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돈을 받고 좋을 때는 너희들 다 하나 같이 열성적이었잖아!”“지금 최가에 위기가 닥치니 전부 벙어리가 된 거야?”최가 할머니의 용머리 지팡이가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화가 나서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다들 이때 머리를 숙였고, 아무도 입을 열고 대답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것은 그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말해 봐! 이것들을 다 어떻게 할 거야? 이 난장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지?”최가 할머니는 계속 노호했다. “할머니, 제 생각에 이 일은 우리가 설은아 그 계집애한테 당한 거 같아요!”“생각해 보세요. 처음에 우리는 얼떨결에 의견을 냈었잖아요. 하현이 살기를 원하면 모든 지분을 우리에게 줘야 한다고요!”“그런데 문제는 이 주식이 가치가 4천억이 넘는다는 거예요. 어떤 남자가 이런 가치가 있을 수 있겠어요?”“결국 설은아가 직접 이 주식들을 우리에게 넘긴 거예요!”“제 생각엔 은아가 고의로 그런 것 같아요. 그때 은아는 백운회사가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직접 승낙을 했던 거죠!”“게다가 나중에 떼먹을 생각이 전혀 없었으니, 계약할 때는 후련하게 한 거죠!”“그때는 우리가 문제를 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상황이 잘못됐어요!”“은아는 너무 냉정해요!”“정상적인 사람이라면 4천억을 잃으면 가슴이 아파 죽지 않겠어요? 은아의 표정은 조금 밝았잖아요!”최가 사람들은 지금 소인의 마음으로 군자의 마음을 헤아리며 이러쿵저러쿵 의논을 하고 있었다. 최가 할머니는 어두운 얼굴로 찻잔을 움켜쥐고는 한참 뒤에야 음산하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은아 이 계집애는 진작부터 회사를 통제할 수 없어서 계속 사람을 찾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우리 최가가 정면으로 부딪힌 거고!”“보기에는 마치 우리가 은아를 모해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은아네 가족이 우리 최가를 모해한 거네!”“우리가 그들 일가에게 손해를 입은 거야!” 최수빈은 차갑게 말했다. “할머니, 제가
최가 사람들이 은아를 어떻게 데리고 와서 난장판을 치우게 할 지 계산하고 있을 때였다. 설은아는 어떤 업종에서 시작해 새로운 회사를 차릴지 연구하고 있었다. 어쨌든 하현은 그녀에게 남원의 시장이 얼마나 크고 기회가 많은지 알려주려고 계속 격려하고 있었다. 설은아는 원래 고집이 세다. 그녀는 항상 어디서 넘어졌는지 그 넘어진 곳에서 일어서곤 했다. 하현의 지지를 얻고 그녀의 재창업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그녀는 지금 스마트 밸리에서 엔젤투자자를 찾으려고 계획서를 검토하고 있었다. 이때 최가 할머니에게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설은아, 너 이 망할 년아!”“우리 최가가 여태껏 너한테 잘못한 적 없었잖아!?”“네가 뜻밖에도 처음부터 우리 최가를 노리고 있었다니!”“빌어먹을!”“그때 희정이 그 망할 년이 너를 임신했을 때 내가 왜 너를 없애라고 밀어붙이지 않았는지 후회스럽다!”“그랬다면 우리 최가가 이런 꼴은 당하지 않았을 텐데!”전화를 받자 마자 최가 할머니는 은아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설은아는 이때 여전히 예의 바르게 말했다. “할머니, 무슨 일이에요?”“제가 최가에게 무슨 일을 했다고 이러세요?”은아의 말을 듣고 전화 맞은 편에서 최가 할머니는 화가 나서 혈압이 치솟았다. “우리한테 한 일이 없다고?”“너 백운회사의 임원과 직원들 다 사직하게 만들었잖아!”“자재상들이 우리를 찾아와서 정산하라고 하고!”“시공팀도 바로 그만두게 만들고!”“지금 천일그룹과 중소 주주들까지 투자를 취소하고 있잖아!”“네가 감히 이런 일을 하고도 너 이 망할 년과 관계가 없다고? 무슨 성인 행세를 하고 있어!”은아는 이 말을 듣고 멍해졌다. 그녀가 재직하고 있을 때 백운회사가 얼마나 잘 나가고 있었는가?그것은 남원 부동산 업계의 신예였다. 어떻게 자기가 떠난 지 며칠도 안 됐는데 백운회사가 난장판이 된 기분이지?“할머니, 설마 백운회사의 현금을 다 인출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최가네 할머니는 지금 늠름하게 말하고 있다. 신은 그녀고, 귀신도 그녀다! 분명히 그녀는 설은아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은아는 마음이 약하고 가족애를 중시한다. 최가 사람들은 돈과 이익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설은아는 분명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녀는 줄곧 하현과 기꺼이 이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 차릴 수 있다. 만약 최수빈이었다면 이런 남편은 진작에 그녀에게 걷어 차였을 것이다.“은아야, 이건 외할머니가 너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야. 네가 돌아오기만 하면 뭐든지 말해도 좋아!”“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네 엄마를 생각해서라도!” “나는 네 엄마의 엄마잖아!”지금 최가 할머니는 방금 마치 딴 사람이 된 듯 다정한 말투였다. 이런 것을 보고 병 주고 약 준다고 하는 것이다. 이 말은 바로 설은아의 마음을 약간 움직이게 했다. 사실 그녀는 지금 백운회사를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최가와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그녀가 바라는 바였다. 그녀는 이미 희정이 한밤중에 몰래 우는 소리를 몇 번이나 들었기 때문이다. 기회가 된다면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계속 이런 억울함을 당하지 않기를 바랬다. 이때 설은아는 마음이 여려 승낙을 하려고 했다. “은아야, 만약 네가 괜찮다면 지금 최가로 와. 할머니는 네가 보고 싶어!”분명 최가 할머니는 이미 모든 것을 계산한 것이다. 은아의 마음이 약해지는 이 순간을 기다린 것이다. “할머니, 저……”은아가 승낙을 하려는 찰나, 옆에 있던 하현이 다가와 은아의 핸드폰을 가져가 담담하게 말했다.“우리 집은 보험 안 들어요. 감사합니다.”“하현아, 나야!”최가 할머니는 비록 조금 화가 났지만 지금 감히 화를 낼 수 없었다. “누구세요? 제가 당신을 아나요? 죄송하지만 아무 일 없이 전화해서 제 아내를 괴롭히지 말아 주시겠어요!”하현은 냉소하며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고, 그 김에 차단을 해버렸다.
은아는 어금니를 가볍게 깨물고는 잠시 후 한숨을 내쉬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착하지만 또 미련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최가의 의도를 모를 수 있겠는가?다만 그녀는 자기 마음의 관문을 넘지 못했을 뿐이다. 지금 하현에게 들켜서 그녀는 오히려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 “여보, 고마워. 나는 그 사람들이 나를 단지 도구로 사용하려고 한다는 걸 알아. 더 이상 그들 말을 듣지 않을 거야.”“최가는 그냥 그들이 살든 죽든 알아서 하게 놔두자.”이렇게 말하면서도 은아는 여린 마음이었다. 하지만 하현은 최가에게 기회를 줄 마음이 없었다. 그는 직접 유아를 시켜 대학을 살펴보라는 핑계로 희정과 재석을 데리고 남원을 떠나 대구와 연경을 잠시 둘러보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가 사람들은 재석과 희정 두 사람에게 연락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최가. 많은 사람의 전화가 폭발 직전까지 걸려왔지만, 여전히 은아네 가족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때 최우현이 허겁지겁 돌아왔다.“할머니, 제가 예전에 부탁해서 조사를 해봤어요.”“재석과 희정, 유아 세 사람이 한 시간 전에 비행기를 타고 남원을 떠났대요. 대학을 둘러 보러 갔대요. 아마 적어도 열흘 이나 반 개월 정도는 지나야 돌아 올 수 있을 거예요!”“하현과 은아 두 사람은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어요!”“스마트 밸리의 초인종이 고장 날 지경이 되어도 아무도 응답이 없어요!”이런 상황을 듣고 최가 사람들은 모두 넋이 나갔다. 그들은 원래 설은아에게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고, 은아가 돌아오기만 하면 이번엔 최가에게 아직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왜 이렇게 된 거지?최가 할머니는 울먹이며 끊임없이 기침을 할 수밖에 없었다!”“지금 그 집안의 주인이 하현이라니! 생각지도 못했어! 원수구나!”“나는 정말 하현 이 놈을 너무 목 졸라 죽이고 싶어!”최가네 사람들은 미칠 지경이었다. 이때 또 몇 대의 차가 최가 입구에
경호원은 냉소하며 말했다. “벼슬아치 집안? 대단한 살기에 콧대까지 높네!”“당신들 집안에서 최준이 대장을 건드렸다가 지금 군 병원에 의식불명인 채로 있다는 것을 우리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당신들 아직도 사람이 있어? 최우현한테 기대고 있는 거야?”이 말을 들은 최우현은 화가 나서 몸을 떨었다. 이 사회 인사들은 이 남원 경찰서 3인자에게 조금의 예의도 차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도 정상이다. 아침에 이 자재상들이 이미 일을 다 퍼트렸다. 다들 알다시피 최가는 지금 종이 호랑이라 돈을 받으려면 확실히 지금 해결을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것이다.이때 최수빈은 못마땅한 얼굴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당신들 설마 며칠 후면 대장이 우리 최가에 온다는 걸 모르는 거야?”“당신들 지금 우리 최가에 와서 문제를 일으키고, 그때 가서 대장이 알면 당신들 죽을까 무섭지 않아?”부동산 투기단 사람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고는 잠시 후에야 어떤 사람이 냉소하며 말했다.“이 계집애, 너 우리를 놀래 키려고 그러는 거야!”“대장은 우리 대하의 수호신이야. 그런 분은 하는 일은 다 공정해!”“그가 꼭 오리란 법이 없진 않겠지!”“그가 온다고 해도 우리를 지지해 줄 거야! 못 믿겠으면 당신들이 직접 전화해서 물어봐!”“당신들……”이 말을 듣고 최가 사람들은 또 조급하고 화가 났다. 그들이 어디 대장의 전화 번호가 있겠는가?바로 이때 최가 할머니의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생소한 예쁜 번호였다. 전화가 연결되자 맞은편에서 당인준의 목소리가 들렸다.“최가 할머니죠? 접니다. 당도대의 당인준!”이 말에 최가 할머니는 순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온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당도대 전신 당인준이요? 무슨 분부를 내리시려고 하시는 지 모르겠네요!”“대장님께서 저에게 전하라고 하셔서요. 3일 후 찾아 뵙겠다고 하셨습니다.”당인준의 목소리는 냉담해 어떤 느낌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행히 이 부동산 투기단은 별장 10채만 샀을 뿐인데 최가 쪽에서는 남원시 중심에 있는 저택을 모두 저당 잡혔고 결국 2억을 빠짐없이 다 모아서 모두 날려버린 셈이 되었다. 하루 만에 최가의 부동산과 차는 전부 담보로 잡혔다. 저당이 잡힌 상태에서 기한 내에 갚을 방법이 없으면 그들은 육교 바닥에서 자야 한다. 게다가 이건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이었고 다음에 또 누군가 빚을 받으러 오면 최가는 낼 돈이 없었다. 최가는 이제부터 최정상 가문이 될 줄 알았는데, 이런 꼴이 될 줄이야. 최가 할머니는 후회가 됐다! “할머니! 이제 어떡해요!”최수빈은 귀국 후 이런 국면을 맞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최가 할머니는 안색이 변했고 마침내 음흉한 빛을 드러내며 말했다. “지금으로선 우리 최가가 이 위기를 벗어나려면 대장을 잡을 수밖에 없을 거 같아!”“내가 듣기로 대장의 해외 자산은 몇 백조에 달한다고 들었는데 만약 그를 우리 손녀사위로 만들면 모든 문제는 쉽게 해결 될 거야!”“그를 얻을 수만 있다면 우리 최가의 권세, 재산은 모두 강남 최고가 될 수 있어!”“대장이 3일 후면 방문할 거야. 수빈아. 너 지금부터 바깥일은 신경 쓰지 말고 너 예쁘게 꾸며. 그때 가서 대장을 꼭 잡아야 해!”“네. 알겠어요!”최수빈은 황급히 떠났고 앞으로 3일 동안 금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반드시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장을 맞아야 한다.최가 사람들도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눈동자에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 지금 상황은 참담하지만 대장만 잘 잡으며 최가는 급부상할 수 있다. 여전히 희망이 있었다!수빈이 떠나고 나서야 최가 할머니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얘들아, 지금 우리 최가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어!”“어떻게 해서든 마지막 3일을 버텨야 해.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해!”“3일이 지나면 우리 최가는 희망이 있어! 그렇지 않으면 다 같이 죽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어!” 이 말을 들은 최가 사람들은
하현도 쳐다보고는 웃으며 말했다.“간단하지 않아? 당연히 너한테 부탁하려는 거잖아.”“백운회사의 난장판을 너 말고 누구한테 던지겠어?”은아는 지금 이미 자신의 루트를 통해 백운회사의 상황을 파악했다. 이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알기로는 백운회사에 이렇게 많은 문제가 있을 수가 없는데, 어떻게 내가 떠나자 마자 이런 문제들이 터진 거지?”“내 생각엔 누군가 뒤에서 모든 걸 조종하는 거 같아.”“물론 있지.”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그 사람이 바로 나야.”“어? 말도 안 돼! 네가 그럴 능력이 있었으면 우리가 여기 와서 천일그룹 사람들이 우리한테 투자하기를 기다리지도 않았을 거야.” 은아는 아예 믿지를 않았다. 하현은 웃으며 말했다. “사실 이 일의 원인은 아주 간단해. 백운회사는 천일그룹으로부터 지원이 끊긴 거야.”“천일그룹의 지원이 끊기니 중소 주주들은 백운회사를 신뢰하지 않았을 거고, 임원들도 자신의 미래가 없다고 느꼈을 거야. 시공팀은 자기가 돈을 받지 못할 거라고 느꼈을 거고……”“이런 일들은 연쇄반응이라고 할 수 있지!”“만약 네가 있었다면, 너는 첫 번째 문제만 해결하면 다음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었을 거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가 사람들은 전부 바보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전혀 모르고 수동적으로 돈을 냈을 뿐이야.”하현은 깔보는 얼굴이었다. 최가 사람들의 마음은 하늘 보다 높고, 목숨은 종잇장 보다 얇다고 할 수 있다. 돈을 벌려고 하면서 능력은 조금도 없고, 남들처럼 음모를 꾸미는 거나 배우고 있다니? 은아는 이 모든 과정을 듣고 고민을 한 뒤에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처음부터 은행에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회사 장부에 현금이 많도록 했으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아. 시공팀 측에 제일 먼저 선지급을 해줬으면 일은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지금 이 상황에서는 내가 손을 쓴다고 해도 만회할 수 있는 힘이 없어!”은아는 탄식하는 기색이 역력
경비대장은 이 말을 듣자마자 화가 났다.“부탁을 하면서 말도 곱게 안하고, 우리를 경찰서로 끌고 가겠다고? 잡아봐! 한번 해봐!”“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아?”“여기는 천일그룹이야!”십여 명의 경비원들이 이때 같이 손을 써서 바로 최가 사람들을 함께 밖으로 내 쫓았다. 불쌍한 최가 사람들, 일류 가문으로 언제 이런 일을 당해본 적이 있겠는가?최가 할머니는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었다. 전에 최가의 권력은 최준이 각계의 거물들과 사귀며 그의 손에 있었다.지금 최준이 없으니 그들이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 최가 할머니는 천일그룹 임원의 연락처를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때 롤스로이스 한대가 천일그룹 정문에 멈추더니 우윤식이 차에서 내리는 것이 보였다. 우윤식을 보는 순간 최가 할머니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듯했다. 이전에 어떤 장소에서 우윤식을 본 적이 있었는데 고급 인력의 청년이라고만 생각했었기 때문에 그와 사귀는 것을 귀찮아 했었다. 그러나 지금 최가 할머니는 다른 많은 것들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곧장 달려들며 큰 소리로 말했다. “우 대표님, 잠시만요!”“저희는 최씨 집안 사람들입니다!”차에서 내린 우윤식은 어리둥절했다. 하현의 심복인 그는 당연히 최가 사람들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었다. 심지어 최가가 지금 이렇게 비참해진 데는 그가 뒤에서 밀어낸 공이 컸다. 그러나 이때 그는 고개를 돌리고 웃으며 말했다. “최가 할머니군요. 천일그룹에는 무슨 일로 오셨는지 모르겠네요?”“저희는 설은아를 찾으러 왔습니다.”최가 할머니가 말했다. “사람을 찾으러 왔다고요? 그럼 먼저 이쪽으로 오세요. 여기서 얘기 하세요.”우윤식은 정중하게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갔다. 그 경비원들을 지나칠 때 최가 사람들은 하나같이 냉소를 연발했다. “봤어? 역겨운 경비원, 우 대표님이 직접 우리를 데리고 들어왔잖아!”“다시 막아봐! 막아 보라고!”경비원들은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지만 지금
이때 강우금과 진홍민의 시선이 스테이크 칼을 들고 있는 하현에게로 향했다.“어, 하 씨...”순간 두 여자의 눈빛이 갑자기 멍해졌다.진홍헌도 하현을 알아보았다.그는 자신이 가장 창피한 순간에 하현을 만났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이렇게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순간에 그와 맞닥뜨리다니!자리를 떠나려던 강우금과 진홍민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이여웅의 팔을 잡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현을 가리키며 작은 입을 가리켜 뭐라고 소곤소곤거렸다.이여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오만불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진홍헌은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상대가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해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그는 속으로는 화가 들끓었지만 자신이 이여웅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이대로 계속 부딪힌다면 결국 자신은 묻힐 곳도 찾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탁!”하현이 스테이크를 계속 썰려고 하던 순간 이여웅이 갑자기 앞에 있는 의자에 발을 올렸고 의자는 그대로 주저앉았다.하현은 몸을 뒤로 빼면서 주저앉는 의자를 피했다.의자는 땅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술잔은 어지러이 널브러졌고 식사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개자식!”나박하가 벌떡 일어났지만 하현이 그를 제지했다.하현은 눈을 지그시 뜨고 이여웅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이참, 여웅 오빠, 이게 무슨 짓이지?”이여웅은 담배를 움켜쥐고 긴 연기를 내뿜으며 비아냥거리듯 이죽거렸다.“이봐, 당신이 우리 진홍민과 강우금을 화나게 하고 당혹스럽게 만든 사람이지?”친밀감이 느껴지는 호칭으로 대화를 튼 두 사람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진홍헌은 이 상황이 창피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은 담담하게 내뱉었다.“괜히 진홍헌을 잡는 척하지 마. 나랑은 전혀 상관없으니까.”“내 머리릴 짓밟고 싶었지만 나한테 나가떨어질 게 겁이 났어?”“우후!”이여웅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홍민아... 네가... 어떻게...”진홍헌은 자신의 동생도 이여웅에게 찰싹 달라붙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똑똑해. 아주 똑똑해...”이여웅은 껄껄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여동생이 외모는 별로지만 아주 똑똑하군.”“내가 당신 총명함을 봐서 함께 데리고 가지!”진홍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웅 오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진홍민도 중천그룹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만약 그녀가 빨리 이여웅 같은 사람을 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진홍헌은 똥 씹은 얼굴을 했지만 이여웅은 두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대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가자, 오늘 날 기쁘게 한다면 둘 다 내가 수양딸로 거둘게!”“앞으로 난 의붓아버지로서 매달 일억씩 용돈을 줄게!”“자, 아빠라고 불러!”그러자 진홍민과 강우금은 동시에 입을 모았다.“와! 너무 좋은 아빠다!”진홍민은 이여웅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우금도 지금 이 순간 이여웅의 재산이 진홍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여웅의 품에 안긴 것이다.심지어 진홍민은 속으로 조심스레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이여웅을 잘 모신다면 나중에 혹시 그가 가지고 있는 중천그룹 주식이 자신에게 넘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그러면 자신이 쉽게 중천그룹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여웅은 환하게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당신은 먼저 꺼져!”“오늘 밤 당신 여자친구와 여동생은 돌아가지 않을 거야.”“앞으로 난 당신의 매부이자 동서이자 아버지야...”“하하하하!”말 같지도 않은 이여웅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진홍헌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이를 갈며 말했다.“개자식!”“사람을 이렇게 무시하
”오호! 아주 미녀들이시군!”이여웅의 시선이 강우금에게 쏠려 그녀를 위아래로 바쁘게 훑어보았다.“강우금, 오늘 내가 82년산 마오타이를 가져왔는데 나와 함께 위층에 가서 맛보는 건 어때요?”“참, 미리 말해 두자면 난 다른 사람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내 체면을 무시한다는 건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말을 하면서 이여웅은 자신의 오른손을 스리슬쩍 강우금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어머, 이거 왜 이래요?!”“나 술 잘 못 마셔요. 기껏해야 두 잔밖에 못 마신다고요...”강우금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명품 매장에서 퇴출된 후 그녀는 진홍헌의 품에 안겨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자친구로서의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싫은 척하는 듯했지만 속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듯 한껏 아양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모습에 이여웅은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었다.“형님, 이 여자는 내 여자친구입니다...”진홍헌은 이여웅의 오른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떼었다.진홍헌은 강우금이 죽고 못살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건 다른 문제였다.게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홍헌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형님,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제가 다른 여자들 소개해 드릴게요...”“퍽!”눈앞의 여자에게 한껏 흥미가 끓어올랐던 이여웅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진홍헌의 얼굴에 내리쳤다.진홍헌은 한방에 온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그의 얼굴을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넘쳐흘렀다.“체면?”“진홍헌이 내 앞에서 무슨 체면이 있어서 세우네 마네 하는 거야?”이여웅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고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진홍헌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형님, 그 여
흥미로워하는 이여웅의 눈빛을 본 순간 진홍헌의 눈꺼풀이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방금 일부러 이여웅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척했는데 상대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금정 부잣집 도련님 망신은 혼자 다 시켜 놓고 어째서 이 형님한테 인사도 안 하는 거야?”“인사하는 법도 못 배웠어?!”“아주 정말 거만하군그래!”말을 하는 동안 이여웅은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진홍헌 앞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자기 세상인 것처럼 한껏 떠들고 있던 진홍헌은 이여웅이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데도 화를 내지 못했다.“아, 형님, 제가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비록 진홍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여웅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여웅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오호, 중천그룹 진홍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이 이여웅을 못 본 척할 정도로?”“눈이 나쁜 거야? 아니면 대놓고 날 무시하는 거야?”이여웅은 진홍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분 나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형님, 너그럽게 봐주세요.”평소에 어디서도 당당하던 진홍헌이었지만 지금 이여웅 앞에서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고 애써 웃음을 쥐어 짜내었다.하현의 얼굴에 더욱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오르자 나박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요. 진화개발은 중천그룹 주식의 50%에서 60%정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당시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게 막대한 투자금을 빌렸기 때문이에요.”“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중천그룹도 진화개발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해요.”“듣자 하니 진홍헌이 당신 처제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구 정 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그렇지 않으면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 합병될 수도 있거든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데에는 다 이유
하현이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그날 간민효가 비행기에서 총기를 가진 누군가에게 당했을 때, 그것도 완연결이 한 짓인가?”“맞아요. 얼마 전 간민효가 공격을 받은 것도 아마 대부분 완연결과 관련이 있어요.”“보아하니 해골파가 손을 쓴 것 같던데 배후에는 아마 완연결이 있었을 거예요. 확실해요.”엄도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된 일처럼 보였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고 보니 그 사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하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이번에 금정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그가 금정에 오자마자 장생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니!하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생전이 운이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하현은 손을 뻗어 엄도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엄도훈이 몸을 곧게 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형님, 임페리얼 빌딩에 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30분 후, 차는 임페리얼 빌딩에 도착했다.이곳은 금정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아래 4층까지는 대형 쇼핑몰이고 위층은 오피스텔이었다.이곳에 입주한 회사들은 모두 금정의 대기업들이었다.엄도훈은 비록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하현은 따라 들어가지 않고 시계를 슬쩍 본 뒤 나박하를 데리고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앉아서 막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 문을 벌컥 차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 남자와 두 여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남자는 진홍헌이었고 여자는 그의 여동생 진홍민, 그리고 전에 황보정에게 옷을 사 주다가 싸움이 벌어진 강우금이었다.“정말
하현은 희미한 시선으로 말했다.“장생전?”“네, 맞아요. 장생전이요.”엄도훈은 하현이 이를 짐작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자세한 내막을 캐묻지 않고 장생전에 관해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여섯 은둔가의 조상이 모두 제왕을 지냈기 때문에 신선을 찾아 장생전에 대해 알아보고 또한 그것을 꿈꿨다고 합니다.”“왕조가 멸망한 후 이러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후손들의 손에 넘어갔죠.”“여섯 은둔가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장생전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장생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제가 아는 한 여섯 은둔가가 가진 비밀은 사실 가문에만 전승되어 오던 것입니다.”“절대 다른 곳에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그래서 완연결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알게 된 여섯 은둔가는 간민효의 지도 아래 완연결을 토벌하였습니다.”“완연결은 하룻밤 사이에 강인하고 야심찬 인물에서 포로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그의 부하들도 사상을 입게 되었습니다.”“다만 감옥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의 차가 납치되었습니다.”“그 순간 우리는 그가 장생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말을 마치고 난 엄도훈은 심하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장생전을 입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여섯 은둔가가 이 상황에서 서로 연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왜 간민효가 손을 썼을까?”엄도훈은 의아한 듯 눈을 살짝 찡긋거리며 말했다.“말하자면 완연결이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간민효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간민효를 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고요.”“처음에는 간민효도 그를 무시하고 말았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여섯 은둔가와 연합을 하고 나섰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초리를 가늘게 늘어뜨렸다.간민효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
완연결은 장생전에서 지위가 낮지 않았고 당시 금정 지부 수장이었다.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하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었고 모두 일등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현과 맞붙어 제대로 방어도 해 보지 못하고 널브러졌다니?!하현은 엄도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얼른 부상 상태를 처리한 후 일어섰다.“됐어. 다친 곳은 기껏해야 3일 정도면 다 나을 거야. 시간 되면 한의사한테 찾아가서 약이나 몇 첩 지어서 컨디션 조절해.”엄도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자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일어섰다.“형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지금부터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는군. 별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건 나니까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그건 그렇고 여기는 당신 사람들을 좀 시켜서 정리하라고 해.”“당신은 나랑 함께 같이 가자고.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아니요. 같이 가시죠.”엄도훈은 주변을 휘익 둘러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형님,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셨어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곳은 아마 예전에도 험악한 곳이었을 텐데요.”“이곳은 금정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곳이에요!”“여기서 만나자고 할 줄 알았더라면 아마 죽어도 안 왔을 거예요.”엄도훈은 이 사실을 미리 떠올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깊이 후회했다.“흉악한 곳? 이곳은 그냥 버려진 흉가 아니야?”엄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예전에 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여름에 피서를 하기 위한 별장을 짓고 싶어 했죠...”“결국 반쯤 지어졌을 때 땅속에 있던 큰 무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일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그러고 나서 이곳은 봉쇄되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요!”“엽기적인 사건을 띄워 조회수라도 올려 볼까 했던 블로거들이 탐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전부
”이런 살인술은 기이하긴 하지만 나한테는 어린아이들 소꿉장난이나 마찬가지지.”하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담담했다.“단 3분 만에 내가 당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염한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엄도훈을 풀어 달라는 거지? 그렇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로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어렵게 장생전과 관련된 몇 개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만약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얼마나 낭패스러운가?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진술을 받아낼 수 있겠는가?“아주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한테 동의할 수 없어.”요염한 여자는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하지만 우릴 생각해 준 당신의 마음이 가상해서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죽일 때는 고통이 길지 않게 단번에 죽여 줄게.”하현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그는 요염한 여자가 자신이 내건 조건을 승낙할 줄 알았다.그녀가 아무리 엄도훈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하지만 상대방이 헌신짝 버리듯 하현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사혈이 막힌 그들의 상태는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였음이 분명했다.기꺼이 사혈을 틀어막은 것이다.그들을 이 지경에까지 만든 사람은 보통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사혈을 봉인해야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사혈이 풀린다면 그들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의 제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그런데 아쉽게 되었군!”“아쉬울 것 없어!”요염한 여자가 당차게 내뱉으며 웃었다.“당신은 이곳에 와서 몰래 염탐만 해도 될 일이었어.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