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리들은 줄곧 악행을 일삼았는데 하현이 그들에게 미움을 산데다 또 잡혀갔으니 그러면 그는 분명 죽을 거야!”“너는 재혼할 준비나 해!”최우현은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이때 그는 조금도 지체할 수가 없었다. 계획대로라면 하현 그 폐물은 벌써 죽었겠지?이 폐물이 감히 자기를 그에게 무릎 꿇게 하다니!지금 강도의 손에 죽었다니, 쌤통이다!모두가 냉소하는 것을 보고 은아는 절망했다. 그녀는 순간 최가 할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말했다. “외할머니, 하현이 아무리 그래도 할머니 외손녀 사위잖아요!”“잊으셨어요? 전에 할머니 생신 때 그가 애써서 축하 선물도 드렸었잖아요!”“이런걸 봐서라도 제발 외삼촌이 그를 구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최가 할머니는 냉소하며 말했다.“그 알약 하나로 인심을 사겠다는 거야? 꿈꾸고 있니?”“은아야, 만약 네가 아직도 우리 최가를 생각한다면 이 일은 신경 쓰지 마!”“그의 죽음이 확실해지고 나면 너는 가서 장례 절차를 밟아. 외할머니가 좋은 집안을 새로 준비해줄게!”이것이 바로 최가의 목적이었다. 하현이 죽기만 하면 은아에게 재혼을 강요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일정 기간 점진적으로 여러 방법을 통해 백운회사의 지분을 조금씩 횡령할 수 있을 것이다. 설은아는 이 음모를 눈치채지 못한 채 최가 할머니의 종아리를 끌어안고 흐느끼며 말했다.“외할머니, 저는 그를 구해주시기만 바랄 뿐이에요! 제발이요!”“백운회사의 지분을 원하시지 않으셨어요? 그를 구해주시기만 하면 제가 주식을 드릴게요!”설은아의 이 말을 듣고 최가 할머니는 멍해졌다. 그녀는 최준과 빠르게 눈빛을 교환했다. 쇠 신이 닳도록 찾아 다녀도 구하기가 어렵더니 애를 쓰지 않고도 얻게 된다는 말은 바로 이런 걸 보고 하는 말이다. 그들은 오랫동안 백운회사의 지분을 빼앗으려고 계획을 했었다. 이것이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이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지도 못하게 번거로운 수단이 전혀 필요 없게 되었다
최가 사람들은 이 날만을 기다렸다. 정말 너무 오래 기다렸다!최가는 벼슬아치 집안이라 쇼핑몰에서는 이렇다 할 업적이 없었다. 돈이 부족한 관계로 최가는 최정상 가문이 될 방법이 없었다. 이제 백운회사를 손에 넣었으니 최가는 최고의 가문이 될 날이 머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 최가 사람들의 눈에는 지금 이 순간 그들이 최고의 가문이라고 여겨졌다. 은아가 사인을 마치자 최준은 전화기를 들고 곧장 전화를 걸었다. “남원 경찰서 총 수사반장 위원용이야? 나 최준이야!”“내 외손녀 사위 하현이 태국에서 도망쳐온 강도들에게 납치됐어. 이 일은 너에게 맡길 테니 처리해. 반드시 24시간내에 결과를 내야 해!”“네!”전화 맞은편에서 위원용은 재빨리 경례를 하고 제일 먼저 여러 가지 일들을 안배했다. 전화를 끊고 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조용히 소식을 기다려 보자. 위원용은 남원 경찰서 총 수사반장이야. 그가 손을 댄 이상 분명 단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할 거야.”최준의 가볍고 평온한 모습을 보고 은아와 육해민 두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최준은 도울 의사가 전혀 없었다. 이 일의 모든 과정에 최가가 관여하고 있었기에 최준은 위원용이 24시간 내에 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절대 불가능 하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 맨 마지막에 시체 한 구를 가지고 돌아올 것이다. 그 합의서로 최준의 마음도 조금 움직였다. 하현이 돌아오기만 하면 죽든 살든 설은아는 백운회사의 모든 지분을 반드시 넘겨줘야 한다. 이번에는 일석이조라고 불릴 만했다. 한편으로는 하민석의 임무를 완수하고 하현을 해결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백운회사의 모든 지분을 순조롭게 확보할 수 있다. 이때 최준의 마음속은 뿌듯함으로 가득 찼다. 백운회사가 있으면 그는 앞으로 강남 2인자의 자리를 노릴 수 있지 않겠는가?하현의 생사에 대해서는 그에게는 전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만약 상석에 앉기 위해 설은아까지 해치워야 한다면
“퍽______”한 사람의 형체가 날아와 때마침 구성진을 내리쳤다. 웃음을 머금고 있던 구성진의 얼굴은 갑자기 어두워졌고 그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나 눈앞의 이 광경을 보는 순간 그는 벌벌 떨기 시작했다. 무슨 상황이지?용병 30-50명이 이렇게 전부 쓰러지다니? “너, 너 도대체 누구야!?” 구성진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누구냐고? 나는 네가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나를 도와서 네 뒤에 있는 사람에게 선물을 보내. 그리고 날 건드리면 이렇게 된다고 전해!” 하현은 구성진 앞으로 걸어갔다. 구성진은 놀라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고 놀라 두려워하며 말했다. “오지 마!”“털컥!”하현은 그와 쓸데없는 말을 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앞으로 걸어와 그의 오른쪽 다리를 걷어찼다. “으악!”오른쪽 다리가 부러진 구성진은 바닥에서 뒹굴었다. 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몇 번 더 밟아 그의 팔다리를 바로 밟아 부러뜨렸다. 금의옥식하던 구성진이 언제 이런 일을 당해본 적이 있겠는가?곧 그는 아파서 바로 기절을 했다. 하현은 변백범을 불러 이 일의 배후를 확실히 조사 해 주동자가 누군지 알아낸 후 빨리 은아를 찾으러 가라고 했다. 어쨌든 오늘 이 일은 은아의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니 그는 그녀가 걱정할까 봐 염려가 되었다. ……최가.“외삼촌, 하현이 도대체 언제 돌아올 수 있을까요?”설은아는 초조해 안절부절 못하며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내가 이미 남원경찰서 사람들에게 온 도시를 다 수색하라고 했으니 분명 단 시간 내에 결과가 있을 거야.”최준은 차를 마시며 가벼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방금 그는 구성진에게 사고를 하나 일으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곧 ‘뜻밖의 죽음’을 맞이한 하현을 찾게 되겠지?육해민은 다소 냉정을 되찾았고, 그는 최가 사람들의 태도가 심상치 않아 경계하며 입을 열었다. “은아야, 우리 먼저 가자. 정말 안될 거
“하현, 괜찮아? 그들이 널 어떻게 한 건 아니지?”은아는 많은 것들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직접 하현을 안고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이번에 그녀는 걱정이 돼서 거의 정신을 잃을 뻔했다. 만약 강인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아마 벌써 병원에 누워있었을지도 모른다. “여보, 난 괜찮아. 울지마. 돌아가자.”하현은 은아의 눈가의 눈물 자국을 부드럽게 닦아냈다. 이 일은 그가 분명 끝까지 따질 것이지만 은아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너 먼저 해민이 공항에 데려다 줘. 해민이가 네 일 때문에 비행기를 놓치겠어.”“나는 외삼촌과 상의할 일이 있어.”은아는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하현은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별 생각 없이 육해민을 남원국제공항에 데려다 주었다. 한편, 최준은 이미 변호사를 불러 증인으로 세웠다. “두 분, 당신들의 합의에 따라 지금 이 순간부터 설은아 아가씨의 손에 있던 모든 지분은 모두 최가의 손으로 넘어갑니다.”변호사는 말을 하면서 서류 한 부를 꺼내 쌍방이 서명을 하도록 했다. “네. 알겠습니다!”설은아는 괴로운 마음을 억누르며 서명을 했다. 이것은 그녀가 오랫동안 분투하며 얻은 회사였는데 오늘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겨주어야 한다. 최가는 계약서를 보며 하나같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최준은 이때 고양이가 쥐를 보며 울 듯 거짓 자비의 미소를 지었다. “은아야, 이 백운회사는 네가 비교적 잘 알고 있고 또 다른 회사와 연결된 프로젝트도 있잖아.”“외삼촌 생각에 네가 업무 매니저가 되는 게 좋을 거 같아. 내가 매달 4백만원씩 줄게. 어때?”“4백만원이면 나쁘지 않지!”최씨 집안 사람들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맞아, 지금 밖에서 일하면 한 달에 몇 십만 원도 괜찮은 편이지!”“우리가 식구인 걸 봐서 너한테는 이렇게 높은 임금을 주는 거야!”“이 기회를 소중히 여겨야 돼!”분명 최가는 백운회사의 모든 것은 얻으려고 할 뿐 아니라 은아의
“네 말은……”최가 할머니가 약간 중얼거렸다. “엄마, 연극은 풀 세트로 해야 해요. 오늘 우리가 방금 백운회사를 얻었잖아요. 만약 이틀 안에 누군가 하현을 죽인다면 은아는 우리를 쉽게 의심할 거예요.”“설령 우리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해도 만에 하나 우리를 조사하면 귀찮아 질 거예요!”“이번에 우리 최가가 이미 큰 이익을 얻었으니 모든 것은 자연히 조심해서 해야죠.”최준은 백운회사를 얻었다고 해서 머리가 뜨거워지지 않았고 오히려 냉정해졌다. 최가 할머니는 말했다. “우리 최가는 문제가 없지만 나가와 구가, 그들은 속수무책인데?”“그리고 둘째 도련님 쪽엔 어떻게 설명하지?”최준은 잠시 조용히 중얼거리다 제갈량이 살아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남원경찰서에 순찰을 강화하라고 하고, 대외적으로 강남 병부 수장 교체식 준비를 위해 준비하는 거라고 선전할 거예요!”“그리고 둘째 도련님 쪽에는 구씨 집안이 실패해 지금 남원 전역의 보안 강도를 높였다고 하면서 지금은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고 하고, 수비 교체식이 다 끝나면 그 때 다시 얘기 하자고 합시다.”“그래, 그렇게 하자!”최가 할머니도 단호했다. 어쨌든 이번에 최가는 이미 큰 이익을 챙겼으니 당연히 최가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곧 최준은 나성곤과 구기승에게 각각 전화를 걸었다. 전화 맞은편에서 나성곤과 구기승 두 사람은 같이 앉아 있었고 안색은 더할 나위 없이 안 좋았다. 실패했다. 뜻밖에도 구성진이 실패하다니! 최준이 제시한 요구에 대해 그들은 잠시 따져본 후 동의했다. 최준의 말도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아직 구성진이 불구가 되었다는 소식을 못 들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구가의 스타일로 볼 때 그들은 결코 이대로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다른 한편.변백범은 이미 이 일을 확실히 조사했고, 가장 먼저 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 대표님, 이미 조사를 마쳤습니다. 이 사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후 설은아는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미 하현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두 사람 사이에 약간 서먹서먹한 것이 있어 정상적인 부부처럼 생활할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이 일을 겪으면서 설은아는 이미 하현을 떠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특히 그가 괴한에게 끌려가는 것을 보았을 때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은아는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면 이 참에 오늘 밤 방을 같이 쓸까?이 집에서의 마지막 추억이 될 수 있지 않을까?설은아는 창백했던 얼굴에 수줍은 빛이 떠올랐다. 옆에 있던 하현은 영문을 모른 채 쳐다보았다. 여자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지?울다가, 웃다가, 또 다시 수줍어하네?“여보,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나 별 일 없다고 했잖아.”하현은 자기도 모르게 위로하며 말했다. “별거 아니야. 그냥 조금 울고 싶었어. 참, 너 오늘 저녁에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내가 해줄게.”은아는 화제를 바꾸었다. “난 다 괜찮아. 내 아내가 만들어 준 거라면 난 다 좋아.”하현이 웃었다. 비록 은아의 요리 솜씨는 재난 수준이었지만 하현은 그녀에게 협조하기로 결정했다. 두 부부가 웃으며 식사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미친 듯이 문을 두드렸다. 하현이 문을 열자 재석과 희정 두 사람이 이때 미친 듯이 돌진해 들어왔다.“설은아, 너 머리에 문제 있는 거 아니야?”“너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어!”“네가 이 일을 하기 전에 우리에게 조언을 구할 수는 없었던 거야?”“너 우리 둘한테 나중에 밥 구걸하라고 할 셈이야?”희정은 속사포처럼 설은아를 노려보며 격렬하게 입을 열었다. 재석은 실망한 표정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현은 분노하는 부모를 보며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다. “아버지, 어머니, 은아가 왜요? 왜 은아에게 욕을 하시는 거예요?”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욕을 하
하현의 말을 듣고 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했다. 설마 자신이 정말 속은 건가? 하현 스스로 빠져 나온 건가?곰곰이 생각해보면 타임라인이 맞지 않는 것 같다. 최준은 24시간 안에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현은 사라진 지 1시간 만에 나타났다. “하현,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여기서 허풍을 떨어!”“너 잡아간 사람이 누군지 알아? 기성 변두리 쪽에서 도망친 강도들이야! 이 사람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존재들이야!”“만약 최가가 때마침 강남 경찰계를 지휘해서 많은 수사관들을 보내 너를 찾고 그 흉악범들에게 엄청난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면 너는 살아 나오지 못했을 거야!”“너는 아마 지금쯤 벌써 시체가 되었을 거라고!”“너 거리에서 경찰들 못 봤어? 너 때문에 남원의 보안이 더 강화됐던 거야!”재석과 희정은 자신들이 자초지종을 다 알아냈다고 자인하며 이때 화가 더욱 치밀었다. 그들이 보기에 하현이 큰 소리 치기 좋아하는 버릇은 정말 구제불능이었다. 분명히 은아가 모든 것을 바쳐서 그를 내보낸 것인데 그는 여전히 자신의 능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은아가 이때 입을 열었다. “아빠, 엄마, 진실이 어떻든 그건 중요하지가 않아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우리 가족들이 모두 무사하다는 거예요.”설은아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하현도 잘 설명하지 못했다. 이런 일은 그야말로 신화나 전설과 같았다. 보통 사람들은 누군가가 혼자서 수십 명의 강도들과 싸울 수 있다는 것은 절대 믿지 않을 것이다. 드라마도 이렇게는 찍지 않는다. 최가 쪽에서 그의 연기가 탁월하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 하현이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명령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해 이 모든 것은 너무 우연히 일치였다. “하현, 은아가 너를 위해 이렇게 많은 것을 바쳤는데, 너는 은아를 위하는 생각은 해줄 수 없는 거야? 이런 말을 하다니!”“은아는 백운회사에서 최소 4천억
하현의 호언장담하는 말을 듣고 재석과 희정 둘 다 멍해졌다. 잠시 후 재석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됐어. 일이 이미 이렇게 됐으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게.”“너 오늘 힘들었을 텐데 푹 쉬어.”말을 마치고 재석은 희정을 데리고 갔다.실망했다!그들 두 사람의 마음속에는 깊은 실망만 있을 뿐이었다!이 와중에 하현은 여전히 큰소리를 치고 있으니 지금 그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기가 싫었다. 그들의 눈에 하현 같은 사람은 이미 구제불능으로 보였다. 은아는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여보, 나 놀리지 마!”“앞으로 우리 작은 사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평생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사는 것도 어렵지는 않을 거야.”“정 안되면 우리 노점상 하자. 요즘 노점상도 많지 않아? 아니면 오늘 밤부터 시작하자!”은아는 한다면 하는 성격이었고, 실행력도 강했다. 그녀는 직접 인터넷으로 근처의 몇 개 작은 상품 도매 시장을 찾아본 후 기분 좋게 하현을 데리고 물건을 사러 갔다. 하현은 할 말을 잃었다. 곧 은아는 팔 만한 물건을 준비했고 산책로에 노점을 하나 구했다. 은아의 말에 따르면 오늘 그들 부부는 개업을 한 셈이다. 은아가 선택한 곳은 산책로 중심가로 평일에도 인파가 많이 몰렸지만 밤이 되면 더욱 붐볐다. 은아는 물건도 잘 골랐고 값도 싼 데가 요괴급 미녀였다. 그래서 이 노점은 세팅이 끝나자마자 불티나게 팔렸고 안팎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렸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다. 곧 물건들이 거의 다 팔렸다. 하현은 은아가 이렇게 웃는 것을 보니 어떻게 말하든 아내가 기뻐하면 그만이었다. 노점상을 하면 또 뭐가 어때서?노점상도 창업이다!“어? 이거 설은아 회장 아니야? 내가 듣기로 설 회장 회사는 현재 회사 시가가 몇 천억이라던데. 그리고 벤틀리를 몰고 다닌다면서요.”“그래 귀하디 귀한 부자 설 회장이 오늘 밤 체험을 하러 나왔단 말인가요?”바로 이 때 양복차림의 대
이때 강우금과 진홍민의 시선이 스테이크 칼을 들고 있는 하현에게로 향했다.“어, 하 씨...”순간 두 여자의 눈빛이 갑자기 멍해졌다.진홍헌도 하현을 알아보았다.그는 자신이 가장 창피한 순간에 하현을 만났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이렇게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순간에 그와 맞닥뜨리다니!자리를 떠나려던 강우금과 진홍민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이여웅의 팔을 잡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현을 가리키며 작은 입을 가리켜 뭐라고 소곤소곤거렸다.이여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오만불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진홍헌은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상대가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해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그는 속으로는 화가 들끓었지만 자신이 이여웅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이대로 계속 부딪힌다면 결국 자신은 묻힐 곳도 찾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탁!”하현이 스테이크를 계속 썰려고 하던 순간 이여웅이 갑자기 앞에 있는 의자에 발을 올렸고 의자는 그대로 주저앉았다.하현은 몸을 뒤로 빼면서 주저앉는 의자를 피했다.의자는 땅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술잔은 어지러이 널브러졌고 식사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개자식!”나박하가 벌떡 일어났지만 하현이 그를 제지했다.하현은 눈을 지그시 뜨고 이여웅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이참, 여웅 오빠, 이게 무슨 짓이지?”이여웅은 담배를 움켜쥐고 긴 연기를 내뿜으며 비아냥거리듯 이죽거렸다.“이봐, 당신이 우리 진홍민과 강우금을 화나게 하고 당혹스럽게 만든 사람이지?”친밀감이 느껴지는 호칭으로 대화를 튼 두 사람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진홍헌은 이 상황이 창피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은 담담하게 내뱉었다.“괜히 진홍헌을 잡는 척하지 마. 나랑은 전혀 상관없으니까.”“내 머리릴 짓밟고 싶었지만 나한테 나가떨어질 게 겁이 났어?”“우후!”이여웅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홍민아... 네가... 어떻게...”진홍헌은 자신의 동생도 이여웅에게 찰싹 달라붙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똑똑해. 아주 똑똑해...”이여웅은 껄껄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여동생이 외모는 별로지만 아주 똑똑하군.”“내가 당신 총명함을 봐서 함께 데리고 가지!”진홍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웅 오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진홍민도 중천그룹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만약 그녀가 빨리 이여웅 같은 사람을 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진홍헌은 똥 씹은 얼굴을 했지만 이여웅은 두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대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가자, 오늘 날 기쁘게 한다면 둘 다 내가 수양딸로 거둘게!”“앞으로 난 의붓아버지로서 매달 일억씩 용돈을 줄게!”“자, 아빠라고 불러!”그러자 진홍민과 강우금은 동시에 입을 모았다.“와! 너무 좋은 아빠다!”진홍민은 이여웅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우금도 지금 이 순간 이여웅의 재산이 진홍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여웅의 품에 안긴 것이다.심지어 진홍민은 속으로 조심스레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이여웅을 잘 모신다면 나중에 혹시 그가 가지고 있는 중천그룹 주식이 자신에게 넘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그러면 자신이 쉽게 중천그룹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여웅은 환하게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당신은 먼저 꺼져!”“오늘 밤 당신 여자친구와 여동생은 돌아가지 않을 거야.”“앞으로 난 당신의 매부이자 동서이자 아버지야...”“하하하하!”말 같지도 않은 이여웅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진홍헌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이를 갈며 말했다.“개자식!”“사람을 이렇게 무시하
”오호! 아주 미녀들이시군!”이여웅의 시선이 강우금에게 쏠려 그녀를 위아래로 바쁘게 훑어보았다.“강우금, 오늘 내가 82년산 마오타이를 가져왔는데 나와 함께 위층에 가서 맛보는 건 어때요?”“참, 미리 말해 두자면 난 다른 사람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내 체면을 무시한다는 건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말을 하면서 이여웅은 자신의 오른손을 스리슬쩍 강우금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어머, 이거 왜 이래요?!”“나 술 잘 못 마셔요. 기껏해야 두 잔밖에 못 마신다고요...”강우금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명품 매장에서 퇴출된 후 그녀는 진홍헌의 품에 안겨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자친구로서의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싫은 척하는 듯했지만 속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듯 한껏 아양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모습에 이여웅은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었다.“형님, 이 여자는 내 여자친구입니다...”진홍헌은 이여웅의 오른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떼었다.진홍헌은 강우금이 죽고 못살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건 다른 문제였다.게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홍헌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형님,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제가 다른 여자들 소개해 드릴게요...”“퍽!”눈앞의 여자에게 한껏 흥미가 끓어올랐던 이여웅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진홍헌의 얼굴에 내리쳤다.진홍헌은 한방에 온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그의 얼굴을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넘쳐흘렀다.“체면?”“진홍헌이 내 앞에서 무슨 체면이 있어서 세우네 마네 하는 거야?”이여웅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고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진홍헌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형님, 그 여
흥미로워하는 이여웅의 눈빛을 본 순간 진홍헌의 눈꺼풀이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방금 일부러 이여웅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척했는데 상대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금정 부잣집 도련님 망신은 혼자 다 시켜 놓고 어째서 이 형님한테 인사도 안 하는 거야?”“인사하는 법도 못 배웠어?!”“아주 정말 거만하군그래!”말을 하는 동안 이여웅은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진홍헌 앞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자기 세상인 것처럼 한껏 떠들고 있던 진홍헌은 이여웅이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데도 화를 내지 못했다.“아, 형님, 제가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비록 진홍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여웅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여웅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오호, 중천그룹 진홍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이 이여웅을 못 본 척할 정도로?”“눈이 나쁜 거야? 아니면 대놓고 날 무시하는 거야?”이여웅은 진홍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분 나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형님, 너그럽게 봐주세요.”평소에 어디서도 당당하던 진홍헌이었지만 지금 이여웅 앞에서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고 애써 웃음을 쥐어 짜내었다.하현의 얼굴에 더욱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오르자 나박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요. 진화개발은 중천그룹 주식의 50%에서 60%정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당시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게 막대한 투자금을 빌렸기 때문이에요.”“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중천그룹도 진화개발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해요.”“듣자 하니 진홍헌이 당신 처제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구 정 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그렇지 않으면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 합병될 수도 있거든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데에는 다 이유
하현이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그날 간민효가 비행기에서 총기를 가진 누군가에게 당했을 때, 그것도 완연결이 한 짓인가?”“맞아요. 얼마 전 간민효가 공격을 받은 것도 아마 대부분 완연결과 관련이 있어요.”“보아하니 해골파가 손을 쓴 것 같던데 배후에는 아마 완연결이 있었을 거예요. 확실해요.”엄도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된 일처럼 보였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고 보니 그 사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하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이번에 금정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그가 금정에 오자마자 장생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니!하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생전이 운이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하현은 손을 뻗어 엄도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엄도훈이 몸을 곧게 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형님, 임페리얼 빌딩에 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30분 후, 차는 임페리얼 빌딩에 도착했다.이곳은 금정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아래 4층까지는 대형 쇼핑몰이고 위층은 오피스텔이었다.이곳에 입주한 회사들은 모두 금정의 대기업들이었다.엄도훈은 비록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하현은 따라 들어가지 않고 시계를 슬쩍 본 뒤 나박하를 데리고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앉아서 막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 문을 벌컥 차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 남자와 두 여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남자는 진홍헌이었고 여자는 그의 여동생 진홍민, 그리고 전에 황보정에게 옷을 사 주다가 싸움이 벌어진 강우금이었다.“정말
하현은 희미한 시선으로 말했다.“장생전?”“네, 맞아요. 장생전이요.”엄도훈은 하현이 이를 짐작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자세한 내막을 캐묻지 않고 장생전에 관해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여섯 은둔가의 조상이 모두 제왕을 지냈기 때문에 신선을 찾아 장생전에 대해 알아보고 또한 그것을 꿈꿨다고 합니다.”“왕조가 멸망한 후 이러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후손들의 손에 넘어갔죠.”“여섯 은둔가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장생전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장생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제가 아는 한 여섯 은둔가가 가진 비밀은 사실 가문에만 전승되어 오던 것입니다.”“절대 다른 곳에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그래서 완연결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알게 된 여섯 은둔가는 간민효의 지도 아래 완연결을 토벌하였습니다.”“완연결은 하룻밤 사이에 강인하고 야심찬 인물에서 포로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그의 부하들도 사상을 입게 되었습니다.”“다만 감옥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의 차가 납치되었습니다.”“그 순간 우리는 그가 장생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말을 마치고 난 엄도훈은 심하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장생전을 입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여섯 은둔가가 이 상황에서 서로 연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왜 간민효가 손을 썼을까?”엄도훈은 의아한 듯 눈을 살짝 찡긋거리며 말했다.“말하자면 완연결이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간민효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간민효를 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고요.”“처음에는 간민효도 그를 무시하고 말았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여섯 은둔가와 연합을 하고 나섰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초리를 가늘게 늘어뜨렸다.간민효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
완연결은 장생전에서 지위가 낮지 않았고 당시 금정 지부 수장이었다.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하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었고 모두 일등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현과 맞붙어 제대로 방어도 해 보지 못하고 널브러졌다니?!하현은 엄도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얼른 부상 상태를 처리한 후 일어섰다.“됐어. 다친 곳은 기껏해야 3일 정도면 다 나을 거야. 시간 되면 한의사한테 찾아가서 약이나 몇 첩 지어서 컨디션 조절해.”엄도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자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일어섰다.“형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지금부터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는군. 별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건 나니까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그건 그렇고 여기는 당신 사람들을 좀 시켜서 정리하라고 해.”“당신은 나랑 함께 같이 가자고.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아니요. 같이 가시죠.”엄도훈은 주변을 휘익 둘러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형님,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셨어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곳은 아마 예전에도 험악한 곳이었을 텐데요.”“이곳은 금정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곳이에요!”“여기서 만나자고 할 줄 알았더라면 아마 죽어도 안 왔을 거예요.”엄도훈은 이 사실을 미리 떠올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깊이 후회했다.“흉악한 곳? 이곳은 그냥 버려진 흉가 아니야?”엄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예전에 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여름에 피서를 하기 위한 별장을 짓고 싶어 했죠...”“결국 반쯤 지어졌을 때 땅속에 있던 큰 무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일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그러고 나서 이곳은 봉쇄되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요!”“엽기적인 사건을 띄워 조회수라도 올려 볼까 했던 블로거들이 탐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전부
”이런 살인술은 기이하긴 하지만 나한테는 어린아이들 소꿉장난이나 마찬가지지.”하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담담했다.“단 3분 만에 내가 당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염한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엄도훈을 풀어 달라는 거지? 그렇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로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어렵게 장생전과 관련된 몇 개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만약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얼마나 낭패스러운가?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진술을 받아낼 수 있겠는가?“아주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한테 동의할 수 없어.”요염한 여자는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하지만 우릴 생각해 준 당신의 마음이 가상해서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죽일 때는 고통이 길지 않게 단번에 죽여 줄게.”하현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그는 요염한 여자가 자신이 내건 조건을 승낙할 줄 알았다.그녀가 아무리 엄도훈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하지만 상대방이 헌신짝 버리듯 하현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사혈이 막힌 그들의 상태는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였음이 분명했다.기꺼이 사혈을 틀어막은 것이다.그들을 이 지경에까지 만든 사람은 보통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사혈을 봉인해야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사혈이 풀린다면 그들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의 제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그런데 아쉽게 되었군!”“아쉬울 것 없어!”요염한 여자가 당차게 내뱉으며 웃었다.“당신은 이곳에 와서 몰래 염탐만 해도 될 일이었어.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