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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0화 왜 쓴맛을 좋아하는 거예요?

작가: 민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19 18:00:13
방에 돌아와 막 잠이 든 설연주는 곧바로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잠에서 깨버렸다.

먼저 김현서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이윽고 설강민의 목소리도 함께 들려왔다.

그러나 몸을 한 번 뒤척일 뿐 설연주는 두 사람의 목소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자 김현서는 일부러 들으라는 듯 더욱 언성을 높여 신음소리를 흘려보냈다.

관계가 끝나고 김현서는 일부러 설연주의 방을 찾아갔지만 방문은 꽁꽁 잠겨있어 문고리를 비틀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화가 난 김현서는 이내 언성을 높이고 쾅쾅 문을 걷어차기 시작했다.

“설연주, 당장 나와!”

하지만 진즉 시끄러운 방 안에서 잠에 드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던지라 김현서가 바깥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시끄럽게 굴었지만 설연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그시 눈을 감았다.

설씨 저택에 입주한 이 한 달은 설연주가 살면서 가장 편안하게 잠을 잔 시간이다. 적어도 옆집 이웃이 한밤중에 그녀의 집에 쳐들어올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고, 좁은 화장실에 숨어서 경찰에 신고할 필요도 없고, 입을 가리고 몰래 눈물을 훔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편에 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그녀에게 손가락질하며 분명 설연주가 먼저 꼬셨으니 남자가 그런 행동을 했을 거라며 그녀를 나무랐다.

하지만 이곳에서 지내면 적어도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문을 두드리고 발로 걷어차도 꼭 잠긴 방문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화가 난 김현서는 씩씩거리며 옷을 여미고 설강민을 바라보았다.

“천박한 년 주제에 다 컸네? 이제 우리 말도 무시해?”

과거의 진연주는 개 짖는 흉내를 내라고 시키면 말없이 따르곤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거들떠보지도 않아?

하지만 씩씩거리고 있는 김현서와 달리 설강민은 오히려 하품하며 김현서를 꼭 끌어안았다.

“현서야, 오늘은 너무 늦었다. 일단 자자.”

“그래, 오늘은 먼저 자고 내일 아침 다시 혼내 주지.”

다음 날 아침 6시, 설우현이 계단을 내려오는데 도우미가 그에게 다가와 누군가 대문 앞에 앉아있다고 말해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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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사람은 결코 칭찬이 될 수 없다.설우현은 그대로 거실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찝찝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어느샌가 설연주의 장난에 휘말려 들어간 기분이었다.하지만 더 이상 설연주에 관한 생각을 하기 싫었던 설우현은 그대로 친구를 찾아가 술을 마셨다.그렇게 설우현이 별장을 떠난 후에야 설연주는 비로소 천천히 눈을 뜨고 눈앞에 드리워진 꽃밭을 바라보며 멍을 때렸다.유리 꽃밭은 온통 잘 핀 꽃들로 사계절 내내 시들지 않는다는데 바람둥이라서 그런지 설우현은 이러한 낭만적인 놀이를 잘하는 편이었다.이윽고 설연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휴대폰을 슬쩍 살펴보았다.핸드폰 화면에는 온통 그녀를 저주하는 김현서의 욕지거리와 그녀가 보낸 잠자리 사진이었다.대학교 시절 설강민과 사귀게 되면서부터 김현서는 설강민과의 잠자리 사진을 보내는 것을 즐겼다.물론 잠자리 장면이 전부 드러난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이 함께 자고 있거나 두 사람의 팔이 드러난 사진 등 관계 후에 찍은 사진임이 명확했다.처음엔 차단을 해보기도 했지만 차단을 하면 꼭 김현서에 의해 잡혀버렸다.설연주에게 김현서는 악랄하기 그지없지만 다른 친구들 옆에서 김현서는 대범하고 밝은 여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어찌 되었든 그녀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품는 사람이라면 반에서 절대 잘 지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설연주는 늘 김현서의 가장 큰 적이었다.사진만 슬쩍 확인한 설연주는 바로 시선을 돌리고 옆에 환히 핀 꽃 한 다발을 잡아 코끝에 대고 냄새를 맡아보았다.꽃냄새는 그렇게 강하지 않았지만 저도 모르게 김현서를 연상케 하는 기분이 들었다. 손끝을 살짝 꺾으면 연약한 꽃은 힘없이 그녀의 손바닥 안에서 부러지고 약간의 즙만 손바닥에 남을 뿐이었다.묵묵히 손가락을 바라보던 설연주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김현서가 정승후한테 연락했어요?”“네, 연락했습니다.”“그럼 다음에 두 사람이 사적으로 만날 때, 두 사람의 영상을 설강민에게 보내줘요. 물론 학교 카페에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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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에 머물러 있던 설우현의 손길이 멈칫했다.‘이 세상에 아직도 커피를 마셔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고?’하지만 설연주는 워낙 뻔뻔하고 속임수에 능하니 설우현은 그녀의 말을 그저 농담으로 넘겼다.한편, 설연주는 배가 고팠는지 손에 든 과일을 다 먹고 손가락까지 깨끗하게 빨았다.게걸스럽게 과일을 먹는 설연주의 모습에 설우현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옆에 있던 휴지 한 장을 뽑아 설연주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설씨 가문이 너 굶겼어? 왜 그렇게 먹어?”설우현의 질책에 설연주는 실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더니 이내 잠자코 휴지를 주워들어 손가락 사이에 묻은 과즙을 닦아냈다.묵묵히 침묵을 지키는 설연주에 설우현은 또다시 혹여나 말이 심하진 않았는지 반성하기 시작했다.비록 지금은 호화로운 삶을 누리며 부족한 것 없겠지만 과거에는 틀림없이 배를 굶주리며 나날을 보내왔을 테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하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식권을 모아두었으니 그 이후로는 틀림없이 잘 먹고 잘살았을 테지.그리고 김현서와 설강민의 그 같잖은 괴롭힘 수단이라면 정말 볼품없었다.설우현은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높은 세력을 누비며 살아왔는지라 일반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가 없었다.하여 그에게는 볼품없는 괴롭힘 수단이었지만 김현서와 설강민의 괴롭힘은 일반인 한 명을 무너뜨리기에는 충분했다.설연주가 계속하여 침묵을 지켰다.마침내 미안한 마음이 든 것인지 설우현은 탁자 위에 놓여있던 과일 접시를 그녀에게 넘겨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먹어. 누가 먹지 말래?”그러자 설연주는 손에 들고 있던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설우현의 얼굴을 한 번 쓱 쳐다보고는 과일을 하나 더 집어 들고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오빠는 늘 내가 아무 말도 안 하면 혼자 반성하더라고요. 도덕 기준이 상당히 높나 봐요.”어색하던 안색이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곧이어 설우현의 눈빛이 점점 더 어두워져 갔다.“일부러 그랬어?”그러자 설연주는 혼자 추측해보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이른 아침부터 또다시 화가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60화 왜 쓴맛을 좋아하는 거예요?

    방에 돌아와 막 잠이 든 설연주는 곧바로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잠에서 깨버렸다.먼저 김현서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이윽고 설강민의 목소리도 함께 들려왔다.그러나 몸을 한 번 뒤척일 뿐 설연주는 두 사람의 목소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그러자 김현서는 일부러 들으라는 듯 더욱 언성을 높여 신음소리를 흘려보냈다.관계가 끝나고 김현서는 일부러 설연주의 방을 찾아갔지만 방문은 꽁꽁 잠겨있어 문고리를 비틀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화가 난 김현서는 이내 언성을 높이고 쾅쾅 문을 걷어차기 시작했다.“설연주, 당장 나와!”하지만 진즉 시끄러운 방 안에서 잠에 드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던지라 김현서가 바깥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시끄럽게 굴었지만 설연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그시 눈을 감았다.설씨 저택에 입주한 이 한 달은 설연주가 살면서 가장 편안하게 잠을 잔 시간이다. 적어도 옆집 이웃이 한밤중에 그녀의 집에 쳐들어올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고, 좁은 화장실에 숨어서 경찰에 신고할 필요도 없고, 입을 가리고 몰래 눈물을 훔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편에 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그녀에게 손가락질하며 분명 설연주가 먼저 꼬셨으니 남자가 그런 행동을 했을 거라며 그녀를 나무랐다.하지만 이곳에서 지내면 적어도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문을 두드리고 발로 걷어차도 꼭 잠긴 방문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화가 난 김현서는 씩씩거리며 옷을 여미고 설강민을 바라보았다.“천박한 년 주제에 다 컸네? 이제 우리 말도 무시해?”과거의 진연주는 개 짖는 흉내를 내라고 시키면 말없이 따르곤 했었다.그런데 지금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거들떠보지도 않아?하지만 씩씩거리고 있는 김현서와 달리 설강민은 오히려 하품하며 김현서를 꼭 끌어안았다.“현서야, 오늘은 너무 늦었다. 일단 자자.”“그래, 오늘은 먼저 자고 내일 아침 다시 혼내 주지.”다음 날 아침 6시, 설우현이 계단을 내려오는데 도우미가 그에게 다가와 누군가 대문 앞에 앉아있다고 말해주었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59화 설씨 가문은 진연주의 존재를 인정한 적 없어

    설연주는 또다시 말이 없어졌다. 이윽고 피곤한지 두 눈을 지그시 감으며 자동차 시트에 몸을 기대었다.차 안은 순식간에 다시 조용해졌고 설우현은 또다시 음악을 틀었다.이윽고 그들이 탄 자동차는 설준석이 사는 별장에 멈춰 섰고 설우현은 고개를 돌려 설연주를 바라보았다.짙은 화장 아래, 짙은 피곤함이 몰려왔다.원래라면 큰소리를 내어 설연주를 깨었을 테지만 무슨 일인지 설우현은 손을 뻗다가도 다시 움츠러들며 눈살을 찌푸렸다.그렇게 또 한 시간이 지나서야 설연주는 잠에서 깨어났다.시간을 확인한 설연주는 이내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설우현에게 인사를 건넸다.“데려다주셔서 고마워요.”이내 설연주는 손을 흔들며 유유히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설우현도 더 이상 이곳에 더 머물지 않고 바로 차를 돌려 자리를 떠났다.같은 시각, 김현서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핸들을 꼭 잡은 채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오랫동안 설우현의 뒤를 밟으며 언젠가는 손을 쓸 기회가 오리라 생각했지만 설우현이 갑자기 카지노에 찾아갈 줄 꿈에도 몰랐다.그리고 김현서는 회원권이 없기에 카지노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렇게 그곳에서 두 시간을 기다린 끝에 설우현이 드디어 얼굴을 드러냈지만 이번에는 설연주 그 천박한 년이 설우현의 뒤를 따라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파도처럼 몰려오는 질투심에 삼켜진 김현서는 당장이라도 핸들을 부러뜨리고 싶을 지경이었다.한편, 왜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않냐며 그녀를 재촉하는 설강민의 전화가 여러 통 걸려왔지만 현재 김현서의 머릿속은 온통 설우현 생각뿐이다.게다가 방금 그들이 탄 자동차는 별장에 도착하고도 30분 동안 바깥에 멈추어 서 있었다. ‘두 사람 차 안에서 무슨 짓을 한 거지? 두 사람 친척 아니었나?’김현서는 점점 더 불안해졌다. 그동안 그렇게 많은 남자를 꼬셨으니 설연주라면 분명 이런 짓도 할 수 있다.김현서는 여전히 설우현과 말 한 마디 하는 것도 어려운데 진연주는 이미 설우현의 조수석에 성공적으로 올라탔다. 정말 당장이라도 차에서 뛰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58화 그 두 사람보다 네가 더 잘 노는 것 같은데

    방금 도착했다는 설우현의 말에 긴장이 풀린 것인지 설연주는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럼 이제 가시는 건가요? 저 오빠 차 타고 가도 돼요?”설우현은 묵묵히 손가락 사이에 끼워져 있던 담배를 옆 휴지통에 버릴 뿐 설연주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그러자 설연주는 넉살 좋게 따라오며 설우현의 뒤에 서서 고개를 내밀었다.“오빠, 설마 나더러 택시를 타고 돌아가라는 건 아니겠죠? 카지노 여기 택시 잡기 어려워요.”설우현의 안색은 매우 어두웠다. 과거는 의심일 뿐이었다면 현재 설연주에 대한 설우현의 의심은 점점 확신으로 번져갔다.설연주는 단지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신분이 절실하게 필요했을 뿐이고 설씨 가문은 아주 좋은 이용수단이었을 뿐이다.왜 두 번의 친자확인에서 모두 통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보아하니 진연주는 진짜 설연주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 모양이다.자신의 자동차 옆으로 다가간 설우현은 가엾게 밖에 서 있는 설연주의 모습을 보고는 순간 화가 나 버럭 언성을 높였다.“제니?”순간 움찔한 설연주는 이내 머쓱한 듯 코끝을 긁적였다.“그건 그냥 아르바이트하기 위한 가명일 뿐이에요. 게다가 오빠도 밖에서는 날 여동생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잖아요. 모르는 척하는 게 오빠한테도 좋을 거예요.”그 말에 설우현은 피식 냉소를 터뜨리며 말없이 차 안으로 들어갔다.그러자 설연주도 얼른 뻔뻔하게 설우현을 따라 조수석에 앉았다.“뒷좌석으로 꺼져. 조수석은 내 여자친구 자리야.”그러나 설연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안전벨트를 맸다.“오빠는 여자친구도 많잖아요. 그럼 이 자리에 앉아본 사람도 적지 않을 텐데 뭐하러 굳이 그런 걸 신경 써요. 그래도 불편하다면 그냥 저를 여자친구라고 생각하세요.”그 순간, 핸들을 잡은 설우현의 손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어떻게 이토록 뻔뻔한 여자가 존재할 수가 있는 거지?더 이상 말을 하기도 귀찮았던 설우현은 바로 액셀을 밟고 출발했다.잠시 후, 차 안의 고요함이 불편해진 설우현이 음악을 틀었다.뜻밖에도 설연주는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57화 죽어도 상관없어

    그러나 설우현은 더 이상 설연주를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장미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지만 막다른 골목에 몰리지 않았다면... 벼랑 끝에 내몰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괴물이 되는 걸 자처하겠어요? 오랫동안 지하 카지노를 운영하면서 제가 만나본 사람은 도련님보다 훨씬 많을 거예요.”순간 설우현은 말문을 잃고 말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훤칠한 손가락은 손끝이 하얗게 질리도록 칩을 쥐고 있었다.같은 시각, 설연주는 남자에게 안겨 그들이 앉아있는 탁자 앞으로 다가왔다.그녀 역시 맞은편에 앉아있는 설우현을 발견했지만 모르는 사람인 것마냥 오직 재벌 2세 남자 옆에만 얌전하게 서 있었다.마스코트도 아니고...기분이 나빠진 설우현이 입술을 짓이겼다. 도중 설우현은 이미 적지 않은 판에서 승리를 따냈고 정신 차려 보니 남자의 손은 이미 설연주의 옷 속을 파고들고 있었다.그러나 설연주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계속하여 남자의 귓가에 뭐라고 속삭이고 있었다.묵묵히 지켜보던 남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판돈을 바꿨다.이번 판엔 남자가 이기게 되었고 남자는 뛸 듯이 기뻐하며 설연주의 얼굴에 뽀뽀하고는 그녀에게 칩 세 개를 쥐여주었다.이윽고 설연주가 남자의 어깨에 기대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자 주위로부터 휘파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볼륨감이 넘치는 몸매와 청순한 외모, 그리고 화끈한 옷차림까지 더해져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보고만 있어도 절로 긴장될 지경이다.하지만 설우현은 보아냈다. 설연주의 기술은 확실히 놀라울 정도로 훌륭했다. 그 남자가 이긴 몇 판도 모두 설연주의 안내에 따라 이긴 것이다.몇 번 반복되고 설우현도 점점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번 더 이긴 후, 설우현과 설연주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게다가 설연주를 끌어안고 있는 남자도 설우현을 알고 있는 눈치였다.“우리 제니, 설 도련님 알아?”그러나 설연주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어 보였다.“아니요.”제니?설우현이 피식 냉소를 터뜨렸다.‘대체 가명이 몇 개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56화 저 여자 알아?

    전화를 끊고 김현서는 즉시 정성껏 치장하기 시작했다.김현서의 목표는 계속하여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그리고 설강민은 지금까지 그녀가 만났던 남자 중 가장 훌륭한 조건을 가진 남자이니 김현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설강민을 꽉 붙잡아두어야 했다.다행히 설강민은 다른 남자들과 달리 유독 그녀의 말을 잘 듣는 편이고 대학교 시절, 캠핑하러 다녀오며 김현서가 의외로 설강민의 생명의 은인이 된 덕분에 설강민은 더더욱 그녀에게 단념하게 되었다.물론 목표를 바꿔볼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먼저 설강민과 만나고 기회를 틈타 설기웅과 만나며 그와 결혼을 하는 것이다.그러나 설강민이 먼저 여러 번 약속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설기웅은 결국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그렇게 김현서는 시선을 설우현에게 돌렸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뜻밖에도 설우현은 상당히 눈이 높고 까다로운 편이었다. 그날 밤 가까스로 상대방이 묵고 있는 호텔을 찾아낸 뒤,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다가 한껏 멋을 부리고 달려갔지만 돌아온 건 많은 사람 앞에서의 설우현의 질타와 욕지거리였다.절세의 미인은 아니지만 김현서 역시 꽤 예쁜 편이었다. 하여 김현서는 많은 사람 앞에서 욕을 먹고도 설우현이 진심으로 그녀를 밀어낸 것이 아니리라 믿었다. 술주정이겠지, 맨정신이 아닐 거라고 여기며 계속하여 들이댔지만 설우현은 그녀의 체면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듯 김현서를 밀어내며 계속하여 욕지거리를 내뱉었다.몇 번이고 남자를 꼬시는 데 실패하고 김현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설강민도 잡지 못할까 봐 두려워 어쩔 수 없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포기하게 되었다.그러나 사실 김현서의 마음속 깊은 곳은 여전히 설우현을 원하고 있었다.바람둥이로 유명한 설우현은 워낙 여자에게 대범하여 인기가 많았다. 입이 조금 독하다는 것만 제외하면 거의 단점을 찾아볼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게다가 설씨 가문의 큰 지분을 손에 쥐고 있으니 차갑고 지루한 설기웅보다는 설우현이 훨씬 나았다.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55화 네 말이라면 다 할게

    그렇게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으면 김현서는 계속하여 진연주를 찾아가 괴롭혔다.하지만 진연주는 아무리 심하게 괴롭힘을 당해도 다음날 아랑곳하지 않고 등교하곤 했다.남학생들이 전부 그녀를 멀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 어떻게 배를 채우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질 무렵, 김현서는 곧바로 진연주가 웬 남자 선생님과 무척 가까이 지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선생님은 학교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는 젊은 남자 선생님이셨는데 얼굴도 꽤 잘생긴 편이었다.두 사람이 학교 밖에서 손을 맞잡고 있는 것을 발견한 김현서는 당장이라도 화가 치밀어 올라 쓰러질 지경이었고 즉시 학교에 선생님을 신고했다.곧이어 남자 선생님은 학교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떠나기 직전 진연주에게 돈을 쥐여주기도 했다. 하여 더 이상 그녀에게 질척이는 남학생이 없어도 다행히 굶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하지만 김현서는 여전히 진연주가 달갑지 않았다. 몸 파는 주제에 왜 진연주는 모든 사람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할 수 있단 말인가?그 후 김현서의 괴롭힘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졌다.대학에 가서 김현서는 진연주와 또 같은 전공을 공부하게 되었고 당시 그곳에서 현재의 남자친구 설강민을 만나게 된 것이다. 물론 진연주에 대한 험담은 조금도 빠지지 않았다.설강민은 김현서를 사랑하는 데다 그녀의 말을 잘 들어 그에게 있어 진연주는 이미 사형수와도 같은 존재였다.심지어 김현서를 도와 함께 진연주를 괴롭힐 때도 수없이 많았다.그렇게 김현서는 진연주가 평생 자신의 발밑에서 벌레와도 같은 인생을 살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특히 진연주의 작품이 표절 신고를 받고 쥬얼리 업계에서는 모두 진연주를 블랙리스트에 넣어버렸었다. 그리고 그 소식을 접한 김현서는 자신의 계획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었다.‘이쯤 했으니 진연주 그 독한 년도 절대 일어나지 못하겠지.’그런데 불과 한 달 만에 진연주는 개명하여 설연주가 되어버렸고 설강민의 여동생이 되어버렸다.그러나 도무지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54화 쓰레기를 보배처럼 여기고 있는 거라고

    “사과해.”화가 난 설준석이 책상을 쾅쾅 내리치며 언성을 높였다. 이는 정말 진지하게 화가 났다는 뜻이다.그러나 설우현 역시 설준석 못지않게 화가 난 상태이다. 하여 그는 일부러 그들의 옆에 자리를 잡고 털썩 주저앉으며 대꾸했다.“전 절대 사과하지 않을 테니 차라리 사당 앞에서 무릎을 꿇게 하세요.”“좋다. 그럼 가서 3시간 동안 무릎 꿇고 있어.”기껏해야 한 시간이리라 예상했지만 갑작스럽게 떨어진 불호령에 설우현은 고개를 돌려 설연주를 노려보았다.그러나 설연주는 설우현의 눈을 마주하지 않았고 고개를 숙인 채 무어라 하는 것인지 홀로 중얼거릴 뿐이었다.하지만 이제 와서 굴복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설우현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사당 앞에서 털썩 무릎을 꿇고 앉았다. 사당 앞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런 여자에게 사과할 일은 없을 것이다.점점 멀어져가는 설우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설준석도 머리가 아픈 듯 미간을 주물럭거렸다.“연주야, 넌 남아서 점심 먹고 가거라.”그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설연주는 바로 눈물을 감추고 얌전하게 답했다.“네.”한 시간이 흐르고 설우현은 여전히 사당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돌려보니 설연주가 손에 사과 하나를 쥐고 들어와 설우현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그의 곁에는 또 다른 부들 뭉치가 있었는데 설연주는 다리를 꼬고 털썩 주저앉더니 사과를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설우현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싸늘한 어투로 설연주를 경고했다. “여기는 사당이야. 먹고 싶으면 다른 데 가서 먹어.”이윽고 설우현은 다시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상대하기도 귀찮았다.그러나 눈치도 없는 것인지 귓가를 자극하는 사과 베어먹는 소리에 마음이 심란해진 설우현은 결국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다.“설연주!”한편, 설연주는 이미 사과 하나를 다 먹고 휴대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아직 한 시간 오십 분 남았네요. 배고프진 않으세요? 제가 사과 하나라도 가져다드릴까요?”“저리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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