로 몰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왕 사장님이 저한테 뭐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의 말을 듣고 왕문빈의 부인은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그녀는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휘둘러 남자 매니저의 얼굴을 때렸다.“퍽!”“개자식! 눈이 멀었군!”“하 대사님은 우리 왕 씨 가문 귀빈이야!”“그런데 도둑이라니?!”“네가 뭔데 함부로 그딴 소리를 해?!”“경찰에 신고를 한다고?”“감옥에 가둔다고?”“죽고 싶은 거야?”“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옳고 그름도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사람을 얕보는 당신 같은 직원은 필요없어!”왕문빈의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하현이 누구인가?왕자혜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다.주 씨 가문 귀빈이자 풍수의 대가, 무도의 고수였고 심지어 자신도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감히 매니저 따위가 하현을 건드려?살기가 싫은 건가?왕문빈의 부인은 가까스로 하현의 용서를 얻은 상태였다.하현이 자칫 기분이 언짢기라도 한다면 왕문빈이 자신을 내칠 수도 있었다.남자 매니저는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모님, 어떻게 저한테...”“촥!”왕문빈의 부인은 또 한 번 세차게 그의 얼굴을 때렸다.“꺼지라고!”“못 들었어?”“내가 다시 한 번 말해야 알겠어?”“내가 직접 널 끌어내야 속이 시원하겠어?!”남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반박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혹시라도 반박했다간 어떤 지경이 될지 그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왕문빈의 부인이 어떤 스타일인지 익히 잘 알고 있었다.순간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하물며 하현이 정
”그가 훔쳤든 아니든,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는 훔친 겁니다!”“왕 사장님 머리가 어떻게 되셨더라도 절대 휘룡만 1호를 파실 분이 아닙니다!”“두 분이 솔직히 인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용서할 기회를 드리죠!”“그렇지 않으면 정말 경호원을 불러 경찰서로 데리고 가라고 할 거예요!”남자 매니저는 색기가 가득 흐르는 눈빛으로 설은아를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음흉한 속내를 슬쩍 비쳤다.설은아는 기겁하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그러자 남자 매니저는 더욱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여사님, 제가 여사님 얼굴을 봐서 특별히 두 분께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안 그러면 두 분도 같이 경찰서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할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요.”“공범으로 몰려 죄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남자 매니저가 이렇게 말하자 우소희는 순간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설은아, 우리 모두 피차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잖아?”“체면 때문에 일부러 하현한테 이런 뻔뻔한 일을 시킬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설은아는 그녀의 말에 기절할 뻔했다.“뭐라고?”이때 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휘룡만 1호는 내가 산 게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주운 것도 아니에요.”“훔친 건 더더욱 아니고요.”“왜냐하면 왕 사장님이 저한테 주신 거니까요.”이 말을 들은 설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믿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소리예요?”“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냐고요?!”“왕 사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안다고 그래요?”“어떻게 천억짜리 집을 당신한테 주냐고요?!”남자 매니저는 하현의 말을 듣고 ‘피식’하고 냉소를 흘리며 얼굴 가득 혐오의 빛을 띠었다.“당신은 정말 날 바보로 아는군요!”예쁘장한 여자 영업사원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나이도 많지 않은데 허풍이나 떨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다.우소희도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한
하현은 이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이 집은 내가 산 것이 아닙니다...”“뭐라고요?”하현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남자 매니저가 눈에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이 카드키, 훔친 거죠?”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훔친 거라고?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훔친 카드키를 들이밀며 자신이 이 집을 산 거라고? 돌았나?!방금까지 하현을 우러러보던 사람들의 눈빛은 갑자기 돌변했다.그들은 방금 하현을 그런 눈으로 본 자신들을 탓하며 3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설은아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약간 걱정스러운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 매니저를 바라보았다.“방금 당신이 한 말, 꼭 책임져야 합니다.”“책임이라고요?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제대로 알려드리죠!”남자 매니저는 손가락을 튕겨서 경호원 몇 명을 불렀다.“휘룡만 1호는 우리 휘룡만에서 가장 귀한 물건입니다!”“이 집은 외부에 판매된 적이 없었고 저당 잡힌 것도 없습니다!”“이곳은 왕문빈 사장님의 개인 별장입니다!”“카드키도 분명 왕 사장님 손에 있을 겁니다!”“그런데 그게 어떻게 외부인인 당신 손에 있단 말이죠?!”“설마 오다가 주웠다고는 말하지 마세요!”“오다 주운 게 휘룡만 1호 카드키라니요?!”“어서 말해 봐요! 이 카드키, 왕 사장님한테서 훔친 겁니까?”“솔직히 말하면 관대하게 처리해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해서 당신을 감옥에 처넣어 버리고 말 겁니다!”남자 매니저는 위엄 있는 얼굴로 속사포처럼 하현을 향해 퍼부었다.이로써 그는 자신이 꽤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져 우쭐해졌다.데릴사위를 호통쳤을 뿐만 아니라 설은아 같은 미녀 앞에 꽤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왕문빈이 잃어버린 카드키를 되찾았다는 것이다.엄청난 공로임에 틀림없다!어쩌
휘룡만 1호?!그 가치가 천억이라고?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방금까지도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의기양양했던 우다금은 설은아가 손에 든 카드키를 보며 온몸이 굳어 버렸다.우소희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한 뒤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우소희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질투로 이글이글 타올랐다.스스로 상류층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오건우조차도 이 순간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천억짜리 선물이라고?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을!자신의 몸값을 다 쳐도 살 수 없는 액수였다!설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이게 휘룡만 1호라고?”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휘룡만 1호.”“당신 주려고 준비했어. 결혼 3주년 기념 선물이야.”하현의 말을 듣고 주변에 있던 많은 분양사 직원과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모두들 귓속말로 서로 속삭이며 하현을 한껏 우러러보았다.다들 돈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저렇게 쉽게 천억을 들여 집을 산 사람은 처음 보았다.이것이 진정한 토호의 모습이 아닌가!하현을 얕잡아 보던 우소희는 순간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설은아,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우린 모르지만 혹시 당신도 잘 모르는 거야?”“저 사람 혼자 힘으로 천억을 덥석 내놓는다고? 허! 그렇담 암퇘지도 나무에 올라갈 수 있겠군!”우다금도 옆에서 이를 갈며 거들었다.“맞아. 하현은 데릴사위야. 한 달 동안 네가 준 용돈으로 빌붙어 사는 사람이잖아?!”“그런데 어떻게 휘룡만 1호를 살 수 있단 말이야? 농담 좀 그만해! 정말 지겨워!”“분명히 인터넷에서 카드키 하나 사 가지고 너한테 준 걸 거야!”“우리 앞에 보여 주려고 말이야!”“설은아, 내가 사람 된 도리로 하나 가르쳐 줄게.”“사람이 아무리 허풍을 떨고 싶어도 체면까지 내팽개치면 안 되지.”우다금은 세상 물정에 해박한 어른인 양 하현을 꾸짖었다.“하현, 내가 꼭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이 이렇게
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오건우를 쳐다보았다.오건우는 왠지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며 통증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잠시 후 그는 이를 악물고 은행 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놓았다.“살게요! 내가 사요!”“전액 현금으로!”“이걸로 하겠습니다!”오건우는 49호를 가리켰다.더 비싼 집은 도저히 그의 능력 밖이었다.특가 주택 정도는 그의 능력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다.그러자 분양 직원은 함박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그럼 수속 도와드리겠습니다.”일사천리로 구매 계약서가 준비되었고 서명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오건우, 당신 정말 대단해! 날 이렇게 사랑하다니!”우소희는 터져 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계약서를 들고 오건우의 얼굴을 감싸안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정말 사람 하나는 잘 골랐어!이렇게 비싼 집을 사 주다니!이게 웬 떡이야!오건우의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사랑이 이렇게 크게 자리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지만 오건우는 이 계약으로 거의 이백억을 탕진하게 되어 유동자금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그는 화류계에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그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하지만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가졌으니 앞으로 인맥은 비길 데 없어 넓어질 것이다.우소희가 왕문빈의 딸을 구해 주었다니 인정상 왕문빈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그것만으로도 우소희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우소희와 결혼하기만 한다면 우소희의 인맥이 곧 자신의 인맥이 된다.그렇게 되면 자신도 당당하게 왕문빈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게 되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일만 남게 된다.그 순간을 상상하니 지금 아무리 불쾌하고 떨떠름해도 오건우는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그의 얼굴 위에 이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우다금 모녀는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원래 그녀는 이십억짜리 집이라도 사면 설 씨 집안에 충분히 체면이 서게 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어머! 오건우, 200억이잖아?”우소희는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오건우에게 온몸을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당신 같은 부자한테 200억은 껌이잖아. 나 이 집 갖고 싶어!”우소희는 영리한 여자였다.오건우라는 황금거위를 이용해 거액의 집 한 채를 꿀꺽 삼키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그녀는 지금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겸비한 돈 많은 여자이지 않은가!그녀가 왕문빈 부부에게 체면이 깎인 일은 현재 병원 내부에서만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여전히 여신격의 의사로 알고 있다.겉모습이 꽤나 예쁘장한 우소희는 왕문빈의 일억을 가지고 고급 장소에 출입하며 재벌 2세들의 관심을 끌었다.수많은 추파 속에 오건우를 선택한 우소희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그를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그래야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게 된다.오건우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새파랗게 변했다.그러나 그도 체면을 의식하며 깊은 숨을 들이마신 뒤 가식적인 모습으로 사진을 몇 번 찍어 누군가에게 보냈다.오건우의 입에서 ‘어우,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우소희, 방금 우리 집 풍수지리사에게 특별히 물어봤어.”“그런데 이 집은 보기에는 위치도 좋아 보이고 멀끔해 보이지만 결함이 굉장히 많다고 해.”“바람길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교살과 노살을 막고 있대.”“그러니까 말이야. 이 집은 다른 사람들의 재난을 막아주고 있는 형상이어서 들어가서 살게 되면 병들고 아플지도 모른대.”“우리 대사님 말씀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집 말고 다른 집이 있는지 둘러보자.”“가격대가 다 이렇게 비슷비슷한가요?”오건우는 분양 직원에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 의미는 분명했다.더 저렴한 물건이 없냐는 뜻이었다.직원은 오건우의 눈짓에 웃으며 말했다.“손님, 이미 이 가격도 싼 거예요.”“이 집은 도로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특가를 진행하는 거예요.”“48호 가격은 250억이에요. 그리고 다른 건...”
”됐어! 소희야, 다른 사람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좋지 않은 행동이야!”이때 공작새처럼 차려입은 우다금이 나서서 원만하게 수습하려는 척 단아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단지 체면이 깎일까 봐 한번 해 본 소리일 뿐이야.”“우리야 이런 일이 많으니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지만 저런 사람들이야 남하고 비교될까 봐 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어?”“게다가 우린 지금 상류층 사람이야. 저런 데릴사위랑 실랑이를 할 필요가 뭐 있어?”“격 떨어져!”“그러니까 얼른 집이나 보자고. 빨리 수속 밟아야 하잖아?”“저런 사람과 실랑이를 하다가 좋은 집을 놓치면 우리만 손해지!”우다금은 빈정거리면서 분양 단지를 설명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 흡족한 눈빛으로 대형 분양 단지들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이런 집을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예비 사위 오건우도 이런 큰집에 헛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그저 칠팔십 평짜리 방 세 개 정도 되는 집이라도 살 수 있다면 감지덕지일 것이다.“자, 설은아. 하현. 당신들은 먼저 돌아가.”“우리는 집을 산 후에 개인 모임이 있어서 식사도 해야 해.”“그곳은 너무 고급스러운 자리라 여러 명을 데리고 가긴 좀 안 맞거든. 함부로 데려갔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엄한 말이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하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설은아가 끌고 나오는 바람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설은아는 돼먹지도 않은 우다금 모녀와 더는 화를 내며 상대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아무런 의미없는 실랑이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만약 최희정이 가라고 그녀를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설은아는 죽어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오건우는 설은아가 이렇게 떠나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다.자신의 부를 과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오건우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우소희, 당신이 골라 봐. 마음에 드는 거 있는지 보자고.”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