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은아가 이때에도 여전히 고집스럽고 완고한 것을 보고 최가 사람들은 마음속에 기쁨이 가득 찼다. 은아가 억지를 부릴수록 그녀의 말로는 더 비참해질 것이기 때문이다!이때 최가 식구들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선생님, 은아는 이래요. 항상 윗사람도 몰라봐요. 우리 남원 최가는 말할 것도 없고, 귀하신 미국 최가도 안중에 없어요!”“맞아요! 은아는 제대로 배우질 못했어요!”“이런 사람한테는 쓸데없는 말은 많이 할 필요가 없어요. 때려야 해요. 세게 때려서 예쁘장한 얼굴을 박살을 내야 무서운 줄 알 거예요!”최가 식구들은 하나같이 흉악하게 위협하고 있었다. 만약 최뉴튼이 현장에 있지 않았다면 그들은 은아를 때려 죽였을 것이다. 최뉴튼은 오른손을 들어 최가 식구들에게 더 이상 입을 열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런 뒤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설은아는 노려보았고, 낮은 목소리에는 냉담한 노기가 서려있었다. “설은아, 내가 마지막으로 묻겠어. 제호그룹 지분 넘길 거야 말 거야!?”설은아는 고집이 센 얼굴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 “안 넘길 거야!”“이건 원래 너희들 게 아니야!”“네가 백 번을 말해도 난 싫어!”최뉴튼은 이때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웃었다. “그래. 그래. 배짱이 있네! 얘들아, 채찍 가져와!”“네가 원하지 않는다고 하니 원할 때까지 때릴 수밖에!”최뉴튼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금발의 푸른 눈을 가진 경호원이 싸리나무채 하나를 들고 왔다. 미국 최가는 거의 백 년 가까이 이어져 내려왔다. 이런 가문은 봉건사회의 옛 귀족처럼 규칙이 엄격하기 짝이 없었다. 일단 가족 중 누군가 실수를 하면 한 대 때리는 것은 가벼운 일이었다. 가문 내에서 가문을 단속하기 위해 온갖 무서운 형벌이 있었던 것이다.싸리나무채는 모든 형벌 중 가장 가벼운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약한 여자에게 손을 대면 아마 열흘이나 보름 동안은 침대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이 순간 남원 최가 식구들은 모두 눈가에
“질질!”최뉴튼은 자신의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았고, 마침내 설은아의 가녀린 허리에 시선이 꽂혔다. 그에게 있어서 눈앞의 설은아는 하나의 요리였다. 진수성찬이다. 허리에 손을 대자 그는 더욱 흥분했다. 설은아가 아파서 땅바닥에서 경련을 일으키며 비명을 지르는 장면을 상상하자 최뉴튼은 흥분이 되어 곧 고함을 지를 지경이 되었다. 최뉴튼이 변태 같은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설은아는 절망적으로 눈을 감았다. 그녀는 이 시점에서 누가 자신일 구하러 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콰르릉______”하지만 바로 이 순간. 최가 조상님 댁 대문이 발길에 차여 활짝 열렸다. 거대한 문짝이 땅바닥에 떨어져 큰 소리가 울렸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 최가 식구들은 하나같이 부들부들 떨었다. 그들은 이미 트라우마가 생겨 그럴 수밖에 없었다. 최뉴튼은 인상을 찌푸렸다. 막 즐겨보려는 찰나 누군가 그를 방해해 그의 마음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잠시 후, 한 형체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비록 평범한 옷차림이었지만 그의 기세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뭐야? 하현이야!?”최우현은 의아해하며 입을 열었다. 그는 하현이 지금 나타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치대로라면 이 데릴사위는 집에서 벌벌 떨고 있어야 한다. 또 아니면 설은아의 내연남에게 가서 알려야 하는 것이 맞았다!“풀어줘.”하현은 최뉴튼을 응시하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최뉴튼은 하현을 잠시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이 분은 설은아의 데릴사위 남편, 하현이구나?”“맞아요! 바로 그 사람이에요! 이 사람이 계속 우리 최가의 좋은 일들을 망쳤어요!”“분명 데릴사위인데, 자기가 무슨 대단한 사람인 줄 아나 봐요!”“최 선생님, 이 두 부부를 같이 잡아서 미국 최가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최가 사람들은 모두 튀어나와 하현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하현의 얼음장같이 차가운 눈빛에 최뉴튼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곧이어 그는 부끄럽고 분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호통을 치며 말했다.“그를 잡아!”그의 명령에 따라 금발과 푸른 눈의 경호원 네 사람은 지금 몸을 똑바로 세우고 하현이 있는 곳을 향했다. 그들은 이따금씩 목을 돌리며 ‘두두둑’ 손가락 튕기는 소리를 내며 위압적으로 걸어 나갔다. “여보, 눈 감아. 내가 처리할게.”하현은 은아가 놀랄까 봐 알아 듣게 잘 설명을 해주었다. “허!”바로 경호원이 냉소를 하며 하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리쳤다. 그러나 하현은 피할 뜻이 없었다. 오히려 오른손을 들어 바로 상대방의 주먹을 잡은 후 세게 내리치자 이 사람은 하현에게 얻어 맞고 땅에 쓰러졌다. 그리고 난 후 하현은 그의 얼굴을 그대로 밟았고, 그의 얼굴은 모두 내려앉았다. 나머지 세 명의 경호원은 얼굴에 두려운 기색을 띠며 일제히 앞을 항해 달려들었다. 하현이 한 발을 휘두르자 순간 비할 데 없이 강력한 세 명의 경호원들은 그대로 경직되어 쓰러졌다. “뭐야!?”“이 데릴사위가 이렇게 잘 때린다고!?”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있던 최씨네 식구들은 하나같이 놀랜 기색이었다. 하현이 어떻게 한 거지? 이럴 리가 없는데!하지만 경찰 이종격투기 리그 챔피언인 최우현이 그에게 뺨 한 대 맞고 병원에 입원한 걸 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했다. 가장 놀란 사람은 최뉴튼이었다. 그의 네 명의 경호원은 고르고 골라 뽑힌 사람들이었고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아주 잘 싸웠다. 보통 사람 열 몇 명은 상대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하현이 이렇게 쉽게 이 사람들을 해치우다니!고수다. 이것은 최뉴튼의 판단이었다. 최뉴튼은 이때 한 걸음씩 하현에게로 다가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현, 너 네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알아?”“미국 최가에 반역하면 어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생각해 본 적 있어?”“내가 봐도 너는 인재인 거
이 광경은 최가 사람들로 하여금 눈가에 경련이 일게 했고 무의식적으로 물러나게 했다. 지금 이 순간 앞을 가로 막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퍽______”하현은 계속해서 손에 들고 있던 싸리나무채를 최뉴튼의 몸에 휘둘렀다. 최뉴튼의 옷은 찢어졌고 몸에는 핏자국이 깊이 새겨졌다. 원래 서 있었던 최뉴튼은 이때 그대로 내동댕이쳐져 땅을 뒹굴며 비명을 질렀다. “퍽퍽퍽______”하현은 손을 멈출 마음이 전혀 없었고, 냉담한 얼굴로 손을 댔다. 싸리나무채가 부러지고 나서야 손에 있던 채찍을 땅에 내던졌다. 이때 바닥을 뒹굴던 최뉴튼은 비명을 지를 힘조차 없었다. 가끔 경련을 일으키는 거 말고는 죽은 사람이나 거의 다름이 없었다. 지금 병원에 데려가도 회복할 수 있을 지 알 수가 없었다. “여보, 우리 집에 가자.”하현은 놀란 은아를 끌어안고 최가 조상 집을 떠났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최가 사람들에게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가 식구들은 감히 입을 열수도, 그를 말릴 수도 없었고, 하나같이 벌벌 떨고만 있었다. 하현이 떠나고 나서야 최가 할머니는 그제서야 떨며 입을 열었다. “빨리! 구급차를 불러. 절대 최 선생님을 여기서 죽게 해서는 안돼.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생매장 당할 거야!”이 말을 듣고 나서야 최가 식구들은 허둥지둥 구급차를 불러 최뉴튼과 그의 부하들을 모두 병원으로 옮겼다. 일이 일단락된 후 최가 할머니는 나한의자에 앉아 온몸에 식은땀을 흘렸다. 최뉴튼은 미국 최가 사람으로 미국 최가를 대표해서 왔다. 결국 온 첫날에 맞아서 숨만 붙어 있게 되었다. 만약 미국 최가 쪽에서 책임을 묻는다면 남원 최가는 결코 좋은 결말을 맺을 수 없을 것이다. “하현 이 놈 간이 부었네. 설마 무술을 했었나? 경호원 네 명을 꺾어 버리다니!” 최가 식구들은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분명 훈련을 했던 거 같아. 보통 사람은 이런 능력
최우현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최가 식구들의 눈에는 온통 이채로운 빛이 가득했다. 최가 할머니는 더욱 입을 열어 말했다. “우현아, 네 말은 최가 셋째 영감님이 원하면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하현을 해결할 수 있다는 거야?”“당연하죠. 무력이든, 부든, 권세든 셋째 영감님은 하현 그 데릴사위를 제압하기에 충분해요!”“셋째 영감님이 오시기만 하면 하현은 끝장이에요!”“하현이 망하면 은아는 계속 고집을 부릴 수 없을 거예요. 제호그룹은 결국 우리 최가의 손에 떨어지지 않겠어요?”이 말을 듣고 최가 사람들은 모두 서로 눈을 마주치고 큰 소리로 깔깔 웃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이번 일을 잘 처리하면 결국 이득을 보게 될 사람은 오히려 남원 최가였다. 최가 할머니는 한참을 중얼거리다 말했다.“우현아, 셋째 영감님을 빨리 오시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할머니는 조금도 기다릴 수가 없어.”“있지요!”최우현은 미소를 지었다.“최뉴튼이 불구가 되고 그러다 죽으면 미국 최가는 분명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이 말을 듣고 최가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최우현은 최뉴튼을 죽이겠다는 뜻이었다. 미국 최가에게 빨리 손을 쓰라고 강요할 것이다. 최가 할머니는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우현아, 네 방법은 좋은데 만약 그러다 들키면 미국 최가가 우리를 다 없애버릴 지도 몰라.”최우현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말했다. “할머니, 큰 일을 하려면 사소한 일에 연연해 하면 안돼요. 최뉴튼이 가볍게 부상을 당하면 미국 최가 쪽에서는 아마 우리가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하고 우리는 오히려 더 비참해 질 거예요!”“이제 유일한 방법은 미국 최가를 분노하게 만드는 것뿐이에요! 그를 죽이지는 말고 영원히 입을 열지 못하게만 만들면 돼요. 그럼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지 않겠어요?” 최가 할머니는 한참을 중얼거리며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최우현은 웃음을 머금고 떠났고 곧 병원
이것만 봐도 셋째 영감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었다. 미국은 자유의 나라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나라는 총기를 소유할 수 있기 때문에 매일 여러 가지 문제로 사람들이 크게 싸운다. 하지만 셋째 영감이 이렇게 큰 명성을 얻으셨다는 것은 그의 무서움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 그의 명성은 아무렇게나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의 실력으로 얻어낸 것이다. 듣기로 텍사스에서 두 명의 챔피언이 그의 ‘접화파’ 세트를 이어받지 못해 패배했다고 한다. 하지만 몇 년 동안 최가 영감은 손을 쓰지 않았고, 무술을 연마하였다. 물론 미국 최가의 권세와 부로 따지면 그가 손을 댈 일도 없었을 것이다. 최가 셋째 영감이 자리에 앉자, 옆에 있던 집사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말했다. “영감님, 대하로 가는 비행기는 이미 준비되었으니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습니다.”어르신은 차를 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 “뉴튼에게 손을 댄 사람도 어느 정도 능력이 있다고 들었어. 하지만 그 사람도 영감님께 손을 댈 자격은 없어.”“텍사스 복싱협회에 가서 두 챔피언을 데리고 와. 나 대신 그들보고 대하에 가서 한바탕 하라고 할 거야.” 집사는 이 말을 듣고 말했다.“영감님, 확실하십니까? 두 분은 가격이 너무 비싸고, 부리는 것도 어렵습니다. 조심하지 않으면 주인님을 배신할 수도 있어요.”최가 셋째 영감이 담담하게 말했다. “노부의 부하들은 패장일 뿐이야. 부리기가 뭐가 어려워? 그들에게 전해. 이번에 말 잘 들으면 한 사람당 백억씩 준다고!” “네! 제가 가서 일을 잘 처리하겠습니다!”집사는 재빨리 떠났다. 그는 최가 셋째 영감님 이렇게까지 이 일을 중요시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텍사스 주의 두 챔피언을 그의 곁에 두려고 하다니. 그 두 분의 실력은 허풍이 아니었고 링에서 나온 것이다! 듣기로 두 사람 모두 일찍이 백 명에 가까운 상대를 해치운 적이 있다고 한다. 거기다 한 방에 상대를 죽일 수 있는 실력도 갖추고 있다고
중주 이가의 소식에 따르면 미국 최가는 미국에서 높은 권위를 가지고 있고 자산이 전 세계에 퍼져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최가의 네 어르신들은 미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비록 슬기는 자기 회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다. “최가 셋째 영감이 그 무슨 무술로 텍사스 주의 챔피언들을 이겼다던 분 아니야?”하현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것은 작년에 인터넷에서 매우 인기가 있었던 동영상 이었다. 영상에서 원기 왕성한 어르신이 닥치는 대로 밀어내니 덩치 큰 권투 선수는 피를 토했다. 그때 하현은 일찍이 감탄을 했다. 이것은 돈의 힘이었다. 이번에 이 분을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슬기는 걱정하며 말했다. “회장님, 인터넷 기사에 속으시면 절대 안돼요.”“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이 최가 영감의 무술은 정말 확실하다고 해요. 듣기로 젊었을 때 한 늙은 도사에게서 배웠다던데요.”“세간의 사기꾼들이 사람을 속이는 그런 무술과는 완전히 달라요!”“그리고 중요한 건 그 사람이 회장님을 겨냥해서 왔다는 거예요!”“그 밖에 텍사스 챔피언 두 명의 자료도 봤어요.”“두 사람 모두 다른 해에 복싱계를 주름 잡으며 최소 백 명 이상의 상대를 꺾었어요.”“하지만 그들 모두 나중에 최가 셋째 영감을 만나고 그의 손에 패하고 말았죠.”“그렇지 않았다면 최가 셋째 영감이 어떻게 이런 거만한 미국 사람들을 부릴 수 있었겠어요?”하현은 웃었다. 전쟁터에 있을 때 그가 어떤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겠는가?무슨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기사장, 미국의 병왕, 섬나라의 닌왕……이 사람들 중에 어디 쉬운 사람이 있겠는가?그러나 다 그에게 밟히지 않았는가? 대하는 어떤 강국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회장님, 제발 조심하세요. 상대가 회장님을 겨냥해 오고 있어요!”슬기는 정말 걱정이 되었다. 그녀는
이때 최우현은 손에 있던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조금 안 좋은 얼굴로 말했다. “할머니, 제가 방금 소식을 하나 들었는데……”“최뉴튼이 최가 셋째 영감님의 친아들이래요!”“뭐!?”이 말을 듣고 최가 사람들은 모두 화가 폭발했다!최가 할머니는 최우현의 뺨을 너무나 갈기고 싶었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왜 이제서야 말하는 거야?”최우현은 원래 그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최가 셋째 영감님을 빨리 남원에 오도록 하기 위해 수법을 써서 그를 식물인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최뉴튼이 최가 셋째 영감의 아들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친아들과 남들은 다르다. 만에 하나라도 최가 셋째 영감이 최뉴튼이 왜 식물인간이 됐는지 알아내려고 했다가 남원 최가의 소행이라는 것을 찾아내기라도 하면 남원 최가는 모두 죽게 될 것이다. 최가 할머니는 이때 병원을 왔다갔다하고 있었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병원 의사를 찾아가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의사는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어르신, 사실 최뉴튼 선생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닌데 너무 어려워요……”“어려워요? 우리 남원 최가는 지금 돈이 많아요.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우리는 해결할 수 있어요!”최가 할머니는 이때 흥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최가가 가까스로 일어서고 있는데 최뉴튼의 일로 미국 최가에게 화를 당하게 되는 것은 절대 안될 일이었다. 이때 최가 할머니는 조금 후회가 되었다. 애초에 왜 최우현에게 음모를 꾸미라고 했을까?아쉽게도 세상에는 후회에 약이 없다. 의사는 최가 사람들이 이렇게 격양된 것을 보고 이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사실 이 환자의 상태는 심각하지만 국수가 손을 대기만 하면 아마 그를 살릴 수도 있어요.”“정말이요?”최가 사람들은 모두 기대에 가득 찬 얼굴이었는데 나중에 결산할 날이 두려웠다. “물론 정말이죠. 그 분의 의술은 전 세계적으로 앞서 있어요.”“하지만 제가 듣기로 곧 남원을
이때 강우금과 진홍민의 시선이 스테이크 칼을 들고 있는 하현에게로 향했다.“어, 하 씨...”순간 두 여자의 눈빛이 갑자기 멍해졌다.진홍헌도 하현을 알아보았다.그는 자신이 가장 창피한 순간에 하현을 만났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이렇게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순간에 그와 맞닥뜨리다니!자리를 떠나려던 강우금과 진홍민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이여웅의 팔을 잡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현을 가리키며 작은 입을 가리켜 뭐라고 소곤소곤거렸다.이여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오만불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진홍헌은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상대가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해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그는 속으로는 화가 들끓었지만 자신이 이여웅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이대로 계속 부딪힌다면 결국 자신은 묻힐 곳도 찾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탁!”하현이 스테이크를 계속 썰려고 하던 순간 이여웅이 갑자기 앞에 있는 의자에 발을 올렸고 의자는 그대로 주저앉았다.하현은 몸을 뒤로 빼면서 주저앉는 의자를 피했다.의자는 땅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술잔은 어지러이 널브러졌고 식사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개자식!”나박하가 벌떡 일어났지만 하현이 그를 제지했다.하현은 눈을 지그시 뜨고 이여웅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이참, 여웅 오빠, 이게 무슨 짓이지?”이여웅은 담배를 움켜쥐고 긴 연기를 내뿜으며 비아냥거리듯 이죽거렸다.“이봐, 당신이 우리 진홍민과 강우금을 화나게 하고 당혹스럽게 만든 사람이지?”친밀감이 느껴지는 호칭으로 대화를 튼 두 사람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진홍헌은 이 상황이 창피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은 담담하게 내뱉었다.“괜히 진홍헌을 잡는 척하지 마. 나랑은 전혀 상관없으니까.”“내 머리릴 짓밟고 싶었지만 나한테 나가떨어질 게 겁이 났어?”“우후!”이여웅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홍민아... 네가... 어떻게...”진홍헌은 자신의 동생도 이여웅에게 찰싹 달라붙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똑똑해. 아주 똑똑해...”이여웅은 껄껄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여동생이 외모는 별로지만 아주 똑똑하군.”“내가 당신 총명함을 봐서 함께 데리고 가지!”진홍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웅 오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진홍민도 중천그룹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만약 그녀가 빨리 이여웅 같은 사람을 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진홍헌은 똥 씹은 얼굴을 했지만 이여웅은 두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대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가자, 오늘 날 기쁘게 한다면 둘 다 내가 수양딸로 거둘게!”“앞으로 난 의붓아버지로서 매달 일억씩 용돈을 줄게!”“자, 아빠라고 불러!”그러자 진홍민과 강우금은 동시에 입을 모았다.“와! 너무 좋은 아빠다!”진홍민은 이여웅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우금도 지금 이 순간 이여웅의 재산이 진홍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여웅의 품에 안긴 것이다.심지어 진홍민은 속으로 조심스레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이여웅을 잘 모신다면 나중에 혹시 그가 가지고 있는 중천그룹 주식이 자신에게 넘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그러면 자신이 쉽게 중천그룹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여웅은 환하게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당신은 먼저 꺼져!”“오늘 밤 당신 여자친구와 여동생은 돌아가지 않을 거야.”“앞으로 난 당신의 매부이자 동서이자 아버지야...”“하하하하!”말 같지도 않은 이여웅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진홍헌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이를 갈며 말했다.“개자식!”“사람을 이렇게 무시하
”오호! 아주 미녀들이시군!”이여웅의 시선이 강우금에게 쏠려 그녀를 위아래로 바쁘게 훑어보았다.“강우금, 오늘 내가 82년산 마오타이를 가져왔는데 나와 함께 위층에 가서 맛보는 건 어때요?”“참, 미리 말해 두자면 난 다른 사람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내 체면을 무시한다는 건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말을 하면서 이여웅은 자신의 오른손을 스리슬쩍 강우금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어머, 이거 왜 이래요?!”“나 술 잘 못 마셔요. 기껏해야 두 잔밖에 못 마신다고요...”강우금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명품 매장에서 퇴출된 후 그녀는 진홍헌의 품에 안겨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자친구로서의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싫은 척하는 듯했지만 속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듯 한껏 아양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모습에 이여웅은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었다.“형님, 이 여자는 내 여자친구입니다...”진홍헌은 이여웅의 오른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떼었다.진홍헌은 강우금이 죽고 못살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건 다른 문제였다.게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홍헌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형님,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제가 다른 여자들 소개해 드릴게요...”“퍽!”눈앞의 여자에게 한껏 흥미가 끓어올랐던 이여웅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진홍헌의 얼굴에 내리쳤다.진홍헌은 한방에 온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그의 얼굴을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넘쳐흘렀다.“체면?”“진홍헌이 내 앞에서 무슨 체면이 있어서 세우네 마네 하는 거야?”이여웅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고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진홍헌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형님, 그 여
흥미로워하는 이여웅의 눈빛을 본 순간 진홍헌의 눈꺼풀이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방금 일부러 이여웅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척했는데 상대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금정 부잣집 도련님 망신은 혼자 다 시켜 놓고 어째서 이 형님한테 인사도 안 하는 거야?”“인사하는 법도 못 배웠어?!”“아주 정말 거만하군그래!”말을 하는 동안 이여웅은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진홍헌 앞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자기 세상인 것처럼 한껏 떠들고 있던 진홍헌은 이여웅이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데도 화를 내지 못했다.“아, 형님, 제가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비록 진홍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여웅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여웅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오호, 중천그룹 진홍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이 이여웅을 못 본 척할 정도로?”“눈이 나쁜 거야? 아니면 대놓고 날 무시하는 거야?”이여웅은 진홍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분 나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형님, 너그럽게 봐주세요.”평소에 어디서도 당당하던 진홍헌이었지만 지금 이여웅 앞에서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고 애써 웃음을 쥐어 짜내었다.하현의 얼굴에 더욱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오르자 나박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요. 진화개발은 중천그룹 주식의 50%에서 60%정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당시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게 막대한 투자금을 빌렸기 때문이에요.”“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중천그룹도 진화개발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해요.”“듣자 하니 진홍헌이 당신 처제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구 정 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그렇지 않으면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 합병될 수도 있거든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데에는 다 이유
하현이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그날 간민효가 비행기에서 총기를 가진 누군가에게 당했을 때, 그것도 완연결이 한 짓인가?”“맞아요. 얼마 전 간민효가 공격을 받은 것도 아마 대부분 완연결과 관련이 있어요.”“보아하니 해골파가 손을 쓴 것 같던데 배후에는 아마 완연결이 있었을 거예요. 확실해요.”엄도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된 일처럼 보였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고 보니 그 사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하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이번에 금정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그가 금정에 오자마자 장생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니!하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생전이 운이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하현은 손을 뻗어 엄도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엄도훈이 몸을 곧게 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형님, 임페리얼 빌딩에 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30분 후, 차는 임페리얼 빌딩에 도착했다.이곳은 금정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아래 4층까지는 대형 쇼핑몰이고 위층은 오피스텔이었다.이곳에 입주한 회사들은 모두 금정의 대기업들이었다.엄도훈은 비록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하현은 따라 들어가지 않고 시계를 슬쩍 본 뒤 나박하를 데리고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앉아서 막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 문을 벌컥 차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 남자와 두 여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남자는 진홍헌이었고 여자는 그의 여동생 진홍민, 그리고 전에 황보정에게 옷을 사 주다가 싸움이 벌어진 강우금이었다.“정말
하현은 희미한 시선으로 말했다.“장생전?”“네, 맞아요. 장생전이요.”엄도훈은 하현이 이를 짐작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자세한 내막을 캐묻지 않고 장생전에 관해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여섯 은둔가의 조상이 모두 제왕을 지냈기 때문에 신선을 찾아 장생전에 대해 알아보고 또한 그것을 꿈꿨다고 합니다.”“왕조가 멸망한 후 이러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후손들의 손에 넘어갔죠.”“여섯 은둔가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장생전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장생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제가 아는 한 여섯 은둔가가 가진 비밀은 사실 가문에만 전승되어 오던 것입니다.”“절대 다른 곳에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그래서 완연결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알게 된 여섯 은둔가는 간민효의 지도 아래 완연결을 토벌하였습니다.”“완연결은 하룻밤 사이에 강인하고 야심찬 인물에서 포로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그의 부하들도 사상을 입게 되었습니다.”“다만 감옥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의 차가 납치되었습니다.”“그 순간 우리는 그가 장생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말을 마치고 난 엄도훈은 심하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장생전을 입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여섯 은둔가가 이 상황에서 서로 연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왜 간민효가 손을 썼을까?”엄도훈은 의아한 듯 눈을 살짝 찡긋거리며 말했다.“말하자면 완연결이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간민효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간민효를 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고요.”“처음에는 간민효도 그를 무시하고 말았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여섯 은둔가와 연합을 하고 나섰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초리를 가늘게 늘어뜨렸다.간민효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
완연결은 장생전에서 지위가 낮지 않았고 당시 금정 지부 수장이었다.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하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었고 모두 일등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현과 맞붙어 제대로 방어도 해 보지 못하고 널브러졌다니?!하현은 엄도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얼른 부상 상태를 처리한 후 일어섰다.“됐어. 다친 곳은 기껏해야 3일 정도면 다 나을 거야. 시간 되면 한의사한테 찾아가서 약이나 몇 첩 지어서 컨디션 조절해.”엄도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자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일어섰다.“형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지금부터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는군. 별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건 나니까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그건 그렇고 여기는 당신 사람들을 좀 시켜서 정리하라고 해.”“당신은 나랑 함께 같이 가자고.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아니요. 같이 가시죠.”엄도훈은 주변을 휘익 둘러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형님,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셨어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곳은 아마 예전에도 험악한 곳이었을 텐데요.”“이곳은 금정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곳이에요!”“여기서 만나자고 할 줄 알았더라면 아마 죽어도 안 왔을 거예요.”엄도훈은 이 사실을 미리 떠올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깊이 후회했다.“흉악한 곳? 이곳은 그냥 버려진 흉가 아니야?”엄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예전에 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여름에 피서를 하기 위한 별장을 짓고 싶어 했죠...”“결국 반쯤 지어졌을 때 땅속에 있던 큰 무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일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그러고 나서 이곳은 봉쇄되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요!”“엽기적인 사건을 띄워 조회수라도 올려 볼까 했던 블로거들이 탐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전부
”이런 살인술은 기이하긴 하지만 나한테는 어린아이들 소꿉장난이나 마찬가지지.”하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담담했다.“단 3분 만에 내가 당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염한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엄도훈을 풀어 달라는 거지? 그렇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로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어렵게 장생전과 관련된 몇 개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만약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얼마나 낭패스러운가?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진술을 받아낼 수 있겠는가?“아주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한테 동의할 수 없어.”요염한 여자는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하지만 우릴 생각해 준 당신의 마음이 가상해서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죽일 때는 고통이 길지 않게 단번에 죽여 줄게.”하현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그는 요염한 여자가 자신이 내건 조건을 승낙할 줄 알았다.그녀가 아무리 엄도훈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하지만 상대방이 헌신짝 버리듯 하현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사혈이 막힌 그들의 상태는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였음이 분명했다.기꺼이 사혈을 틀어막은 것이다.그들을 이 지경에까지 만든 사람은 보통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사혈을 봉인해야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사혈이 풀린다면 그들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의 제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그런데 아쉽게 되었군!”“아쉬울 것 없어!”요염한 여자가 당차게 내뱉으며 웃었다.“당신은 이곳에 와서 몰래 염탐만 해도 될 일이었어.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