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웅은 바로 차를 몰고 BH그룹으로 갔지만 반승제는 이미 10분 전에 떠나 새로운 회사의 커팅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설기웅은 차를 돌려 부랴부랴 그곳으로 향했지만 여전히 반승제를 보지 못했다.설기웅은 자신이 농락당한 것을 알고 얼굴이 어두워졌다.반승제에게서 또 문자가 왔다.“이 도박에서 이기는 사람은 설인아와 함께 황홀한 밤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이 소식을 이미 플로리아 전체에 전달했거든요. 현재 판돈은 이미 300억으로 추가되었어요. 등장하는 사람은 권투의 왕으로 불리는 윤성이라고 하네요. 당신도 그의 체격을 아시죠? 설인아가 그의 손에 넘어가면 이틀도 버티지 못할 거예요.”윤성은 키가 2.5m나 되어 마치 웅장한 산처럼 높고 거대했다.설인아와 같이 연약한 여자가 정말 그가 차지한다면 절대 하룻밤도 못 버틸 것이다.설기웅은 반승제의 인수 사건을 뒤로하고 앉은 자리에서 신속히 플로리아로 향하는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설기웅은 최대한 빨리 플로리아로 가서 이 모든 것을 막고 싶은 생각뿐이었다.설기웅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반승제의 이런 행동은 설씨 가문의 전체를 완전히 건드리게 되는 셈인데 반승제가 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런 미친 짓을 벌리는지 이해가 안 갔다.지하 격투장의 세력은 막강했다.설씨 가문이 정말 그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다 해도 누구도 이득이 없을 것이다.설기웅은 벌렁거리는 심장을 억누르고 반승제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반승제는 차가운 말투로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 있어요? 설 대표?”“반승제 씨, 이 사건의 결과를 몰라서 이러세요?”반승제의 앞에는 다른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품에는 이지은, 손끝에는 담배를 짚은 채 웃으며 답했다.“설 대표, 내가 결과를 고려했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 당신과 반승우가 꾸미고 있는 일을 정말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 반승우는 자신의 친 형님이라 말할 것도 없지만 당신은 미친 거 아니야?”설기웅은 이런 미치광이는 처음이라 호흡까지 떨렸다.“성혜인을 위해서 이
김경자는 책상을 힘껏 두드리며 화풀이했다.“예전에 진작 익사시킬걸!”인제 와서 아무런 말해도 다 소용없는 짓이다.모든 사람의 안색이 아주 좋지 않았다. 그중 누군가가 건의했다.“우리 BH 그룹이나 네이처 빌리지에 가서 문을 막는 건 어때요? 일단 반승제를 만나는 것이 중요해요.”그런데 이들이 어디를 가든지 반승제가 없다는 소리만 할 뿐 누구도 반승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같은 시간, 반승제는 스카이웨어에 앉아 있었다. 이 룸에는 다른 가문의 도련님들이 많이 있었고 그중 어떤 이는 이미 가문의 상속인으로 되었고 또 어떤 이는 곧 가문의 상속인이 될 사람들이다.제원이라는 이 바닥에서도 항상 등급이 매겨져 있다.반승제와 서주혁, 진세운은 모두 최고 등급에 속했다.그동안 사람들은 반승제가 성혜인을 위해 BH 그룹을 포기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반승제에 대한 태도가 미묘했다.그러나 지금 하루 만에 반승제는 설씨 가문의 지사를 인수하고 김씨 가문의 지분 25%를 삼킨 것이다. 김씨 가문과 반씨 가문은 친척임에도 불구하고 반승제가 손을 쓴 것을 보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불안해했다.그제야 사람들은 과거의 반승제가 힘을 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일단 반승제가 마음만 먹으면 재원의 세력은 이미 다시 줄을 섰을 것이다.지금 룸 안의 분위기가 이상해져 가고 있다.모든 사람이 반승제의 휴대폰 화면이 계속 켜져 있는 것을 본 모든 사람은 틀림없이 김씨 가문에서 걸려온 전화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반승제는 받지 않았고 대신 이지은을 품에 껴안았다.“지은아, 어때? 다음에는 어느 회사를 인수했으면 좋겠어?”이지은은 반승제가 자신의 말 한마디에 바로 그 회사를 인수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지은은 점심시간에 명품 가방을 여러 개 받았다.이지은은 반승제와 장난삼아 이 회사도 반승제의 것이라면 얼마나 좋으냐고 말했을 뿐인데 바로 인수할 줄은 몰랐다.집행력이 이 정도로 강하고 성심성의껏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를 보며 이지은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만족
룸 안의 사람들은 함부로 추측하지도 묻지도 못하고 겁에 질린 채 방안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옆에 앉아 있던 서주혁은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그는 반승제와 이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반승제가 지금 매우 이상하다는 것을 모를 수가 없었다.서주혁은 반승제가 이지은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이지은을 바라보는 반승제의 눈빛은 아무런 감정도 없었기 때문이다.반승제가 성혜인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추측하지 않아도 뻔했다.반승제는 이지은을 사랑하지 않는다.하지만 이지은을 품에 안았을 때 반승제의 눈빛에는 약간의 흔들림이 있었다.마치 반승제가 자신이 안고 있는 사람이 성혜인이라고 스스로 최면을 거는 것처럼 보였다.서주혁은 조용히 술을 마시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날 저녁 7시, 반승제는 화인 그룹 지분을 40%나 인수하여 화인 그룹의 신임 대표가 되었다.제원의 언론 전체가 이 일을 보도하고 있었고 심지어 많은 언론이 화인 그룹의 신임 대표를 보기 위해 화인 그룹의 회사 앞으로 달려갔다.김씨 집안의 거의 모든 사람은 오늘 드디어 반승제를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1층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살길을 열어달라고 사정하려는 속셈인 것이다.그런데 아침 8시부터 점심 12시까지 꼬박 4시간 동안 기다렸는데도 반승제는 오지 않았다.중간에 김경자까지 반승제 이 불초한 자식을 만나기 위해 로비로 왔었다.하지만 반승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언론에서는 현장에서 김씨 가족의 어두워진 얼굴만 찍었고 반승제의 현재 행방에 대해 모두 아주 많이 궁금해하고 있었다.하지만 언론도 감히 반승제에 대한 부정적인 방송을 함부로 보도하지 못했다.자신의 불찰로 인해 다니고 있던 회사가 사라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반승제가 화인 그룹을 인수하면 멈출 줄 알았는데 친 할머니 쪽 화인 그룹까지도 파괴하려는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다음날 오전 1시, BH 그룹은 또 FORD 브랜드를 인수할 계획을 발표했다.FORD 브랜드 그
서주혁은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바로 반승제의 맞은편에 앉았다.“항구 쪽 백현문의 물건들은 네가 사람 시켜 막은 거야? 백현문이 누구랑 협력하고 있는지 넌 몰라서 그래?”원씨 가문은 제원의 명문가들과는 달리 예전부터 깨끗하지 못해 일반인들은 그들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원씨의 가문은 암시장에서 지위가 매우 높은 데다 선을 잘 지켜왔다.지난 20여 년 동안 선 넘은 행동을 하지 않았기에 윗사람들도 눈감아 주었다.윗사람들은 손을 쓰기 어려운 일이면 원씨 가문이 대신 나서기 때문이다.반승제는 온씨 가문의 가장 큰 물건들을 가로막았기에 지금은 백씨와 온씨의 가문 모두 이 일에 연루되었다.반승제가 계속 이런 식으로 사방에 적을 만든다면 일단 여러 세력이 연합하여 반승제를 공격한다면 그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서주혁은 반승제가 이 모든 일을 저지른 이유가 무엇인지 순간적으로 깨달았다.자포자기로 재원 전체를 끌어들여 같이 미치려 하는 것이었다.“승제야, 원씨 가문에서 이미 나를 찾아왔었어. 우리처럼 밝은 곳에 있는 가문들은 그들과 절대 얽혀서는 안 돼. 내가 중간에서 조정할 수 있을 때 빨리 온씨 가문의 그 물건들을 풀어줘. 그렇지 않는다면 일이 더 커지게 될 거야.”반씨 가문은 윗사람들과 관계도 좋고 게다가 반기훈도 윗사람 중 한 명이었다.반승제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반기훈을 난처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반기훈은 앞으로도 원씨 가문과 여러 차례 협력해야 하기 때문이다.백씨 가문의 그 미친 백현문도 최근에 점점 더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그런데 반승제가 결정적인 시기에 두 가문을 모두 건드린 것이었다.그야말로 멸망을 자초하는 행동이다.서주혁은 한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승우형이 성혜인을 빼앗은 일에 대해 너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도 난 이해해. 하지만 계속 이렇게 진행하면 제원 전체가 뒤죽박죽될 게 분명해.”반승제는 긴 손가락 끝으로 쥐고 있던 패를 천천히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그래서?”그의 눈빛은 움직임이 없었고 심지어 이성
반승제는 고개를 숙여 담배에 불을 붙이고 룸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떠나기 전 반승제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독한 여자가 있는 줄 알았다면 평생 사랑이란 걸 다치지도 않았을 거야.”이 말을 할 때 조차도 그는 목이 타들어 가는 듯이 너무 아팠다.반승제가 문을 홱 열었더니 입구에 조현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조현도 여기에 초대받아서 놀러 온 것이다.마침 그녀의 친구들도 방금 룸에 앉아있었다.조현은 좀 늦게 왔는데도 반승제와 마주칠 줄은 몰랐다.“반승제.”조현은 반승제를 부르며 룸 안을 들여다보았다.안에는 서주혁만 서 있었다.반승제는 조현에 대한 인상이 조금 남아 있었지만 이내 차갑게 고개를 끄덕이고 곧 나갔다.조현은 몇 초 망설이다가 결국 반승제를 불러 세웠다.조현은 반승제를 손으로 잡고 룸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반승제 씨, 한 번만 말할게요.”조현은 말하기 전에 카메라가 있는지 둘러보더니 그제야 신속하게 한마디 덧붙였다.“승제 씨가 스카이웨어 카메라를 뒤지던 날제가 혜인 씨를 봤어요. 웨이터 옷을 입고 누군가를 피하는 것 같았어요. 가장 중요한 점은 그녀가 실명했다는 점이에요. 그날 저는 총으로 위협받아 감히 이 소식을 전하러 올 수가 없었어요.”단숨에 말을 마친 조현은 가슴을 두드리며 스스로 진정시켰다.“오늘 밤 저를 못 본 걸로 하죠. 저도 그 사람들이 누군지 모르지만 성혜인에게 거칠게 굴고 심지어 그녀에게 무언가를 억지로 먹였어요.”반승제는 손에 끼고 있던 담배를 저도 모르게 바닥에 떨어뜨렸고 미간을 찌푸렸다.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보이지 않는다고요?”“네, 그때 복도에서 저와 부딪혔는데 혜인 씨가 제 목소리를 알아듣고 부축해서 차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어요. 제가 데리고 나가려고 했는데 손버릇이 사나운 사람들이 와서 혜인 씨에게 무언가를 먹였어요. 정말 사실이에요.”조현은 말을 전달하고는 이내 룸에서 빠져나갔다.성혜인에게 무언가를 먹이던 그 사람들은 아직도 조현을 위협하고
반승제가 대체한 이 경호원은 평소 별장에서 존재감이 강하지 않았던 탓에 온갖 잔심부름을 도맡아서 했다.하지만 이곳의 경호원으로 뽑혔다는 건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의 실력이 뒷받침해 준다는 걸 의미했다.그는 주방으로 다가가 셰프가 준비한 요리를 들고 조용히 문 쪽으로 걸어갔다.이때 다른 경호원이 문을 활짝 열었다.“안 들어가고 뭐 해? 멀뚱멀뚱 쳐다보지만 말고 얼른 들어가.”조명하나 켜지지 않은 방은 어두컴컴하기 그지없었다. 간신히 복도의 불빛에 의지해 어렴풋이 창가에 한 여자가 앉아 있다는 걸 발견했다.음식을 들고 있는 반승제의 손은 저도 모르게 힘이 바짝 들어갔고 별장 전체를 부수고 싶은 충동이 마구 올라왔다.“잠깐만.”경호원 중 한 명이 그의 뒷모습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조커, 너 키 컸냐?”반승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때 또 다른 경호원이 눈을 번뜩이며 입을 열었다.“어제 한숨도 못 자더니, 눈이 잘못됐구먼.”그는 두 사람을 무시하고 곧장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문이 닫히자, 방안은 또다시 어둠을 삼켰다.반승제는 조심스럽게 불을 켰고 마침내 창가에 앉아 있는 성혜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는 천천히 다가가 옆 테이블 위에 음식을 내려놓았다.성혜인은 발소리를 들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내 남자가 가까이 다가오자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녀는 눈앞의 남자한테서 반승제와 매우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다.하지만 곧바로 반승제가 이곳에 나타날 리가 없다며 헛된 망상을 하는 스스로를 비웃었다.반승제는 테이블 위에 음식을 내려놓고 조용히 옆에 서 있었다.평소라면 바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성혜인 역시 그가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움직이려는 인기척조차 없자 미간의 주름은 더욱 짙어졌다.왜 나가지 않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녀의 목은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손끝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렸다.반승제는 그 소리가 전하는 메시지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얼마 후 성혜인은 의아한 눈빛으로 고개를
성혜인은 혈자리를 눌린 듯 얼어붙었고, 남자가 다가오자 반승제 특유의 숨결이 느껴진 듯 당황했다.그녀는 입을 열었다가 다시 천천히 다물더니 곧바로 손을 뻗어 남자를 밀어냈다.이 사람은 반승제가 아니라 누군가 반승제로 위장한 게 틀림없다고 확신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그는 성혜인을 덥석 끌어안았다.그녀는 온몸이 얼어붙은 채 허우적대며 그의 등을 내리쳤다.“악!”그녀의 목소리는 겨우 한 글자밖에 낼 수 없었기에 겁에 질린 채로 다급하게 등을 내리쳤다.반승제는 그녀가 내는 소리를 듣고 온몸이 굳어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가슴이 찢기는듯한 그 고통은 마치 칼로 온몸을 그은 듯 괴로웠고 영혼마저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그는 성혜인의 어깨를 두 손으로 꼭 잡은 채 잔뜩 쉰 목소리로 말했다.“목소리가 왜 그래?”너무 큰 충격을 받은 나머지 정체를 숨기는 것도 잊었다.익숙한 느낌에 성혜인은 자신이 환청을 듣고 있는 건가 싶었다.‘반승제?’그녀는 순간 눈을 부릅떴지만 이내 고개를 숙이더니 자신의 눈을 가리려고 했다.반승제는 두 손으로 그녀를 붙잡은 채 눈시울을 붉혔다.“눈은 어떻게 된 거야? 목소리는 또 왜 이런 거냐고? 도대체 누가 한 짓이야?”당황한 성혜인은 그를 밀치더니 도망치려고 발버둥 쳤다.그러나 눈이 안 보이는 탓에 밀어내는 순간 그녀 역시도 바닥에 주저앉았다.온몸이 떨릴 정도로 가슴이 미어진 반승제는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일으켜 품에 끌어안았다.“무서워하지 마, 내가 여기 있잖아. 내가 반드시 데리고 나갈 테니까 겁먹지 마.”“아, 아, 아!”성혜인은 다급하게 자신의 귀걸이와 밖을 번갈아 가며 가리켰다.그녀의 의도를 알 리가 없었던 반승제는 단숨에 귀걸이를 떼어냈고, 아직도 빨갛게 부어오른 부위를 보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그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귀걸이를 창밖으로 던졌다.“혜인아, 무서워 하지 마. 나랑 같이 나가자.”성혜인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갑자기 차분해졌다.그녀는 미스터 k가 자신의
배현우와 몇몇 김씨 가문 사람들은 BH 그룹에서 반승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두 시간이 지나도록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위 임원들도 다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리며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건 연결음뿐이었다.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난 배현우는 주변 사람들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승제 이 자식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봐요. 이렇게 많은 사람과의 약속을 어기다니...”고위 임원들은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BH 그룹은 이미 한번 정리되었고 지금 남은 사람들은 모두 반승제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이니 고작 배현우의 몇 마디 이간질에 돌아설 사람이 아니었다.배현우는 안색이 안 좋은 김씨 가문 사람들을 바라봤다.“승제가 생각 없이 저지른 일인가 보네요. 헛걸음한 것 같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시죠. 오늘은 못 만날 게 뻔하네요.”김씨 가문 사람들은 바람맞았다는 생각에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고 특히나 김경자는 테이블을 내리치며 욕설을 퍼부었다.“현우야, 네가 BH 그룹의 대표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언제나 네 편이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해.”김경자가 목소리를 높였으니 다른 김씨 가문 사람들도 하나둘씩 맞장구치기 시작했다.그들은 당장이라도 반승제의 주식을 빼앗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개인 소유라 그럴 수가 없었다.배현우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곧바로 예의를 차려 운전 기사에게 분부하며 김씨 가문 모두를 돌려보냈다.현재 시각 밤 10시, 다들 이번 일에 지쳐 기진맥진한 상태였다.배현우는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진 얼굴로 운전해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갔다.그 시각 별장에 있던 반승제는 서주혁의 연락을 받았다.30분 전 그는 서주혁에게 전화를 걸어 반승우 배후에 있는 세력에 대해 집중 조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세력은 플로리아에 있고 최근에 밀입국한 사람 중에 반승우쪽의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한다.그 말인즉 반승우는 지금 상부의 감시하에 있고, 제원내에서는 자신의 세력을 불러 모을 수 없다는 뜻