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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6화 저 여자 알아?

전화를 끊고 김현서는 즉시 정성껏 치장하기 시작했다.

김현서의 목표는 계속하여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그리고 설강민은 지금까지 그녀가 만났던 남자 중 가장 훌륭한 조건을 가진 남자이니 김현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설강민을 꽉 붙잡아두어야 했다.

다행히 설강민은 다른 남자들과 달리 유독 그녀의 말을 잘 듣는 편이고 대학교 시절, 캠핑하러 다녀오며 김현서가 의외로 설강민의 생명의 은인이 된 덕분에 설강민은 더더욱 그녀에게 단념하게 되었다.

물론 목표를 바꿔볼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먼저 설강민과 만나고 기회를 틈타 설기웅과 만나며 그와 결혼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설강민이 먼저 여러 번 약속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설기웅은 결국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그렇게 김현서는 시선을 설우현에게 돌렸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뜻밖에도 설우현은 상당히 눈이 높고 까다로운 편이었다. 그날 밤 가까스로 상대방이 묵고 있는 호텔을 찾아낸 뒤,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다가 한껏 멋을 부리고 달려갔지만 돌아온 건 많은 사람 앞에서의 설우현의 질타와 욕지거리였다.

절세의 미인은 아니지만 김현서 역시 꽤 예쁜 편이었다. 하여 김현서는 많은 사람 앞에서 욕을 먹고도 설우현이 진심으로 그녀를 밀어낸 것이 아니리라 믿었다. 술주정이겠지, 맨정신이 아닐 거라고 여기며 계속하여 들이댔지만 설우현은 그녀의 체면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듯 김현서를 밀어내며 계속하여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몇 번이고 남자를 꼬시는 데 실패하고 김현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설강민도 잡지 못할까 봐 두려워 어쩔 수 없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포기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김현서의 마음속 깊은 곳은 여전히 설우현을 원하고 있었다.

바람둥이로 유명한 설우현은 워낙 여자에게 대범하여 인기가 많았다. 입이 조금 독하다는 것만 제외하면 거의 단점을 찾아볼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게다가 설씨 가문의 큰 지분을 손에 쥐고 있으니 차갑고 지루한 설기웅보다는 설우현이 훨씬 나았다.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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